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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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소제목…소제목…고민만하다 여기까지 왔는데…뭐 이제와서 바꿀 필요는 없겠죠…
정오와 저녁의 중간 쯤 존 게클이 모든 병력을 전선에 투입하니 나이젤의 대군은 일시에 무너져 내렸다. 해질 무렵까지 이어진 전투에서 가장 뒤쪽에 있던 기병 2만기와 보병 수천은 무사히 포위망을 돌파했지만, 나머지 8만에 가까운 보병은 결국 진창을 탈출하지 못했다.
“죽어라!”
“죽어! 루벤의 돼지놈들!!!”
해가 저물자 요하네스 보병들은 무기를 들고 부상을 입거나 진창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루벤 보병들을 닥치는 대로 후려치며 그 목숨을 빼앗았다. 존 게클은 보병 1만 명을 남겨 전장을 정리하는 한편 급히 군사들을 불러들여 재정비했다.
“대열을 정비하라! 전열을 정비해!!”
한번 싸움으로 나이젤의 10만 대군은 2만 여로 줄어들었고 존 게클 또한 5천에서 5천 5백 명 정도의 손실을 입었다. 존 게클의 큰 손실이지만 루벤 군대는 맹수 나이젤이 건재하며 2만기나 되는 기병이 온존되어 있으니 언제고 전세가 역전될 수 있었다.
휴식과 재보급을 거치며 존 게클의 보병과 기병대는 자정 무렵 모든 준비를 끝냈다. 상황이 정리되자 존 게클은 나이젤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날이 밝는 즉시 군대를 움직여 공격해 나가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자정이 지나 새벽으로 접어들자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처음에는 대충 물방울만 흩날리기만 했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자 더욱 거세게 비가 쏟아져 제대로 눈을 뜨기도 힘을 정도가 되었다.
“아우! 제길! 왜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거야!! 이 중요한 시기에!!”
존 게클은 어두컴컴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마구 목소리를 높였지만 쏟아지는 비를 어떻게 할 수 없었다.
“후우······. 그나마 다행이군.”
간신히 군영으로 물러났지만 보병 대부분을 잃은 나이젤은 새벽에 쏟아지는 폭우를 보며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주위에 있던 지휘관들이 찾아와 다시 전열을 정비해서 적과 맞서 싸우기를 권했다. 평소 싸움을 피하지 않던 나이젤이지만 이번에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병사들의 사기가 이렇게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나? 적이 저토록 강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니······. 8만 명이나 잃은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나? 일단 폭우가 쏟아지니 적들이 우리의 움직임을 모를 것이다. 이때 후퇴한다.”
“저, 전하!! 으흐흐흑!!!”
나이젤이 후퇴 명령을 내리니 지휘관들 모두 엎드려 눈물을 흘렸다. 나이젤은 사람들을 일으키며 남은 군사들이라도 온존시켜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대답했다. 사람들 모두 군례로 명령을 받들었다.
비가 그치고 날이 밝았을 때 존 게클은 나이젤이 새벽의 폭우를 틈타 후퇴했음을 보고 받았다. 추격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존 게클은 묵묵히 고개를 저으며 적들이 모두 기병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기병으로 보병을 추격한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보병으로 도망치는 기병을 추격한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일단 정찰병을 내보내서 움직임을 살피도록 하고, 전장을 정리하도록 한다.”
존 게클은 수하들을 내보낸 다음 무장을 갖춰 전장이 바라보이는 곳으로 나왔다. 새벽에 내린 폭우로 온통 물과 진흙으로 뒤덮여 있고 그 아래쪽으로 수많은 사람의 형체가 흙으로 빚다가 아무렇게나 내던진 진흙 인형처럼 뒤엉켜 있었다.
“후······.”
길게 한숨을 내쉰 존 게클은 사람을 풀어서 필요한 것을 모두 회수할 것을 지시했다.
라스 군대의 선두가 비로 불어난 강물에도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는 부교를 건너 요하네스 지역으로 들어섰을 때, 후속하고 있는 고드프리에게도 존 게클과 정면 승부를 벌인 나이젤의 패전 소식이 전해졌다.
“세상에! 한나절 만에 8만 명을 잃었다는 건가?”
어지간한 고드프리도 그 보고를 받고 몹시 놀랐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 모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옆에 있던 아벨 커스터가 차분한 목소리로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을 꺼냈다.
“크음! 그렇지요. 다음을 생각해야 하겠지요.”
전에 아벨 커스터가 나이젤의 패전을 예견했을 때 단순히 웃어넘긴 고드프리는 지금 아벨 커스터의 발언이 어딘지 모르게 그때를 상기시키며 자신을 비웃는 것처럼 느껴졌다. 잠깐 부아가 치밀기는 했지만 이런 감정을 절제하지 못할 고드프리가 아니었다.
“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레나르트 대공 전하께서 테오도르 시저 성 쪽으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면 존 게클은 국왕 전하 쪽으로 전력을 집중할 것입니다.”
아벨 커스터는 짧게 대답했지만 고드프리는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했다. 곧 양가죽 종이와 펜을 가져오게 한 뒤 나무판을 안장 위에 얹고 서신을 급하게 작성한 다음, 밀랍을 녹일 시간조차 없어 진흙으로 서신을 봉인한 뒤 전령에게 주어 라스에게 보냈다.
“서둘러 국왕 전하께 달려가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주인님!”
전령은 급히 목에 걸 수 있는 기다란 가죽끈이 달린 방수 처리된 나무통에 전령문을 넣은 뒤 서둘러 북쪽으로 올라갔다. 고드프리는 심호흡을 몇 번 하면서 이빨을 몇 번 소리 나게 부딪쳤다.
-까득! 까득! 까득!-
존 게클은 나이젤의 기병대가 거의 멈추지 않고 테오도르 시저 성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자 크게 기뻐했다. 게다가 이미 남쪽으로 루벤 국왕 라스의 군대가 강을 건너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으니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이대로 전투를 또 벌인다는 것은 조금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병사들 모두 강행군과 전투로 지쳐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병사들이 많이 지쳐있음을 우려했지만, 존 게클은 나이젤의 질서 정연한 철수로 루벤 군대가 보유하고 있던 식량 같은 중요 물자를 것들을 충분히 노획하지 못했으니 물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많은 병력을 보유한 자신이 불리하다는 것을 내세우며 신속한 공격을 주장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다! 서둘러 이동한다!!”
존 게클이 나이젤의 군대를 상대로 치열하게 대치하고 있거나 에드가 요한슨 성을 중심으로 농성 준비를 한다면 라스의 선두 부대는 거침없이 북진할 것이지만, 뜻밖에도 존 게클의 군대가 남하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라스는 즉시 선발했던 기병 5천을 귀환시켰다.
어느덧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라스의 본대가 적당한 곳에 멈춰섰을 때 사이 나이젤은 계속해서 동쪽으로 후퇴했고, 존 게클의 군대는 대열을 정비해 전군을 이끌고 차분히 남하를 시작했다.
이 사이 고드프리의 선두 부대에 속한 군사들도 강을 건넜고, 어느덧 고드프리가 이끌고 있는 후속 부대 또한 부교가 놓인 프리드리히 마쉘 강에 도착했다. 강변에 도착한 고드프리는 강위에 떠 있는 부교를 보고 크게 놀랐다.
“우와! 엄청나다!! 이것을 사람이 만든 건가?”
많이 듣던 것이지만 실제로 보니 그 규모에서부터 사람을 압도하는 무언가가 있어 보였다. 프리드리히 마쉘 강에 놓인 부교는 비슷한 크기의 배들을 잇대어 놓고 그 위에 마차가 지날 수 있을 정도로 촘촘하게 판자를 박았다.
그 다음 좌우로 난간을 만들어 혹시라도 밀려 강으로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만들었으며, 배들은 서로 단단한 쇠고리로 연결되어 강물이 불어나도 연결이 끊어져 다리가 부서지는 일이 없도록 고려되어 있었다.
고드프리는 우선 포드햄에게 기병대를 맡겨 강을 건너게 했다. 고드프리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경비를 책임진 나다니엘과 다리를 건설한 아치볼드의 마법사 제자들을 찾아와 인사를 올렸다. 고드프리는 말에서 내려 부교를 건설한 마법사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오오! 대단하군요. 강물 위에 이렇게 큰 다리를 놓다니요. 참으로 그 노고가 대단합니다.”
“송구합니다. 왕자님.”
서로 의례적인 인사가 끝나자 고드프리는 문득 생각이나 자모라 톨레드와 마리아 레시오스가 이번 전쟁에 종군하지 않았는지를 물었다. 마법사 제자들은 두 사람은 나이젤을 따라 종군했다가 귀환한 후 이번 원정에 출전하지 않았음을 알렸다.
“듣기로는 무슨 급한 일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원정에 따라 나오지 못하게 되었고, 대신 저희들이 국왕 전하를 위해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마법사들은 차분히 대답했다. 사실 마법사라고 해도 지금 앞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마리아 레시오스나 아치볼드처럼 실제로 마법을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고드프리는 이상하게 아쉬운 생각이 들었지만 마법사들에게 다시 찬사를 보낸 후 말에 올랐다.
“나다니엘! 국왕 전하의 명령에 따라 가장 믿음직한 자네는 이곳에 계속 남아 있어야 할 것이네. 아쉽지만 우리들의 뒤를 잘 지켜주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어쩔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드프리는 부교를 지키는 임무를 맡은 나다니엘이 불쾌해 하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 쓴 뒤 즉시 부교 위로 올라섰다.
전일 내린 비 때문에 생각 외로 많이 흔들리는 부교를 건너려니 많이 두렵기는 했지만 고드프리는 꿋꿋이 말을 타고 애써 좌우에 서 있는 기사들에게 농담을 하며 강을 건넜다. 물론 겉으로는 태연했지만 속으로는 주위의 모습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후욱! 참 꽤나 다리가 크기도 하군.”
간신히 강을 건넜을 때 고드프리는 애써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서 호탕한 체 했다. 라스의 본대는 강어귀에서 3일 정도 북쪽에 위치해 있으니 고드프리는 잠시 말에서 내려 소변을 본 뒤 말에 올라 길을 재촉했다.
고드프리는 군사들을 이끌고 북상하면서 대로 옆에 위치한 수십 개의 마을을 지났다. 모두 불타고 무너진 벽들만 잔뜩 할 뿐 어린애들이 뛰어다니는 소리나 개 짖는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고, 아침이 되어도 닭울음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세상에 이토록 황폐해져 있다니······.’
마을들이 인적하나 없게 변한 것은 루벤 병사들이 요하네스 지역을 초토화시키고 그곳에 거주하고 있던 사람들을 노예로 잡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역시 실제로 그 참상을 목격하게 되니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행군을 계속하던 고드프리는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이교도의 신전인지 창고인지 모르겠지만 폐허가 된 마을에서 제법 큰 건물 앞에서 멈춰섰다. 심하게 타올라 흙과 자갈을 섞어 만든 벽은 성인 남자가 10살짜리 남자애를 목말태운 높이 정도로 온통 검게 그을어 위태롭게 서 있었다.
무엇인가에 이끌리듯 고드프리는 반쯤 뒤틀려 있는 나무판을 잇대어 만든 문을 억지로 비틀며 안으로 들어섰다. 고드프리가 힘을 주니 간신히 버티고 있던 문은 형편없이 떨어져 나갔다.
고드프리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나탈과 존 스카라, 존 기유햄이 말에서 내려 뒤따랐다. 안쪽으로 들어서니 거의 무너진 네모난 건물 자리 속으로 지붕이 주저앉은 듯 새까만 숯들이 가득했다.
어느새 억센 풀들이 자라며 이 모든 것을 뒤덮어 버리려 하고 있는 곳으로 들어선 고드프리는 발끝으로 바닥을 툭툭 찼다. 예상했던 그대로 숯들을 치워버리니 수많은 하얀뼈들이 앙상하게 드러났다.
“주군! 무슨??”
슬며시 자신의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오자 고드프리는 묵묵히 고개를 저으며 잠시 눈을 감았다. 짐작해 보건데 이곳에 들어온 루벤 병사들이 마을 사람들을 이 건물 안에 가둬 놓고 불을 질러 죽인 것이 틀림없었다.
“······아니네. 어서 가도록 하세. 잠시 대변이 마려웠을 뿐이네. 그런데 조금 더 갈 수 있겠군. 어서 나가세!”
“네? 네에~”
착잡해 졌지만 고드프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감춘 후 밖으로 나와 말에 올랐다. 모두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머쓱하게 웃은 후 길을 재촉했다.
존 게클의 군대가 남하하고 있는 소식이 계속해서 전해지는 가운데 마지막 기병대를 이끌던 고드프리가 드디어 라스의 본대와 합류했다. 고드프리는 도착하자마자 병사들을 아벨 커스터와 포드햄에게 맡기고 곧장 라스의 막사로 향했다.
라스의 막사는 국왕이 머무는 곳이지만 특별한 표식도 없었다. 말에서 내리니 국왕의 친위 기사들이 동행한 존 스카라와 존 기유행은 작위도 없는 하급 기사로 안에 출입할 수 없다고 가로막았다. 고드프리는 기분나빠하지 않고 웃으며 두 사람을 밖에 세워두었다.
“자네들은 여기에서 기다리도록 하게. 국왕 전하께 자이어스 공작이 접견을 청한다고 말씀드리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접견을 청하니 라스는 반갑게 만남을 허락했다. 안으로 고드프리는 정중히 인사를 올리면서 가장 먼저 와서 국왕을 기다려야 하는데 가장 늦게 도착한 잘못을 빌었다. 사실 가장 마지막에 도착한 것이 고드프리의 잘못은 아니지만 의례적인 언변이었다.
“하핫! 일어서도록 해라. 먼 길 오느라 수고 많았다. 그나저나 존 게클이 대군을 이끌고 남하해 오고 있다 하니 곧 대규모 전투가 벌어질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의견을 말해보도록 해라!”
의례적인 인사가 끝나자 라스는 즉시 고드프리에게 앞으로의 전투를 물었다. 고드프리는 정중히 군례를 올린 뒤 자리에서 일어선 후 잠시 생각해 볼 것도 없이 간단히 대답했다.
“국왕 전하의 위명에 의한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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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이번 전투마저 이긴다면 존 게클은 만드레일 대륙의 역사에 길이 남는 명장 혹은 군주가 될 수 있겠지요…
허나…작가신의 가호가…쿨럭~
오늘도 한 편 올립니다…Next-58…
으흐흐
●‘하늘아기’님…냐핫…어쨌든 간에 대규모 전투가 벌어질 것입니다…나이젤의 대패는 뭐…살짝 워밍업…정도지요…^_^;
●’i우천i‘님…^_^; 으헛헛…존 게클…라스를 깨부술 수 있을까요? 나이젤은 다 죽이기는 했어도 정작 중요한 기병대는 제대로 건들지 못했으니…말이죠…음흠…
●‘호돌스’님…@_@; 그렇군요. 남아공의 루이벌크…짱께와, 터키의 헬기 사업에도 물을 먹었을 정도면…~ㅁ~; 어쨌든 간에 울 나라 2MB가 최소한 국방은 좀 튼튼하게 해줬으면 하는데…에효효…그냥 한숨만 길게 나온답니다…
●‘러딘’님…뭐…나이젤…불쌍하지요…하지만…존 게클이 워낙 캐먼치킨이기 때문에…이렇게 깨진 것이랍니다…사실 다 저 작가넘의 농간이지요…^_^;
●‘toyr’님…으흣…맞습니다..toyr님…화팅입니다…냐핫…말씀대로 정치관련 소식만 들으면 요즘 울화통이 터져서…후욱~
●‘물망치’님…맞습니다…요즘 상황이 마치 총이라도 쏴댈 분위기인데…쩝…울 나라와 니뽄이 맞붙으면…쩝…울 나라…너무 짜증납니다…이런 시국에는 에효효…~ㅁ~;
●‘ytk’님…가카…참으로…어쨌든 간에…울 나라…좀 제대로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쩝…너무…짜증나지요…에휴…~ㅁ~;
무더워요…땀이 줄줄줄…~3~;
(2차 수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