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33)
신의 천적, 회귀하다 133화
92. 폐관 수련(2)
“꾸르릉…….(애쓴다.)”
열심히 운동하는 시현을 보며.
가살이 길게 하품을 늘어놓았다.
[현재 타락왕 ‘이시현’ 님의 몸무게는 70㎏입니다.] [훌륭합니다! 500㎏의 무게의 물체를, 연속해 999번 들어 올리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다음 목표가 생성됩니다.] [▶다음 목표는 ‘600㎏ 무게의 물체를, 연속해 9,999번 들어 올리기’입니다.]메시지와 함께 시현이 헤비 바를 던졌다.
“후우…… 후우…….”
땀과 열기가 상당했지만.
석실이 워낙 넓었고, 환기 시스템이 워낙 잘되어 있는 덕분에 불편한 건 없었다.
‘역시 마력…… 아니, 마기를 사용하지 않으니 힘드네.’
시스템의 축복을 받은 플레이어들은 기본적으로 전부 ‘초인(超人)’이다.
재앙이 터지기 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단단한 육체를 가지고 있으며.
각자만의 특수 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으니까.
물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마력’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비단 마력뿐 아니라 각자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특수 스탯.
이를테면 신성력, 마기 등도 포함한 이 전대미문의 힘들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특성, 스킬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줌은 물론.
조금 부족한 주 스탯, 그러니까 육체를 강화시켜 주는 역할도 했다.
‘지금 내 상황은 밸런스가 맞지 않아.’
츠즈즈즉.
무게가 상당히 늘어나 버린 ‘헤비 바’를 들어 올리며.
시현이 이를 꽉 깨물었다.
‘주 스탯에 비해 마기만 너무 많은 상황이지.’
물론 마기가 많아서 손해 볼 건 없었다.
시현을 제외한 다른 플레이어들은 어떻게 해야 마기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 또 고민했고.
그중 대부분은 방법을 찾지 못해 좌절할 뿐이었다.
하지만 시현은 달랐다.
의도치 않게 미카엘이 개입한 덕분에 ‘신성지기(SS)’라는 스킬을 얻었고.
그 외 다른 아이템들로 마기를 뻥튀기시킬 수 있었으니까.
다만, 이렇게 많은 마기에 비해 주 스탯은 낮은 편이었다.
지금이야 괜찮지만 나중에 마기가 더 많아지면 육체가 버티지 못할 터.
특히 신의 아이템이 S등급을 넘어가면 이것들을 ‘동시에’ 다루기는 힘들었다.
쿵!
[현재 타락왕 ‘이시현’ 님의 몸무게는 70㎏입니다.] [훌륭합니다! 600㎏의 무게의 물체를, 연속해 9,999번 들어 올리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다음 목표가 생성됩니다.] [▶다음 목표는…….]‘이대론 안 돼. 느려.’
네 번째 대재앙까지 남은 기간은 어림잡아 50일.
엘프들이 얼마나 많이 올지 몰랐기에 그 전에 최대한 빠르게 강해져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단순히 이런 운동만으로 만족할 순 없었다.
‘이렇게 계속 무게만 늘리는 건 의미가 없어. 좀 더 빠른 방법이…….’
시현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 순간.
머릿속에서 회귀 전 동료, 아담과의 대화가 스쳐 지나갔다.
때는 꽤나 오래전.
이계의 전사들과 싸우고 있는 와중이었다.
천유리는 언제나 그랬듯 오들오들 떨며 모닥불 근처에 있었고.
츠키는 그런 천유리에게 담요를 덮어줬으며, 종천은 계속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아담은.
“리시현. 넌 근육이 생성되는 원리를 알고 있냐?”
“이시현이라니까.”
언제나 그렇듯 시현의 성을 멋대로 바꿔 불렀다.
“그리고 생성 원리까지 알아야 하냐?”
“물론 알아야지. ‘힘’ 스탯은 근육과 관련이 크니까.”
아담은 ‘주 스탯’에 관련해서는 그 어떤 플레이어보다 높은 수치를 가지고 있었던 인물.
다른 스탯은 몰라도 ‘힘’ 스탯에 관련해선 일종의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는 그였기에.
이와 관련한 아담의 말은 결코 흘려들을 수 없었다.
“근육은 파괴되어야 커진다.”
“……시바와 브라흐마 이야기를 하는 거냐?”
“베다 신들 이야기가 아니야. 이건 과학이라고. Science.”
한껏 가슴을 펴며.
보디빌더 같은 포즈를 취한 아담이 일장 연설을 시작했다.
“우리가 운동하거나 무슨 일을 수행할 때 근육이 커지는 게 아니야. 근육은 오히려 회복될 때 커지는 거지.”
“회복될 때 커진다라…….”
당시의 시현은 이 지식이 쓸모없다 생각했었다.
운동 같은 특수한 행위를 통해 주 스탯을 올릴 수 있는 건 아담과 같이 특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만 가능한 일.
시현 같은 플레이어들은 아무리 운동을 해도 주 스탯을 올릴 수 없었으니까.
‘그래도…….’
시현은 계속해 아담의 말을 들었다.
‘언젠간 쓸 만한 지식이 될지도 모르지. 세상일은 모르는 거니까.’
“그러면 운동을 어떻게 해야 근육이 효율적으로 생성되는데?”
“원래는 현재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것보다 약간 더 센 강도로 운동해야 하지. 하지만 우린 플레이어잖아?”
“상상 이상으로 무식하게 하라는 거지?”
“그래. 근육 회복이야 생명력 포션으로 하면 그만이고. 파열이 되더라도 금방 치료할 수 있으니. 하지만 그만큼 오래 쉬어야겠지.”
“예컨대 중요한 건 근육의 파괴. 그리고 휴식과 회복인가?”
“그래. 관절 걱정을 할 필요도 없으니.”
아담의 말을 떠올린 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요약하자면.”
씨익.
“근육만 파괴하면 된다는 거지.”
물론 회복할 수 있을 정도로만 근육을 파괴해야겠지만.
이에 대한 걱정은 거의 없었다.
시현의 키비시스 안에는 생명력 포션이 넘쳐나는 상황.
이와 더불어 유사시에 사용할 수 있는 약초들도 있었다.
박나은이 만든 포션과 회복 수단이 넘쳐났고, [분출> 효과 덕분에 이것들을 즉시 섭취할 수도 있었다.
“좋아.”
그렇게 중얼거린 시현이 벗어놨던 신의 아이템들 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검은 와이셔츠 형태를 가지고 있는 타락한 영광이었다.
시현은 걸치고 있던 트레이닝복 상의를 벗고, 타락한 영광을 입었다.
파지지직!
옆에 있던 아스트라페로 타락한 영광마저 트레이닝복으로 바꾼 후.
시현이 바닥에 앉았다.
[아이템, ‘타락한 영광(C)’이 가동을 시작합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A)’가 스며듭니다.]발록을 잡고 획득한 특수 효과, [마기 순환>.
이를 이용해 시현이 온몸 구석구석으로 마기를 순환시켰다.
시현이 목표로 삼고 있는 부분은 온몸에 있는 근육.
실제로 쓰이는 근육은 물론, 평소나 전투엔 잘 쓰이지 않는 근육까지 건드리기 시작했다.
파지지직!
물론 단순히 마기를 순환시키는 것만으로는 근육을 파괴시키기 힘들었다.
마기란 힘이 원래 모든 걸 부수고 파괴하는 힘이었지만.
이미 타락한 시현을 상대로는 도움이 될 뿐이었으니까.
‘지금은 도움이 안 되는 게 더 좋아.’
파지직.
‘마기 본연의 파괴력을 살려야 한다.’
그래서 시현이 선택한 방법은 자신의 마기 속에 아스트라페를 덧씌우는 것이었다.
아스트라페는 시현의 의지에 따라 근육들을 파괴시키기 시작했고.
그렇게 마기의 흉포한 성질과 합쳐지니, 더 공격적으로 변했다.
“크흐흑……!”
시현은 단순히 운기조식하듯 앉아 있지 않았다.
마기와 아스트라페를 이용해 근육을 파괴하는 건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할 뿐.
‘본 운동’은 진행해야만 했다.
데드리프트, 스쿼트, 벤치프레스.
‘내단 흡수(S)’가 안내해 주는 대로 3대 운동에.
근육이 더 잘 파괴되도록 마기와 아스트라페를 곁들이니.
운동 효과가 몇 배로 늘어나고 있었다.
[훌륭합니다! 근육의 생성 원리를 파악하였습니다.] [근육, 힘 증진에 효과가 있는 ‘오우거단(A)’의 숨겨진 효과가 드러납니다.] [스킬, ‘내단 흡수(S)’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합니다.]아니나 다를까.
‘내단 흡수(S)’ 스킬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예상대로네.’
‘내단 흡수(S)’ 스킬이 무거운 걸 들어 올리라는 목표를 준 건 시현의 예상대로 근육을 파괴하게 하기 위함.
[스킬, ‘내단 흡수(S)’가 ‘오우거단(A)’을 흡수하기 위한 최적의 방향성을 탐색합니다.]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는 곳에 마기를 집중하십시오.] [운동을 멈추지 마십시오!] [헤비 바의 무게를 더 올리십시오.]내단 흡수 스킬의 가장 좋은 점은 이런 점이었다.
플레이어의 내단 흡수를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도와줄 뿐 아니라.
이에 대한 편의성까지 제시해 준다.
‘원래 내단을 통짜로 흡수하려면 상당한 시간이나 비법이 필요하지만…… 이 스킬만 있으면 좋지.’
그렇게 중얼거린 시현이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는 곳에 마기와 아스트라페를 집중시켰다.
파지직!
검은 벼락이 근육을 파괴시키며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지만.
시현은 눈까지 감은 채 그 고통을 인내하고 있었다.
번쩍!
이내 시현의 온몸 곳곳에서 검은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입가에선 피까지 흘러내렸고, 살과 근육 타는 냄새가 석실을 가득 채웠지만.
시현은 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냥 맞고만 있으면 근육은 늘지 않아. 내가 움직이는 방향대로 근육이 붙고 힘 스탯이 올라가.’
‘이만한 기회가 없어.’
어떻게든 버텨 강해지겠다는 정신력 하나로.
그는 버티고 있었다.
“꾸르릉?(집사 괜찮나?)”
그 모습을 본 가살이 순간 고개를 치켜들었다.
가살은 불가살이.
해가 되는 악몽이나 기운을 집어삼키는 신수.
평소였다면 녀석은 주인인 시현을 지키기 위해 저 마기와 벼락들을 집어삼켰겠지만.
지금 상황은 그에게 득이 되면 득이 되었지, 손해는 보지 않고 있는 것 같았다.
“꾸르…….(힘내라.)”
그렇게 가살은 다시 눈을 감고 구덩이에 몸을 파묻었다.
녀석은 현재 철의 기운을 흡수하고 있는 상태.
스물한 번째 재앙이 시작되기 전까진 한층 더 진화해야 했기 때문에.
바쁘게 기운을 소화시키고 있었다.
‘고통스럽지만…… 확실히 빠르다.’
시현이 직접 근육을 파괴하니.
‘내단 흡수(S)’는 시현이 목표를 모두 만족시켰다고 판단했다.
이제 녀석이 도와주고 있는 부분은 세부적인 부분.
시현이 자주 쓰는 근육, 즉 ‘전투’에 도움 되는 근육들을 냉기로 표시하며 어느 곳을 파괴시켜야 하는지.
어떤 자세로 운동을 해야 효율, 효과적인지 알려주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각자 근육에 느껴지는 냉기의 강도가 달랐는데, 이는 어느 근육을 어느 정도 파괴시켜야 하는지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내단 흡수(S)’ 스킬은 회귀 전에도 사용했던 스킬이었기 때문에.
시현은 처음 이 스킬을 사용했을 때보다 착오 없이 잘 해낼 수 있었다.
[훌륭합니다! 단기 목표를 달성하였습니다.] [다음 목표를 위해 휴식을 취하십시오.] [현재 ‘오우거단(A)’ 흡수율: 3%.]“후우…….”
몇 시간 후.
시현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고작 3%라니…….’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판단하며.
시현이 눈살을 찌푸렸다.
‘흐음…… 강도를 조금 높여야겠어.’
그렇게 주먹을 쥔 채.
시현이 그대로 쓰러졌다.
[경고! 휴식이 필요합니다.] [경고! 치료가 필요합니다.] [경고! …….]내단 흡수 스킬이 시현에게 계속해 경고를 보내왔다.
‘휴식은 이렇게 그냥 누워 있는 게 휴식이고. 치료는…….’
[아이템, ‘키비시스(A)’가 ‘생명력 포션(A)’을 분출합니다.] [*즉시 섭취합니다.]키비시스가 포션을 분출해 준 덕분에 치료도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시현은 치료와 휴식도 남들보다 훨씬 빨리 끝낼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을 회복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이렇게 쉬지 않고 몸을 혹사시킨다 해서 육체에 무리가 가진 않았다.
내단 흡수 덕분에 시현의 몸은 ‘부작용 없이 힘을 늘려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모든 것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는 건 아니었다.
정신력.
이렇게 쉬지 않고 계속해 몸을 혹사시킨다면.
시현의 정신이 버티지 못할 수도 있었다.
‘뭐. 어쩔 수 없나.’
그렇게 중얼거린 시현이 걸어가 쿤달라를 집어 들었다.
[아이템, ‘쿤달라(D)’를 장착합니다.]‘일단은 이거면 되겠지.’
쿤달라의 특수 효과, [타고난 영웅>은 어떤 상황에서도 이성을 유지하게 해줄 뿐, 정신적 대미지를 경감시켜 주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없는 것보단 나을 건 분명했다.
“그럼 다시 한번 가야지.”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서며.
시현이 주먹을 쥐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