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48)
신의 천적, 회귀하다 148화
98. 신들의 연회, 엘리시움(3)
[그래서? 나한테 뭐가 궁금한데?]로키의 말에.
순간 시현이 얼어붙었다.
‘……난 뭐가 궁금한 거지?’
사실 시현은 여태까지 목표를 정해두고 달려오기만 했다.
로키를 만나야겠다 마음먹은 것도 그가 단순히 시현을 회귀시켰기 때문.
딱히 그에게 바라는 것도, 원하는 것도 없었다.
‘뭐. 다른 신들을 만날 필요는 없으니까. 지금 당장은 말이야.’
재빠르게 생각을 정리한 후.
시현은 가장 궁금했던 걸 물었다.
“왜 나지?”
[뭐가?]“시치미 떼지 마. 날 회귀시켰을 정도면 다른 플레이어들도 충분히 가능했잖아.”
[맞아. 근데 왜 너냐고 묻는 건 이상한데?]“무슨 의미야?”
[이시현. 네가 회귀 전에 뭐라고 불렸는지 기억 안 나?]아찔한 몸매와 풍성한 분홍 머리칼을 휘날리며.
로키가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신의 천적.”
[그래! 신의 천적. 그게 너였지. 근데 널 회귀시키지 누굴 회귀시켜?]“그 말은?”
[그래! 네가 제일 센 놈이니까 회귀시킨 거야. 그리고 네가 해놓은 업적을 봐.]로키가 킬킬 웃으며 다가왔다.
[벌써 절대신, 주신, 고대신의 아이템을 뺏고 저기 저 멍청한 놈까지 가뒀지. MVP를 놓친 적도 거의 없고.]스르륵.
[그뿐이야? 에덴과 올림포스, 아스가르드엔 벌써 작지만 확실한 균열이 일어났어. 특히 에덴은……. 아니다. 이런 걸 말해 뭐 하겠어?]“내가 그 ‘아니다’라는 말을 굉장히 싫어해.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크크크. 없어.]로키가 시현의 팔뚝을 유혹하듯 쓰다듬었다.
[내 외모도 싫어?]수많은 신과 플레이어들을 ‘장난으로’ 유혹했던 전력이 헛되진 않았다는 듯.
로키의 외모는 확실히 아름다웠다.
아니, 아름답다 못해 매혹적이었다.
하지만 시현에겐 전혀 통하지 않았다.
그는 프레이야, 아프로디테 등 수많은 미의 여신들과도 목숨을 걸고 싸웠을 정도였으니까.
파지지직!
[으갸갸갹!]시현의 몸에서 피어오른 금빛 스파크와 함께.
로키가 몸이 감전되어 멀찍이 떨어졌다.
[너무하네! 미녀한테.]“혹시 너도 회귀한 건가?”
[아니. 난 회귀하지 않았어. 다만, ‘내가 널 회귀시켰다’라는 사실만 알고 있지.]“그게 무슨…….”
시현이 말끝을 흐렸다.
‘로키의 목적은 대충 알겠네.’
말 그대로 ‘대충’은 알 수 있었다.
로키의 목적은 하나였다.
신들의 분열.
이를 위해 회귀란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했고.
‘신의 천적’이라 불렸던 시현만을 회귀시켰다.
자신 또한 모든 기억을 가지고 가면서 말이다.
‘신들 간의 유대가 끈끈하다고 생각해 날 회귀시킨 건가?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신을 회귀시켰으면 일이 더 편해지지 않았겠는가?
그것도 안 되면 자기 자신이 회귀했으면 되었을 텐데.
왜 인간인 자신을 회귀시킨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런 시현의 의문을 파악이라도 한 듯.
로키가 말을 이어나갔다.
[넌 존재 자체가 신들의 경계심을 일으켜. 내가 회귀해 신들 사이를 휘젓고 다녔으면 ‘아 장난의 신이 또 장난치네’ 정도로 생각하겠지. 하지만.]로키가 입꼬리를 올렸다.
[넌 달라. 신의 아이템도 직접적으로 뺏을 수 있고, 시스템을 이용해 신들의 목에 칼을 들이댈 수도 있지. 벌써 미카엘, 그 잘생긴 얼굴에 금이 몇 번이나 간 걸 보니까 1,000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가더라. 캬캬캬캬.]“네가 신들을 분열시키서 얻는 목적은 뭐지?”
[후후. 그것까지 말해주면 재미가 없지?]하지만 그 짧은 순간.
시현은 볼 수 있었다.
로키의 눈에 스치는, 깊고 끝없는 분노와 증오를.
‘잘못 본 건가?’
시현이 잘못 봤다고 판단했을 정도로 순식간이었다.
[어쨌든. 앞으로도 잘해달라고. 네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신들 사이를 분열시키는 건 너도 목표하고 있는 거잖아?]로키의 말에 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회귀 전의 경험으로 인해.
시현은 자신의 힘만으로는 신들을 모조리 죽일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올림포스, 아스가르드, 에덴, 지옥.
이 네 세력의 사이를 적절히 이간질하고 갈라놔야.
시현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키키키. 그리고 저놈은 언제까지 저렇게 가둬놓을 거야?]“뭐? 누구…… 아, 티알피?”
[그래. 난 네 편이긴 하지만, 엄연히 아스가르드의 주신이기도 하니까.]“흐음…….”
사실 티알피가 괘씸해 잡아두곤 있었지만.
지금 당장 녀석을 쓸 곳은 없었다.
‘타락한 영광이 꽉 잡아둬서 지금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를 테고…….’
[나한테 주는 건 어때? 발 빠른 그놈이 없으니 일이 힘들어서 말이야.]“보상은?”
[회, 회귀시켜 줬잖아.]“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고. 내가 회귀해서 너도 좋은 거 아냐?”
[그건 그렇지만…….]로키가 곤란하다는 듯 옷을 벗기 시작했다.
[후…… 어쩔 수 없나?]“허튼짓하지 마라.”
[흥. 재미없게. 신조차 이 정도 외모와 몸매면 다 넘어오는데 말이야.]“그래서 보상은?”
로키가 꺼낸 건 정확히 반으로 부서져 있는 한 반지였다.
[이거 어때?]“……이건?”
[아이템, ‘태초의 거짓말(E)’을 획득하였습니다.] [태초의 거짓말(E)]#거짓말입니다.
▶??아이템
▶효과
특정 조건을 맞추면 EX등급 스킬, 특성, 아이템, 칭호 등이 숨겨진 효과를 발동시킵니다.
*단, 1회 사용 시 사라집니다.
“이게 무슨?”
E등급 아이템 주제에 EX등급 아이템의 숨겨진 효과를 발휘하게 해준다니.
‘원래 다른 아이템의 숨겨진 효과를 발동시켜 주는 아이템은 귀해.’
시현이 마른침을 삼켰다.
‘회귀 전에도 A등급 아이템의 숨겨진 효과를 드러내게 하는 걸 본 게 고작인데 EX등급이라니…….’
로키가 건넨 아이템을 보며.
시현의 동공이 흔들렸다.
[어때? 이 정도면 마음에 들어?]물론 이게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티알피가 시현에게 당장 쓸모없기도 했고.
자신이 강해져 신들 사이를 분열시키길 바라는 로키가 자신에게 해가 될 걸 챙겨주리란 생각은 할 수 없었다.
“……좋아. 데려가.”
시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촤르르륵.
타락한 영광의 영역에 있던 촉수가 그대로 사라지고, 티알피는 자유의 몸이 되었다.
[쯔쯔쯔. 아무리 회귀자라지만 인간한테 당하다니.]티알피를 공주님 안기로 안은 여성 로키가 혀를 끌끌 찼다.
[그럼 난 가볼게.]“그래.”
그렇게 본인 용건을 마친 로키는.
시현을 향해 허공 키스를 날린 뒤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회색 지대에서 퇴장합니다.] [엘리시움 평야로 이동합니다.]이윽고 돌아온 엘리시움 평야.
이곳엔 다른 플레이어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오 왔다.”
“타락왕 이시현.”
“한국의 왕인가 그럼?”
“몰랐는데 왕격을 갖춘 유일한 플레이어라며?”
“그게 뭔데?”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반대로.
시현은 그들에게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어차피 이 녀석들과는 볼일이 많이 없어.’
물론 이 녀석들과 친해지면 좋긴 하다.
여기까지 왔다는 건 앞으로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훗날 벌어질 재앙에서도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테니까.
‘아니. 사실 다음 대재앙을 생각해 보면 당장 친해지는 게 유리할지도 모르지.’
다섯 번째 대재앙 ‘아이언 메이즈’.
‘그곳’에선 일시적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설픈 협력 관계를 생성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헤라.”
시현의 부름에.
주변에 마력이 일렁이더니, 모든 소리를 차단하는 막이 생성되었다.
그리고 그 막 한가운데에서 보고만 있어도 화려한 양귀비에 둘러싸인.
영혼 형태의 여신이 팔짱을 낀 채 시현을 노려봤다.
[그래. 뻔뻔하게도 이제야 오셨네?]“뭐. 엄밀히 따지면 약속을 안 지키진 않았어.”
[뭐?]“애초에 조건은 내가 ‘제우스의 세력’을 제거하거나 타락시키면 그 대가로 보상을 강화해 주겠다는 것이었으니. 게다가 한국엔 제우스 세력이 많이 없잖아. 중국을 제외한 동아시아 쪽은 헤라, 당신 파벌이 고군분투하고 있으니까.”
시현의 말에 틀린 게 없었기에.
헤라가 피식 웃었다.
[뭐. 네가 말한 대로면 다음 대재앙 때부터 알아서 잘하겠지.]“그럼. 그럼. 그나저나 에덴의 대천사들은 왜 안 보이는 거지?”
[체면 때문이지 뭐. 최근에 러시아에서 벌어진 사건과 네가 만든 사건 때문에 에덴의 위상이 별로야.]헤라가 장난스럽게 시현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지옥한테 좀 밀리는 모양이야. 내분도 조금 있는 모양이고.]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리엘을 찾아가 봐.”
[사리엘? 죽음의 대천사?]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응. 에덴의 대천사들이 여기 오지 않아서 난 직접 만나지 못하겠지만…… 둘이 아주 통하는 부분이 많을걸?”
[좋아.]그 말을 들은 헤라가 호호 웃으며 양귀비들과 함께 사라졌다.
[그럼 또 기대하고 있을게.]“그래. 제우스를 끌어내리는 그날까지.”
그렇게 또 하나 분열의 씨앗을 심고, 몇 시간 후.
[신들의 연회가 종료됩니다.] [서울로 복귀합니다.]시현의 몸이 다시 하남, 소내섬으로 이동되었다.
파아아앗!
“우웅…… 5분만 더.”
시현이 돌아온 그때.
하얀 빛무리 때문에 침대 위에 있던 천유리가 뒹굴거렸다.
현재 시각은 새벽 5시.
‘일어나긴 이른 시간이지.’
그래도 침대에서 뒤척이는 걸 보니 어느 정도 몸은 회복한 모양이었다.
“으응…….”
그렇게 몇 분 동안 천유리를 바라보다 다음 재앙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
“시현 씨?”
“일어나셨어요?”
천유리가 일어나 배시시 웃었다.
“일어나자마자 시현 씨 얼굴을 보다니…… 여긴 천국인가요?”
“왜 갑자기 이상한 소릴 하세요?”
“전 분명 죽었으니까요. 시현 씨는 아직 이곳으로 안 오셨으면 좋겠는데…….”
이내 헛소리를 조금 더 웅얼거리던 천유리는 계속해 웃고 있는 시현을 보면서 지금 이 상황이 ‘현실’이란 걸 깨달았다.
“어? 어어어…….”
“이제 정신이 들어요?”
방금 자신이 했던 말이 떠오른 천유리의 얼굴이 붉어졌다.
‘시, 시현 씨 얼굴을 본다고 천국이라니……. 이건 거의 고백이잖아?’
슬쩍 시현의 얼굴을 본 천유리의 얼굴이 더 빨갛게 달아올랐다.
안 그래도 자신을 놀리기 좋아하는 시현인데.
이걸 빌미로 또 어떻게 놀릴지.
뭐라고 할지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물론 이 놀림에 대한 걱정은 자신이 시현을 좋아한다는 마음이 들키는 것에 비해서는 굉장히 사소했다.
“그, 그, 그…… 그그…….”
“크크크.”
의외로 별말을 안 한 시현은 손가락으로 홀로그램 창을 가리킬 뿐이었다.
“일단 이거나 보죠.”
“……네? 네네.”
어떻게 잘 넘어갔다고 판단한 천유리는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대재앙의 종료를 알리는 메시지 창으로 시선을 옮겼다.
‘못 들으신 건가? 아니야. 이 거리에서 못 들을 리는 없는데? 아, 몰라!’
천유리는 애써 지금 상황을 무시하며 메시지에 집중했다.
하지만 자꾸만 시선이 시현의 얼굴 쪽으로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MVP: 타락왕 이시현.] [MVP 보상으로 200,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개인 보상이 주어집니다.] [타락왕 이시현 님께선 총 ……마리의 레드 엘프를 처치하였습니다.]……
[타락왕 이시현 님께선 총 ……마리의 하이 엘프를 처치하였습니다.] [타락왕 이시현 님께선 하이브 퀸 ‘와스프’를 처치하였습니다.] [타락왕 이시현 님께선 엘프 4장로 ‘마인드룰’을 처치하였습니다.] [타락왕 이시현 님께선 엘프 3장로 ‘네이쳐밤’을 처치하였습니다.] [‘신’들의 개입이 있었기 때문에 공헌도가 상승합니다.] [이벤트, [엘리시움 게임!>의 보상으로 보상이 추가됩니다.]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단순 업적으로만 봐도 1, 2, 3번째 대재앙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큰 활약을 했어.’
서영우와 다콘, 그리고 오크쟌이 잡은 수많은 하이 엘프들.
그리고 박나은이 알파병과 함께 처치한 세 번째 대재앙의 최종 보스 ‘와스프’까지.
권속이 잡은 건 시현이 잡은 걸로 처리되었기 때문에.
이 모든 게 공헌도에 추가되었다.
거기에 시현이 직접 잡은 하이 엘프들과 두 장로들.
‘자, 시스템은 과연.’
시현의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어떤 보상을 줄까?’
[칭호, [엘프 슬레이어(S)>를 획득하였습니다.] [다섯 번째 대재앙 종료까지 버프, ‘대천사의 은총(S)’이 지속됩니다.] [아이템, ‘풍요의 비료(A)’를 획득합니다.] [아이템, ‘스킬북: 룬 강화(S)’를 획득합니다.] [아이템, ‘S등급 아이템 교환권(S)’을 획득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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