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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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는데요…소제목은 그냥 이 스타일로 가려구요…^_^;
베르트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그렇지 않으면 내부에 있을 것이 분명한 첩자들을 속이기 위함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출병식이 끝나고 전장으로 향하게 되어 있는 잡병들에게는 이 전쟁의 전략적인 목표가 레나르트 왕국의 수도성인 프란시스코 성을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콘스탄틴 성으로 알려졌다.
내성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자신들을 지휘하기 위해 찾아온 무장병과 기사들이 파울젠과 전쟁을 하러 간다는 말을 하자 억지로 끌려 나온 병사들은 긴 한숨을 내쉬거나 인상을 험악하게 구기는 자들이 생겼고, 개중에는 무표정하게 자리에서 일어서서 대오를 정비하는 병사들도 있었다.
기사와 무장병, 그리고 용병들은 지휘아래 각지에서 모인 잡병들은 각자에게 배당된 무기와 군수품을 짊어지고 도강 준비를 위해 프란시스코 성 밖에 있는 항구를 향해 진군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틈에서 특별히 지휘하는 부대가 없는 라스는 짐승 가죽 덧옷을 벗은 후 코트 형식의 가죽 갑옷만 걸친 채 가벼운 차림으로 아치와 함께 나머지 짐을 실은 자신의 말의 고삐를 잡아끌며 섞여 있었다.
“쳇!”
“허허허······조금 기분이 나쁘겠지만 참아요.”
입을 비죽이 내민 채 연신 투덜거리는 라스를 보며 아치가 난처한 듯 웃음을 지었다. 라스가 이렇게 삐진 이유는 간단했다. 전투에 참가하는 차림 그대로 출정식에 참가하라고 하기에 잔뜩 껴입고 갔더니 무슨 동물 보듯이 하던 사람들 때문에 기분이 상했던 것이다. 대부분의 기사들이나 병사들은 어느 정도 통일된 갑옷이나 왕국의 문장이나 가문의 문장이 멋지게 장식된 옷을 걸치고 있었지만, 빙긋 웃으며 충고를 해 준 기사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라스는 무슨 괴물과 같아 보이는 차림으로 식전에 나가 무안을 당했던 것이다.
물론 이것은 평민 출신으로 별로 대단치도 않아 보이는 공적으로 기사 자리를 꿰어 찬 라스를 고깝게 본 기사들의 질시가 분명했으나, 아직은 어리고 단순한 라스는 그저 자신이 창피를 당했다는 사실만이 분할 따름이었다. 그런 그의 곁에서 함께 항구로 향하고 있는 아치는 그 모든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 그저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한참을 작은 목소리로 끊임없이 투덜거리던 라스가 제풀에 지쳐 조용해 졌을 무렵 라스와 아치는 프란시스코 성의 바깥쪽 성문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곳에서 퀸터 매트 성 소속의 군대와 합류할 수 있었다. 이 둘이 국왕의 기사이기는 해도 라스와 아치를 추천한 사람들이 퀸터 매트 성의 성주이다 보니 이번 전쟁에서 라스와 아치는 국왕의 옆이 아닌 퀸터 매트 성의 영주 어니어스 보직의 기사로서 전쟁에 종군하게 되었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였다.
“이봐! 거기! 멍하니 있지 말고 빨리 비켜! 뒤에 사람들이 못지나 가잖아!”
“토마스 대는 이쪽으로 빨리 집합해!”
어느덧 수많은 사람들의 대열 속에서 길을 걷고 있던 라스는 항구로 향하는 대로가 끝이 나고 여러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게 되어 복잡해진 항구 안으로 들어섰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자 어수선하고 복잡해진 항구에서는 항구를 수비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는 수비병들과 전투를 위해 고용된 용병들이 몰려나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나름대로 수비병과 용병들의 통제에 잘 따르며 사람들이 각자에게 배정된 배에 오르기 시작할 때, 한편에서는 포장된 채로 쌓여 있는 짐들을 배에 싣기 위해 노예들을 마구 채찍질해대며 선적을 서두르고 있었다.
라스는 채찍에 얻어맞아 가며 무거운 짐을 싣고 있는 노예들과, 이들과 비슷한 일을 하기는 하지만 몇몇 게으름 피우는 사람들만 잡아내기 위한 느슨한 감시만 받으며 느긋하게 일을 하고 있는 군수품을 쌓는 임무를 맡은 잡병들의 비교되는 모습을 보며 묘한 느낌을 받았다.
‘쩝······’
군수품 적재를 재촉하고 있는 감시자들에게 채찍에 얻어맞고 고된 노동과 고통에 비틀거리는 노예들의 옆을 지나 짐과 무기가 잔뜩 실려 있는 배의 옆을 지나친 아치와 라스는 길게 헤맬 것도 없이 높으신 분들의 재빠른 승선을 돕기 위해 나온 것이 분명한 몇몇 서기들의 안내를 받아 퀸터 매트 성의 군대에게 배정된 100명은 탈 수 있을 것 같은 엄청나게 큰 배에 올랐다.
배에 오르려 할 때 훈련이 덜 된 말이 무서운지 배에 오르지 않으려고 뒷걸음질 치며 날뛰려 했지만 라스가 얼른 다가가 발레리아에게 배운 대로 말을 진정시킨 후 억지로 끌어 올리자 라스의 억센 힘 때문인지 두려운 기색이 역력한 말은 의외로 고분고분하게 배에 올라왔다.
“옳지! 착하다.”
말이 진정된 듯 하자 라스는 서둘러 말의 잔등에 걸려 있던 자신의 짐을 내려놓고 자신의 말과 아치의 말을 선원들의 안내를 받아 선창 아래쪽에 있는 마구간으로 옮겨 놓았다. 그리고 이것으로 라스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모두 끝이 났다.
“모두 경계를 풀지 말고 완전 무장하고 있도록 해!”
라스보다 지위가 높은 기사들은 배에 오르자마자 최소한 사슬 갑옷 정도는 입고 손에서 무기를 떼어 놓지 말 것을 지시했고, 라스도 그렇게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지만 사슬 갑옷을 입고 무기를 손이 닿는 곳에다 내려놓았다. 하지만 특별히 할 일이 없어 그저 아치랑 잡담만 하면서 짐꾼들과 잡병들, 그리고 노예들이 짐을 싣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기 시작했다.
곧 짐을 싣는 일이 완전히 끝나고 계속해서 병력들이 배에 탑승하기 시작해 어수선해지자 라스는 갑자기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뱃전으로 나와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을 바라보며 얼른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다른 것 보다 확연히 눈에 띄는 것은 예상보다 화물의 선적이 늦은 탓인지 노예들은 재촉하는 항구 수비병들과 용병들이 휘두르는 채찍에게 열심히 얻어맞으며 죽을힘을 다해 일을 하고 있는 노예들의 모습이었다. 함께 항구를 내려 보고 있던 아치는 그 장면이 보기 싫었는지 잠시 어디를 갈 곳이 있다며 다른 곳으로 가버렸고, 혼자가 된 라스는 하염없이 노예들을 바라보다가 한 노예가 채찍에 맞아 쓰러지며 짐을 놓치자 힘들게 일을 하는 노예들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다.
‘참 힘들게 일 시키네. 그냥 본보기로 한 두놈을······어? 지금 내가 무슨······’
하지만 노예들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잠시, 어느 순간 노예와 자신은 다른 존재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말을 듣지 않는 노예는 저렇게 때려야 말을 듣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느끼고 라스는 깜짝 놀라야 했다.
물론 노예라고 해서 저렇게 채찍에 얻어맞고 강제 노동에 시달리는 존재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귀족들에게는 자신의 품위를 살려주는 노예라는 존재 자체가 매우 중요한 자원이며 귀중한 존재이기 때문에 저렇게 군대에 소속되어 마구잡이로 혹사되는 노예들 보다 굉장히 소중한 관리를 받고 경우에 따라서는 일반 서민들보다 휠씬 나은 삶을 살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단지 라스가 계속해서 이렇게 혹사당하는 비참한 노예들만 접하고 있는 것은 그가 노예를 처음 본 것이 전쟁터였고, 지금도 또한 전쟁터 속에 있기 때문이었다. 아치나 다른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들어서 노예들의 삶에 대해 대충이나마 알게 된 라스는 전쟁이 벌어지지 않는 다면 저 노예들도 저렇게 혹사당하지는 않을 것인데 라고 생각하며 안타까운 마음만을 가질 뿐이었다.
‘그러고 보니 전쟁이 아니었다면 나는 어찌 되었을까?’
전쟁이 아니라고 한다면 아마도 자신은 마을 어른들과 같이 솔로몬 그리즈 성이나 왕래하며 사냥으로 연명을 하고 적당한 마을 처녀나 솔로몬 그리즈 쪽에서 돈을 주고 처녀를 사올 생각이나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의 라스는 이곳 프란시스코 성의 항구를 내려 보며 전쟁터에 나갈 자신의 꼬여버린 운명을 짧은 한숨에 실어 날리며 지루함을 견디고 있을 따름이다.
괜히 싱숭생숭해지는 노예에 대한 생각은 잠시 미루어 두기로 한 라스는 고개를 돌려 아직까지 배에 오르기 위해 부두에 대기하고 있는 병사들을 바라보면서 출병하는데 병력이 승선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생각이 들자 한심하다는 생각과 함께 은근히 화가 남을 느꼈다.
어차피 대병력이 출병할 것이면 미리 짐이나 잡병, 무장병들은 배에 승선시켜 놓고 출병식을 마친 기사들이 돌아오자마자 얼른 배를 띄우면 휠씬 혼란이 덜 하게 될 것인데, 이렇게 한꺼번에 항구 쪽으로 병력을 밀어 놓고 어수선하게 행동하니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다.
라스가 병력을 지휘하는 자들을 한심스럽게 생각하며 인상을 쓰는 동안 승선을 빠르게 마친 퀸터 매트 성의 사람들이 탑승한 배가 항구 밖으로 가장 먼저 빠져 나왔다.
“야 이 새끼들아! 빨랑 저어! 힘있게!”
좁지는 않았지만 넘쳐나는 배들 때문에 빈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항구를 무사히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선수 부분에 매어진 길다란 밧줄이 연결된 작음 배들을 이용해 노를 펼칠 수 있는 곳까지 나가야 했다. 물론 이것은 전적으로 작은 배 네댓 척에 타고 있는 노예들이 필사적으로 젓는 노의 힘을 빌려야 했다.
차라리 채찍에 얻어맞고 무거운 짐을 져 나르는 것이 휠씬 더 편하다고 단언할 수 있을 만큼 100명이 탑승할 만큼의 큰 배를 항구 밖으로 끌고 나가야 하는 노예들은 무척이나 힘들어 보였다. 게다가 거세지는 않지만 이정도의 큰 배가 다닐 만큼 넓은 강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니 배의 노를 저어야 하는 노를 젓는 또다른 노예들의 고생은 이만 저만이 아닐 것이다.
노를 펼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되는 장소까지 나오게 되자 선수에 매어져 있던 굵은 밧줄이 풀렸고, 그와 동시에 배의 측면에 약간씩 나와 있던 수많은 노들이 몇 번의 북소리와 함께 일제히 밖으로 길게 돌출되었다.
“둥! 둥! 둥!”
“촥! 촤악! 촤악!”
그리고 갑판 밑에서 심장을 울리는 듯 한 북소리가 들리면서 모든 노가 마치 하나인양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소리를 따라 몇 걸음 가니 갑판 위에서 아래쪽으로 공기가 통하도록 만들어진 쇠창살 아래 북소리에 맞추어 힘겹게 노를 젓고 있는 노예들의 모습이 언뜻 보였다. 그들의 모습을 보게 되니 라스는 자신이 지금 너무 편안한 걱정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 지고신께서는······모두가 평등하다고 했는데······’
카비 마을에서는 이곳과는 달리 노예도 없었고 모두가 지고신 앞에서 평등한 존재로 인정받으며 살고 있었다. 물론 식인 괴수 오크나 도깨비 고블린같은 존재들이야 지고신의 가르침을 거부하고 스스로 악마에게 영혼을 판 존재들이니 당연히 죽어도 되지만, 지금 갑판 아래에서 죽을힘을 다해 노를 젓고 있는 노예들 또한 지고신 앞에 평등한 영혼을 가지고 있는 존재, 즉 자신과 같은 사람이었다.
‘쯧······’
하지만 지금은 조용히 있어야 한다. 자신이 노예들에 대해서 왈가왈부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었고, 또한 자칫 자신이 루벤 왕국의 기사라는 것이 밝혀지는 실수라도 한다면 단번에 노예의 처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물론 그 어떤 식으로든 라스는 노예가 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차라리 이 모든 것이 다 꿈이었으면······’
라스는 지금 자신이 이렇게 퀸터 매트 성의 사람들과 함께 배를 타고 베르트 왕국의 마리우스 성을 공격하기 위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 마치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잊을 수 없는 모니크도, 자신이 죽여 버린 브랜트 코날드도, 아직까지 생생한 공포를 주고 있는 마녀도, 마을 사람들이 모두 죽어버린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에서의 전투며, 자신을 이곳으로 보내버린 루드비히며······모두가 한 낱 꿈에 불과해서 자신이 깨어나 정신을 차리면 케이틀린과 타라가 아침을 준비하고 있고 헤더는 그 둘을 돕겠다고 나서다가 방해나 한다며 얻어맞고 징징거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
갑자기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에서 죽였던 소녀의 모습이 눈앞에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리고 그 뒤에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리스터 아저씨와 몸이 없는 모니크의 창백한 목이 연이어 눈을 찔러왔다. 그들의 모습을 본 라스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한차례 떨고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한참만에 겨우 진정을 하게 되었을 때 배는 어느 틈에 항구 밖으로 나온 뒤였다. 항구 밖에서는 이미 라스가 탑승한 배 이외에 여러 척의 큰 배와 작은 배가 강을 거슬러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시 몇 척의 배가 항구 밖으로 빠져 나왔을 때 같은 배에 탑승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던 퀸터 매트 성의 성주 어니어스 보직 하세가 차남 토벤, 그리고 발레리아를 비롯해 몇 사람의 기사들과 함께 갑판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라스는 중요한 작전 회의에도 참석해 미리 전체적인 상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이 어떤 이유에서 갑판에 모습을 드러냈는지를 쉬이 짐작했다. 예상했던 대로 어니어스는 이번 전쟁의 목표가 파울젠 왕국의 콘스탄틴 성이 아니라 베르트 왕국의 영토에 속해 있는 마리우스 성을 함락시키는 데 있음을 같은 배에 탑승한 병사들에게 알려 주었다.
“그럼 그렇지! 파울젠을 공격하는 것 보다야! 베르트 놈들이 낫지!”
“베르트 놈들이면 아예 본때를 보여 줄 수 있지!”
갑자기 라스의 주변에서 파울젠과의 전쟁에 나서는 일 때문인지 그렇지 않으면 전쟁터에 나선다는 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던 무장병들이 갑자기 공격 목표가 베르트 왕국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활기를 찾으며 전투 의지를 북돋우기 위해서인지 마구 욕설을 퍼부어 대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라스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건 왠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들의 태도가 왜 갑자기 바뀌었는지 짐작할 수 없었던 라스는 무장병들이 베르트 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자는 말을 하며 전의를 고취시키자 당혹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르트와 레나르트가 사이가 좋지 않다고는 하지만······’
하지만 다 죽이겠다는 둥 어서 빨리 공격하자는 둥 말을 하며 눈에 핏발을 세우는 일부 병사들의 모습은 라스가 평소 듣고 있었던 두 왕국 사이의 관계에 비하면 다소 의아한 것이었다. 하지만 놀라는 것도 잠시, 레나르트 왕국을 상징하는 회색 군복을 입은 사람들을 가득 태운 채 역시 회색 깃발을 올린 배들 사이에서 파울젠 왕국의 상징인 붉은 깃발을 올린 배 한 척이 빠른 속력으로 선단의 앞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저기 봐! 파울젠도 함께 한다!!”
“오오! 이 전쟁이 무엇인가 있나 보네? 핫핫핫!”
빠르게 물살을 가로 지르고 있는 파울젠의 배를 보고 있던 회색 군복의 레나르트 왕국 병사들은 갑자기 기뻐하며 크게 환호성도 질렀다.
무기력한 모습에서 갑자기 변해 버린 사람들이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았던 라스는 왠지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배가 순풍과 노를 젓는 속도에 맞추어 서서히 카넬리스 에디 강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하자 곧 있을 전투를 생각해 다시 한 번 심호흡을 깊게 하며 자신을 진정시켰다.
마음이 좀 진정되고 시간이 좀 남게 되어 아치에게 자신이 조금 전에 느꼈던 의문을 물어 본 라스는 아치의 차분한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
루벤 왕국, 그것도 저 멀리 북쪽 출신인 라스가 잘 모르고 있는 사실 중 하나가 레나르트 왕국과 파울젠 왕국과의 관계였다.
물론 지금은 서로 별개의 왕가를 가지고 있는 국가이기는 해도 북쪽 요하네스 왕국과는 달리 레나르트 왕국과 파울젠 왕국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수운이 풍부한 카넬리스 에디 강이 사람들의 왕래를 가로막고 있었지만 레나르트 왕국과 파울젠 왕국의 사람들은 본디 같은 사람들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처음부터 요하네스 왕국이 만드레일 대륙의 서부 전체, 즉 필립 리고라스 산맥과 퀴트켄달 산맥을 경계로 한 서쪽 지역을 모두 지배하고 있을 때부터 이 지역 중에서 특히 현재의 레나르트 왕국 남부 지역과 파울젠 지역은 거의 같은 언어와 관습을 가지고 있는 비슷한 사람들의 생활 터전이었다.
그 증거로 레나르트 지역, 특히 자쿠림 산맥 남쪽 지역 사람들은 파울젠 지역 사람들과 거의 같은 민족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서로 왕래가 잦았고, 생활하는 모습과 관습 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었다.
게다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약간의 억양 차이가 있을 뿐, 레나르트 지역 사람들과 파울젠 지역 사람들은 서로의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친척들이 나누어 살고 있는 경우도 허다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파울젠 왕국과의 전쟁은 자신의 친척들과 싸우게 될지 모르는 일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비록 전쟁터에 나가라는 국왕의 명령으로 전쟁터에 나왔다고 해도 레나르트의 무장병과 잡병들은 친척들과 싸우게 된다는 생각 때문에 의기소침해 있었던 것은 당연했던 것이다.
물론 레나르트와 파울젠 왕국이 서로 이렇게 가깝게 지내고 있다고 해서 아예 전쟁이 없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쟁을 한다면 충분히 파울젠을 상대로 전쟁을 수행할 수는 있었다.
서로의 친척들이 살고 있다고 하지만 갑자기 자신들이 베르트 왕국을 공격하기 위해 배에 올랐다고 하는 말을 듣게 되자 사람들은 안도하면서 베르트 왕국에 대한 적의를 내보이는 것 또한 다른 설명이 없다면 쉽게 이해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이것은 라스가 잘 모르고 있던 사실, 종교 문제에 있었다.
베르트 왕국은 루벤과 레나르트, 그리고 파울젠 쪽에 널리 퍼져 있는 지고신교가 아닌 사막을 건너온 종교, 비록 그것이 지고신교의 한 일파이기는 해도 교리가 다른 종교를 신봉하고 있었다. 물론 그들도 지고신교라고 말을 하고 있고 스스로가 정의라며 정교라고 부르고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베르트 왕국의 정교는 루벤과 레나르트, 그리고 파울젠 지역의 지고신교와 구분짓기 위해 베르트 정교 혹은 이단교라고 이름 불리기도 한다. 여러 가지 이름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베르트 지역의 지고신교는 베르트 정교라고 부르고 있었다.
다른 지역의 지고신교와 베르트 정교는 서로의 교리 차제는 거의 같았다. 그렇지만 베르트 정교의 행사에는 여러 가지 흑마법적인 요소가 많이 섞여 있기 때문에 베르트 지역을 제외한 루벤과 레나르트, 그리고 파울젠 지역의 지교신교 교단에서는 이단 처분을 내렸던 것이다.
이러한 이단 처분은 베르트 지역 사람들이 모두 옛 요하네스 왕국을 지배했던 흑마법에 빠져 있다는 식으로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 나가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러한 오해는 특히 흑마법의 피해가 피해망상 수준으로까지 뼛속까지 배어 있는 만드레일 대륙 서쪽 사람들 사이에서 베르트 지역 사람들은 곧 흑마법사라는 지독한 혐오로 발전했다.
바로 이러한 혐오감이 곧 지금의 이 전쟁을 지고신교의 정의를 내세우기 위한 전쟁으로 보도록 만들고 있었고, 사람들 모두 지금 이 전쟁에 참가함으로서 지고신께 자신의 목숨을 바칠만한 옳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승화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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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갑옷의 종류가 왜 다양하냐…통일되지 않았냐…는 질문이 있어서 간단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저들은 판타지의 꽃이며 한 국가에 수십 개씩, 귀족가문마다 반드시 하나 이상은 존재하는…그 유명하고 흔해빠진(??) ‘기사단’이 아니거든요…
…설정상 ‘기사단’은 그 어떤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기사는 국왕한테(혹은 귀족한테) 받은 영지를 다스리는 ‘전쟁 좀 잘하고 박식(?)한 전사’ 이지요…
단! 지고신교의 ‘성당 기사단’을 제외하면 말이지요…^_^;; 물론 이들도 떼거지로 모여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복식이나 장비가 통일될 리 만무합죠…국왕이 ‘야~ 전쟁이다~ 다 모여~’ 하면 그냥 ‘알아서’ 장비를 챙기고 병력을 이끌고 와야지요…ㅡㅅㅡ;;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86…
비가 참…하루 종일 가랑비로 주룩주룩 내리네요…~3~;;
●‘지존부리’님…@_@; 1타 만쉐이!!! 그나저나 비가 너무 많이 내리는데…별 피해는 없으셨는지요…저 작가넘은 기분도 우울해 지고…하지만 그냥 이대로 자동차를 몰고 불어난 강물에 돌진할 생각은 없으니…열심히 라스를 쓰면서 위안을 삼고 제 자신의 먼 앞을 위해 나가렵니다…저 작가넘 스스로와 지존부리님 화팅!!
●‘하얀백작’님…짜장 나비는 죽었고…이제…강고 녀석을 키우는데요…강고 녀석이 저 작가넘을 닮아서 붕어 머리랍니다…ㅠ3ㅠ; 하지 말라는 짓을 하면…계속해서 하는…~3~;; 우에에엥…어쨌거나 이번에 수해 없으시겠지요? 별 일 없으셨기를 바라며 하얀백작님 화팅!
●‘英雄’님…풍수해 = 정전이 다반사니…일찍 올릴 수 밖에 없었답니다…^3^; 그나저나 라스 녀석…아직 노예와 그 주인의 개념이 좀 부족하기도 하답니다…뭐 16년 동안 따지고 보면 기존 사회질서와는 별개의 세상에서 살던 놈이니 어렵기는 하겠지요…~_^;;
●‘마적’님…라스의 반지…바로 장 바스티스 잠시드가 호의로 건네 준 반지…당빠 마법 반지랍니다…~ㅁ~; 쥔공은 뭐…어디를 가도 단순히 호의로 넘겨받은 물건 자체도 소홀히 넘기면 안되는 것이지요…핫핫핫…글쿠…라스 넘이 세트 아이템을 모두 모으려면…뭐…어쨌거나 저 작가넘이 분발하겠습니다…음흠…
●‘블래스터’님…저 작가넘은 매일 샤워를 하지 않으면…오히려 더 불편하답니다…물론 말씀대로 그 덕분에 감기를 자주…~ㅁ~;; 글쿠 이제 라스 녀석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자신을 만드는 좋은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지요…^_^; 보다 넓은 세상으로 가는 겁니다…냐핫..
●‘흑마법사닉’님…뭐…이 시대에 노예라는 존재는 매우 값싼 노동력을 제공 받을 수 있으니…글쿠…라스 녀석…하급 기사로서…지휘 병력 없는 아직까지는 기마 앞의 보병과 비슷한 취급을 받지만 앞으로…라스 넘은 크게 출세를 하고 이름을 알릴 것입니다…왜냐면…쥔공이니까요…핫핫핫…@_@;;
●‘slimeball’님…그렇습니다…이제 라스 녀석은 폭렙의 전장으로 가는 겁니다…~_^; 그 동안 갈고 닦은 실력과 스스로가 얼마나 대단(?)한 쥔공이라는 특권을 갖고 있는지도 여실히 보여주어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핫핫핫…^_^;
●‘호박의정령’님…저 작가넘의 실수가 자꾸 드러나고 있습니다…보통 파일 하나에 십 수 페이지를 써서 그것을 편집을 하며 여러 작은 분량 4page 정도로 나누어 번호를 붙여 저장한답니다…그런데 종종…앞 번호 파일의 뒷부분과 뒷 번호 파일의 앞부분이 중복되기도 한다는…ㅠ0ㅠ; 부주의함과…어리석음이 여실히 드러나는 저 작가넘이랍니다…우엥…
●‘지옹’님…뭐…라스 녀석의 머리로는 전략과 전술을 짜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다만 라스 녀석이 지금은 아치 혼자일 뿐이니 보다 많은 친구와 부하들을 얻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_^;
●‘양구리공작’님…그러고 보면 라스 넘이 명성을 떨치고 독자적인 여러 군사 작전에서의 성공을 하기 위한 필수 조건은 바로 여러 가지로 재능이 있는 부하들의 확보와 활용이니 말이죠…^_^;
●‘스킬팝’님…쭈압…저 작가넘이 있는 충남 아니 저 작가넘이 사는 곳은 거의 수해가 일어나지 않는 곳이라서…~ㅁ~; 잘 모르겠습니다…늘 지대가 높은 곳에서 살다 보니…그나저나…어릴 적 큰 홍수가 났을 때 큰 물 떠내려가는 구경 갔었죠. 그때 돼지와 수박 떠내려가고 울 집에는 없던 냉장고와 TV 여러 가지 값져 보이는 그릇들이 냇가에 널려 있어 주우러 다녔던 기억 말이죠…특히 홍수 났을 때 떠내려가던 잘 익은 수박을 건져 먹던 기억이…쭈압…쭈압…
●‘룬마스터’님…저 작가넘도 경기도 쪽에 사는 친구넘들에게 전화를 해 보았는데 괜찮다고는(말로는) 하더라구요…~ㅁ~; 어쨌든 간에…방바닥 아래 깔아 놓은 10년 전 신문을 펴 보아도 세상은 바뀐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더라구요…세상은 늘 그 모양인 것 같더라는···.
●‘soulschaos’님…뭐…설정상…베르트를 제외한 나머지 루벤과 레나르트 그리고 파울젠 같은 쪽은 전쟁이 있을 때 마다 무장병을 주축으로 부족한 부분을 평민이나 천민을 징집을 하고 용병을 모으는 식으로 전쟁을 합니다…이러니 늘 정예화된 병력과 군 조직을 갖고 있는 베르트에 비하면 엄청난 숫자를 갖고 덤벼도 현실을 벗어나지 못한답니다…뭐…가장 낮은 군대는 개인기를 강조하는 군대 그 다음은 무장이 잘 갖추어진 군대…그 다음으로 강한 군대는 상벌이 분명한 군대라고 생각합니다…루벤과 레나르트 그리고 파울젠은 개인기와 무장이 갖추어진 군대이고 상벌도 분명한 군대의 모습을 보입니다…(그렇지 않으면 떠돌이 평민인 라스 넘이 기사가 될 수도 없을 테니까요.)…다만 군대 구성원들 대부분 그냥 징집되어 오고 몇 몇의 호응에 따르는 식이라 명령에 따를 뿐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답니다…다만 베르트는 개인기도 강조되고 무장도 괜찮으며 상벌도 분명하고 무엇보다 병사들 개개인이 베르트 정교회를 중심으로 국가를 지켜야 한다는 [목적의식]이 매우 뚜렷하답니다…엄청나게 강한 군대지만 지형적으로 더 이상 뻗어나갈 수 없고 부족한 것이 많아 늘 침공을 받는 입장이라서 수세적인 모습을 보이지만요…글쿠…라스 넘 괴물은 괴물 입니다. 겉에 짐승 가죽 덧옷을 입어 타격 무기의 충격을 흡수하고 무기를 미끄러지게 하고 조끼 형식의 가죽 갑옷을 걸쳐 상대의 무기 위력을 낮추고 그럭저럭 괜찮은 사슬 갑옷으로 본격적으로 몸을 보호하고 그 안에 코드 형식의 가죽갑옷(갬비슨 종류)…로 최종적으로 몸을 보호한답니다…나중에 가면…뭐…라스 넘…짐승 가죽 덧옷 + 비늘갑옷 + 사슬 갑옷 +가죽 갑옷(갬비슨 종류)를 걸쳐 입는 적층 장갑(?)을 형성할 예정이랍니다…한 마디로 그렇게 잔뜩 쳐 입고 싸우는 괴물 녀석이 되지요…~ㅁ~;; 화살이면 화살…타격무기면 타격무기, 대검이나 찍개 종류의 무기도 라스 넘에게 타격을 주기 쉽지 않을 어마어마한 녀석이랍니다…괴물 라스…~3~;
가연을이 님께서…중국 여행에서 돌아오셨을 듯…부럽…ㅠ3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