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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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소제목…너는 어째서 존재하는 것이니…~3~;
베르트 군대가 무수한 시체를 남기고 철수했지만 고드프리는 적의 2차 공격을 우려해 병사들을 재정비하도록 명령했다. 대부분 성벽 위에 앉은 상태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정오와 저녁의 중간부터 베르트 군의 2차 공격이 개시되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오전에 있던 공격보다 시끄럽기만 할뿐 투석기로 불을 붙인 기름 항아리를 쏘아대고 모두가 힘을 합쳐 적을 두들기니 거의가 성벽에 올라와 보지도 못하고 지쳐 물러갔다.
전투 중 적의 기사 두엇이 성벽 위로 뛰어 올라와 닥치는 대로 베어 넘긴 탓에 고비가 있기는 했지만 다행히 모두 쓰러뜨리고 적은 완전히 물러갔다. 해가 저물자 고드프리는 성이 함락되지 않았음을 지고신께 감사했다.
고드프리는 병사들에게 휴식을 취하게 하는 한편 사람을 뽑아 사방에 널려 있는 시신을 치우면서 특히 상금을 걸고 가장 중요한 화살을 비롯해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을 모두 모아들였다.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을 때 고드프리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해 방어탑의 위에 올라 적진을 살폈다. 거리가 있어 자세히는 볼 수 없었지만 분명 나무로 진채를 보강하는 것 같았다.
확신하지 못했지만 고드프리는 베르트 군대가 다시 공격해 올 것 같지 않았다. 고드프리는 성벽을 내려온 뒤 성주관으로 돌아와 노예들에게 물을 길어오게 했다. 갑옷을 벗어 급히 손질해 둘 것을 지시하며 서둘러 몸 안에 쌓아둔 배설물도 쏟아냈다.
‘······.’
온몸의 힘이 완전히 빠질 때까지 오물통에 앉아 있던 고드프리는 노예들이 미지근하게 데운 물을 가져오자 뒤처리를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부드러운 수건에 물을 적셔 깨끗이 몸을 씻었다.
노예들이 물통과 오물통을 가져가자 빵과 스프가 저녁 식사로 올라왔다. 품위 따위는 상관하지 않고 손으로 빵을 뜯고 스프를 마신 고드프리는 노예들에게 짐승 가죽 덧옷을 수선해 올 것을 지시했다.
“아! 그리고 말을 한필 준비해 둬라. 성벽으로 다시 가봐야 하겠다.”
“알겠습니다.”
곧 노예들은 고드프리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 잠시 뒤 노예들이 피와 살점을 깨끗이 닦아낸 사슬 갑옷을 가져왔다. 고드프리는 솜을 누벼 만든 가죽 갑옷을 입은 다음 사슬 갑옷을 그 위에 걸쳤다. 노예들이 안으로 들어와 말을 준비했음을 보고했다.
“주인님. 말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래 알겠다.”
발라미르를 허리에 패용하고 잡낭의 가죽끈을 어깨에 비스듬히 멘 고드프리는 밖으로 나와 말을 타고 성벽 쪽으로 나왔다. 성벽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시신을 치우고 있고 시신을 치우면서 회수된 무기들은 한곳에 수북이 쌓여 있었다.
바닥에 아직 시신들이 많아 말이 미끄러질 수 있기에 고드프리는 말에서 내려 고삐를 잡았다. 바로 이때 아직 치워지지 않은 시체가 전투용 쇠망치를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고드프리는 아무 생각 없이 손을 뻗어 무기를 집어 들었다.
‘!’
바로 이때 전투용 쇠망치의 자루 부분에 손목이 딸려 올라왔다. 살짝 얼굴을 찌푸린 고드프리는 힘을 주어 손목을 떼어낸 뒤 몇 번 허공을 휘둘러보았다. 좋은 느낌이 들자 고드프리는 전투용 쇠망치를 허리춤에 찔러 넣었다.
-끼릭~ 끼릭~ 끼릭~-
바로 이 순간 전투에서 숨진 시신을 잔뜩 실은 마차가 고드프리의 앞을 지나갔다.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은 모두 벗겨낸 뒤라서 시신들은 대부분 발가벗고 있고, 일부는 피가 잔뜩 묻은 얇은 옷 한 벌을 입고 있었다.
“······흠······.”
주변은 온통 피냄새, 배설물 냄새, 시체 타는 냄새 등이 뒤엉켜 역겨웠지만, 고드프리는 애써 태연함을 유지하며 자신을 알아보는 병사들의 손을 잡고 어깨를 두드려 주며 전투에서 승리한 병사들을 위로했다.
“그대들이 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소. 고맙소.”
“몬트리 자작님 만세!”
“만세!”
많은 병사들이 고드프리를 보고 환호하고 있지만 뒤돌아서는 즉시 나중에 팔면 어떤 식으로든 돈이 되는 금속 무구나 의외로 제법 돈이 되는 의복 같은 것들을 닥치는 대로 모아들이고 있었다.
“으헤헤헤~ 이거 돈 좀 되겠는데?”
“으흐흐흐흐!”
“어서 챙겨 두라고! 있을 때 챙겨둬!”
일부 사람들은 금반지를 찾아내는 횡재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동전이 두둑한 주머니를 찾아내며 크게 환호했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고드프리는 씁쓸한 기분이 들었지만 자신을 위해 싸워준 사람들의 당연한 권리라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았다.
고드프리는 씁쓸히 성벽 쪽으로 향했다. 뜻밖에도 이리나 블래스터가 말을 매어 두는 기둥 근처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고드프리는 끌고온 말을 기둥에 매어둔 다음 이리나의 옆으로 다가갔다. 이리나는 고드프리를 보자 빙긋 웃었다.
“생각 외로 적이 너무 약하더군요. 의외로 쉽게 물러났어요. 이번에는 공성차까지 제대로 갖고 왔는데 말이죠.”
무릎 위에 올려놓은 투구를 만지작거리고 있던 이리나 블래스터에게 고드프리는 무엇이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지만 문득 조부, 부친이 자신에게 수차례 들려주었던 베르트 군대의 무시무시함에 대해서 떠올렸다.
“······확실히 약하기는 했소. 그 많던 용맹한 기사와 대지를 질주하던 기병, 이름 없는 일개 잡병들까지 하나하나가 용사라고 칭송받던 베르트가······. 어찌 이렇게 되었는지 궁금하오. 적이지만 어쩐지 너무 애석하오.”
고드프리는 언젠가 루벤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퍼뜩 깨달았다. 물론 지금 굳이 이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낼 필요는 없었다. 듣고 있던 이리나 블래스터는 살짝 입가를 들어 올리면서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대충 40년 전만 하더라도 베르트는 8천 정예병으로 5만이나 되는 루벤 군대를 물리쳤을 정도로 대단했죠. 그렇지만 지금 보통 사람들은 그때를 알지 못합니다. 뭐······. 저하고 몬트리 자작님도 조부나, 증조부 시절의 일이니까요.”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한 고드프리는 오른손을 들어 자신의 머리카락을 긁적였다. 이리나 블래스터는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살짝 입술을 깨물더니 속이 좋지 않으니 잠깐 숙소로 돌아가서 좀 쉬고 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그렇게 해요. 오늘 수고 많았어요.”
고드프리는 깨끗한 옷차림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지만 애써 굳이 내색하지는 않았다. 이리나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말을 타고 성 안쪽으로 들어갔다. 성벽에 오른 고드프리는 그 위에 앉아 있는 민병들 사이를 지나며 베르트 쪽 진영을 살폈다.
많은 수의 민병들은 그냥 바닥에 누워 누가 오든 상관하지 않고 자신들끼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사실 고급 귀족이기는 해도 지극히 평범한 차림을 하고 있는 고드프리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민병 중의 하나가 크게 탄식했다.
“그나저나 매년 이때쯤이면 이 지역에서 큰비가 내렸는데 올해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 비가 내리면 이래저래 더 짜증이겠군.”
“그러게 말이야. 그래도 비가 오면 공격이 좀 뜸해지지 않겠어?”
“비야 어서 와라! 매년 이때쯤 큰비가 오더니······. 뭐하는 거냐!!”
민병들은 서로 투덜거렸다. 대충 흘려듣고 있던 고드프리의 뇌리 속에 퍼뜩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잘만 되면 베르트 군대를 와해시키고 잘만 한다면 다그마르 버넌스를 자신의 손으로 목 베어 버릴 기회가 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어이! 거기 자네들!”
“누구야? 어엇! 서, 성주님!”
고드프리가 민병을 부르자 민병들은 처음에는 짜증을 부렸지만 나중에야 놀란 표정으로 눈치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고드프리는 그 사람들을 진정시킨 뒤 기후에 관해서 진지하게 물었다.
날이 어두워져서야 성의 북쪽에 파놓은 큰 구덩이에 시신들의 매장이 모두 끝났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적이 더 이상 공격해 올 것 같지 않자 고드프리는 성주관으로 돌아왔다. 고드프리가 돌아오자 노예들이 말끔하게 수선된 짐승 가죽 덧옷을 바쳤다.
“좋군. 좋아! 일단 잠시 보관해 둬. 다시 사람들을 좀 둘러봐야 하겠군.”
고드프리가 성주관 밖으로 나오니 사람들이 배급 받은 음식을 먹고 있었다. 고드프리는 의도적으로 민병이나 랑스 대공국 소속의 병사들과 함께 자리에 앉아 보통 사람들이 먹는 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전령이 계속해서 도착하고 있다. 조금만 더 버티면 곧 대군이 도착해 우리를 구해줄 것이다. 힘을 내자. 이 몸을 믿어라!”
고드프리는 곧 구원군이 도착할 것임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싸움에서 승리를 거둬 모든 것을 지켜낼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사람들은 고드프리가 직접 나서서 위로를 하자 모두 베르트 군대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믿습니다.”
다음날 날이 밝자 고드프리는 밤새 쌓인 배설물을 몸 밖으로 쏟아내고 차가운 물을 길어오게 해서 몸을 씻었다. 곧 무구를 갖춘 고드프리는 말을 끌어오게 한 뒤 남쪽 성벽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이지만 이리나가 솜을 누벼 만든 가죽 갑옷 차림으로 그곳에 있었다.
“오! 블래스터 경. 일찍 나왔군요.”
“아,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고드프리가 먼저 인사를 건네니 이리나는 베르트 진영 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고드프리의 시선도 베르트 진영 쪽으로 향했다. 자세히 보니 베르트 쪽에서 기병 십 수기가 오락가락하면서 크리스틴 램피 성을 살펴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침에 나와 보니 저렇게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성을 살피고 있더군요. 경계를 서던 병사들에게 물어보니 날이 밝았을 때부터 저렇게 움직이더라고 합니다. 아마 약한 부분을 찾는 것이겠지요.”
이리나는 분명 베르트 국왕 다그마르 버넌스가 두 번에 걸친 공성 실패로 성 안의 방어태세가 대단함을 알고 뜻하지 않은 곳으로 공격할 방향을 찾고 있다고 확신했다. 고드프리도 같은 생각이었다.
“어떻게 하면 좋겠소?”
고드프리는 진심으로 기대를 걸고 물었다. 이리나는 잠시 고드프리의 눈을 바라보았다. 처음의 눈길에는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알 수 없는 불신감이 엿보였지만 차츰 눈은 의지와 확신으로 바뀌었다.
“적은 거듭된 패전으로 사기가 크게 저하되어 있지만 우리는 두 번의 승리로 기세가 올라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을 나서게 된다면 적이 완전히 붕괴되지 않은 이상 우리는 실수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굳게 지켜 구원군이 올 때까지 지켜야 합니다.”
“······맞는 말이오.”
무엇인가를 기대했지만 다시 원칙론을 내세우고 있는 이리나를 보고 고드프리는 실망했지만 원칙에서 어긋난 것이 아니니 옳다고 대답했다. 슬그머니 눈치를 살피던 이리나는 고드프리가 실망한 기색을 보이자 잠시 주저하더니 갑자기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물론 원칙적으로는 성을 나가서는 안 되지만, 성을 나가는 것처럼 위장할 수는 있습니다.”
돌려 이야기 한 것이지만 고드프리는 이리나 블래스터가 말해주는 것을 귀담아 들었다.
이날 밤 고드프리는 북과 뿔피리, 금속 나팔 같은 것들을 모아들이고 건장하고 발이 빠른 병사들과 남 · 녀 백성들을 뽑아 짙은 색의 옷을 입히고 발에는 천을 두르게 한 다음 성의 서쪽과 북쪽, 동쪽 문을 조용히 열고 밖으로 내보냈다.
베르트 감시병의 눈을 피해 성을 빠져나온 백성들은 몇몇 병사들의 뒤를 따라 차분하게 베르트 진영 쪽으로 접근해 갔다.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베르트 진영 근처에서 일제히 북을 치고 고함을 지르게 했다.
-둥! 둥! 둥! 둥! 둥!!!!-
“와아아아아아!!!!!-
갑자기 동시에 3곳에서 북소리와 함성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니 베르트 군사들은 깜짝 놀라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대응할 준비를 서둘렀다. 연이어 크리스틴 램피 성의 성벽 위에 엄청난 숫자의 횃불이 세워지고 사방이 시끄러우니 모두들 잔뜩 긴장했다.
“뭐, 뭐야?? 어디에서 나는 소리야??”
“이게 웬 날벼락이야??”
그런데 이상한 것은 어둠 속에서 화살 하나 날아오지 않고 군영으로 돌진해 들어오는 군사 하나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한 서너 번 북소리와 고함 소리가 들리더니 사방이 다시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 이후로 아무런 일이 없자 부산을 떨었던 베르트 병사들은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 모두 제 자리로 돌아갔다. 잠시 후 다시 사방에서 북소리 고함 소리가 잔뜩 울려 퍼졌고, 베르트 군사들은 적을 맞을 준비하느라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
다음날 낮에 고드프리는 정말로 분주하게 군사들을 움직여 성을 나갈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이 덕분에 밤새 제대로 쉬지 못했던 베르트 군대는 낮에도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하루 종일 루벤 군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가 날이 어두워져 쉬려고 하는데 다시 어제 밤처럼 사방에서 함성과 고함이 들려오니, 이들은 이것에 대응하느라 제대로 눕지도 못했다.
물론 몇몇 베르트 지휘관들이 병사들을 사방으로 풀어 무언가 일을 꾸미는 루벤 군대를 찾아보게 했지만, 짙은 색 옷을 입고 소리가 나지 않도록 발을 두꺼운 천으로 감싼 이들을 찾을 수 없었다. 병사들은 이날도 잠을 자지 못했다.
세 번째 날 낮에도 출정하려는 듯 군대를 움직였던 고드프리는 이날 새벽이 되자 실제로 50명 수준의 궁수들을 외부로 내보내 고함 소리에 맞춰 각자 소지하고 있는 화살 전부를 베르트 진영을 향해 화살을 쏘아대게 했다.
그동안 소리만 요란하고 아무런 일이 없자 방심하고 있던 베르트 군은 갑작스러운 공격에 화들짝 놀라 대응을 하느라 다시 밤잠을 설쳐야 했다. 이런 식으로 5일이 될 때 까지 베르트 군대는 크리스틴 램피 성을 공격하지 못했다.
드디어 6일째 되는 날 갑자기 베르트 쪽에서 백기를 든 사자가 크리스틴 램피 성으로 달려왔다. 사자가 도착했을 때 고드프리는 대장간을 둘러보며 대장장이들을 격려해 주고 있을 때였다.
급히 성주관에서 사람이 와서 사자가 도착했음을 알리니 고드프리는 서둘러 성주관으로 돌아와 베르트 쪽에서 보낸 사자를 맞이했다. 베르트 사자는 서로 성벽 위와 아래에서 보기만 했지만 안면이 있는 로버트 페더였다.
“!”
고드프리는 기병 두 사람과 함께 자신을 만나러 온 로버트 페더가 이유 없이 반갑게 느껴졌다. 고드프리는 스스로의 자신감을 보이고 본인도 검에다가 걸쇠를 걸거나 무기를 내려놓는 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니 로버트 페더가 무기를 휴대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물론 무기를 들고 자신의 바로 앞까지 접근하는 것을 허락하지는 않고 랑스 대공국의 가르반이 하는 것처럼 무장한 경호원을 주위에 배치하고 창을 가진 건장한 병사 둘이 베르트 사자의 앞쪽을 막아서게 했다.
“베르트의 사자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길······. 내가 몬트리 자작 고드프리다. 말하라!”
고드프리는 자신의 자리에 앉으며 최대한 상대가 자신을 거만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방문 목적을 물었다. 로버트 페더는 정중하게 군례를 올린 후 당당하게 베르트 국왕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지고신께서 정하신 베르트의 위대한 국왕 다그마르 버넌스 전하께서는 몬트리 자작에게 자비를 베풀려 하십니다. 즉시 깃발과 재산, 식량을 갖고 크리스틴 램피 성에서 철수한다면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겠지만 이곳에 남아 계시려 한다면 성을 공격해 남김없이 모조리 목을 벨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놈이!! 건방지게!!”
“죽고 싶은 것이냐!!”
로버트 페더가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이자 주변에 있던 오즈굴 셀바노스 대공국의 기사나 랑스 대공국의 기사, 민병 대장들의 안색이 변했다. 듣고 있던 고드프리는 갑자기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아하하하핫~! 가짜왕이 이 몸에게 후퇴하라고 했단 말인가? 핫핫~ 어서 가짜왕에게 루벤의 태양처럼 위대하신 루드비히 전하께 항복하라고 하시오. 그렇게 된다면 루드비히 전하께서는 그 구차한 목숨은 물론 현재 다스리고 있는 지역을 영지로 내려 주어 영구히 다스리도록 해주실 것이오.”
고드프리가 목소리를 높이자 로버트 페더는 갑자기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곧바로 정색을 한뒤 고드프리가 세상의 이치를 잘 모르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평범해 보이지만 언변이 부족한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하하하! 베르트의 위대한 국왕 다그마르 버넌스 전하께서는 지고신께서 정하시어 베르트의 국왕에 오르셨습니다. 어찌 지고신께서 다그마르 버넌스 전하를 베르트 국왕으로 정하셨는데 루벤 국왕에게 항복해서 작위를 받으라고 하시는 것입니까? 그것이 정당하다고 보시는 것인지요?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하하하핫~”
로버트 페더가 고드프리 앞에서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고드프리는 로버트 페더가 마음에 들기는 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상대에게 설복 당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곧 목소리를 높여 상대의 논지를 파고들었다.
“지고신께서 정해 주었다? 하하핫! 원통함에 제대로 눈도 감지 못했을 두 위대한 영웅의 이름을 잊지 않았겠지!! 그대가 왕으로 모시고 있는 다그마르 버넌스는 본래 정해져 있던 왕세자 마슬란 메르다산을 독살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부왕 데르벨 메르다산을 독살했다. 이것은 지고신께서 왕족에게 부여한 신성한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 다그마르 버넌스는 스스로 지고신의 이름을 더럽혔음에도 불구하고 뻔뻔스럽게도 왕위에 올랐으니 가짜 왕이다. 그렇지만 루벤 국왕 루드비히 전하께서는 천명을 받아 지고신의 가호로 국왕의 자리에 올랐으니 바로 지고신께서 왕족에게 부여한 신성한 의무를 수행하고 계신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왕위를 이어 나가도록 정해 주시는 지고신의 권한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나!! 스스로 가짜 왕위의 허울에 사로잡혀 있는 다그마르 버넌스는 지금 이 순간 스스로를 묶어 항복하여 지고신께 사죄하고 다시 그 권한을 대신하고 있는 루벤 국왕으로부터 작위를 받아 진짜 국왕이 되는 것이 응당 해야 할 일이다.”
고드프리 스스로 생각해도 약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상대를 위압하기 위해 일부러 목소리를 높혔다. 로버트 페더는 약간 움츠려드는 모습을 보였지만 곧바로 꼿꼿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위대하신 다그마르 버넌스 전하의 베르트는 국왕 전하의 영도하에 만드레일 남서부를 완전히 차지하고 있으며 군사 또한 수십만 명에 레나르트 파울젠 연합 왕국과 단단히 동맹을 맺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만드레일 대륙은 강한 자가 지배하는 곳이었습니다. 어찌 오즈굴 셀바노스 대공 라스 혼자서 옳다고 하시는 것입니까?”
갑자기 로버트 페더가 뜬금없이 라스를 끌어댄 것은 앞뒤로 보아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고드프리는 그것이 로버트 페더가 자신을 분기시키는 의도임을 알아차렸다 곧 목소리를 가다듬어 로버트 페더를 크게 질책했다.
“본관의 조부 오즈굴 셀바노스 대공 라스는 공손하고 이치에 밝으신 분이오. 게다가 그 분은 현 루벤 국왕 루드비히 전하를 보좌하고 추대하였으며, 반역자를 토벌하고 복종하는 자는 기꺼이 지고신의 덕으로 받아들이고 교화시켜 세상을 안정시키고 있소. 헌데 그대들의 가짜 국왕과 가짜 왕을 따르는 신하들은 무엇을 하고 있소? 쓸데없는 고집만을 갖고 신의 가르침으로부터 눈을 돌렸으며,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만을 생각해 지고신의 가르침을 위반하고 제멋대로 행동하고 백성들을 착취해 지고신의 이름을 욕되게 하고 있지 않소!! 마땅히 대군을 내어 그대들 모두의 목을 베어 세상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야 하거늘, 너는 도대체 어떤 물건이기에 어찌 감히 천명을 받은 루드비히 전하와 오즈굴 셀바노스 대공과 같이 어진 분을 가볍게 여기고 욕되게 하는 것이냐!”
자리에서 일어선 고드프리는 성큼성큼 로버트 페더 쪽으로 다가갔다. 로버트 페더는 성난 얼굴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고드프리를 보자 살짝 움츠려 든 모습을 보였다. 이 순간 고드프리는 순식간에 로버트 페더의 가슴을 발로 걷어찼다.
-퍽!!!-
“어억~!”
앞뒤 상황으로 볼 때 로버트 페더가 무예에 서툰 사람은 아닐 것이겠지만 갑작스러운 고드프리의 행동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로버트 페더를 쓰러뜨린 고드프리는 단번에 발라미르를 빼든 후 누가 말릴 것도 없이 로버트 페더의 목을 내리 찍었다.
-푸콱!!!!!-
“아, 아니!!!”
이것을 본 로버트 페더를 수행해온 베르트 기병 두 사람은 깜짝 놀라 무기를 빼들었다. 이 순간 고드프리를 지키기 위해서 루벤 기사는 물론 랑스 대공국 기사와 민병 대장들도 일제히 무기를 뽑아들었다.
흥분해서 칼을 뽑아들기는 했지만 이곳에서는 자신들이 상대가 되지 못함을 알았는지 베르트 기병 두 사람은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어쩔 줄 몰라 했다. 고드프리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발라미르의 칼끝을 들어 베르트 기병을 가리켰다.
“본관은 지금 지고신의 이름을 더럽힌 자를 처치했을 뿐이다. 이 자의 더러운 시체를 가지고 어서 돌아가라!”
무기를 집어넣은 베르트 기병들은 잔뜩 겁을 먹은 얼굴로 로버트 페더의 시신을 수습한 뒤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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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적의 심리를 불안하게 하는 작전…옛날부터 지금까지 참으로 많이 나오는 전법이지요…^_^;;
음…그리고 고드프리놈이 사신으로 온 자를 죽여 버렸습니다…
어찌 전개가 될 것인가…흐흐흐…-_-;;
오늘도 한 편 올립니다…Next-92…
비가 참…춥기도 춥고…ㅠ_ㅠ;
●‘i우천i’님…^_=; 그나저나 고드프리 녀석…절대로 선한 녀석은 아니랍니다…^_^; 뭐…캐릭터가 너무 선하면…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들더군요…~3~;
●‘러딘’님…고드프리 녀석…고생을 하지만…이런 고생도 모르고 온실 속에서만 자라면 좀 큰일이랍니다…ㅠ_ㅠ;
●‘호돌스’님…^_^; 고드프리 녀석…한다면 한답니다…성질도 좀 드럽죠…뭐…종종 이렇게 좀 발작(?)을 해줘야 하고요…으힛…
●‘[록]’님…으음…암살 위협요? 암살 위협이야 있죠…뭐…여기에서는 아니지만 어떤 시도들이 나름 구체적은 아니지만 어쨌든 간에 곧 나옵니다…^_^;
●‘야오’님…^_=; 저 작가넘도 싸움 장면 묘사가 가장 쉽죠…머리속에서 그리면서 영화나 이런 것에서 본 장면들을 섞으면 쉽게 나오더라고요…^_^;
●‘니어리드’님…^ㅁ^; 으힛…그나저나 고드프리 녀석…상당히 싸움도 잘하죠…그간 열심히 수련한다는 내용을 넣은 것이 이것 때문이랍니다…@_@;
●‘리아티리스’님…이해해 주시니 다행입니다…뭐…밤이 늦었으니 달라고 하면…되겠죠…저 작가넘이 몹시 혐오하는 동성애도 아니니까요…글쿠…오타 지적 감사합니다…ㅠ_ㅠ; 얼른 수정하겠습니다…(부비적)…
●‘zeple’님…맞습니다…성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투석기와 공성탑이 필수죠…어쨌든 간에 3부는 이제 고드프리의 시점으로 죽어라 전쟁이랍니다…^_^; 뭐…잠깐 동안은 이런저런 빠른 전개로 여러 나름 중요한 사건들이 지나지만요…^_^;
●‘블래스터’님…다이레아…뭐…모든 면에서 천재죠…뭐…크라우프의 품속에서 매일 밤 주무시기도 하구요…그나저나 이리나 블래스터가 오늘 지략을 냈답니다…제갈량이 낸 것이지만…뭐…저 작가넘은 열심히 베끼는 것을 잘하는 무능력 작가니…그냥 배째시면 된답니다…
●‘캡틴이’님…에궁…얼른 수정하겠습니다…이번 편도 왠지 오타 수정할 것이 많아 보여 걱정입니다…ㅠ_ㅠ; 그나저나 마지막 말은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랍니다…잔다르크에서 트렐 1차 공격 실패시 그 영국군 기사가 소리 지르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라고 쓰면서 베꼈다고 읽는)와서 쓴 것이랍니다…ㅠ_ㅠ…(부비적),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부비적)
(3차 수정함)-zeple님…으헤헤헤…영식아a님…(부비적)…캡틴이님(부비적)-작가아님님…(으헤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