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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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도대체 소제목은 왜 있어서 이렇게 고민하게 만드는지…~3~)y-~~
라스는 암할로브가 돌아오자 무척이나 기뻐했고 더욱이 계획했던 일이 아주 잘 진행되었음을 보고 받게 되니 안도했다. 암할로브가 계획한 대로 일이 진행된다면 자신이 필립 쉘 성의 베르트군을 완전히 물리치게 된다.
“잘 되었다니 다행이군.”
이제 자신의 손으로 반년 정도 끌게 된 전쟁을 종결시킬 수 있음을 깨달았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편치 않았다. 큰일을 해 준 암할로브에게 금화 30개로 상을 내린 라스는 좋은 말로 다시 한 번 격려해 준 후 암할로브에게 돌아가 쉬게 했다.
암할로브가 돌아간 후 라스는 승리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지 몰라도 몇 군데 찢어지기는 했지만 대장간에서 수리한 국왕이 내린 아주 좋은 사슬 갑옷 위에 새로 구해온 미늘 갑옷을 입고 밖으로 나와 서성였다.
기분 탓인지 몰라도 곁에서 두고 부리는 잡병들에게 마구간에 보관되어 있는 전투마를 끌어와 말을 타고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의 남서쪽 성벽에 올라갔다. 성벽 위에 오른 라스는 성벽 위에서 경계에 서고 있는 병사들을 좋은 말로 다독여 주었다.
병사들을 다독여 준 라스는 묵묵히 성벽에 기대 베르트군 진영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잠시 기분이 우울해져서 한숨을 내쉬고 있으려니 어디에서 나타난 것인지 발레리아가 라스의 곁으로 슬며시 다가와 말을 걸었다.
“무슨 한숨 소리가 그렇게 커요?”
슬쩍 고개를 돌려 보니 발레리아는 라스 옆에 서서 말없이 아직 수습되지 못한 시신들이 널려 있는 평지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바람을 타고 흘러들어오는 온갖 시체들이 썩어가면서 풍겨오는 지독한 냄새 때문에 가볍게 인상을 썼다.
라스도 머리가 아플 정도로 지독한 냄새가 풍겨오자 씁쓸히 웃고만 있으니 발레리아는 나직이 한숨을 더했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광경 탓인지 어딘지 모르게 처량하게만 들리던 한숨 소리와는 달리 갑자기 다소 차분한 목소리로 라스를 축하해 주었다.
“이번 전쟁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것 축하해요. 만약에 이번 일이 잘 되면 백작 쯤 작위도 내려 달라고 하고 이곳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을 국왕에게 영지로 달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공적을 세웠는데요. 어딘지 모르게 기뻐 보이지 않네요?”
칭찬으로 시작한 발레리아의 말은 라스가 별다른 대꾸가 없자 순간 비꼬는 투로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살짝 기분이 나빠졌다. 문득 라스는 그것이 자신의 기분이 처음부터 발레리아를 삐뚤어지게 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갑자기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되니 어딘지 모르게 발레리아의 행동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고 기분 나쁘게 보였던 것 또한 자신과는 너무나도 다른 존재로만 보였던 발레리아에 대한 자괴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제까지의 라스는 남들에게 자신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것들을 쉽게 털어놓은 일이 없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옆에 있는 발레리아에게는 지금 모든 것을 다 드러내 보이고 싶었다.
“······그까짓 공적이나 영토, 그리고 재물 같은 것은 큰 목적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에요.”
조금 전에 발레리아가 건넨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고 꺼낸 말이지만 스스로도 혼란스러웠다. 자신 보다 더욱 강하고 어른 같은 여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는 남자들의 숨겨진 본성 때문일지는 모른다.
아니 지금 옆에 있는 발레리아를 이제는 마음속 깊이 믿고 있는 다는 사실을 스스로도 잘 알게 된 탓인지 몰라도 라스는 듣는 사람이 악의를 품게 된다면 자칫 자신의 목숨까지 위협이 될 만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미 루벤은 그 존재 의의를 잃어버리고 있어요. 귀족들은 제 배만 채우려 하고 평민들도 그런 귀족들의 작태를 그냥 보고만 있죠. 그냥 마구잡이로 서로 증오하며 죽고 죽이고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들이 계속 죽어나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사람들은 아무도 그것에 신경 쓰지 않고 전쟁 때문에 그냥 서로를 죽이려고만 하고 있어요. 따지고 보면 이 전쟁 또한 루벤을 위해서나 백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왕이나 귀족을 위해서 치르는 전쟁일 뿐이죠. 이런 쓸모없는 전쟁에서 내가 겨우 그런 것으로 평가 받아야 할까요? 베르트를 물리친 공적을 세운 남작으로요?”
어이없다는 듯 라스가 고개를 좌우로 저으니 발레리아는 약간 화가 난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것 때문인지 의외의 말이 나와 놀란 것인지 구분이 가지는 않았지만,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언뜻 듣기에 화가 난 것처럼 들리기는 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비웃음 비슷한 코웃음이 더해지는 것으로 보아 라스의 대답이 발레리아가 듣기에 너무 어이가 없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았다. 곧 발레리아는 라스의 짐작을 사실로 증명해 주었다.
“흐흥~ 유명한 레나르트 북쪽의 마녀를 죽이고, 레나르트 북쪽 최강이라던 디노 맥시밀리엄 성의 브랜트 코날드를 쓰러뜨리고, 그의 아비인 레이븐 코날드를 활로 쏘아 죽이고, 마리우스 성에서 적과 맞서 용감히 싸웠죠. 이후에 죠셉 레이야드 3세에게 반기를 들어 왕을 바꾸었고요. 그리고는 다시 루벤으로 돌아와 베르트와의 전쟁에 참가했어요. 올해 사이먼의 목을 자르고, 베르트 최강 기사 중 하나인 막시밀리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으며 연이어 타라스, 올리버도 밑에 쓰러뜨렸어요. 게다가 이곳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을 함락 직전의 위기에서 구원했는데요. 이런 것 모두 네겐 의미가 없단 말이에요?”
무엇 때문인지 말을 끝마친 발레리아는 약간은 한심스럽다는 표정으로 라스를 바라보고 있다. 발레리아와 눈이 마주치자 라스는 쓴웃음을 잠깐 머금었다가 표정을 고친 후, 대뜸 자신의 고향 카비 마을의 사제님께서 하셨던 말을 그대로 들려주었다.
“·······인간은 반드시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 좋아요. 희망을 버리는 순간 나 자신의 삶도 포기해 버리는 것이니 말이죠. 희망을 버리는 것만큼 끔찍한 것도 없어요.”
라스가 희망을 품고 있다는 말을 꺼내자 듣고 있던 발레리아는 갑자기 표정이 굳어졌다.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갑자기 자신이 말실수를 하게 된 것인지 몰라 라스의 마음도 굳어졌다. 걱정과는 달리 다행히도 발레리아는 이내 몇 번 고개를 끄덕인 후 라스의 어깨를 두드려 주며 다정하게 위로해 주었다.
“······당신과 나는 여느 어리석은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 작가들이 마구잡이로 써대는 소설 속에서나 존재하는 그런 고상한 주인공은 아니에요. 너무 그렇게 자신을 자책하지 말아요. 나도 라스도 인간인 이상 지금 라스가 말한 그 희망이라는 것을 버려서는 안 되잖아요.”
물론 지금은 전쟁터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로의 등을 내맡길 수 있는 전우로서의 격려였지만 어딘지 모르게 늘 멀게만 느껴졌던 발레리아가 지금의 자신을 이해해 주는 것 같아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을 축복으로 살아가든 고통으로 살아가든 그 모든 것이 다 인간들에 의해 빚어진 일입니다. 그러고 보니 존명도 모르고 늘 사제님이라고 불렀던, 제가 자라온 고향 마을 사제님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셨죠.”
제대로인지는 몰라도 지금 자신의 마음을 담아 한껏 드러내 보이려 하니 이상하게 심장은 마구 뛰어 오르기만 했다. 라스의 옆에 선 발레리아는 온유하게 웃으며 대뜸 약간은 한숨인지 그렇지 않으면 고마움인지 모를 웃음을 보였다. 곧 발레리아는 자신의 단어를 찾아내고 그것으로 지금을 그려 냈다.
“그렇다면 스스로 세상을 축복으로 만들기 위한 거죠. 그럼 무엇을 두려워하는 거에요? 어찌 보면 라스 당신과 나는 너무 많이 닮아 있어요. 서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위해 싸우고 있고 그것을 지키고 싶어 하죠. 그렇지만 지금 그 힘을 가지지 못해 너무 안타까워 하니 말이죠.”
라스의 마음을 가슴으로 받아들인 발레리아는 갑자기 라스 쪽으로 완전히 돌아서더니 이내 오른팔을 뻗어 옆에 서 있는 쓸쓸한 마음의 왼쪽 뺨을 어루만졌다. 따뜻했다. 라스의 키가 엄청 커서 여느 여자는 선체로 라스의 얼굴을 만질 수 없다.
그렇지만 발레리아는 여느 여자와는 달리 키가 꽤 컸기 때문에 팔만 뻗으면 어렵지 손을 얹을 수 있다. 갑자기 여느 귀족의 영애들과는 다른 굳은살이 잔뜩 박여 있는 발레리아의 손길이 느껴졌다.
발레리아의 손길에서 라스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자신의 앞에 있는 검은 머리카락에 검은 눈동자를 지닌 아름다운 모습에 정신이 아득해 졌다. 그냥 서로 그윽하게 바라보고만 있을 뿐 더 이상 아무 일도 없었다.
한참을 서로를 바라보고 있기만 하니 발레리아는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어 보기 위해서인지 갑자기 라스의 얼굴에서 손을 떼었다. 이내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 주변에 가득 쌓인 시체가 썩어가는 모습이 좋지 못하다며 여름이 계속되면 전염병이 돌 것이 분명하다고 걱정했다.
“흐음·····흠. 어쨌거나 별로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닌 것 같네요. 저것들 말이죠. 저렇게 쌓여 있는 시체들이 썩으면 썩은 물이 생겨나는데 그 물이 어디로 가지 못하면 그대로 땅에 스며들게 되죠. 이런 식으로 썩은 물은 그대로 깨끗한 지하수를 오염시키게 되는 거죠.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땅위에 흐르는 물도 더러워지고 병도 생기게 되죠. 병이 번지기 전에 얼른 이곳을 떠나고 싶어요.”
발레리아가 이곳을 떠나고 싶어 하는 마음을 한 가득 드러내니 라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같은 마음이라며 반드시 이 근처가 모두 썩어 버리기 전 귀국하겠다면서 알 수 없는 자신감과 의무감에 사로잡혔다.
지금 계절이 여름이다. 아마도 계절이 여름이기 때문이겠지만 분명 너무 많은 사람들이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 주변에서 억울하게 죽은 탓에 억울한 원혼들의 안타까움이 하늘을 울린 것 때문일 수도 있다.
확실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 주변으로는 3일 동안 거의 쉴 새 없이 지독한 폭우가 정신없이 쏟아졌다. 얼마나 폭우가 심하냐고 한다면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 내에서도 폭우로 홍수가 나서 물이 허벅지까지 빠질 정도였다.
미친 듯이 비가 쏟아지고 성내에 물이 차게 되자 라스는 병사와 기술자들을 풀어 흙을 자루에 담아 물길을 돌리는 벽을 쌓았다. 그래도 물이 빠지지 않아 기술자들에게 그 이유를 조사하라 명령했다.
기술자들은 배수구가 막힌 탓이라고 설명했고 라스는 군대의 지휘를 발레리아에게 맡기고 자신은 직접 삽을 가지고 나가 잡병들과 더불어 성 밖으로 물을 빼내는 나가는 배수구속으로 들어갔다.
배수구는 온갖 쓰레기와 오물들이 뒤섞여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들어가기를 꺼려하는 곳이었지만 라스는 전혀 개의치 않고 솔선해서 뛰어 들어 삽으로 배수구를 팠다.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의 군 총 사령관이며 더욱이 남작인 라스가 몸을 아끼지 않고 배수구를 파내니 작업에 동원된 잡병들도 기꺼이 배수구를 다시 파는데 열을 올려 성내에 물이 가득 차는 것을 겨우 막았다.
다행히 영원히 내릴 것만 같았던 비가 그치고 이틀 정도 지나니 라스와 잡병들이 힘을 합쳐 파낸 배수구를 통해 성내를 가득 채우고 있던 썩은 물도 의외로 쉽고 빠르게 줄어들었다. 라스는 성이 안정되자 그 동안 발레리아에게 맡겨 두었던 수비 병력의 지휘권을 되돌려 받았다.
마음이 진정되고 조금 쉬게 되자 라스는 다시 성벽 위로 올라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의 남서쪽에 주둔하고 있는 베르트 군의 진영을 멀리서 바라보았다.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만 폭우가 쏟아진 것이 아니니 그들도 똑같이 비를 맞았을 것이고 폭우가 쏟아지고 물이 빠지는 5일 동안 엄청난 물난리를 겪었을 것이다.
생각 같아서는 저들이 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지금 군대를 몰아 베르트군을 공격해 모조리 짓밟아 버리고 싶었다. 라스의 마음과는 달리 성 주변은 온통 흙물로 가득 찬 호수가 되어 군대가 이동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고, 잠정적으로 베르트 군과 휴전 협정이 체결되어 있으니 당장은 참았다.
성내에 있는 대부분의 우물에 빗물과 함께 썩은 물이 들어가 더러워 졌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제법 높은 곳에 위치한 영주관에 안쪽에 있는 우물 몇 개는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몰라도 매우 깨끗한 물이 솟아 나왔다.
“썩지 않은 우물이 몇 개 남아 있어서 다행이야.”
영주관에 남아 있는 깨끗한 우물의 물을 떠서 몸을 씻고 실컷 물을 마셔 본 라스는 기뻐하면서 얼른 성내의 병사들과 주민들에게 영주관의 물을 길어 깨끗한 물을 공급해 줄 것을 지시했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의 확보가 가능하게 되자 라스는 서둘러 성내의 주요 시설들을 돌아보았다. 고맙게도 폭우 기간 동안 성에 비축해 두고 있는 식량과 군기 말먹이 풀 같은 것들도 대부분 창고에서 비를 피해 크게 손해를 입지 않았다.
손실된 부분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부족한 것들은 다시 성내에 남아 있는 가축들을 통해 보충하면 될 것이니 문제될 것은 없었다. 다만 폭우로 성벽의 여러 곳이 다소 약해진 것이 문제이기는 해도 그 정도는 성벽을 급히 수리하면 충분히 인내할 수 있는 일이니 라스는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3일 간의 폭우가 그치고 난 이후 해가 강렬하게 내리쬐었음에도 불구하고 물이 빠지고 땅이 마르기를 기다릴 때에는 10일 정도가 더 필요했다. 어느 정도 땅이 마르게 되자 암할로브는 라스의 허락을 받고 20명 정도의 병사와 더불어 6개의 빈 보물 상자를 가지고 휴전 협정 문제 때문에 베르트군 진영을 찾았다.
베르트군의 진영에 도착한 암할로브는 단번에 베르트 진영에서 전염병이 돌고 있음을 눈치 챘다. 그것도 그럴 것이 3일 동안 폭우가 쏟아 졌을 때 평지에 주둔하고 있던 베르트군은 허리까지 물이 차는 바람에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하고 눕지도 못했다.
잠자리와 폭우는 그렇다 쳐도 마실 물이 부족해 많은 사람들이 빗물을 모아 마셨다. 비가 한창 내릴 때는 상관없지만 비가 그친 후 주변이 온통 물로 가득 차 있음에도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이 부족했다.
비가 그친 후 계속된 폭염과 갈증을 견디다 못한 사람들은 바닥에 널려 있는 썩은 물을 그대로 마셨다. 더러운 물을 마신 탓에 베르트 병사들의 많은 수는 거의 대부분이 온몸에 힘이 빠져 움직이기 힘들고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되고 구토를 하고 심한 설사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
급속히 전염병이 돌게 되니 병사들, 특히 돈을 위해 이 전쟁에 참가한 용병들은 별다른 전리품과 보너스도 챙길 수 없는 가망 없는 이 전쟁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듯 했으며, 돌아가게 되어도 제대로 약속된 급료조차 받지 못하게 될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었다.
바로 이런 때 용병들은 자신들이 아픈 것이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에서 보내온 술과 고기 때문이라는 은근한 소문에 귀를 기울였다. 루벤의 휴전 협정이 시작 되었을 때 루벤은 어네스트와 에밀의 목을 받아가고 그 대가로 술과 고기를 2대의 마차에 실어와 총사령관인 발스토리아에게 바쳤다.
“이거 혹시 지난번에 먹은 그것 때문이 아닐까?”
발스토리아는 그 고기와 술이 적에게서 보내온 것이라 의심스럽다면서 하나도 먹지 않고 자신의 병사들에게도 고기와 술을 나누지 않았다. 그렇게 루벤이 보내온 술과 고기가 의심스러우면 파묻어 버리면 될 것인데, 발스토리아는 선심 쓰는 척 모조리 용병들에게 보냈다.
“그러고 보니 그것을 먹기 전에는 이런 상황에 처해 고생을 했어도 우리들 모두 멀쩡했었잖아?”
물론 충분히 군 사령관으로서 병사들에게 술과 고기를 내려주는 일은 있을 수 있지만, 자신이나 자신의 부하들은 하나도 먹이지 않고 용병들에게만 의심스러운 술과 고기를 내렸다는 사실은 용병들을 몹시 화나고 불안하게 했다.
“이러다가 쓸데 없이 죽게 되고 급료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겠군. 이미 두 번이나 중간 정산에서 금전을 탈취 당했다며 급료를 제대로 지불해 주지 않았잖아!”
이것은 발스토리아가 급료를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으로 증폭되어 갔다. 게다가 심지어는 지금 아픈 것까지 그때 발스토리아가 용병들에게 보내 준 술과 고기에 무엇인가 술수를 부렸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으로까지 발전했다.
“그러고 보니 루벤에서 사자로 온 자가 이것을 먹어 보였는데 그자는 멀쩡했다더군.”
이런 말까지 돌자 루벤에서 발스토리아에게 보내온 마차 2대 분량의 술과 고기는 처음에는 정상적인 것이었는데, 이제 전쟁이 끝이 나고 얻은 것 없이 빈털터리가 된 발스토리아가 용병들에게 줄 급료를 아끼기 위해 일부러 역병이 나도록 술과 고기에 술수를 부렸다고 하는 매우 근거 있어 보이는 하나의 가설이 어느새 유력한 사실로 자리 잡았다.
더욱이 폭우로 보급이 끊어지고 진영에 비축해 두었던 식량이 물에 젖고 썩어가게 되어 못쓰고 못 먹게 되니, 진흙탕 속에서 썩은 시체 더미와 더불어 승산 없는 싸움에 매달리려 하는 발스토리아에 대한 사람들의 불만은 자연스럽게 커져만 갔다.
용병들의 불만을 극대화 시키게 된 일은 얼마 전 썩은 물 때문에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자 발스토리아는 자신의 사람들에게는 비축되어 있는 포도주를 무상으로 나누어 주었다. 제 사람들은 무상으로 포도주를 나누어 주었지만 용병들은 그렇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두 번이나 급료 지불을 미뤄 손에 무기만 있고 대부분이 빈털터리인 용병들에게는 자비로 포도주를 구입하게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포도주의 제공을 꺼려 용병들 모두 발스토리아가 전비 부담을 줄이려고 용병들을 배신했다며 이를 갈았다.
암할로브는 어렵지 않게 베르트군 진영에서 역병이 도는 것을 알아 차렸지만 내색해 보이지 않았다. 애써 루벤의 사자가 찾아오자 굳세어 보이려는 베르트 병사들 사이를 지나쳐 발스토리아를 비롯한 여러 기사와 문관들이 있는 곳으로 들어섰다.
서로 만나는 예를 다하자마자 암할로브는 함께 데리고 온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려 라스의 요구 사항중 하나인 라스가 베르트 군의 철수를 묵인해 주는 대가로 국왕에게 바칠 6상자 분량의 보물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뜸 비어 있는 보물 상자 6개를 내밀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오!”
암할로브가 아예 대놓고 6상자 분량의 보물은 요구하자 발스토리아는 몹시 화를 냈다. 화를 내기는 했지만 발스토리아 또한 병사들이 병에 걸린 것은 물론, 말 먹이풀이 물에 젖어 썩어가고 곡식도 썩어가서 전투마도 제대로 먹이를 먹지 못해 병에 걸리거나 굶주려 죽어가고 있어 전쟁을 계속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때 저들이 공격이라도 해 온다면 크게 낭패를 볼 것이옵니다.”
쓸데없이 고집을 부려봐야 결국 이곳에서 모두 역병에 걸려 죽거나, 혹여 이 사실을 알아차린 라스가 공격을 감행해온다면 버티지 못하고 전멸하게 될 것이라고 하며 카르두스 루브르 우드가 얼른 라스가 원하는 금전을 내어 주고 휴전을 맺도록 강력히 권했다.
가르반은 묵묵히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었지만 카르두스는 계속해서 발스토리아에게 휴전 협정을 맺을 것을 거듭 종용했다. 결국 발스토리아는 암할로브의 요구대로 진영에 보관 중에 있던 금화와 은화를 비롯한 보물을 끌어 모아 라스가 보내온 보물 6상자를 갖추어 보내기로 결정했다.
“······좋소. 리즈번 남작에게 확실한 대답을 듣고 결정하리다.”
발스토리아는 어렵게 6상자의 보물을 보내기로 하고 라스의 확실한 의향을 물어보기 위해 문관 한 사람을 기사 두 사람의 호위를 붙여 암할로브와 더불어 다시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으로 들여보내 라스의 확답을 받아오도록 지시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보물만 내어 주신다면 제가 저의 명예를 걸고 저의 주인을 반드시 설득하겠습니다. 아니 보물 6상자만 있으면 저의 주인도 국왕 전하께 변명이 생기니 이 어렵고 곤란한 싸움에서 벗어남을 깊이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암할로브는 머리 숙여 발스토리아의 배려에 깊이 감사하며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발스토리아가 좋아할 만한 말만 골라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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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비가 내리면 집밖에 잇으면 괴롭죠…
이르면 오늘 밤부터 비가 온다는데…깡맥주나 한 병 까야겠군요…^_^;;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94…
잇힛…
●‘DarkTracer’님…@3@;…저 작가넘이야 그냥 시간 날 때 수정해서 올리기 때문에 약간 올리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는답니다…처음에 격일 연재를 시작했을 때는 매일 저녁 때 올리기는 했지만…이제는 매일 연재를 하기로 했으니…하는 수 없지요…ㅠ0ㅠ; 그래도 매일 매일 글을 쓰고 연재하는 재미가 좋답니다…^_=;
●‘underworld’님…용병대에 무슨 수작이라…뭐…반란 일으키라는 암계를 부린 것이지요…대단찮은 일이지만 암할로브 녀석…상당히 계략에 능숙한 정욱 같은 존재랍니다…라스에게는 아주 필요한 녀석이지요…^_^;
●‘i우천i’님…잇힛…그나저나 주말에 꽤 춥다고 하네요…저 작가넘은 추운 것이 딱 질색이거든요….~_^; 그런데 아뒤쥔장님은 요즘에도 얇은 트레이닝복 상의만 걸치고 지낸답니다…쿨럭…쿨럭…
●‘치희’님…뭐….그렇지요…요즘이나 옛날이나 돈이만 안되는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특히 이 시대 돈이면 무엇이든 해 볼 수 있는 시대니…당연히 라스 녀석 재물을 아까워하지 않는 만큼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_^;
●‘곰굼돌빵’님…에궁…너무 부족한 계략 장면들이라…저 작가넘 얼굴을 싸쥐고 있는데…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ㅠ0ㅠ; 저 작가넘 더욱 열심히 부지런히 글을 써서..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_^;
●‘환두대도’님…쿨럭…쿨럭…감사합니다…ㅠ0ㅠ; 명작이라니요…저 작가넘은 부족한 글로 독자분들을 찾아뵈어야 하니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ㅠ0ㅠ; 더욱 분발해서 환두대도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화팅!!
●‘굴다리밑으로’님…저 작가넘은 그냥 주말 알바를 하면서 세상과는 좀 단절된 삶을 살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답니다…^_^; 11월 11일…쿨럭…쿨럭…이런 날은 어디 할인 매장 같은 데도 다녀오지 말아야 합니다…~_^; 온통 빼빼로 천지…~0~;;
●‘메리마을’님…라스 녀석이 대승을 거두는 것은 당연합니다…지금 상황에서 라스가 패배를 한다면 성공을 향한 지름길(?)에서 한창 어긋나는 일이며 라스 주변에 몰려 있는 사람들의 능력으로 패배는 불가능한 것이죠…^_^; 무엇보다 저 작가넘의 가호가 함께하는 라스의 앞에는 승리가 있답니다.
●‘블래스터’님…핫핫…출판이라…좋기는 하지만…저 작가넘은 그다지 생각이 없답니다…입질이 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독자분들께서 즐거워하시는 것만 보면서 취미 생활로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이 좋을 따름이랍니다…^_^;
●‘스킬팝’님…(뜬금없이)(슥슥)(부비부비) 으헤헤헤헤…^ㅠ^; 어쨌든 간에 라스 녀석…처음에는 동전 몇 개에 벌벌 떨며 지냈는데 이제는 금화나 은화가 아니면 돈 취급을 하지 않는 녀석이 되어 버렸네요…~3~)y-~~ 후욱…가만히 보면 금화만 챙기려 하고 동전이나 은화는 나눠 주려고만 하니 말이죠…^_^;
●‘알리’님…뭐…상대의 내분을 이용하는 것이죠…라스 녀석도 대단하기는 하지만 짧은 기간 라스 주변으로 몰려든 인재도 보통 사람들은 아니랍니다…^_^; 특히 암할로브와 발레리아 그리고 스펜서 같은 사람들은…엄청난 인재들이지요…^_^;
●‘soulschaos’님…소름이라니요…그냥 암할로브가 밥 값한다고 정도만 알아주시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_^; 일단 암할로브 녀석…상당히 모략 쪽에 능숙한 인물로 결정적일 때마다 라스가 이득을 얻도록 열심히 돕고 있으니까요…^0^;;
흐음…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디비 자야죠 뭐…-ㅅ-;;;
(4차수정함-양치우님 말씀을 듣고 나이젤을 라스로 수정함-우유동자님 쪽지를 보고 뒤늦게 수정함…ㅠ0ㅠ;-쪽지 받고 또 수정함…Y_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