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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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늘 고민을 하지만 마땅히 생각나는게 없네요…( ~3~)y-~~ 에휴…
“진영을 순찰하고 있다.”
나이젤은 국왕의 진채를 빠져 나오면서 몇 차례의 검문을 받았지만 자신의 지위와 신분을 내세워 까다로운 절차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여기부터인가?”
어느새 마지막 검문을 통과한 나이젤은 다코 컨퓨즈 성에서부터 에드뮬을 거쳐 프레드릭 리즈윈 성으로 향하는 대로를 선택하는 대신 다코 컨퓨즈 성과 에드뮬 성, 프레드릭 리즈윈 성은 물론 타로마르크 성 사이의 끝도 없이 펼쳐진 평야 쪽으로 내달렸다.
굳이 무게만 많이 나가는 재물 따위는 모조리 던져 버리고 싶었지만 재물은 중간에 무슨 일이 있을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애써 버리지는 않았다. 어차피 자신의 손에 들어오지 못하게 될 것 같으면 지나가는 길에 주민들에게 뿌려대면 그만이기도 했다.
다행히도 힘이 좋은 누프는 나이젤이 많은 짐을 싣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지치지도 않고 기수가 원하는 대로 프레드릭 리즈윈 성 쪽으로 올라서는 대로를 힘차게 달려 주었다. 고맙다는 생각도 잠시 드디어 일이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드니 기분이 이상했다.
사실 이번에 솔로몬 그리즈 성에서 오크 족이 쳐내려온 일은 없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원대한 계획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다. 지금 자신이 국왕의 진영에서 몸을 빼내는 것이야 말로 모든 일의 시작이나 마찬가지였다.
‘지금쯤 나를 쫓는 자들이 생겨났겠군.“
그러고 보면 국왕에게 사실이 알려지기 전 최대한 홀연히 빠져 나온다고 나온 것이지만 분명 노예들을 모두 해방시켜 주고 행선지도 알리지 않은 채 모습을 감춘 자신을 찾으러 사람을 보낼 것이다.
문득 누가 자신을 추격해올지 궁금해 졌다. 여러 가지 얼굴들이 떠올랐지만 마르쿠스 레슈타트나 에드먼드 라비 같은 사람이 없는 이상, 이곳의 지리에 익숙하고 탐욕이 많으며 자신에게 원한을 갖고 있는 사람이 갑자기 떠올랐다.
‘무툴루 카라토미어 움보······.’
나이젤은 씁쓸히 웃으며 마을에 들르지 않고 계속해서 프레드릭 리즈윈 성 쪽으로 오르고 또 올랐다. 거의 3일 정도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어지간한 누프는 물론 자신도 몹시 지쳐 더 이상 갈 수 없게 되었다.
몸을 숨기기 쉬운 가까운 숲속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은 후 짐을 숨겨 놓고 당당하게 마을 쪽으로 들어가서 값이 크게 오른 말 먹이풀과 잡곡을 구입해 누프를 먹이고 자신도 음식을 구입해 먹었다.
돈을 더 지불해 1일치의 식량과 와인을 구입한 다음 음식을 잔뜩 먹어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하는 누프를 끌고 마을을 떠났다. 다시 숲속으로 들어 숨겨 놓은 짐을 찾은 후 한참을 더 올라가 사람 눈에 띄지 않는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하루 정도 쉬기로 마음먹었다.
적당히 숲 가운데 깨끗한 물도 오르고 있고 주변이 트여 있어 적을 발견하거나 도주하기도 쉬운 곳에 자리를 잡은 나이젤은 누프를 세워두고 말에서 내렸다. 누프가 목말라 하는 기색을 보이자 적당히 물을 먹인 후 말을 매어 둔 다음 자리에 앉았다.
불을 피우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설마 추격대가 여기까지 추격해 왔을까 싶어 마른 가지를 모았다. 잠시 생각해 본 나이젤은 지금 자신이 걱정할 것이 단순히 추격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적당히 바람을 피할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식량과 물을 담은 자루를 비롯해 보물이 실린 자루를 옆에다 내려놓고 그 위에 무기를 풀어 놓은 뒤 단검 한 자루만 가죽 신발 쪽에다 찔러 넣고는 그대로 짐승 가죽 덧옷에 의해 몸을 웅크리고 앉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주변이 소란스러워지면서 누군가 억센 손으로 나이젤을 잡아채며 땅 바닥으로 끌어 내렸다.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들어오는 것은 앞뒤 가리지 않는 무자비한 발길질이었다.
“죽여!!”
누군가가 굵직한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며 지시를 내리고, 주인을 알 수 없는 거센 발길이 나이젤을 밟고 있지만 본능적으로 계속해서 얻어맞았다가는 자신이 정신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나이젤은 거칠게 주변을 쳐내며 일어섰다.
몇 개의 주먹을 쳐내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슬 갑옷을 입은 무장병들이 손에 무기를 들고 당황한 기색으로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본능적으로 상대가 다시 나이젤을 향해 덤벼들려는 찰나 나이젤은 깜빡 잠에 빠져들기 전 가죽 신발에 넣어둔 단검을 빼들었다.
“뭐야? 네놈들은??”
당황한 나이젤이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해 무조건 소리를 지르자 눈앞에선 무장병은 주저할 것 없이 손에 든 장검을 치켜들고 고함을 지르며 덤벼왔다. 상대가 휘두른 장검을 살짝 피해낸 나이젤은 손에 든 단검으로 무장병의 목을 베었다.
-파악!!-
목이 베인 무장병이 비틀거리는 사이 누군가 등 뒤에서 자신을 찔렀다. 공격이 제법 깊숙했지만 나이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그 틈을 노리고 철퇴를 들고 덤벼드는 무장병의 공격을 상체를 숙여 피해내며 상대의 왼쪽 겨드랑이 아래를 단검으로 베었다.
단검으로 겨드랑이 아래를 베인 무장병은 소매가 긴 사슬 갑옷을 입고 있어 베기 공격이 깊게 들어가지는 못했다. 부상이 심하지는 않았지만 공격을 당했다는 충격 때문에 잠시 움직임이 멈추었고, 나이젤은 주저없이 무장병의 목뒤를 단검으로 찍었다.
순식간에 둘을 단검으로 쓰러뜨리니 이제야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사람들의 실체를 볼 수 있었다. 이들은 모두 충실하게 무장을 갖춘 정예병들로 굵직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무툴루 카라토미어 움보 자작의 기사인 코바스 더반이었다.
“뭐야? 네놈들은!!!”
“후흐흐흐······. 죽여라!!”
나이젤이 목소리를 높이며 단검을 고쳐 들고 경계를 늦추지 않자 코바스 더반은 어스름하게 저물고 있는 저녁 햇살을 배경으로 상황이 상황인지라 기분 나쁜 썩은 웃음을 던지며 나이젤을 포위하고 있는 다섯 명의 무장병에게 공격할 것을 지시했다.
“이얍!”
나이젤이 이미 흠씬 두들겨 맞은 상태고 무엇보다 등 뒤에 한 칼을 맞았으며 손에 든 것이 단검뿐이라는 사실 때문인지 주저할 것 없이 다섯 명의 무장병은 각자의 손에든 무기를 고쳐 잡고 고함을 지르며 덤벼들었다.
첫 번째로 자신을 향해 전투용 망치를 휘둘러 오는 무장병의 공격을 살짝 몸을 숙여 피해낸 나이젤은 단검으로 전투용 망치를 들고 있는 무장병의 목 언저리를 치명상을 입을 정도로 깊숙이 베었다.
“크륵!!”
목을 맞은 무장병이 무기를 놓치고 괴로워하는 사이 나이젤은 그 다음으로 들어온 전투 도끼를 들고 있는 무장병의 공격을 단검을 든 손으로 쳐낸 후 몸을 반바퀴 돌려 등 쪽으로 상대의 몸을 가로 막으며 복부를 단검으로 찍었다.
사슬 갑옷을 입고 있는 상태라 깊숙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복부에 칼을 맞은 무장병이 비틀거리자 재빨리 구르듯 몸을 돌려 목 뒷부분을 단검으로 찍었다. 세 번째 무장병이 장검을 치켜들고 검을 내리치자 몸을 움직여 상대의 공격을 피하면서 목을 단검으로 찔렀다.
순식간에 세 명의 무장병이 쓰러지자 나머지 두 병사들은 뛰어들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이 틈을 노려 나이젤이 잽싸게 바닥에 떨어진 장검을 오른손으로 집어 들고 왼손에는 단검을 들었다. 나이젤이 장검을 집어 들자 보고 있던 코바스 더반이 고함을 지르며 덤벼왔다.
“이야!! 컥!!”
상대의 일격을 장검으로 받아 상대의 무기를 쳐내면서 한 걸음 앞으로 뻗어 왼손에 들린 단검으로 코바스 더반의 목을 찍었다. 치명상을 입을 정도로 깊숙이 단검이 박히자 코바스 더반은 숨이 끊어지기 전 나이젤의 어깨를 잡았지만 이내 숨이 끊어져 맥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코바스 더반이 쓰러지자 남은 두 사람의 무장병은 흠칫 놀라더니 뒷걸음질 치는 것 같았지만 갑자기 고함을 지르며 일제히 뛰어들었다. 두 사람 모두 한손 장검을 들고 있기 때문에 나이젤은 손에 든 장검으로 거의 동시에 뛰어온 둘의 공격을 쳐냈다.
두 사람의 공격을 모두 방어해 낸 나이젤은 오른쪽 무장병은 올려 베기로 상처를 입히고 왼쪽 사람은 검을 내리치려는 순간 있는 힘을 다해 목 부분을 올려 찍어 단번에 숨통을 끊었다.
흉부에 베기 공격을 당했지만 사슬 갑옷 탓에 깊게 베어지지 않은 무장병이 다시 한손 장검을 휘둘러 왔다. 상대의 내리치기 공격을 장검으로 막고 무기를 아래쪽으로 흘러내리며 칼날의 중간을 손으로 잡고 손잡이 부분을 앞으로 뻗어 무장병의 목 부분을 손잡이 쪽 칼날로 공격했다. 숨통이 끊어질 만큼 장검의 칼날이 무장병의 목에 박혔다.
“후욱~ 후욱~ 제길!”
한 사람의 기사와 일곱 명의 무장병을 쓰러뜨린 나이젤은 거칠게 숨을 내쉬며 주변을 살펴 보았다. 다행히 이들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았다. 서둘러 손에 든 장검을 내던지고 이곳을 떠나고자 대충 짐을 챙겨 들고 누프 쪽으로 향했다.
-씨아아앙!! 퍼억!!!-
“히이이이잉!!!”
이 순간 무엇인가 나무를 치는 소리가 들렸다. 직감적으로 짐을 내려놓고 몸을 숙이니 등 뒤에서 날아온 석궁 화살이 누푸의 머리에 가서 정확하게 박혔다. 목 언저리에 석궁 화살을 맞은 누프는 눈만 크게 뜨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재빨리 짐과 함께 들고 있던 브로델을 빼든 나이젤이 재빨리 몸을 숨기려 할 때 숲 안쪽에서 석궁과 보통 활을 든 궁수들이 연달아 화살을 날렸다. 머리위로 화살이 스쳐 지나가고 둔탁한 음을 내며 나무에 화살이 박혔다.
-팍! 파팍!!-
“제길!!!”
분명 궁수들을 사전에 배치시켜 놓고 코바스 더반과 일곱 명의 무장병을 보내 나이젤을 잡아들이려다가 실패하니 기회를 보아 석궁으로 쏘아 죽이거나 중상을 입히려 했음이 틀림없다.
“크악!! 누구냐!”
잽싸게 몸을 숙인 나이젤이 서둘러 궁수들 쪽으로 접근하려는 찰나 갑자기 궁수들 쪽에서 비명이 들렸다.
“뭐야??”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놀라는 것도 잠시 슬쩍 고개를 내밀어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살피니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전사들이 나이젤을 공격하던 궁수들을 베어 넘기고 있었다. 누구인지 몰라 잠시 주춤 거리는 사이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이건 또 뭐야? 계집? 계집년이 제법이군!!”
아주 짧은 순간 방금의 굵직한 목소리가 무툴루 카라토미어 움보임을 알아차린 나이젤은 바짝 몸을 숙이며 밖을 살폈다. 이 순간 사슬 갑옷을 입고 머리에 투구를 쓴 키는 좀 크지만 마른 체구의 전사 하나가 판금 갑옷을 입고 있는 카라토미어를 밀어 붙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
이 순간 계집년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마른 체구의 전사는 카라토미어의 공격을 쳐낸 후 상대의 뒤 허벅지를 올려 베어 카라토미어의 중심을 잃게 했다. 동시에 장검을 위쪽에서 내리 찍듯 목 뒤쪽에서부터 갑옷의 빈틈으로 검을 밀어 넣었다.
“크어어어어~”
거구의 카라토미어를 쓰러뜨린 마른 체구의 전사는 괴로운 듯 머리에 쓰고 있는 투구를 벗으며 나이젤이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뜻밖에도 무툴루 카라토미어 움보를 쓰러뜨린 전사는 나탈리아였다.
“위드 자작님! 나오세요. 이제는 안전합니다.”
나탈리아가 확실하자 나이젤은 갑자기 나타난 상대에 의심을 품으면서도 눈앞에서 무툴루 카라토미어를 쓰러뜨려 준 나탈리아를 믿기로 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나탈리아는 다친 곳이 있는지를 물었다.
“괜찮소. 그나저나 어떻게 이곳에 오신 겁니까?”
나이젤이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이 궁금한 것부터 물으니 나탈리아는 추위 탓인지 그렇지 않으면 방금 사람을 죽여 흥분하고 있는 탓인지는 몰라도 꽤나 거칠어진 호흡을 애써 진정시키기만 할 뿐 가만히 있었다.
“어쨌거나 목숨을 구해 주어서 고맙소.”
나탈리아가 금방 대답을 하지 않자 나이젤은 먼저 자신을 구해준 일에 대해 감사했다.
“뭘요? 듣자하니 국왕 군대의 군영에서 탈영을 하셨다지요? 게다가 북쪽의 솔로몬 그리즈 성에서 국왕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켰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나탈리아는 검을 집어넣으며 목에 화살을 맞은 누프가 괴로워하다가 숨이 끊어지는 모습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가 솔로몬 그리즈 성의 라스 리즈번 카비 백작이 국왕의 사자를 죽이고 군대를 일으켰다는 소문이 공공연하다는 사실과 함께 나이젤을 잡으러 카라토미어 영지의 사람들이 혈안이 되어 있음을 가르쳐 주었다.
“······맞소. 부친의 밀지를 받고 도망치던 중이었소. 어쨌든 간에 고맙소.”
나이젤은 상대가 어떻게 자신을 찾았는지 말을 하지 않으려 하자 굳이 캐물어 볼 것 없이 도움을 주어 고맙다는 남기고 서둘러 자리를 물러 나오려 했다. 그런 나이젤에게 나탈리아는 자신의 주변으로 몰려든 전사들을 한 번 쓱 훑어 본 다음 제법 의미 있는 말을 던졌다.
“지금 다코 컨퓨즈 성을 점령하지 못하고 애태우고 있는 국왕은 위드 자작이 군영에서 도망치고 솔로몬 그리즈 성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노발대발하면서 위드 자작의 목에 금화 10만개를 상으로 걸었습니다.”
자신의 목에 걸린 현상금을 꺼내는 나탈리아를 보고 나이젤은 현상금을 독차지하기 위해 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무툴루 카라토미어 움보와 그의 부하들을 제거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잊지 않았다.
“······그럼 내 목을 가져가시겠소? 허나 쉽지는 않을 것이오. 쉽게 금화 10만개를 안겨 드릴 생각은 추호도 없소이다.”
엄숙하게 대답하며 손에 들고 있는 브로델을 비켜들자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나탈리아는 갑자기 어깨를 들썩이며 웃더니 이내 적의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손에 든 무기를 거두었다. 상대가 적의를 거두었지만 나이젤은 수적으로 불리하니 무기를 거두지는 않았다.
“하하하~ 역시 꽤나 자존심이 강해 보이는 군요. 후훗~ 역시나 그 점이 마음에 들어요. 당신을 찾아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서 부하들을 모아들이는 무툴루 카라토미어의 뒤를 밟아 왔고 나이젤 당신을 찾아낸 보람이 있군요.”
나탈리아는 빙긋 웃으며 잠시 주변 사람들에게 손짓했다. 곧 추위 때문에 말이 얼지 않도록 가죽 마갑을 씌운 훈련이 잘 되어 있어 보이는 전투마를 끌고 한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나이젤이 의아해 하니 나탈리아는 기분 좋게 누프 대신 새로 끌고 온 전투마를 권했다.
“저 말은 무툴루 카라토미어가 탔던 전투마에요. 아주 좋은 말이니 타고 지금 나이젤, 당신이 가야 할 길을 가도록 하세요.”
이제야 상대가 자신의 목에 걸린 상금을 노리지 않고 있음을 알아 차렸지만 사람 마음을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끝까지 마음을 놓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 번 자신을 도와주는 이유를 물었다. 나탈리아는 갑자기 추위 탓인지 그렇지 않으면 부끄러움 탓인지 얼굴을 조금 붉히더니 똑바로 눈을 마주치며 그 이유를 밝혔다.
“나이젤 당신이 마음에 들어서요. 저는 이제까지 최고의 사내가 아니면 눈에 차지 않았거든요.”
한 마디로 나이젤이 최고의 사내라는 말이었다. 순간적으로 너무 당황한 나이젤은 무엇이라고 제대로 대답을 해주지 못했다. 대신 자신의 짐을 집어 들며 이런 때를 대비해 일부러 가지고 온 보물이 담긴 자루를 내놓았다.
“나를 구해준 값이니까 가져가세요. 이래 뵈도 꽤 많은 보물들이니 지금 나한테 보여준 호의와 이 전투마의 값으로 부족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의외로 의심이 많군요? 뭐, 사람을 이끌려면 그런 점도 있어야 하겠지요?”
나이젤이 끝까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재물과 보물을 내놓자 나탈리아는 약간 실망한 기색을 보였다. 그렇지만 이해한다면서 부하에게 명해 나이젤에게 말고삐를 넘겨주고 그가 건네는 보물을 받아올 것을 지시했다.
나이젤이 칼을 빼들고 있는 탓에 눈에 띄게 조심스럽게 접근해온 나탈리아의 부하는 전투마의 고삐를 건네고는 대신 재물과 보물이 담긴 자루를 집어 들었다. 나이젤은 끝까지 경계를 풀지 않았다.
“지금은 급하게 길을 가야 할 때니 이런 무게만 나가는 보물은 잠시 맡아 두지요.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되면 꼭 돌려 드리겠습니다.”
나탈리아가 당당하게 자신감을 내보이니 나이젤은 알 수 없는 기분이 밀려 올라왔다. 곧 자신감을 회복한 후 지금은 이 정도 밖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지만 이번 일이 해결 되면 큰 보답을 해주겠노라고 약속했다.
대부분의 재물을 건넸다고 해도 잡낭에 들어 있는 금화만 해도 여느 하급 귀족의 전 재산에 해당되는 금화가 들어 있으니 사실 크게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이런 때를 위해 굳이 가져온 것들이다.
“······후훗~ 지금의 그 약속 잊지 마세요. 아시겠죠?”
“여부가 있겠소.”
나탈리아의 말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상당히 강조하는 말이기 때문에 나이젤은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천천히 벗어 두었던 무장을 차기 시작했다. 잡낭을 둘러 멘 후 짐승 가죽 덧옷을 입고 새로 얻게 된 전투마의 잔등에 식량 자루와 물주머니를 올렸다.
나이젤이 준비를 끝내고 말에 오르자 나탈리아는 부하들에게 시신을 수습하고 이들이 타고온 전투마를 회수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자칫 오해를 산다면 나이젤의 칼에 공격당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담하게 나이젤 옆으로 와서 중요한 정보를 건넸다.
“서둘러 가세요. 프레드릭 리즈윈 성 쪽은 전쟁 때문에 어수선한 분위기니 어디 들르지 말고 그냥 지나쳐 가면 별 일이 없을 것입니다. 당신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하시길······.”
“고맙소. 그대에게도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빌겠소.”
나탈리아가 자신에게 적의가 없음을 확인한 나이젤은 말고삐를 잡고 나탈리아를 바라보면서 반드시 이 은혜를 갚을 것임을 약속했다. 나탈리아는 살짝 머리를 긁적이면서 서둘러 간다면 부친인 카비 백작 라스 리즈번과 합류할 수 있을 것임을 가르쳐 주며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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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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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아님님…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