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85
0085 / 0923 ———————————————-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는데요…소제목은 그냥 이 스타일로 가려구요…^_^;
어찌 되었거나 형제국이나 다름이 없는 파울젠 왕국에 대한 전쟁이 갑자기 이교도들의 나라 베르트 왕국에 대한 정벌전으로 바뀌게 되자 초반의 침울하기까지 했던 분위기에서 벗어난 병사들은 마리우스 성을 향해 거침없이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 위에서 병사들은 서둘러 전투 준비를 갖추었다.
하지만 다들 바쁜 와중에서 라스는 명색이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지휘하는 병력이 아예 없는 관계로 마법사인 아치나 다른 고급 기사들과는 달리 할 일이 없었다. 다만 갑판 아래 노 젓는 부분이 내려다보이는 근처에 자리를 잡고 묵묵히 한시라도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출발은 느렸지만 일단 군대라는 조직은 움직이게 된다면 신속함을 그 생명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커다란 배의 노를 저어야 하는 노예들 중에서 매질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나가는 자들이 많았다.
죽은 노예의 시체는 바로 족쇄를 풀고 선창 아래에서부터 밖으로 내던져 졌고, 더욱 아래쪽에 갇혀 있던 다른 노예들로 그 빈자리를 채워 버렸다.
“풍덩!”
‘······저 사람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끊임없이 죽어나가는 노예들을 보니 문득 지난번 퀸터 매트 성에서 자쿠림 산맥의 안쪽에 거주하던 사람들을 노예로 잡아 들였던 것이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 죽어 나가는 수를 보아하니 그 정도만으로는 노예가 충당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쯧!”
지금 갑판 밑에서 죽어라 노를 젓고 있는 그들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았다. 게다가 라스는 복잡한 것은 딱 질색이었고, 마음에도 들지 않았다. 그래서 라스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단지 선창 아래쪽에서 고통에 가득 찬 노를 젓는 노예들이 신음 소리를 배경 삼아 발레리아가 구해다 준 책, 물론 전부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읽을 만한 교양서적을 펴서 천천히 읽어 보기 시작했다.
하루에 한 번씩 비워지는 사람들의 배설물을 담은 오물통이 긴 밧줄에 묶여 강으로 떨어지고 그것이 강물에 그대로 씻겨져 다시 선창 위로 오르기를 여러 차례, 드디어 지루한 여행의 끝이 찾아왔다.
드디어 카넬리스 에디 강을 힘들게 거슬러 올라간 레나르트와 파울젠 왕국의 연합 군대는 마리우스 성의 항구에 가깝게 접근했고, 저 멀리에 항구가 보이기 시작하자 사람들 모두 배 여행에서의 지루함을 떨쳐 버리고 분연히 사기를 되찾고자 한 마디씩 베르트 왕국 놈들에 대한 욕설을 내뱉으며 각자의 병장기를 집어 들었다.
하지만 짐짓 거친 소리를 내며 활발히 움직이는 모두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꽤나 커 보이는 마리우스 성의 항구를 어떤 식으로 점령하려고 하는지를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모두가 걱정하고 있는 이 순간 파울젠 왕국의 붉은색 깃발을 단 배가 앞으로 치고 나가더니 빠른 속력으로 항구 쪽으로 돌진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뭐야?”
갑판 위에 올라 나온 병사들과 어느 틈인가 판금 갑옷을 걸친 후 갑판 위로 모습을 드러낸 기사들은 파울젠 왕국의 배가 다른 것을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항구 쪽으로 돌진해 나가자 몹시 당혹스러워 했다.
“겨우 1척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어느 틈엔가 파울젠 왕국의 군대가 어떻게 하려는지 보기 위해서인지 라스의 옆으로 다가와 있던 토벤 보직이 그 모습을 보더니 놀란 표정으로 상체를 뱃전 앞으로 바짝 밀었다.
마리우스 성의 항구는 카넬리스 에디 강과 제비히터 강이 만나는 곳에서 루벤 왕국쪽으로 조금 치우쳐 있었다. 그리고 자연적으로 만들어져 있는 둥그런 만 형식으로 되어 있는 천혜의 조건을 살린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게다가 높은 수준의 토목 기술을 발휘해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풍랑과 여러 가지 자연의 힘, 그리고 지정학적인 위치에 따른 외부세력의 침공에 항구와 정박해 있는 배를 보호하기 위해 돌과 암석으로 기초를 잡고 그 위에 성벽 형식으로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길이 만들어져 있는 방파제가 길게 둘러쳐져 있었다.
얼핏 보면 물위에 떠있는 성벽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이 튼튼한 방파제는 국경지역에 바로 인접해 있어 섣불리 초계선을 띄울 수 없는 마리우스 성의 특성상 외부의 적의 기습으로부터 항구를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감시와 최초 방어선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또한 출입의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그리고 방어를 보다 쉽게 하기 위해 배가 드나들 수 있는 출입구가 남쪽으로 나 있는 한 군데만 만들어져 있었다. 그리고 베르트 왕국의 사람들은 레나르트나 파울젠 왕국 군대의 기습을 우려해 하나뿐인 방파제 입구를 막기 위해 머리를 썼다.
그 결과 출입구에는 짐을 싣지 않은 기다란 짐배가 거의 항상 항구 안쪽에 위치해 있으면서 입구를 가로막고 있었다. 이는 안개 등의 이유로 적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을 경우 생길 수 있는 갑작스러운 적의 돌진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출입문 형식으로 세워져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방파제에는 커다란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성벽이 한쪽, 그러니까 적이 공격해 올 방향으로만 세워져 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사실 방파제를 이런 식으로 만든 이유는 간단했다.
이제껏 항구를 통해 적이 쳐들어오는 경우 자체가 별로 없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세 개의 왕국을 아우를 수 있는 대규모 무역의 중심지답게 배가 아주 많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였다.
이 방파제를 만들 당시에도 제법 커다란 마리우스 성의 항구는 넘쳐나는 배들로 항상 북적였고, 결국 항구를 보호하는 방파제의 안쪽에 배를 접안할 수 있는 부두를 만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서 평상시에는 보다 많은 물자를 내리거나 실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전쟁시에는 이곳을 통해 재빠르게 병력을 투입할 수 있어 방어하기에도 조금 더 수월했던 것이다. 물론 이것은 그간 몇 차례 있었던 전쟁에서 증명이 된 것이었기에 베르트 왕국 사람들은 이 방파제를 [수호의 벽]이라 부르며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이 성벽처럼 탄탄해 보이는 방파제는 외부의 침입에 대해서는 강하지만 내부에서의 공격에는 취약한 곳이 되어버렸지만, 안쪽으로부터 공격을 당한 적이 없는 베르트 사람들은 그 누구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모두의 걱정과 불안과는 상관없이 파울젠 왕국의 배는 항구의 방파제 사이에 나 있는 출입구의 갑문 형식으로 세워진 배의 옆을 거칠 것 없이 들이받아 버린 후 그대로 상대 배의 옆구리 부분을 쪼개 버렸다.
“어? 어?”
“우지직~!!!”
물론 방파제의 출입구 역할을 하고 있는 커다란 짐배가 단번에 부서지지는 않아 파울젠 왕국 소속의 배가 항구 입구를 그대로 가로막아 버리는 모습이 되어버려 탄식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것으로 파울젠 왕국에 소속된 배들 또한 레나르트의 배들을 방어하기 위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항구 안쪽에 그대로 갇혀 버리게 되었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상당히 좋은 작전으로 보였다.
아무튼 짐배의 옆구리에 박혀버린 모습이 된 파울젠 왕국의 군대는 자신들이 타고 온 배의 좌우로 서슴없이 뛰어 내리더니 짐배의 위에서 적이 다가오길 기다리고 있던 베르트 왕국의 군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라스가 탄 배의 노가 대 여섯 번이나 저어졌을까 싶을 정도로 짧은 시간동안 짐배를 순식간에 장악해 버렸다.
일단 짐배를 장악한 파울젠 왕국의 군대는 방파제쪽 감시탑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제는 막혀버린 출입구의 좌우로는 입구를 감시하기 위한 탑이 약간 높게 솟아올라 있었고, 수많은 배가 나타날 때부터 긴장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한 베르트 왕국의 군대는 거침없이 달려드는 파울젠 왕국의 군대를 향해 마구잡이식으로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다란 창과 금속제로 보이는 방패를 가지고 용감하게 뛰어 내린 파울젠 왕국의 군대는 이내 경계용 탑의 뒤쪽에 만들어져 있는 다리, 그러니까 짐배에 병력이 쉽게 오르게 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다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역시나 재빨리 그곳을 점령한 파울젠 왕국의 군대는 곧바로 감시탑 뒤쪽에 나 있는 문을 부수고 항구의 입구에 있는 두 개의 감시탑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레나르트와 파울젠 연합군이 입구에 거의 도달했을 무렵 완전히 점령을 끝내 버렸다.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감시탑을 나온 파울젠 왕국의 병력은 감시탑 옆으로 나 있는 길에 집결하는가 싶더니 곧바로 방패로 몸을 보호하며 항구 쪽으로 용감하게 돌진하기 시작했다.
돌진을 시작한 파울젠 왕국의 군대는 대열을 갖추기 전에 여러 사람이 화살을 맞고 쓰러지기는 했다.
그렇지만 신속하게 대열을 갖추자마자 마치 고슴도치처럼 방패로 머리 위까지 보호하며 베르트 왕국의 궁수들이 쏘아낸 화살을 견뎌내며 의외로 쉽게 방파제 위를 지나쳐 항구 안쪽으로 진입해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파울젠 왕국의 배가 용감하게 돌진해 감시탑을 제압하는 것까지 목격한 라스는 신기에 가까운 그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그저 입을 딱 벌리고만 있을 따름이었다. 아쉽게도 감시탑을 점령한 이후의 모습은 배 위에 타고 있는 라스로서는 쉽게 확인이 될 수 없었다.
하지만 겨우 1척의 큰 배로, 그것도 주력 부대도 아닌 파울젠 왕국의 조력 부대가 저렇게 앞서 나가며 가장 손실이 클 것이 분명한 항구를 저렇게 쉽게 장악하고 있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젠장! 모두 작은 배로 내려라!”
그러는 틈에 레나르트 왕국의 군대도 항구 근처에 다다랐다. 하지만 항구의 입구는 여전히 파울젠 왕국의 선박이 베르트 왕국의 짐배를 들이받은 채 가로막고 있어 항구 안쪽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레나르트 왕국 지휘부는 이곳까지 따라온 작은 배들에 병력을 옮겨 상륙하기로 결정하고 모두들 서두르게 했다.
“겨우 100명이 조금 넘는 병력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토벤 보직부터 시작해서 여러 주요 기사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는 사이, 성주 어니어스 보직 하세와 마법사인 아치, 토벤 보직과 라스, 발레리아를 포함하는 약 50명 정도의 병력이 근처에 있는 작은 배에 옮겨 타 상륙하기로 했다.
곧바로 작은 배가 큰 배의 옆에 가까이 다가오고 이내 기다란 그물 형식의 사다리가 작은 배 위에 내려졌다. 이내 무장병들은 무기와 갑옷을 입고 그물 형식의 사다리를 타고 작은 배 위로 내려섰고 라스도 전투에 꼭 필요한 무장만 갖추어 작은 배에 올랐다.
배가 출발하면서 라스는 문득 자신이 탑승한 작은 배의 반대쪽으로 발레리아가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차렸다. 무거운 갑옷을 착용한 다른 기사들과는 달리 발레리아는 라스처럼 코트 형식의 가죽 갑옷을 입고 그 위에 상반신만 가리는 사슬 갑옷만 걸치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왼팔에는 소드 스톱퍼가 달려 있는 가죽 보호대를 걸치고 있었다.
전혀 긴장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발레리아의 모습이 너무 당당하고 멋있어 보였다. 라스는 문득 이렇게 용감하게 발레리아가 최전선에 나서는 것을 보고 프란시스코 성에서 들었던 발레리아에 대한 다른 기사들의 평가를 떠올렸다.
다른 기사들은 발레리아를 무술 실력은 매우 뛰어나지만 실전 경험이 부족하고 실제 전장에서 공적을 세운 경우가 거의 없으며, 평소에 하는 일이 영주의 경호라는 식으로 애써 발레리아를 폄하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발레리아와 함께 하게 된지 오래지 않은 라스가 보기에도 당당하게 전장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게 되니 자신이 듣게 된 발레리아에 대한 폄하가 다른 사람들의 질투심에 의도된 것이 분명해 보일 정도였다.
라스가 발레리아를 힐끔거리고 있는 사이 항구로 접근하고 있는 작은 배는 거의 무방비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별다른 보호 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았다. 발레리아를 바라보다가 그녀와 눈이 마주쳐 황급히 고개를 돌린 라스의 눈에 성벽처럼 보이는 방파제가 들어왔다.
그제야 라스는 정면에서 화살이 정신없이 날아오거나 그렇지 않으면 상륙 지점을 노려 칼과 도끼와 철퇴 그리고 창을 든 베르트의 무장병들이 달려들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자신이 전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라스는 프란시스코 성에서 구한 전투 도끼를 만지작거리며 언제라도 적이 쳐들어오면 뛰어 들어가 도끼로 찍어 버리겠다며 단단히 결심을 굳혔다.
라스가 들고 있는 전투 도끼는 도끼날이 넓고 무거워 갑옷을 입은 무장병이나 심지어는 기사라고 할지라도 급소를 내리찍는다면 단번에 전투력을 빼앗을 수 있을 만큼의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특히 자루 부분은 본래부터 단단한 나무를 잔뜩 기름을 먹여 더욱 단단하게 만든 것이니 보통 병사들의 조잡한 칼은 아마도 칼이 먼저 부러질 가능성도 높을 정도로 라스가 이번에 많은 돈을 들여 구한 전투 도끼는 상당한 고급품에 속하는 것이다.
파울젠의 무장병들이 항구 안쪽에서 난투전을 벌어준 탓인지 레나르트의 군대가 항구로 접근하는 동안 베르트의 궁수들은 방파제 쪽으로 그다지 나오지 못했다. 그 덕분에 레나르트 군대는 큰 병력 손실 없이 방파제의 입구쪽에 세워져 있는 감시탑의 밑에서 바깥쪽으로 조금은 길게 만들어져 있는 부두, 평상시에 항구를 출입하는 배들을 검문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부두에 올라갈 수 있었다.
“와!”
고함 소리와 함께 작은 배에 탑승했던 무장병들이 일제히 항구에 상륙했고 라스도 전투 도끼를 고쳐 잡고 작은 배에서 뛰어내려 항구 위로 올라갔다.
어둔 감시탑의 내부를 지나 방파제 안쪽으로 나올 때 한바탕 격렬한 난전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우습게도 파울젠 왕국의 무장병들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이미 완전하게 항구 안쪽에 위치해 있는 부두까지 점령하고 있었고, 항구를 굽어보는 베르트 왕국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독수리 상을 부수어 버리고 있는 중이었다.
베르트 왕국의 상징인 비상하는 독수리 상을 전투 도끼와 전투 망치로 부수어 버린 파울젠 왕국 병사들은 자신들을 당해내지 못하고 정신없이 마리우스 성을 향해 도망치고 있는 베르트 왕국의 병사들을 뒤쪽에서 비웃고 있었고, 뒤이어 올라온 레나르트 왕국의 병사들을 호탕한 기세로 맞이했다.
그제야 라스는 지금 처음으로 파울젠 왕국의 병사들을 보았는데 그들은 모두 투구를 쓰고 있었으며, 가운데 가지가 있고 좌우로 갈라진 입사귀가 새겨져 있는 가죽 갑옷을 걸치고 그 위에 복부까지 보호되는 흉갑을 걸치고 있었다.
하반신 방어구는 무릎과 허벅지, 그리고 종아리 보호대 정도만을 하고 있었으며 전신 판금 갑옷을 입고 있지는 않았다. 물론 이러한 정도의 방어구는 레나르트 쪽 무장병이나 돈의 여유가 있는 용병들도 충분히 착용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다만 한 가지 특이한 것은 파울젠 왕국의 병사들은 전체적으로 보면 타원형의 커다란 금 속 판을 위에 덧씌운 방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그 방패의 좌우로는 둥그런 홈이 파져 있었다. 그 특이한 방패는 파울젠 지역이 워낙 넓은 평지이다 보니 기병이 주된 병력이기 때문에 발전된 것이었다.
듬성듬성 산지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파울젠 왕국의 영토는 끝없이 펼쳐진 평지라 기병이 주된 병력을 형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병력을 기병으로만 만들 수는 없는 일이었다.
만약 파울젠 왕국에서 대규모 기병대를 갖추려고 해도 대규모 기병을 유지하는데 워낙 비용이 많이 드는 관계로 파울젠 지역에서는 우습게도 기병을 방어하기 위한 방패 전술이 더욱 발달하게 되었다.
그 한 예가 바로 라스의 눈앞에 있는 특이한 형태의 방패였다. 기병의 돌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방패의 방벽을 만들고, 그 방패의 방벽을 보다 굳건하게 만들기 위한 창을 걸쳐 놓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 라스가 보고 신기해하는 방패의 홈이었다.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레나르트의 무장병들은 파울잰 왕국의 군대가 장악한 항구 안쪽에서 아직까지 도망치지 못한 베르트의 잔당들을 처리해 버리고 항구의 주요 부분을 완전히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라스가 생각하기에 항구를 점령한 이상 이대로 병력을 이끌고 마리우스 성으로 진격을 해야 마땅해 보였다. 작년에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을 점령하는데 성공한 루벤의 군대가 그렇게 일시적이나마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상대가 미처 방비하지 못한 틈을 노린 탓이 컸다.
그런데 지금 당장은 레나르트의 배들이 항구 안쪽으로 들어와야 했기 때문에 항구의 입구를 막고 있는 파울젠의 배와 베르트의 짐배를 치우는 일이 중요했다. 일단 파울젠의 배에 실려 있는 짐들을 서둘러 하역한 후 잡병과 무장병들이 힘을 합쳐 기다란 발줄을 메어 항구의 입구에 걸려 있던 파울젠 왕국의 배를 빼냈다.
이어서 항구 입구를 막고 있던 짐배의 잔해를 치우고 짐배로부터 떨어져 나와 있는 근처에 떠다니던 나무토막이나 방해물들이 작은 배를 이용해 거두어 진 다음에야 레나르트의 배들은 항구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베르트 왕국의 큰 배를 모두 자신의 것으로 차지한 레나르트 왕국의 군대는 항구를 의외로 손쉽게 점령하는데 큰 공적을 세운 파울젠 왕국의 국왕에게 마리우스 성의 항구에서 고스란히 획득한 베르트의 싸움배중 1/3을 넘겨주어야 했다.
대단한 공적을 세운 파울젠 왕국으로서도 병사 20여명이 죽거나 부상을 입은 것과 최초로 돌격한 배의 선수가 약간 부서진 것 이외에는 큰 손실이 없었기 때문에 무척 큰 이득을 본 것이었다.
워낙 어이없이 당해 버려 자신들의 싸움배에 불을 지를 경황도 없이 도망쳐 버렸지만 미처 도망치지 못하고 사로잡힌 제법 베르트 왕국의 병사들은 자신들이 이미 레나르트와 파울젠의 선단이 이곳에 오고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을 털어 놓았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마리우스 성의 베르트군 수뇌부는 강 위에서 레나르트와 베르트의 군대를 요격하자는 논의가 나오기는 했지만 이런 논의를 거부하고 모든 병력과 싸움배를 집결시켜 육지에서 적을 맞을 준비를 서둘렀다는 것이다.
우선 모든 배들을 마리우스 성의 항구로 모아 두고 적을 상륙도 하지 못하도록 해안가에서 화살 공격으로 저지해 버리자는 쪽으로 논의가 마무리 되었다고 했다. 물론 항구에 몰려 있던 배들은 레나르트와 파울젠의 함대가 도망치면 그 뒤를 추격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베르트 왕국의 수뇌부가 물 위에서 함대전을 벌이는 일을 지극히 꺼려했다는 사실 하나 만큼은 확실했다.
“어째서지? 이 녀석들도 제법 배를 잘 타는 놈들인데······”
항구가 안정이 된 다음 하선한 퀸터 매트 성의 성주 어니어스 보직 하세는 포로를 심문해 여러 가지 정보를 알아낸 후 그렇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자신이 마리우스 성주가 아닌 이상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기에 그는 군수품의 하역을 서두르도록 지시하며 아울러 항구 주변의 방비를 강화하도록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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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전투 상황…은 무리고…마리우스 성의 방파제 모습은 대충 발로-ㅅ-; 그려서 편수 삽화에 넣어 두겠습니다…(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음…)
으음…너무 쉬운 것이 아니냐…고 말씀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이번 전투에서 100명 정도로 항구를 점령한 ‘필립 가르반 리스터’ 라는 파울젠 왕국의 기사는…
설정상 ‘트로이’의 아킬레스…정도라는군요…^_^;; 물론 최강의 기사는 결코 아닙니다…단지 능력이 대단한 놈이지요…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87…
에궁…왠지 모르게 조금 날씨가 썰렁…감기가 오려는 건지…~,.~;
●‘등자나무색’님…^_^; 잇힛…저 작가넘도 비축분을 마구잡이로 풀고 싶기는 하지만 참고 있답니다…비축분을 몽땅 풀어 버리면 다시 격일 연재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문제이니까요…ㅠ0ㅠ;
●‘slimeball’님…그렇습니다…아무리 글 속에서 잘난 놈들 태반이라고 해도 쥔공이 역시나 최강의 타이틀을 갖고 있답니다…결과적으로 쥔공이라는 것은 가장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될 테니 말이죠…^_^;
●‘호박의정령’님…~3~; 이런 곳은 라스 넘이 돈 좀 모으고…명성 좀 쌓으면 여자가 알아서 붙는 시대랍니다…뭐 요즘도 그렇겠지만…일단 라스 넘이 얼른 성공하기를 기다려 주세요…글쿠…인터넷에 형광등이라…저 작가넘도 크라우프 초반 쓸때 이사오기 전 KT 인터넷 썼는데 값만 타사에 비해 1만원 이상 비싸고…인터넷이 형광등이었답니다…~ㅁ~;
●‘스킬팝’님…으음…군대라는 개념이라…뭐…대규모 상비군대를 유지하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일부러 소슈 정예병을 유지하고 나머지는 징집병으로 채우는 어쩔 수 없는 개념을 유지하고 있답니다…뭐 글쿠…울 나라 수해는 뭐…10년 전이건 20년 전이건…지금과 똑같다는…발전 없는 세상이지요…~3~;
●‘마적’님…핫핫…일단 파울젠 놈들이나 다른 잘난 놈들이 많이 눈에 들어오기는 하지만 라스 넘은 명색이 쥔공입니다…당장은 제 아무리 싸워봐야…국왕이나 높으신 어른 앞에서 눈에 띄는 공적이 아닌 이상은 아무 소용이 없답니다…라스 넘…국왕과 높으신 분들 앞에서 활약하면 바로 성공하겠죠…냐핫…
●‘soulschaos’님…으음…^_^; 어쨌든 간에 전쟁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그리고 결국 그 전쟁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살고 울고 웃고 하는데요…그 사이에 있는 라스는 결국 광기의 향연에 참가해 마지막에는 웃게 될 것입니다…왜냐면 쥔공이니까요…
●‘흑마법사닉’님…으음…^ㅠ^; 라스 녀석…뭐…세상을 조금씩 알아 간다면 당연히 처음의 순수(?)했던 모습은 조금씩 사라져 버리겠지요…언제나 이 녀석의 행동이 정의일 수는 없으니 말이죠…하지만 그래도 쥔공은 쥔공이랍니다…^3^;
●‘우유동자’님…바로 라스 넘이 현실을 깨달아 가며…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닫고 있는 중이랍니다…^ㅁ^; 글쿠…라스 넘이 전장으로 향해 나가는 것은 하는 수 없답니다…이런 시대 라스 같은 평민이 출세하기 위해서는 전쟁과 눈에 띄는 공적 뿐이니 말이죠…^0^;
●‘산을미는강’님…넵…어쨌든 간에 첫 전투는 다소 어이없게 끝이나 버렸답니다…파울젠의 필립 가르반 리스터 녀석은 겨우 1척의 배로 마리우스 성의 항구를 몽땅 점령해 버리는 기염을 토했죠…뭐…잘난 녀석이기는 해도…쥔공이라는 타이틀이 없으니…
●‘지옹’님…지금은 엄밀히 따지면 아치가 [내 갈길 가겠삼…바이염…]하면…막을 명분도 뭐도 없는 어찌 보면 그냥 라스 넘 혼자랍니다…모든 일은 자기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죠…바로 이런저런 능력을 갖춘 동료 모으기가 중요하답니다…^_^;
●‘英雄’님…뭐…모든 나라에서도 비슷합니다…무기가 없으면 기본적인 방어구와 무기를 주기는 하되 돈 있고 무기 있으면 그것을 갖고 전쟁에 참가하는 것은 마찬가지죠…말씀대로 부유함의 차이는 바로 계급의 차이 맞답니다…~3~;
●‘가연을이’님…어쨌거나 해외여행을 다녀오셨는데…날짜를 잘못 잡으신 듯 싶습니다…뉴스를 보니 중국 남부도 엄청난 폭우로…이재민만 2천만 명(!)이 발생했다고 하더라구요…쭈압…쭈압…그나저나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이구요…부러워요…Y_Y;
●‘양구리공작’님…이제 라스 넘이 슬슬 활약할 때가 왔습니다…제 용맹하게 싸운다고 해도 국왕이나 높으신 분들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라스가 출세할 기회가 없으니…지금은 라스가 할약을 하지 못한다고 해도 조금은 참아 주세요…라스 넘은 쌈질 잘하는 녀석이 아니라…쥔공이니 말이죠…^_^;;
흐음…정말로 발로 그렸…퍽~!!
(오타 몇 개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