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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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부터는 4부입니다. 그나저나 4부가 되어도 딱히 소제목이 떠오르지 않네요. 그냥 이 스타일로 쭈욱~
마이클 타운리의 지휘아래 궁수들이 정신없이 팩클러 후작이 지휘하고 있는 기병대를 향해 화살을 퍼부어대는 한편, 창병들은 어깨를 나란히 해서 커다란 방패 뒤쪽에서 기병대가 쉽게 돌진해 들어오지 못하게 저지했다.
집중되는 화살에 잠깐 사이 다수의 기병들이 쓰러졌지만 갑자기 팩클러 후작이 돌출해 나오더니 어떻게 파고든 것인지는 몰라도 대열을 무너뜨리며 안으로 파고들어 닥치는 대로 찌르고 베자 균열이 생겼다.
“말을 노려라! 말을 노려서 쓰러뜨려!!!”
용감한 병사들이 사방에서 덤벼들어 팩클러 후작을 포위하고 우선 타고 있는 말을 집중 공격했다. 결국 집중되는 공격을 견디지 못한 전투마가 쓰러지자 그 위에 타고 있던 팩클러 후작도 바닥에 쓰러졌다.
이때다 싶어 군사들이 사방에서 몰려들었지만 즉시 자리에서 일어선 팩클러 후작은 무자비하게 주위를 찍어 넘겼다. 잠깐 사이 30명 이상의 병사가 팩클러 후작의 무기에 맞아 쓰러졌다.
엄청난 액수의 금화가 포상으로 걸린 탓에 계속해서 군사들이 덤벼들었지만, 결국 주인을 보호하기 위해 팩클러 후작의 기병들이 돌진해 들어와 주군을 감싸는 바람에 잡는 것에는 실패했다.
다른 말에 올라탄 팩클러 후작은 후퇴하지 않고 계속해서 무기를 휘두르며 루벤 병사들을 마구 찍어 넘겼다. 겁에 질린 석궁수들이 계속해서 베르트 기병대를 향해 화살을 날리고 병사들이 창으로 공격했지만 팩클러 후작은 멈추지 않고 날뛰며 사방으로 치고나갔다.
“마, 맙소사! 저건 인간이 아니야!!”
일이 이렇게 되니 제 아무리 뛰어난 군사들이라고 해도 대열을 흐트러뜨리며 뒷걸음질 쳤다. 팩클러 후작은 쉴 새 없이 화살에 맞고 전투마를 일곱 번이나 바꿔 타면서도 꿋꿋이 무기를 휘두르며 루벤 병사들을 찍어 넘겼다.
“······세상에나 저런 괴물이 다 있다니······.”
이 모습을 보고 있던 고드프리는 자신도 모르게 크게 탄식했다. 그러고 보니 조부 라스와 부친 나이젤을 전장에서 만난 적 지휘관이나 병사들의 심정이 어떤지 조금은 이해가 되는 듯도 했다.
쓴웃음을 지은 고드프리는 손에 쥐고 있는 도끼의 자루를 만지작거리면서 적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수백기의 기병으로 진형을 단단히 하고 있던 루벤 병사들을 어느 정도 흩어 버렸다는 판단이 들었는지 팩클러 후작은 잠시 멈춰선 후 기병대를 재집결시켰다.
곧 대열을 정비한 팩클러 후작은 전선에 나와 있는 마이클 타운리를 목표로 삼고 돌진해 들어왔다. 적이 급속히 접근해 들어오자 마이클 타운리는 즉시 병사들에게 지시해 활을 쏘게 했다.
“활을 쏴라! 적을 저지해라! 활을 쏴!”
연속해서 화살이 쏟아지고 기다란 창을 가진 병사들이 어깨를 맞대며 최선을 다해 기병대를 저지하려 했다. 근거리에서 워낙 많은 수의 화살이 쏟아지고 창병들이 창대를 앞으로 밀자 잠깐 동안이지만 팩클러 후작의 움직임이 멈췄다.
“계속해서 활을 쏴라! 적을 저지해! 팩클러 후작을 쓰러뜨리면 금화 10개를 상으로 내리겠다! 멈추지 말고 쏴라! 쏴!!”
마이클 타운리까지 상금을 거니 사람들은 온 힘을 다해 화살을 쏟아냈다. 결국 집중되는 화살에 팩클러 후작이 타고 있던 말이 견디지 못하고 앞으로 쓰러졌다. 이틈을 노리고 일부 병사들이 짧은 칼과 도끼를 들고 앞으로 뛰어들었다.
“와아아앗!!!!”
“돈이다!!!”
그 다음 순간 팩클러 후작은 크게 소리를 지르며 다시 몸을 일으키고는 덤벼드는 적들을 루벤 병사들을 닥치는 대로 찍어 넘겼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다수의 병사들이 뛰어들기는 했지만 아무도 팩클러 후작을 상대하지 못했다.
“에잇! 활을 쏴라! 저놈들을 막아!”
마이클 타운리는 계속해서 칼을 휘두르며 병사들을 독전했지만 베르트 기병대가 뛰어들어 주인을 보호했다. 잠깐 사이 다른 말에 올라탄 팩클러 후작은 칼을 휘두르며 덤벼드는 적들을 닥치는 대로 찍어 넘겼다.
“에잇!”
이 모습을 보다 못한 마이클 타운리가 스스로 무기를 뽑아 들고 앞으로 뛰어나갔다. 이미 팩클러 후작은 온몸에 고슴도치처럼 화살을 맞고 있고 전투를 계속했으니 마이클 타운리의 솜씨라면 찍어 넘길 수 있을 법도 했다.
마이클 타운리는 고함을 지르며 나는 듯이 말을 달려 앞을 막아선 베르트 기병 대여섯을 찍어 넘겼다. 그 다음으로 팩클러 후작을 향해 똑바로 뛰어 들었다. 기세 좋게 덤볐지만 솜씨는 팩클러 후작에게 미치지 못했다.
팩클러 후작과 마이클 타운리의 말이 서로 교차한 순간 마이클 타운리는 몸을 뒤틀며 말에서 굴러 떨어졌다. 마이클 타운리가 말에서 굴러 떨어지자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병사들은 크게 놀라 대열을 흐트러뜨리며 뒤로 물러섰다.
믿었던 마이클 타운리가 눈앞에서 쓰러지자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고 판단한 고드프리는 왼손으로 투구를 고쳐 쓴 다음 말안장에 걸려 있던 전투 도끼를 치켜들었다. 잠시 두려운 마음이 가득했지만 용기를 다잡은 후 말배를 걷어차며 앞으로 달려들었다.
“에잇! 저놈을!!”
고드프리는 크게 고함을 지르며 오로지 팩클러 후작만을 목표로 덤벼들었다. 돌진하는 고드프리를 향해 창을 가진 베르트 기병 2기가 덤벼들었다. 고드프리는 연속으로 도끼를 휘둘러 둘을 찍어 넘긴 후 팩클러 후작을 향해 돌진했다.
팩클러 후작은 고드프리가 덤벼드니 물러서지 않고 오른손에 든 칼을 머리위로 높게 치켜들었다. 서로 말이 교차하는 순간 팩클러 후작은 흉갑에 도끼날이 박힌 상태 그대로 몸을 비틀며 말에서 굴러 떨어졌다.
그 다음 동작으로 발라미르를 뽑아든 고드프리는 자신을 향해 덤벼든 팩클러 후작의 수하 기병 두 사람을 찍어 넘겼다. 고드프리가 말머리를 돌릴 때 베르트 기병 하나가 굵고 단단한 나무 몽둥이 끝에 둥근 쇠공을 단 철퇴를 휘두르며 덤벼들었다.
“우아아아!”
“이놈!!”
발라미르를 들어 상대의 철퇴를 방어한 고드프리는 ‘U’자를 그리듯 올려 베기 한번으로 기병의 오른쪽 겨드랑이 아래를 베었다. 겨드랑이를 베인 기병이 말에서 굴러 떨어지자 장검을 가진 기병이 연이어 덤벼들었다.
고함을 지르며 뛰어드는 기병을 향해 고드프리는 내려치기로 상대의 왼쪽 어깨에서부터 오른쪽 허리까지 단숨에 베었다. 한칼을 맞은 기병이 쓰러지자 갑자기 고드프리의 등 뒤로 누군가가 다급히 뛰어드는 소리를 들었다.
“아!”
“에?”
무기를 치켜들었지만 다행히 등 뒤로 뛰어든 것은 칼을 치켜들고 있는 마이클 타운리였다. 서로를 알아보고 무기를 거두자 좌우로 적들이 덤벼들었다. 마이클 타운리는 무기를 휘두르며 5, 6기의 기병을 단숨에 찍어 넘겼다.
다행히 이때쯤 흩어지려던 병사들이 되돌아와 남은 베르트 기병들을 찍어 내렸다. 다행히 이상 덤벼드는 자들은 없었다. 고드프리는 말에서 내려 가슴에 도끼를 맞은 상태 그대로 쓰러져 있는 팩클러 후작 쪽으로 다가갔다.
“주군!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소관이 먼저 가서 생사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콜록~ 콜록~”
팩클러 후작이 워낙 무시무시한 괴물이니 마이클 타운리는 가슴 통증에 잔기침을 계속 하면서 먼저 단검을 뽑아 들고 팩클러 후작 쪽으로 다가섰다. 조심해서 팩클러 후작 쪽으로 다가선 마이클 타운리는 상대의 얼굴 가리개를 들어 올리며 상태를 살폈다.
“······살아있습니다!! 이 악마가 아직 살아 있습니다!!”
“카악~! 퉷!!!”
이미 승세를 잡고 있지만 마이클 타운리는 너무 놀라 뒷걸음질 치며 크게 소리를 질렀다. 이 모습을 본 고드프리는 자신도 모르게 바닥에 침을 뱉었다. 그런 뒤 차분한 목소리로 수하들에게 지시했다.
“······대단하군. 즉시 갑옷을 벗겨 내도록 하고, 팩클러 후작은 막사로 후송해서 상처를 치료해 주도록 해라. 중상을 입은 것 같지만 결코 방심하지 않도록 해라!”
나름대로 안도한 고드프리는 이제 더 이상 팩클러 후작을 돌아볼 것 없이 다시 말에 올랐다. 팩클러 후작을 향해서 여러 병사들이 몰려들자 성주관 쪽으로 향하며 직접 병사들을 크게 독전했다.
“루벤의 용사들이여! 물러서지 마라! 물러서지 마라! 적의 수괴는 쓰러졌다!! 계속해서 앞으로 나가 싸워라! 모두 죽여라!!”
“와아아아아아아아아!!!!!”
고드프리가 직접 최전선으로 나오니 루벤 병사들은 크게 환호하며 후작이 쓰러져 큰 혼란에 베르트 기병대를 공격하고 성문으로 돌입하며 다투어 성벽을 기어올랐다. 곧바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지만 수비대는 저항을 포기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의 해가 눈부시게 밝았을 때, 고드프리는 마이클 타운리와 함께 성주관이 바라보이는 어느 저택의 현관 앞의 계단에 앉아서 딱딱하게 굳어 있는 큼직한 빵과 염소 다리를 가공해 만든 가죽 주머니에 담긴 와인으로 아침을 먹었다.
“그나저나 상처는 괜찮나? 팩클러 후작의 일격을 맞았는데 상처를 돌보지 않더군.”
와인을 한잔 마신 고드프리는 고개를 들어 마이클 타운리의 상처를 물었다. 마이클 타운리는 입고 있는 갑옷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고 대답하며 팩클러 후작의 갑옷을 들고 항복을 권고해도 적이 항복하지 않았음을 걱정했다.
“······부녀자들은 물론 어린애들까지 모조리 죽게 한 녀석들이다. 항복한다는 것이 더 이상한 노릇이지······.”
“그나저나 어째서 어린애까지 죽인 것일까요? 보아하니 다들 자살이라도 한 것인데······. 무슨 약이라도 먹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이클 타운리는 싸워보다 안되면 그냥 항복해서 지배를 받아들이면 모두가 속편하게 지낼 것인데 끝장을 볼 정도로 이렇게 싸우는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며 길게 탄식했다. 고드프리는 씁쓸히 한 마디를 던졌다.
“팩클러 후작이나 음······. 그래, 이 몸 정도의 위치에 있게 된다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해볼 수 있게 되네. 원한다면 어떤 여자든 마음대로 할 수도 있고 사람을 내키는 대로 죽여도 되지. 단순하게 마음에 들지 않는 어떤 놈을 죽이고 그놈의 재산을 빼앗고 그놈의 계집과 즐겨도 솔직히 이 몸은 처벌을 받지 않지······. 심하다면 남의 눈을 의식해 벌금을 받는 일도 있겠지만, 사실 벌금을 내는 일도 거의 없으니 어느 순간부터는 이 세상 모든 것을 자신이 가졌다고 생각하기 쉽네. 그러다가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그런 생활을 계속해 나가다 보면 나의 생각이 곧 정의며 오로지 나만이 이 세상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여기게 된다네. 온 세상 만물이 나 자신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착각하기도 하고 말이야. 분명 이 내가 안실 성을 점령하면 세금을 깎아 주고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주었겠지. 사람들에게는 나의 지배를 받아들이라고 말하면서 말이야. 선정을 베풀겠다, 생활을 보장해 주겠다는 식으로 이런저런 약속들을 늘어놓겠지만······. 결국 이 사람들은 그 스스로의 자유를 내가 구속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 애초부터 이 사람들은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지. 물론 이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존중해 주는 것이 중요한 일이네.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스스로만이 정의라 여기고 스스로만이 옳다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독선적인 것은 없네. 물론 이런 말을 늘어놓는 나도 이번 일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 몸은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네. 나만이 이 세상의 정의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나의 생각에 모두가 따라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했는데, 나도 모르게 거대하다는 자만심에 빠져 스스로의 정의가 모두의 정의라고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었으니 말이네. 지금은 나 자신이 그저 부끄러울 뿐이네.”
고드프리는 나직이 탄식했다. 마이클 타운리는 말없이 고드프리가 손에 들고 있는 나무컵에 와인을 채워 주었다. 고드프리는 웃으면서 핏빛 와인을 바라보았다. 순간 이상하게 구역질이 나왔지만 잠시 잔을 돌리다 단숨에 들이켰다.
이날 정오와 저녁의 중간 쯤 드디어 성주관이 함락 되었다. 마지막 남은 20명 정도의 수비병들은 포로가 되기를 거부하고 모두 독을 마셔 목숨을 끊었다. 공격 작전을 지휘한 제르데스와 포드햄이 보고를 올렸을 때 고드프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안실 성을 손에 넣었지만 닭울음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빈 성을 손에 넣은 건가? 어쨌든 간에 수고 많았다.”
고드프리는 묵묵히 말에 올라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성주관 안으로 들어섰다. 치열한 전투 때문에 미처 치우지 못하고 입구 옆에 수북하게 쌓아 놓은 어린애들의 시신들이 고드프리의 마음을 무겁게 내리 눌렀다.
‘······에휴······.’
성주관 안쪽은 아직 시체가 치워지기 전이기 때문에 바닥은 온통 피와 살점으로 물들어 있었고, 살아남은 병사들은 포상금을 노려 시신의 목을 자르고 팔면 돈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집어 들며 좋아했다.
말에서 내려서니 이곳저곳에서 미처 마르지 않은 피가 발목까지 괴어 있는 곳도 있었다. 여러 사람들의 호위를 받은 고드프리가 안쪽으로 들어서니 정면으로 병사들이 차림이 좋은 남녀노소 여럿을 붙잡아 가지고 왔다.
“저 사람들은 누구인가?”
포로들 중에서 노인과 아이들까지 있어 몹시 궁금했다. 병사들은 고드프리를 보자 군례를 올리며 팩클러 후작의 일족들로 성 안쪽의 지하실에 숨어 있던 사람들을 붙잡아 왔다고 보고했다. 듣고 있던 고드프리는 크게 놀랐다.
“허!!!! 자신이 지켜야할 백성들은 다 죽이고 그 스스로의 일족들은 살아남게 한 것인가? 하하하핫!!!”
고드프리가 갑자기 크게 웃자 그 웃음이 결코 유쾌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눈치 챘기 때문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 모두 목을 움츠리며 눈치를 보았다. 고드프리는 웃음을 멈추고는 싸늘한 얼굴로 팩클러 후작의 일족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나저나 팩클러 후작의 일족들이라고 하니 한 가지만 물어 봅니다. 어째서 백성들을 모두 죽인 것이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던, 아니······. 스스로 원해서 죽고 싶은 자들은 죽게 두더라도 살고 싶은 자들은 최소한 살아남을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소?”
모두들 아무 말도 없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자 고드프리의 옆에 서 있던 제르데스가 갑자기 화를 내면서 우악스럽게 다가가 앞에 있는 중년 남자의 목을 우악스럽게 붙잡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분이 누구신줄 아느냐? 루벤의 왕자 고드프리 전하시다. 이 하찮은 것들이 감히 대답을 피하는 것이냐! 어서 하문 하신 것을 똑바로 말씀드려라!”
마치 씹어 먹을 듯 마구 고함을 지른 제르데스가 목을 놓아주니 중년의 남자는 잔기침을 캘룩 거렸다. 고드프리가 인내심을 갖고 차분히 대답을 기다리니 그 사람들은 웃으면서 차분하게 대답했다.
“후후후······. 우리들 모두 이 안실 성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사람들이다. 네놈들은 정의를 위해서 이곳에 왔다고 하지만 그 정의가 무엇이냐? 카비 왕가의 정의가 아니냐? 우리는 이곳에서 백성들을 위해 우리의 권리를 포기하고 사람들에게 자유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심어 주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굶주리지도 않았고 문을 열어 두어도 도둑이 들지 않을 정도로 서로를 믿고 의지했다. 하하하~! 이곳에 들어와서 지배를 받아들이면 세금을 낮춰 준다고? 곡식을 나누어 주겠다고? 이곳이 루벤처럼 한해 수확량의 50%를 세금으로 뜯어가는 곳인 줄 알고 있었느냐? 루벤에서는 지도자들만 죽고 성이 함락되면 백성들이 그 지배를 받아들였을지는 몰라도 이곳 안실 성은 다를 것이다! 이곳에서는 모두 자유의 영혼을 갖고 있다!! 이곳에서는 백성과 관리, 군인들 모두 힘을 합쳐 죽기로 침략자들과 싸웠다! 우리들은 자유의 영혼을 가진 자들로 우리의 후손들이 네놈들의 노예가 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 자진해서 죽음을 받아들인 것이다. 네놈들은 우리들의 목숨과 토지는 빼앗을 수는 있어도 우리의 자유는 결코 빼앗지 못할 것이야!!”
아예 대놓고 죽기를 각오한 외침이었다. 결국 자신의 정의 때문에 평화롭게 살던 사람들을 죽음의 길로 내몬 것이다. 고드프리는 묵묵히 듣고만 있다가 한참 만에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흠······. 그대들의 의지와 뜻은 충분히 알았소. 이 몸이 높고 귀하게 되니, 다른 사람들도 자존심이 있다는 사실을 잠시 망각하게 되오. 높은 위치에 있을수록 아랫사람들을 생각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본인 또한 인간이기 때문에 자만심에 사로잡히게 되오. 좋소, 그대들의 용기와 자존심을 고려해서 자비를 베풀어 주겠소. 참수나 교수형은 가하지 않겠소. 성주관의 성벽에 올라 그 아래로 뛰어내려서 다른 사람들처럼 자결하시오. 뭐 원한다면 독약을 내줄 수도 있소. 끌어내서 원하는 대로 죽게 해라!”
고드프리가 지시를 내리니 뒤에서 있던 포드햄이 군례를 올린 뒤 우악스럽게 팩클러 후작의 일족을 끌어냈다. 바로 이때 할머니의 손을 잡고 뒤뚱거리며 걷고 있는 어린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아!’
그 모습이 마치 어릴 적 나탈리아의 손을 잡고 뒤뚱거리며 걷고 있는 비앙카의 모습과 똑같이 느껴졌다. 무엇인가에 이끌리듯 고드프리는 잠시 손을 뻗으려 했지만 이내 묵묵히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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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건 뭐 유대인들의 유명한 요새…그 뭐시냐…마사다 요새던가요? 로마의 공격을 수년(수십 년이던가?) 동안 막아내다가 결국 함락되자 싸그리 자살한 그 요새의 일화로군요…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좋게 보지 않습니다…어째 광신도들 같아서리…-_-;;
아, 특정 종교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여전히 없으니 오해마시길…^_^;;
오늘도 한 편 올립니다…Next-45…
으힛…
●‘i우천i’님…^_=; 므흣…고드프리 이놈…드디어 안실 성을 손에 넣었답니다…^_^; 하지만 뭐…빈성 뿐이지요…에휴…
●‘하늘아기’님…으힛…고드프리 이놈…열심히 성을 점령했지만…결국 자기 성찰(?)을 하는 것으로 그 의의를 삼네요…^0^;;
●‘러딘’님…부럽…ㅠ0ㅠ; 열심히 잘 다녀오시구요…ㅠ0ㅠ; 저 작가넘은 오실때만 기다리면서 열심히 글을 올리겠습니다…부러워요…ㅠ0ㅠ;
●‘호돌스’님…으흐흣…어쨌든 간에 고드프리 이놈…안실 성을 점령하기는 했습니다…ㅠ0ㅠ; 직접 팩클러 후작을 사로잡는 일까지 하면서 말이죠…
●‘박원균’님…고드프리 이놈…고생…엄청나지요…14세때부터 지금까지 생사의 갈림길을 엄청나게 겪으며…참으로…불쌍하지만. 그 만큼 권력, 돈, 영토, 여자, 얻은 것도 많으니…고생할만 하겠지요…^0^)乃
으흠…
(2차 수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