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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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 3부네요…얼른 올리고…헷헷…아참…깜빡 할뻔 했네요…소제목…
“캬아~ 제길~ 더럽게 맛이 좋군.”
기분 탓인지 몰라도 와인을 마신 고드프리가 투덜거리며 다시 와인 병을 식량 자루 속에 밀어 넣었을 때 갑자기 딸랑거리는 방울 소리가 들렸다.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방울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고개를 돌려 보았다.
“!”
이때 고드프리의 시야에 당나귀의 잔등에 가죽으로 감싼 짐을 싣고 좌우에 술병으로 보이는 항아리를 매달고 있는 40세 정도로 보이는 보통 체격의 남자 하나가 마커스 조이 성 쪽에서 당나귀의 고삐를 잡고 천천히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그 남자는 회색빛의 평범한 옷을 입고 회색 망토를 두르고 두건을 뒤집어쓰고 있고 행색이 허름하기는 했지만 차림이 낡거나 더러워 보이지는 않았고 수염이 나 있지만 그렇게 지저분해 보이지는 않았다.
‘······.’
여러 가지 느낌이 복잡하게 얽혔지만 어디를 여행하는 세상을 초탈한 수도사 같은 모습이다. 수도사 같은 사람은 무심히 길옆에서 쓰러져 죽어 있는 모습을 보고 있음에도 아무런 표정 없이 이 자리를 지나치려 했다.
보통 때라고 한다면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무심히 보아 넘길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조금 전 폭도들에게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은 상황이니 기병들이 무기를 빼들고 당장이라도 찍어 버리겠다는 듯 씩씩 거리며 수도사로 보이는 남자의 앞을 막아섰다.
“멈춰라! 어디를 가는 것이냐!!”
기병들이 험악한 기세로 막아서자 수도사는 움직임을 멈춘 후 머리에 뒤집어쓰고 있던 두건을 벗었다. 짧게 자른 회색 머리카락 때문인지 몰라도 40세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의 얼굴이 나왔다. 이때 고드프리의 눈길을 잡아끈 것은 그 남자의 무심한 표정이었다.
“무슨 일이시오?”
눈이 벌게지도록 피를 뒤집어 쓴 기병들의 모습을 보고도 태연한 것을 보게 된 고드프리는 기병들이 서로 눈짓을 주고받자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도록 얼른 앞으로 나서 당나귀의 고삐를 잡고 있는 남자에게 어디에 사는 누구며 어디에서 어디를 가는 길인지를 물었다.
“집이 없이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떠돌이외다. 발길 닿는 대로 걸어 다니고 있소.”
상황이 상황인지라 첩자로 의심받기 좋은 단어만 골라낸 남자에게 기병들은 눈을 부라리며 당장이라도 남자를 찍어 죽이려는 기색을 보였다. 퍼뜩 깨달아 지는 것이 있어 고드프리는 기병들을 만류한 후 남자 앞에서 정중하게 인사를 올렸다.
“본인은 고드프리라고 하는 마커스 조이 성의 기사입니다. 방금 마차를 습격하는 폭도들의 공격을 받아 많이 죽고 다쳤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결례를 범하게 되었군요. 어르신의 존함과 사시는 곳을 말씀 드린다면 가시는 곳까지 안전하게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첩자라고 단정 지으며 눈에 핏대만 세우고 고함만 질러대는 기병들과는 달리 고드프리가 한껏 예를 갖추자 그제야 40세 전후로 보이는 남자는 호탕하게 웃으며 감출 것도 없다는 듯 자신을 밝혔다.
“······소인은 아벨 커스터라고 합니다. 그냥 초야에 파묻혀 지내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이죠.”
굳이 물어 보지 않았는데 이번에 마커스 조이 성에 가서 싼값에 책을 구해 귀가하는 길이라고 차분히 자신이 지금 하는 일을 밝혔다. 끝까지 자신이 사는 곳을 밝히지 않은 것은 아마도 군인들이 보복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고드프리는 책을 구입해서 귀가하는 중이라는 말을 듣게 되자 무슨 책을 보는지 궁금해 했다. 아벨 커스터는 묵묵히 이런 책들이라고 대답하며 짐을 풀어 책을 꺼내 보여 주었다. 정말로 중고 책들이 가득했다.
“좋은 책들이군요.”
책을 살펴본 고드프리는 책만 보는 서생이 방금 죽고 목이 잘려 있는 처참한 시신들을 보고도 얼굴에 별다른 동요 하는 마음을 내보이는 것 없이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을 보고 눈앞의 사람이 보통이 아님을 알았다.
“더 소인에게 볼 일이 없으시면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엣헴~”
더욱이 할 말 없으면 이만 물러가겠다고 하면서 길을 재촉하려는 커스터를 보게 되니 속마음이야 어찌 되었거나 겉으로 평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커스터에게 탄복한 고드프리는 막아선 기병들에게 물러설 것을 지시했다.
“기사님! 이놈은 분명 첩자입니다!”
“죽여야 합니다!!”
“죽이자고요!!”
갑작스러운 지시를 받은 기병들이 놀란 눈으로 고드프리를 바라보자 고드프리는 목소리를 높여 기병들을 호령해 물러서게 했다. 커스터는 고맙다는 말을 남긴 후 총총히 당나귀를 끌고 제 갈 길로 갔다.
“그럼 소인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주변에 서 있던 기병들이 계속해서 첩자가 분명하니 얼른 달려가 잡아 죽이자며 앞으로 나섰지만 고드프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게 막았다. 이대로 지나갈 수 있지만 퍼뜩 깨달아 지는 것이 있어 얼른 근처에 세워둔 자신의 전투마에 올랐다.
‘······보통 사람이 아니군.’
얼른 전투마에 올라타고 제 갈 길을 가고 있는 커스터의 뒤를 따랐다. 커스터는 걸음을 조금 빨리한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원래 빨리 걷고 있던 것인지는 몰라도 마차의 대열을 지나쳐 큰 길로 접어든 뒤였다.
“잠깐만 거기 서시오!!”
고드프리가 전력으로 말을 달렸으니 금새 커스터를 따라 잡았다. 고드프리가 뒤에서 멈추라고 소리 지르자 움직임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커스터는 자신의 앞에서 고드프리가 멈춰 서자 역시나 굉장히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기사님. 더 볼 일이 있으십니까?”
커스터를 보게 되자 고드프리는 얼른 타고 온 전투마에서 내렸다. 주변에 두 사람 밖에 없으니 잠시 기다리라는 말을 한 후 가슴에 품고 있던 금화가 들어 있는 가죽 주머니를 꺼냈다. 가죽 주머니에서 금화를 꺼낸 고드프리는 커스터에게 건넸다.
“아니? 기사님 이것은??”
갑작스러운 금화를 받게 된 커스터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고드프리는 정중한 목소리로 허리를 숙여 마커스 조이 성에 있는 자신의 관사 위치를 가르쳐 주었다. 커스터는 무슨 이유에서 자신에게 금화를 건네고 숙소를 가르쳐 주는지를 물었다.
“······그냥 커스터 경께서 알고 계시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물론 찾아오시지 않아도 됩니다. 금화도 돌려주시지 않아도 되고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고드프리는 커스터에게 인사를 한 후 다시 자신의 전투마에 올랐다. 커스터는 잠시 서 있다가 무심히 제 갈 길을 갔다. 커스터가 별말 없이 사라지자 고드프리는 금화 1개를 낭비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후회되기는 했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냥 즐거울 뿐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까닭 없이 잘했다는 듯이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지만 곧 일행과 합류하게 되니 처참한 현실로 돌아왔다.
수많은 시체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고 어디에서 몰려든 것인지 시체를 파먹기 위해 까마귀 떼가 몰려들었다. 지금의 모습에서 이상하게 불안감을 느낀 고드프리는 주변이 정리되자 사람들을 재촉했다.
“많이 늦었다. 어서 서둘러라! 이만 출발하자!!”
마부가 숨진 마차는 기병에게 맡겨 마차를 몰게 했다. 수송대가 다시 이동을 시작하니 고드프리는 도착 예정 지점에 미리 전령을 보내 놓는 한편 길잡이에게 해가 저물기 전 목적지인 요새에 도착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물론입니다. 다만 조금 더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길잡이가 거리를 가늠해 보며 서두를 것을 권했다. 고드프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행에게 속도를 높일 것을 지시했다.
모두들 길을 재촉한 탓에 길잡이가 예견한 대로 다행히 해가 저물기 직전 목적했던 최전선 요새에 도착했다. 미리 전령을 보내 자신의 도착을 알렸으니 요새 수비 대장이 직접 판금 갑옷을 입고 몇 사람의 수하 기사들과 더불어 마중을 나와 있었다.
요새 수비대의 기사들이 마중 나와 있는 비교적 선두에 위치해 있던 고드프리는 얼른 말을 달려 나와 말 위에 올라 있는 수비대장과 기사들에게 정중히 물품을 가져왔다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고드프리라고 합니다. 마커스 조이 성에서 물자를 가져왔습니다.”
“요새 수비대장 마이클 크라이드라고 하오. 오신다는 말씀을 듣고 기다리고 있었소!”
수비대장은 반갑다고 답례한 후 자신이 직접 요새로 안내하겠다며 따라올 것을 권했다. 요새 수비대장의 얼굴을 모르는 고드프리는 순간 알수 없는 의심이 들었다. 바로 이때 선두에 섰던 길잡이 기병이 간만에 뵙는다며 수비 대장에게 군례를 올렸다.
“아? 자네 미켈인가? 매일 공문을 들고 오가던 자네가 이제는 길잡이를 맡았나?”
기병이 인사를 건네자 기사는 호탕하게 웃었고 두 사람은 잠시 서로 미룬 이야기를 나누었다. 간단하게 상대가 정말로 요새 수비대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고드프리는 잠깐 일어났던 의심을 풀고 수비대장을 따라 목적지에 도착했다.
최전선 요새는 전체적으로 보면 네모진 형태로 구축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프란시스코 성으로 향하게 되는 서쪽과 퀸터 매트 성으로 향하게 되는 동쪽은 일부 흙벽과 목책을 쌓고 있었다.
이것 이외의 나머지 부분은 근처의 숲에서 베어내고 마커스 조이성에서 실어온 목재로 끝을 뾰족하게 다듬어서 목벽을 쌓아 두었다. 요새의 외벽을 따라 망루가 세워져 있고 망루마다 병사들이 올라 있고 외벽을 둘러치듯 해자가 파져 있었다.
생각 외로 규모가 굉장히 큰 요새이기는 해도 요새는 루벤 군대의 후퇴 이후 급조된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듯 아직도 인부들이 흙벽을 쌓고 이곳저곳을 보강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특이한 점은 요새 주변에 제법 넓은 경작지도 있었고 한창 보리가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이것은 이런 식으로 구축된 대부분의 요새가 주변에 경작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굳이 이상할 것도 없었다.
고드프리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크라이드와 함께 요새의 출입구로 향했다. 요새 안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마커스 조이 성 쪽으로 통하는 한 곳으로만 있고 땅속이 깊이 뿌리를 박은 단단한 바위에 내려지는 튼튼한 부교를 통해서만 외부로 드나들 수 있었다.
부교가 내려지고 고드프리를 비롯해 수송대 마차는 물이 괴어 있지 않은 도랑을 부교를 넘어 요새 안으로 들어섰다. 안으로 들어선 고드프리는 아예 루벤 군인들이 수송대를 마중 나와 환호하자 어딘지 모르게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으로 들어와 보니 요새는 기존에 있던 마을 안쪽으로 루벤 군대가 들어와 앉아 요새로 구축한 것으로 가옥들도 많고 군막도 이곳저곳 세워져 있으며 내부에는 미처 도망치지 못한 기존의 거주민들이 그대로 살고 있었다.
보통 주민들이 외부에서 유입된 군인들과 어울려 살며 지내면 많은 고생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굳이 고드프리가 관여할 일은 아니었다. 우선은 수송대와 함께 요새의 창고에 도착했다.
“수송해온 물품을 수령하고 고드프리 기사님께서 가져가실 수 있도록 물품 수령증을 비롯해 제반 서류를 만들어 놓게 그리고 이곳에 오다가 뜻하지 않게 폭도들이 공격해서 전사한 사람들이 있다. 시신을 수습하고 내일 아침 장례 치를 준비도 해놓도록 하게. 마부와 기병들에게도 막사를 내어주고 식사를 준비해 주도록 해! 말을 돌봐주고 말이야.”
마이클은 차분하게 물품 관리를 맡고 있는 문관에게 지시를 내린 후 고드프리를 자신의 숙소로 안내했다. 창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요새 수비대장이 사용하는 숙소가 있었다. 숙소는 제법 튼튼하게 벽돌로 지어진 여관 건물이었다.
“누추하지만 들어오시오.”
-끼이이익-
먼저 마이클은 말에서 내리자마자 먼저 굳게 닫힌 숙소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무거운 문이 열리며 꽤나 기분 나쁜 소리가 들렸지만 고드프리도 전투마를 매어 두고 슬그머니 뒤따라 들어섰다.
안으로 들어선 마이클은 손에 끼고 있던 쇠장갑을 벗어 낡은 탁자 위에 아무렇게나 올려놓았다. 크라이드의 수하들도 하품을 하면서 입고 있던 무구를 벗었다. 마이클도 수하들과 마찬가지로 만사가 다 귀찮다는 듯 대충 자리에 앉았다.
“죽겠다~ 술 가져와!!”
자리에 앉자마자 마이클 크라이드는 술을 찾았다. 곧 주방에서 시종이 다가와 솔로몬 그리즈 성에서 생산된 금빛 나는 구리잔을 내려놓고 와인을 가득 따라 주었다. 잔을 들어 와인을 한 모금 마신 마이클은 궁금한 것을 물었다.
“그나저나 고드프리 경의 나이가 정말로 얼마나 되시오? 얕잡아 보는 것은 아니지만 꽤나 나이가 어려 보이오.”
마이클이 다소 퉁명스럽게 물었다. 고드프리는 진지한 얼굴로 나이가 무엇이 중요하냐고 가볍게 대꾸하면서 곤란한 질문을 피하면서 한 편으로는 최전선의 상황과 함께 약간 파손된 자신의 갑옷을 수리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하핫~ 대장장이가 있으니 염려 마시오. 이곳은 술집도 있고 도박장도 있고~ 계집도 있고 뭐 없는 것 빼고 다 있소!”
대수롭지 않게 자신의 말을 받아 넘기는 것을 보고 마이클은 어깨를 들썩이며 웃더니 2층에 숙소를 마련해 주겠다고 대답한 후 자유롭게 지낼 것을 허락했다. 고드프리는 감사하며 저녁이 준비되기 전 대장간을 다녀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좋을 대로 하시오.”
마이클은 대장간의 위치를 가르쳐 준 후 만사가 귀찮다는 듯 하품을 하며 손에 들린 와인을 마셨다. 고드프리는 살짝 인사를 올린 후 밖으로 나왔다. 말에 오른 고드프리는 우선 자신이 이끌고 온 마차가 향했던 곳으로 찾아갔다.
문관들이 인부들을 불러 마차에 실린 짐을 내려놓고 가축을 분배하고 있고 마부들은 가까운 곳에서 둘러앉아 음식을 마련해 저녁을 먹을 준비를 하고 있고 기병들도 정해진 숙소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며 저녁 먹을 준비에 한창이었다.
고드프리는 전사자가 어디에 있는지를 찾았다. 문관이 요새 안쪽에 있는 지고신교 신전 앞에서 한창 매장하기 위해 시신을 물로 닦고 천으로 감싸고 있음을 가르쳐 주었다. 신전에 도착하니 문관이 말한 그대로 하고 있었다.
“장례비용이오. 수고해 주시오.”
고드프리는 시신을 수습하고 있는 사제를 보자 전사자의 숫자만큼 은화를 건네주었다. 은화를 지불한 것으로 죽은 자들을 떠나보낸 고드프리는 몇 사람에게 길을 물어 요새 안쪽에 있는 대장간을 찾았다.
대장간은 기존에 마을에 있던 대장간을 군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크게 개축한 것으로 가까이 다가가니 한창 갑옷을 수리하고 있었다. 말에서 내린 고드프리는 대장장이를 불러 자신의 갑옷을 손질해 줄 것을 부탁했다.
“물론 대가는 지불하도록 하겠네. 갑옷을 수리해 주겠나?”
고드프리가 은화를 꺼내자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칠게 수염이 잔뜩 나 있는 대장장이는 냉큼 손에 들린 은화 1개를 받아 들고는 약간은 굽실거리는 어투로 언제까지 수리해 줘야 하는지를 물었다.
“내일 아침이네. 괜찮겠나?”
“그럼요. 내일 아침까지 수리해 돌려 드리겠습니다. 수리비는 은화 1개입니다.”
그 자리에서 무장을 풀고 사슬 갑옷을 벗어 준 고드프리는 부가적으로 핏물을 닦아내지 못한 쇠장갑도 수선해 줄 것을 부탁했다. 대장장이는 대수롭지 않게 고드프리가 맡긴 것을 받아들였다.
“그럼 나리~ 믿고 맡겨 주십시오. 새것처럼 만들어 놓겠습니다.”
“그래! 수고해 주게!”
대장간을 나온 고드프리는 달리 돌아볼 것도 없이 수비대장의 숙소로 돌아왔다. 이미 저녁 준비가 되어 있었다. 고드프리는 일단 숙소로 자신의 짐을 옮겨 놓은 후 저녁 식사에 참석했다.
자리에 앉은 모두들 자신들이 맨손으로 판금 갑옷을 입은 기사를 때려잡고 달리는 전투마 위에서 수천의 창병 위로 훌쩍 뛰어 내려 모두 죽여 버리고 쏟아지는 화살을 칼질 한 번에 모두 날려 버린 것 같은 용사들처럼 스스로의 무용을 떠벌렸다.
다소 어이없기는 했어도 전쟁터에서 셀 수 없이 죽을 고비를 넘겨온 사람들이니 무심히 그들의 자랑을 받아 넘겼다. 몇 몇 기사들이 고드프리의 이야기를 물어왔지만 고드프리는 자신을 낮추며 모두를 추켜세웠다.
“저는 기사가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습니다. 여기 계신 용사분들의 용맹을 듣는 것만 해도 제가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흥분되고 존경의 마음이 터져 나오는군요.”
“하핫! 우리가 좀 쎄지요! 핫핫핫!”
“고드프리 경이 우리를 잘 아시는 구려! 헛헛헛!”
호탕하게 웃고 있던 기사들은 소문에 의하면 곧 봄쯤에 전쟁이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레나르트 놈들을 모두 두 주먹으로 쓸어버리겠다고 자신했다. 고드프리는 은근히 자신도 이곳에 있는 용사처럼 전장에서 잘 할 수 있는지를 걱정했다.
“핫핫! 고드프리 경도 충분히 용사가 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고드프리 경을 위해 건배!”
크라이드가 호탕하게 웃으며 잔을 들었고 모두들 잔을 들어 마셨다. 즐겁게 마시다 보니 다들 과음을 한 탓에 저녁 식사는 생각 외로 일찍 끝났다. 자리가 끝나자 고드프리도 자신의 숙소로 올라왔다. 목욕을 하고 싶었지만 그냥 참고 침대에 누웠다.
잠이 오지 않아 책을 보다가 밤늦게 잠들었던 고드프리는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마이클 크라이드와 아침 식사를 먹었다. 모두들 어떻게 식욕이 생겨나는지 몰라도 전날 과음에도 불구하고 많이들 먹고 마셨다.
은근히 경쟁심이 붙은 고드프리도 똑같이 다소 과하게 아침을 먹었다. 덕분에 속이 좋지 않아 아침이 조금 지났을 때 뱃속에서 부담이 된다며 마구 아우성치는 바람에 배설물을 많이 쏟아냈다.
시원하게 배설물을 쏟아낸 고드프리가 뒤처리를 한 후 오물통의 뚜껑을 닫으니 마이클 크라이드의 시종이 올라와 잠시 뒤 요새 밖에다 전사자의 매장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그래! 참석해야지.”
급히 밖으로 나오니 마구간에서 끌어온 자신의 전투마에 마이클의 시종들이 마구를 씌우고 안장을 얹어놓고 있었다. 고드프리는 장례에 참석하기 위해 신전에 도착했다. 신전 앞에는 작은 짐마차에 담요로 묶어둔 시신들이 쌓여 있었다.
장례에 참석하는 사람들 모두 아무 말 없이 사제들의 기도 소리에 따라 천천히 요새를 빠져 나왔다. 매장지는 요새 밖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숲이었다. 숲에는 미리 도착해 있는 몇 사람이 매장될 시신 만큼 구덩이를 파놓고 있었다.
시신이 매장되기 전 사제들의 기도가 시작되었다. 기도가 끝나니 시신들은 구덩이에 안장되었다. 조잡하지만 나무로 묘비를 세워 놓고 사제들의 기도를 끝으로 다들 요새 안으로 들어왔다. 이것으로 장례식은 끝이었다.
고드프리는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대장간을 찾아갔다. 해가 떠올랐지만 전일 보았던 대장장이는 술에 취해 잠들어 있었다. 다행히 하루 일과를 시작할 준비를 하던 대장장이의 제자가 어제 수리를 끝냈다며 맡겨 놓은 사슬 갑옷을 건넸다.
“여기 있습니다. 나리!”
수리한 부분을 살펴보니 고드프리의 사슬 갑옷은 은빛을 띄는데 수리해 놓은 부분은 금속에 검은 빛이 강한 고리로 수리해 놓고 있었다.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말끔하게 피도 닦여 있고 기름칠도 되어 있어 참았다.
“쯧~”
수리된 쇠장갑도 돌려받은 후 수리해준 대가로 은화 1개를 대가로 지불했다. 대장간을 떠난 고드프리가 자신이 이끌고 온 사람들을 찾으니 모두들 아침을 먹고 다시 마커스 조이 성으로 돌아갈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죽은 사람들은 그냥 이렇게 사라져 버렸다. 나직이 쓴웃음을 한 번 지은 고드프리는 마이클 크라이드를 찾아가 정오 쯤 돌아갈 것이니 필요한 서류를 내 줄 것을 요구했다. 마이클 크라이드는 대수롭지 않게 미리 준비해 놓은 문서들을 내놓았다.
“여기 있소.”
문서들을 확인해 보니 나이젤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말해 주었던 것들이다. 서류를 받아든 고드프리는 자신들을 대접해 준 감사의 표시로 부친이 이런 때 사용하라고 건네 준 은화 20개를 마이클 크라이드에게 건넸다.
“아니! 이렇게 큰돈을 주시다니요! 헛헛헛! 고맙네요.”
은화를 받아들자 마이클 크라이드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정오 쯤 함께 식사를 하고 배웅해 주겠노라고 약속했다.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크라이드가 고드프리가 내미는 은화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불쾌해졌다.
“흠~ 흠~”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려 상대의 시선을 피한 고드프리는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바쁜 기색을 보이는 마이클 크라이드를 보고 기병과 마부들에게 정오 쯤 돌아갈 것이니 일찍 식사를 하고 대기하고 있으라는 말을 전했다.
일단 할 일이 끝나자 고드프리는 숙소로 돌아와 가져온 책을 펴 읽었다. 계속해서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정오가 다 되었다. 마이클 크라이드는 조금 일찍 점심 식사를 마련해 고드프리를 대접했다.
“차린 것은 없지만 드시오.”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길을 떠날 준비를 끝낸 고드프리가 갑옷을 착용한 후 자신이 타고 있는 말의 잔등에 짐을 옮겨 실을 때 갑자기 긴급한 상황을 알리는 불길한 요란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땡! 땡! 땡! 땡! 땡! 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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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비가 즐겁게 오는군요…^_^;
시원해서 좋습니다…
Next-15…
에헷…
●‘호돌스’님…고드프리 녀석…제법 잘 싸우기는 한답니다…물론…아직은 많이 미숙하지만요…^_^;
●‘러딘’님…^_^; 고드프리 이 녀석…아직은 경험 부족이기는 합니다…그렇지만 뭐…이제 다시 사건이랍니다…^_^; 경험치를 다시 쌓겠죠…^_=;
●‘i우천i’님…쥔공이 가는 곳에 사건이 따라다니는 것입니다…아니면 사건이 있는 곳에 쥔공이 가는 것이거나요…^_=; 어떤 것이 옳은 것일까요? 핫핫…
●‘zeple’님…쥔공이 참 모진 놈이죠…뭐…3부에서 고드프리는 아템 대신 인재를 수집합니다…그 인재들 중 얼마나 모진 놈에게 내려치는 벼락을 피할 수 있을까요? 핫핫핫…^_^;
●‘underworld’님…억지성 습격으로 보실 수 있겠지만 이것은 오늘 아벨 커스터와 고드프리가 만나는 모습을 보다 극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나온 장면입니다…아벨 커스터는…일단은 계속 보아 주시면…그 사람의 능력을 보고 놀랄 것입니다…글쿠 습격과 아벨 커스터의 출현…주원장을 소재로 한 이라는 중국 들마에서 주원장이 이선장을 만날 때의 장면이 넘 마음에 들어서 말이죠…^_^; 그것을 차용하기 위해 억지를 좀 부렸답니다…(부비적)…
●‘에크리스’님…음…저 작가넘이 뭐 너무 단순하게 진행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그렇지만 뭐…아벨 커스터와 만나기 위한 습격 받음이랍니다…^_^; 으힛…
●‘ytk’님…잇힝…그나저나 이번 습격은 누구일까요? 으허허허허허…^0^)乃 ytk님…아시죠? 화팅인 것…^0^)乃
●‘타에’님…^_^; 감사합니다…저 작가넘이야 읽어 주시는 것만 해도 고맙죠(부비적)…계속해서 저 작가넘은 타에님의 응원을 받고 달리겠습니다….화팅!!
●‘hta’님…라스…보고 싶으신 마음 이해합니다…라스…3부에서 제법 얼굴 많이 비추고 이런저런 일도 많이 한답니다…^_^; 물론 지금 당장은 얼굴이 나오지 않지만요…ㅠ_ㅠ;
흠…
(4차 수정함)-작가아님님…허걱…넘 대박이었어요…ㅠ0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