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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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늘 고민을 하지만 마땅히 생각나는게 없네요…( ~3~)y-~~ 에휴…
병력이 집결하기는 했지만 단순히 서로 노려보고만 있던 사이 다시 4일의 시간이 지나갔다. 4일의 시간이 지나자 국왕이 예언했던 대로 타로마르크 성에서 출발한 한스 나르바 보이제 후작이 지휘하는 1만 명의 군대가 다코 컨퓨즈 성의 동쪽에 모습을 드러냈다.
“허허허~ 이제 조금 숨통이 트이겠군.”
이미 공성전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타로마르크 성에서 출발한 1만 군대는 공성탑과 사다리차는 물론 투석기와 다수의 공성에 필요한 사다리와 여러 가지로 유용한 목재를 갖고 있어 국왕 군대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한스 나르바 보이제 후작이 도착하고 부대가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재정비하는 사이, 에릭 라본느 마리너 롬니 백작과 에른스트 수플레 백작이 각각 1만 명씩을 이끌고 다코 컨퓨즈 성의 남쪽, 즉 아르니스 협곡으로 통하는 길로 이동했다.
에릭 라본느 마리너 롬니와 에른스트 수플레 백작이 다코 컨퓨즈 성의 남쪽으로 이동하게 된 목적은 다코 컨퓨즈 성을 완전히 포위하여 공성을 유리하게 진행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사실 조금 더 큰 목적은 공세가 시작되었을 때 아르니스 협곡 쪽에서 예상되는 반란군의 증원과 적의 퇴로를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적의 후방을 차단하는 것이 성공하게 되면 본격적으로 공성에 나선다.”
“예! 이미 준비가 거의 끝나가옵니다.”
무장병을 주축으로 하는 2만의 병력이 다코 컨퓨즈 성의 남쪽으로 이동하는 사이 루벤 군대는 본격적으로 다코 컨퓨즈 성을 단번에 넘어 버릴 요량으로 공성 준비를 갖췄다. 공격 방향은 모두 세 곳으로 성의 북쪽은 국왕 군대와 에드뮬 성의 군대가 맡았다.
동쪽은 타로마르크 성의 한스 나르바 보이제 후작이 맡고 서쪽은 마스코 성의 성주 막스 도르터스 아크발 후작이 맡기로 했다. 남쪽 성벽은 충분한 병력이 있음에도 공격을 하지 않기로 결정되었다.
그 이유는 만일 공격이 한창 진행 되었을 때 아르니스 협곡 쪽에서 출현한 적의 증원에 의해 협공을 받으면 자칫 포위망이 와해될 수도 있다는 점과 다코 컨퓨즈 성을 궁지에 몰아넣어 절망한 그들이 죽기로 싸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전하. 반란군의 병력이 우리보다 적으니 공세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오나 만약의 사태라는 것이 있사옵니다. 이에 대비를 하여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대의 말이 옳도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더라도 만일의 경우 다코 컨퓨즈 성의 성문이 열려 도시 안으로 들어갈 길이 열리거나 적의 병력이 성을 버리고 남쪽 성문으로 빠져 나온다면 반란군의 움직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공세를 견디다 못한 반란군이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성문을 열고 반격해 나오는 문제도 있으니 이런 경우의 수도 고려해야 한다. 반란군의 뜻하지 않은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국왕은 가르시아 블라다 아드론과 막스 도르터스 아크발, 한스 나르바 보이제에게 공성에 불필요한 기병대를 모두 국왕 직속으로 배속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하오나 전하, 기병대가 없으면 적의 기습에 신속한 대응이 어렵사옵니다. 재고하여 주시옵소서.”
기병대를 모두 국왕 직속으로 배속시키라는 요구가 들어오자 세 사람은 기병대가 없이는 만일의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해 적의 공세에 부하들의 손실이 커질 것을 우려해 난색을 표했다.
몇 가지 타협 끝에 국왕은 세 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기병대 절반의 양도를 요구했고 대신 비교하기는 좀 힘들지만 같은 숫자의 보병 부대를 지원해 주었다. 국왕이 타협점을 제시하자 세 사람은 기꺼이 기병대의 절반을 국왕에게 양도했다.
기병대를 집결시킨 국왕은 막스 도르터스 아크발과 한스 나르바 보이제가 선뜻 양도해준 공성 병기를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부대에 배치시켜 공격이 시작되었을 때 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게 했다.
기병 800기를 지휘하게 된 나이젤은 이번 공성에서 선두에 서지 못하고 당연한 말이지만 국왕이 집결시킨 기병대 지휘관으로서 직접적인 전투에 나서지는 않아도 되었지만 국왕을 찾아가 자신도 선두에 서서 성벽을 오르고 싶다며 공격의 선두에 세워 줄 것을 청했다.
“위드 자작이 직접 정면에 나서시겠다는 거요?”
뜻밖에도 나이젤이 찾아와 공성의 선두에 서겠다고 나서자 국왕은 당혹스러운 얼굴이 되더니 너무 위험한 일이니 정면으로 나서지 말고 후방에서 현재 지휘하고 있는 기병대와 더불어 위치해 있을 것을 명했다. 국왕이 청을 거절했지만 나이젤도 물러서지 않았다.
“전하!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공격의 선두에 서게 되는 병사들은 모두 자신들이 정예병을 투입하기 전에 적의 기세를 떨어뜨리기 위한 화살받이 정도로 느끼고 있어 사기가 무척이나 낮습니다. 더욱이 귀족이나 기사들은 모두 위험하다는 이유에서 스스로 선두에 나서기를 꺼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때 미천하지만 소신이 선두에 서서 공격을 지휘하고 앞장서서 성벽을 오른다면 쓸데없는 병사들의 희생도 줄고 전군의 사기가 크게 오를 것입니다. 부디 소신이 선두에 서는 것을 허락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으음······. 일리가 있도다.”
나이젤이 간곡히 청하니 국왕은 잠시 고민하더니 이미 결심이 확고하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나이젤의 부탁을 들어 주었다. 그렇지만 얼굴에는 은근히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자칫 나이젤이 잘못되면 라스와의 사이가 틀어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대가 그렇게 청하니 허락하겠네. 그렇지만 짐은 위드 자작이 스스로의 존귀함을 알고 조금 더 자중했으면 싶네.”
“배려에 감사드리옵니다.”
국왕이 걱정하는 말을 아끼지 않으니 나이젤은 가장 먼저 성벽 위로 오르겠다며 오히려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나이젤이 가장 먼저 성벽 위로 오르겠다고 호언하니 국왕은 잠시 나이젤의 어깨를 두드려 주며 한 가지 격려를 해 주었다.
“위드 자작이 다코 컨퓨즈 성의 성벽 위로 가장 먼저 오른다면 짐은 그대에게 지난번처럼 보석이 박혀 있는 큼직한 금잔을 하사해 주겠소.”
국왕이 호기 있게 한 마디 하자 나이젤은 엎드려 깊이 감사를 표했고 자신을 선두에 세워준 일에 대해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겠노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며 물러 나왔다. 국왕 앞을 물러 나온 나이젤은 곧 울딘과 마이클 야들리를 찾아가 자신들도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인님이 가시면 저희들도 함께 가겠습니다.”
나이젤은 두 사람의 뜻이 고마웠지만 스스로 자청한 위험까지 함께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뒤쪽에 남아 있어도 된다며 두 사람을 다독였지만, 그들 두 사람은 쓸데없다면 쓸데없을 정도로 고집을 부렸다.
“어리석은 사람들이군.”
두 사람 모두 공격의 선두에 선다는 일이 두렵게 느껴졌을 것이지만 이렇게 스스로 앞장서 주기로 하니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이번 일에 대해 보답해 주겠노라고 약속 한 뒤 공격의 선두에 설 준비를 서둘렀다.
국왕이 미리 밝힌 대로 타로마르크 성의 군대가 도착하고 3일 뒤 모든 준비를 끝낸 국왕 군대는 다행히 그동안 다코 컨퓨즈 성에 틀어박혀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반란군을 향해 공세를 시작했다.
이른 아침 든든하게 아침을 지어 먹은 병사들 모두 국왕이 내린 술을 한 잔씩 마시고 마음을 굳게 하며 성벽을 넘어갈 준비를 했다. 나이젤 또한 주둥이에 하얀 털이 나 있는 검은색 전투마에 마갑을 씌우고 안장을 얹어 놓고 자신은 리사 디포의 사슬 갑옷 위에 사슬 셔츠를 입고 그 위에 빙켈리트를 착용했다.
이어 각반과 팔목 보호대를 착용한 후 가죽 모자를 쓰고 사슬 두건을 뒤집어 쓴 다음 그 위에 여분으로 남아 있는 투구를 착용했다. 곧 허리에는 브로델과 구드룬 고프리의 한손 장검, 브룬트의 단검을 착용하고 등에는 구드룬 고프리의 대검을 둘러메었다.
여분의 단검을 각반과 팔목 보호대 속에 찔러 넣은 뒤 허리에는 미리 구입해 놓은 작은 철퇴를 집어넣었다. 혹시 몰라 플라비아 포션이 들어 있는 잡낭을 등에 짊어지고 그 위는 짐승 가죽 덧옷으로 감쌌다.
왼팔에 역삼각형의 브룬트의 방패를 차고 전투 도끼를 들고 나니 드디어 전투 준비를 마쳤다. 곧 마갑을 씌워 놓은 전투마에 오르자 울딘과 마이클 야들리 또한 준비를 마치고 나왔다. 두 사람은 지휘관이 아닌 관계로 표적이 되는 말에 올라타지 않고 일반 보병들과 함께 나이젤의 좌우에서 진격해 나가기로 했다.
나이젤이 전투마에 올라 울딘과 마이클 야들리를 거느린 채 선두로 나오자 황금색 판금 갑옷을 입은 국왕과 군 지휘권을 갖고 있는 가르시아 블라다 아드론이 국왕 친위대 기사들과 함께 전장이 잘 보이는 곳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국왕을 보게 되자 쓴웃음이 지어지는 것도 잠시 나이젤은 전쟁의 시작 전 의례적으로 다코 컨퓨즈 성의 성주에게 항복을 권고하기 위한 사자 임무를 맡은 기사가 성벽 쪽으로 달려가자 약간은 따분하다는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허허······. 짐의 아량을 거부하다니······. 어쩔 수 없군.”
오래지 않아 예상했던 대로 성벽 아래로 용감하게 다가가 항복을 권고했던 기사가 권고에 실패하고 국왕 군대의 진영 쪽으로 되돌아오자 국왕은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며 공격 명령을 내렸다. 공격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미리 준비된 투석기가 발사되었다.
-투웅!-
-휘와아아아아앙!!!-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순간적으로 경쾌한 투석기의 발사음이 들렸고 그 뒤를 따라서 무수히 많은 투석기가 발사되어 처음에는 바위를 다코 컨퓨즈 성 안으로 쏘아 보내기 시작했다.
1차적으로 바위가 다코 컨퓨즈 성의 성벽 쪽으로 날아들고 나자 그 뒤를 이어 불을 붙인 기름 항아리들이 연속해서 다코 컨퓨즈 성 쪽으로 날아갔다. 불을 붙인 기름 항아리들은 투석기를 떠나 허공을 가로질러 나가며 특유의 굉음을 내었다.
-기이이이이이잉!!-
마치 악마가 크게 포효하는 것 같은 굉음은 이제는 익숙해 질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상당히 좋지 못하게 만드는 무시무시한 힘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나이젤에게 중요한 것은 국왕의 진격 명령이 내려졌다는 사실이다. 말 위에서 전투 도끼를 치켜든 나이젤은 우렁찬 고함과 함께 부대의 진격을 명령했다.
“부대!! 전진하라!!!”
나이젤의 명령이 떨어지자 가장 선두에서 큼지막한 방패를 들고 있는 병사들이 걸음을 떼었고, 그 바로 뒤에 방패를 머리 위로 세워든 루벤 병사들이 한걸음씩 앞으로 전진 해 나가기 시작했다.
병사들의 진격에 맞춰 사다리를 비롯한 기초적인 공성 병기들과 함께 공성탑과 사다리차가 서서히 다코 컨퓨즈 성의 성벽 쪽으로 움직여 나갔다. 나이젤도 표적이 될 수 있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섰다.
머리 위쪽으로 셀 수도 없이 많은 불을 붙인 기름 항아리와 바위들이 뒤섞여 날아가며 굉음을 내었지만, 사람들은 고함과 함께 모두 똑바로 정면만 응시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무겁게 내딛기만 했다.
“반란군 놈들이 투석기로 반격을 해옵니다!!”
“피하라!!”
상당한 끈기를 보여주듯 다코 컨퓨즈 성의 수비군은 국왕 군대의 선두와 공성탑과 사다리차 등이 성벽에 바짝 접근해 올 때까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다가 국왕 군대의 투석기가 공격을 멈춘 틈을 노려 반격을 개시했다.
정확하게 날아드는 투석기 공격은 굉장히 위협적이었지만 그 자체로서는 큰 의미가 없다. 물론 운 없게도 날아드는 바위에 정통으로 맞거나 하여 대열이 무너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날아오는 바위는 눈으로 보고 잽싸게 피한다면 피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바위와 뒤섞여 함께 날아오는 불을 붙인 기름 항아리는 그것이 힘들었다. 항아리가 날아와 깨지면서 큰 폭발과 같이 불길이 거세게 일면 자연히 대열이 흐트러지게 된다. 그 틈을 노려 반란군이 기계식 석궁을 발사해 왔다.
-투두두둥!!!-
-쏴아아아아악!!!-
“크아아악!!”
마치 소나기가 쏟아지듯 일제히 성벽 위에서 쏘아낸 기계식 석궁 때문에 선두에서 방패를 들고 천천히 접근해 들어가던 병사들의 많은 수가 쓰러졌고 대열이 일시에 혼란에 빠졌다. 그렇지만 그 즉시 그들의 빈자리는 후속하고 있던 다른 사람들로 채워졌다.
“진격!! 달려라!! 석궁이 재장전 될 동안 바짝 접근해야 한다!!”
재장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기계식 석궁을 성벽에 걸고 날린 첫 일격은 좋았지만 오히려 루벤 병사들의 공격 속도만 상승 시켰을 뿐이다. 적의 공세에 머뭇거렸다가는 무수한 화력에 난타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한 나이젤이 계속 병사들을 전진시킬 것을 재촉했고, 일선 지휘관들 또한 신속한 부대 전진을 명령했다.
곧 1차적으로 장궁의 유효 사정 거리내로 접근해 들어가게 되자 방패로 세워진 방벽이 1차적으로 듬성듬성 세워졌다. 1차로 방패로 세워진 방벽의 뒤쪽으로 장궁수가 집결했고 처음으로 장궁수들이 성벽 위로 화살을 쏘아 올렸다.
“쏴라!!”
-촤락! 촤라라락!!-
국왕 쪽에서 장궁이 발사되자 성벽 위에서도 장궁을 가진 병사들이 나타나 장궁을 머리 위로 높이 치켜들어 연달아 성벽으로 접근해 들어오는 병사들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장궁 화살이 소나기처럼 쏟아졌지만 상당수가 갑옷을 착용하고 있고 거의 전부가 각종 방패를 소지하고 있어 생각 외로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계속 전진해라! 전진 속도를 높여!!”
나이젤은 부하들을 독전하며 일부 자신 쪽으로 날아온 화살은 몸을 비틀어 피해냈다. 계속된 독전을 받은 병사들은 방패의 벽을 유지한 채 보통 활과 석궁의 유효 사정 거리내로 접근했고, 곧바로 2차 방패벽이 세워졌다.
-퉁! 투투투두우웅!!-
-키아아앙!! 퍽!! 푸콱!!-
“으아악!!”
방패벽이 세워지자 기다렸다는 듯 성벽 위에서 기계식 석궁의 2차 사격이 시작되었다. 큼직한 석궁 화살이 날아와 방패를 뚫고 그 뒤에 서 있던 방패수와 석궁수들을 무수히 쓰러뜨렸다. 그렇지만 석궁수와 보통 활을 가진 궁수들은 지지 않고 대열을 정비하며 연달아 성벽 위로 화살을 쏘아 붙였다.
“적의 기세가 꺾였다! 사다리를 걸어라!!”
성벽 위로 장궁 화살과 석궁 화살, 보통 활의 화살이 날아들자 반란군의 기세가 잠시 머뭇거렸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사다리를 가진 병사들이 일제히 성벽 아래쪽으로 몰려들었고 나이젤도 전투마에서 내린 후 하마한 전투마는 엉덩이를 힘껏 때려 아무 곳이나 달려가게 했다.
전투마에서 내린 나이젤은 자신을 바짝 따라온 울딘과 마이클 야들리를 한 번 돌아 본 후 방패를 머리 위로 고쳐 잡았다. 그런 뒤 국왕쪽 병사들이 사다리를 걸자마자 반란군들이 기름 항아리를 쏟아 붓고 바위와 투창을 내던지고 있는 다코 컨퓨즈 성의 성벽 쪽으로 달려갔다.
아직 공성탑차와 사다리차가 도착하기 전이지만 그 전까지 시간을 벌어야 했다. 머리 위로 고쳐 들고 있는 방패 쪽으로 석궁 화살과 보통 화살이 날아와 박혔지만 나이젤은 마구 밀집해 혼란한 병사들 사이를 뚫고 누구보다 먼저 성벽에 걸려 있는 사다리 쪽으로 향했다.
성벽 아래 도착한 나이젤은 전투 도끼를 옆구리에 차고 방패를 등에 짊어 진 후 양손으로 사다리를 잡고 누구보다도 빠르게 사다리를 잡고 성벽 위로 올라섰다. 사다리를 잡고 오르는 나이젤의 앞쪽으로 여러 명의 이름 모를 국왕쪽 병사들이 있었다.
그런 병사들의 머리통을 찍기 위해 대담하게도 성벽 위에 올라 양날 도끼로 성벽을 기어오르는 병사들을 찍어 넘기는 작고 다부진 체구를 가진 전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에에잇! 어서어서 떨어져라!!”
그 전사는 낮고 굵직한 목소리로 국왕 병사들의 머리통을 전투 도끼로 연신 내리 찍었다.
-퍽!!-
“아아악!!”
사다리를 오르는 동안은 시야가 제한되기 때문에 바로 앞 사람이 전투 도끼에 맞아 비명을 지르며 아래로 굴러 떨어질 때까지 적의 존재를 모르고 있던 나이젤은 순간적으로 자신의 앞에서 사다리를 오르던 병사가 사라지고 수염을 잔뜩 기른 지저분한 반란군 전사가 나타나 전투 도끼를 내리찍어 오자 살짝 몸을 비틀어 피하며, 오히려 오른팔을 뻗어 상대의 도끼 자루를 잡아챈 후 아래쪽으로 힘껏 끌어 당겼다.
“우아악!”
의외로 쉽게 작고 다부진 체구의 전사가 성벽 아래로 굴러 떨어지자 나이젤은 있는 힘을 다해 성벽 위로 올라선 후 곧바로 뛰어 들었다. 나이젤이 성벽 위로 내려서자마자 굵고 단단한 나무 몽둥이 끝에 쇠테를 두르고 날카롭고 뾰족한 쇠못을 막은 철퇴를 든 반란군 전사가 덤벼왔다.
“이놈이!!”
달려드는 남자는 지위가 기사 정도인 듯 상체는 판금 흉갑과 등갑을 착용하고 있고 견갑까지 붙어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하체는 비록 요갑이 사슬 갑옷 조각으로 둘러쳐져 있지만 허벅지와 각반은 물론 금속으로 만든 가죽 신발 덮개까지 착용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무슨 의미에서인지는 몰라도 짧은 곱슬머리와 지저분하게 자란 수염난 얼굴과 예전에 왼쪽 뺨을 둔기로 맞았던 듯 일그러진 흉터가 있다는 사실까지 확인시켜주고 싶은 것인지는 몰라도 머리에 투구를 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살짝 몸을 비틀어 기사의 공격을 피한 후 완전히 드러난 목옆을 왼손으로 잽싸게 빼든 브룬트의 단검으로 치명상을 입을 정도로 깊숙이 베어 넘겼다. 단 칼에 치명상을 입을 정도의 상처를 입은 기사는 일어서지도 못하고 피를 분수처럼 뿜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브룬트의 단검을 칼집에 밀어 넣은 나이젤은 허리에 차고 있던 전투 도끼를 빼든 후 자신을 향해 역삼각형의 방패를 앞세우고 전투용 망치를 휘두르며 덤벼들어온 무장병과 맞섰다.
상대의 무기가 굉장히 치명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나이젤은 재빨리 접근하면서 전투 도끼를 휘둘렀고, 이 공격은 사슬 갑옷을 입고 마치 솥을 뒤집어 놓은 것 같은 투구를 쓰고 있는 무장병이 앞세우고 있는 역삼각형의 방패 위쪽을 강하게 타격했다.
“하압!!”
-휘웅!! 퍽!!-
방패의 위쪽으로 도끼날의 안쪽이 걸리자 있는 힘을 다해 자신 쪽으로 끌어 당겼다. 순간적으로 방패를 들고 있는 무장병의 왼팔이 아래쪽으로 숙여졌고 머리가 드러나자 나이젤은 주저할 것 없이 도끼자루를 반회전 시키며 안면을 공격했다.
-빡!!!!-
“우왁!!”
도끼 자루로 얼굴 정면을 세게 얻어맞은 무장병이 잠시 비틀거리자 나이젤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전투 도끼를 내리찍어 아주 잠깐 동안 드러난 상대의 목 언저리를 깊숙이 타격했다.
도끼날을 빼냈을 때 약간 비정상적으로 꺾인 무장병의 목옆으로 핏물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 보였다. 도끼로 목을 맞은 무장병은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오른손으로 목 부분을 누르려 했지만 오른팔을 약간 들썩였을 뿐 그 이상의 움직임은 보이지 못하고 풀썩 쓰러졌다.
그 다음으로 이어져 들어온 것은 사슬 갑옷을 입고 보병창을 들고 있는 병사였다. 그는 정수리 부분을 보호하는 코받침이 있는 투구를 쓰고 그 아래쪽으로 사슬 두건을 뒤집어쓰고 있다.
사슬 두건 사이로 드러난 얼굴이 우습게도 너무 귀엽게 느껴졌지만, 나이젤은 상대가 내지른 보병창을 몸을 비틀어 피한 후 복부를 전투 도끼로 올려 찍었다. 복부를 전투 도끼로 맞은 보병창을 든 병사의 목이 순간 앞으로 숙여졌고 나이젤은 도끼를 빼내면서 바닥에 쓰러진 병사의 등뼈를 도끼로 내리 찍었다. 약간 몸이 들썩했지만 적의 시체를 보는 나이젤의 눈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이런! 짐!! 이 새끼가 감히!!”
다시 몸을 돌리니 전투 도끼를 손에 든 무장병 하나가 크게 고함을 지르며 나이젤의 몸을 후려치듯 전투 도끼를 휘둘러 왔다. 나이젤은 흥분한 상대가 휘두르는 공격을 살짝 몸을 비틀어 상대의 무기가 움직이는 방향 옆으로 비켜선 후, 동작이 커 등을 보이는 상대의 등짝을 도끼로 내리 찍었다.
나이젤이 막 도끼를 빼내려 했을 때 정면으로 짧은 칼과 네모진 나무 방패를 든 반란군 병사 하나가 자신을 목표로 뛰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가죽 갑옷을 입고 머리에도 금속 투구를 쓰지 않고 있는 사람이지만 상당히 용감했다.
그렇지만 이미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는 나이젤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상대가 방패를 앞세워 돌진해 오자 재빨리 몸을 비틀어 공격을 피한 후 다리를 걸어 병사의 무게 중심을 잃게 하고 그 틈을 노려 상대의 옆구리를 전투 도끼로 내리 찍었다.
가죽 갑옷을 입고 있는 병사는 단번에 목숨을 잃어 버렸고, 나이젤은 다음 적을 찾아 눈을 돌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어깨를 나란히 한 무장병들이 보병창을 앞세우고 돌진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우얍!”
양손으로 전투 도끼의 자루를 움켜잡은 나이젤은 온 힘을 다해 보병창을 앞세우고 돌진해 들어오는 무장병들 쪽으로 손에 들고 있던 전투 도끼를 던졌다. 허공을 가로질러 나간 전투도끼가 창을 든 무장병들의 대열 가운데로 날아가 박히자, 아주 짧은 순간 도끼에 맞은 무장병의 움직임이 멎으며 다른 무장병들과 거리와 틈이 생기게 되었다.
대열이 약간 흐트러지며 틈이 생기자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나이젤은 재빨리 등에 메고 있던 방패를 왼팔로 옮겨 잡았다. 방패를 왼팔로 옮겨 잡자마자 허리에 차고 있던 구드룬 고프리의 한손 장검을 빼든 나이젤은 방패를 앞세워 앞으로 달려들었다.
“이야아아아아!!!”
보병창을 가진 병사들이 물러서지 않고 창을 내질러 왔지만 창대와 창대 사이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나이젤이 방패로 상대 병사의 창을 쳐내고 밀쳐내며 아주 짧은 시간 드러낸 한 병사의 목을 베고 자신 쪽으로 상체를 비튼 병사의 목 뒤를 무게추로 내리 찍었다.
다시 몸을 반 회전시켜 이번에는 그 뒤에 서 있던 보병창을 가진 병사의 복부 깊숙이 칼날을 박아 넣었다. 칼날을 빼내며 상대가 쓰러지기 전 다시 등짝을 찍어 넘긴 나이젤은 미처 방패를 돌리기 전 날아온 석궁 화살에 가슴을 맞았다.
-퍼억!!!-
“크억!”
꽤 충격이 컸지만 두껍게 껴입은 갑옷 때문에 치명상이 아님을 알아차린 나이젤은 다시 자신을 향해 네모진 방패를 앞세우고 덤벼들어온 반란군 병사의 공격을 받았다. 가슴에 석궁을 맞은 것을 보고 치명상을 입었다고 판단했는지 몰라도 그 병사의 기세는 엄청났다.
“잡았다!!!”
-파악!! 크카칵!!!-
나이젤은 상대가 앞세우고 있는 방패를 향해 자신도 방패를 앞세워 맞부딪쳤다. 곧바로 힘에서 밀린 반란군 병사의 방패가 하늘로 튕겨나면서 하체가 훤히 드러났고, 나이젤은 주저하는 것 없이 무릎 쪽으로 한손 장검으로 찔렀다. 무릎을 찍힌 병사가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숙이자 방패로 완전히 드러난 머리통을 냅다 후려쳐 바닥에 쓰러뜨렸다. 그리고 병사의 목이 완전히 드러나자 주저할 것 없이 왼발로 목을 힘껏 내리 찍었다.
“루이스!!!”
방금 죽인 병사의 이름이 루이스였는지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다시 앞쪽으로 무장병이 덤벼들어 왔다. 부들부들 몸을 떠는 병사의 목에서 발을 뗀 나이젤은 달려든 무장병이 내리치는 장검을 방패와 한손 장검을 교차시켜 가로 막고 한손 장검의 날로 상대의 장검을 아래쪽으로 흘려보낸 뒤 방패의 모서리로 무장병의 얼굴을 후려쳤다.
방패의 모서리 부분으로 머리를 맞은 무장병이 잠깐 동안 중심을 잃자 상대의 목 부분을 깊숙이 찔렀다. 칼날을 빼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등 뒤에서 덤벼들어온 보병창을 든 무장병 하나가 왼쪽 등 뒤를 창으로 거세게 찔렀다.
-투파팍!!-
“!!!”
꽤나 큰 충격이었기 때문에 순간 몸을 비틀었던 나이젤은 몸에 창이 박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급격하게 몸을 비튼 후 창대에 끌려 중심이 흐트러진 무장병의 목을 내리 찍었다. 목을 찍힌 병사는 창대를 놓치고는 피를 뿜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팍!!-
나이젤이 창대를 뽑으려 다시 상체를 돌렸을 때 석궁 화살 하나가 날아와 오른쪽 어깨에 맞았다. 다행히 두껍게 갑옷을 껴입고 있는 탓에 큰 상처는 없었다. 다시 나이젤을 향해 한손 도끼를 들고 있는 병사가 뛰어왔다.
상대가 한손 도끼를 치켜들어 자신을 내려치려는 사이 완전히 드러난 목 부분을 간단하게 찍어 숨을 끊어 버린 나이젤이 다시 시선을 돌렸을 때 성 벽 위쪽으로 사다리차와 공성탑이 걸리고 병사들을 쏟아냈다.
“드디어 왔는가!! 이제 되었다!! 하아아압!!!”
성벽 위로 루벤 병사들이 쏟아지자 나이젤은 환호하며 다시 자신의 앞으로 뛰어 들어온 반란군 병사가 내리친 넓적한 칼을 방패로 막고 방패의 옆쪽으로 오른손을 뻗어 반란군 병사의 옆구리에 깊숙이 칼날을 박아 넣었다.
상대가 쓰러지고 주변을 둘러보니 뒤쪽에서 브랑겔을 들고 있는 마이클 야들리와 흑검을 휘두르고 있는 울딘이 적을 베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어느새 두 사람이 성벽 위로 올라온 것을 확인하게 된 나이젤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감시탑의 점령을 자신의 목표로 삼았다.
목표가 정해지자마자 나이젤은 주저할 것 없이 앞으로 뛰쳐나가며 가로막고 있는 적 병사들을 베어 넘겼다. 일곱에서 여덟 명 정도 적을 베어 넘기게 되자 나이젤은 감시탑으로 오르도록 만들어져 있는 사다리 쪽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다리 아래쪽에는 사슬 갑옷 위에 안쪽에 철판을 덧댄 가죽조끼를 걸치고 머리에는 마치 통을 뒤집어 놓은 것 같은 투구를 쓰고 있는 무장병이 전투용 망치를 휘두르며 국왕쪽 병사들과 싸우고 있었다. 나이젤은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더니 단번에 상대를 방패로 몰아쳐 성벽 아래로 밀었다.
“아아아아~악!!”
이제 방해꾼이 없자 재빨리 감시탑 위로 올라설 수 있는 사다리를 타고 올랐다. 감시탑 위에서는 반란군 석궁수와 장궁수들이 공성탑차와 사다리차 쪽으로 공격해 들어오는 국왕 군대를 향해 화살을 날려대고 있었다.
곧바로 반란군 궁수들 사이로 뛰어든 나이젤은 닥치는 대로 감시탑 위의 적병을 찍어 넘겼다. 금새 감시탑 위에 반란군 병사들이 남아있지 않게 되자 나이젤은 방패를 등에 메고 한손 장검을 거둔 후 감시탑 위에 세워져 있는 다코 컨퓨즈 성의 깃대를 양손으로 뽑았다.
“우라차차차!!!”
-우지지직!!-
깃대는 제법 단단하게 바닥에 박혀 있지만 나이젤이 양손으로 힘을 주어 뽑으니 요란한 소리와 함께 뽑혔고, 깃대를 뽑아든 나이젤은 우렁찬 고함 소리와 함께 다코 컨퓨즈 성의 깃대를 성벽 아래로 던져 버렸다.
“와아아아아!!!”
감시탑이 점령되고 다코 컨퓨즈 성의 깃발 하나가 성벽 아래로 내던져지자 성벽 아래쪽으로 몰려 있던 국왕 병사들이 일제히 고함을 질렀다. 나이젤은 다시 구드룬 고프리의 한손 장검을 빼들어 성벽 아래쪽에 몰려 있는 병사들에게 우렁차게 고함을 질렀다.
“우와아아아아아! 루벤 만세!!!”
나이젤이 감시탑 위에서 병사들의 사기를 바짝 끌어 올리자 루벤 병사들은 용기백배해서 고함을 지르며 사기를 높였다. 바로 이때 증원이 성 안쪽에서부터 반란군의 증원이 성벽 쪽으로 도착했다.
정신없이 성안에서 몰려 내려온 수비군은 어마어마한 기세로 공격자들을 몰아 쳤지만 나이젤 때문에 바짝 사기가 올라 있는 국왕 군대와 이미 성벽 위쪽으로 계속해서 투입되는 병사들 때문에 차츰 기세를 잃고 밀려 나갔다.
수비군이 기세를 잃고 무너지기 시작하자 나이젤은 얼른 감시탑에서 내려온 후 자신을 찾아온 울딘과 마이클 야들리와 만났다. 두 사람은 루벤 병사들이 성벽의 일부를 완전히 점령하고 성벽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장악되자 그쪽으로 앞서가려 했다.
“울딘! 야들리! 잠깐 기다려!!”
나이젤은 갑자기 두 사람을 만류한 후 성벽에 남아 있는 적을 제거하자면서 성벽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대신 성벽 위에 남았다. 두 사람은 아직 성벽위에 남아 저항하고 있는 반란군들이 많았고 자신의 임무가 개인적인 전공을 세우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으니 다른 것을 생각할 것 없이 나이젤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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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한 전투신…-ㅅ-;;
-작가아님님…(부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