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12)
신의 천적, 회귀하다 112화
80. 다크 엘프(2)
[열일곱 번째 재앙이 시작됩니다.] [열일곱 번째 재앙은 ‘다크 엘프’입니다.] [메인 퀘스트, [어둠의 굴레>를 획득하였습니다.] [메인 퀘스트: 어둠의 굴레>▶목표: 제한 시간 내 해당 지역에 생겨난 ‘싱크홀’ 진입 후 생존.
▶보상: [흙의 팔찌(C)]
▶추가 보상: 공헌도에 따라 차등 지급.
▶실패 시: 페널티 없음.
[열일곱 번째 재앙 종료까지 남은 시간: 7일.]쿵. 쿵. 쿵…… 쿵!
열일곱 번째 재앙을 알리는 메시지와 함께.
수도권 지역 곳곳에 깊은 구덩이가 파이기 시작했다.
쿵!
싱크홀(Sinkhole).
땅의 지반이 내려앉아 지면에 커다란 웅덩이 및 구멍이 생기는 현상.
원래는 그 크기가 천차만별이었지만.
현재 수도권에 생겨난 깊은 구덩이들은 그 크기를 감히 두 눈에 담을 수도 없을 정도로 컸다.
“…….”
“…….”
다크 엘프들은 서로 눈빛만 교환한 채, 땅에 숨어들고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다크 엘프(Dark Elf).
타고나길 뛰어난 암살자인 이들은.
결코 정면 승부를 해주는 법이 없었다.
정면 승부를 해도 그걸 곧이곧대로 믿는 건 금물이었다.
정면 승부를 할 것이라 생각하는 그 순간에 다른 녀석이 그림자에서 나와 뒤통수를 치기 때문이었다.
그걸 오히려 정정당당하다고 생각할뿐더러, 뭐라 하면 당한 놈이 멍청한 거라 여기는 종족.
그것이 다크 엘프였다.
하지만 녀석들에게 비겁하다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어쨌든 이기고 살아남는 게 장땡이었으니까.
츠즈즈즉.
이내 놀이공원에 있던 다크 엘프들이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어둠’이 있는 한 이들은 악마족을 제외한 그 어떤 종족보다도 뛰어난 은신술을 가지고 있었다.
‘다크 엘프들은 씽크홀로 들어가기 전까진 공격하지 않으니, 본진은 걱정할 필요 없어.’
그렇게 중얼거린 후.
시현이 어둠 속에서 눈을 빛냈다.
E등급 스킬, 고양이의 눈.
싱크홀 주변에 내려앉은 어둠 안에서는 이 간단하고 값싼 스킬이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
놀이공원 어딘가에 몸을 숨긴 채 시현과 오크쟌은 상황을 살피며 김현의 뒤를 밟았다.
녀석의 감각은 아주 예리한 편이었지만.
시현이 워낙 멀리서 몸을 숨긴 채 쫓아갔기 때문에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열일곱 번째 재앙, 다크 엘프.
녀석들은 원래 인간을 먼저 공격하지 않았다.
그리고 인간들도 굳이 녀석들을 공격하진 않았다.
서로가 서로를 공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다크 엘프들은 싱크홀로 들어가는 인간이 아니면 공격하지 않아. 굳이 말이야. 그리고 인간들도 굳이 싱크홀로 들어가지 않으려 하고.’
[메인 퀘스트: 어둠의 굴레>.저 퀘스트 내용처럼 다크 엘프들을 돌파하고 싱크홀에 들어가면.
추가 퀘스트를 획득한 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중요한 게 있었다.
김현과 다크-하이 엘프, 다콘의 서울 침공 계획을 저지하는 것.
그게 우선이었다.
저벅저벅.
툭.
시현과 오크쟌 앞에서.
걸음을 옮기던 김현이 그대로 멈춰 섰다.
“최대한 모른 척하려고 했는데 말이야.”
김현의 선글라스가 정확히 시현이 있는 방향을 향했다.
“도저히 거슬려서 참을 수가 없군.”
“……들켰나?”
“너무 티 냈어.”
다양한 신의 힘을 쓰는 시현이었지만.
기척을 숨기는 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암살자 클래스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네 덩치 때문에 들킨 거야. 오크쟌.”
“헛소리하지 마라. 주인. 녀석은 장님이지 않나?”
“덩치가 크니까 무거워서 쿵쿵거린 거지.”
“그런가?”
“이럴 줄 알았으면 ‘도깨비 감투’나 ‘퀴네에’라도 챙겨오는 건데 말이야.”
“무슨 소리지?”
“아. 알 거 없어.”
스르릉.
시현이 천총운검을 어깨에 올린 후.
솔로몬의 반지가 달린 왼손을 까닥거렸다.
“날 앞에 두고 농담이나 주고받다니. 재밌네. 보아하니 내가 누군지 알고 찾아온 것 같은데 말이야.”
가운뎃손가락으로 선글라스를 치켜올리며.
김현이 서서히 전투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넌 누구지?”
“보면 몰라?”
“안 보인다.”
“아. 그렇지.”
자신도 모르게 머쓱해진 시현이 뒷머리를 긁으며 나왔다.
‘기척을 봐서 가벼운 도를 사용하고, 중장갑을 걸치고 있진 않다. 재빠른 움직임으로 상대를 단번에 베어버리는 검사일 터.’
김현이 말없이 흑창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옆에 있는 녀석은 인간이 아닌 듯하지만 상당한 무게를 가지고 있고, 둔기와 중장갑을 걸치고 있어. 이러면…… 마법 공격보단 물리 공격에 대비한다.’
쿵.
김현이 흑창을 들어 올리며, 붉은 기운을 끌어올렸다.
김현이 가진 스킬 양면의 룬.
평소라면 두 룬 모두를 발동해 저항력을 높일 수 있지만.
원한다면 한쪽 룬을 포기하고 다른 한쪽 룬의 성능을 150% 정도 증폭시킬 수 있었다.
츠즈즈즉.
“자, 가라. 오크쟌.”
“떠넘기기냐? 주인?”
“원래 주인은 그런 거야.”
“…….”
할 말이 없어진 오크쟌이 하얀 불꽃의 망치를 들어 올렸다.
화르르륵.
이내 녀석의 망치에서 하얀 불꽃이 피어올랐다.
“긴 말은 필요 없겠지?”
“그래. 와라.”
그렇게 김현이 오크쟌에게 달려들기 위해 허벅지 근육에 힘을 주었을 때.
-아니요. 그대로 빠지십시오.
귓가로 ‘정령의 메시지’가 들려왔다.
-……다콘? 무슨 일이지?
-상대는 타락왕 이시현입니다.
-이시현? 설마 랭킹 1위…….
-네. 흑창 님께서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세 랭커’ 중 한 명이죠.
김현이 입술을 깨물었다.
흑창 김현이 일대일 승부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세 랭커.
랭킹 2위 탐욕교주 이시은.
랭킹 3위 조선왕검 이원정.
사실 이 둘은 일대일로 붙는다면 이길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타락왕.
랭킹 1위 이시현만큼은 승패를 자신할 수 없었다.
그의 힘이 워낙 다양했을뿐더러.
그 한계가 어디인지 명확하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오딘이 직접 경고까지 했지.’
김현이 이를 악물었다.
-다콘. 내가 여기서 물러나면 어떻게 하려 그러지?
-제가 맡겠습니다. 아시다시피 통곡광대의 힘을 대부분 흡수했으니 녀석들은 제가 ‘발을 묶어둘 수’ 있습니다.
-그런가?
콰아아아앙!
하지만 상대가 가만히 있어주진 않았다.
어느새 하얀 불꽃과 함께 다가온 오크쟌이 망치를 휘둘렀던 것이다.
“크흑! 무식하긴.”
“네가 무식하지. 인간. 싸우기 직전에 멍이나 때리고.”
신성력이 담긴 하얀 불꽃과 함께 휘둘러져 오는 육중한 망치는.
그 공격 한 번 한 번이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
쾅!쾅!쾅!쾅!
-어떻게든 몸을 피하십시오. 지금은 수원으로 가 ‘작은 부품’을 처치하는 게 우선입니다.
-……알았다.
김현의 말과 동시에.
꾸드드득!
놀이공원 땅 밑에서 무언가가 솟아올랐다.
“이건?”
“키에에엑!”
“크으으윽!”
귀신의 집에서 볼 법한 좀비와 구울 귀신들.
전기톱을 들고 있는 살인마, 반쯤 죽어 있는 동물들이 녀석들 잡아댔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나무뿌리와 롤러코스터에서 볼 수 있는 철로가 그의 몸을 감쌌다.
“이까짓 것들쯤!”
[아이템, ‘하얀 불꽃의 망치(S)’가 거센 불길을 일으킵니다.]화르르륵…… 쾅!
불길과 함께 오크쟌이 땅바닥을 내려치자.
충격파와 함께 하얀 불꽃이 바닥으로 퍼져 나갔다.
후우웅…….
위력이 어찌나 강력했던 건지 주변 모든 것들이 타기도 전에 짓이겨져 버렸다.
“크흑…… 젠장!”
충격파를 고스란히 받은 김현이 뒤로 주욱 밀려났다.
물리 저항의 룬을 갖췄음에도 온몸이 저릿저릿할 정도의 위력이었다.
“어딜 도망가?”
오크쟌이 망치를 붕붕 돌리며 웃었다.
“맹인 주제에.”
“……인간이 아니구나. 넌.”
“그걸 이제 알다니. 눈치까지 느리군.”
계속해서 돌격하는 오크쟌의 공격에.
김현은 쉽사리 자리를 옮길 수 없었다.
‘주변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이 녀석 하나다. 타락왕은 어디론가 사라졌어. 그렇다면.’
츠즈즈즉.
이내 김현의 선글라스와 창에서.
어두운 마력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부담될 것도 없지. 이 녀석을 빠르게 정리하고 나아간다.’
콰앙!
어두운 마력으로 강화된 김현의 전완근과 허벅지 근육이 부풀어 오르며, 오크쟌에게 쇄도했다.
[경고! 변환자 ‘다콘’ 님께서는 시스템 규격에 맞지 않은 행동을 하였습니다.] [▶열일곱 번째 재앙 전, 지구로 넘어왔습니다.] [페널티가 부여됩니다.] [열일곱 번째 재앙이 진행되는 동안 모든 능력치가 50% 감소합니다.] [열일곱 번째 재앙이 진행되는 동안 마력 소모량이 50% 증가합니다.] [열일곱 번째 재앙이 진행되는 동안 ‘상태 이상: 탈진’에 노출됩니다.] [*페널티를 받고 있는 한, ‘상태 이상: 탈진’을 해제할 수 없습니다.]“페널티 한번 살벌하네요.”
놀이공원 한가운데.
땅의 하급 정령, 노움들의 힘을 빌려 건설한 왕좌 위에서.
한 다크 엘프가 광대 가면을 쓴 채 웃고 있었다.
“후후후. 타락왕이라. 생각지도 못한 거물이 걸려들었네요.”
변환자 ‘다콘’.
이전에 왔던 레드-하이 엘프, 렐리온, 람미아, 롤로 등과는 다르게.
그는 엘프임에도 ‘이명’을 가지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가 그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좋아……아주 좋아.”
변환자 ‘다콘’.
다크 엘프들 중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강력한 그는.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SS등급 특성, 변환자.
상대가 30일 넘게 가지고 있었던 아이템을 ‘소유해 장착’한다면.
다콘은 해당 플레이어의 특성을 복사해 올 수 있었다.
한 번에 세 명의 것만 복사해 올 수 있으며, 대상이 살아 있어야만 복사할 수 있다는 단점은 있었지만.
복사 대상에 제한이 없다는 메리트가 있었기에, 저딴 단점이야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현재 내가 가져온 특성은 어뮤즈먼트(S). 통곡광대의 것이지.’
씨익.
‘이 특성과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힘까지 하면 제아무리 타락왕이라도 날 이겨낼 순 없어. 후후후.’
“넌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요? 소문대로 예언? 아니면 네가 가지고 있는 신의 아이템과 관련한 특성일까요?”
다크 엘프답지 않은 금발을 휘날리며, 다콘이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었다.
“어느 쪽이든 좋아요. 널 죽이고 너의 특성과 현재 가진 신의 아이템들을 모두 빼앗으면…… 그 누구도 날 무시할 수 없어요. 더 이상 말이에요.”
복사한 특성 어뮤즈먼트와 곳곳에 퍼져 있는 땅의 정령들의 힘으로.
다콘은 놀이공원 안의 모든 정보를 볼 수 있었다.
타락왕 이시현은 무엇인가를 찾아 헤매고 있었고.
오크쟌은 정확히 김현과 부딪치고 있었다.
“계획대로 움직여 주진 않네요. 과연 강력한 존재들이다, 이 말인가요? 하긴 오크쟌…… 저 오크는 옛날부터 우리 엘프들과 사이가 안 좋았죠. 그만큼 강하기도 했고요.”
다콘이 몸을 일으키자.
치마가 펄럭이며 그녀의 육감적인 몸매가 드러났다.
“호호호. 좋아요. 저도 이것만 해결하고 본격적으로 상대해 드리죠.”
그녀가 양팔을 벌렸다.
“두 강자들을 온전치 못한 상태로 맞이할 순 없으니까요.”
[스킬, ‘페널티 이전(EX)’을 발동합니다.]파지지지지직!
다콘의 온몸에서 아스트라페에 버금가는 스파크가 튀어 오르기 시작했다.
[변환자 ‘다콘’ 님께서 가진 페널티 일부가 플레이어, ……님께 이전됩니다.] [변환자 ‘다콘’ 님께서 가진 페널티 일부가 플레이어, ……님께 이전됩니다.]…….
다콘이 가진 페널티 중 일부가 이곳 놀이공원 지하에 있는 인간들에게 이전되었다.
“크아아아!”
“크흐흑…….”
다콘이 벌레 같은 인간들을 살려둔 이유?
간단했다.
자신의 페널티를 대신 받을 희생양으로 적격이기 때문이었다.
‘그래. 타락왕을 죽이고 모든 걸 빼앗으면 세계수도…… 내가 찾을 수 있겠지.’
다콘이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