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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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는데요…소제목은 그냥 이 스타일로 가려구요…^_^;
오스틴 협곡을 빠져 나온 베르트 군도 나름대로 진채를 세우고 전열을 정비하느라 귀중한 시간을 정신없이 보냈다. 그리고 미처 적이 완전히 정비되지 않고 먼 길을 와서 지친 틈을 노린 기습 작전을 제안한 어니어스 보직 하세의 의견은 또 다시 국왕 죠셉 레이야드 3세에게 묵살 되었다.
물론 두 번째 기습 공격이 논의된 자리에서 라빈 바가렛사 카르타스는 반대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전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전투에는 참가하지 않는 대장장이, 가죽수선공, 대부업자, 제빵업자, 창녀, 그리고 악단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항구 쪽으로 슬그머니 빠져 나가 그 자리에 아예 참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빠져나가는 것을 먼발치에서 바라보았던 라스는 라빈 바가렛사 카르타스가 끝까지 전쟁에 참가할 줄 알았다가 빠져 나가 버리자 갑자기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떠날 때 딸인 발레리아도 배웅을 나갔는데 라빈은 아직 상처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발레리아를 다독여 주며 두 병의 값진 포션을 건네주었다.
포션이라고 하는 것은 보통 사람들은 감히 상상하기도 힘든 물건으로, 아치가 말하길 보통 사람이나 지위가 낮은 사람들은 크게 다치면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그냥 죽어야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약초 등을 사용해 어렵게 치료를 하는 것이 보통이라 했다.
약초를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귀중한 포션이라고 하는 것은 트롤이라고 하는 종족의 피를 받아 그 피를 신관이 신성한 신의 힘으로 가공해 사악한 기운을 없애 버리고 여러 가지 귀중한 약초나 비밀스러운 처방을 한 뒤 하나의 물약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포션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것을 마시면 죽어가던 사람도 벌떡 일어설 정도의 명약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포션을 마시면 상처가 쉽게 치료되고 체력과 정신력을 쉽게 회복시켜 주는 것뿐이라는 것이 아치의 설명이었다.
‘뭐야? 플라비아하고 하는 것이 똑같잖아?’
굳이 포션이 아니더라도 플라비아를 물에 개어 바르거나 마시면 포션하고 비슷한 약효를 낸다는 생각이 든 라스는 시큰둥한 표정을 지어 내심 라스가 놀라는 표정을 기대했던 아치를 의아하게 만들어 버렸다.
어쨌거나 발레리아는 귀중한 포션을 두 병이나 받아 잘 간직한 후 아버지와 잠시간의 작별을 고했다. 친 아버지가 아니라고 했는데 무척이나 부녀간의 정이 돈독해 보여 어딘지 모르게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다림의 시간도 잠시, 레나르트 왕국의 국왕 죠셉 레이야드 3세는 직접 브랜트 코날드가 사용했던 파괴신의 검을 들고 진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나름대로 병사들을 위로하고 적이 공격해 오면 결사적으로 싸워 줄 것을 당부했다.
국왕의 당부와 함께 레나르트와 파울젠의 군대는 더욱 진채에서 굳건히 수비를 강화하며 전투 준비를 계속했고 라스도 화살을 나누어 받고는 활을 한번 힘껏 당겨 적이 진채를 향해 진격해 오면 화살로 몇 사람쯤은 쏘아 맞추겠노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적이 자리를 잡게 된다면 쉽게 승리를 거둘 수 없을 정도로 베르트 군의 숫자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적이 자리를 잡기 전 서둘러 기병 위주로 공격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 어니어스 보직 하세를 비롯한 주요 기사들이 이날 밤 다시 한 번 국왕 죠셉 레이야드 3세를 찾아가 기습을 제안했지만 국왕은 여전히 섣부른 공격을 거부했다.
“섣부르게 공격을 감행해 자칫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네. 자네들 말대로 적은 먼 길을 달려왔으니 지치고 힘들어 우리가 공격한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네. 하지만 우리가 지키기만 하고 시간을 끈다면 적들은 대병력을 유지하기 위해 분명 군량을 수송하고 군수품을 실어 날라 오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 분명하네. 지금은 적의 기세가 높아 있으니 우리가 맞서 싸우지 않고 지키고만 있는 다면 분명 적에게서 변화가 있을 것이네. 그러니 나가서 싸우자는 성급한 말을 꺼내지 말고 적이 자리 잡기를 기다리게!”
국왕은 베르트 군의 대병력이 안실과 마리우스 성 쪽으로 분산되어 있으니 적이 많은 군량을 실어 나를 수 없을 것임을 들어 상황을 보아가며 상황에 대처하겠다는 이유를 내세웠고, 결국에는 어니어스 보직의 섣부른 공격을 중지시켰다. 더 이상 국왕을 설득할 수 없었던 어니어스 보직 하세로서는 마음 속 깊이 불만을 품은 채 국왕 앞을 빠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토록 여러 지휘관들이 걱정하던 대로 별다른 레나르트 군의 방해 없이 진채를 세우고 하루를 푹 쉰 베르트 군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마리우스 성에서 웅크리고 있던 병력들과 함께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진채를 빠져 나와 레나르트 군에게 싸움을 걸어 왔다.
이미 레나르트 군은 그동안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레나르트에서 수송해 오거나 주변에서 획득한 나무로 목책을 세운 뒤였기에 두 군대의 기세는 사뭇 대단했다. 목책의 앞에는 깊은 도랑을 팠고 외벽을 구성하는 목책 또한 3중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이와 함께 곳곳에 궁수들이 올라 활을 쏠 수 있도록 망루도 만들어져 있으니 제 아무리 적이 대병력을 동원해 진격해 들어온다고 3중으로 된 목책을 쉬 뚫지 못할 정도로 견고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북소리와 뿔피리 소리, 그리고 나팔 소리가 뒤섞여 땅이 울리듯 시끄럽게 진격해 나온 베르트 군이 멈추어서고 한 사람의 화려한 갑옷을 입은 기사가 앞으로 나왔다. 의례적으로 적의 지휘자가 진영 밖으로 나왔던 것이다.
적의 지휘자로 보이는 기사가 당당한 풍채를 드러내며 나왔지만 레나르트의 국왕은 강궁을 사용한 저격을 우려해 앞으로 나서지 않았고, 대신 토벤 보직 하세가 가장 앞으로 나와 레나르트와 파울젠 군의 진영 앞으로 몰려나온 베르트 군을 가장 먼저 맞이했다.
그러나 베르트군의 진영 앞으로 나온 화려한 갑옷을 입은 기사는 여느 때 처럼 레나르트 군과 의례적인 대화를 하러 나온 것이 아니었다.
멀리서지만 투구를 벗고 있어 매우 젊어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는 기사는 지위가 높은 듯 화려한 갑옷을 입고 있었다. 잠시 라스는 그 기사가 입고 있는 멋진 갑옷이 탐이 났다. 하지만 이내 베르트의 기사가 내지른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젊고 화려한 갑옷을 입은 레나르트 기사의 목소리는 제법 거리가 있는 레나르트 군의 진채 안쪽에서 엘프의 활을 들고 서 있는 라스에게도 똑똑히 들릴 정도로 크고 매우 우렁차며 힘이 깃들어 있었다.
“형제들이여! 나 막시밀리엄 발스토리아가 한 마디 하려 한다.”
이름이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막시밀리엄 발스토리아 라고 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일단 잠깐 말을 끊은 막시밀리엄 어쩌구 하던 기사는 곧 이어 우렁차게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지금! 우리들의 눈앞에 우리들의 형제와 부모 처자식들, 그리고 그대들의 모든 것을 앗아가기 위한 악마들이 있다!! 이 악마들은 지난 세월 동안 수도 없이 우리의 땅을 침범해와 계속해서 우리를 핍박하는 것도 모자라 수많은 우리의 부모 형제 처자식들을 노예로 만들어 이국땅에서 비참하게 숨지게 만들었다. 지금 우리는 이 자리에서 우리가 그 동안 우리가 겪었던 고통을 저 악마들에게 되돌려 줄 수 있다! 형제들이여!! 적에게 자비를 베풀지 마라! 포로는 필요 없다!! 모두 죽여라!! 지고신께서 우리를 가호할 것이니!!!”
순간적으로 라스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게 한 이름 모를 기사의 외침은 적이 무슨 말을 할지 두근거리며 귀를 기울이고 있던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너무나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다.
‘뭐······뭐야?’
전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기사의 고함 속에서 마치 자신이 악마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라스는 이내 기사가 전의를 북돋우는 외침을 듣고는 정신을 바짝 차렸다.
“신은 위대하다!!”
기사가 고함을 지르자 듣고 있던 베르트 무장병들이 일제히 기사의 말을 받아 함성을 질러 사기를 드높였다.
“우와와와와와!! 신은 위대하다!!”
“신은 위대하다!!!”
“신은 위대하다!!!”
병사들의 함성 소리와 함께 북치는 소리 뿔피리 소리, 그리고 나팔 소리가 뒤섞여 수많은 병장기들을 두드리는 소리와 창대가 마구 흔들리며 내는 소리가 천지를 떠나보낼 듯 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적들이 마구 함성을 질러대는 소리가 라스를 비롯한 모두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을 때 전의를 북돋웠던 기사가 진격 명령을 내렸다.
“지고신의 이름으로 진격!!! 저 악마들을 쓸어버리자!!!”
“이런 씨발······”
베르트인들에게 자신이 악마가 되었거나 지금 라스에게는 자신의 한 목숨을 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적들이 함성을 지르며 돌진해 들어오기 시작하자 레나르트 군도 잔뜩 긴장해 적에 대항한 전투를 준비했다. 바로 이 순간 마리우스 성 쪽에서는 정확하게 레나르트 군의 진채를 향해 불이 붙은 기름 항아리와 투석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후우우우웅~”
“펑~!! 콰광!”
허공을 가르며 셀 수도 없이 많은 불이 붙은 기름 항아리와 돌멩이들이 마치 자로 잰 듯 정확하게 레나르트 군의 진영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레나르트 군이 아니었다.
“뭣들 하는 거냐! 어서 쏘아라! 어서!!”
레나르트 군도 역시나 똑같이 불을 붙인 기름 항아리와 바위를 쏘아 보내며 마리우스 성을 공격했고 진채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베르트 군 쪽으로도 공격을 가했다.
투석기의 공격을 뚫고 적이 사정거리 내로 진격해 오자 레나르트 군의 궁수들이 일제히 목책 쪽으로 몰려나와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고, 이에 질세라 베르트 군의 궁수들도 연달아 화살을 날려대기 시작했다.
“제길!”
라스는 자신의 머리위로 새까맣게 쏟아지는 화살비 때문에 제대로 몸을 밖으로 내밀지도 못하고 화살을 피하기 위해 비스듬하게 기울여 놓은 목벽에 몸을 기대 웅크리며 적의 화살 공격을 피하는데 온 정신을 다 쏟아야 했다.
“씽! 팍! 씨잉! 퍽!”
“으악!”
정신을 차릴 수도 없을 정도로 무수히 많은 화살이 날아와 목벽에 박히는 소리가 들렸고 라스는 미처 화살을 피하지 못한 다른 사람들이 화살을 맞고 부상당하며 쓰러지는 것을 바라보았지만 감히 구하러 갈 생각을 하지 못했다.
무수히 동원된 베르트의 장궁병들이 쉴새 없이 쏘아대어 정신없을 정도로 날아오는 화살 공격은 레나르트 군의 머리위로 하늘을 덮듯이 떨어졌고, 라스는 바깥의 상황이 어찌되는지 몰라 몹시 당황했다.
이미 주변으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화살에 맞아 쓰러져 조금이라도 살아남기 위해 버둥거리며 끊임없이 비명을 질러대고 있으니 당혹스러움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며 이성을 찾으려 애썼다.
전쟁 경험을 한 번도 아니 주변 사람들이 모두 당황하고 있는 이런 상황에 빠져 본 적이 없는 어리석은 사람들은 사람이 몇 번 전쟁 경험만 겪고 경험만 쌓으면 세상 모든 일을 다 할 줄 알고 무척이나 침착할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어리석은 사람들의 생각일 뿐이지 주변 사람들이 모두 당황하고 있다면 제 아무리 경험 많은 사람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결코 아니었다.
“으······살려줘······”
한 사람이 라스에게 살려 달라고 손을 뻗었지만 라스는 차마 자신의 손을 뻗어 그 사람을 잡을 용기가 없었다. 바로 한 걸음만 다가서면 되는데 애절하게 자신만 바라보는 그 사람의 손을 잡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 아!”
외마디 소리도 잠시 라스가 용기를 내어 그 사람 쪽으로 한 걸음을 내딛으려 했을 때 갑자기 라스에게 손을 뻗었던 그 누군가는 위쪽으로 날아와 박힌 화살을 정통으로 머리통에 맞았고 눈을 부릅뜬 채 피를 뿜으며 죽어갔다.
“!!!!!!”
아직 목숨이 끊어지지 못한 괴로운 단말마의 비명 속에서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던 라스는 갑자기 요란한 소리와 함께 목책 쪽에서 일어난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무엇인가 강력한 힘으로 와서 부딪쳐 나무 목책이 부러지는 소리가 몇 번 들렸다.
“퍽!! 퍽!! 우지직!!”
곧이어 계속해서 둔탁한 음이 한 곳으로 집중되면서 나무들이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고 화살 공격이 거짓말처럼 멈추었다.
불길한 생각에 고개를 들어 목벽 밖으로 내밀어 앞을 바라보니 적의 대형 석궁과 집중된 투석기의 바위 공격으로 진채의 외벽을 구성하는 3중으로 된 목책이 무너져 있었다. 이미 무너진 목벽 주변에서는 불이 붙은 기름 항아리 때문에 정신없이 불타고 있었고 어느새 무너진 목책을 돌파해 들어온 베르트 군 병사들이 고함을 지르며 진채 안쪽으로 돌진해 들어오고 있었다.
“제길!”
일이 이렇게 되니 진채를 중심으로 시간을 끌다가 적에게서 변화가 생기면 반격을 가해 격퇴해 버리겠다는 국왕 죠셉 레이야드 3세의 주장은 완전히 빛을 잃게 되었다. 오히려 어니어스 보직 하세처럼 진격해 나가 기회를 노렸다면 지금처럼 초반부터 목책 진지가 적의 투석기와 공성 병기의 집중된 사격을 받아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방패와 전투 도끼, 그리고 짧은 칼을 든 무장병들이 무너진 틈을 벌리자 그 뒤로 사슬 갑옷을 입고 금속 투구를 쓴 베르트 궁수들이 일제히 돌진해 들어오며 접근해 들어오는 레나르트 병사들을 향해 사방으로 활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진격 앞으로!!”
적이 진채 안으로 돌입해 들어오자 그들을 몰아내야 한다며 뒤쪽에 서 있던 기사와 장교들은 병사들을 진채가 무너진 쪽으로 몰아넣었고, 이 명령에 따라 많은 병사들이 각자의 병장기를 휘저으며 돌진해 나갔다.
병사들이 돌진해 들어가는 사이 석궁과 장궁을 가진 병사들이 재빨리 자리를 잡고 베르트 군을 향해 화살을 날려댔지만, 보다 체계적으로 훈련되어 있고 성벽 위에서 조금만 드러내고 아래쪽을 향해 화살을 날리던 병사들을 쏘아 맞출 정도로 솜씨가 대단한 베르트 궁수들이 보다 침착하게 화살을 날려 레나르트 군을 하나씩 쓰러뜨려 나갔다.
하지만 국지적으로는 레나르트 군이 휠씬 수적으로 우세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병력을 투입해 몰아 붙여 버린다면 금새 병력에서 열세인 베르트 군을 압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베르트 군도 초반 집중 공격으로 의외로 쉽게 열려진 돌파구를 포기할 정도의 어리석은 사람들은 아니었다.
곧바로 창을 가진 병사들을 포함하는 백병전 부대가 대거 투입되어 방패와 전투 도끼를 사용해 돌파구를 확대하고 있었고, 양측의 병사들이 뒤엉켜 승패를 알 수 없을 정도의 치열한 싸움을 벌어졌다.
허나 레나르트 군은 초반에 눌렸던 기세를 어느 정도 극복하였고, 위기에 몰리자 발휘된 집중력에서는 오히려 베르트 군을 능가했기 때문에 차츰 승부가 레나르트 군 쪽으로 기울어지는 듯 했다. 특히 백병전에 강한 파울젠의 기사 필립 가르반이 통솔하는 100여 명의 파울젠 병사들이 투입되자 전세가 역전되는 것은 확실해져 갔다.
“이야아아압!!”
하지만 갑자기 엄청난 기합 소리와 함께 지난번 마리우스 성의 정문을 빠져 나왔던 기사가 양날 도끼를 휘두르며 돌진해 들어와 레나르트와 파울젠의 병사들을 닥치는 대로 때려죽이기 시작하자 전세는 다시 그 승패를 알 수 없게 되었다.
거구의 기사, 즉 양쪽 뺨에 흉터가 있는 매우 무시무시한 인상을 가지는 기사가 전신 판금 갑옷을 입고 양날 도끼를 휘두르며 덤벼드는 적들을 마구잡이로 때려죽이니 어지간한 파울젠 쪽의 병사들도 두려운 마음에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진격!!!”
전선을 제압했다 여겨지자 양날 도끼를 든 흉터난 기사가 괴성을 지르며 뒤따르고 있던 베르트 무장병들에게 진격할 것을 명령하니, 그 뒤쪽으로 서 있던 무장병들이 용기백배해 정면으로 내달리며 레나르트와 파울젠 병사들을 닥치는 대로 쳐 죽이기 시작했다.
이에 질려버린 레나르트 군이 서서히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것을 목격한 라스는 이 순간 자신이 앞으로 달려 나가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도끼를 힘주어 잡은 채 앞으로 나서려 했다. 하지만 워낙 마구잡이로 뒤엉켜 있는 아군 때문에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바로 이때 양날 도끼를 들고 레나르트군 병사들을 후려치고 있던 판금 갑옷을 입은 베르트 기사가 갑자기 양날 도끼를 집어던져 한 명의 레나르트 무장병의 머리를 부수어 버리더니 허리에 차고 있던 대검을 빼어 들었다. 그리고는 정면으로 서 있던 누군가를 향해 덤벼들었다.
“죽어랏!!”
그 기사의 대검이 향한 곳에 있는 사람은 바로 필립이었다. 필립은 양날 도끼를 들고 있던 판금 갑옷을 입고 있던 기사를 향해 마주 돌진해 들어갔고 두 사람은 이내 대검을 부딪치며 격렬하게 검격을 나누기 시작했다.
누가 기사끼리 부딪치는 검술의 대결을 우아하다고까지 했는가 싶다. 실제로 많은 이야기에서 기사는 단순히 검만 사용하며, 기사끼리의 전투도 대검을 사용한 검을 부딪침으로 모든 것이 끝이 난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전투는 무슨 소설들처럼 적을 쓰러뜨릴 때 화려하고 동작이 크고 검을 휘두를 때 마다 자신이 배운 기술을 부르는 나름대로 의미를 강하게 부여해 멋지게 이름 붙인 이름들만 실컷 소리질러대면 다 이기는 줄 알지만 그것은 아니다.
지금 라스 눈앞의 일급 기사들이 서로의 목숨을 노리고 덤벼드는 전투는 한 번도 전장에 나와 보지 않은 어리석은 소설가들이 제멋대로 써대는 이야기 속의 우아한 전투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몇 번의 검이 부딪침과 동시에 서로 실력을 가늠하게 된 두 사람은 각자가 그 동안 배우고 익힌 온갖 전투 기술을 결합시키며 일격에 상대의 급소를 노리기 위한 마구잡이 싸움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 라스는 필립이 죽을 것을 알았다. 상대 기사에 비해 체력에서도 딸리고 힘과 기술에서도 너무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필립이 검을 휘두르는 속도가 더 빠르기는 했지만 베르트의 기사가 생사를 가늠할 만큼 조금 더 우세해 보였다.
라스의 그 우려는 곧바로 현실로 나타났다. 검을 맞부딪쳐 힘을 겨루던 베르트의 기사가 갑자기 왼쪽 손목 안에 끼워 넣고 있던 단검을 빼들어 필립의 급소를 찔렀다. 그 장면을 본 라스는 자신도 모르게 전투 도끼를 고쳐 잡고는 앞으로 내달렸다.
“안 돼~!!!”
왼쪽 어깨를 단검에 찍힌 필립이 비틀거리며 잠시 뒤로 물러섰고 베르트의 기사는 덤벼들지 않고 필립이 다시 자세를 잡을 때까지 기다렸다. 필립은 부상을 당했음에도 도망치지 않고 앞으로 뛰어 들어갔고 이내 두 사람이 다시 뒤엉켰다.
베르트의 기사는 필립의 검을 흘려버리고 그의 오른쪽 허벅지를 대검으로 냅다 후려쳤다. 허벅지를 맞은 필립이 자세를 흐트러뜨리자 그 기사는 두 번째는 그대로 보아주지 않고 힘껏 검을 내질러 필립의 목을 찔렀다.
“크어억!”
대검에 목이 꿰뚫린 필립이 비틀거린 순간 라스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몇 사람을 지나쳐 곧 바로 쓰러진 필립의 뒤로 모습을 드러냈다. 라스의 눈앞에 나온 필립은 목이 대검에 꿰뚫려 목숨을 잃은 뒤였다.
금방 필립을 쓰러뜨린 베르트의 기사는 그 뒤로 나타난 라스를 보더니 이내 대검을 고쳐 잡으며 싸울 태세를 취했다. 라스는 잠깐 동안 숨이 끊어진 필립에게 시선을 돌렸다가 손에 들고 있던 전투 도끼를 팽개치듯 내려놓은 후 등 뒤에 차고 있던 대검을 빼들었다.
“······레나르트의 기사 라스다! 네놈에게 도전하겠다!!”
어디서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나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기사 이야기’ 라는 책에서 보았던 대로 대검을 빼들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라스의 기백에 상대 기사는 놀랐는지 잠시 몸을 움츠리다가 이내 그도 자기 자신을 밝혔다.
“······베르트의 기사 ‘가르반 베르그’다. 이번에는 네놈의 숨통을 끊어 놓겠다!!”
자신의 이름을 가르반 베르그로 밝힌 기사는 라스를 노려보며 투지를 불태웠다. 그리고 방금 필립과 싸우고 여러 보병들을 베어 넘겨 지쳤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고함을 지르며 라스에게 덤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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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라스 최대의 라이벌 등장!!!
…뭐 사사건건 부딪치거나 하지는 않지만 말이죠…^_^;;
아무튼 라이벌은 라이벌이라죠…긁적…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01…
더워요…~ㅁ~;
●‘slimeball’님…^_^; 1타 만쉐이!! 그나저나 말씀대로 헛소문은 금방 퍼진답니다…^3^; 저 작가넘이야 크라우프를 써오면서 열심히 실감을 했지요…대부분 끝까지 읽어보지도 않거나…그렇지 않으면 어디에서 주워들은 카더라가…사실인양 포장되는 것을 보고…헐헐…대부분 서론(?) 부분인 파츠 베이스 전쟁 이야기만 나오지 파츠 베이스 전쟁의 물량에서 10배 이상인 바르디아 전쟁 이야기는 아예 언급도 안하고 1/3은 본문…1/3은 야설…1/3은 잡쓰레기…라는 식으로 정작 쓸 만한 내용은 300편 정도 쯤이라는 말씀만 해대니..에휴…죄송합니다…괜히 열을 내서 말이죠…~0~;
●‘스킬팝’님…^_^; 발레리아는 처음부터 어마어마한 캐릭터랍니다…뭐…19세에 타 소설을 기준으로 삼으면 소드 마스터(?) 그 정도는 된답니다…^_^; 물론 라스 녀석은 렙업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렙업을 위한 경험치 획득 요구량도 적으니…^_^;; 금방금방 렙이 오르게 될 것이랍니다…이힛…
●‘지옹’님…^3^; 이제 라스 녀석이 건틀릿 비록 하급이지만 건틀릿을 획득했으니…앞으로 조금씩 더 좋은 물건들을 획득해서 차츰 엄청난 영웅 라스가 탄생하는 것입니다…이히히히…라스 넘 만쉐이!!
●‘Hyperion’님…^_^; 이힛…뭐…올리는 시간대는 전에도 밝혔듯 하루는 저녁 시간 그 다음에는 되도록 저녁 시간이겠지만 저 작가넘 맘대로…이런 식이 계속될 것입니다…뭐 매일 같은 시간에 올리고 싶지만…매일 사정이 똑같을 수는 없으니 말이죠…~ㅁ~; 글쿠…출판제의라…일단 1부는 다 끝내 놓고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말씀대로 당장은 저 작가넘의 솜씨를 늘린 다음 생각할 문제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취미인데 말이죠…으흐흐흐…
●‘검은묵시록’님…뭐…라스도 평생 몰랐듯 상대적으로 발레리아도 소문에 대해 몰랐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발레리아가 아무리 저래도 후작 가문의 후계자이며 엄청난 귀족의 영애인데 말이죠…함부로 말을 떠들어 댔다가…발레리아나 그녀의 부친 라빈에게 슥삭 당하면…~0~;; 특히 발레리아는 저래 보여도…성깔이 좀 있답니다…~0~;;
●‘바보과대표’님…간만입니다…이힛…요즘 날씨도 많이 더운데 건강은 제대로 유지하고 계시겠지요? 저 작가넘은 더위탓에 땀을 너무 흘려 죽겠습니다…~ㅁ~; 글쿠…플라비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뒤에 나오겠지만요…많이 먹으면 설사한다는 것…비슷한 맥락이랍니다…몸안의 노폐물을 배설하는 것이지요…~ㅁ~;;
●‘블래스터’님…잇힝…www.dcinside.com에서 갤러리 그 다음에 야옹이를 누르시고 [강고]라는 이름으로 검색하셔서 보였을 것입니다…강쥐…저 작가넘도 강쥐를 좋아하는데 어쩔 수 없이 강고에 만족해야지요…강고는 평소에는 지 혼자 잠만 자고 뒹굴 거리지만 사료 떨어졌으면 밥 달라고 엉겨 붙는 녀석이랍니다…~ㅁ~;;
●‘마적’님…^_^; 발레리아와 스펜서…전투마 1필과 함께 쇠장갑도 얻었습니다…그리고 라스 넘의 뚜껑은…상당기간 가죽 모자만 쓰고 다닌답니다…뭐 나중에는 금 투구도 쓰게 될 것이지만 당장은…가죽모자랍니다…^3^;
●‘양구리공작’님…^_^; 이힛…그나저나 어제는 11시가 될 때 까지 온도가 30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더군요…~ㅁ~;; 정말로 더워 미치는 줄 알았답니다…이제는 하루에 한 번씩 옷을 갈아입어야 하니…쭈압…빨래를 해 주시는 엄니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英雄’님…넵…건틀릿 맞습니다…라스 녀석의 장비는 계속 좋아져야 한답니다…(쥔공이니까요…)…글쿠…지금은…육상 전투이지만 시대가 시대인 만큼 상당한 내용의 전투가 말을 탈줄 아는 놈이 유리한 싸움이 계속될 것이랍니다…^0^; 라스 넘 이제 말 탈줄 압니다…^_^;
●‘창조그리고’님…이히힛…건틀릿을 착용한 라스 녀석은 이제 손을 다칠 염려가 많이 줄어 들었답니다…그리고…라스 녀석의 장비는 이제 쥔공인 만큼 차츰…이름 있는(?) 아템들이 생겨나게 됩니다…뭐 당장 잠시드의 반지도 있지 않습니까? 물론 아템을 풀셋으로 장비하려면 좀 시간은 걸리겠지만 아뒤쥔장님의 노고로…무척이나 빠른 진행이 될 것이랍니다…~0~;
●‘underworld’님…^_^; 용린갑이라…@_@; 소위 Dragon Skin Armor 말씀이시죠? 헐헐…그것은…자료를 찾아보니…녹이슬지 않는 주석 등의 금속을 재료로 한 금속 찰갑을 주재료로 한다고 하네요…길쭉하고 크던 갑옷미늘이 동그스름하게 작아지고 정교해지면서 광택에도 신경을 쓰게 되고 이 모양이 용의 비늘 같다고 해서 용린갑이라고 불렀다고 하네요…고위장수가 착용하며 물고기 비늘 같은 미늘을 위아래로 겹쳐 만들었다고 하구요…다른 갑옷을 안에 껴입을 수도 있지만…체력이 많이 떨어진다…뭐…이거 비늘 갑옷 종류가 아닌가 싶습니다…@_@;; 저는 서양의 Banded Mail류를 생각했거든요. 미늘갑옷과 사슬 갑옷의 장점을 합쳐 만든 것 말이죠…뭐…나중에…리사 디포라는 천재 여자 갑옷 장인이 용린갑 즉 용비늘 갑옷이라는 것을 제작한다고 하면 되겠네요…이히힛…^_^; 글쿠…라스 녀석은 상당 기간 아니…거의 끝까지 방패를 들지 않습니다…~0~; 온몸이 방패니까요…으음…~3~;
●‘쵸코파이’님…@_@; 이잉…저 작가넘의 부족한 쎈스는 아뒤쥔장님이 채워주심으로 인해 많은 도움을 받는답니다…~3~; 저 작가넘은…에휴..많이 부족하지요…쭈압…쭈압…어쨌거나 이제 계속된 싸움의 시작이랍니다…@3@;
●‘우유동자’님…으음…발레리아 성격상 남자하고 같이 잠자리를 해봤을리 없으니…나름대로 경력을 쌓은 라스 넘이 상대면…잠자리에서는 라스 넘이 우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글쿠…발레리아도 저래보여도 야심이 만만찮은 사람입니다…더욱이 여자라는 것 때문에 겪게 되는 한계도 잘 알고 있지요…^_^;;
아! 이번에 라스가 필립을 보고 달려 나간 이유는 간단합니다…필립과 라스가 친구가 되었는데요…아뒤쥔장님 말씀…(곧 죽을 놈이네…뭐 이리 복잡하게 이야기를 한다고 해~ 그냥 자른다…)…이것 하나로 필립은 라스와 친구가 되지 못했답니다…ㅠ0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