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184
0184 / 0923 ———————————————-
아아~ 도대체 소제목은 왜 있어서 이렇게 고민하게 만드는지…~3~)y-~~
후퇴하는 베르트군을 긴급하게 추격하기 위해 출전한 라스는, 애초에 이끌고 있던 병력 중 에밀이 차출해 간 500명의 징집병을 제외한 나머지 병력을 이끌고 있었다. 사정이야 어찌 되었든 라스는 자신이 기병대를 2,000기나 지휘하고 있으니 당연히 선두에 설 줄 알았다.
당연히 선두에 설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에밀과 어네스트가 라스에게 내린 명령은 군대의 가장 뒤쪽에 서라는 것이다. 이 명령을 듣고 라스는 물론 라스의 부하들도 깜짝 놀라 잘못 내려진 명령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어리둥절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라스는 명령을 전한 전령에게 다그쳐 물어 보는 대신 얼른 말에 올라 어네스트를 찾아가 사실을 직접 확인 받았다. 아쉽게도 어네스트가 직접 내린 명령이 맞았다.
“네? 하지만······”
라스가 머뭇거리며 무엇인가 말을 하려 하자 어네스트는 왼손을 들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지시하며 라스가 가장 뒤쪽에 서라는 명령을 철회할 생각이 없으니 그대로 명령에 따르라고 못 박았다.
“선두에 서서 적과 싸우고 싶어 하는 경의 뜻은 잘 알겠소만, 경의 군대는 지난 전투에서 너무 열심히 싸워 많이 지쳐 있을 것이 아니오? 그러니 이번에는 조금 쉴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니 기분 나빠하지 마시오.”
라스가 기병대의 숫자를 두고 걱정하니 어네스트는 자신이 이끌고 온 기병과 전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의 성주 조이 다비드 미켈의 기병을 합쳐 3,000기 이상이나 선두에 동원할 수 있으니 라스가 이번에 공격의 선두에 서지 않아도 된다고 확신했다.
물론 이렇게만 말을 하면 자신이 공을 가로채려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니 어네스트는 즉시 귀족 특유의 언변을 늘어놓아 라스를 달랬다. 어네스트는 강력한 라스의 병력이 온존되어야 만일의 경우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음을 새삼 강조했다.
지금은 적을 추격해야 할 때라서 적을 추격하고 있지만 혹시 모르는 일에 대비하기 위해 당연히 라스가 뒤에 서서 뒤를 받쳐 주어야 안심하고 전진할 수 있다는 그럴싸한 말로 라스를 뒤로 보내 선두에 나서지 못하게 했다.
“이것 참······”
입으로는 명령에 따르겠다고 대답하기는 했지만 라스는 자신의 부대로 돌아오며 갑작스레 자신이 완전히 뒤쪽으로 빠져 버리게 되자 몹시 당황했다. 선두에 서지 못하게 된 라스가 불퉁거리자 스펜서와 발레리아, 그리고 암할로브가 라스를 위로해 주었다.
특히 암할로브는 어네스트가 베르트 군대를 너무 얕잡아 보고 있으니 곧 크게 낭패를 볼 것이 분명하니 다시 라스가 나설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러니 지금은 너무 서두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알겠습니다. 제가 너무 성급하려 하는군요.”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후방으로 빠져 있으라는 말을 듣고 당황했던 라스는 암할로브의 말을 듣고 나서야 지금 자신이 너무 성급하게 행동하지만 않으면 자신에게도 곧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어네스트 경께서 라스님을 뒤로 보낸 것은 일종의 시기심 때문일 겁니다. 아르니스 협곡의 입구를 돌파하기 위해 라스님께서 치룬 전쟁마다 지나치게 많은 전공을 세운 탓이겠지요.”
암할로브는 에밀과 어네스트가 라스를 지금 전공을 세우기 힘든 뒤쪽으로 보내는 이유에 대해 짐작해 주었다. 듣고 있던 라스는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맞는 말이었으니 무안해 하다가 주변에서 보는 눈이 있어 애써 겸손해 했다.
“아니 내가 무슨 공이 있다고······. 모두 다 여러분이 잘 싸워준 덕분이 아니겠습니까? 흠흠······”
빙긋 웃는 얼굴로 자신을 칭찬하는 암할로브의 말을 듣고 라스는 얼굴을 붉히며 어색함을 떨쳐 버리기 위해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어색할 수 있었지만 암할로브는 정색하며 그 다음을 이어 나갔다.
“하하하. 그게 우리를 잘 이끈 라스님의 공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아무튼······보통 일 개의 성에서 무리 없이 군대를 일으키려면 2, 3천 명을 넘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야 약간 무리를 하더라도 백성들의 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거나 성을 유지하거나 하는데 큰 문제없이 전쟁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코 컨퓨즈 성은 후방에 있는 보급 부대를 포함해 3만 명에 가까운 병력을 하나의 성에서 일으키는 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무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공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리즈번 남작님이시니 이대로 전쟁이 끝나게 된다면 자신들은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도 별다른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니 마지막 싸움이 될지 모르는 이번 추격전에서 전공을 세워 가장 많은 무리를 하고도 별로 소득이 없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겁니다.”
어네스트가 굳이 라스를 뒤로 빼낸 것은 그 자신의 조바심 때문이라는 암할로브의 설명을 듣게 된 라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어네스트 그렇게 여유 있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라스 혼자만의 기분에서라고 한다면 처음부터 솔직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겠지만 그래도 귀족 체면으로서는 쉽게 하찮게 생각하는 라스와 같은 열에 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모욕적이 될 수 있다는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지 못했을 것이다.
‘훗······아마 그는 이 성도 차지하고 싶은 것이겠지.’
문득 이곳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의 성주 조이 다비드 미켈 백작이 죽게 되어 공식적으로는 성주 대리를 맡고 있는 어네스트 라이드 프라하의 입장이 떠오르자, 라스는 그가 3만 군대를 일으킨 대가로 이 성을 차지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이유를 알 수 없는 쓴웃음이 터져 나왔다.
진채에 불을 지르고 떠난 베르트 군대는 느릿한 것 같으면서도 의외로 빠르게 후퇴를 한 탓에 루벤군은 적이 도망치는 것을 보고 서두를 대로 서둘러 추격에 나선 것임에도 불구하고 적을 쉽사리 따라잡지 못했다.
아침에 출발을 했지만 반나절 이상을 쉴 새 없이 달려가고 있는 루벤군의 병사들 대부분은 어네스트의 지나친 서두름 때문에 아침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이렇게 달려오고 있었으니 다들 주린 기색이 역력했다.
주림도 주림이지만 루벤 군대는 적을 추격하기 위해 반나절 이상을 계속해서 걷고 뛰고 하다 보니 병사들 하나하나 몹시 기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대열의 뒤쪽에 서 있었지만 계속된 추격이 불안해 진 라스는 불쾌함 때문에 이빨을 몇 번 딱딱 부딪치며 주변을 살폈다.
“병사들이 너무 지친 것 같은데? 이 상태로는 제대로 싸우기 힘들겠어.”
라스가 걱정하고 있자 발레리아는 몇 번 말을 달려 앞으로 나아가더니 전체적인 전열을 살펴보고는 나는 듯이 말을 달려 다시 돌아 왔다. 얼굴에는 불안한 기색이 가득했다. 발레리아는 이내 한 가지 걱정을 늘어놓았다.
“이거 이상한데? 베르트군의 후퇴가 아무리 빨랐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달려오면 선두 부대는 적의 보병대와 부딪쳤을 시간인데 아직까지도 추격 중에 있어 더욱이 베르트 군대는 상당한 분량의 치중도 갖고 있을 것인데 지금 상황만으로 보면 마치 기병대만 필립 쉘 성 쪽으로 도망친 것 같으니 말이야. 보병을 끼고 치중을 갖고 있는데 반나절을 계속해서 추격해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잖아!”
더욱이 너무 속력을 내어 적을 추격하려다 전열이 지나치게 길게 이어져 자칫 좌우로 베르트군이 복병을 숨겨두거나, 기병대나 발이 빠른 용병대를 중심으로 부대를 편성해 신속하게 병력을 우회시켜 뒤로 보내 루벤 군대의 퇴로를 차단한다면, 자칫 자신들은 평지에서 적에게 갇히게 될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그러고 보니 적의 보병대는 어디로 간 거지?”
더욱이 애초에 베르트의 보병대는 후퇴하는 초기의 혼란스러움을 틈타 루벤의 시선을 피해 다른 곳으로 빠져 있고, 베르트 기병대만 루벤의 주력군을 유인해 성에서 멀리 끌어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루벤의 주력군이 성을 빠져나간 이틈을 노려 적당한 곳에 숨어 있던 베르트 보병대는 주력부대가 빠져 나간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을 공격하거나, 기병대는 루벤의 주력군을 평지로 끌어내 대대적인 반격을 가해 크게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위험하겠는데······”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지만 결론은 하나로, 현재 어네스트와 에밀이 이끄는 주력 부대가 후퇴하는 베르트군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으니 이만 추격을 멈추고 전열을 정비해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으로 후퇴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발레리아의 말이 이치에 맞게 느껴진 탓에 라스는 머리가 아득해 졌다. 서둘러 자신의 휘하에 있는 병사들만이라도 지나치게 빨리 달려 탈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병사들에게 속도를 늦춰 천천히 걷도록 지시한 후 자신은 직접 말을 달려 어네스트를 찾아갔다.
베르트군을 추격하는 루벤 군대의 선두는 에밀이 서고 가운데쯤에 어네스트가 있었지만 라스가 있는 후군과는 상당한 거리가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전력으로 말을 달려도 그를 따라잡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한참을 말을 달려서 겨우 어네스트와 만난 라스는 지나치게 빠른 진격을 멈추고 전열을 정비하는 것이 옳다고 권했다. 병사들이 모두 지쳐 있는 상황이니 마땅히 귀담아들어야 할 말이었지만 어네스트는 마치 패신에게라도 홀린 것인지 자신의 생각에 취해 화부터 냈다.
“경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오? 적들은 아군이 무서워 지금 도망치기에 바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란 말이오. 이대로 추격해 나간다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소!”
어네스트가 목소리를 높이자 라스는 무엇인가 다른 말을 꺼내 그를 설득해야 함을 잘 알고 있었기에 입을 열어 그에게 반론을 펼치려 했다. 하지만 하필이면 그때 선두에 선 에밀에게서 계속된 추격의 끝에 드디어 적을 따라잡았다는 전령이 달려왔다.
“그것 보시오! 적의 꼬리를 잡았으니 이제 승리는 우리의 것이오!”
적을 따라잡았다는 전령이 도착하자 어네스트는 서둘러 전공을 세울 욕심에 무척이나 서둘렀다. 총사령관은 라스를 돌아보며 이제 적과 접촉하게 되었으니 어서 뒤로 돌아가 자신의 자리나 지키라고 지시한 후 자신은 선두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하지만 각하······”
라스가 입을 열거나 말거나 어네스트는 라스를 무시하며 부하들에게 이것저것 지시를 하며 무시했다. 가만히 사령관의 모습을 지켜보던 라스는 남이 들을세라 살짝 한숨을 쉬고는 그의 곁에서 떨어져 나왔다.
라스는 다코 컨퓨즈 성의 성주 어네스트가 후방의 백성을 다스리고 여러 가지 계획적인 일, 즉 루벤 군대가 아르니스 협곡을 지나 베르트군과 맞싸울 때 루벤 군대의 후방 보급을 전담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그 동안 후방 보급에 관한 일을 큰 차질 없이 매우 훌륭히 실행해 왔음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중간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어네스트가 다코 컨퓨즈 성에서 꾸준히 후방 보급을 담당한 탓에 루벤 군대는 늘 보급품 부족 없이 베르트군과 전쟁을 벌였다. 어네스트가 워낙 빈틈없이 보급 문제를 해결해 주니, 그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17세에 성주에 오른 이후 전장에 나와 본 적이 없다는 문제점이 생기기도 했다.
그렇게 따지면 바로 이번 전쟁이 어네스트의 첫 실전이라고 볼 수 있었는데, 그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는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을 함락 직전에서 구하고 구원군이 올 때까지 적에게 투항하지 않고 굳건히 성을 수비한 것만 해도 라스 따위는 상대도 되지 않을 엄청난 공적을 세웠다.
그 스스로 엄청난 공적을 세웠음 불구하고 스스로는 자신의 전공이 너무 부족하다고 여기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런 이유에서 어네스트는 지금 평지 전투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 지금 너무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굉장한 능력이 있는 사람인 것 같은데 말이야······. 뭐가 급해서 왜 저리 서두르는 건지?’
라스는 어네스트처럼 후방을 담당해야 할 사람은 어려운 일이라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계획을 세워 다른 사람의 반대를 물리치고 강력하게 일을 추진해 그 성과를 얻어내는 것이 마땅히 갖춰야할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과 같은 전장에서는 제 아무리 계획을 잘 세웠다고 해도 시시각각 전황이 변하니 이에 융통성을 가지고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어네스트는 계획적으로 성을 수리하고 성을 지키는 것 까지는 가진바 능력 내에서 충분히 일을 처리할 수 있지만 야전에서는 차라리 라스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일지 모를 일이다.
루벤이 베르트와 전쟁을 계속하는 동안에도, 그리고 라스가 18세 때인 작년에 루벤이 8만 대군을 일으켜 베르트를 공격했을 때에도, 대부분의 성주가 사병을 이끌고 전장으로 나왔을 때에도 다코 컨퓨즈 성의 어네스트는 늘 하던 것처럼 후방 보급을 담당했었다.
제 아무리 군대에서 가장 중요한 후방 보급을 담당해도 최전선에 나온 사람들에게는 안전한 후방에 틀어 앉아 물자를 공급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아 챙기는 전쟁상인과 같은 부류로 취급받고 있으니, 이 기회에 그러한 인식을 완전히 뒤바꿔 버리려 하는지 모른다.
혹시 누군가는 알지 않겠는가? 어네스트의 마음 한구석에서 갑옷을 입고 말에 올라 전장을 질주하고 적과 싸우는 것을 깊이 고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혹여 루벤 국왕 엠마뉴엘 볼크가 머리를 굴려 계속된 전쟁의 후방 보급을 담당하며 막대한 재부를 취득한 어네스트의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일부러 전쟁 경험이 없는 그를 전쟁터로 내몰아 파멸시켜 버리려 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지금 당장은 선두에 선 에밀의 군대와 베르트 군대와의 교전이 다른 어떤 것 보다 중요했다.
라스는 서둘러 병사들의 발걸음을 늦추게 하고는 후방임에도 불구하고 사방으로 정찰병을 내보냈다. 그것도 모자라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전령을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 쪽으로도 내보내며 현재의 상황을 알렸다.
만약의 경우 단독으로라도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 쪽으로 후퇴해 성을 차지하고 농성을 할 생각을 했다. 물론 이것은 최악의 상황일 뿐이라고 애써 스스로를 위안하며 전투 준비를 갖추었지만 상황은 생각 외로 매우 심각하게 흘렀다.
발레리아의 걱정대로 지나치게 빠른 속력으로 베르트 군대를 추격하던 루벤 군대는 기다렸다는 듯 돌아서서 맞서 나오는 베르트 군대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특히 흑기사 가르반 베르그가 이끄는 베르트의 정예 기병대는 에밀이 온 힘을 다해 부딪친 공격을 간단히 무시해 버린 후 전력을 집중시켜 단숨에 에밀을 물리치려 했다.
에밀도 여간내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신속하게 전열을 정비해 가르반 베르그의 군대에 맞서 나갔다. 양측이 비슷하게 전투를 시작하게 되니 가르반은 신속하게 전투를 결정짓기 위해 에밀의 좌우로 기병대를 보내 전력을 분산시킨 후, 그 가운데로 자신이 직접 1천 기병을 이끌고 돌진해 들어갔다.
가르반이 1천 기병을 이끌고 돌진해 들어가니 에밀 쪽에서도 기병대가 맞서 나왔고 기병대를 지휘하는 이름난 기사들이 계속해서 맞서 나왔지만, 애초에 에밀의 기병대와 기사들은 가르반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래도 다코 컨퓨즈 성에서 제법 이름을 얻고 있는 유능한 지휘관들이기는 하지만 마치 스스로 죽여 달라고 청하듯 가르반에게 달려와 단 칼에 말에서 굴러 떨어진 기사가 여덟이고, 그나마 서너 번 무기를 맞부딪친 기사가 두 명 정도일 뿐이었다.
“가, 가르반이다! 흑기사 가르반이다!”
무려 열 명의 이름난 기사들이 가르반을 막지 못하고 쓰러져 버리자 기병대가 저절로 어지러워 졌다. 기병대가 제대로 활약을 하지 못하자 에밀은 석궁병을 집중시켜 베르트 기병대의 돌격을 저지하려 했다.
“석궁을 쏘아라! 적을 저지해!”
에밀의 명령에 따라 석궁병이 재빨리 집결했지만 말 위에서 쉴 새 없이 화살을 쏘아대는 베르트 기병대의 공격으로 석궁병이 제대로 전열을 잡기도 전에 무너져 버려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순식간에 선두에 섰던 기병대를 돌파하고 에밀의 석궁병을 돌파해낸 가르반은 단숨에 에밀의 본영으로 뛰어들었다. 에밀은 가르반이 돌격해 오자 당황해 얼른 말머리를 돌리며 심복 200여 기를 내보내 가르반을 막도록 했다.
200기가 용감히 맞서 나갔지만 애초부터 될 법한 일이 아니다. 마법 검을 들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자신을 향해 덤벼든 200여 기를 향해 맞서 나온 가르반에게 오랜 시간도 걸리지 않고 200 기병대는 모조리 죽임을 당했다.
물론 가르반 혼자서 200기 모두를 죽여 버린 것은 아니고 그 뒤를 바짝 추격해 온 가르반의 부하들이 맹렬하게 몰아친 것이기는 해도 어이없게도 금방 200기가 모두 쓰러진 탓에 정작 200기의 희생을 뒤로 하고 정신없이 도망쳐야 할 에밀은 안전한 곳으로 피하지 못했다.
에밀도 200기가 순식간에 말에서 굴러 떨어지자 얼른 말머리를 돌려 도망치기는 했었다. 그렇지만 도망친다고 도망치기는 했지만 어느 순간 나는 듯이 말을 달려 뒤따라온 가르반이 에밀을 따라 잡았다.
가르반이 고함을 지르며 에밀을 향해 덤벼드니 에밀은 자신이 더 피할 수 없음을 깨닫고는 대검을 빼들어 가르반에게 맞섰다. 용감하게 맞서기는 했지만 이미 눈앞에서 가르반의 어마어마한 무용에 질려 있던 에밀은 눈앞에서 가르반을 보게 되자 오금이 저려 제대로 손을 놀리지 못했다.
에밀도 검술과 승마술에서 부족한 사람이 아니지만, 단 두 번 대검을 부딪쳤을 뿐 세 번째를 넘기지 못했다. 가르반이 고함을 지르며 온 힘을 다해 대검을 내리치니 에밀은 한 칼을 맞고 말에서 굴러 떨어져 그대로 죽어 버렸다.
“적장을 죽였다!! 전원 돌격!!!”
“와아아아아!!!!”
에밀이 죽자 가르반은 휘하 기병대에게 돌격을 명했고, 이내 에밀이 이끄는 선두군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루벤군이 무너지자 가르반은 예비대를 투입해 주변을 흩어 버리며 다시 기병대를 집결 시켰고, 신속하게 루벤군의 중앙을 공격하기 위해 기세를 올렸다.
에밀이 이끄는 선두 부대가 베르트 기병대의 반격을 받고 단번에 무너져 위기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게 된 어네스트는 당황하며 직속 기병을 내보내 에밀을 지원하게 했다. 그 전에 에밀의 부대를 가볍게 흩어버린 베르트의 기병대가 먼저 어네스트가 이끄는 중앙군을 향해 돌진해 들어왔다.
“무슨 일인가? 왜 적이 앞에서 오는가? 에밀은? 에밀은 어찌 되었는가?”
어네스트는 당황해 전열을 정비하려 했지만 발레리아가 걱정한대로 반나절 이상을 이동하느라 기력이 떨어져 있고 전열이 길게 이어져 있던 루벤군은 절대 다수임에도 불구하고 베르트 기병대를 저지하지 못했다.
현재 어네스트가 지휘하는 루벤군은 라스의 기병까지 합쳐 무려 5천기에 달하는 기병대를 보유하고 있었고 보병도 충분하기는 했지만, 작년 국왕이 이끄는 루벤의 8천 기병대가 베르트의 1천 기병대에게 어이없이 무너진 것처럼 숫자만 많았을 뿐 베르트 기병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더욱이 베르트 기병대의 지휘관은 흑기사 가르반 베르그로, 그는 베르트의 왕세자 마슬란 메르다산과 더불어 1천기로 루벤의 국왕이 이끌던 5만 루벤군의 빈틈을 파고들어 엠마뉴엘 볼크를 위기에 빠트렸을 만큼 엄청난 용맹을 떨친 기사였다.
국왕의 친위대도 제 머리를 싸쥐고 도망쳐야 할 만큼 용맹한 가르반을 저지하지 못했는데 어네스트가 지휘하는 부대가 가르반을 저지한다는 일은 어느 싸구려 소설책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였다.
에밀을 지원하기 위해 내보낸 기병대가 앞으로 내딛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가르반은 재빨리 기병대를 수습해 결정적으로 돌격을 감행함으로서 적 앞에서 주춤 거린 루벤군이 미처 전열을 정비할 틈을 주지 않았다. 곧 루벤 기병대의 중앙을 돌파해 나온 가르반은 루벤의 대장기만을 목표로 삼았다.
“적의 대장이 저기 있다! 멈추지 마라!! 계속 진격해라!!”
대장이 아래 서 있는 어네스트를 발견한 가르반은 정면으로 쏟아지는 화살과 두터운 방어벽에도 불구하고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이 뛰어 들었고, 루벤군을 짓밟으며 적의 중앙에 위치한 대장을 목표로 돌진해 들어갔다.
==========================================================================
으음…인터넷이 이상합니다..연결이…쿨럭~
모뎀이 이상한가? 사는 곳이 시골이다 보니…케이블 TV랑 같은 회선을 쓰고 있는데…으음…아까 낮에 Tv가 잠깐 나오지 않았다고 하니…회선 문제인 듯 도 한데 말이지요…
흐음…어쨌거나 간만에 PC방에 들러야 겠다고 작가넘이 그러네요…^_^;;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86…
엣헷헷…오늘도 날씨가 참 구질구질 하군요…~3~; 인터넷도 구질구질하고요…ㅠ_ㅠ
●‘블래스터’님…으헷헷…그나저나 1.2는 확실히 좀 힘이 딸리더군요…차라리 Tico는 차 무게도 가볍기는 했는데…이것은 좀…글쿠 말씀대로 라스 녀석은 아직 잘 모르고 있지만 라스 녀석의 비중이 상당히 커졌답니다…총사령관이 그의 질문에 장황하게 설명해 줘야 할 만큼 말이죠…^_^;
●‘사고뭉치00’님…완소라니요…@_@; 저 작가넘이 듣기에 너무 민망합니다…ㅠ0ㅠ; 어쨌든 간에 날씨가 많이 우중충하지만 오늘도 비축분을 만들고 연재분을 즐겁게 수정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답니다…^_^; 사고뭉치00님도 만쉐이!!
●‘메리마을’님…전공을 서두르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곧 죽음이랍니다…라스가 생각했던 대로 에밀이 꽤 잘 싸우는 녀석이기는 해도 가르반의 상대는 되지 못한답니다…가르반이 초반 구성에서 라스와 동등한 비중을 가진 쥔공이었다면…어느 정도 수준인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福달이’님…개돌이지요…특히 개돌의 달인이 루벤 쪽에서는 쥔공 라스와 베르트 쪽에서는 가르반 그리고 마슬란 메르다산이랍니다…^_^; 글쿠…에밀…쥔공이 아니니…죽어서 라스를 빛내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으허허허허…
●‘어쩔시구’님…뭐…그렇습니다…루벤 군을 유인해서 일단 타격을 입히고 그 여세를 몰아 버리자는 것이지만 문제는 루벤 군에 라스가 있다는 것입니다…2만 대 2만의 싸움이지만 기병의 숫자에서 베르트군이 훨씬 우세하고 가르반이 있으니 루벤은 라스가 없으면 전멸이랍니다…^_^;
●‘underworld’님…베르트는 전통적으로 주객이 전도되는 계책을 쓰고 있답니다…뭐…주인이 성에 틀어 박혀 버티고 있으면 쉽게 무너뜨릴 수 없으니 밖으로 끌어낸 후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병 전술로 루벤을 박살대고 그 기세로 성을 먹을려는 것이죠…^_^; 글쿠 라스와 가르반 모두 쥔공 급입니다…^_=;
●‘soulschaos’님…라스 녀석 이제 슬슬 머리가 굵어졌답니다…은근히 상당히 전쟁을 보는 눈을 갖게 되기도 했구요…어쨌든 간에 라스 녀석 쥔공이고 나중에 겨우 이 정도 수준에서 만족한 놈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모습을 자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참고로 라스는 4부까지 나옵니다…이래뵈도 타이틀에 이름 걸고 있는 쥔공이니 말이죠…^_^;
●‘i우천i’님…^0^; 엣헷…그나저나 라스 녀석…1천 기병을 비롯해 3천 정도의 병력을 갖고 있으니 이 전쟁에서 자신의 행동이 곧 전국에 영향을 비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라스가 그 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고 확신합니다…
●‘알리’님…그…그런가요? 저 작가넘도…ㅠ0ㅠ; 어쨌든 간에 이제 라스 녀석…다시 가르반 베르그와 맞서게 되니…어떻게 될까요? 가르반 녀석도 초반 계획에 라스 못지 않은 쥔공이었으니 말이죠…^0^;;
●‘우유동자’님…훈련 무사히 끝나서 다행입니다…그나저나 오늘은 가랑비가 슬슬 내리네요…얼마나 추우려는 것인지…글쿠 라스 넘의 작위는 작은 것이 결코 아니랍니다…라스 넘은 국왕으로부터 직접 받은 남작이지요…다른 사람들은 다코 컨퓨즈 성의 작위구요…^_^;
●‘slimeball’님…^_^; 그렇습니다…어느 소설에서든 자기 고집만 우기고 쥔공을 배척(?)하면 죽게 되더라구요…뭐…쥔공인 라스 녀석…이 기회로 자신의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드릴 것이랍니다…이리뵈도 쥔공이니 말이죠…^_^;
●‘웅이~’님…으음…그건 말씀 드릴 수가 없군요…^_^;; 뭐, 이제까지 죽지 않은 것만 보아도 대충 짐작이 가시죠? 으음…그리고 저 당시의 신분제(요즘도 마찬가지입니다만…)에서 노예 신분의 여자를 정실로 맞이한다는 것은 좀…게다가 다다익선에다 어릴수록 좋은 것이 여자…퍽~!!!
으음…회선 문제로 급하게 쓰느라 빠진 분이 있을지도…아무튼 홧팅!
(4차수정함-오타수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