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35)
신의 천적, 회귀하다 135화
92. 폐관 수련(4)
[믿을 수 없습니다! ‘오우거단(A)’을 전부 흡수하였습니다.] [훌륭합니다! 모든 목표를 달성하였습니다.] [현재 ‘오우거단(A)’ 흡수율: 360%.] [힘 스탯이 36 상승합니다.]파스스슥.
자신의 손에 들려 있던 붉은색 단이 가루로 바스러지는 걸 보며.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좋아.’
힘 스탯이 무려 36이나 상승했다.
이는 무려 레벨이 36이나 오른 것과 같은 상황.
시현은 이에 더없이 만족할 수 있었다.
“고생한 보람이 있네.”
시현이 자리에서 일어나니, 온몸의 근육이 탄탄해진 게 느껴졌다.
무엇이라도 부술 수 있을 것만 같은 힘이 느껴지니.
시현이 자연스럽게 헤비 바를 집어 들었다.
꾸우우욱.
원래 단단한 물질로 되어 있던 이 바는 시현이 힘을 주니 그대로 구부러졌다.
그만큼 힘이 강해졌단 뜻이었다.
‘좋아.’
물론 아직 갈 길이 멀었지만.
지금 당장은 이 정도도 감지덕지였다.
“꾸르르릉!(고생했다!)”
주인이 고생한 걸 알아차린 건지.
가살이 와 시현의 땀을 핥아주었다.
“녀석. 고맙다.”
그렇게 웃은 시현이 이번엔 노란색 단을 집어 들었다.
쉴 시간?
그런 건 필요치 않았다.
이미 몸은 충분히 회복된 상태.
이제 민첩 스탯을 올릴 때였다.
‘몇 시간이나 지났을지 모르겠네.’
그렇게 중얼거리며.
시현이 노란색 단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스킬, ‘내단 흡수(S)’가 발동됩니다.] [아이템, ‘벌단(A)’을 흡수합니다.] [▶빠르게 움직이십시오.]애매한 메시지였다.
빠르게 움직이라는 게 얼마큼 빠르게 움직이라는 건지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뭐. 어쩔 수 없나.’
빠르게 움직이는 거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행위는 달리기.
민첩이 반사신경과 몸의 움직임과 관련된 스탯인 걸 생각해 보면.
일단 무작정 달려보는 게 우선이었다.
꾸드득.
시현의 양쪽 허벅지가 눈에 띌 만큼 부풀어 올랐다.
한 번에 힘 스탯이 36이나 올랐기 때문에.
이전에 1, 2씩 찔끔찔끔 오르던 것과는 체감이 달랐다.
파앗!
이내 시현이 발을 박차고 석실 끝에서 끝으로 몸을 날렸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눈으로 잘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움직임이었다.
“후우…….”
이 한 번의 움직임을 위해 시현도 꽤 많은 힘을 사용했기에.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지쳐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시스템 메시지 창은 묵묵부답이었다.
‘이걸론 부족한가?’
이내 시현이 신의 아이템들을 살폈다.
누군가는 스탯, 신체 스펙을 올리는 거에도 아이템을 사용하냐고 뭐라 할 수 있겠지만.
시현은 그런 소리를 멍청한 생각이라 생각했다.
시현은 여유를 부릴 수 없었다.
그가 상대해야 하는 절대신들은 그만큼 강했으니까.
이용할 수 있는 건 모조리 이용해 빠르게 강해져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이동속도 관련하면 또 이거지.”
천총운검.
폭풍의 힘이 있는 만큼, 녀석의 옵션엔 이동속도가 붙어 있었다.
‘한 번 더…….’
[아이템. ‘천총운검(C)’이 핏빛 폭풍을 일으킵니다.]파앗!
이내 시현의 몸이 이동했다.
바람이 뒤에서 몸을 밀어준 덕분에.
이전보다도 훨씬 빠른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그뿐.
“이래도 안 돼?”
시스템 메시지는 여전히 조용했다.
“흐음…….”
잠시 고민하던 시현이 이번엔 보랏빛 코트를 집어 들었다.
“이래도 안 되나 보자.”
[아이템, ‘밤의 장막(C)’이 어둠을 통과합니다.]밤의 장막의 특수 효과 [밤걸음>.
이제 한층 강화된 효과 덕분에 ‘시야가 닿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 어둠을 뚫고 나아갈 수 있었다.
아무리 빨리 움직인다 해도 순간이동을 하는 것만큼 빠르게 움직이진 못할 터.
[훌륭합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다음 목표가 생성됩니다.] [▶다음 목표는 반사신경 향상시키기입니다.] [허공에 뜬 채로 날아오는 공격을 피해, 반사 신경을 향상시키십시오.]“허공에 뜬 채로라…….”
박나은이 준 ‘벌단(A)’의 주재료가 되는 생물은 자이언트 호넷.
벌을 기본으로 하는 녀석들이다 보니 내단을 흡수하기 위해 이런 조건이 붙는 모양이었다.
“흐음…… 공중에 떠 있는 건 그렇다 쳐도 반사신경은 어떻게…….”
시현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 순간.
머릿속에서 회귀 전 동료, 종천과의 대화가 스쳐 지나갔다.
콰아아아앙!
“쥐새끼 같은 놈!”
“아담 소협이 무식한 것이외다.”
“그 말투도 마음에 안 든단 말이야?”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후.
시현을 비롯한 다섯 동료들은 틈날 때마다 돌아가며 대련을 하곤 했다.
대련의 효과는 확실했다.
각자가 맞서 싸우며 단점을 보완시켰고, 장점은 극대화시켰으니.
그중에서도 특히 종천은 대련 광이었는데.
다섯 명 중 유일하게 거의 쉬지 않고 수련하는 무식한 놈이었다.
‘뭐.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긴 했지.’
무림의 무당파(武當派)의 마지막 후손이자 제자, 동시에 홀로 남은 존재.
어쩌면 녀석을 저렇게 채찍질하는 건 문파를 홀로 일으켜야 한다는 책임감일 것이다.
‘결국 문파고 인류고 싹 다 멸망해 버렸지만 말이야.’
카아아아앙!
그렇게 아담과 종천의 대련이 끝났을 때.
종천의 시선이 주변을 살폈다.
“전 패스.”
“저도요.”
그렇게 종천의 시선이 닿은 곳은 시현.
여러 신의 힘을 사용하는 만능적인 플레이어였다.
“오십시오. 대협.”
“그 전에 하나만 묻자.”
시현이 종천에게 물었다.
“어떤 것을요?”
“넌 어떻게 그렇게 궤적을 다 읽는 거냐?”
‘읽었다’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사실 종천은 이걸 ‘보고’ 있었다.
“경험이죠.”
“경험?”
“……이제는 죽어버린 제 사숙, 사형제들 덕분에. 전 그들의 기억과 경험을 일부나마 전승받을 수 있었습니다.”
종천이 검을 꽉 움켜쥐었다.
“이를 바탕으로 수많은 수련도 했고요.”
“어떤 수련이었는데?”
“힘 스탯을 올리기 위해선…….”
이내 종천의 입에서 여러 비법들이 흘러나왔다.
‘내단 흡수(S)’ 스킬의 정보를 들은 것도 이때였다.
“근데 이렇게 막 알려줘도 되는 거냐?”
“후후. 걱정 마세요, 대협. 어차피 이런 단편적인 지식으로는 무당의 깊은 묘리를 깨우칠 수 없습니다.”
“그래도…….”
“그리고 시현 대협께서 강해지시면 좋죠. 그만큼 제 비무 상대가 되어주실 것 아닙니까?”
“좋은 마인드야.”
“저희의 적은 어차피 인간이 아니라 ‘신’ 아니겠습니까? 서로 강해져야죠.”
우우우우우웅!
그 말을 마지막으로.
종천의 몸 주변으로 극양, 극음의 기운이 휘감기기 시작했다.
“오십시오. 대협.”
“잊었나 보네?”
씨익.
“지금 128승 117패로 네가 좀 더 아래야, 인마.”
종천이 말한 ‘민첩’을 올리는 방법은 단 하나.
그냥 무식하게 ‘피하기’였다.
‘종천은 수천, 수만 개의 암기들을 저절로 쏘아져 나오게 한 다음에 계속해 그것들을 쳐냈다고 했지. 아니면 피하거나.’
시현이 생각에 잠겼다.
‘이 짓거리를 허공에서 할 수 있을까?’
단순히 허공에 떠 있는 거라면 천총운검의 폭풍을 이용해 얼마든지 부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상태에서 암기나 다른 것들을 사용해 반사신경을 높여야 한다니.
이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회귀 전 다양한 힘을 가진 신과 마수들 상대로 공중전을 많이 경험해 봤다곤 하나.
그런 전투 경험 모두 디딤돌이 있을 때 가능했던 것.
오크쟌이 ‘찬란한 충갑(SS)’으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것처럼 행동할 순 없었다.
‘그렇다면…….’
[아이템, ‘키비시스(A)’가 피어납니다.]활짝.
키비시스 안에서 여러 창들이 빠져나왔다.
창뿐만이 아니었다.
혹시 몰라 가져온 거대한 통나무들도 있었다.
쿵.
이내 시현은 이곳저곳에 통나무를 세우고, 창을 던졌다.
콰직!
세로로 세워진 통나무 곳곳에 창들이 박혔다.
그리고 그걸 몇 번 흔들어본 시현이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올렸다.
이 정도면 꽤나 훌륭한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다.
“좋아.”
이내 시현이 아스트라페를 들어 올렸다.
[아이템, ‘아스트라페(A)’가 변형됩니다.]번쩍!
금빛 벼락으로 된 창, 암기, 표창, 검 등이 생겨났다.
“아스트라페. 날 공격해.”
시현의 명령에.
시현이 무슨 생각인지 파악한 아스트라페가 그대로 흩어졌다.
이내 시현은 수백 개의 무기에 둘러싸인 꼴이 되었다.
‘타락한 영광은 물리, 마법 저항이 너무 높아. 그러면 수련의 의미가 없지.’
이내 다른 모든 아이템은 벗어둔 채.
시현이 천총운검만을 들어 올렸다.
후우웅.
이내 천총운검의 힘으로 허공에 떠오르면서.
시현이 아스트라페에게 말했다.
“시작해.”
번쩍!
‘큭.’
모든 게 금빛으로 가득해진 석실 안에서.
시현이 천총운검을 휘둘렀다.
지이이잉!
아스트라페가 변형된 창 하나가 천총운검에 의해 흩어져 지워졌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지이잉!
천총운검으로 아스트라페를 쳐냈다 해도 벼락에 있는 감전 효과가 시현의 몸을 감전시켰다.
‘젠장.’
현재 시현은 아스트라페를 장착하고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감전 효과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근육이 경직되고 녹아내리는 느낌에 팔과 다리를 제대로 휘두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할 만하다.’
이미 아스트라페를 이용해 근육을 한 번 파괴했기에.
이 고통에 어느새 익숙해진 시현이었다.
번쩍!
이내 아스트라페가 강도를 올렸다.
눈에 훤히 보이는 창부터 빠르고 잘 보이지 않는 표창, 비수, 수리검.
허공에서 휘어지는 화살까지.
시현이 피할 틈도, 막을 틈도 없이 계속해 쏟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시현은.
파앗!
통나무와 거기에 쌓여 있는 창들을 디딤돌 삼아 허공에 부유했다.
휘리릭.
몸을 돌려 몇 개의 아스트라페를 회피한 다음.
부웅!
천총운검을 휘둘러 몇 개를 쳐냈다.
“크흑!”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개의 무기들에 의해 몸이 타올랐지만.
지금으로선 어쩔 수 없었다.
‘익숙해지는 수밖에!’
부우웅!
시현이 하늘을 날아다닌다곤 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바람을 이용해 체공 시간을 조금 더 길게 늘릴 순 있었다.
[허공에 부유한 채, 빠른 공격을 회피하였습니다.] [반사신경이 아주 약간 상승합니다.]체공하는 와중에도 ‘공중에 뜬’ 것으로 판정이 되었기에.
시현은 이 훈련을 계속해 이어가고 있었다.
‘좋아. 이대로라면 민첩 스탯도.’
씨익.
‘빠르게 올릴 수 있어.’
그리고 시현이 얼마만큼의 시간을 사용했는지 모르고 계속해 폐관 수련을 진행하는 사이.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스무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 0초.] [대재앙이 시작됩니다.] [대재앙은 ‘세계수 수호자’입니다.] [메인 퀘스트, [세계수 수호자>를 획득하였습니다.]@@(볼드)[메인 퀘스트: 세계수 수호자>@@
▶목표: 모든 적 처치.
▶보상: 공헌도에 따라 차등 지급.
▶실패 시: 페널티 없음.
[대재앙 종료까지 남은 시간: –]“시작됐다.”
소내섬.
그리고 그 주변 하남, 남양주, 광주.
이곳에 살고 있는 모든 플레이어들이 밖으로 나온 상태였다.
저번 재앙과는 달리 피신해 있는 플레이어는 없었다.
대재앙으로부턴 그 누구도 도망칠 수 없었으니까.
그리고 이들도 엄연한 플레이어.
이제 회복도, 안정도 어느 정도 되었으니.
이렇게 맞서 싸우는 게 맞는 일이었다.
“다들. 정신 똑바로 차리세요.”
천유리의 한쪽 눈이 붉은빛으로 불타오르고.
한쪽 눈이 푸른빛으로 차갑게 식었다.
“옵니다.”
세계수 수호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대재앙이라는 이름으로 이곳에 있는 ‘인간’ 따위를 죽이는 일이 아니다.
세계수.
저것을 어떻게든 확보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였다.
“과연…… 허접한 놈들이 지키고 있는 건 아닌 모양이야.”
허공에 떠 소내섬을 바라보며.
한 엘프가 길게 늘어진 수염을 만졌다.
엘프 3장로. ‘네이쳐밤’.
그의 두 눈이 빛났다.
“시간 끌 건 없지.”
스윽.
“전군 돌격.”
그의 명령과 함께.
사방 곳곳에 생겨난 불, 물의 고리와 씽크홀, 그리고 바람의 흐름에서 나온 엘프들이 조용히.
그리고 두 눈에 불을 켜고 소내섬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