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18)
신의 천적, 회귀하다 118화
84. 싱크홀(2)
[경고! 스바르트알파헤임의 주민들의 은신술이 한층 더 강화됩니다.] [경고! 스바르트알파헤임의 주민들이 어두운 전쟁의 신 ‘호드’의 방어구를 장착합니다.] [경고! 스바르트알파헤임의 주민들이 어두운 전쟁의 신 ‘호드’의 무기와 방어구를 장착합니다.]츠즈즈즉.
싱크홀 내부에 있는 어둠이 형상을 갖추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이시현! 너 때문에…….”
“뭐가? 난 안 보이는데?”
“미친놈아!”
간신히 웃음을 참는 시현을 보며.
김현은 뚜껑이 열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왜 이놈이 싼 똥을 내가 치워야 하지?’
타락왕 이시현.
녀석은 교묘했다.
자신을 반주검으로 만들어 강제로 같이 오게 한 다음.
거의 모든 전투를 자신에게 떠넘긴 상태였다.
챙! 챙!
“으으으…….”
이시현은 천총운검을 이용해 방어만 하고 있을 뿐.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
반면 김현은 온몸이 부서지도록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여기서 둘 다 죽으면 주 스탯이 무려 20이나 감소.
‘난 주 스탯 중 힘, 체력, 민첩을 주로 쓰고, 이걸 강화 증폭시키는 스킬과 룬을 주로 가지고 있어.’
으드득.
‘여기서 총합 60의 주 스탯이 떨어진다면…… 그냥 끝이야.’
10위권 랭커는 물론.
100위권 바깥으로 밀려나 ‘하이 랭커’ 자리를 차지할 수 없을지도 몰랐다.
“야!”
반면 시현은 주 스탯 20씩 떨어지는 게 무섭지도 않은지.
얄팍한 기운이 느껴지는 도 하나에 의지해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뭣 좀 해봐!”
“버티고 있잖아.”
“빌어먹을 놈!”
서걱.
김현의 선글라스가 빛나더니.
이내 또 하나의 다크 엘프의 목이 달아났다.
‘이거 생각보다.’
시현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엄청 편하네.’
오랜만에 느껴보는 단맛에.
시현이 자신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지금 시현이 하는 일이라곤 김현 뒤에 딱 달라붙어 최소한의 동작만 하는 것뿐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어차피 이곳으로 들어오면.
두 사람 중 ‘더 많은 공적을 세운 한 사람’이 사용한 주 스탯을 기준으로 스탯을 상승시켜 주기 때문이었다.
‘김현을 제압하지 못했더라면 어떻게든 나 혼자 했겠지만.’
씨익.
‘이왕 이놈을 데리고 온 거 골수까지 빨아먹어야지.’
즉, 시현은 여기서 굳이 힘들게 움직일 필요도 없었다.
게다가 시야도 안 보이는 상태였기에.
섣불리 움직일 수도 없었다.
“으아아아! 이시현!”
“나도 노력 중이야. 인마.”
어차피 시야가 차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시현은 그냥 대충 움직이는 척만 하고 있었다.
[남은 시간: 0초.]스르르륵.
남은 시간이 0초가 되자.
주변에 있던 다크 엘프와 거대 마수들이 눈 녹듯 사라졌다.
“허억…… 허억…….”
“김현, 너 쓸 만하네.”
“뭐? 쓸 만? 이 새끼가 진짜…….”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숨을 고르며.
김현이 시현이 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너! 대체 이게 무슨…….”
“메시지부터.”
시현이 손을 들어 올리자.
아니나 다를까, 메시지가 울려 퍼졌다.
[제한 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스바르트알파헤임의 주민들이 어둠 속으로 돌아갑니다.] [모든 감각이 정상적으로 돌아옵니다.] [믿을 수 없습니다! [서브 퀘스트: 싱크홀 생존>을 클리어하였습니다.] [원래 세계로 돌아갑니다.]파앗.
이내 하얀 빛무리와 함께.
시현과 김현의 주변 풍경이 바뀌었다.
“왔나. 주인.”
“커헉……!”
원래 세계로 돌아오자마자 김현이 피를 토했다.
녀석은 원래 ‘부상당했던 몸’.
모든 상처와 생명력이 치유되는 건 싱크홀 안에서 뿐이지.
바깥으로 나오면 이렇게 부상당한 환자에 불과했다.
[축하합니다! [서브 퀘스트: 싱크홀 생존>보상으로 주 스탯이 상승합니다.] [힘 스탯이 영구적으로 2 상승합니다.] [체력 스탯이 영구적으로 1 상승합니다.] [민첩 스탯이 영구적으로 2 상승합니다.]시현의 예상대로 지능을 제외한 주 스탯이 상승했다.
생각보단 스탯이 적게 올라갔다고 느낄 수 있지만 전혀 아니었다.
종합 스탯이 무려 5나 상승한 상황.
이 정도면 레벨 5를 올려야 하는 수치였기에.
아주 만족스럽다 볼 수 있었다.
‘실패 시 페널티가 엄청나긴 하지만.’
그건 시현의 알 바가 아니었다.
어차피 실패하지 않으면 페널티도 없는 법이니까.
“크흐흑…… 이시현.”
다시 고통에 겨워하는 김현을 보며.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너…… 아주 쓸 만하더라?”
“……잠깐 설마?”
“그래.”
씨익.
“씽크홀은 한 개가 아니지.”
“자, 잠깐! 또 그 짓을 하라고?”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김현이 뒷걸음질 쳤다.
“꺼져라! 거기 가서 또 나 혼자 10시간 동안 개고생할 순 없다! 그래! 오크쟌. 튼튼한 저놈이 더 강하잖아. 심지어 날 이긴 놈이라고!”
“오크쟌은 랭커가 아니잖아. 오크라서. 네가 같이 가야 스탯을 더 올려준다고.”
“이이…… 이…… 악마 같은 놈!”
“듣는 악마 서운하게. 내가 얼마나 착한데.”
“…….”
“맞잖아? 몰래 엘프들 편에 붙어 수많은 인간을 죽이고 페널티로 고문시킨 널 바로 안 죽였으니.”
옆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다콘이 어깨를 움찔거렸다.
“반성하고 있어요.”
“누가 뭐래?”
“…….”
“으아아아! 가기 싫단 말이다!”
김현이 흑창까지 들며 시현에게 반항했다.
그의 입장에선 시각 말고 다른 감각이 하나 더 차단된 상태는.
그야말로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으니.
하지만.
“오크쟌.”
쿵!
이전에 그랬듯 오크쟌의 주먹질 하나에.
녀석은 그대로 고꾸라졌다.
“다콘. 남은 싱크홀 중에 가장 가까운 것들의 위치는 파악해 놨어?”
“그럼요. 주인님. 전부 다 파악 완료했어요.”
“좋아. 그럼.”
씨익.
“보상 좀 챙겨볼까?”
“흠. 주인은 또 가버렸군.”
그렇게 두 번째 싱크홀로 들어간 사이.
오크쟌이 심심하다는 듯 주변 다크 엘프들을 집어 들어 빙빙 돌리고 있었다.
“그만해요. 애들 고통스러워한다고요.”
“말도 못 하는 뾰족 귀 놈들이 다 그렇지 뭐.”
“자꾸 그러면 주인님께 말할 거예요.”
“말해. 인간들을 잡아다 페널티 이전해 고문시킨 네 편을 들어줄까? 아니면 내 편을 들어줄까?”
“…….”
“네 번째면 아직 짬도 안 찬 게 말이야…….”
“그럼 오크쟌 님은 첫 번째, 두 번째 권속분들에게 예의를 차리나요?”
잠시 생각에 잠긴 오크쟌이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가 없다. 내가 더 강하니까.”
“그러면서 왜 저한텐…….”
“넌 나보다 약하잖아.”
오크쟌이 웃었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마요.”
“오호…… 그럼 한번 해볼까?”
츠즈즈즉.
오크쟌의 말에 다콘이 마력을 끌어올렸다.
쿠궁.
그녀의 양옆으로 상급 정령, 클레이가 소환되었고.
오크쟌이 망치를 들어 올렸다.
“안 그래도 궁금했어요. 프레데터의 정복자, 오크쟌. 우리 세계수 수호자의 가장 크고 오래된 적.”
“나도 재수 없는 하이 엘프 놈들 귀때기 찢어버리는 게 취미였지.”
“그래요. 한번 지껄여봐요. 타락왕한테 졌다곤 하지만 내가 그리 만만해 보이진 않을 거예요.”
츠즈즈즉.
그렇게 다콘의 몸 주변으로.
다시 한번 놀이공원의 소환물들이 소환되었다.
다콘의 특성으로 가져온 ‘어뮤즈먼트(S)’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허억…… 허억……. 이제 그, 그만…….”
“뭐가 그만이야. 인마.”
[열일곱 번째 재앙 종료까지 남은 시간: 21시간.]“아직 21시간이나 남았는데.”
“아, 악마 같은 놈! 차라리 날 죽여라!”
“정말?”
시현이 천총운검을 들어 올리자.
“아니. 미안하다.”
김현이 꼬리를 말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시현에게 반항하려 하다가 몇 번 맞은 탓이었다.
‘젠장…… 어쩌다 일이 이렇게.’
김현은 바보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이렇게 열심히 움직여 스탯을 올리고 있을 때.
시현도 동시에 스탯을 올리고 있단 사실을 알았다.
물론 김현의 입장에서도 주 스탯을 미친 듯이 올릴 수 있어 좋은 기회였지만.
대부분의 사람 마음이 그렇듯, 옆에서 누군가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 생각하니 어딘지 모르게 억울했다.
심지어 자신은 아픈 몸으로 강제로 싱크홀을 돌고 있지 않은가?
‘아무리 싱크홀 안으로 오면 몸이 다 낫는다곤 하지만…….’
정신적 피로는 계속해 쌓이게 마련이었다.
[열일곱 번째 재앙 종료까지 남은 시간: 2시간.]“그래. 이제 끝이네.”
마지막 싱크홀까지 다 돌고 나서야.
시현이 김현을 대충 던졌다.
“커헉…….”
감각이 차단된 싱크홀 안에서야 엄청난 무위를 보여줬다곤 하나.
현실에선 엄청난 부상을 입은 녀석에 불과했다.
“흑흑…….”
바깥으로 나오자.
눈 한쪽이 시퍼렇게 멍든 다콘이 울고 있었다.
“쯧쯧. 그러게 왜 까불어서.”
“…….”
매혹적인 외모를 가진 다크 엘프의 서글픈 울음.
보통의 남성이라면 자연스럽게 동정심이 생겼을지도 모르지만.
시현의 마음은 철벽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어쨌거나 다콘도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었던 다크 엘프였으니.
“하, 하지만…….”
“뭘 믿고 이 괴물한테 까분 거야?”
시현이 오크쟌의 팔뚝을 툭 치며 말했다.
“흑흑…….”
그렇게 다콘이 울든지 말든지.
시현은 다시 한번 상태창을 확인할 뿐이었다.
[이시현>레벨: 84
…….
[주 스탯> [힘 78] [체력 85] [민첩 80] [지능 117](중략)
주 스탯을 제외하면 바뀐 건 없었다.
다만 싱크홀에서 김현이 활약한 덕분에 힘 스탯은 무려 13, 체력은 20, 민첩은 12나 상승했다.
다른 플레이어들이 보면 경악할 정도로 증가한 수치였지만.
시현은 이 정도로 만족할 수 없었다.
‘그래도 아직 멀었어.’
시현이 가진 신의 아이템들.
녀석들을 다루기 위해선 기초 공사, 즉 ‘몸’이 버텨줘야만 했다.
A등급인 지금까지는 아무렇게나 써도 몸에 부담이 가지 않았지만.
‘대충 S등급 하나 다루는 데 주 스탯이 각각 50씩 든다고 생각하면 되니까…… 100을 찍어야 S등급 두 개. 아니면 SS등급 하나를 다룰 수 있겠지.’
S급 아이템, 거기에 ‘신’의 힘까지 들어 있다면.
어지간한 육체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었다.
‘주 스탯은 그야말로 높으면 높을수록 좋아.’
만렙이 120이라고는 하나, 시현은 조건을 맞춰 이를 돌파할 방법을 알고 있었다.
‘S급까지 승격시키는 게 한참 뒤의 이야기긴 하지만…….’
이따금씩 이렇게 열일곱 번째 재앙처럼 주 스탯을 올릴 수 있는 기회.
앞으로도 이를 찾아내고 이용해 최대한 많은 스탯을 올리는 건 시현의 몫이었다.
“주인. 이놈은 어떻게 할까?”
“김현? 흐음…… 어떻게 할까?”
“차라리 날 죽여라! 이 악마 같은 놈!”
김현이 발버둥 쳤다.
“날 그만 부려먹으란 말이다.”
나름 전사의 투기가 있어서일까?
김현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악바리 보소?’
하기야, 아무리 강력한 멘탈을 지니고 있다고 할지라도 계속해 감각 몇 개 차단된 상태에서 10시간씩 다크 엘프들을 잡으면.
저렇게 정신이 나갈 법도 했다.
“이놈을 어떻게 할까.”
시현이 턱을 쓰다듬었다.
사실 김현은 쓸모가 애매했다.
맹인임에도 싱크홀에서 10시간씩 버티거나 오크쟌에게 쉽사리 제압당하지 않을 정도로 굉장한 무위를 가지고는 있다곤 하나.
타락시켜 사용하기엔 별 쓸모가 없었다.
서영우나 박나은처럼 ‘세력’을 형성하거나 마수들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었고.
오크쟌처럼 특출나게 강하지도 않았으며.
다콘처럼 모든 걸 감수할 만큼 좋은 스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흐음…… 그래도 권속이 많아서 나쁠 거 없으니까.’
물론 권속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권속 착취(S)’ 스킬로 20%의 경험치를 뺏어올 수 있을 뿐 아니라, 녀석들의 스킬 하나도 뺏어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두 가지 점이 걸려.’
첫 번째로, 다섯 번째 권속까진 페널티가 없지만.
여섯 번째 권속을 만들 때부턴 치명적인 페널티가 부여된다.
물론 ‘페널티 이전(EX)’이라는 사기 스킬이 있었지만 이 스킬 하나만으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법.
그렇기에 권속을 늘리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로, 김현을 타락시켜 권속으로 삼게 되면 아스가르드와 완전히 척을 치게 된다.
시현은 현재 오딘의 드라우프니르를 빼앗아 온 상태.
물론 아스가르드, 그리고 오딘과는 언젠가 싸워야 했지만.
현재 에덴과 올림포스 일부까지 적으로 돌린 상황에서 아스가르드까지 정면으로 상대하는 건 부담이 되었다.
아직은 말이다.
‘타락을 시킬 수도 없고, 그냥 죽여 버릴 수도 없고.’
이렇게 애매한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행동은 하나뿐이었다.
‘간을 슬슬 보면서 흔들어야지. 상대를 말이야. 그래. 김현은 아직 쓸 만해.’
오딘과 호드의 얼굴을 떠올린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일단 재앙 끝날 때까지 묶어놔.”
“알았다. 주인.”
그렇게 어영부영 2시간이 지나고.
[열일곱 번째 재앙 종료까지 남은 시간: 0초.]열일곱 번째 재앙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