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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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도대체 소제목은 왜 있어서 이렇게 고민하게 만드는지…~3~)y-~~
그라코스의 손끝에서 시작되어 허공에 새겨진 몇 가지 글자들은 갑자기 여러 가지 다른 글자들로 변하며 일정한 그림 모양의 수식으로 불어났다. 불어난 글자들은 서로 뒤엉키더니 순식간에 날카로운 얼음 화살이 되어 무기를 빼들고 용감하게 덤벼드는 루드비히의 부하들을 향해 쏟아졌다.
-푸슈와와아!!!-
갑자기 허공에서 날아오는 얼음 화살을 피하지 못한 일부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체 얼음 화살에 맞아 숨이 끊어졌다. 남은 사람들은 잠시 주춤 거리기는 했지만 동료가 몇 사람이나 마법에 맞아 쓰러진 상황에서도 다시 무기를 고쳐 잡은 후 용감하게 그라코스 쪽으로 덤벼 들어갔다.
루드비히 부하들의 용기는 대단했지만 장한 것은 의기일 뿐 상대는 그라코스였다. 이 순간 마법 지팡이를 든 손으로 가장 위협이 되는 아치를 겨누자 아치 또한 루드비히 처럼 무엇인가에 얻어맞은 듯 뒤로 나가 떨어졌다.
아치가 나가떨어지자 그라코스는 마법 지팡이를 자신을 향해 덤벼든 사람들 쪽으로 돌리더니 눈을 반쯤 감고는 무엇인가 알 수 없는 단어를 중얼 거리며 가만히 모든 정신을 한 곳으로 집중시켰다.
그라코스가 정신을 집중하며 마법을 사용하자 그를 향해 덤벼든 한 사람의 몸이 안쪽에서 무엇인가 끓어오르듯 부풀기 시작했다. 몸이 풍선처럼 부푼 남자는 이내 얼굴이 온통 흙빛이 되었다가 외마디 비명과 함께 바람 빠진 풍선이 되어 바닥에 쓰러졌다.
눈앞에서 한 사람이 바람 빠진 풍성이 되어 쓰러져 버리자 어지간한 강심장을 가진 전사들도 더 이상 앞으로 나서지 못했다. 모두들 덜덜 떨고 있었다. 그라코스는 인간이 공포에 사로잡히자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크하하하하하! 버러지만도 못한 놈들이 어딜 나서는 것이냐!”
제 아무리 버러지만도 못한 인간이라고 해도 루드비히를 위해 나섰던 사람들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고함을 지르며 자신들은 전혀 상대가 되지 못하는 줄을 알면서도 그라코스를 향해 마지막 발걸음을 떼었다.
“이 괴물 같은 놈! 죽어라!! 크아악!!”
끝까지 루드비히의 부하들이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향해 덤벼 오르자 그라코스는 짧은 한숨과 더불어 양손을 앞으로 뻗었다. 사람들의 움직임은 마치 일부러 그렇게 하듯 눈에 띄게 느려졌다.
그라코스가 정신을 집중하자 마치 연극을 하듯 움직임이 느려진 루드비히를 따라왔다가 살아남은 사람들은 일제히 모두 허공으로 떠올랐다. 곧 바로 사람들 모두 이내 모두들 무기를 놓치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곧 몸을 부들부들 떨던 사람들은 흉측할 정도로 뭉개져 고깃덩이가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
-텅! 턱!-
도저히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었다고 볼 수 없는 형태의 고깃덩이들이 바닥을 나뒹굴자 라스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무 말도 나오지 못할 것 같았지만 우습게도 겨우 한 마디가 터져 나왔다.
“저, 저럴 수가!!”
눈앞에서 루드비히의 부하들이 모조리 죽임을 당한 것을 보게 된 라스는 잠시 잊고 있었지만 2년 전 디노 맥시밀리엄에서 자신이 쓰러뜨렸던 마녀 따위는 눈앞의 그라코스에 비한다면 아주 하찮은 존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이 순간 은근슬쩍 그라코스의 뒤로 돌아가고 있다가 그라코스의 무시무시한 마법을 보고 얼굴이 하얗게 변했던 스펜서가 이를 악물더니 외마디 고함을 지르며 무시무시한 속도로 덤벼들었다.
“이얍!”
미처 그라코스가 반응을 보이기 전, 스펜서는 어디에서 꺼낸 것인지 모르겠지만 장검으로 그라코스의 등을 깊숙이 찔렀다. 스펜서가 찍은 검은 그라코스의 등을 뚫고 나와 가슴 앞쪽으로 빠져 나왔다.
“죽어라!”
깊게 들어간 스펜서의 일격을 맞은 이라면 그게 누가 되었든 분명 쓰러졌어야 정상이다. 그렇지만. 디노 맥시밀리엄 성의 마녀를 상대해본 경험이 있는 아치 또한 그 마녀와 같을 것으로 생각했다. 자신도 모르게 스펜서에게 라스는 고함을 질렀다.
“안 돼!! 피해 스펜서!!”
라스의 예상대로 그라코스는 장검에 등을 깊이 찍혔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몸을 돌렸다. 체격이나 힘으로서는 스펜서가 월등할 것이지만 그라코스는 검을 놓고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스펜서 쪽으로 무심히 왼손을 뻗었다. 왼손이 향하고 있는 곳은 스펜서의 심장이다.
“이봐! 우아아아아아아아아!”
이 순간 스펜서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라스는 스스로의 공포심을 이겨 내려는 듯 고함을 지르며 허리에 차고 있던 두 자루의 단검을 그라코스를 향해 던졌다. 단검을 던지자마자 재빨리 등 뒤에 차고 있던 엘프의 활을 꺼내 화살을 먹인 후 주저할 것 없이 그라코스를 향해 날렸다.
-훙!-
-팅! 쩡!-
라스가 던진 두 개의 단검과 화살이 정확하게 날아갔지만 그라코스의 몸이 잠깐 동안 번쩍거림과 동시에 단검과 화살은 모두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쳐 그라코스에게 닿지 않고 마치 단단한 벽에 부딪치기라도 한 듯 아무렇게나 튕겨져 나갔다.
다행히도 라스의 공격으로 스펜서는 그대로 서서 산채로 심장이 뜯어질 수도 있었던 위기에서 벗어났다. 아주 잠깐 사이 그라코스가 시전하고 있던 마법에서 해방된 스펜서는 전투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
“이 자식! 이거라도 먹어라!!”
라스 같았으면 그대로 도망쳤거나 그렇지 않으면 주저앉았을 것이지만 스펜서는 마법에서 해방되자마자 약간 거리를 띄우더니 철퇴를 높이 치켜들며 다시 그라코스를 향해 덤벼들었다. 그라코스가 무심한 눈으로 고개를 돌리니 스펜서가 들고 있던 철퇴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우왁!”
손아귀에 느껴지는 엄청난 열기 때문에 비명을 지르며 무기를 놓쳐 버린 스펜서는 다시 그라코스가 몸을 돌려 무엇인가를 짧게 외치는 마법을 시전하자 허공으로 떠올랐다가 힘껏 바닥에 떨어졌다.
-퍽! 팍!-
“으악! 우아악!”
스펜서의 비명이 계속되었지만 오히려 그라코스는 그가 자신의 몸에 칼을 찌른 것에 대한 보복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스펜서가 제 몸을 가누지 못하며 일방적으로 고통당하며 비명을 지르는 것을 즐기는 듯 허공에 들었다가 내던지기를 계속했다.
“후흐흐······. 버러지 같은 놈이······.”
한참 만에 스펜서가 제대로 비명도 지르지 못하며 정신을 잃어버리자 그라코스는 그제야 스펜서를 마법으로 멀리 던져 버리고는 몸에 박힌 장검을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빼냈다. 바로 이 순간 등을 보이고 있는 그라코스를 향해 암할로브도 장검을 빼들고 덤벼 들어갔지만, 이미 그라코스에게 그 움직임이 읽혔다.
암할로브 또한 그라코스가 시선을 돌리자 제대로 접근도 하지 못한 채 그라코스가 계속해서 마법을 걸자 몸이 떠오르더니 허공에서부터 땅바닥에 심하게 내동댕이쳐졌다. 바닥에 떨어진 암할로브는 땅바닥을 몇 바퀴를 구른 후 넓은 홀 한쪽을 차지하고 흐르는 지하수가 있는 곳으로 날아가 떨어졌다.
“암할로브!!”
그라코스가 암할로브가 떨어진 쪽으로 손을 들며 무언가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자 당황한 라스가 마법을 저지하기 위해 다시 화살을 날렸지만 역시나 허공에 있는 보이지 않는 벽에 맞아 화살이 부러져 튕겨 나갔다.
그라코스는 피식 웃더니 라스에게 마법 주문을 걸었다. 마법에 걸린 라스도 몸이 허공으로 들려지더니 암벽 쪽으로 날아가 그대로 처박혔다. 라스의 몸이 벽에 박혔지만 스펜서와는 다르게 그라코스는 라스를 내동댕이치지는 않고 계속해서 마법을 걸어 그의 온몸을 강하게 찍어 눌렀다.
“윽! 우어억~~!!”
마치 누군가 몸 위에서 자신을 찍어 누르고 있는 것처럼 온몸이 부서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게 된 라스였지만 이를 악물고 끝까지 손에 들고 있는 활을 놓치지는 않았다.
“호오~ 투지가 대단하군!”
온몸이 벽에 박힌 라스가 활을 놓치지 않자 그라코스는 차갑게 한 마디를 던졌고 이내 계속해서 마력을 집중해 더욱 압력을 증가시켜 라스의 숨통을 끊으려 했다. 라스가 숨도 쉬지 못하게 될 순간 땅바닥을 타고 밀어닥친 마법의 기운이 그라코스를 강타했다.
-스슈~ 푸화하학!!-
덕분에 라스는 숨통이 트여 바닥에 떨어졌다. 라스가 겨우 해방되어 호흡을 진정시키다 보니 그라코스가 서 있던 주변의 땅이 이리저리 파여 있는 것이 보였다. 다시 몸을 돌려보니 마법으로 나가 떨어졌던 아치가 그라코스 쪽으로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기침 소리에 고개를 돌려 보니 이제는 기운을 차린 것인지 루드비히가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두 사람을 보게 되니 라스도 마법을 시전당해 온 몸이 무겁고 정신이 아득했지만 이대로 쓰러질 수 없다는 생각에 겨우 몸을 일으켰다. 세 사람을 보며 그라코스는 경탄했다.
“호오······재미있구려. 벌써 숨이 끊어지거나 움직이지 못할 것으로 알았는데 말이오. 후후후후후훗~”
그라코스는 마치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사냥감을 잡아 죽이는 것처럼 여유 있게 한 마디를 던지더니 이내 마법 주문의 시전에 들어갔다. 그라코스가 마법의 영창에 들어가자 아치도 동시에 마법 주문의 시전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그라코스의 마법 완성이 아치 보다 빨랐다.
“이제 끝을 내도록 하지······.”
가볍게 한마디를 던진 그라코스는 자신의 주변으로 갑자니 나타났다가 서로 뒤엉키며 붉은 색 기운으로 변한 글씨들을 아치 쪽으로 보내듯 마법 지팡이를 든 손을 강하게 뻗었다.
-파츠츠츠츠-
그라코스가 의외로 강력해 보이는 붉은색 기운을 먼저 아치를 향해 날려 보내자, 아치는 기다렸다는 듯 그라코스의 마법 주문이 발휘한 힘을 오른손에 들린 작은 마법지팡이로 받더니 그대로 그라코스에게 되돌려 보냈다.
“콰콰콰쾅!!!!!”
설마 아치가 자신이 사용한 마법을 받아내 그대로 돌려보낼 줄은 몰랐던 듯 그라코스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지는 것과 동시에 곧이어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실내에서 일어난 폭발로 귀가 멍멍해진 라스는 바닥에 쓰러졌다가 곧 몸을 일으켰다.
귀가 이상해 진 탓에 정신이 멍해졌고 마치 술 취한 듯 비틀거렸다. 비틀거리면서도 흙먼지 때문에 계속해서 잔기침을 캘룩 거렸다. 본능적으로 그라코스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보아야 하기 때문에 눈은 아치와 그라코스 쪽을 찾았다.
“크억!”
바로 이 순간 흙먼지 사이로 똑똑히 볼 수 있었던 아치가 눈에 보이지 않는 망치에라도 얻어맞은 듯 몸을 비틀며 뒤로 나가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동시에 루드비히가 대검을 고쳐 잡고 안쪽으로 덤벼 들어갔지만, 멀쩡히 모습을 드러낸 그라코스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건방진 놈들······.”
그라코스는 불쾌함이 가득한 한 마디를 던지더니 자신을 향해 덤벼드는 루드비히를 향해 마법을 걸었다. 루드비히는 칼을 든 채로 마치 동상처럼 동작이 멎었다. 동작이 멎은 루드비히의 몸이 허공으로 들리더니 이내 마력 때문인지 그가 입고 있던 판금 갑옷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콰득! 콰직! 끼이이······-
“큭! 우으윽!!”
루드비히의 판금 갑옷이 뒤틀리며 루드비히가 비명을 지르자 이 순간 라스는 루드비히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애석하게도 라스에게는 드워프의 검이라는 지금 허리에 차고 있는 검을 뽑고 루드비히를 구하기 위해 그라코스에게 덤벼들 용기가 나지 않았다.
라스는 자신이 원하는 이상이고 뭐고 쓸데없이 이런 곳에 찾아와 별 의미 없이 죽게 되었다며 두려움에 단지 덜덜 떨고 있었다. 온몸의 기운이 쭉 빠지며 모든 것을 포기하려다가 갑자기 카비 마을에 있는 가족들 생각이 났다. 모두들 3년 동안 소식도 모르고 있었다. 간절하게 지금 어떻게 되었나 보고 싶었다.
분명 결혼했을 케이틀린이나 이제는 제법 활 좀 쏠 줄 알 것이 분명한 나이 차이가 나지만 늘 자신을 따라 잡고 무엇이든 이겨 보려 하던 하는 마크 녀석이 생각났다. 무엇보다 말수는 적지만 곰 같은 아버지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이들을 다시 볼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라스의 머릿속에 언뜻 스치는 것이 있었다.
‘맞아! 그것!’
딱 한 발, 부적으로 삼아 가지고 왔다가 화살로 만들어 두어 화살통이 아닌 활주머니에 넣어 둔 그것, 화살촉 부적으로 만들어 본 화살을 꺼내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화살을 활에 얹었다.
-끼리릭······-
전에 아치가 이 화살은 과거 엘프 족이 흑마법사를 공격했을 때 사용했던 마족을 죽일 수 있는 마력이 담긴 화살촉이라고 해 주었던 말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다. 화살을 활시위에 얹은 라스는 주저할 것 없이 그라코스의 가슴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아차!”
화살을 날린 순간 그는 자신이 실수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의 그라코스는 2년 전에 아치와 자신이 죽였던 디노 맥시밀리엄 성의 마녀처럼 목을 잘라야만 죽게 될 흑마법사인데, 하필 아무 생각 없이 가장 치명적인 가슴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후회하는 마음도 잠시 이미 화살은 활시위를 떠나 그라코스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고, 이제 자신의 잘못을 돌이킬 수 없게 되었음을 깨달았다. 아무도 생각도 나지 않았고 단지 그냥 온몸의 힘이 쭈욱 빠졌다.
-씽!!! 퍽!!!!-
그러나 라스가 날린 화살에 가슴을 맞은 그라코스는 스펜서에게 장검을 맞았을 때와는 달리 조금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 가슴에 화살을 맞자마자 곧이어 공중에서 괴로워하던 루드비히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응? 무슨······어억!!”
몸에 화살을 맞았으니 루드비히를 향해 시전하고 있던 마법이 풀어진 것까지는 이해가 되자만 라스가 날린 화살이 가슴에 박힌 채 그라코스는 제대로 숨도 쉬지 못하고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부들부들 몸을 떨고 있던 그라코스는 고개를 들어 라스를 바라보더니 원망 가득한 눈으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
“큭! 간신히 영원한 삶을 얻은 내, 내가······. 이, 이딴 것 따위한테 질까 보냐! 큭! 크아아아아아악!!!!!”
그라코스의 몸이 몇 번 무엇인가에 얻어맞은 듯 경련을 일으키다가 부풀다가를 반복하더니, 잠시 뒤 글자 그대로 무엇인가 바람이 빠지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그라코스의 몸은 라스가 날린 화살과 함께 검은 재가 되어 무너져 내렸다.
재가 되어 무너져 내린 그라코스는 2년 전 디노 맥시밀리엄 성의 마녀와 같이 잠시 뒤 그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화살 한발로 눈앞에서 그라코스가 사라졌지만 그 사실이 믿어지지 않은 라스는 한 참이나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가 얼른 루드비히와 아치를 찾았다.
“루드비히님! 아치! 괜찮아요?”
의외로 루드비히도 부상이 심했지만 무사했고 아치도 무사했다. 아치가 괴로운 와중에서도 루드비히와 라스에게 약간이나마 회복 마법을 걸어주고 살아남은 사람을 둘러보았다. 스펜서도 목숨이 붙어 있고 암할로브 또한 라스가 찾아갔을 때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상태로 목숨을 건졌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
라스는 밖에 나가면 보물 상자에 넣어둔 플라비아로 모두의 상처는 치료할 수 있고 의사의 도움으로 상처를 치유할 것으로 믿었다. 다만 지금은 모두들 자리에 앉아 괴로운 표정으로 한참을 쉬었다가 그라코스가 어떻게 흑마법에 빠져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꺼냈다. 더 놀란 것은 라스가 그를 쓰러뜨렸다는 사실이었다.
“하하하······. 나름대로 실력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무기력하다니······.”
루드비히는 자신의 대검과 판금 갑옷이 모두 부서져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허탈해 하면서 동시에 무력한 자신에 대한 한탄인지 얼굴을 감싸며 그대로 웅크리고 앉아 괴로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어느덧 주변을 온통 밝게 빛나는 가루로 뒤덮은 아치의 마법이 서서히 사라져 주변이 온통 어둠으로 물들어 버리게 되었다. 꽤 시간이 지났지만 아치의 치유 마법으로 어느 정도 상처가 아물고 체력이 조금 회복되어 걸을 만 해 지자 모두들 횃불을 찾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비록 그라코스가 죽고 없어져 위험은 없다고 하지만 이런 곳에서 있고 싶은 생각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라스는 문득 마법 연구에 욕심이 많은 아치가 이곳에 남아 그라코스가 말했던 캬발 카스티스인지 누구인지 유물을 조사하겠노라고 말을 할 것 같았지만 뜻밖에도 그런 것에 아치는 미련을 두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오니 주변은 다시 몰려든 것이 분명한 오크나 고블린의 시체로 가득 차 있었다. 현재 움직이고 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입구에 남겨 놓은 루드비히의 사병들뿐으로 두 번째 공격으로 그나마 첫 번째 공격을 견디고 살아남았던 사람들은 모두 숨을 거둔 것 같았다.
라스는 그들의 실력이 예상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슬쩍 놀란 마음이 들었지만 내색을 하지 않았다. 모두 동굴을 빠져 나오자 아치는 갑자기 뒤돌아서더니 바위 구멍을 향해 무엇인가 마법 주문을 걸기 시작했다.
아치가 마법을 걸자 이내 아치가 시전하는 마법이 효력을 발휘하더니 폐광의 입구가 무너져 내렸다. 폐광의 입구가 무너져 내린 후 무언가 파란 기운이 잠시 돌더니 부서진 돌들이 하나가 되었고, 이내 강철처럼 단단해져 버렸다.
“아치 경! 무슨 짓을······.”
아치가 입구를 봉해 버리자 루드비히를 비롯한 사람들이 깜짝 놀라 아치를 바라보니 그는 캬발 카스티스의 힘은 이대로 봉인해 두어야 한다며 이곳을 잊어버리자는 말로 모두를 설득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지만 조금 전 그가 남겼던 마법의 힘에 죽을 위기에 빠졌던 사람들은 모두 아무런 변명도 하지 못했다.
불안한 와중에 라스는 힘을 좀 추스르고 광산 거주지 쪽으로 돌아왔다. 그곳에 돌아오니 거주지는 철저하게 불타고 파괴되어 있었다. 이곳에서도 20명 정도 되는 루드비히의 사병들만 움직이고 있었고 나머지는 모두 죽어 있었다.
“이럴 수 가······.”
라스도 괴로운 표정으로 주변을 서성이다가 퍼뜩 생각나 자신의 숙소 쪽으로 다가가니 눈에 익은 사람 여섯 명이 다른 오크나 고블린, 그리고 몇 사람의 병사의 시체에 뒤섞여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뒤틀린 채 숨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중에서 등에 창이 찍힌 오크의 몸 아래 깔려 있는 키라니의 모습을 찾아낸 라스는 그녀의 몸을 덮고 있던 오크를 밀어내고 괴로운 듯 일그러진 얼굴로 숨져 있는 키라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잠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침울해져 있던 라스는 긴 한숨과 더불어 지고신께 키라니의 명복을 빌었다.
키라니의 명복을 빈 라스는 절반 쯤 불에 탄 자신의 숙소를 찾아 들어갔다. 문이 부서져 있었지만 우습게도 침상 밑에 대충 밀어 놓았던 자신의 보물 상자는 무사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열어 보니 내용물도 아무런 이상이 없이 그대로 있었다.
다시 보물 상자를 덮은 라스는 어느 덧 정오쯤이라는 생각을 하며 이내 밖이 소란스러워 지자 얼른 무기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밖에 나와 보니 산 아래로 내려간 기병들이 이끌고 온 지원병이 도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때는 한참이나 늦은 뒤였다.
이미 광산은 오크나 고블린의 공격으로 전멸한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궁정 마법사 그라코스도 실종되었으니 지원군을 이끌고 온 기사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지만 그대로 시간만 죽일 수는 없는 일이어서 지원을 온 기사들은 차츰 오크나 고블린의 시체를 끌어 모아고 시체들을 파묻고 태우면서 시간을 보냈다.
몇 몇 사람들이 아치에게 아치는 이곳에서 숨을 거둔 모든 시신을 마나로 되돌려 달라고 부탁했지만 아치는 처음으로 본인도 무거운 상처를 입었고 단기간에 너무 많은 마법을 사용해 시신을 마나로 돌려 줄 만큼의 체력이 되지 않다는 말로 마법사용을 거부했다.
마법사가 멀쩡해야 다시 오크나 고블린이 대대적으로 공격해 오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고, 아치 이외에는 기댈 사람이 없으니 사람들은 의외로 쉽게 물러났고 뒷정리는 마법이 아닌 전통적인 방법으로 이루어 졌다.
뭐 이 정도는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고 굳이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라스는 나서지 않았다. 다만 키라니를 포함해 네 사람의 여자 노예, 그리고 말을 돌보던 두 사람의 남자 노예의 시체는 스펜서와 암할로브의 도움을 받아 나름대로 햇볕이 잘 들어 보이는 곳에 무덤을 잡고 직접 땅을 파 시신을 묻어 주었다.
시신을 묻으며 라스는 록산느와 그녀의 연인인 끝까지 이름이 기억나지 않은 남자 노예를 함께 묻어 주도록 한 후 부족하나마 나무 묘비를 깎아 이들을 기려 준 후 짧게나마 기도를 해 주어 이들이 지고신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 주었다.
급하게 크리스틴 바실리 성으로 광산에서 벌어진 일을 보고 받게 된 국왕은 병력을 파견해 노예와 기술자를 다시 보내고 광산을 수리하고 본격적으로 요새를 지어 금광과 철광산의 생산이 계속되도록 하였고, 아울러 살아남은 라스와 루드비히를 크리스틴 바실리 성으로 소환했다.
국왕이 루드비히를 비롯해 라스를 소환하자 암할로브는 자칫 국왕 엠마뉴엘 볼크가 노예와 병력들이 모두 죽어 버리고 루드비히가 이끄는 40명 남짓한 사병들 이외에는 전멸해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인 광산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일이 걱정되었다.
상황 상 왕족인데다가 공작 가문의 장남인 루드비히가 책임 추궁을 당하게 될 경우는 극히 낮았다. 그렇기 때문에 작위도 낮고 출신도 하찮은 라스가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쓸 수 있다.
물론 라스와 루드비히와 서로 합의를 잘 한다면 그대로 넘어갈 수도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어찌 되었거나 자칫 남들에게 빌미를 주어 라스가 재기 불능의 타격을 입거나 그렇기 않으면 죽음까지 당할 수 있음이 걱정된 암할로브는 라스에게 자신의 우려를 귀띔 해 주었다.
“어······어떻게 하지?”
귀뜸을 받자 이제야 자신의 처지를 판단한 라스가 이번 국왕의 소환 명령이 비록 포박꾼을 동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도 크리스틴 바실리 성으로 돌아가면 죽임을 당할 수 있음을 깨닫고 라스가 걱정을 하자 암할로브는 넌지시 루드비히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라고 조언해 주고는 그가 해야 할 일을 가르쳐 주었다.
암할로브의 조언대로 라스가 루드비히를 찾아가 국왕의 소환이 자신에게 몹시 불리한 일이 될 것임을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보이며 도움을 청했다. 루드비히는 처음에는 라스에게 별 일 없을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며 슬그머니 그를 외면하려 했다.
“루드비히님이 아니라면 저는······. 제발 도와주십시오!”
도움을 받을 사람이 루드비히 밖에 없었기 때문에 라스가 울며 매달리자 루드비히는 이내 정색을 하고는 자신도 라스가 우려하는 일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내 함께 해야 할 일을 모색했다.
다행히도 살아남은 사람들이 라스의 심복이나 루드비히의 심복뿐이며, 아울러 그라코스가 흑마법에 빠졌다가 라스에게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몇 사람 되지도 않았다. 그러니 루드비히는 얼른 라스와 말을 맞추고 아치를 비롯해 함께 지하도 들어갔다가 살아남은 스펜서와 암할로브를 불러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했다.
사람들이 모두 모이자 루드비히는 그라코스의 죽음에 대해서는 이 사실 자체가 루벤으로서는 충격적이고 남들에게 알려져서는 안 되기 때문에 이곳에서 오크에게 죽임을 당한 것으로 꾸몄다.
사실 라스와 아치, 그리고 스펜서와 암할로브를 제외하고는 그라코스가 흑마법에 빠져 마물들을 마력으로 불러들인 사실을 모르고 있으니 그가 어디에 있는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연스럽게 모두의 생각은 마법사인 아치에게 쏠렸다. 사실 급한 것은 라스였지만 루드비히도 라스 못지않게 변명 거리를 찾고 있었던 탓에 동시에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아치에게 말을 꺼내다가 서로 한 번 눈치를 본 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서로 같은 질문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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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의외로 쉽게 죽는 그라코스…
뭐, 지리하게 몇 편 끄는 것 보다 화끈하게 한편으로 정리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죠…^_^;;
그나저나…여자 하나 또 죽었네…쩝…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66…
으허허…추석이군요…^_^;;
●‘메리마을’님…^_^; 그라코스 대단한 인물은 인물이랍니다…마법이라는 것을 사용해 루드비히를 따르는 10명의 전사들을 완전히…ㅠ0ㅠ; 어쨌든 간에 이 일은 지금 당장 보다는 뒷날 조금 큰 의미를 갖고 나오게 됩니다…물론…^_^; 그때까지 잘 써야 하겠지요…^_^;
●‘21C카타르시스’님…라스가 그라코스를 때려잡고 이제 폭렙을 하게 되었답니다…@_@; 이제 이것으로 슬슬…루드비히를 뛰어넘게 되는 것이지요…루드비히 쯤이야 뭐…이제 라스 녀석이 때려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_=;
●‘대청도구영탄’님…^_^; 감사합니다…ㅠ0ㅠ; 저 작가넘이야 읽어 주시는 것만 해도 고마울 따름이지요…Y_Y; 허허허…어쨌거나 추석날 아침 얼른 차례를 지내고 친척들 오기 전에 냉큼 알바하러 도망쳐 왔답니다…^_^;;
●‘알리’님…으흐흐…좋은 추석 되시구요…글쿠…그라코스…역시나 그라코스가 강적이 되어 나왔답니다…^_^; 따지고 보면 이 글도 쥔공 중심으로 나가기 때문에 그라코스 역시 라스의 폭렙을 위한 이벤트의 중심에 지나지 않는 답니다…일단 라스는 너무 자주 폭렙을 하는 듯…
●‘slimeball’님…하핫…그렇습니다…라스 녀석에게 폭렙을 안겨 주기 위한 중상위 보스가 등장한 것입니다…아주 자랑스럽게 말이지요…어쨌거나 라스가 중상위 보스를 잡아 죽임으로서 뭐…루드비히 보다 대단해 지는 분수령이 되기도 하죠…^_^;
●‘福달이’님…초반 전체적인 내용을 크라우프 처럼 한 곳에 몰아두면 독자분들이 지루해 하시고 그곳에서부터 흔한 이야기라고 대충 포기해 버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내용을 좀 분산해 놓았습니다…결론부터 말씀드리면…예전…고대 대 전쟁 때 오크의 황제가 마법이 이 세계에 발현되는 것을 가로막아 소위 말해서 길에 채일 정도로 많던 마법사가 이제는 아주아주아주 희귀한…뭐…전 세계에서 한 두 명 있을까 말까한 존재로 변해 버렸답니다…@_@; 마법 자체가 발현되지 않으니…소위 서클 구분으로 따지면 1서클도 이루기 힘든 곳이죠…뭐…그렇다는 겁니다…
●‘여송’님…감사합니다…ㅠ0ㅠ; 저 작가넘이 PC 방 요금을 조금이라도 보조해 드리고 싶기는 하지만…저 작가넘도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말이죠…ㅠ0ㅠ; 어쨌든 간에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구요…더욱 열심히 쓰겠습니다…ㅠ0ㅠ;
●‘양구리공작’님…어쨌든 간에 라스 녀석…그라코스를 때려 죽였답니다…아니…활로 쏴아 죽인 건가요? 으헛헛…라스 녀석…어마어마한 경험치를 독식해서 이제 너무 폭렙을 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네요…이제는 옛날 게임이 된 디아블로의 바바 삼형제를 혼자 잡아 죽인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soulschaos’님…뭐…아치의 검이 되어 싸우기는 했지만 그라코스를 잡아 죽인 경험치를 혼자 낼름 해 버렸으니…ㅠ0ㅠ; 라스 녀석의 능력이 얼마나 상승했겠습니까? 으허허허허허…^_^; 어쨌든 간에 soulschaos 님,,,좋은 추석 되세요…^0^;; 화팅이구요…라스 넘…이제 폭렙해서 엄청난 경험치와 능력 상승이 있었답니다…=_^;
●‘가연을이’님…(슥슥)(부비부비)…반갑습니다…그 동안 잘 지내셨겠죠? 설마…잘 지내시지 못했다고 하시면…ㅠ0ㅠ; 이런 일은 없을 것이겠구요…아참…오늘 좋은 하루 되시구요…글쿠…가내 편안하시길 빕니다..가연을이 님 만쉐이!!
●‘호박의정령’님…ㅠ0ㅠ; 세상에나…저 작가넘은 알바 한다고 도망쳐서 하루 종일…제사음식 준비하고는 거리가 멀었는데요…@_@; 더욱이 오늘 아침도 제사만 지내고 냉큼 도망쳐서…친척들도 피하고…=_=; 토닥토닥…기운내세요…화팅!!
모든 독자분들 사정은 다르겠지만…어쨌거나 즐거운 추석 되세요…화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