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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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도대체 소제목은 왜 있어서 이렇게 고민하게 만드는지…~3~)y-~~
“놔라 이놈들!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
뜻밖에도 끌려오던 다니엘 스토너는 갑옷을 입고 있었다. 주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지만 이때는 급하게 사람을 보내 불러온 발레리아와 암할로브가 이곳에 도착해 있고 두 사람 모두 라스를 죽이려는 반란이 일어난 사실에 몹시 분개하고 있는 중이다.
곧 라스 앞으로 끌려 나온 다니엘 스토너는 자신을 끌고 온 스펜서가 억지로 무릎을 꿇리자 버티다가 스펜서가 허벅지 뒤쪽을 철퇴로 내리치자 몸의 중심을 잃었다. 고통이 심했을 것이지만 끝까지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들어 라스를 향해 자신을 어째서 이렇게 묶어 끌고 왔는지를 격한 어조로 물었다.
“이, 이게 무슨 짓이오!! 이것은 반역이오!!”
다니엘 스토너가 목소리를 높이자 라스는 이를 갈면서 주변에 쓰러져 있는 시체들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제야 주변에 쓰러진 시체들이 눈에 들어온 듯 다니엘 스토너는 눈을 크게 떴다. 그 모습을 보고 라스는 일방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이 반역자! 네놈 따위와 의견이 맞지 않는 다고, 패전의 책임을 나에게 덮어씌우려하는 거냐! 이 하찮은 놈이 어디에서 감히 국왕 전하께서 파견한 군 지휘관을 암살하려 해?”
라스는 자초지종을 묻고 자시고 할 것 없이 대뜸 체키스가 숙소 안에서 챙겨 가지고 나온 자신의 드워프의 검으로 다니엘 스토너의 가슴을 내리 찍었고, 가슴을 칼에 맞은 스토너는 제대로 변명도 하지 못하고 오래지 않아 숨이 끊어졌다.
곧 날이 밝자 라스는 성내에 몰려 있던 대부분의 병사들을 영주관 근처로 집결시키게 하고는 밤새 20여 명을 베어 죽이며 묻은 피도 닦지 않고 몸에 맞은 석궁 화살도 빼지 않은 모습으로 병사들 앞에 나섰다.
“아니······무슨 일이래······”
병사들 모두 당혹스러운 표정이 가득한 가운데 라스는 이내 목소리를 높여 새벽 국왕의 칙명을 받아 전장으로 나와 군대를 지휘하고 있는 합법적인 지휘관인 자신을 암살하려 일이 있었음을 알렸다.
“반란이라니······”
갑작스러운 성내의 반란 소식에 병사들이 당황하니 라스는 자신의 부족한 언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길게 이야기 하지 않고 다니엘 스토너를 위시로 한 기사와 장교들이 반역을 저질렀다고 일방적으로 선포했다.
병사들이 웅성거리는 사이 새벽에 라스를 암살하러 들어왔다가 부상을 입고 겨우 목숨만 붙어 있는 포로를 끌어냈다. 병사들의 시선이 포로들에게로 모아지자 라스는 이들이 모두 반역자라고 다시 확인시킨 후 반역자들을 모조리 목을 베었다.
순식간에 끌려 나온 반역자로 지목된 사람들 모두의 목이 떨어지자 라스는 이후에도 루벤 군대를 적에게 넘겨주기 위해 반역을 꾀하는 자들은 모조리 목을 벨 것이니 최선을 다해 임무에 임하라며 엄중하게 엄포를 놓았다.
병사들을 해산시키고 영주관으로 돌아온 라스는 병사들이 침실 안에 쓰러져 있는 반역자들의 시체들을 치워 버리는 사이 자신을 찾아온 암할로브와 만났다. 암할로브는 라스의 기분 탓인지 약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라스를 바라보는 듯 했다. 다행히도 암할로브는 그 정도 일에 라스를 저버리지 않았다.
“······무슨 일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암할로브는 대뜸 아침이나 먹고 오라며 방을 청소하던 잡병들을 내보낸 후 곧 두 사람만 남게 되자 문을 닫고는 그렇게 서두를 떼었다. 자신을 믿는 부하의 질문이 이렇게 난감하게 느껴진 것은 처음이지만 솔직하기로 했다.
곧 솔직하게 이어지는 라스의 설명을 듣고 나자 암할로브는 잠시 라스를 바라보더니 이번 일을 이용해서 라스의 위기를 극복할 방법이 생각났다면서 자신이 생각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라스가 크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공작인 어네스트 라이드 프라하의 죽음과 어네스트의 장남 에밀의 죽음은 그라코스의 죽음에서처럼 라스에게 자칫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였다.
“사실 그들의 죽음은 안타깝기는 하나 주인님에게 책임을 묻기에는 조금 부족 한 것도 사실입니다.”
공작과 공작의 후계자를 죽게 한 것 보다 더 심각한 것은 베르트군의 반격으로 1만 명에 가까운 전력을 하루도 안 되어 잃어버린 책임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제야 현실을 이해한 라스는 등골이 오싹했다.
얄궂게도 암할로브는 얼굴색이 점점 창백해지는 라스를 안심시키며 라스가 짊어지게 될 모든 책임을 때맞춰 반역을 일으켜 준 반역자 다니엘 스토너에게 전가시킬 수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다니엘 스토너가 반역자가 되지 않으면 라스가 크게 곤란해진다.
“······그들을 완벽한 반역자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들도 패전의 책임을 라스님에게 떠넘기고 이곳에 있는 자신들의 기반을 잃지 않으려 그런 일을 벌인 것이겠지만······결과적으로는 오히려 라스님 에게는 잘된 일이지요.”
암할로브는 라스가 반역자들 때문에 어이없이 패배한 패군을 수습해 임시로 사령관을 맡는 식으로 일을 진행해야 하며, 무엇보다 급한 것은 국왕에게 전령을 보내 현재 상황을 알려야 한다는 점이다.
국왕에게 보내는 공문에서 라스는 스스로를 추천하지 말고 겨우 패군을 수습하기는 했지만 혼자서는 뒤를 감당할 자신이 없으니 모두의 기대를 받는 사람을 상관으로 보내달라고 해야 한다는 점이 반드시 들어가야 함을 일깨웠다.
이것은 바로 국왕이 라스가 자신의 야심을 위해 일부러 전장에서 힘을 다하지 않아 어네스트와 에밀을 계략으로 죽게 하고 다니엘 스토너를 반역죄로 몰아 죽게 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사는 것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심이 많은 국왕은 라스님이 혹시라도 딴 생각을 품지 않았나 생각할지도 모르니 스스로 야심이 없음을 계속해서 드러내야 합니다.”
의심 많은 국왕은 멀리 나와 있는 라스가 여러 가지 사건의 중심에 서있는 가운데 스스로 조금이라도 야심을 보인다면 경계하고 두려워 할 것이 분명하다고 보았다. 짐작해 보건데 국왕으로서는 라스가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을 들어 베르트에게 바치는 일을 가장 두려워 할 것이다.
암할로브는 여러 차례 국왕의 의심을 사게 된다고 하면 절대로 안 된다며 라스가 자신의 생각을 따라 줄 것을 간곡히 이해시키고 간절히 부탁했다. 암할로브의 말에 일리가 있었기 때문에 라스는 잠시 고민해 본 후 그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으음······그럴까? 그렇겠지?”
라스는 스토너를 비롯한 기사들과 장교들이 자신의 보고에 의해 반역을 저지른 죄인이 된다면, 그들의 가족들이 레카의 가족들처럼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일순간 마음이 흔들렸지만 라스는 자신의 목숨도 구하고 어차피 자신을 죽이려 한 사람들이니 인정을 둘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좋아! 그럼 빨리 일을 진행하도록 하게나!”
결정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결국 암할로브의 제안을 승낙하고 암할로브에게 보고서의 작성과 국왕에게 보낸 공문을 가져갈 전령의 선발을 맡겼다. 명령을 받은 암할로브는 자신의 의견을 받아들여 줘서 고맙다며 군례를 올린 후 물러갔다.
암할로브가 물러가자 라스는 긴장된 마음에 바닥과 벽에 튀어 있는 20여명의 암살자의 몸에서 나온 피와 살점이 아직 닦여져 있지 않은 실내였지만 개의치 않고 자신이 사용하던 침대에 걸터앉았다.
문득 생각해 보니 다니엘 스토너가 이번 일을 너무 허술하게 처리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불어 귀족이란 의외로 조금만 모욕을 줘도 쉽게 자신 보다 못한 사람 앞에서 간단히 격동된다는 사실도 새삼 확인했다.
‘대부분의 귀족들은 보기보다는 격정적이었지······. 그러고 보면 간단한 일을 어렵게 일을 벌이는 것 같단 말이야. 나 같으면 적이 쳐들어 왔을 때 뒤를 찔러 전사로 위장했을 텐데 말이지·····. 그럼 별 문제도 없었을 텐데······.’
모욕을 받으면 참지 못하고 그 자신의 명예가 실추된 것으로 여기는 그들의 심리도 이상했지만, 모욕을 준 상대를 반드시 죽여 버려야만 분이 풀리고 명예가 회복된다고 여기는 귀족들의 심리가 어이없었다.
바로 이러한 쓸데없는 명예 타령에 루벤과 베르트는 계속해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라스는 자신의 힘으로 지금의 이런 세태를 바꿔보고 싶었다.
아직 길이 멀었고 자신이 이룬 것이 없기에 한숨과 더불어 잡병들을 불러 방을 청소하게 하고 슬슬 배가고파 오니 아침이나 먹을까 싶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라스는 문득 바닥에 배어 있는 핏물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방안 가득 쓰러져 있던 20명의 몸에서 흘러나온 것이니 제법 그 양도 많았다. 자신이 죽여 버린 사람들의 핏물이 겨우 이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며 라스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가 우연찮게 핏물이 구석 쪽으로 몰려 있는 곳에 시선이 멈추었다.
“······어랍쇼?”
라스의 시선을 잡아 끈 것은 바닥을 흐르다가 구석까지 미친 핏물이 어딘가로 스며든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라스가 머문 숙소의 바닥은 회반죽과 방습제로 이어붙인 벽돌이 깔려 있어 핏물이 그냥 위에서 굳어 있는데 이상하게 그곳은 핏물이 바닥으로 스며든 것 같은 모습을 하고 굳어 있었다.
호기심에 허리를 굽혀 살펴보니 바닥의 벽돌 몇 개가 벽돌을 이어 붙이기 위한 회반죽이 교묘하게 떨어져 빠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냥 보면 그러려니 하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이었지만 호기심 때문에 단검을 사용해 벽돌 여섯 장 정도를 들어냈다. 잔뜩 기대를 했지만 뜻밖에도 바닥에 까는 것 같은 넓적한 석판이 핏물이 배어 있는 채로 나왔다.
“쳇! 뭐야, 그냥 돌덩이잖아?”
내심 기대를 했건만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몸을 일으키다가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니 무슨 보물이라도 숨겨놓기에 딱 좋을 크기였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단검의 손잡이 아래 부분으로 석판을 두드려 보니 그 안에 비어 있는 공간이 있는 것 같았다. 어딘지 모르게 즐거운 생각이 든 라스는 얼른 석판 주변을 단검으로 파냈고 힘을 다해 석판을 들어 보았다.
“웃차~”
석판을 들어내니 안쪽으로 깊지 않은 공간이 나왔고, 그 공간에 썩지 않고 습기가 스며들지 않도록 만든 제법 큼지막한 나무 상자가 석판에서 배어 나온 핏물에 젖어 있는 것이 보였다.
호기심에 손이 닿는 곳에 있는 상자 위의 손잡이를 잡고 상자를 들어냈다. 상자의 크기에 비해 이상하게 꽤 무거운 상자는 보통의 벽돌 네 장 정도를 겹쳐 놓은 정도의 크기였고, 높이는 벽돌 한 장 정도였으며 위가 둥근 모양이다.
“이야······. 이런 것이 다 있었네? 킥킥.”
보통 일반적인 보물이나 중요한 기밀 서류 같은 것을 넣어 두는 물건처럼 보였기에 라스는 몹시 흥분되어 어린애처럼 킥킥거리며 애써 상자를 살펴보았다. 불행 중 다행히도 상자에 열쇠 구멍이나 자물쇠 같은 것은 없었고 무슨 장치도 없는 것 같았다.
다만 작은 걸쇠만이 상자의 뚜껑을 닫고 있으니 라스는 별 생각 없이 걸쇠를 풀고 뚜껑을 열어 보았다. 그리고 라스의 눈이 순간적으로 몹시 커졌다. 잠시 그것을 바라보던 라스는 자신도 모르게 얼른 다시 뚜껑을 닫았다.
“아, 아무도 없지?”
주변을 살펴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라스는 몇 번이고 상자를 열었다 닫았다하기를 반복했다. 간신히 마구 뛰어오른 심장을 겨우 진정시키고 천천히 그 안을 살피니, 그 안에는 성인의 엄지손가락만한 크기의 각종 보석을 비롯해, 어른의 엄지손가락 손톱마디만한 여러 종류의 보석이 한 가득 들어 있었다.
이런 정도 크기의 보석이라고 하면 1개당 못해도 가장 작은 것이 금화 500개 정도이고 큰 것은 금화 1,000개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라스는 자신의 눈이 믿어지지 않았다.
라스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보석 상자를 침대 밑에 숨기고 있었다. 잠시 심호흡을 했던 라스는 냉정함을 찾으려 애썼다. 곧 몸을 일으켜 다시 보석 상자가 나온 구덩이를 자세히 살피니 그 아래쪽에 다시 한 겹의 석판이 더 있었다.
이번에는 열기 좋으라고 작은 홈이 파져 있었고 그 구멍으로 단검을 넣으니 의외로 석판이 쉽게 들렸다. 그 아래쪽으로 그곳까지 스며든 피가 잔뜩 묻어 있었지만 금으로 만들어 있고 보석으로 장식이 된 상자가 보였다.
얼른 팔을 깊숙이 넣어 금으로 만들어진 상자를 즉시 꺼내 보았다. 자물쇠가 없는 것이라서 서둘러 열어 보니 무슨 서류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 다른 것이 있나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무슨 서류지?”
서류를 펴 보니 뜻밖에도 옛 베르트 성의 성주 카르두스의 문서들이었다. 바로 이때 암할로브가 내보냈던 잡병들이 아침을 먹고 시끌벅적 떠들며 실내를 치우기 위해 물통과 걸레를 가지고 노크를 해 왔다.
“남작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어, 아니, 그게······”
라스가 당황하여 잠시 말을 더듬는 사이 라스가 대답한 것으로 알아들은 잡병들이 들어왔고, 그렇게 되자 라스는 금 상자를 숨길 수 없게 되었다. 곧바로 궁색하게나마 잡병들에게 자신이 찾아낸 문서를 내보이며 일은 나중에 하고 지금은 즉시 후작 가문 출신인 발레리아를 불러 줄 것을 지시했다.
명령을 받은 잡병 중 한 사람이 밖에 있던 체키스에게 라스의 명령을 전달했고, 체키스는 얼른 라스의 명령에 따라 발레리아를 찾으러 갔다. 발레리아가 도착했을 때 잡병들은 라스의 지시에 따라 바닥에 묻은 피의 많은 부분을 닦아낸 뒤였다.
잡병들이 비를 닦아내기 위해 실내에 잔뜩 물을 뿌리며 청소를 계속하는 사이 라스는 잡병들이 핏자국 이외의 것은 그대로 두도록 지시한 후 곧 발레리아에게 서류를 발견한 구덩이를 이야기 해 준 후 고급 문서임이 분명한 오래된 서류를 좀 해독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건?”
후작 가문의 후계자로 이러한 고급 문서를 자주 접해 본 경험이 있는 발레리아는 잡병들을 내보낼 필요도 없이 라스가 찾아낸 건네준 문서들이 보통 귀족들이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문의 계보와 역사가 적힌 문서라며, 이것이 바로 오랜 명문 귀족 가문임을 증명하는 귀족 증명서라고 확인해 주었다.
“아마도 이건 귀족 증명서 원본인 것 같은데요. 보통 귀족들은 이런 것을 가장 소중하게 여겨서 말이죠. 차라리 자신의 재산을 잃더라도 이 귀족 증명서는 잃어버리려 하지 않아요. 물론 말만 그렇죠. 사람들에 따라서는 사고팔기도 한다지만 뭐······”
보통 이런 중요한 문서는 금고의 가장 비밀스러운 곳에 둔다며 라스가 우연찮게 찾아낸 구덩이는 아마 베르트의 지배 시절 성주 카루드스 루브르 우드의 개인 금고였음이 분명하다며 단지 서류에 불과하지만 좋은 물건 하나 건졌다며 축하를 해 주었다.
라스는 자신이 찾아낸 보석들이 분명 카르두스의 개인 재산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몹시 흥분 되었다. 살짝 흥분을 내리누르며 발레리아의 말에서 이런 서류를 재산보다 더 소중히 여긴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은 라스는 구덩이에 서류 빼고는 별 다른 재물이 없었다며 개인 금고라는 발레리아의 말을 의심했다.
“응? 그랬나요? 그럼 아마도······. 이런 증명서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전 베르트 성주가 꺼내간 것이 아니라 누가 몰래 파내 버렸던 것이겠지요. 아깝네요. 듣기로 베르트 성주 루브르 가문은 어마어마한 재산을 소유했다고 했는데 말이죠. 물론 거의 다 나탄 다시우스로 빼냈겠지만 전 베르트 성주는 자금의 곤란을 겪어 용병도 제대로 고용하지 못한다고 하던데요. 그 재산이 어디로 갔는지······. 라스 경이 발견하지 못했다면 지금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어요. 카르두스 빼고는 없겠죠. 보통 저런 금고라면 금괴나 보석 같은 것도 넣어두는데······. 아깝네요.”
발레리아는 마치 라스가 보석을 빼돌린 것을 알고 있다는 듯 말을 해 살짝 오싹해 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라스가 보석을 찾아낸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 라스는 애써 말을 돌리기 위해 금으로 만들어져 보석으로 장식된 상자에 굳이 가문의 증명서를 넣은 것은 무슨 의미인지를 물었다.
이렇게 질문을 건넨 이유는 자신 같았으면 보석을 금으로 만든 상자에 넣고 이런 증명서는 나무 상자에 넣을 것이기 때문이다. 라스가 고개를 갸웃 거리며 의미 있는 질문을 건네자 발레리아는 이내 라스의 다소 황당하면서도 상식적인 질문에 제법 성실하게 대답했다.
“뭐,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금은 영원히 그 색이 변하지 않는 금속이니까 자신의 가문이 금이라는 금속처럼 영원히 존속되며 그 색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했겠지요. 대체적으로 귀족들 모두 그렇게 합니다.”
라스는 그녀의 말을 이해한 후 애써 자신에게 와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라스가 고마움을 표하자 갑자기 발레리아는 간밤에 반역자들이 라스의 목숨을 노리고 들이닥쳤을 때 자신도 함께 있어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꺼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지금 저는 무사하니까요.”
좋은 말로 미안해하는 발레리아를 위로해준 라스는 발레리아가 돌아가고 나서도 한참 만에 잡병들이 거의 청소를 끝내고 물을 가득 부어 핏물을 씻어내니 즐거운 생각이 들었다. 청소를 해준 잡병들에게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동전 20개를 내려 준 후 자신은 새벽의 일로 피곤해서 조금 쉬겠다며 모두를 밖으로 내보냈다.
라스는 체키스를 불러 자신이 너무 피곤해 눈을 좀 붙여 둘 것이니 위급한 일이 아니면 점심 때 쯤에 깨워 줄 것을 부탁하고는 문을 잠근 후 자리에 앉았다. 물론 잠을 자려는 것이 아니라 침대에 숨겨 놓은 보석을 꺼내 보려는 것이다.
루벤과의 전쟁 중 많은 부분 담당하고 있던 길버트 프리즈마크의 루브르 가문은 레나르트에 살던 발레리아도 알고 있을 정도로 거부였다. 짐작해 보면 이 보석이 남아 있는 것은 우습게도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이 함락되면서 얼마나 다급했으면 자신의 전 재산과 목숨보다 중한 귀족 증명서를 적지에 두고 갔을까 싶기도 했다.
문득 떠오른 생각으로는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이 함락될 때 자칫 카르두스 루브르 우드도 루벤 군대의 격렬한 공격에 성을 잃어 버렸으니, 이런 재산이나 발레리아의 말을 빌리자면 목숨보다 소중한 귀족 증명서를 가지고 나오지 않으려 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자칫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보물을 갖고 있는 자신이 루벤 군대에게 사로잡히거나 죽게 되면 가문의 역사와 귀족 증명서 원본을 빼앗기게 되고 라스가 찾아낸 수많은 보석들이 루벤 군의 손에 들어가게 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나 이전의 영주들은 이것을 발견하지 못한 모양이로군.’
물론 카르두스 이후 조이 다비드 미켈이나 어네스트 라이드 프라하도 이 방을 영주의 숙소로 사용했다. 영주의 숙소로 사용하면서 그들이 보석과 귀족 증명서의 존재를 알았다면 분명 즐거이 재물을 회수했을 것인데 비밀 장소는 온전히 구석에서 웃음 짓고 있었다.
아마도 카르두스 루브르 우드는 다시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금고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 자신의 보물을 놓아두는 더 안전하다고 여겼을지 모른다.
등잔 아래가 어둡다는 옛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는 다는 생각을 하며 라스는 어째서 영주관 구석에 보석과 이런 중요한 서류가 숨겨져 있었는지 무한한 상상의 나래와 가능성을 펼쳐 보이다가 자신이 이렇게 보석들을 손에 넣게 된 것을 감사했다.
“좋아! 이것이 내 손에 있으면······.”
라스는 스스로 자신의 앞에 놓인 보석들을 바라보며 남모를 굳은 결심을 했다. 하지만 지금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을 책임지고 있는 이상 이곳을 끝까지 지켜내야 자신이 이 보석들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다시 한 번 강한 전투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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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확보…쿨럭~
으음…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89…
●‘메리마을’님…^_^; 라스 녀석…슬슬 머리가 돌아가서 자칫 자신이 패전의 책임을 질 수 있었던 일을 남에게 뒤집어 씌우는 일도 하게 되었답니다…더욱이 이번은 엄청난 보석까지 손에 넣었죠…^0^;; 라스 넘 화팅!!
●‘Hyperion’님…어네스트 라이드 프라하가 공작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코 컨퓨즈 성이 그 만큼 큼직한 성이며 아울러 계속된 루벤과 베르트와의 전쟁에서 대부분의 후방 보급을 혼자 담당했거든요…^0^; 에헤헷…
●‘여송’님…에궁…라스 녀석 이것으로 억지가 좀 심하지만 라스 녀석 성을 하나 차지했답니다…그렇지만…라스 녀석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을 차지하면 바로 적 앞에 있는 것이니…이런 곳에 있다가는 평생 쌈질 만 할 것이랍니다…고향도 가보지 못하구요…라스 녀석은 이곳에서 공을 세워 보다 한적(?)하면서도 세력 키우기 좋은 곳으로 가야 합니다…
●‘블래스터’님…어제 한화와 삼성…보면서 많이 즐거웠답니다…^_^; 친구 넘이 찾아왔는데 그 넘이 야구 광팬이거든요….@3@; 1회전부터 한화 이기라고 고함을 질러대는데…~3~; 그나저나 조심해서 타시면 스쿠터는 별 문제 없답니다…물론 헬멧을 필수구요…종종 운전하다 보면 2차선 한 가운데를 달리거나 그렇지 않으면 1차선과 2차선을 스쿠터로 넘나드는 사람들이 많거든요…무서워요…ㅠ0ㅠ;
●‘i우천i’님…라스 녀석이…보통 놈이 아니라는 사실이 여기에서 드러난답니다…뭐…이제는 자신을 위해 남도 죽일 줄 알고 저 작가넘의 농간에 의해 비자금이 확실히 확보되는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죠…^_^;
●‘21C카타르시스’님…만약에 라스가 여기에서 어물 거렸다면 쥔공도 아닐 뿐더러…자칫 패전의 책임을 라스가 몽땅 뒤집어쓰고 개털 되었을 가능성이 높답니다…베르트와 내통해 제대로 싸우지 않아 졌다는 식의 오명을 뒤집어쓰면…쥔공 체면이 말이 아니죠…차라리 라스가 다 죽이고 라스를 죽이려는 놈들을 나쁜 놈 만드는 것이 더 수월해서 그렇게 했답니다…글쿠…라스도 좀 잔인해 져야…쥔공으로서 성공하죠…ㅠ0ㅠ;
●‘天風檢神’님…처음에는 아예 마나 같은 것들도 나오지 않고 엘프와 드워프 같은 것들도 나오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당연히 오크와 고블린도 나오지 않을 것이겠지요…그렇지만 판타지의 기본 틀은 벗어나지 않으려 했답니다…아! 말씀대로 오러 같은 것은 나오지 않습니다…오러가 나오면…저 작가넘 스스로의 모순에 빠져 버리니 말이죠…ㅠ0ㅠ;
●‘아즈아즈’님…라스 녀석…이제는 여우가 아닌 사나운 늑대가 되었답니다…기다릴 줄 알고 남을 격동시켜 자신의 목숨을 구하는 수준이 되어 버렸죠…~0~; 어쨌든 간에 라스…대단합니다…저 작가넘의 절대적인 비호가 계속해서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_^;
●‘테르미도르’님…@3@; 오늘 결혼식이시군요…^0^)乃 우하하하하하…축하드립니다…그리고 염장이라니요…이렇게 축하드릴 날에 무슨…~3~)y-~~ 후욱…네? 말투와 표정이 정 반대라구요? 그…그런 말씀 마시구요…~0~; 어쨌든 간에 결혼 축하드립니다…테르미도르님…만쉐이! 만쉐이!! 만쉐이!!! 만만쉐이!!!! 언제나 테르미도르 님의 앞길에 축복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어쩔시구’님…^_^; 엣헷…라스 녀석이 지금 결코 불리한 상황이 아니랍니다…라스는 조이 다비드 미켈이 구축해 놓은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 안쪽에 틀어박혀 보급품을 온존하고 있는 상황이고 아울러 발레리아와 스펜서가 무장으로 있고 암할로브가 머리를 쓰며 아무것도 아닌 병졸에서 일약 기사가 된 시아드 시날이 병사들을 통솔하는데 뭐가 걱정이겠습니까? 오히려 평지에 눌러 앉은 베르트 군대가 용병들을 대량으로 고용하고 있으니…매일 같이 전비만 쌓여갈 텐데 말이죠…
●‘양치우’님…@_@; 쿨럭…쿨럭…쿨럭….저 작가넘의 글을 살펴보니 계속해서 체스키를 체키스로 적어 놓았답니다…차라리 체스키를 체키스로 개명시켜 버리겠습니다…ㅠ0ㅠ; 저 작가넘은 왜 이렇게 사는지…~3~)y-~~ 후욱…양치우님께서 지적해 주시지 않았다면…아예 모르고 넘어갈 뻔 했답니다…ㅠ0ㅠ;
●‘EastRedwood’님…^_^; 반갑습니다…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으허허허…그나저나 제대가 언제쯤이신지요? 저 작가넘은…너무 글이 부족해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글쿠…전투 장면이 길게 이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답니다…크라우프 때에는 전체를 다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고 이번은 빠르게(나름대로 느리다고 여기시는 분들도 계시지만)…최대한 쥔공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방식을 택했거든요…글쿠…금쪽같은 휴가에 저를 찾아 주시니 너무 고맙네요…ㅠ0ㅠ; 감사드리구요…EastRedwood님.,..화팅!!
에헷헷…
(4차수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