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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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소제목…바꾸는 것을 잊고 있었군요…
솔로몬 그리즈 성으로 돌아가야 할 사람들이 떠나자 나이젤은 일행을 수습한 후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재촉했다. 모두들 힘을 내어 계속해서 말을 달려 이날 저녁이 되기 전 칼비 폭포 쪽에 도착했다.
폭포의 아래쪽으로 완만히 나 있는 길의 입구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일단의 잘 무장된 병사들이 나이젤의 일행을 발견하고는 단번에 방패로 벽을 쌓고 창대를 앞으로 내밀며 저지에 나섰다.
“정지! 누구냐!”
“아아, 수고가 많다.”
이들의 임무는 솔로몬 그리즈 성 방면에서 카비 마을 방면으로 가는 사람들을 검문하는 것이고, 수상한 자들이 나타나면 일차적으로 저지하는 임무를 띠고 있기에 무장이 잘되어 있고 군기가 매우 엄정한 부대였다.
이곳 칼비 폭포 인근은 여타 지역에서 카비 마을로 향하는 거의 유일한 통로라고 할 수 있으니 라스와 페스터 자작 마크가 매우 신경을 쓰는 곳이어서 꽤 큰 규모의 군영이 설치, 운영되고 있었다.
“본인은 나이젤 리즈번 카비 위드 자작이네. 책임자를 불러주게.”
“아!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경비를 서고 있는 병사들은 나이젤의 신분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그 모습에 다른 이들이 조금 놀라고 있는 사이, 연락을 받고 마크 휘하의 젊은 기사가 하나 나왔다. 다행히 안면이 있는 얼굴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나이젤 도련님. 오신다는 연락을 받아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봐라~ 길을 열어 드리거라!”
“넵!!”
지휘관인 젊은 기사가 나이젤을 알아보고 길을 터 줄 것을 지시하자 그제야 병사들은 경계를 풀고 좌우로 늘어섰다. 엄정한 군기가 유지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 나이젤은 기사에게 금화 1개를 내려주었다.
“수고하는 군사들에게 술이나 사서 먹이도록 하게.”
“감사합니다! 도련님.”
뜻하지 않게 엄청난 재물이 생기자 그 자리에 있던 기사는 깜짝 놀랐다. 나이젤은 다시 격려를 해 준 후 급히 길을 올라갔다. 예전에는 칼비 폭포 옆에 나 있는 위험천만한 좁은 샛길이 전부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지금은 라스가 막대한 인력을 동원해 대로를 만들어 마차 1대 정도는 다소 완만한 암벽 사이에 건설되어 있는 길을 타고 올라갈 정도는 되었다. 급히 말을 타고 암벽 사이에 건설되어 있는 길을 타고 굽이치듯 산길을 올라갔다.
“이런 장소에 길을 만들다니······. 엄청나군요.”
마커스 자마가 감탄사를 내뱉을 만큼 칼비 폭포의 한쪽 면을 뚫고 깎고 다듬어서 만든 이 길은 대단한 것이었다. 라스가 막대한 비용을 들어 이 길을 건설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전쟁 때문이었다.
바로 오크와 고블린이 대대적으로 페스터 호수 쪽으로 침입했을 때 전령이 오가는데 너무 시간이 걸려 군대가 출병했을 때 번번이 허탕만 친 덕분이었다. 특히 좁다란 샛길을 따라 산을 오르고 내려야 하는데 제대로 대군이 움직일 수 없어 피해가 막심했다.
더욱이 나중에는 샛길에 매복해 있다가 기습을 감행해 한번에 300명 이상이 전사하고 라스 또한 절체절명의 순간에까지 몰렸던 적도 있었다. 그런 일을 겪은 후 라스는 대외적으로 개척민들을 지키기 위한다는 것을 내세우며 도로를 건설했다.
일단 도로가 개통되자 개척민의 대량 유입도 가능해 지고 페스터 호수 주변에서 생산되는 중요한 산출물들을 보다 수월하게 솔로몬 그리즈 성으로 수송할 수 있게 되었으며 거둬들인 세금을 보다 쉽고 빠르게 필요한 곳에 수송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현재 라스의 수입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플라비아를 현지 농장에서부터 쉽게 수송해 올 수 있으니, 무리를 해서라도 암벽 사이를 뚫어 마차 1대 정도는 지나갈 정도의 대로를 뚫는 것은 당연했다.
중간 중간에 암벽을 파 얼핏 보아서는 보이지 않도록 교묘하게 설치된 검문소마다 그곳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검문을 받았지만, 미리 연락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나이젤은 지금 어렵지 않게 페스터 호수 위로 올라섰다.
“······와아아······.”
때마침 해가 지기 직전이어서 그 끝이 보이지 않는 페스터 호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황금빛으로 출렁이고 있었다. 나이젤도 눈앞에 펼쳐진 멋진 광경에 잠시 말을 멈춰서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언제 보아도 멋진 장면이로구나.”
태양은 수면 위로 길게 드리워져 하루의 일과를 끝내 즐겁다는 듯 넘실거리고 있는 온통 황금빛 태양의 잔상들로 가득 찬 페스터 호수를 바라보고 있잖으니, 나이젤은 자신도 모르게 처음 페스터 호수를 보았을 때를 생각하며 깊은 감회에 사로잡혔다.
함께 따라 올라 온 루이스 스틸과 드미트리 매니하드, 마커스 자마는 물론 세 사람의 기병과 노예들도 멋진 모습에 새삼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잠시 동안의 감상도 끝이 나고 해가 저물게 되니 쉽게 주변이 어두워졌다.
어두운 날씨에 산길을 나서는 것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나이젤은 근처에 있는 군영으로 들어가 하루를 머물고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일단 숙부인 페스터 자작에게도 사람을 보내 자신이 방문할 것임을 알린 다음 하룻밤을 군영에서 머물렀다.
다음날 일찍 아침을 먹고 지휘관에게 숙소 제공과 식사에 대한 사례를 한 후 군영을 빠져 나온 나이젤 일행은 호숫가를 따라 잘 닦여진 대로를 따라 보다 빠른 속력으로 북서쪽으로 향했다.
대로의 좌우로 지금 한창 플라비아 약초를 대량으로 심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에 있었고, 혹시 모를 오크나 고블린의 출현을 경계하기 위한 기병대가 대열을 지어 이리저리 오가고 있었다.
나이젤 일행도 몇 차례에 걸쳐 검문을 받았지만 미리 통보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무리 없이 길을 갈 수 있었고, 정오가 조금 지났을 때 산중이지만 제법 규모가 크고 번화한 페스터 자작령의 중심인 카비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카비 마을은 처음에는 산중에 위치해 있는 지극히 평범한 마을이었다고 하다. 18년 전 라스가 솔로몬 그리즈 성의 성주로 부임한 후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지금은 튼튼한 방어용 성곽도 갖추고 있는 요새 도시였다.
요새 주변에 도랑은 파져 있지 않지만 산중에 건설된 요새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높다란 3중으로 이루어진 성벽을 갖추고 있었다. 덕분에 나이젤 일행은 까다롭게 신분을 확인한 후 요새의 출입구로 들어설 수 있었다.
요새의 출입구로 들어섰음에도 똑바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었다. 방어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다분한 ‘ㄹ’자 모양의 좁다면 좁은 길을 지나야 하는데, 이 길의 좌우로 높은 성벽이 있어 공격자들을 한쪽으로만 가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중간 중간에 평시에는 마차들이 마주 지나갈 수 있도록, 전시에는 적병을 몰아넣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작은 공간이 있는 이 길을 지나고 나면 다시 3중의 성벽이 나오며, 이곳을 통과한 뒤에야 본격적으로 카비 마을 안으로 들어서게 된다.
“와아······.”
카비 마을로 들어선 나이젤은 여러 차례 방문했던 곳이기 때문에 그다지 신기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함께 따라온 일행은 카비 마을 내부를 보고 크게 놀랐다. 그것도 그럴 것이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로 마을이 잘 정비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모든 바닥은 잔돌로 촘촘하게 포장되어 있고 좌우의 배수로를 따라 어디에서 흘러드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끊임없이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카비 마을을 세울 때 아치볼드가 옛 도시 건축 기술을 시험해 본 것이고 그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어서들 가도록 하지!”
나이젤은 사람들을 재촉해 페스터 자작 마크가 머물고 있는 영주관으로 향했다. 곧 영주관에 도착한 나이젤은 영주관 앞을 지키는 경비병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영주님을 뵙기를 청했다.
경비병이 안으로 들어가는 사이 나이젤은 말에서 내려 작은 숙부를 기다렸다. 잠시 뒤에 미리 보낸 사람을 통해 나이젤의 방문을 알고 있는 마크가 영주관 안에서 사슬 갑옷을 입은 채로 환하게 웃으며 밖으로 나왔다. 마크를 보자 나이젤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오래간만입니다. 숙부님.”
“핫핫핫~ 많이 자랐구나! 어서 오너라.”
나이젤이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니 마크는 얼른 주변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나이젤이 데리고 온 일행의 말을 마구간으로 들이고 함께 온 사람들에게 숙소와 식사를 제공해 주기를 재촉했다.
말들을 끌고 가기 전 나이젤은 자신이 끌고 온 베르트 산 전투마를 마크에게 직접 전해 주었다. 마크는 나이젤이 끌고 온 베르트 산 전투마를 바라보며 꽤 좋은 말이라고 감탄을 한 후 라스에게 고맙다는 편지를 써 주겠노라고 약속했다.
서로 웃으며 대화를 나누다 나이젤은 기회를 보아 드미트리 매니하드와 루이스 스틸, 마커스 자마를 소개해 주었다. 마크는 세 사람이 전쟁터에서 나이젤을 위해 헌신했다는 사실을 듣게 되니 크게 기뻐하며 안으로 들어와서 같은 테이블에서 함께 음식을 들자고 청했다.
페스터 자작이 세 사람을 안으로 초대하니 신분이 낮은 세 사람은 머뭇거렸지만 결국 함께 하게 되었다. 식당에는 페스터 자작 마크의 아내이자 리즈번 남작령의 대리 통치인인 장 바스티스 잠시드의 딸인 피리네가 거의 음식을 차려 놓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래간만입니다. 숙모님.”
피리네는 레오르카를 연상하면 딱 알맞을 매력적인 모습을 갖고 있었다.
“호호호, 어서 오세요. 간만에 보니 더욱 의젓해지신 것 같군요.”
피리네가 웃는 얼굴로 나이젤을 맞아주고 있을 때 그 옆쪽으로 꼬마 여자애가 쪼르륵 달려나왔다. 그러고는 눈을 크게 뜨며 나이젤을 바라보았다.
“와아~ 나이젤 오라버니다~ 어머님~ 어머님~ 이제 먹어도 돼요?”
“어헛 참······. 나 기억하니? 캐서린??”
피리네는 15살 때 페스터 자작 마크와 약혼하고 17세 때 정식으로 결혼해 상당 기간 동안 아이가 없다가 지금 식탁 옆에서 차려지는 음식을 보고 먹고 싶다며 헤벌쭉 입을 벌리고 있는 이제 5살인 갈색 머리에 눈이 크고 귀여운 캐서린을 낳았다.
“응! 기억해요. 나이젤 오라버니! 어머님~ 배고파요~ 어머님~”
캐서린은 용케 나이젤을 정말로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캐서린의 관심은 사촌 나이젤이 아니라 엄마가 다 차려지기 전까지 먹지 못하게 하는 식탁 위에 차려진 맛있는 음식들 이었다. 다행히 캐서린 때문에 모두 일찍 자리에 앉았다.
“하아······. 이거 하나뿐이 조카딸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하다니······. 형님과 형수님, 너와 루비아의 얼굴을 볼 낯이 없구나.”
자리에 앉자마자 마크가 짧게 푸념을 늘어놓았다. 나이젤은 황급히 마크의 불편한 마음을 풀어 주려 노력했다.
“무슨 말씀을 그리 하십니까? 숙부님께서 이곳을 지키시느라 바쁘시다는 것은 온 루벤 사람들이 다 아는 일입니다.”
이제 음식을 먹게 되자 캐서린은 혼자서 음식을 씩씩하게 잘 먹었다. 딸애의 귀여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마크는 갑자기 루비아의 남편 루시우스 루아스가 객관적으로 너무 볼품없게 생겼다고 짜증을 냈다.
“천사 처럼 어여쁜 루비아가 어째서 그런 놈이 좋다고 결혼하는 건지. 에잉~”
마크는 루아스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몇 번씩 화를 냈다. 나이젤은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겠냐고 하며 애써 좋은 말로 마크를 다독여 준 후, 화제를 돌리기 위해 피리네의 음식 솜씨를 칭찬하며 캐서린이 참 귀엽게 큰다며 좋아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늦게 얻은 몹시 귀엽게 자라는 딸아이를 칭찬해 주니 이내 잠시 어두워지려던 마크의 표정이 밝게 바뀌었다. 캐서린도 자신을 칭찬하는 것을 알고 있는지 음식을 먹다 말고 키득거리며 웃었다.
“그렇지? 그러고 보면 나이젤 나도 네 나이에 피리네와 결혼하게 되었는데 너도 얼른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가져야지. 그래야 형님과 형수님도 좋아하실 것 아니겠니? 하하핫~ 음······. 이렇게 산중에 있기는 해도 세상에 나간 너의 행적을 듣게 되더구나. 이런 말하기 좀 그렇다만······. 부디 몸조심하도록 해라. 알겠니?”
진심 어린 걱정에 나이젤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면서 한편으로는 오크나 고블린이 다시 출현하지 않는지를 물었다. 마크는 피리네와 캐서린을 번갈아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무거워 졌다.
“그렇지 않아도 요새 슬슬 오크 족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단다. 덕분에 정신이 없지. 아참, 아치 스승님께서 이곳에 계시지 않단다. 그 분의 실력이라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성격상 한 곳에 매이는 것을 싫어하시니······, 지금은 어디에 계신지 모르고 있다. 어쨌든 간에 나이젤 너도 이곳에 왔지만 아치 스승님을 뵙지는 못할 것 같구나.”
나이젤은 아치볼드를 만나게 되지 못하게 되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피리네가 애써 준비해준 요리를 맛있게 먹은 후 5살이 된 캐서린과 놀아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5살이니 제법 말도 잘 하고 깔깔대기 좋아해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소식을 듣고 찾아온 고모님들을 비롯해 다른 사촌들과도 만나 영주관에서 저녁도 먹었다. 늦을 때까지 저녁을 먹고 그간 밀린 이야기를 한 나이젤은 밤늦게 자신의 몫으로 배정된 관사로 돌아왔다.
편하게 관사에서 잠을 잔 나이젤은 다음날 영주관에서 아침을 먹고 산중에 위치한 요새를 방문해 요새 수비병의 근무 상태를 점검하고 위무하기로 되어 있는 마크를 따라 요새를 가보기로 했다.
나이젤은 심복 세 사람만 거느리고 마크와 페스터 자작령 소속 30여 기병들과 더불어 카비 마을을 나섰다. 마크는 어제 나이젤이 가져온 전투마에 안장을 얹어 타고 있었고, 나이젤도 이곳까지 타고 온 검은색 전투마에 올랐다.
카비 마을을 나서니 눈에 들어오는 것은 플라비아 농장이었다. 그렇지만 끝없이 산속으로 이어지는 플라비아 농장은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플라비아는 페스터 호수의 가장자리 이외의 장소에서는 자라지 않기 때문에 생각 외로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
플라비아 농장을 지나치니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오크와의 전쟁을 통해 획득한 토지로, 그곳에는 다수의 개척민들을 받아들여 상당 기간 계획적으로 개간되어 사람이 정착하고 생활 기반을 갖고 있는 곳이 나타났다.
산중이지만 나름대로 농사를 지을만한 곳은 모두 개간되어 밭으로 일구어져 있고 정착한 개척민들을 위한 집들이 일정한 단위로 목책 등, 오크들을 방비하기 위한 단위로 묶여 마을을 이뤄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계속해서 나타났다.
일부 마을에서는 군사 훈련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 지역은 오크나 고블린이 워낙 자주 출몰하는 곳이니 주민들이 자체적인 방어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살아남지 못하게 된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이곳은 집집마다 라스와 마크가 나누어준 무기와 갑옷이 보관되어 있었다. 물론 단순히 무기만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라 마을 단위마다 일개 단위 부대로 편제되어 중앙에서 파견된 지휘관의 통제아래에 군대로서의 모습도 갖추고 있었다.
“별로 변한 것이 없군요.”
나이젤이 한 마디를 던지니 마크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 넘겼다.
“······준비는 착실하게 되어 가고 있다.”
어느덧 나이젤은 마크와 더불어 보리가 한창 결실을 맺고 있는 농경지를 빠르게 지나쳐 정오가 지났을 때 처음 목적했던 요새에 도착했다. 요새는 제법 큰 규모로 좌우로 병풍처럼 넓고 높은 산이 있고 가운데 언제나 끊어지지 않고 흐르는 개울이 있었다.
요새 안쪽에는 자체적으로 농경지까지 있어 고립된다고 해도 이 요새를 거점으로 상당기간 자급자족하며 살 수 있는 여건을 갖춰 놓고 있었다. 사실 이곳은 예전에 오크의 대 부족이 거주하던 곳으로 아직도 오크들이 뚫어 놓은 동굴이 남아 있었다.
물론 이곳을 점령한 후 주변 산을 따라 성곽을 쌓고 오크가 거주하던 동굴을 탐사해 전면적으로 인간에 맞게 개수한 후 여러 가지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모두 짐작하고 있겠지만 이곳에 요새가 건립된 목적은 몇 가지가 있었다.
대표적인 이유는 짐작하고 있듯 오크가 공격해 들어오면 대부분의 정착민들을 이 요새로 불러들여 솔로몬 그리즈 성과 카비 마을 쪽에서 파견되어 오는 지원군에 호응해 적과 맞서 싸우기 위함이고 또 하나는 이 요새에서부터 하루 정도 거리에 있는 규모가 작은 소규모 요새를 관리하기 위함도 있었다.
요새 수비병 대부분은 이곳에 정주하고 있는 정규병들과 각 마을에서 순서를 정해 교대로 배치되는 정착민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사실 일정한 수준의 병력을 갖춰 놓는 것은 언제 어디에서 오크 족이 습격해 올지 모르는 곳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마크는 나이젤과 더불어 거느리고 온 사람들과 요새 안으로 들어와 요새 지휘관의 영접을 받았다. 요새 지휘관이 마크를 맞이하니 마크는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후 곧 바로 자신이 이곳에 와서 해야 할 일을 시작했다.
저녁이 되기 전까지 요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수비병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물자가 비축된 창고나 요새를 둘러보며 부족한 부분을 찾아보았다. 요새의 수비 상태는 나름대로 빈틈이 없어 보였고 목책과 성벽을 쌓은 부분도 튼튼해 무너진 곳을 찾을 수 없었다.
요새를 둘러 본 마크는 수비대의 비축 식량을 비롯해 비축된 무기나 요새에서 기르고 있는 전투마의 상태까지 확인해 본 후 요새 수비 대장과 병사들을 위로해 주었다. 의례적이지만 치밀한 점검이 모두 끝나자 마크는 그제야 굳은 얼굴을 풀었다.
해질 무렵까지 요새 안을 쏘다니고 다닌 마크 때문에 조마조마했던 요새 수비 대장은 즐거운 표정을 얼굴 가득 띄우며 자신의 관사로 마크와 나이젤을 초대해 정성껏 준비된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페스터 호수 주변의 플라비아 농장을 관할하고 많은 수의 개척민을 관할하는 마크지만 저녁 식사는 살짝 물에 데친 야채와 잘 구운 닭 한 마리에다가 야채와 말린 고기를 잘라 넣은 쇠고기스프가 전부였다.
초라하다면 초라한 음식이지만 마크는 맛있게 먹었고 나이젤도 야채를 씹어 먹고 닭고기에 소금을 뿌려가며 맛있게 먹었다. 저녁 마친 일행은 요새에 있는 관사에서 들어갔다. 관사에서 들어가 모두들 지친 몸을 쉬었다.
이날 새벽 나이젤의 숙소로 마크가 찾아와 조용히 나이젤을 잠에서 깨웠다. 처음에는 긴장했던 나이젤도 차분한 목소리로 무슨 일인지를 물었다. 마크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조용히 대답했다.
“······네가 꼭 보아야만 할 것이 있다. 따라 오도록 해라.”
마크는 꼭 봐야 할 것이 있다면서 나이젤을 재촉했다. 나이젤은 하품을 한 후 별 생각 없이 조끼 형식의 질긴 가죽 갑옷만 입고 허리에는 브룬트의 단검만 찬 후 앞서 걷고 있는 마크의 뒤를 따랐다.
한참 요새 안을 걸어 어느 은밀한 산비탈 속으로 한참이나 들어갔고 마크가 가지고 있던 열쇠로 굳게 봉인되어 있는 튼튼한 돌로 만든 창고를 열었다. 평범해 보이는 창고 안쪽은 별다른 특징이 없었다.
다만 가운데 커다란 나무판자가 내려져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벽에는 온통 켜다 남은 등불들이 여러 개 걸려 있었다. 벽에 걸린 등불을 두 개 들어 불을 밝힌 마크는 등불 중 하나는 자신의 손에 들고 다른 하나는 나이젤의 손에 들려주었다.
이곳을 잘 알고 있는 듯 마크는 앞장서서 가운데 놓여 있는 커다란 나무판자를 치웠다. 판자를 치우니 인공으로 만든 것이 분명해 보이는 돌계단이 나왔고, 그 계단은 땅 아래로 나 있는 동굴로 향해 있었다.
“숙부님, 어디를 가지는······. 웃!”
-휘이잉~-
갑작스레 동굴이 나오자 의아해 하던 나이젤이 마크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려는 찰나, 뼈를 에는 것 같은 안쪽에서부터 차가운 바람이 한꺼번에 몰아쳐 나왔다. 꽤 춥고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지만 서로 아무 말은 없었다.
마크가 먼저 아래로 내려가자 나이젤도 따로 물어보는 것 없이 등불을 비추며 마크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가는데 갈수록 동굴 안은 한겨울 속인 듯 굉장히 춥고 벽도 온통 얼음이 얼어 있었다.
추위에 몸이 덜덜 떨릴 때까지 장정 셋 정도는 나란히 설 수 있을 정도의 벽을 타고 한참이나 계속해서 내려가니 어느새 계단의 끝이 나왔다. 그 아래쪽에는 엄청난 크기의 상자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추위에 덜덜 떨면서도 나이젤이 무엇인지를 물으니 마크는 말없이 등불로 가까운 곳에 놓여 있는 상자를 비추어 주었다. 등불이 스치는 곳에 사람의 얼굴이 나오자 나이젤은 깜짝 놀랐다.
“!”
자세히 보니 모두 인간의 머리가 아닌 오크와 고블린의 잘린 머리들이었다. 모두들 동굴 안의 차가운 기운에 얼어붙은 채로 상자에 한 가득씩 담겨 있었다. 나이젤이 눈을 크게 뜨며 마크를 바라보니 마크는 나이젤이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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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의 시작…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46…
아아…날씨 참…무더워 지고…황사에…송화에…~3~;
●‘창공의수호자’님…으음…나이젤을 포함해 독수리 5형제일 수도 있겠지만요…나이젤이 가장 나이가 어리지만 신분이 가장 위네요…^0^;; 숙부 마크와 만날 때 뭐…이벤트가 뭐 있겠습니까? 사촌 캐서린과 만나고 무엇인가 음모를 눈으로 보는 것이지요…^_^;
●‘타에’님…으음…천하무적 나이젤 전대 맞습니다…^_^; 상당히 굇수 같은 존재들이기는 하지만…뭐…나중에 활약들이 잘 나올 것이랍니다…^_^;
●‘ytk’님…으헤헤헷…그나저나 황사와 송화가루에 죽겠네요…차도 더러워지고…~ㅁ~; 에휴…건강 조심하시고요…화팅!!
●‘i우천i’님…^_^; 나이젤 이 녀석…이제 인재들을 슬슬 모아들여 완성을 보고 있답니다…^_^; 용맹한 굇수들 만쉐이랍니다…^_^乃
●‘zeple’님…울딘…곰스타일 맞습니다…뭐…나중에 나이젤 놈의 친위대를 이끌게 된답니다…^_^; 글쿠 허저와 전위…저 작가넘이 삼국지를 매일 잠들기 전에 읽어 본다는 것을 아신다면…쉽게 납득하실 수 있을 것이랍니다…
●‘블래스터’님…너무…어렵게 생각하실 것 없습니다…3부에서 고드프리는 초반 좀 엄청 찌질대는 것을 제외하고는요…16세의 나이에 후작까지 오르는 굇수랍니다…@_@; 글쿠…여러 가지 이유에서 독자 세력도 갖게 되고요…^_^; 그 아래 있는 이리나 블래스터는…뭐…따지고 본다면 엄청난 출세(?)를 할 수 있는 인물입죠…^_^; 글쿠 어버이날…저 작가넘과 아뒤쥔장님은 용돈을 드렸답니다…@_@;
●‘은하전설’님…으히히히히…저 작가넘…열심히 부지런히 글을 쓰겠습니다…4부종결까지 달리는 겁니다…냐하하하하…
●‘underworld’님…장군 18명요??? 허걱…그 많은 캐릭터들을 다 쓰려면 저 작가넘…머리 뽀개집니다…ㅠ_ㅠ; 차라리 성주 3명이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핫핫핫…^_^;(여기에서 무엇인가를 짐작하실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SsozZ’님…울딘…엄청난 괴물 맞습니다…3부에서는 나이젤의 친위대를 통솔하는 엄청난 놈이랍니다…^_^;
●‘에크리스’님…무력 뿐만 아니라 군대 지휘력도 어마어마합니다…사실 울딘을 제외한 나머지 셋은 군대 지휘력도 어느 정도 갖춰져 있죠…뭐…다분히 3, 4부를 위한 출현이고 설정이니 말이죠…^_=;
●‘제크리얀’님…뭐…나이젤…쥔공이니…쥔공이 알아보는 인재는 뭐…최고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굇수 만쉐이!!! 울딘은 나이젤 친위 대장…나머지는 지금 보다 엄청 더 출세한답니다…^_^;; 성주 직에 오를 정도로 말입죠…^_^;
●‘작가아님’님…꺼억…저녁 때 닭갈비를 만들어 먹었더니…헛헛헛…작가아님님의 반찬은…직빵으로 살로 가겠네요…~3~; 쿨럭…밤참 안먹어야 하는데..말이죠…글쿠…새로운 인재 맞습니다…울딘은 나이젤의 친위대를 이끌게 된답니다…^_^;
●‘Blood_Rain’님…으음…Blood_Rain 님…라스, 나이젤 쪽이 캐먼치킨이기는 하지만 지금 국왕 엠마뉴엘 볼크 무시하시나염!! 쿨럭…어쨌거나 대단한 인재들이기는 하지만…3부와 4부 친구들도…한 가닥씩 한답니다…^_^;
●‘러딘’님…으헷헷…^_^; 울딘…뭐…대단한 놈은 대단한 놈이랍니다…나이젤 친위대를 이끌 정도면…뭐…굉장한 인물이죠…^_^; 3부 고드프리의 경우는…초반에는 나이젤이 좀 보태준답니다…^0^;;
으힛…
(2차 수정함-작가아님님…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