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08)
신의 천적, 회귀하다 108화
79. 전문가 영입
현재 랭킹 11위, 살아 있는 망치 오영일.
‘아이템 제작’에 상당한 재능을 가진 이 플레이어는.
명실상부 현재 수도권 내 최고의 대장장이였다.
인간의 몸으로 만들 수 있는 최고 등급 아이템, S급을 무려 3개나 제작한 장인이었으며.
수많은 A, B등급 아이템도 제작해 낸 이력이 있었다.
현재 랭킹 268위, 건축가 오인수.
오영일 다음으로 ‘대장간’을 이끌고 있는 2인자로.
오영일처럼 아이템 제작에 특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건물이나 시설을 건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특성, 스킬 등을 가지고 있었다.
대장장이 클래스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야기에 따르면 재앙 전부터 건축학과 재학생이었다지.’
즉, 지금 시현이 차지한 하남, 남양주, 광주 땅에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아주 ‘적격한’ 인재였다.
이 둘은 네 번째 대재앙 ‘세계수 수호자’ 이후 같은 인간들의 손에 의해 죽는다.
‘이 말인즉…… 이들이 그 이후로 레벨과 숙련도를 올리면 훨씬 더 좋은 아이템과 건축물, 시설 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거지.’
이 쌍둥이 대장장이들과 이들이 이끄는 길드 ‘대장간’의 3,000 대장장이들이 시현 밑으로 들어온다면.
당분간은 두려울 게 없었다.
‘내가 그토록 원하던 전문가들. 바로 이 녀석들이다.’
그렇기에 시현의 입장에선 둘을 놓치기 싫었다.
아니, 놓칠 수 없었다.
“예?”
“밑으로 들어오라고요?”
“네. 대우는 확실하게 해드릴게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말이라 그런 걸까?
두 쌍둥이는 어쩔 줄 몰라 눈알만 굴리고 있었다.
“보셨잖아요. 여기가 어떤 곳인지.”
시현의 말에 쌍둥이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현재 랭킹 1위 타락왕.
이 둘은 그를 만나기 위해 여주에서 광주를 지나 하남까지 오면서.
이미 이곳의 풍경을 본 상태였다.
‘홀릴 수밖에 없지.’
지독한 마기를 두르고 있는 타락군단.
박나은이 홀린 11~15번째 ‘재앙’인 벌레들.
단단한 몸을 가지고 있는 스파르토이들까지.
둘이 아닌 그 누구라도 이 광경을 본다면 ‘든든하다’라는 감정을 느낄 것이다.
흔들리는 둘의 눈빛을 보며.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두 분께서 제일 원하는 건 아마 ‘안전’ 그리고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겠죠?”
“……맞습니다.”
“네.”
사실 시현은 오영일, 오인수를 실제로 만나본 적은 없었다.
회귀 후는 물론이고, 회귀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그들 휘하에 있던 대장장이들을 몇 번 만나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었다.
‘이 쌍둥이는 사실 책임감 빼면 시체지.’
책임감.
시현이 이들에게 말한 ‘안전’과도 관련이 있는 것이었다.
쌍둥이는 3,000명의 대장장이들뿐 아니라.
대장장이들이 데리고 있는 가족, 혹은 동료, 이들에게서 아이템을 받고 지켜주는 협력 관계의 플레이어들까지.
거의 10,000명 정도는 되는 플레이어들이 같이 살아가고 있었다.
다른 하이 랭커들이 가지고 있는 세력에 비해서는 아주 작은 숫자에 불과했지만.
대장장이라는 클래스 특성상 아이템 제작만으로 이들 모두를 지키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그것도 예측할 수 없는 힘을 가진 마수나 이종족들을 상대로는 말이다.
이번에도 ‘위에서 막으면 돼’라고 방심하고 있었다가 거하게 뒤통수를 맞지 않았는가?
“제 밑으로 들어오면 이거 하나는 장담할게요. ‘대장간’ 길드원들은 안전할 거예요. 그 무엇이 오더라도.”
“설마…….”
“네. 맞아요. 전 두 분하고 대장장이들뿐 아니라 ‘모든 플레이어’들을 전부 다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
시현의 말에 쌍둥이의 눈이 커졌다.
안전, 그리고 정착.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끙끙 앓고 있었지만.
이것이야말로 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었다.
‘우리의 가려운 부분을…….’
‘단번에 긁어버리는군.’
쌍둥이가 눈빛을 주고받고 있을 때.
시현의 말이 이어졌다.
“이번 일로 느꼈을 겁니다. 아무리 마법진을 깔아도, 방범 장치를 설정해도. 대장장이뿐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들을 사용해 경계를 세워도 결국엔 뚫리고 만다고.”
시현의 말은 사실이었다.
특히 이번 재앙으로 말미암아 더욱더 이 사실을 깨달은 쌍둥이였기에.
시현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타락왕 님은 저희를 지켜줄 수 있습니까? 완벽하게?”
“완벽하게 지켜주진 못합니다. 변수란 건 언제나 존재하는 법이니까요. 하지만 장담할 순 있죠.”
쿵.
“현존하는 그 어떤 플레이어나 세력보다 제 밑으로 오는 게 안전할 거라고.”
확실히 그랬다.
적어도 이 부분에 있어서 오영일과 오인수는 상대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두 번째.”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듯.
시현이 말을 이어나갔다.
“재료. 제 밑으로 들어오면 그 어떤 곳보다 풍성하고 다양하며, 질 좋은 재료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어떻게요?”
“이런 상황에서 재료를 차곡차곡 모으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이건 말보단 직접 보여주는 게 빠르겠네요.”
세상 온화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시현이 앞장서 말했다.
“가시죠.”
원래 ‘기술자’들을 영입하기 위해선.
그들의 커리어를 인정해 주고, 좋은 환경에서 일하게 해주며, 안전을 보장하면 되는 법이었다.
“와…….”
“이게 무슨……?”
하남, 남양주, 광주 부분을 둘러본 둘은 연신 감탄을 터뜨리기 바빴다.
소내섬까지 오면서 이미 다 봤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
이곳에 있는 병력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했다.
‘벌레들이 완벽한 통제하에 놓여 있구나.’
‘사람들 표정도 좋아 보이고.’
서영우의 힘으로 타락한 강동구의 세력 ‘타락 군단’을 본 오씨 쌍둥이가 중얼거렸다.
‘나쁘지 않은데?’
‘그러게.’
마치 대도시에 처음 와본 사람처럼 연신 감탄만 내뱉던 둘은.
시현이 데리고 온 ‘아이템 창고’를 보자마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이게 뭐야?”
“산 아니야?”
말 그대로 ‘산처럼’ 쌓여 있는 온갖 아이템을 봤기 때문이었다.
“이건 고블린에게서 나왔던 마정석이잖아? 언제 적 거야?”
“레드 엘프들의 아이템도 있는데?”
“설마…… 여태까지 나왔던 모든 마수와 이종족들의 아이템과 재료가 다…….”
“맞아요.”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전부 다 있습니다.”
“와…….”
“대체 이걸 어떻게 다 모으신 겁니까?”
“자석 펫 같은 거라도 있으신가?”
하염없이 감탄만 내뱉고 있는 둘을 보며.
시현이 키비시스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뭐. 템빨이죠. 중요한 건 제 밑으로 들어와야 이 재료들을 마음껏 쓸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오영일 씨.”
“……네?”
“이것 좀 보시죠.”
시현이 천유리에게서 빌려온 SS급 아이템, ‘정령왕의 보옥’을 들이밀며 웃었다.
“이걸로 아이템 제작해 보고 싶지 않으세요?”
“S……? 아니, SS급?”
오영일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S급 아이템도 거의 못 본 그인데 무려 SS급 아이템이라니.
궤를 달리하는 이 ‘재료’ 아이템에.
오영일은 침까지 질질 흘리며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바, 받아주세요! 제작을 해드리겠…… 아니! 꼭 제작하고 싶습니다!”
“정신 차려! 인마!”
오인수가 오영일의 목덜미를 잡지 않았더라면.
그는 정말로 정령왕의 보옥을 가지고 도망쳤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내가 부탁해야 하는데 만들게 해달라고 애쓰고 있다니.’
피식.
‘역시 장인들은 특이하다니까.’
“조건은 좋은 편이야.”
“아니. 말은 똑바로 해야지.”
“그래. 최고야.”
머리를 맞댄 쌍둥이가 침을 삼켰다.
“재료도 충분하고. 마수랑 온갖 이상한 것들이 사람들도 지켜주고.”
“세계수도 있고 물이 흐르는 강도 있지.”
“흠…….”
“걸리는 게 있어?”
“하나 걸리지.”
“그 걸리는 게 뭔지 들을 수 있을까요?”
“허억! 언제 오셨습니까?”
갑작스러운 시현의 등장에.
쌍둥이가 놀라 자빠졌다.
“방금요.”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는 시현에게 뭐라 할 수도 없었다.
“저희 작업실은 용암의 강도 흘러야 하고 무조건 지하에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더 질 좋은 아이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곳에 여주에 있는 것과 같은 기다란 동굴을 만들 수도 없고…….”
“이미 있어요. 그건.”
“있다고요?”
“네.”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저것들 ‘개미’잖아요. 땅굴쯤이야 금방 파죠.”
“아…….”
그때서야 오영일이 거대한 개미들을 쳐다봤다.
확실히 완전한 통제하에 있는 저 마수들이라면 굉장히 빠르게 지하를 뚫어줄 수 있을 것이다.
“생각 좀 해봐도 되겠습니까?”
“아뇨. 그냥 들어오시죠.”
“네.”
“네.”
사실 오영일, 오영수는 이곳을 돌아다니면서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
안전한 환경, 훌륭한 일꾼(마수)들, 쏟아지는 재료들.
타락왕이라는 상관이자 왕을 모셔야 한다는 점이 있었지만.
다른 메리트가 너무나 컸다.
‘이 정도 조건이면…….’
‘확실히 이득이지. 악마라도 섬길 수 있어.’
쌍둥이는 보기와는 달리 현실적이고, 실리적이었다.
상대가 자신들에게 줄 수 있는 게 있다면.
얼마든지 휘하에 들어갈 수 있었다.
“좋아. 앞으로 잘 부탁해요.”
“저희도 잘 부탁드립니다.”
“자! 그럼 새 인물들도 들어왔으니.”
씨익.
“일 좀 시작해 볼까요?”
[열일곱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 12일.]새롭게 합류한 오영일과 오인수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우선 수많은 대장장이들과 시설, 장비 등을 여주에서 하남까지 옮겨야 했기에.
이것부터가 난관이었다.
하지만 시현이 누구인가?
이런 것쯤이야 진작 고려하고 생각해 놓고 있었다.
“이사쯤이야. 기술자들 모시는데, 이런 것쯤이야 해줄 수 있지.”
[아이템, ‘키비시스(A)’가 피어납니다.]활짝!
이내 넓게 펼쳐진 키비시스가 기존 ‘대장간’에 있는 모든 걸 집어삼켰다.
“우와…….”
“말도 안 돼! 그건 무슨 아이템입니까?”
“그냥 흔한 A등급 아이템이야.”
“A? A등급이라고요?”
오영일의 눈이 커졌다.
‘EX등급 아이템도 저런 성능은 못 보여줄 거 같은데?’
꿀꺽.
까도 까도 양파같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시현을 보며.
오영일이 침을 삼켰다.
어쨌거나 시현의 키비시스 덕분에 대장장이들은 그대로 강을 따라 몸만 이동하면 되었다.
3,000명에 달하는 대인원이라지만 ‘짐’을 들고 있을 필요도 없었다.
다만 대장장이들 중 몇 명은 레드 엘프들에 의해 아킬레스건이 잘려 나간 상태였기에.
그들을 부축하며 데려오는 데에 시간이 조금 걸렸다.
“대장장이들이잖아?”
“흠…… 저 녀석들 아이템을 그렇게 잘 만든다며?”
“습격해서 가진 아이템이나 재료 몇 개만 가져와도…….”
물론 언제나 그렇듯, 이 긴 행렬을 노리는 승냥이 같은 플레이어들도 있었다.
하지만.
번쩍!
“크허어억……!”
“거, 검은 번개!”
“타락왕이다! 랭킹 1위!”
녀석들도 벼락을 몇 번 맞더니 더 이상 다가오지 않았다.
다만 이 일로 인해 ‘대장간’이라는 모두가 노리는 길드가 타락왕 휘하로 들어갔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져 나갔다.
‘뭐 상관없지.’
어차피 소문이야 언젠가 날 것.
시현은 이런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게 대장간의 모든 플레이어들이 하남, 광주시에 도착했을 때.
시현은 구역을 나눴다.
서울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하남 부근엔 가장 단단한 스파르토이들을.
북쪽, 남양주 부근엔 서영우의 타락군단과 오크쟌을.
남쪽, 광주 부근엔 자이언트 앤트들을 이용해 지하 동굴을 만들고 그들이 데리고 온 사람들을 살게 만들었다.
“이게 대략적인 계획이고. 계속해 진행될 겁니다. 재앙이 진행되든지 말든지 말이죠.”
씨익.
“엘프 따위가 우리 영토를 뚫을 순 없죠.”
시현의 계획을 들은 오씨 쌍둥이, 그리고 대장간 플레이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에 담긴 확신 덕분에.
이곳에 모인 플레이어들 모두 불안을 잠재울 수 있었다.
“자! 그럼 계획은 계획이고.”
시현이 박수를 치며 말했다.
“일단 기념 파티부터 시작해 볼까요?”
“파티요?”
“그럼요.”
대장간 플레이어들이 광주 부근에 도착했을 때.
그들이 본 건 한창 파티 준비 중인 사람들이었다.
“어……?”
“이게 무슨?”
“세상이 아무리 팍팍해졌다지만. 환영회 정도는 해야죠.”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