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306
0306 / 0923 ———————————————-
…바꿔야 한다고요? 뭘요?? 긁적…~ㅁ~;
당장 앞으로 치고 들어가 나이젤을 베어 죽여 버리고 싶은 지금의 끓어오르는 분노를 겨우 억누른 마슬란은 몇 번이고 진정한 후 지금 당장 조건에 맞는 금액을 제시한다면 몸값을 내놓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자신에게는 두 가지 선택의 기회가 있다. 그 중 하나는 협상을 통해 구드룬 고프리를 구해내는 것이고 두 번째는 협상을 거부하고 공격하는 것이다. 애석하게도 선택의 여지는 없다. 마슬란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도록 애쓰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얼마를 원하오?”
다행히 쉽게 마슬란의 굳은 표정으로 금액을 제시하도록 요구해오자 나이젤은 무척이나 기뻤다. 그렇지만 기쁜 마음을 드러내 놓고 표현할 수 없다. 대신 헛기침을 한 번으로 마음을 진정시킨 후 자신의 조건을 내걸었다.
나이젤의 요구 조건은 다름 아닌 금화 30상자다. 즉 금화 30만개를 몸값으로 지불한다면 구드룬 고프리는 물론 제 3왕자의 가족들과 더불어 미처 도망치지 못하고 페트리노 성에서 인질이 되어 있는 귀족들까지 모두 돌려 보내주겠다는 호의를 보였다.
“금화 30상자라······. 역시 루벤 사람이라서 그런지 나이젤 경은 대범하시구려.”
마슬란이 경멸이 담긴 목소리로 자신을 바라보자 슬그머니 지금의 자신이 비루하게 느껴졌다. 스스로 부끄러웠지만 애써 마음을 숨긴 후 태연함을 가장하며 마슬란이 얻게 되는 이익을 풀어 놓았다.
이것은 적에게 이동될 수 있어 좋지 못한 행동이지만 지금의 나이젤이 일부러 마슬란의 이익을 털어 놓은 것은 다분히 자신이 협상 기술이 부족함을 보여 상대의 방심을 유도하고 자신의 진실성을 믿게 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그렇게 비난하셔도 솔직히 할 말은 없습니다. 단지 이것은 생각해 보셨습니까? 구드룬 고프리 왕자님을 왕세자 전하께서 구하신다면 동생, 아니 왕자를 버리지 않았다는 명성을 얻을 수 있고, 더불어 다른 귀족들의 몸값을 내어 그들을 구해 줌으로서 왕세자 전하의 인자함을 널리 떨쳐 보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대신 30상자의 금화를 얻는 것이 되겠지요.”
나이젤은 애써 자신의 어리석음과 솔직함을 가장했다. 어차피 비루해 진 이상 더 무너져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자 거듭 마슬란 앞에서 탐욕스럽게 금화를 바라는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지금 나이젤이 인질을 일괄적으로 풀어주려는 것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포기한 것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인질을 잡고 있으면 적의 공격을 늦추거나 여차 할 경우 퇴각을 위한 담보로서 활용할 수도 있다.
불행히도 베르트는 인질을 석방한다고 해도 공격을 감행할 것이다. 우습게도 일이 이렇게 되면 인질과 함께 불안 요소인 페트리노 성의 베르트 귀족들까지 모두 추방해 버림으로서 혹시 모를 성내의 불안 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
더욱이 귀족들이 그들이 포기한 저택 등을 접수해 군영으로 활용하면 민가를 빼앗지 않아도 되고 병사들의 사기를 드높일 수 있게 된다. 꼭 그렇지는 않더라도 인질 석방 협상을 통해 하다못해 며칠이라도 벌 수 있다.
이 사이 루드비히가 대군을 이끌고 니코 성을 함락시키고 군대를 재정비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목적에서 구드룬 고프리를 풀어 주는 위험을 감수한 나이젤로서는 마슬란 금화 30상자의 금화를 내놓겠다고 대답해 주기를 간절히 바랬다.
“뭐······. 그리 되면 이 몸은 귀찮은 존재들을 모두 보내 버릴 수 있습니다. 이미 각오하고 오신 것이겠지만 어차피 전하께서 인질 석방에 관한 협상을 거절하시더라도 전투는 계속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구드룬 고프리 왕자님과 그분의 가족들, 포로가 된 귀족들과 그 가족들의 목숨을 보장할 수 없게 됩니다. 거듭 말씀 드리자만 저야 몸값을 받아 돈을 벌어서 좋고, 왕세자 전하께서는 동생분과 동생분의 가족들을 구하시고 아울러 수많은 귀족들의 목숨까지 구하실 수 있으니 그 얼마나 좋은 일이겠습니까?”
이렇게 해서는 되지 않지만 마음이 급해진 탓에 오히려 나이젤이 매달리듯 금화 30상자를 내놓고 구드룬 고프리 이하 모든 귀찮은 인질들을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다. 한참 만에 나이젤이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을 때 마슬란은 잠자코 생각하고 있었다.
“······좋소. 내 금화 30상자를 3일 이내로 마련해 줄 테니 못난 동생과 그 가족들, 페트리노 성 내의 베르트 귀족들을 철수시켜 주시오.”
마슬란 같은 사람이 나이젤의 노림수를 알아차리지 못할 리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고맙게도 마슬란은 자신의 동생과 귀족들을 석방시킴으로서 얻게 되는 정치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 사실을 선택한 것 같다.
“허락하시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그럼 관례대로 준비 기간인 3일 동안은 양측이 서로 공격을 하지 않도록 휴전을 하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나이젤은 처음부터 자신이 원했던 3일 간의 휴전을 제의했다. 마슬란 또한 나이젤의 제안이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기 때문에 제안에 동의했다. 곧 서로의 대화를 끝내기 위해 왼손 손등을 보이도록 얼굴 높이까지 들어올렸다.
“지고신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마슬란이 먼저 인사를 하자 나이젤은 일부러 자신이 우직한 군인으로 한 번 한 약속은 끝까지 지킬 것이라는 신뢰감을 주기 위해 오른손에 끼고 있던 투구를 왼손으로 옮겨 잡고 오른손으로 군례를 올린 후, 회색 전투마를 돌려 아군의 진영으로 돌아갔다.
성안으로 돌아온 나이젤은 즉시 사람들을 불러 마슬란이 3일 간의 휴전과 함께 금화 30상자를 나이젤이 인질로 붙잡고 있는 베르트 귀족들의 몸값으로 지불할 것을 제안했고 자신이 조건에 동의했음을 알렸다.
“잘하셨습니다. 인질을 잡고 있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지금의 우리들에게 베르트 귀족들은 그저 귀찮은 존재들일 뿐입니다. 차라리 미리 계획했던 대로 백성들의 집을 빼앗는 대신 그들의 저택과 토지를 몰수해 군영을 세우고 사제들에게 나누어 주어 병원이라도 세우게 하는 것이 훨씬 이익입니다.”
레슈타트와 라비 두 사람 모두 나이젤이 이루어 낸 협상 내용에 큰 기대를 걸었다. 나이젤은 두 사람에게 페트리노 성 내에 남아 있는 귀족들의 추방을 감독하면서 특히 구드룬 고프리와 그의 가족에 대한 석방 준비를 맡아 줄 것을 부탁했다.
“중요한 일이니 특별히 두 분께서 신경 써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전체를 맡고 있어 한 가지에 모든 힘을 쏟아 부을 수 없습니다. 더욱이 거스는 본래 평민이라서 귀족들을 상대하기에는 다소 격이 떨어집니다. 허나 레슈타트 경과 라비 경이라고 한다면 충분히 3일 내로 일을 처리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맡겨 주십시오.”
나이젤이 두 사람에게 정중하게 부탁하니 레슈타트와 라비는 기꺼이 귀족들을 철수시키는 일을 해 주겠노라고 약속했다. 나이젤 앞을 물러 나온 두 사람은 곧 필요한 만큼의 무장병과 기병을 뽑아 곧 바로 성내의 귀족들을 철수시키는 작업에 들어갔다.
페트리노 성내에 남아 있던 베르트 귀족들의 추방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거스는 문득 나이젤을 찾아와 금화 300,000개면 페트리노 성의 주민들도 해방시킬 수 있을 정도의 몸 값인데 굳이 귀족들만 해방시켜 주기로 약속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털어 놓았다.
“저 같으면 주민들도 함께 추방해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우리 군대만으로 페트리노 성을 지키겠습니다.”
나름대로 한참을 스스로 고민한 듯 나이젤을 찾아온 거스는 어렵게 말을 꺼냈다. 듣고 있던 나이젤은 쓴웃음을 한 번 지은 후 침착한 목소리로 고민을 참다못해 자신을 찾아온 거스가 갖고 있는 의문을 차분히 풀어 주었다.
“그것은 간단하네. 페트리노 성의 주민들이 베르트 귀족들에게 버림받았다고 느끼게 하려는 것이지. 옛 선인들의 말에 이르기를, 돈을 탐하는 것은 가장 하찮은 사람이오, 땅을 원하는 사람은 중간 정도라고 했다네.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사람을 얻는 것인데, 좀 잔인하지만 백성들에게 베르트 귀족들이 자신들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굳게 믿도록 하고, 나아가 우리가 새로운 지배자로서 인식되게 하려는 것이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성내의 주민들에게 전쟁 중이지만 굉장히 잘해줄 생각이네. 그렇게 함으로서 점차 사람의 마음을 얻어 진심으로 페트리노 성을 지키는데 협력할 수 있게 만든다고 한다면 당장은 위기를 넘길 수 있어 좋을 것이고 나아가 돈을 얻고 땅 또한 얻을 수 있게 되네. 어쨌거나 기존의 권세를 갖고 있고 지배력을 갖고 있는 귀족들은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 쫓아내야 하겠지, 언젠가는 기·존·의·귀·족·들·은·모·두·말·이·야.”
불안한 와중에서 휴전을 약속한 3일이 지났다. 3일 전 서로 약속한 대로 나이젤은 마슬란이 보낸 커다란 짐마차에 담긴 금화 30상자를 기쁘게 받아들인 후 약속했던 대로 구드룬 고프리와 그의 가족들을 석방했다.
구드룬 고프리와 그의 가족들이 석방되자 곧 나이젤은 미리 끌고 나온 페트리노 성에 거주하고 있던 베르트 귀족들도 성 밖으로 내보냈다. 성에서 쫓겨나는 베르트 귀족들은 나이젤이 짐마차를 갖고 나가지 못하게 한 탓에 대부분이 말에 짐을 싣고 도보로 걸었다.
나이젤은 혹시 베르트 쪽에서 허튼 수작을 부린다면 즉시 기병대로 성을 나선 사람들을 짓밟아 버리기 위해 기병대를 대기 시켰지만, 다행히도 마슬란 메르다산은 혹여 귀족들이 성을 빠져 나올 때 그 뒤를 들이 친다는 식의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았다.
다행히 레나르트 쪽이 공격해 오는 것 없이 별 일 없이 하루가 지나자 나이젤은 즉시 귀족들을 내쫓아 버리고 사실상 방치된 저택을 일괄 접수했다. 접수한 저택은 곧 용도에 따라 재사용 되었다.
몇 군데는 군영으로 만들고 몇 개는 성안에 들어와 있는 지고신교 사제들에게 내려 주어 야전 병원을 세우게 하는 한편 성내로 가지고 들어온 상자들을 집무실로 가져왔다. 모두해서 30개의 상자에는 모두 금화가 가득 차 있었다.
“허어~ 정말로 자기들의 목숨을 구하는데 금화를 300,000개나 쓰다니. 목숨이 귀한 줄은 아는가 보네요.”
“하여간에 자기만 살겠다고 백성들을 다 버리다니 말이야~ 에이~ 나쁜 놈들~”
나이젤은 일부러 집무실에서부터 상자의 위를 열어 금화가 보이도록 상자를 개방해 성내의 금고에 가져가 보관하게 하면서 목소리가 큰 사람들을 불러 마슬란 메르다산이 귀족들의 몸값으로 금화 30만개를 지불했음을 널리 알렸다.
지금 이것은 눈에 보이는 수작이기는 했지만 나이젤은 페트리노 성의 주민들에게 확실히 마슬란 메르다산과 귀족들이 엄청난 몸값을 지불해 자신들만 살아났고 주민들을 버렸음을 깨닫게 만들기 위한 중요한 시도였다.
“어이, 들었어? 귀족들이 다 도망쳤다나 봐. 내가 몸값으로 온 금화를 루벤 놈들이 나르는 것을 똑똑히 보고 왔어.”
“뭐? 그럼 우린 어떻게 되는 거야? 이대로 루벤 놈들에게 다 죽는 것 아니야?”
“그러면 다행이게? 귀족들이 없다고 성이나 공격하지 않으면 다행이지.”
나이젤이 기대했던 효과는 의외로 쉽고 빠르게 나타났다. 나이젤이 의도적으로 금화를 옮기는 작업을 누구나 다 볼 수 있게 공개한 탓인지 페트리노 성 내의 주민들은 루벤 병사들의 눈을 피해 삼삼오오 모여 앞으로의 일에 대한 걱정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생각하신 대로 일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가? 이제 베르트 놈들, 아니 마슬란 왕세자가 어떻게 나오는지가 문제로군.”
백성들이 동요하고 있으며 그들이 나누는 대화의 내용이 이러저러 하다는 보고를 여러 번에 걸쳐 받게 되자 나이젤은 기뻤다. 이제 마슬란이 주민들의 안위 따위는 상관없이 성을 공격하기 시작한다면 곧 주민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 들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나이젤은 다음날 전투가 시작될 것임을 잘 알고 있기에 다시 한 번 거센 전투에 참가하게 되는 병사들을 위로해 준 후 푸짐하게 음식을 내려 병사들 모두를 배불리 먹였다. 나이젤은 모두 사기가 드높음을 확인하자 성벽 쪽으로 올려 보내 전투 준비를 서둘렀다.
병사들을 성벽 위로 올려 보낸 나이젤은 곧 성주관으로 돌아와 자신도 싸움에 나설 준비를 시작했다. 나이젤은 성내에서 모아 놓은 물자 중에 있는 완전 무장을 한 후 늑대 가죽 덧옷을 입었다.
가죽 덧옷을 입고 투구를 뒤집어 쓴 나이젤은 굳은 의지를 갖고 성주관을 빠져 나왔다. 곧 주요 장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병사들을 다독이면서 곧 이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전투에 대응했다.
마지막으로 성벽에 올라 베르트 군의 진영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면 지난 3일 동안 베르트 진영에는 여러 가지 공성병기들이 조립되고 있었고 이제는 완전히 성을 공격할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투석기를 비롯해 대형 석궁과 사다리차 같은 것들이 차례대로 세워져 있는 것을 보게 되니, 앞으로 베르트 군이 퍼부을 무시무시한 공격이 짐직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신들은 굳은 성벽에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성벽에 의지하고 있으니 수적으로 열세라고 해도 2만 전후로 추정되는 베르트 군대에 비해 크게 열세는 아니다. 옛 선인들의 말에 이르기를 방어하는 쪽은 공격하는 병력의 1/10만 되어도 죽고자 싸운다면 지키고자 하는 것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굳은 성벽도 있고 투석기도 갖추고 있으며, 아울러 적 보다는 부족하지만 충분한 병력과 시간만 끌게 되면 수많은 지원군이 내려온다는 확실한 보장도 있으니, 나이젤이 두려울 것은 하나도 없었다.
다만 이러한 루벤 군의 유리한 상황을 지금 눈앞에 있는 베르트 군 수뇌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그만큼 적들도 시간이 없으니 단숨에 전열을 정비해 성벽을 넘고자 맹렬하게 공격할 것이 확실하다. 슬며시 두려운 마음이 일어났다.
“좋아! 내일 새벽 일찍 적의 공격이 있을 것이다. 혹시 모르니 야간에 경계를 철저히 하고 투석기나 기타 부서지기 쉬운 장비들은 성벽에 붙여 적의 투석기 공격에 대비하게 하라.”
허나 지금은 물러설 곳이 없으니 싸워야 한다. 나이젤은 결심을 굳힌 후 해가 저물자 베르트 군이 투석기 공격을 감행했을 때 보유하고 있는 투석기가 쓸데없이 파손되어 못쓰게 되는 일을 막기 위해 투석기를 모두 성벽 아래로 이동시켰다.
이날 새벽 모두가 깊이 잠든 밤, 나름대로 조용했던 베르트 군 진영 쪽에서 갑자기 큼직한 횃불이 피어올랐다. 이 큼직한 횃불을 신호로 주변에서 수많은 비슷한 크기의 불덩이들이 연달이 피어올랐다. 곧이어 둔탁한 소리와 더불어 불덩이들은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기이이이이이잉!!-
“투석기 공격이다!!”
감시탑 위에 있던 누군가 날카롭게 외치는 고함 소리와 동시에 베르트 진영에 배치된 투석기에서 쏘아 올리진 불을 붙인 기름 항아리들이 페트리노 성의 성 안으로 굉음을 내며 미친 듯이 날아들었다.
-휭! 휭! 웅! 펑! 푸쾅! 파앙!!-
“모두 불을 꺼라!! 집에 붙은 불을 꺼라!! 더 번지지 않게 해!!!”
하늘에서 퍼붓는 신의 천둥 마냥, 악마의 비명을 지르며 날아드는 불을 붙인 기름 항아리들은 정신없이 페트리노 성 안쪽으로 떨어져 크고 작은 폭발을 일으켰다. 곧바로 성내 건물 곳곳에 불이 붙었다.
베르트 군대가 투석기 공격을 개시하자 수비하고 있던 루벤 병사들은 나이젤의 명령에 따라 일반 서민들의 주택에 일어난 불길을 잡는데 많은 수가 동원 되었고 주민들이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지 않고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데 투입되었다.
지금 투석기를 이용해 페트리노 성을 공격하고 있는 마슬란 메르다산은 금화 30만개를 지불하고 공성 무기를 조립할 시간을 벌고 구드룬 고프리는 물론 그대로 페트리노 성내에 두고 공격을 감행하기에는 껄끄러운 귀족들도 모두 돌려받았다.
“······주민들에게 큰 피해가 없으려면 좋겠지만······.”
이제 중요 인사들을 모두 구해 냈으니 이제 성을 공격하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어야 하지만, 성내에 남아 있는 주민들을 생각하니 페트리노 성을 향해 불을 붙인 기름 항아리 공격을 퍼부어야 한다는 사실이 썩 기분 내키지 않았다.
생각 같아서는 베르트 성내의 주민들에 대한 몸값도 추가로 지불해 주민들 또한 구해내고 싶었다. 불행히도 주민들의 해방을 위한 협상으로 일을 끌게 된다면 지금 압도적인 병력을 동원한 루벤이 니코 성을 함락시키게 될 것이다.
일이 그렇게 되면 마슬란은 이곳에서 최저 8만 명 이상의 루벤 군대와 페트리노 성 근처에서 맞싸우게 될 것이 자명했다. 혹여 루드비히가 페트리노 성으로 지원을 보내 자신을 묶어두고 나머지 병력을 전부 나탄 다시우스 성을 직접 공격한다면 큰일이다.
‘반드시 저 페트리노 성을 꼭 함락시켜야 한다.’
그러고 보면 이번 공격에 페트리노 성을 함락시키지 못한다면 베르트는 국가적인 존립의 위기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지금 겨우 페트리노 성이 함락된 것이 국가적인 존립의 위기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허나 그렇게 쉽게 볼 것이 아니다. 루벤이 소금 산지에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두 곳의 거점을 마련하게 된다는 것도 있지만, 이 여세를 몰아 나탄 다시우스 성을 공격하여 함락시킨다면 베르트는 끝장이다.
‘멍청한 놈······.’
이 순간 마슬란은 그런 의미에서 동생을 구하느라 낭비한 3일이라는 시간은 실로 엄청난 것임을 알았다. 마슬란은 처음 페트리노 성이 적에게 넘어갔다는 보고를 들었을 때 구드룬 고프리가 차라리 전사했으면 하고 바랐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애석하게도 동생은 사로잡혔고, 구하지 않을 수도 없는 것이 구드룬 고프리의 친형이며 자신이 베르트 왕세자라는 입장이니, 협상에 응했고 금화 30상자와 3일의 시간을 허비했다. 지금 마슬란이 아쉬워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금색과 은색으로 된 판금 갑옷을 입고 허리에는 붉은 이리를 찬 마슬란은 자신의 옆에서 있는 심복 투모투 다이제, 구드룬 고프리와 함께 구드룬 고프리를 돌아보았다. 구드룬 고프리는 가족들과 해방된 귀족들은 모두 나탄 다시우스 성으로 보내고는 전장에 남았다.
마슬란은 구드룬 고프리에게 가족들과 함께 국왕을 알현하라고 권했지만 거듭 고집을 부려 옆에서 페트리노 성의 탈환을 돕기로 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베르트의 중요한 거점을 잃고 부왕인 데르벨 메르다산을 보러 갈 면목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구드룬 고프리는 자신의 죄를 씻고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마슬란은 내심 이상하게 걱정 되었지만 세 번째 동생의 무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무구를 나누어 주어 무장시키고 옆에서 자신을 돕는 것을 허락했다.
“나이젤 경! 우리도 투석기로 반격합니다!”
“그렇습니다. 이대로 당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계속해서 페트리노 성벽 위로 투석기 공격이 날아들자 여러 지휘관들이 찾아와 나이젤에게 자신들도 투석기가 있으니 투석기에는 투석기로 반격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일부는 성문을 열고 공격을 감행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아니오. 지금은 때가 아니오. 조금 더 기다려 봅시다.”
나이젤은 자신을 찾아온 지휘관들을 겨우 다독여 자신의 자리로 되돌려 보냈다. 물론 나이젤도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현실 때문에 투석기를 이용해 돌이든 기름 항아리든 마구 쏘아 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지금은 참기로 했다.
당장은 적에게 무의미하게 반격을 가하는 것 보다 페트리노 성의 주민들에게 보다 신경을 써줘서 주민들이 루벤 군대를 적이 아닌 자신들을 돕기 위해 이곳에 온 구원자로 받아들이도록 만들 기회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
==========================================================================
음…
별로 쓸 말이 없…지 않군요…
황사…하여간 되놈들은 도움이 되는 일이 없어요…-ㅅ-;;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73…
약간 춥지만 따뜻한 하루입니다…ㅠ0ㅠ;
●‘원형’님…말씀대로 뭐…가장 잘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못난 것도 아닌…지금이 뭐 가장 좋은 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핫핫핫…^_^; 어쨌든 간에 한국에서 태어난 이상…자긍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씀대로 목구멍이 포…쭈압…쭈압…어쨌거나 이 문제가 참…많이 애석하게 합니다…ㅠ_ㅠ;
●‘타에’님…뭐…교섭 장면이야…어쨌든 간에 나이젤 녀석…귀중한 시간을 벌고 있답니다…시간은 나이젤의 손을 들어줘야 하거든요…^ㅁ^;
●‘ytk’님…엣헷…나이젤 녀석…이제 또 와장창 싸울 것입니다…뭐 어쨌든 간에…나이젤…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는 것…가장 잘하는 일이거든요…^_^;
●‘스팀히로’님…으음…현재 착용한 특상급 레어 아템만 해도 대박이랍니다…@_@; 보통 귀족의 전재산이 500골드 정도인데…10만 골드를 몸에 걸친 것으로도 이넘이 대단하다는 겁니다…
●‘우유동자’님…뭐…나이젤의 똘끼 어린 행동…곧 나옵니다…@_@; 어쨌든 간에 순서라는 것이 있어서 말이죠…잇힝…
●‘soulschaos’님…^_^; 뭐…갑옷이 특상급 레어 아템이라고 해도…상대는 특상급 유닉크 아템이랍니다…아템빨에서 밀리면…~ㅁ~; 글쿠…마슬란…라스 일가와 인연이 많지요…뭐…악연이지만 하는 수 없죠…글쿠…4부까지 나올 예정이니 삼대에 걸쳐…악연의 연이라고 생각합니다…^_=;
●‘야오’님…감사합니다…저 작가넘이야 읽어 주시는 것만 해도 고맙죠…ㅠ0ㅠ; 글쿠…크라우프의 게르트 하우츠 황제로 글쓰기요? 이미 습작으로 써 본 것이라서…다시 쓰고 싶은 생각은 없답니다…습작 다 날려 버리고 글쓰기 짜증나서 디아블로만 주구장창 해댔던 기억이 새롭군요…~3~;
●‘러딘’님…당연히 나이젤 성을 지켜낼 것입니다…성이 함락되면 목이 달아나야 하고…자칫 공적을 모두 잃게 되는데 X맨이…성을 지켜내지 못할 이유가 없답니다…@_@;
●‘달빛운명’님…으음…나이젤 녀석…스스로 조절해서 X맨의 역할에 120% 충실하고 있답니다…아무 생각 없이 막가는 놈이 아니죠…물론 아직 16세라는 점에서 감정 조절이 좀 어렵기는 해도 뭐…X맨 역할에 120% 충실한 것은 사실입니다…
●‘블래스터’님…으음…underworld님과 블래스터 님의 말씀이 다 옳습니다…부서진 돌조각이나 마름쇠 같은 것 말이죠…저 작가넘은 공성전의 즐거움은 성문 부수기와 성벽 위에서 칼싸움 벌이기라고 생각합니다…으헛헛헛…^ㅁ^;
●‘yajin’님…으음…예정상으로 전체 4부이고 각 부장 200편 정도를 예정하고 있습니다…최소한 800편은 될 것이며…3부와 4부는 내용이 좀 줄어들지만 1부와 2부가 내용이 좀 늘어난 관계로 750편에서 850편 사이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_@;
●‘작가아님’님…저 작가넘은…자주 낚이는 군요…ㅠ_ㅠ; 매일 같이 낚아 주시는 것이 즐겁기는 해도 작가아님님께 너무 죄송스럽기도 하고요…어쨌거나 오늘도 낚아 주신 것에 대한 보답으로…깊이 (부비적)을 선사해 드립니다…(부비적)(부비적)…글쿠…고맙습니다…화팅!!
●‘혼돈무극은광일원상인’님…매일 토요일이 되면 기분이 설렌답니다…물론 로또를 매주 구입하기 때문이지요…ㅠ_ㅠ; 종종 5천원이 될 때 너무 즐겁습니다…더욱이 4등이 되지요…물론…1등이나 2등, 3등이 더 좋지만요…ㅠ0ㅠ;
●‘i우천i’님…엣헷헷…일교차가 큰 날씨 만큼이나 건강에 유의하시고요…아시죠? i우천i님…화팅입니다…좋은 주말 되세요…^ㅁ^;
●‘雨彗愛~’님…저 작가넘이야 읽어 주시는 것만 해도 영광이지요…Y_Y; 좋은 주말 되세요…으헛헛헛…
●‘날아라뚱’님…뭐 바쁘신 것이 좋은 것이니까요…지금 바쁜 것은 자신이 멈춰서 있지 않다는 증거이기도 하고요…^_^; 어쨌거나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것만 해도 저 작가넘이야 감사합니다…(부비적)…화팅!!
에헷…좋은 주말 되세요…화팅!!
(3차 수정함-soulschaos님…감사합니다…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