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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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야 한다고요? 뭘요?? 긁적…~ㅁ~;
나이젤은 나름대로 짐작 가는 것이 있었지만 확신하는 한스 크라젤에게 혹시나 싶어 결론을 내리게 된 그 근거를 물었다. 크라젤은 말문이 막히는 것 없이 마치 국왕의 입장이 된 듯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
“우선 이번 내전은 과거 왕위 계승 때부터 그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장남 마르틴 게크가 아닌 차남인 엠마뉴엘 볼크가 루벤의 국왕으로 등극하면서부다. 본래 정상적이라고 한다면 전 루벤 국왕의 장남인 마르틴이 왕위에 오르고 엠마뉴엘 볼크가 공작이 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지만 마르틴은 게크 공작 가문을 하사 받으며 솔로몬 그리즈 성으로 물러났고, 삼남 세바스찬 또한 토프 공작이 되어 안토니우스 성으로 떠남으로서 왕위는 자연스럽게 엠마뉴엘 볼크의 것이 되었다.
전 국왕이 굳이 장남인 마르틴을 제치고 차남 엠마뉴엘을 차기 후계자로 선정한 것은 전 국왕의 판단으로 볼 때 차남 엠마뉴엘이 장남 마르틴보다 군왕으로서의 재능이 매우 뛰어났기 때문이다.
허나 이것은 다분히 전 국왕의 판단일 뿐이지 마르틴의 입장으로 볼 때 이것은 엠마뉴엘 볼크가 왕위를 탐내 당연한 후계자인 자신을 밀어내고 마땅히 자신이 받아야 할 왕위를 가로챈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기껏 받은 영지라는 것이 오크와 싸우느라 정신이 없는 솔로몬 그리즈 성이니, 게크 공작의 불만이 쌓이고 쌓여 있었겠지요.”
당연히 왕위가 자신에게 이어질 것으로 믿고 있다가 불의의 일격을 당한 후 한적한 곳으로 밀려나 이제껏 기회를 잡지 못한 마르틴은 언제고 동생이자 현 국왕인 엠마뉴엘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리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마르틴의 이러한 불만을 잘 알고 있는 현 국왕 엠마뉴엘 볼크는 마르틴 게크의 이러한 의중을 모르지 않고 늘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은근히 현 국왕은 게크 공작 가문의 세력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물론 세간에서는 왕위를 가로채고 형제를 핍박했다는 말을 듣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니 눈에 띄는 일을 벌이지는 않았지만, 암암리에 친형 마르틴을 솔로몬 그리즈에 계속 묶어 두려 했다.
그러나 국왕의 친형이라는 배경과 만만치 않은 야심을 가진 마르틴은 야금야금 세력을 확장시켜 갔고, 이러한 마르틴의 야심찬 행동은 국왕 엠마뉴엘 볼크에게 엄청난 고심을 안겨 주었다.
그 이유는 게크 공작의 영토인 솔로몬 그리즈 성은 크리스틴 바실리 성을 향해 마른 땅만 밟고도 달려갈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두 형제 사이의 미묘한 관계는 극단적으로 치닫지 않았지만 언제고 둘 사이의 분쟁이 외부로 표출될 가능성이 높았다.
점점 커져만 가는 게크 공작의 세력과 만드레일 대륙을 통일하려는 자신의 야망 사이에서 고민하던 국왕의 눈에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난 자가 있었다. 바로 카비 백작 라스 리즈번이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아 보이던 라스를 이용할 계획을 세운 것은 형의 큰아들인 루드비히가 라스에게 기사 작위를 하사하면서부터다. 얼핏 보면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자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깊이 생각해 보니 초야에 묻혀 있는 뜻이 있고 힘이 있는 자들을 규합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이것은 이제껏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세력을 확장하던 마르틴 일파가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벌인 일로 볼 수 있었다.
사소한 일이지만 위기를 느낀 엠마뉴엘 볼크 국왕은 그것을 방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즉, 약간의 언질을 주어 ‘나는 네가 하려는 일을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을 아주 살짝 내비쳤다.
위기를 느낀 루드비히는 라스를 기사 수행을 핑계로 즉시 레나르트 왕국으로 보내 버렸고, 초야의 인재를 모으려는 노력도 공식적으로는 그만 두었다. 루드비히의 재빠른 행동에 엠마뉴엘 볼크 국왕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그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애석하게도 국왕의 이런 노림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보기 좋게 어긋나고 말았다. 레나르트로 기사 수행을 떠난 라스라는 시골뜨기는 그대로 사라져 버린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어마어마한 전공을 세워 명성을 만드레일 대륙 전체에 떨쳐 울렸다.
솔직히 이때까지도 국왕은 라스에게 큰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그렇지만 라스가 루벤으로 귀환하는 날에 일이 벌어졌다. 루드비히가 자신의 아내가 될 레나르트 왕국의 공주 카산드라를 맞이하는 자리에서, 라스를 아내가 될 공주보다 더 반겼다.
거기에 한술 더 떠 준남작의 작위를 하사해 달라 주청을 했다. 이것은 단순하게 보아 넘길 것이 아니었다. 라스를 귀족으로 만들어 달라는 소리는 말 그대로 자신을 믿고 따르는 귀족을 하나 더 만들어 달라는 것과 진배없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국왕은 루드비히에게 베르트의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는 루드비히의 역량을 시험해 보려는 의도와 마르틴의 세력을 줄이려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
거기에 하나 더 라스와 루드비히의 정확한 관계를 알아보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 결과 국왕은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을 손에 넣었고, 루드비히와 라스의 관계가 그리 돈독치는 않다는 것과 라스가 엄청나게 재물을 무척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엠마뉴엘 볼크 국왕은 한 가지 기책을 생각해 내게 된다. 바로 마르틴의 사람이라 널리 알려져 있는 라스를 회유하여 자신의 심복으로 만들 생각을 했던 것이다. 몇 년간 갖은 노력을 기울여 결국 라스를 자신의 심복으로 만드는데 성공하였다.
거기다가 왕위를 굳건히 하게 하기 위해 떠 마르틴에게 오랜 근거지를 카비 백작 라스 리즈번에게 근거지를 넘겨주고 다코 컨퓨즈 성으로 근거지를 옮기게 했고, 마르틴의 장남 루드비히는 마르틴과 국왕과의 거래에 의해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의 성주로 만들었다.
어찌 본다면 근거지를 옮긴 것뿐이지만 자세히 보면 국왕은 심복으로 만든 카비 백작을 솔로몬 그리즈 성으로 보내고, 고심 끝에 마르틴을 국경으로 보내고는 조치를 취함으로서 한 번에 루벤 국내를 안정시키고 자신의 지지 세력을 늘리는 효과를 얻었다.
이 조치로 인해 루벤 국왕은 루벤 전체의 힘이 균형을 유지하고 그 사이에 끼어 있는 국왕은 서로간의 알력을 조정하면서 루벤 내부의 문제를 조정하면서 루벤을 안정화시키고 왕실에 도전할 수 있는 기타 세력들의 발흥을 아예 봉쇄해 버렸다.
그렇지만 지금 루벤은 큰 위기에 빠져 있는 중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지난해 국왕이 다코 컨퓨즈 성과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의 세력을 크게 약화시키고자 직접 명령한 전쟁에서 루벤 군대가 페트리노 성을 점령한 일이다.
두 번째는 바로 올해 루벤 군대가 소금 산지를 장악한 것으로 이것은 세력 균형에 큰 균열을 가져왔다. 바로 소금 무역을 게크 공작 가문이 그 근본부터 장악하게 됨으로서 루벤 전체의 목줄을 옥죄게 되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만약 마르틴의 사후 루드비히나 카를로스가 자칫 루벤 최대의 군사력을 이용해 딴 마음을 품고 자립을 꾀한다면 루벤은 국가가 분열될 위험까지 안게 되었다. 엠마뉴엘 볼크 루벤 국왕은 분명 이 점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었다.
국왕으로서는 아직 세력이 자신의 실력으로 무너뜨릴 수 있을 정도로 약하고 소금 무역으로 거두게 되는 이익이 본격적으로 축적되지 않았을 때 게크 공작을 제거해야만 루벤의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공산이 매우 컸다.
만약 주저하게 되면 베르트가 세력을 회복해 도발해 올 것이다. 당연히 게크 공작 가문은 베르트와의 전쟁을 구실로 다코 컨퓨즈 성과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 페트리노와 니코 성의 군사력을 꾸준히 강화할 것이며, 꾸준히 군비 지원을 요청할 것이다.
지금 게크 공작 가문은 필요 이상으로 군사적인 승리를 거두어 국민적인 지지와 지고신교단의 지지를 받고 있다. 루벤 최대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소금 산지를 직접 장악해 소금 무역을 근본부터 관리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속절없이 시간이 지나게 되면 루벤을 지키라고 보내준 군비로 게크 공작 가문은 세력을 크게 확장할 것이고 서서히 국왕 자신의 목을 옥죄어 올 것이 자명했다. 이렇게 되면 국왕으로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아직 세력이 미약할 때 가장 큰 적을 제거해 버리는 것이 여러 가지 이치에 맞추어 보아도 옳았다. 국왕의 입장에서 너무 단정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한스 크라젤의 이야기가 남에게 말하지 못하는 사실과 정확히 일치했다.
깜짝 놀란 나이젤은 당황해 할 말을 잃었다. 곧 정색을 하고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잠시 말이 없던 크라젤은 지금 나이젤이 해야 할 일을 가르쳐 주었다. 그것은 간단했다.
우선 나이젤은 거느리고 있는 기사 세 사람, 즉 루이스 스틸과 드미트리 매니하드, 마커스 자마가 모두 다코 컨퓨즈 성 출신으로 이들의 가족들이 아직 다코 컨퓨즈 성에 남아 있다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그들 세 사람의 가족들을 이곳 영지로 이주시키는 것을 가장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것 입니다.”
“그것은 무엇 때문인가? 부친 때문이겠지?”
크라젤은 고개를 끄덕이며 국왕은 분명 나이젤이 다코 컨퓨즈 성 출신의 인재들을 거느리며 그들의 가족을 이주시키지 않았으니 자칫 게크 공작 가문에게 부하의 가족들을 인질로 맡긴 것으로 자신의 충성을 증명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을 것임을 우려했다.
“그렇군. 그렇게 하겠네. 내 지금 곧 세 사람을 불러 가족들을 데려오게 하겠네. 이곳에 그들 세 사람 모두 봉토를 갖고 있으니 가족들을 불러온다고 해도 크게 의아하지 않을 것이네.”
나이젤이 즉시 시행하겠다고 대답하니 한스 크라젤은 깊이 감사했다. 크라젤은 뒤를 이어 나이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인재라고 단정 지었다. 나이젤은 어깨를 들어뜨리며 제대로 사람이 찾아오지 않았음을 탄식했다.
“그것은 염려 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나이젤이 우려하지 크라젤은 그냥 자신을 크게 대접해 주면 된다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다소 어이가 없었지만 정색을 하며 그 이유를 물었다. 크라젤은 차분히 신분에 구애받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이유를 대답해 주었다.
“그렇군. 알겠네..”
크라젤은 빙긋 웃으며 다음에 할 일을 막힘없이 풀어 놓았다.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국왕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작은 의구심을 풀고 인재를 모으는 일과 더불어 자작님께서 하셔야 할 일은 에드뮬 성과 프레드릭 리르윈 성의 주요 기사와 대신들에게 현재 가지고 있는 금을 풀어 빚을 지게 해서 자작님께서 세력을 모아도 경계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갑자기 세력을 모으면 주변의 귀족들이 모두들 경계하게 되는데 나이젤이 먼저 금을 사용한다면 그 효과가 여지없이 나타날 것이고 세력을 모으는 일이 보다 수월해 질 것이니, 세 가지를 모두 실행할 것을 권했다.
“내 그렇게 하겠네. 남작이나 자작 정도라고 해도 금화 500개 이상의 재산을 갖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으니 말이네.”
지금 나이젤이 가지고 있는 금화가 400,000개가 넘었고 은화도 200,000개가 넘었지만 나이젤은 이것을 자신의 사람들에게만 사용했었다. 지금 크라젤은 너무 많이 가지고 있으면 주변의 쓸데없는 질투를 사기 쉽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금화 2, 3상자만 아낌없이 풀면 변변찮은 수입원이 없어 그만큼 백성을 착취하기만 하는 대단찮은 시골 귀족들의 재산을 2배로 만들어 줄 수 있어 그들에게 나이젤의 존재를 크게 부각시킬 수 있지만, 나이젤에게는 별 것 아닌 지출일 뿐이다.
“좋아! 그렇게 하겠네.”
흔쾌히 크라젤의 제안을 받아들인 나이젤은 그에게 자신을 도와 줄 것을 간곡히 청했다. 크라젤은 오히려 귀족인 나이젤 근본도 모르는 하찮은 자신의 의견을 들어 주어 고맙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고맙네. 그대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네.”
나이젤은 크라젤의 손을 잡아 주며 몹시 기뻐했다. 당장은 영지가 작아 큰 직책이 없어 위드 자작령의 문서를 담당하는 서기로 임명했지만 크라젤은 별다른 불만 없이 나이젤이 내린 지위를 공손히 받아들였다.
나이젤은 날이 밝자마자 크라젤이 머물며 살 집과 토지를 내려 준 후 여러 사람들 앞에서 상으로 금화 25개와 은화 500개를 내려 주어 생활을 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해 주었다.
나이젤은 크라젤의 조언대로 사람을 보내 드미트리 매니하드와 루이스 스틸, 마커스 자마를 불렀다. 그들이 나이젤이 부르자 만사를 제치고 달려왔다. 나이젤은 세 사람에게 한스 크라젤을 소개해 준 후 본론을 꺼냈다.
“이제 그대들도 기사가 되고 봉지가 생겼으니 가족을 보살필 때가 아닌가? 부끄럽게도 내 그동안 일이 바빠 미처 신경을 써 주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나를 따르게 된 한스 크라젤이 지적을 해 주더군. 개의치 말고 가족을 이곳으로 데려와 보살피게나. 내가 직접 그대들의 집안 어르신들과 가족들을 보살피고 싶네. 멀리 고향 떠나 있지만 자네들 또한 이제 이곳에서 봉토를 받았으니 가족들과 편하게 모여 지내는 것이 이치에도 맞는다고 생각하네. 어떤가?”
세 사람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일이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재산을 갖게 되었으니 세 사람 모두 가족들을 이곳으로 데려와 함께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오히려 세 사람에게는 이번 나이젤의 지시가 반가웠다.
“자작님의 배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핫핫~ 이거 생색만 내면서 그런 소리를 들으니 얼굴이 뜨거워지는군. 그대들의 가족이 여기에 온다면 내 가족처럼 여기고 섭섭하지 않게 대접해 줄 것이네.”
더욱 세 사람의 가족들을 자신의 가족들처럼 크게 대접해 줄 것이고, 자신을 위해 죽은 거스의 가족들처럼 혹여 세 사람이 어떻게 된다고 해도 연금과 토지를 내려 사는데 불편함이 없이 보살펴 주고 싶다는 마음을 다시 한 번 내보였다.
곧바로 나이젤의 뜻을 이해한 세 사람이 자신들의 가족들을 옮겨 오겠노라고 약속하자 나이젤은 이주할 때 경비로 사용하라며 금화 50개씩을 내려주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짐마차를 5대씩 빌려 줄 테니 서둘러 줄 것을 재촉했다.
명을 받은 세 사람은 그 날로 나이젤이 빌려준 마차를 가지고 다코 컨퓨즈 성으로 향했다. 나이젤은 세 사람이 다코 컨퓨즈 성으로 출발하자 한층 열을 올려 주변에 있는 귀족들을 직접 방문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찾아가기 힘든 사람은 친필 서신과 함께 믿을 만한 사람을 보내 인사치레로 금화 100개에서 500개까지 가죽 주머니에 담아 선물로 보내 뒤늦게나마 자신의 성의를 내보였다.
특히 나이젤은 프레드릭 리즈윈 성의 성주이자 왕세자인 레딘 마데스키에게도 뒤늦게나마 정성이 담긴 서신과 함께 많은 금화를 보냈다.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만 재물은 거짓을 말하지 않으니 나이젤은 돈을 선물하는 일에 더욱 정성을 다했다.
주변 귀족들과 프레드릭 리즈윈성의 레딘 마데스키에게 성의를 보이고 나서 보름 정도 지났을 때였다. 나이젤이 군영에서 병사들을 훈련시키고 있을 때 크라젤이 보낸 심부름꾼이 급히 찾아왔다.
무척이나 허둥대고 있어 혹시 도적떼라도 쳐들어 온 것인지 몰라 당황했다. 급히 그 이유를 물으니 심부름꾼은 지고신교 성당 기사단이 영주관에 와서 나이젤을 찾는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지고신교 성당기사단이?”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얼른 군영으로 타고 온 자신의 전투마에 올라 영주관으로 돌아갔다. 군영과 영주관이 멀지 않으니 곧 영주관에 도착하니 정말로 지고신교 성당 기사단에서 기사 다섯 사람에 무장병 50명이나 몰려와 영주관 앞에서 진을 치고 있었다.
기사 다섯 명에 무장병 50명이면 쉽지 않은 상대다. 더욱이 성당 기사단은 쉽게 대할 상대가 아니니 얼른 말에서 내린 나이젤은 영주관 밖에서 성당 기사단의 기사들과 크라젤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틈으로 끼어들어 먼저 기사들에게 정중히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위드 자작님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빌겠습니다.”
기사들은 나이젤이 인사를 건네자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넸고 축복의 말을 덧붙여 주었다. 서로 의례적인 인사가 끝나자 나이젤은 곧 바로 자신의 노예들에게 음식을 준비시켜 기사들을 따라온 성당 기사단의 사병들을 대접하도록 지시했다.
“어서 사제님들을 안으로 모시게!”
나이젤은 크라젤이 지고신교 성당 기사단 기사들을 즉시 안으로 모시지 않고 잠시라도 밖에 세워둔 사실을 짐짓 엄하게 질책했다. 나이젤의 말뜻을 이해한 크라젤이 기사들에게 사죄하자 기사들은 흔쾌히 용서와 이해를 해 주었다.
“너희들은 이들을 대접함에 있어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어야 할 것이니라!”
기사들을 영주관 안으로 들이면서 나이젤은 기사단의 사병들을 대접하기 위해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노예들을 일부러 질타했다. 나이젤로서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최대한의 성의를 보인 것이다.
나이젤이 늦게나마 성의를 보인 탓인지 성당 기사단 기사들은 별다른 말없이 고급스러워 보이는 판금 갑옷을 입고 절그럭 거리는 소리를 내며 영주관의 객사로 들어섰다. 나이젤이 먼저 기사 대장에게 상석을 청하니 기사 대장은 한 번의 사양 없이 자리에 앉았다.
‘······보기보다 무례한 자들이로구나.’
보통 이런 때 본래 주인인 나이젤을 상석에 앉히거나 그렇지 않으면 서로 동등한 자리에 앉는 것인데, 한 번의 사양이 없이 대뜸 상석에 앉는 기사 대장이 상당히 무례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불쾌했다. 그렇지만 얼굴에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이교도 토벌 전쟁에서 자작님께서 세우신 공적이 참으로 대단하시다 들었소이다.”
서로 자리를 청해 앉은 후 나이젤은 여자 노예들이 은으로 만든 쟁반에 와인을 가져오자 잔을 받쳐 올렸다. 기사 대장은 와인을 한 잔 마시더니 곧바로 나이젤이 지난 전쟁에서 거둔 승리를 축하했다.
상대는 기사이면서도 사제로 지금의 칭찬은 사제에게서 받은 축복이나 마찬가지니 나이젤이 부끄러운 듯 겸양했다. 지고신교 기사 대장은 거듭 좋은 말로 나이젤을 격려하면서 나이젤이 이룬 승리가 지고신의 가호 덕분임을 강조했다.
“익히 알고 계시겠지만······. 위드 자작님께서 큰 공적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신의 가호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겠소? 지고신의 가호가 없었다면 저 사악한 사막의 이교들에게 무슨 일을 당했을지 알 수 없는 일 아니겠소?”
“지당한 말씀이십니다.”
이후 기사 대장은 스스로가 명문 자작 가문의 차남이며 어디의 귀족이고 어디의 사제라는 등의 이야기를 강조하면서 은근히 나이젤에게 지고신교 교단에 헌금을 해달라는 뜻을 내보였다.
처음부터 이들이 돈을 목적으로 온 사실을 짐작하고 있던 나이젤은 일부러 상대의 의도를 모른 체하려 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굳이 얼마간을 아까워하는 것 보다 먼저 돈을 내놓는 것이 좋아 보였다.
그렇지만 자존심이라고 할까? 상대의 강요에 먼저 돈을 내놓기는 배알이 꼴렸던 나이젤은 잠시 대화를 더 나누다가 갑자기 사제 지위를 갖고 있는 기사 대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기사 대장은 갑작스러운 나이젤의 행동에 당황했다.
“아, 아니! 이게 무슨 짓이시오! 어서 일어서시오!”
“······죄가 많은 제 말을 들어 주십시오. 사제님.”
나이젤이 갑자기 엎드려 자신의 죄를 들어 달라고 청하니 잠시 주저하던 기사 대장을 비롯해 함께 온 성당 기사들은 기꺼이 응했다. 나이젤은 전쟁터에서 자신이 군기를 확립하기 위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죽인 일을 털어 놓았다.
정말로 감정이 북받쳐 약간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자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니 너무 죄책감이 크다며 그 죄를 신의 이름으로 용서해 주기를 청했다. 나이젤이 자신의 죄를 씻어 주기를 청하니 기사 대장은 장갑을 벗고 왼손으로 나이젤의 머리를 만졌다.
“······신께서 부여하신 권한으로 그대의 죄를 씻어 주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사제님.”
아주 간단하게 자신의 죄를 사면 받은 나이젤은 엎드려 감사한 후 크라젤를 불러 죄사함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하며 금화 500개를 가져오게 했다. 크라젤이 미리 준비한 듯 금화 500개를 가져왔다.
나이젤은 그것을 내밀며 금화를 신전에 기부할 것이니 기사 대장에게 받아 줄 것을 청했다. 기사 대장이 몇 번 사양하다가 어쩔 수 없다는 것 같은 태도로 금화를 받아들이니 나이젤은 진정으로 감사를 표했다.
다음날 아침 지고신교 성당 기사단이 푸짐한 대접을 받고 돌아갈 때 나이젤은 여비로 금화 25개와 은화 300개를 더 쥐어 주었다. 10명의 무장병과 더불어 성당 기사단을 영지 밖까지 배웅해 준 나이젤은 돌아오는 길에 허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을 위하고 백성을 위한다라······. 청빈함이라······. 훗······.”
자신도 모르게 쓴웃음이 지어진 나이젤은 함께 따라온 한스 크라젤에게 나직이 탄식했다. 하지만 크라젤은 지금은 어느 한쪽에도 의심을 받고 시기 받아서는 안 된다는 말로 나이젤을 위로했다.
“그렇겠지. 어서 가자. 미루어 놓은 일들이 많구나!”
씁쓸한 기분에서 멀어지려는 듯 나이젤은 말에 박차를 가했고 서둘러 영주관을 향해 힘차게 말을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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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가장 먼저 썩는 것이 의외로 종교쪽이라지요…-ㅅ-;;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18…
이히…
●‘네로카오스’님…^_^; 한스 크라젤…계속해서 나이젤의 세력을 크게 키워줄 것이랍니다…물론 나이젤의 제력이 뒷받침 되니…가능한 것이랍니다…
●‘kallaru’님…이런…냉큼 오타 수정하겠습니다…^_=; 그나저나 제갈량과 동급…이 녀석 엄청 대단한 인재 맞답니다…^_^;
●‘ytk’님…이제 2부에서 최대의 전환점이 나왔답니다…^_=; 한스 크라젤의 등장 이후…나이젤 이 녀석…대단해 지죠…
●‘엘운디네’님…나이젤 자체가 군사적인 지식이 대단하니…군사적인 지략가는 큰 필요가 없습니다…물론…한스 크라젤은 제갈량 급이죠…글쿠…이 소설의 결말…제목에 이름 걸고 있는 캐릭은 라스랍니다…~3~; 아참참…제갈량과 같은 캐릭요? 한스 크라젤이 아마 2부에서의 제갈량 정도 될 것입니다…^_=;
●‘사아칸퇴끼’님…으헷…한스 크라젤은 제갈량 급입니다…금새 여러 가지 상황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발휘하고 있답니다…이넘…무시무시한 넘이지요…^_^;
●‘원형’님…으흠…어쨌든 간에…한스 크라젤이 출현했습니다…나이젤에게 부족한 행정적인 측면과 모략적인 측면에 관해서 보좌해 줄 것이랍니다…물론 이 녀석 한스 크라젤은 제갈량 급이랍니다…나중에 서서히 나오겠지만 이 녀석…대단합니다…으음…
●‘달빛에스치는바람’님…여포급 무력요? 꼴랑 여포요? 항우급 무력의 나이젤이 있습니다…^_^; 2부 말을 보아 주시면…나이젤 = 항우가 될 것이랍니다…전투를 지배한 여포와 전장을 지배한 항후…바로 그 자체가 나올 것이랍니다…
●‘블래스터’님…으음…X맨 3대…뭐…라스, 나이젤, 고드프리 모두 X맨입니다…고드프리는 참고로 14세에 세상에 나와 15세에 백작을 답니다…그것도 제 힘으로 말이죠…공주와 스섹도 하고 참…부러븐 놈이랍니다…이 녀석 정식 부인을 3명으로 할까 2명으로 할까 고민 중이죠…글쿠…나이젤에게 필요한 것은 제갈량이랍니다…바로…촉 나라의 모든 것을 세운 제갈량 말이죠…
●‘yajin’님…으헷…이제 2부가 최대의 전환점을 맞게 되었답니다…이제부터 크라젤에 의한 영지 개혁이 나온답니다…물론 나이젤의 엄청난 재력이 바탕이 되지만요…^_^;
●‘underworld’님…한스 크라젤…내일 보시면 아시겠지만…나이젤의 지배력이 완전하지 않았던 영지를 직영지 체제로 바꾸고…허접하게 유지되던 군대도 확충시키고…경제도 활성화 시키고…주변 귀족들에게 뇌물을 먹여 나이젤의 평가도 좋게합니다…나중에 보면…이놈…더 큰일도 한답니다…^_^;
●‘제크리얀’님…으음…제갈량급…지력 100…맞습니다…뭐…제갈량 급이라면..내정 + 인사 + 정치 + 모략 + 외교 + 군사 + 지휘 등등에 모두 뛰어난 인물이죠…한스 크라젤…굇수랍니다…
●‘메리마을’님…으헷…한스 크라젤…제갈량 급 맞습니다…엄밀히 따진다면 못하는 것은 육체적인 싸움 밖에 없는 천하의 기재지요…^_^;
●‘작가아님’님…으음…나이젤에게 필요한 것은…인재랍니다…물론 인재도 중요하지만…내일부터 있게 될 크라젤의 개혁을 통한 영지를 장악하는 일과 군대의 확충이랍니다…따지고 보면 나이젤 이 녀석…꼴랑 200명 거느리고 있는 것이랍니다…글쿠…맛나게 먹었답니다…^ㅠ^;
●‘Blood_Rain’님…라스는 뭐…글쿠 토닥토닥…애인…어떻게 만나고 헤어지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장은 괴로울 것입니다…허나…나중에 가면…쓴 소주 한 잔에 쓴웃음만 짓게 될 것입니다…부디 이겨내시길 빕니다…Blood_Rain님…토닥토닥…글쿠 나이젤에게는 순유 같은 모사꾼이 아닌…일단은 내정입니다…나이젤은 내정치가 좀 부족하거든요…
●‘혼돈무극은광일원상인’님…으허헛…공부…열심히 하시길…지금 하시는 힘든 일이 나중을 위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혼돈무극은광일원상인님…화팅!!
●‘난다난다꽃돼지’님…으음 이제까지 나이젤은 위드 자작령도 완전히 통치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따지고 본다면 마을의 장로를 통한 대리 통치지요…허나 크라젤은 이것부터 바꿔 버린답니다…
●‘집시’님…저 작가넘이야 읽어 주시는 것만 해도 영광이지요…부족한 글이지만 최선을 다해 보답하겠습니다…집시님….화팅!! 저 작가넘도 스스로 화팅!!!
으히히히
(8차 수정함-이상한 부분 지적 좀 부탁 드려요…8번째 수정하다 보니…집중력이 떨어져서…아뒤쥔장님이나 저 작가넘이나 정신이 헤롱헤롱…에헤라디야~)-작가아님님…으헷…kallaru 님…감사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