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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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도대체 소제목은 왜 있어서 이렇게 고민하게 만드는지…~3~)y-~~
“우읏!”
-파창!!-
서로의 거리가 겨우 말 하나 사이 정도였기 때문에 이내 돌진해 들어온 막시밀리엄은 너무 순식간에 달려와 간신히 대검을 빼든 라스와 검을 부딪쳤다. 겨우 첫 공격을 막은 라스는 한순간 상대의 엄청난 힘이 검을 통해 느껴지자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잠시 막시밀리엄이 물러서니 갑자기 칼을 휘둘러온 것 치고는 꽤나 정직한 공격이었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막시밀리엄이 귀족과 기사로서의 자존심 때문인지 동생의 복수를 하러 왔음에도 일부러 라스가 대검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눈에 보이는 공격을 해 준 것이 분명하다 싶었다.
갑자기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인지 그렇지 않으면 상대의 힘이 가르반 베르그나 마슬란 메르다산 정도 밖에는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직감하게 된 것인지는 몰라도 이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오기가 일었다.
“이얍!”
스스로의 두려움을 떨쳐 버리려는 듯 라스는 자신도 모르게 고함을 지르며 막시밀리엄에게 맞섰고, 동시에 그도 벽력같은 고함을 지르며 달려 나왔다. 다시 검을 부딪쳤을 때 라스는 상대가 의외로 약하게 느껴져 처음과는 달리 자신이 상대를 이길 수도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파창! 창! 캉!-
막시밀리엄은 양손으로 검을 잡고 라스를 후려치고 있고 라스는 아직까지도 기마술을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다른 기사들에 비해 승마술이 부족해 한손으로는 타고 있는 말의 고삐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대검을 휘둘러 적과 싸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라스 스스로 느끼기에 자신이 그렇게 막시밀리엄에 비해 밀리는 것 같지 않았다.
서너 번 두 사람이 대검을 부딪치니 라스는 확실히 막시밀리엄에게 힘에서는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 힘에서는 우위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역시나 오랜 고급 전투 기술 훈련을 거듭한 막시밀리엄 과는 승마술과 검술에서는 부족함을 보이고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서로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보통 이런 싸움이라면 기술에서 뛰어난 자가 승리를 하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라스가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빠르기와 반사 신경을 갖고 있으니 제 아무리 승마술과 검술에서 뛰어난 막시밀리엄이라고 해도 쉽게 라스를 찍어 넘기지 못했다.
라스는 검을 사용하기 시작한 지난 3년 동안 레나르트 북쪽 최강의 기사라 칭해지던 브랜트 코날드와 레나르트 왕실 보병대장인 테오도르 코박스를 비롯해, 베르트의 흑기사 가르반 베르그, 그리고 명검 붉은 이리를 사용하는 왕세자 마슬란 메르다산 같은 어마어마한 강자들을 계속 상대해 어느 정도 검을 사용하는데 자신이 있었다.
막시밀리엄도 라스를 쉽게 찍어 넘기지 못하자 더욱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라스 또한 만만찮은 기세를 내보이며 맞섰다. 서로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말을 엇갈리고 대검을 부딪 치기 시작한지 잠깐 사이에 100회가 넘어갔지만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이놈! 보기보단 솜씨가 있구나!!”
서로 잠시 거리를 두었을 때 갑자기 막시밀리엄이 라스를 향해 크게 목소리를 높였다. 라스는 상대에게 지고 싶지 않아 흥분된 목소리로 상대의 말을 받아 넘겼다.
“흥! 벌써 숨소리가 거칠구나!!”
라스가 대검을 고쳐 잡고 덤벼들려는 찰나 갑자기 막시밀리엄의 뒤쪽에서 후퇴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막시밀리엄 쪽에서 후퇴 신호가 울리자 서로 사전에 약속이라도 한 듯 라스 쪽에서도 후퇴를 알리는 종소리가 들렸다.
-땡! 땡! 땡!-
“후퇴하십시오!!”
비록 후퇴 신호가 들렸지만 두 사람은 양쪽 진영에서 벌어진 신호를 무시하고는 서로를 향해 덤벼들어 양손에 들고 있는 병장기를 30여 번 더 맞부딪쳤다. 두 사람 모두 상대에게 강한 호승심을 느끼고 있기도 했지만 사실 물러서고 싶어도 상대의 실력이 워낙 뛰어나 보이니 자칫 몸을 빼내기 두려운 탓이 컸다.
“와아아아!!!”
두 사람이 팽팽하게 맞서며 후퇴할 생각을 하지 않자 베르트 쪽에서는 막시밀리엄을 후퇴시키기 위해서인지, 그렇지 않으면 애초부터 공격을 하려던 것인지 500 ~ 600기 정도의 기병대가 고함을 지르며 일제히 돌진해 왔다.
라스가 싸우는 쪽으로 베르트군 쪽에서 기병대가 함성을 지르며 일제히 돌진해 나오는 것을 본 발레리아는 얼른 스펜서와 함께 뛰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던 기병 200기를 이끌고 재빨리 진채의 문을 빠져나와 라스 쪽으로 내달렸다.
“이럇!”
발레리아는 짧은 기합 소리와 함께 허리에 차고 다니는 작고 강한 활을 꺼내 막시밀리엄의 뒤쪽으로 덤벼들어오는 베르트 기병대의 선두에선 다섯 명을 눈 깜짝 할 사이에 활로 쏘아 명중시켰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발레리아가 날린 화살에 맞은 다섯 기의 주인을 잃은 말이 말 잔등에 타고 있는 주인이 말에서 굴러 떨어졌는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앞으로만 내닫고 있을 때 발레리아는 다시 활을 집어넣으며 막시밀리엄과 아직 까지 검을 겨루고 있는 라스를 그대로 지나쳤다.
라스는 스펜서와 다른 기병들에게 맡긴 발레리아는 베르트군 기병만을 노리고 얼른 허리에 찬 날이 구부러진 대검을 빼들었다. 적들 속으로 뛰어들기 전 어느 기병 하나가 투창을 던졌고 발레리아는 그것을 몸을 비틀어 피한 후 곧 바로 적과 접촉했다.
베르트 기병대와 부딪치자마자 발레리아는 순식간에 10여 기의 기병을 찍어 넘겼다. 잠깐 사이 10명의 기병이 제대로 비명도 지르지 못한 체 말에서 굴러 떨어지자 신속하게 막시밀리엄을 도우려던 베르트 기병들은 아주 잠깐 동안 앞으로 돌진해 나오지 못하고 말고삐를 잡아 당겼다.
잠깐의 주저함도 잠시 발레리아는 혼자이고 자신들은 숫자가 압도적이니 일제히 발레리아를 향해 말을 달려와 단숨에 두려운 적을 찍어 넘기려 했다. 그렇지만 애초에 베르트 기병들이 제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상대가 되지 않을 싸움이었다.
수적오는 500대 1이었고 정예 기병들이지만 발레리아는 다시 자신을 향해 덤벼든 30여 기의 베르트 기병을 순식간에 베어 넘겼다. 발레리아의 주변으로 40여기의 주인 없는 말이 서성이며 숨통이 끊어진 동료들이 시신이 널 부러져 있자 기병들은 더 이상 접근하지 못했다.
“무, 물러서라! 우리의 상대가 아니다!”
눈앞에서 40여명의 동료가 일격에 쓰러지자 다른 기병들은 돌진해 나오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막시밀리엄도 구하지 못했고 다른 동료들도 보고 있으니 이대로 두려움에 사로잡혀 도망칠 수는 없었다.
“활을, 활을 쏴라!”
더 이상 접근해 들어오지 못한 기병들은 얼른 말 위에서 활을 꺼내 발레리아 향해 일제히 화살을 날렸다. 비 오듯 화살이 쏟아졌지만 발레리아는 재빨리 화살 공격을 쳐내고 손으로 잡아내기도 하며 한 발의 화살도 맞지 않았고 말도 좋은 품종에 튼튼한 말 갑옷을 입고 있어 크게 상처를 입지 못했다.
이 순간 발레리아의 활약으로 베르트 기병대가 저지되는 사이 라스는 스펜서가 이끌고 온 200기 기병의 도움을 받아 진채 쪽으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본 발레리아는 얼른 말머리를 돌려 달아났다.
베르트 기병들은 아직까지도 수적으로 압도적이었지만 도주하는 발레리아를 함부로 추격하지 못하고 말 위에서 화살을 날려대기만 했다. 등 뒤쪽에서 정신없이 화살이 쏟아졌지만 발레리아는 등 뒤에서 눈이 달린 것인지 말고삐를 잡고 말의 좌우로 몸을 옮겨 다니고 몸을 비틀기도 하며 화살을 피해내 진채에 도착했을 때까지 한 발의 화살도 맞지 않았다.
“문을 닫아라! 궁병 앞으로!”
마지막으로 발레리아를 받아들인 암할로브는 얼른 진채의 문을 굳게 닫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곧 끝을 뾰족하게 깎은 나무를 잔뜩 실은 마차 2대를 진채의 문 앞에 세워 놓아 적이 진채의 문을 부수고 들어오더라도 곧바로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조치했다.
“이놈! 어딜 도망가느냐! 썩 나오지 못할까!!”
겨우 스펜서와 발레리아의 구함을 받아 진채로 돌아온 라스가 한 숨 돌리는 사이, 막시밀리엄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이미 기세가 내려가 있는 잔여 기병을 재촉해 맹렬한 기세로 진채를 공격해 왔다.
짐짓 기세가 높기는 했지만 바예지드가 진채의 목책과 목벽 뒤에 배치된 잡병들을 지휘해 석궁과 화살을 일제히 쏘아대라는 명령을 내리자 분김에 달려온 막시밀리엄의 기병대는 제대로 진채에 접근하지도 못하고 쏟아지는 화살비에 그대로 노출 되었다.
“후아아~ 대단한 놈이야.”
다행히 베르트 보병대의 추가 투입 없이 한참 만에 막시밀리엄이 100여 필의 주인 없는 말을 남겨두고 겨우겨우 물러서자 라스는 한숨을 돌리며 막시밀리엄의 실력이 굉장하다며 후퇴를 알리는 종을 들었어도 섣부르게 말 머리를 돌리지 못한 자신을 변명했다.
라스가 스스로를 변명하자 어떻게 막시밀리엄에 대해 들어 알고 있는지 발레리아는 빙긋 웃으며 잠시 숨을 돌린 뒤 무안해 하는 라스의 마음을 달래주기라도 하려는 듯 라스가 모르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막시밀리엄 발스토리아 커우드는 현 필립 쉘 성의 성주 드리프가 12세 때 아마도 10살 차이라고 했으니까 22세의 귀족 미망인과 성관계를 가져 13세 때 낳은 아들로 실제로는 혼외 자식이야. 뭐 여러 사정이 있었겠지만 드리프는 13세 때 혼외 자식으로 태어난 막스밀리엄을 적장자로 인정했지, 우여곡절 끝에 현재는 막시밀리엄이 장남으로 인정받고 있지. 바로 아르니스 협곡에서 싸우다 라스, 너에게 죽임을 당한 사이먼의 배다른 형이란 말이지. 막시밀리엄은 체격이 곰만큼 크고 금색 갑옷과 금색 투구를 즐겨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군. 뭐, 이것은 눈앞에서 확인을 해 보았을 테니 굳이 확인을 하지 않아도 되겠지? 으음~ 어쨌든 간에 막시밀리엄은 온갖 고급 전투 기술을 습득하고 있고 아울러 베르트 최고 기사 중 한 사람으로 엄청난 명성을 쌓고 있는 명장이야. 아! 듣기로 작년에 벌어진 전투에서는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이 아닌 마리우스 성으로 배다른 동생인 사이먼과 함께 출정해 만나지 못한 것이고. 알겠어?”
발레리아의 말을 듣고 있던 라스는 퍼뜩 마리우스 성을 구원하기 위해 오스틴 협곡에서 진채를 세웠을 때 소떼로 진지를 돌파하고 공격이 개시되기 전 병사들 앞에서 우렁차게 연설을 했던 인물이 아마도 막시밀리엄 발스토리아였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호오······생각보다 더 대단한 놈이네.”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는 자신이 기병 앞의 보병처럼 하찮은 존재였지만 지금은 그 막시밀리엄과 검을 겨루고 있다. 라스의 마음을 알아차린 것인지 발레리아는 결코 막시밀리엄은 얕잡아 볼 사람이 아니라며 조심하기를 청했다.
순간 퍼뜩 정신을 차린 라스는 발레리아에게 막시밀리엄을 상대로 조심하겠다고 대답하기는 했지만 이상할 정도로 한 없이 끓어오르고 있는 묘한 승부욕을 억제하지 못했다. 어떻게 해서든지 결판을 내야 하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자신의 투지를 불태웠다.
적이 물러서니 라스는 부하들을 불러 함께 점심을 먹고 앞으로의 일을 의논했다. 이때 논의된 내용에 의해 라스가 일부러 움직이지 않으니 베르트 군도 라스와 막시밀리엄의 싸움에 질린 듯 이날은 특별한 공격을 감행하지 않았다. 덕분에 양군은 남은 하루를 조용히 보냈다.
밤이 되자 라스는 몰래 상금을 두둑이 주겠다고 꼬드겨 진채에 있던 잡병들을 시켜 진채 앞에 흩어져 있는 베르트 군의 군마를 회수해 오게 했다. 많은 수의 병사들은 진채를 나서지 않으려 했다.
여럿이 나서지 않으려 했지만 돈에 욕심이 많은 잡병들이 용감하게 진채를 나서 전투마를 회수해오자 라스는 용감한 잡병들에게 눈이 휘둥그레 질 정도의 상금을 내린 후 말을 받아들였다. 회수해온 말을 더해 라스는 기병의 전투마를 제외한 예비 전투마와 짐말을 포함해 짐을 나를 당나귀 500필과 큰 마차 50대를 갖추게 되었다.
약간 여유가 생기게 되자 그간의 전투 상황에서 입은 병력 손실을 정식으로 확인해 보았다. 처음 크리스틴 바실리를 출발했을 때 라스의 휘하에는 기병 200기와 경무장 보병 100명이 있었다.
중간중간 계속해서 병력 보충을 받아 라스가 처음 아르니스 협곡에 도착했을 때에는 2,000명 정도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사정에 의해 곧바로 전투를 시작한 라스는 첫 전투 이후 계속해서 크고 작은 손실을 입었다.
사실 첫 전투는 거의 손실이 없었지만, 두 번째 본격적으로 사이먼과 맞부딪친 전투에서 기병 200기 중에서 70여 기가, 경무장 보병 500명 중 150명 정도의 손실을 입었다. 세 번째 전투라고 볼 수 있는 보급 부대 탈취전에서 기병 30여 기와 보병 100여명이 사상했다.
전투가 계속되어 사상자가 제법 많았지만 지금의 라스는 바예지드의 노력으로 적지만 계속된 병력 보충을 받아 2,600명의 병력, 즉 기병 500기에 무장병 300명, 경무장 보병 500명을 포함해 잡병 1,300명을 갖추고 있는 중이다.
베르트 군대에 비한다면 대군이라고 할 수 없지만 현재 보유하고 있는 병력 정도라고 한다면 제 아무리 뛰어난 명장이라 소문이 자자한 막시밀리엄이라고 해도 라스가 굳건하게 버티고 있고 방어하기 유리한 술병 입구와 같은 지형에 설치되어 있는 아르니스 협곡의 진채를 쉽게 공격하지 못할 것이다.
“이 병력이라면 이곳을 지킬 수는 있겠지만······. 병력이 더 필요해.”
단지 지금의 위치를 지키는 일이라면 그냥 이곳에서 버티고 앉아 며칠이고 적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지만 국왕으로부터 직접 받게 된 라스의 임무는 아르니스 협곡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의 구원하고 싶었지만 당장 후방의 대규모 병력 증원은 기대하기 힘들어 어떻게 하지 못했다.
라스에게 질린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무슨 꿍꿍이속이 있는지 베르트군은 2일 동안 군대를 내지 않았다. 눈앞에 버티고 있는 적이 공격해 오지 않자 바예지드는 그 동안 자신이 생각해 두었다가 미뤄두었던 일을 꺼냈다.
미루어 두었던 일은 직접 공문서를 작성해 라스의 전공, 즉 베르트군의 은화와 금화를 탈취한 사실을 국왕에게 보고하고 현재 전투 상황을 소상히 알리며 병력이 부족해 베르트 군대의 방어선을 뚫지 못하게 됨을 알리자는 것이다.
“하긴 저게 여기 있으면 여러모로 골치야.”
많은 금전을 이곳에 두면 도둑맞을 우려도 있는데다가, 자칫 자신들이 무너지게 되면 기껏 빼앗은 것을 고스란히 베르트군에게 되돌려 줄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후방으로 보내 재물을 보존해야 하는 것이 상책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바예지드의 진언을 받아들인 라스는 흔쾌히 전리품으로 획득한 베르트의 은화와 금화를 실어 이날로 크리스틴 바실리 성으로 보내는 것을 허락했다. 이때 바예지드는 라스에게 보내야할 금화와 은화 중 일부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해 라스가 현지에 많은 금액을 남겨 놓기를 원했다.
“저 많은 금화 중 일부가 없어진다고 해도······프리먼 강에서 한 바가지의 물을 퍼올린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은근한 목소리로 돈의 일부를 착복하라는 권유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지만, 라스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남은 금액 전부를 국왕에게 바치도록 지시했다. 사실 라스도 아직 남아 있는 금화와 은화를 보고 이것을 모두 차지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국왕으로부터 받은 기병들 중에서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눈이 없다고 할 수 없었다.
한 번 의심을 사기 시작하면 이제까지 자신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라스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결국 자신의 정직함이 나중에 큰 보상으로 돌아올 것으로 믿었기에 바예지드의 은근한 유혹을 뿌리쳤다.
3일 째가 되자 라스는 귀중한 금화와 은화의 호송을 위해 50기 정도의 기병과 100명의 경무장 보병, 300명의 잡병과 더불어 지원군을 요청하는 서신을 함께 주어 금전을 크리스틴 바실리 성으로 보내 국왕에게 바치게 했다.
그런데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이날 그 동안 꾸준히 있었던 바예지드의 요청으로 아르니스 협곡 근처에 주둔 중에 있던 루벤군 진영에서 라스가 내보낸 만큼의 병력을 보내와 전력을 보충해 주었다.
“이것 참······”
사실 우연의 일치이기는 했지만 잠시 동안 병력을 보내 줄 것이니 열심히 싸우기나 하라고 말하는 것 같은 다른 루벤군 지휘관들의 행동에 라스가 씁쓸한 웃음을 짓고 있을 때, 어느덧 3일 째의 밤도 슬며시 지나갔다.
“나와라! 라스! 다시 나와서 결판을 짓자!!”
그리고 4일 째가 되자 다시 막시밀리엄이 단단히 준비를 한 듯 루벤군 진영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라스를 소리쳐 부르는 막시밀리엄에게 암할로브는 적이 지난 3일 동안 군대를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이렇게 나온 것은 분명 꿍꿍이속이 있기 때문이라며 경거망동하지 않기를 권했다.
“아마도 적들은 무슨 계략을 꾸민 것이 분명합니다. 지난번처럼 섣부르게 나서면 안 됩니다.”
암할로브가 권하자 라스도 슬며시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암할로브가 나서지 않기를 권유하니 곁에 있던 바예지드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라스에게 지금 막시밀리엄과 맞서 나가기를 강력히 권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적들은 1만 3천 명이나 됩니다. 우리가 지금 보유하고 있는 병력으로는 적을 물리칠 수 없습니다. 다만 막시밀리엄 발스토리아를 잡아 죽인다면 적은 강력한 지휘관 아래 뭉쳐 있다가 지휘관을 잃게 되니 스스로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지금 적의 총사령관이 자기 목과 군대를 가져가 달라고 저렇게 스스로 목을 팔기 위해 앞에 나와 있는데 이 좋은 기회를 놓치시고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막시밀리엄이 마른하늘에 벼락이라도 맞아 죽기를 바라고 계시는 겁니까?”
바예지드는 라스가 막시밀리엄을 잡아 죽이고, 그와 동시에 발레리아가 기병대를 이끌고 스펜서가 보병대를 이끌어 공세를 취한다면 적들은 분명 스스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바예지드의 말을 듣고 있던 암할로브는 베르트군이 결코 어리석은 사람들이 아닌데 스스로 눈에 보이는 위험에 빠져드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들어 보십시오······”
과감하고 활달한 편인 바예지드는 자신과는 반대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 그러니까 평소에도 생각이 깊고 신중한 편인 암할로브가 위험하다며 반대를 하자 더불어 목소리를 높이는 대신 차분하게 자신이 생각하는 일에 대한 근거를 내보였다.
“바레 백작님의 말씀대로라고 한다면 저기 나와서 발정난 개새끼마냥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막시밀리엄은 베르트에서 이름난 기사로 지금 베르트 군대를 이끌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총사령관이 눈앞에서 상대 쪽 총사령관에게 죽임을 당한다면 막시밀리엄의 이름 값 때문이라도 베르트 군대는 크게 사기가 저하되겠지요. 이렇게 되면 진격을 알리는 북소리 한 번에 베르트의 1만 3천 군대를 깃대 한 번 휘두르고 북 한 번 칠 힘만으로 쉽게 물리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바예지드의 계획은 전적으로 모든 것을 라스의 용맹함에 의존하고 있었고, 우선 라스가 지금 이 자리에서 막시밀리엄을 반드시 잡아 죽여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다. 자칫 라스가 막시밀리엄을 잡아 죽이지 못해 그의 칼에 맞고 쓰러지거나 그렇지 않으면 막시밀리엄을 놓쳐 버리기라도 한다면 성과가 없는 일이 된다.
어차피 기회가 왔는데 감수해야 할 위험 부담이 크고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해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무척이나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지금 딱히 후방에서 대규모 병력지원이 기대되지도 않으니 도박을 걸어야 한다고 결심을 굳힌 라스는 반대하는 사람들의 청을 물리치고는 앞으로 나가 자신을 찾는 막시밀리엄에게 소리를 질렀다.
“곧 나가겠다! 내가 나간다고 꼬리 말고 도망치지나 말아라!!!”
버럭 고함을 지른 라스는 얼른 준비를 갖추고 방패와 활을 갖춘 다음 말에 올라 금색 투구를 썼다. 끝까지 라스가 고집을 부리자 계속해서 말리던 암할로브는 체념한 듯 라스에게 막시밀리엄의 계략에 말려들지 말기를 청하며 한 가지 적과 마주치면 라스가 해야 할 일을 가르쳐 주었다.
“알겠소. 주의하리다.”
라스는 암할로브의 말을 귀담아 듣고 그대로 하겠노라고 약속했다. 암할로브와 같은 생각인 발레리아, 그리고 스펜서가 계속해서 말림에도 불구하고 라스는 얼른 나는 듯 말을 달려 막시밀리엄 쪽으로 달려 나갔다.
막시밀리엄은 서로 말 두 마리 정도 앞에서 라스가 멈추어 서자 금색 투구의 얼굴 가리개를 들어 올린 후 분명히 자신임을 보여 주었다. 막시밀리엄을 확인한 라스는 그가 입을 열어 무어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한껏 비웃는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암할로브가 가르쳐 준 대로 이죽댔다.
“훗~ 지난 3일 동안 내가 겁이 나서 숨어 있다가······. 저기 걸려 있는 네놈 동생 사이몬처럼 나에게 목을 보태주러 왔느냐!”
바로 이때 미리 말을 맞춘 암할로브는 라스가 막시밀리엄의 앞에서 말 두 마리 정도의 거리에서 멈추어 서자 장대 끝에 사이먼의 목을 달아 진채 밖에 걸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막시밀리엄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야수처럼 얼굴이 변하더니 갑자기 괴성을 지르며 라스에게 덤벼들었다.
“우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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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격장지계까지…
허허허…많이 발전했습니다 그려…
뭐, 스스로 무언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의 의견을 듣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고 행동에 옮기는 것도 좋지요…
저나 작가넘이나 독불장군 스타일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리…-ㅅ-;;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77…
으흐흐…
●‘메리마을’님…^0^; 당연히 라스가 이길 수 있답니다…^_^; 쥔공이면 저 작가넘과 아뒤쥔장님의 엄청난 가호를 받고 있는데…라스 녀석이 죽어 버리고 이 자리에서 실패해 버린다면…뭐…~_^;; 안되잖아요…ㅠ0ㅠ;
●‘우유동자’님..^0^;; 막시밀리엄 발스토리아 커우드가 대단하기는 하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라스 보다 떨어지는 사람입니다…그 이유는…으음….(고민중)…아! 막시밀리엄 발스토리아는 쥔공 라스에게 대적했다는 겁니다…으허허헛…
●‘underworld’님…막시밀리엄 발스토리아가 베르트 3대 기사 중 1명이라는 것은 그가 고급 귀족이라는 것이고 가르반은 남작 가문의 하찮은 출신이랍니다…^_^; 막시밀리엄이 강하기는 해도 삼국지 기준의 서황 정도의 녀석이구요…허저나 전위를 뛰어 넘어 이제 슬슬 삼국지 연의의 캐먼치킨 중 하나인 마초 수준으로 올라서는 라스에게는 부족하지요…^_^;
●‘도우’님…뭐…두 사람이 계속해서 승부를 겨루었다면 라스의 승리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물론 자칫 잘못될 것을 우려해 양쪽에서 서로를 불러들였지만 시간이 계속 지났다면 승부가 끝났을 수도 있겠지요…^0^;
●‘i우천i’님…^0^; 막시밀리엄이 대단하기는 대단한 녀석이지요…귀족에다가…그렇지만 이제 마구 성장하고 있는 라스는 절대적인 저 작가넘의 가호를 받고 있으니…불쌍합니다…라스 넘에게 엄청난 경험치를 보태주고 이제 가야 할 막시밀리엄의 명복을…Y_Y;
●‘Tid’님…라스 녀석…사이먼 발스토리아를 잡아 죽이고 이제는 막시밀리엄까지 맞짱을 뜨고 있는 중이랍니다…뭐…이 정도 쯤 되었으면 라스 녀석이…슬슬 허저나 전위에서 마초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사실을 인정해 주시겠지요? 으허허허…이제 마초 = 라스랍니다…^_^;
●‘하얀백작’님…ㅠ0ㅠ; 저 작가넘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10만 골드 따위는 껌값으로 여기고 싶어지네요…ㅠ0ㅠ; 쭈압…쭈압…현실에서는 로또나 열심히 긁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ㅠ0ㅠ; 어쨌든 간에…하얀백작님…부자~되세요…화팅!! 저 작가넘도 부자가 되고 싶기는 하지만…Y_Y; 일단 노력해야 하겠지요…노력도 하지 않으면 기회도 얻을 수 없을 테니 말이죠…
●‘호박의정령’님…저 작가넘도 초반부터 다시 한 번 라스를 읽어 보니…확실히 초반 얼빵 한 느낌의 라스에서 이제는 괴수 라스로 성장하고 제 고집이 좀 강해진 느낌이 든답니다…^_^; 어쨌거나 이것 모두 성장의 한 과정으로 보아주시면 저 작가넘이야 너무 고맙죠…ㅠ0ㅠ;
●‘福달이’님…10만 골드가 껌인 이유는…라스가 그 만큼 자신의 입지를 엄청나게 강화시킨 탓에 있답니다…^_^; 이 녀석 어수룩해 보이지만 의외로 자신의 야심을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답니다…더욱이 저 작가넘의 비호까지 받으니…말 다했죠…^_^;
●‘검은묵시록’님…가…감사합니다…Y_Y; 어쨌든 간에 칭찬 고맙습니다…더욱 분발해서 더 열심히 글을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그나저나 슬슬 날씨가 추워지네요…검은묵시록님도 건강에 조심하시구요…화팅입니다…Y_Y;
●‘알리’님…으음…저 작가넘의 경우에는 어디 다녀야 할 때가 많아서…1,500cc 도 부담이 됩니다…ㅠ0ㅠ; 그냥 마티즈 I을 사서 유사 휘발유를 한통씩 넣고 다닌다면 충분하겠다 싶었거든요…~_^;; 글쿠…저 작가넘의 애마…다시 봐도 겉은 너무 멀쩡하네…미안하더군요…ㅠ0ㅠ;
●‘Hyperion’님…레나르트 쪽에서 라스 녀석은 싸움질 좀 하는…대체가 가능한 녀석이었고…발레리아는 이미 부친의 사망 후 끈 떨어진 귀족이었답니다…더욱이 장도 귀찮은 놈이었는데 이것이 외교 문제로 비화될 수 있었죠…(지난 번 광산에서 잠깐 국왕의 칙사가 장을 반환해 달라는 레나르트의 요구를 국왕이 간단히 씹어 줬다는 내용이 있습니다.)…그렇지만 루벤 국왕이 라스 녀석을 자신의 세력으로 키우려…은혜를 입힐 요량으로 레나르트의 요구를 씹었습니다…글쿠…레나르트도 라스나 발레리아를 계속해서 붙잡아 두기는 힘들었다고 봅니다…라스 넘이야 계속해서 귀국할 마음을 먹고 있었고 발레리아는 이미 자신이 믿었던 인간들이 배신을 때리는 바람에…~0~;; 아! 발레리아의 검은…킹덤 오브 헤븐에서 알렉산더 시디그였던가요? 쥔공 올랜드 블룸의 호의에 감동한 이슬람쪽 고위직을 연기한 그 친구가 갖고 있던 그런 검이랍니다…
●‘soulschaos’님…금전을 착복하기는 했지만 전부 꿀꺽하지는 않고 나머지는 전부 국왕에게 보내주는 라스 녀석의 쎈쓰는…~_^;; 나중에 큰 보상을 받게 될 것이랍니다…~0~;; 보통 저런 것은 현지 사령관이 꿀꺽 해도 모른체 해주는 것이 보통인데 말이죠…~0~;; 글쿠…베르트에서 세손가락 안에 드는 기사라고는 해도 수준이 서황 쯤이니 이제 마초 수준으로 렙업을 한 라스에게는…못당하겠죠…설마요…~0~;;
으헛…
(4차수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