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00)
신의 천적, 회귀하다 100화
74. 솔로몬의 반지
“천유리 씨 이것 좀 맡아주세요.”
“네.”
천태수가 준 서천 반지를 천유리에게 맡긴 뒤.
시현이 왼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특성, ‘찬란한 신의 무기고(EX)’를 발동합니다.] [*레벨 80을 달성하였습니다.] [원하는 아이템을 빼앗아 옵니다.]시현의 손가락에 주변에 있던 정령의 기운이 모여들었다.
츠즈즈즉!
“꾸르릉!”
“시현 씨! 이게 무슨……?”
정령의 기운만 모여든 게 아니었다.
시현이 가지고 있는 마기도.
주변 자연이나 동물의 기운도 모여들었다.
파아앗!
이윽고 시현의 손가락엔 ‘신의 인장’이라 불리는 복잡한 육망성 문양이 생성되었다.
츠즈즈즉.
육망성을 중심으로 정령왕의 보옥에서 나온 찬란한 빛과 시현의 몸에서 나온 마기가 뭉치더니.
금빛깔 반지를 하나 형성했다.
[지혜의 왕, ‘솔로몬’의 아이템 ‘솔로몬의 반지(D)’를 획득합니다.]츠즈즈즉…….
“꾸르르릉…….”
-저건…….
-시르르…….
가살을 비롯한 정령들은 반지를 본 후 본능적인 거부감으로 뒷걸음질 쳤다.
파지직!
츠즈즈…….
까불지 말라는 듯 아스트라페가 금빛 벼락을 반지에 쏘아낸 후에야.
솔로몬의 반지는 자신이 방출하는 기운을 거둬들였다.
“괜찮아요. 문제없어요.”
그렇게 천유리와 다른 이들을 안심시킨 뒤.
시현이 반지를 살폈다.
‘지혜의 왕이 사용했다던 반지.’
예디드야(ידידיה)-솔로몬(שלמה).
이스라엘 왕국을 다스리며 전성기를 이끌었던 3대 왕이자 성군(聖君)이자.
분열과 타락의 신호탄을 터뜨린 암군(暗君).
한 나라를 지배했던 왕들뿐만이 아니라.
인류 전체를 뒤져봐도 손에 꼽을 정도로 지혜로운 인물.
그 지혜는 감히 하늘에 닿을 정도라 ‘아버지’라 불리는 에덴의 절대자에게서 사랑을 받았을 정도였다.
‘뭐. 나중엔 버림받았지만.’
솔로몬은 드물게 왕의 격과 신의 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지혜로운 신성력과 타락한 마기를 동시에 가진 묘한 인물이었다.
‘신성력과 지능 스탯, 마기에 관련된 효과를 가진 솔로몬의 아이템이라면 나와 찰떡이지.’
[솔로몬의 반지(D)]#지혜의 왕, 솔로몬이 정령과 악마를 부리던 반지입니다. 신의 지혜가 깃들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장신구(반지)
▶현재 숙련도 LV.1
▶착용 효과
[신성력 +20] [마기 +20]▶찬란한 신의 무기고 특수 효과
아이템을 다루면 다룰수록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숙련도가 상승해 LV.10을 달성하면 다음 등급으로 올라갑니다.
▶E등급 특수 효과
[만물의 소리>모든 언어와 의사소통을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해석할 수 없는 글귀나 문자는 지능 스탯에 비례해 파악할 수 있습니다.
▶D등급 특수 효과
[정령 지배>마력을 사용해 정령을 지배할 수 있습니다.
[악마 지배>신성력을 사용해 악마를 지배할 수 있습니다.
솔로몬은 본디 만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던 지혜로운 왕.
그런 만큼 E등급 특수 효과 [만물의 소리>는 지능 스탯을 활용해 모든 언어 체계를 파악할 수 있었다.
‘마수나 이종족들하고 대화할 수 있는 건 단순히 시스템 덕분이야.’
재앙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시스템은 서로 대화를 나누지 못하게 막아버린다.
그 시기는 재앙 구역이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와 통합될 때부터.
즉, 몇 번의 재앙과 대재앙을 더 겪고 나서부터였다.
‘그때가 되면 오크와도 말이 안 통하겠지.’
그때가 되면 솔로몬의 반지가 모든 말을 통역해 주니.
더없이 편리한 기능을 가지게 될 것이다.
‘뭐. 그래도 이건 부가적인 것에 불과하고.’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진짜 효과는 D등급 특수 효과지.’
D등급 특수 효과 [정령 지배>, [악마 지배>.
솔로몬이 ‘반지’를 이용해 악마와 정령을 노예로 삼았다는 유명한 전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 특수 효과는.
보는 것 그대로 ‘사기’였다.
‘마력과 신성력만 있으면 정령이나 악마를 말 그대로 지배할 수 있어.’
물론 여기에 드는 마력, 신성력의 양은 보통이 아니었지만.
시현은 현재 어떤 플레이어보다도 마기의 양이 많은 상태였다.
거기에 더해 굳이 상대를 완벽하게 지배하지 않더라도 움직임을 제한하거나.
여러 가지 디버프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건 없었다.
“새로운 아이템인가요?”
“네.”
어느새 다가와 반지를 살피는 천유리를 보며 시현이 웃었다.
시현이 신의 아이템을 하나씩 뺏어올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퍼진 상태.
이제 와 비밀이랄 것도 없었다.
“꾸르릉!”
-…….
-…….
그래도 주인이라 그럴까?
정령의 속성을 가졌음에도 가살은 솔로몬의 반지를 무시한 채 시현에게 몸을 비벼댔다.
하지만 천유리와 계약한 운디네, 샐러맨더는 시현에게 쉽사리 다가오지 못했다.
안 그래도 그에게서 느껴지던 ‘타락’의 기운은 자연의 기운과는 맞지 않았는데.
정령을 강제로 다루려는 반지의 기운까지 느껴지니.
그 거부감이 배가 되어버린 탓이었다.
“제대로 작동하나 보네.”
천유리와 계약한 하급 정령들이 어떻게 반응하든 시현에겐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녀석들이 움찔거리는 걸 보니 성능이 확실한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좋아.”
잠시 세계수가 심어져 있는 땅을 툭툭 두드린 뒤.
시현이 허공을 올려다봤다.
[열여섯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 2일.]이제 남은 시간은 단 2일.
열여섯 번째 재앙이 오기 전, 미리 생각해 놨던 대로 가야 할 곳이 있었다.
[열여섯 번째 재앙이 시작됩니다.] [열여섯 번째 재앙은 ‘레드 엘프’입니다.] [메인 퀘스트, [불의 굴레>를 획득하였습니다.] [메인 퀘스트: 불의 굴레>▶목표: 제한 시간 내 해당 지역에 생겨난 모든 ‘불의 고리’ 파괴
▶보상: [불꽃 팔찌(C)]
▶추가 보상: 공헌도에 따라 차등 지급.
▶실패 시: 재앙이 끝나도 레드 엘프들이 돌아가지 않으며. 불의 고리는 계속해 지속됩니다.
[열여섯 번째 재앙 종료까지 남은 시간: 6일 12시간.] [현재 남은 불의 고리 수: 5]화르르륵!
재앙을 알리는 메시지와 동시에.
한반도 수도권 지역에 다섯 개의 고리가 생겨났다.
파주, 가평, 안산, 하남, 여주.
“인간을 말살해라!”
“세계수를 확보해!”
“여기다! 여기!”
다섯 지역에서 생겨난 원형의 불의 고리 사이로.
수많은 이종족들이 쏟아져 나왔다.
얼핏 보면 인간과 비슷해 보이는 외모였지만.
명백한 차이점들이 있었다.
인간의 귀 같지 않은 기다란 귀가 있었으며.
피부는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갰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인간들에 비해선 더없이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으나.
눈매가 날카로워 사나운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그 인상처럼.
녀석들은 나오자마자 인간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크흐흑!”
“다들 막아!”
“인간들을 죽여라!”
“우린 위대한 세계수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축제다!”
“겁먹지 마라!”
그렇게 산발적으로 전투가 이뤄지고 있었다.
그리고 경기도 여주.
남한강 부근, 여주 시청.
화르르르륵!
이젠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 이곳엔.
마치 거대한 쥐불놀이를 하듯 생겨난 거대한 불의 고리가 있었다.
“빨리빨리 넘어와라.”
“움직여!”
불의 고리로 이어진 건너편, 이계에선 수많은 이종족들이 무기를 들고.
물자를 나르며 이동하고 있었다.
“……저거 엘프인가요?”
풀숲에 몸을 숨긴 채.
천유리가 물어왔다.
이젠 불의 힘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으며, 마법진와 체계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한 덕분에.
그녀는 ‘불’을 느끼는 레드 엘프들에게 전혀 들키지 않게 기운을 갈무리할 수 있었다.
“엘프의 일부죠. 정확히는 레드 엘프고요.”
레드 엘프(Red Elf).
상위 군단, ‘세계수 수호자’를 이루는 네 엘프 종족 중 하나로.
다른 세 엘프들과는 다르게 굉장히 호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만큼 이들이 숭상하는 가치는 ‘세계수를 위협하는 적의 말살’이었다.
‘호전적이라는 건 곧…… 물불 안 가리고 적이 나타난 곳으로 우르르 쏘아져 간다는 것.’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물론 오크만큼은 아니지만 녀석들도 상당히 성격 급하단 말이야.’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요?”
“그분들께서 안전하시면 좋겠네요.”
“안전하게 만들 겁니다. 너무 늦지만 않기를 바랄 뿐이죠.”
회귀 전 경험으로.
시현은 녀석들이 노리는 곳을 알고 있었다.
일명, 대장간.
랭킹 12위 살아 있는 망치 ‘오영일’이 이끄는 세력.
여주에 위치한 지하 요새인 그곳은, 경기도 내 모든 대장장이들이 모여 있는 세력이었다.
그 어떤 아이템, 어떤 시설도 뚝딱뚝딱 만들어낸다는 장인들의 조합이었기에.
시현조차 이들이 작정하고 숨으면 찾을 수 없었다.
수많은 기관과 마법진으로 기척을 숨겼으니까.
‘그래서 레드 엘프들이 습격하기 전에 대장간 사람들을 구해줄 수가 없어.’
하지만 레드 엘프들은 저 ‘불의 고리’를 사용해 대장간을 습격할 수 있다.
“계획은 아시죠?”
“네. 점검 한번 해볼게요.”
츠즈즉.
거대한 불의 고리 옆.
다른 불의 고리들을 소환하고 설치하는 레드 엘프 마법사들을 보며.
천유리가 계획을 점검했다.
“녀석들은 ‘대장간’을 비롯한 다른 곳으로 통하는 게이트, 그러니까 불의 고리를 설치할 거예요. 저희는 현재 대장간으로 갈 방법이 없으니. 주변 레드 엘프들을 제압한 다음에 대장간으로 통하는 불의 고리를 타고 대장간으로 가면 되는 거죠. 그것도 최대한 빨리. 저희가 늦게 가면 갈수록 대장장이분들께서 피해를 보실 테니까요.”
“맞아요. 레드 엘프들은 대장장이들이 얼마나 좋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어요. 게다가 거기는 화기(火氣)가 가장 집중된 곳이라 가장 큰 불의 고리를 만들 수 있을 거고요.”
“즉 저희는.”
천유리가 마른침을 삼켰다.
“제일 큰불의 고리를 이용해 이동하면 되겠네요.”
“맞습니다.”
“꾸르르릉!”
츠즈즈즉……!
그렇게 계획을 점검하고
한 손엔 아직 재료 아이템인 ‘정령왕의 보옥(SS)’을 들고.
다른 한 손엔 성유물을 들어 올린 채.
천유리가 집중했다.
“저거예요.”
“네. 그럼 실례.”
“허억.”
갑자기 자신의 허리춤을 잡는 시현의 행동에.
천유리가 살짝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시현이 미리 말한 사실이기도 했고, 지금은 이런 걸로 당황할 때가 아니었기 때문에.
천유리는 애써 집중했다.
화르륵!
성유물 스태프 위로 생겨나는 화룡의 역린, 그리고 불의 씨앗을 보며.
시현이 걸음을 옮겼다.
[아이템, ‘천총운검(C)’이 핏빛 폭풍을 일으킵니다.]천총운검이 일으킨 폭풍이 시현의 등을 떠밀어 이동속도를 증가시켜 주었다.
“꾸르르르……!(떠, 떨어진다. 집사야!).”
“떨어질 것 같아도 버텨.”
“시현 씨, 바로 눈앞에 있는 저거예요.”
“네.”
갑작스레 나타나 돌격하는 인간 하나에.
레드 엘프들이 빠르게 무기를 들어 올렸다.
“적이다!”
“무기 들어!”
촤르르륵!
화염이 휘감긴 채찍이 시현의 발목과 온몸을 향해 쏘아져 왔고.
각종 관절을 향해 단검이 쏘아져 왔다.
녀석들은 전부가 최소 하급 정령인 샐러맨더와 계약한 전투 엘프들.
정령의 보조가 있는 한 화염의 위력도 상승했으며.
공격이 빗나갈 일도 없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시현은 대비책을 전부 세워놓은 상태였다.
[아이템, ‘솔로몬의 반지(D)’가 지배력을 드러냅니다.] [불의 하급 정령 ‘샐러맨더’를 지배합니다.] [불의 하급 정령 ‘샐러맨더’를 지배합니다.] [불의 하급 정령 ‘샐러맨더’를……]-시르르르!(이, 이건?)
-무언가가 들어온다! 무언가가!
솔로몬의 반지의 D등급 특수 효과 [정령 지배>.
그 기운에 샐러맨더들이 저항하느라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완벽한 지배까진 아니라도 이렇게 방해만 하는 걸로도.
반지의 역할은 충분했다.
지금 당장은 말이다.
[아이템, ‘타락한 영광(C)’이 이빨을 드러냅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A)’가 스며듭니다.]번쩍!
금빛 벼락이 스며든 촉수들이 레드 엘프들의 공격을 모조리 막았다.
“젠장! 막아!”
“어떻게든 막으라고!”
레드 엘프들이 어떻게 하든지 말든지.
시현은 천유리의 허리를 감싼 채 빠르게 불의 고리로 몸을 던졌다.
“이제부터 시작이네요.”
천유리가 눈을 빛냈다.
“좌표는 잡혀 있으니 바로 이동할게요.”
“부탁드립니다.”
그 말을 끝으로.
천유리의 팔찌에서 노란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참고
현재 수도권 랭킹(15위권)
[1위: 타락왕 ‘이시현’.] [2위: 탐욕교주 ‘이시은’.] [3위: 조선왕검 ‘이원정’.] [4위: 꽃감관 ‘천태수’.] [5위: 풍파함대 ‘김현지’.] [6위: 흡연군주 ‘고영수’] [7위: 흑창 ‘김현’] [8위: 통곡광대 ‘장도현’.] [9위: 빙염화 ‘천유리’.] [10위: 폭연사 ‘김천’.] [11위: 워 비스트 ‘백인환’.] [12위: 살아 있는 망치 ‘오영일’.] [13위: 그림자 사신 ‘케이시 류’.] [14위: 작은 부품 ‘용인수’.] [15위: 인간 백정 ‘한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