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41)
신의 천적, 회귀하다 141화
95. 엘프 장로 네이쳐밤(3)
“크아아아악!”
네이쳐밤이 비명을 지르며 주변 모든 걸 폭파시키는 것과 별개로.
상황은 시현에게 유리하게 흐르고 있었다.
네이쳐밤이 손가락을 튕기지 않아도 된다고 한들 보랏빛 밤에서 튀어나오는 모든 촉수를 폭파시키는 데엔 무리가 있었던 것이다.
설사 촉수를 폭파시켜 제거한다 할지라도, 시현에게 마기가 있는 한, 타락한 영광의 촉수는 끊임없이 재생되었다.
‘시, 신의 힘을 얻었는데도! 그런데도!’
네이쳐밤은 불, 땅, 물, 바람 네 속성을 전부 다룰 수 있지만.
일반 엘프인 만큼 그중에서도 ‘바람’에 특화되어 있는 엘프.
바람의 상급 정령, ‘진’을 소환해 전투의 도움을 받으려 했지만.
이조차도 쉽지 않았다.
하늘에 새겨진 육망성이 모든 정령을 억제해 버렸으니.
파앗!
“큭…….”
그리고 촉수 사이로 몸을 숨긴 시현이 계속해 천총운검을 휘둘렀다.
“쥐새끼 같은 놈이!”
네이쳐밤이 폭발을 일으켜도 소용없었다.
천총운검을 이용해 한 번 검격을 날린 후.
시현은 촉수와 어둠 속으로 다시 한번 몸을 숨겼으니까.
쿨타임이 대략 5분인 ‘융단 폭발(A)’도 사용할 수 없었다.
주변 모든 걸 폭파시킨다 할지라도 시현은 [밤걸음>으로 피할 수 있었으니까.
시현 주변에 있는 벼락을 폭파시켜도 소용없었다.
녀석은 모든 감전 효과에 면역이라도 되는 듯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고 묵묵히 검을 휘두를 뿐이었다.
“타락왕!”
촤아아악!
네이쳐밤의 몸에 상처가 점점 더 늘어가기 시작했다.
인간과 다를 것 없는 붉은 피가 사방으로 튀어 올랐고.
주변에 있던 촉수들은 그걸 또 게걸스럽게 집어삼켰다.
[아이템, ‘타락한 영광(C)’이 엘프들의 피를 흡입합니다.] [아이템, ‘천총운검(C)’이 흡수된 피로 피해량을 0.2% 상승시킵니다.] [아이템, ‘천총운검(C)’이 흡수된 피로 물리, 마법 관통을 0.001% 상승시킵니다.]상대가 하나일뿐더러 흘린 피가 별로 없어 미약했지만.
천총운검의 [혈검> 효과도 계속해 발동되고 있었다.
퍼퍼펑!
폭발이 계속해 일어나도 상관없었다.
시현은 네이쳐밤을 ‘느리지만 확실하게’ 제거할 생각이었기에.
이렇게 살을 서서히 갉아먹는 전략을 펼치고 있었다.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동안.
네이쳐밤의 귀로 두 대천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어쩔 수 없나.] [너희들이 나설 차례다.] [불사의 영웅 ‘아킬레우스’가 개입합니다.] [네이쳐밤이 20초간 ‘불사의 신체’를 가지게 됩니다.] [악녀 ‘메데이아’가 개입합니다.] [네이쳐밤의 마력이 증폭됩니다.]‘이건?’
시현이 다시 한번 네이쳐밤을 베었을 때.
신의 추가 개입이 이뤄졌다.
아킬레우스와 메데이아.
그 둘이 힘을 건넨 것이다.
번쩍!
네이쳐밤의 몸이 하얀빛으로 물들었다.
[스킬, ‘자폭(SS)’을 발동합니다.]“자폭?”
메데이아 덕분에 증폭된 마력을 모두 사용해.
‘네이쳐밤같이 이기적인 새끼가 자기 몸을 희생할 리는 없고……. 신들이 강제로 자폭시킨 건가?’
천총운검을 비스듬히 들고 뒤로 물러나며 시현이 이를 갈았다.
자폭의 폭발 범위는 너무 넓기 때문에.
저 공격을 쉽사리 피할 순 없었다.
[밤걸음>은 아직 재사용 대기시간이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사용할 수 없었다.‘자폭은 자기 자신을 완전히 죽이는 대신 그 위력이 미친 듯이 강력해.’
입술을 깨문 시현이 천총운검을 고쳐 쥐었다.
“피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야.”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
정면으로 뚫고 나가는 것뿐이었다.
[아이템, ‘타락한 영광(C)’이 분노를 터뜨립니다.] [모든 수치가 마기로 치환됩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A)’가 [뇌신화>를 발동합니다.] [30초간 몸과 아이템이 번개로 변화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2,931% 상승합니다.] [아이템, ‘천총운검(C)’의 핏빛 폭풍이 검신에 모여듭니다.]네이쳐밤의 자폭에 맞서.
시현의 온몸과 아이템이 금빛으로 빛났다.
그 후, 시현은 양손으로 천총운검을 잡고 앞으로 튀어 나갔다.
번쩍!
이내 환한 빛이 부딪치며 밤하늘을 말 그대로 찢어버렸다.
육망성이 위태롭게 흔들렸고, 주변 촉수들이 갈가리 터져 나갔으며.
보랏빛 밤이 찢겨 나갔다.
그 빛이 어찌나 환했던 것인지 저 멀리서도 충분히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대폭발이 일어난 후.
“허억…… 허억…….”
“이, 인정한다……. 미친 괴물 같은 놈.”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네이쳐밤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분명 ‘자폭(SS)’ 스킬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걸고 발동하는 스킬인 만큼.
그 폭발력과 파괴력은 주변 모든 것을 한 줌의 재로 만들어버릴 만큼 강력했다.
살아 있는 생명체?
그딴 게 있을 리 없었다.
생명체는커녕, 모든 자연과 기운, 정령들까지 소멸해 버리는 일격이었으나.
온몸을 금빛으로 바꾼 상대는 기어코 그 폭발에 맞섰고.
폭발 그 자체를 베어버렸다.
아킬레우스가 준 ‘불사의 신체’가 아니었다면 자신 또한 그대로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지 위에 서 있을 수 있는 건 다름 아닌 네이쳐 밤이었다.
[뇌신화>를 발동하면서 엄청난 마기를 소모해 무릎을 꿇고 헐떡이는 시현과는 다르게.네이쳐밤은 ‘아킬레우스’의 힘 덕분에 20초간 모든 피해에 ‘면역’ 상태였으니까.
“너같이 빠르게 강해진 인간은 처음이군. 하지만 그것도 여기까지.”
따악!
“이제 죽어라!”
그렇게 네이쳐밤이 폭발을 일으키려는 찰나.
마력이 모이지 않았다.
그 또한 ‘자폭’을 발동시키며 마력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모조리 쥐어짠 것이다.
“이런…….”
[멍청한 것.]그런 네이쳐밤의 머릿속으로.
누군가 싸늘한 음성으로 명령을 내렸다.
[네까짓 엘프의 목숨으로 가장 큰 타락의 위협을 제거한다면 싼 거겠지.]“그게 무슨……?”
[어차피 죽었어야 할 목숨. 여기서 바쳐라.]“아, 안 돼!”
네이쳐밤이 소리쳤다.
아킬레우스의 ‘불사의 시체’ 사용 시간이 끝난 지금.
네이쳐밤의 마력이 아닌 ‘생명력’을 자원으로 자살 스킬을 강제 발동시키려 했기 때문이었다.
즉, 지금 자폭을 사용하면 네이쳐밤은 위험한 게 아니라.
‘반드시’ 죽었다.
시현의 예상대로 네이쳐밤은 자신의 영혼이 아닌 목숨을 바쳐가면서까지 상대를 죽일 생각은 없었기에.
어떻게든 여기에 저항하려 했다.
영혼이야 사후에 세계수 근처에서 천천히 회복할 수 있다지만.
목숨은 한 번 잃으면 끝이었으니까.
‘난 아직…… 살아서 해야 할 일이…….’
번쩍!
그렇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네이쳐밤은 미카엘에 의해 다시 한번 자폭을 발동할 수밖에 없었다.
번쩍!
[믿을 수 없습니다! 엘프 3장로 네이쳐밤을 처치하였습니다!]…….
[뇌신화>가 풀리기 전 그 짧은 시간.시현은 온 힘을 다해 천총운검을 다시 한번 휘둘렀다.
다행히 ‘불사의 신체’는 20초가 지나 진작 사라진 상황.
네이쳐밤은 그대로 죽음을 맞이했다.
시스템 메시지까지 떠오른 거로 보아 녀석의 죽음에 거짓은 없었다.
하지만.
버어어언쩍!
이미 발동된 ‘자폭(SS)’ 스킬은 멈출 수 없었다.
“허억…… 허억…….”
제아무리 시현이라도 이전보다 위력이 한층 강화된 자폭을 맞는다면 살아남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었다.
[밤걸음>의 쿨타임이 돌아왔다고는 해도, 이미 [밤의 장막>은 이전 폭발과 [뇌신화>로 인해 찢겨 사라진 상태였으며.주변이 깡그리 날아가 어둠에 몸을 숨길 수도 없었으니까.
이게 미카엘이 노리던 바였다.
미리 아킬레우스와 메데이아를 섭외해 자폭을 한 번 일으키고.
네이쳐밤이 한 번 살아남은 걸 이용해 한 번 더 자폭을 일으킨다.
이 정도 함정이면 시현이 아니라 시현 할아버지라도 피하거나 극복할 수 없음이 분명했다.
심지어 이미 [뇌신화>를 사용한 상황이고, 다른 모든 아이템들도 한 번 터져 나간 상태.
타락한 영광의 물리, 마법 저항이 아무리 강력하다 한들 주변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자폭을 견딜 순 없었다.
하지만 미카엘은 몰랐다.
자신의 지략도, 계획도.
그를 오랫동안 상대해 온 회귀자, 시현이 이를 전부 다 예측하고 있었다는 걸.
“이러면…… 계획은 성공이지.”
씨익.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호드나 프리그가 날 죽이기 위해 협력한다곤 하나 오딘의 장비에 있는 효과까지 알려줄 리 없지. 아니, 애초에 효과를 잘 모를 거야. 드라우프니르는 오딘만이 사용할 수 있었던 아이템이었으니.’
츠즈즈즉!
[아이템, ‘드라우프니르(D)’가 공명합니다.] [특수 효과, [연결>을 발동합니다.] [아이템, ‘드라우프니르-복제품(D)’이 있는 곳으로 이동합니다.]파앗!
드라우프니르에서 하얀빛이 빛나기 시작하더니.
시현의 몸이 그대로 사라졌다.
콰과과과과과광!
그리고 시현이 사라진 남양주 어딘가에서.
네이쳐밤의 몸은 다시 한번 주변 모든 걸 소멸시키며 터져 나갔다.
파앗…… 쨍그랑!
“형님!”
이내 서영우의 손목에 있는 드라우프니르-복제품이 파괴되면서.
시현의 몸이 나타났다.
“크흑…….”
[아이템, ‘키비시스(A)’ 효과로 인해 ‘생명력 포션(B)’을 즉시 섭취합니다.] [아이템, ‘키비시스(A)’효과로 인해 ‘마력 포션(B)’을 즉시 섭취합니다.]나타나자마자 키비시스로 포션을 섭취하면서.
시현이 주변을 살폈다.
“여긴…….”
“계획대로입니다. 형님.”
어둡고 축축한 곳.
얼핏 보면 개미굴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뿌리, 그리고 지하 공동.
옆에선 다콘이 약초를 이용해 시현의 기력을 회복시켜 주었다.
엘프 최고의 암살자인 만큼 온갖 독과 약초, 영약 등을 잘 알뿐더러 많이 모아놓고 있는 덕분에.
시현은 재빨리 몸과 마기를 회복할 수 있었다.
“그래. 그럼 여기가.”
“네. 형님.”
다콘의 부축을 받아 힘겹게 일어나는 시현을 보며.
서영우가 양팔을 벌렸다.
“엘프들이 모신다는 세계수, 리에나트리. 그 뿌리 부분입니다.”
서영우와 다콘은 네이쳐밤에게서 도망친 후.
하이 엘프들이라면 받는 ‘세계수의 잎’을 찢어 이 지하로 온 상황.
뿌리 부분은 다콘이 아주 잘 알고 있을뿐더러.
서영우가 ‘블랙 포그(S)’를 이용해 주변을 왜곡시켜 그 누구의 시야도 닿지 못하게 한 상황이었다.
‘미카엘이 드라우프니르의 대략적인 효과를 몰랐을 리 없지.’
미카엘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드라우프니르에 ‘공간 이동’ 효과가 있다는 것쯤은.
하지만 이렇게 ‘그 어떤 마력도 소모하지 않고’.
게다가 ‘차원을 넘어서’ 발동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위에서 말한 두 가지 제약을 벗어난 아이템은 말 그대로 ‘사기’였으니까.
세상 그 어떤 D등급 아이템이 저런 미친 효과를 발휘하겠는가?
‘절대신의 아이템이 호락호락할 리는 없지.’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미카엘은 기껏해야 지구에 남아 있는 천태수 아저씨, 천유리, 아니면 박나은, 오크쟌에게 넘어갈 거라고 생각했겠지. 물론 모든 마력을 써버려서 그조차도 못할 거라 예상하고 네이쳐밤을 자폭시켰겠지만.’
하지만 결과적으로 네이쳐밤은 시현에 의해 죽었고.
덧없이 자폭만 할 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시현은 무려 장로 2명을 죽여 엄청난 공헌도를 쌓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지구에 온 대부분의 하이 엘프들을 제거했고.
이제는 지구를 넘어 이계로 온 상황.
“그래.”
다콘의 부축을 마다한 뒤.
시현이 둘을 쳐다보며 웃었다.
“조금만 쉬었다가…… ‘진짜 깽판’을 쳐보자고.”
네 번째 대재앙 ‘세계수 수호자’.
시현은 이 대군단을 상대로 호락호락 당해줄 생각은 하지 않았다.
반격.
이 엘프 놈들도 남의 세계수를 탐내면, 자신들의 세계수도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