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5)
신의 천적, 회귀하다 015화
15. 대재앙
[성유물: 눈 잃은 천사의 검(B)]#‘서울 동부 제1 지역’의 첫 번째 성유물입니다.
#네 번째 MVP 보상입니다.
▶주 무기(한 손 검)
▶효과
[신성력 +15] [공격 속도 +20%] [공격력 +20]이 검으로 적에게 상처를 공격할 시 20%의 추가 대미지를 줍니다.
*‘악마’ 종족에게는 2배의 효과를 지닙니다.
*‘천사’ 종족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성유물(聖遺物).
악마를 잡기 위해 천사들이 만든 특별한 아이템으로.
악마에겐 효과가 크지만 천사에겐 효과가 적다는 특징이 있었다.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분홍빛 검에 대한 시현의 평가는 딱 한 줄이었다.
‘쓸 만해.’
시현이 목표로 하는 신의 아이템 중 ‘주 무기’를 얻기 전까지.
이 성유물은 상당히 쓸 만한 검이었다.
물론 B등급이라는 높은 등급의 아이템인 만큼 임시로 사용하기엔 과하게 좋은 점도 있었지만.
시현이 얻고자 하는 아이템에 비하면 별로 좋은 편도 아니었다.
[뒤이어 다섯 번째 재앙이 시작됩니다.] [경고! 다섯 번째 재앙은 대재앙입니다!] [다섯 번째 재앙은 ‘그린 스웜’입니다.] [다섯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 30일.]뒤이어 메시지가 울려왔다.
“대재앙?”
“그린 스웜이라고? 이게 무슨…….”
“어어?”
심상치 않아 보이는 메시지에.
플레이어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대재앙이고 나발이고 나중에 파악하고! 일단 정리부터 해라!”
그나마 서영우가 상황 수습부터 서두른 덕분에.
플레이어들이 서둘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실 제일 불안한 건 서영우였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수많은 플레이어들을 책임지고 있는 몸이었으니까.
“형님. 저게 무슨?”
서영우가 시현을 쳐다보며 물었다.
“대재앙이라.”
시현이 모르는 척하며 등을 돌렸다.
“예언의 힘을 발동해서 알아봐야겠어.”
‘여긴가?’
네 번째 재앙이 끝난 뒤.
한 여성이 길을 걸으며 중얼거렸다.
‘여기에 MVP 1위와 3위가 동시에 있다는 말이지?’
푸른 로브를 뒤집어쓴 채.
한 여성이 온몸을 덜덜 떨며 동산 앞에 도착했다.
로브로 가려져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그녀를 무시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뒤로는 같은 색 로브를 뒤집어쓴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법사님 여긴……?”
“동산이란 곳이라고 합니다.”
“네. 서영우라는 사람이 이끄는 성기사, 사제들의…….”
이내 그녀의 곁으로 다가온 다른 플레이어들이 하나둘 정보를 건네기 시작했다.
“고마워요.”
그렇게 대답한 여성, 천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냉기의 마법사, 천유리.
얼음 속성을 주로 쓰는 그녀는 네 번째 재앙에서 거의 홀로 활약하며 그렘린들을 죽여댔었다.
그녀가 가진 냉기의 특성 덕분에 그렘린 사체들은 뭉치지도 못했기에.
그녀는 당당히 MVP 2위라는 자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런 천유리의 주변으론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그들이 말해준 덕분에 천유리는 MVP 1위와 3위가 한곳에 모여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지금은 힘을 합쳐야 해. 저들이 날 찾아오지 않는다면…… 내 쪽에서 찾아가야지.’
뒤이어 나온 메시지에.
천유리는 불안했다.
이전과는 다른 경고성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대재앙’.
그것에 대비하기 위해선 지역 내 모든 플레이어들이 힘을 합쳐야만 했으니까.
“어?”
“이게 무슨…….”
“비상종 울려! 어서!”
갑작스레 나타난 수백의 마법 계열 플레이어들을 본 병사들이 비상종을 울렸다.
얼핏 봐도 심상치 않은 숫자였기 때문이었다.
스스슥.
천유리는 사람들을 이끌고, 동산 주변의 사람들에게 다가왔다.
‘무슨 냉기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 이런 냉기가?’
‘곧 여름인데……?’
나름 플레이어라 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으며, 훈련도 매일 받는 병사들이었지만.
느껴지는 냉기엔 어쩔 수 없이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말 좀 전해주세요.”
그런 그들에게.
천유리가 입을 열어 말했다.
“냉기의 마법사, 천유리가 이시현 님과 서영우 님을 뵙길 원한다고.”
같은 시각.
시현은 아스트라페를 이용해 계속해 서지혜를 치료해 주고 있었다.
사실, 치료랄 것도 없었다.
서지혜를 치료해 주는 일은 그냥 아스트라페가 번개를 흡수하는 일에 그치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영우가 말이에요 어릴 땐…….”
“겁먹어 바지에 오줌을 싸면서도 돈 뺏는 일진들하고 싸웠다고요? 심지어 이겼어요?”
“그렇다니까요! 그땐 얼마나 놀랐는지…….”
“……누나. 그런 이야기까지 할 필욘 없는데.”
“이야…… 이걸 상남자라 해야 할지 하남자라 해야 할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서지혜와 시현은 엄청나게 가까워진 상태였다.
그럴 만도 했다.
어차피 시현은 아스트라페 때문에 이곳에 있어야 할 시간이 많았는데.
그때 가만히 있기엔 조금 심심했던 것이다.
서영우의 입장에서도 시현은 자신의 누나에게 잘해주며.
자신이 이끄는 동산에 사망자가 없도록 도와준 은인이었기 때문에.
시현을 상당히 신뢰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래. 상남자로 결정했다. 영우야. 영광으로 알아라. 형한테 상남자로 인정받은 애들은 극소수니까.”
“……에휴. 또 놀리기 시작하시네.”
자신을 놀려대는 누나와 형 때문에.
서영우가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웃고 있었다.
‘이런 평범한 일상이 다시 찾아올 거란 생각은 못 했는데 말이야.’
그렇게 서로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똑똑.
누군가 노크했다.
“무슨 일이지?”
어느덧 표정 관리를 한 서영우가 한 성기사에게 물었다.
“큰일입니다! 냉기의 마법사, 천유리라는 인물이 수백의 마법사들을 이끌고 이곳에 찾아왔습니다.”
“천유리?”
그 소리를 들은 시현이 고개를 돌렸다.
“알았다. 곧 나가마. 내 집무실로 안내하도록.”
“네. 구원자님.”
그렇게 병사를 내보낸 후.
서영우가 고개를 돌렸다.
앞은 보이지 않았으나, 시현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천유리라…… 아는 분입니까?”
“MVP 2위였잖아.”
“……아.”
그때서야 서영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기억 속에 귓가에 울려 퍼졌던 메시지가 떠올랐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래. 힘을 합치자고 찾아왔겠지. 다음 재앙이 대재앙이니까.”
“대재앙이 뭔지 알고 있는 걸까요?”
“그럴 가능성은 드물어. 예언자가 아니라 마법사라고 소개했으니까. 다만…… 경고 메시지도 있었으니 불안한 거겠지.”
“……과연.”
“그럼 저희는 다녀오겠습니다. 누님.”
“네. 다녀오세요.”
“다녀올게. 누나.”
그렇게 인사를 하며.
시현과 서영우가 방 밖으로 나섰다.
“오셨습니까?”
“……안녕하세요.”
이윽고 서영우의 집무실에 도착한 둘은 우두커니 서 있는 한 마법사를 볼 수 있었다.
마법사, 천유리는 티 나지 않게 몸을 떨면서 주변 안개를 경계하고 있었는데.
그 증거로 몸 주변엔 냉기가 휘감기고 있었다.
“이시현입니다.”
“천유리입니다.”
“서영우입니다.”
송파구의 이시현.
강동구의 서영우.
광진구의 천유리.
각 지역을 대표하는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들이 드디어 한자리에 모였다.
‘천유리라면 먼저 올 줄 알았지.’
그렇게 생각한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은근히 성격이 급하단 말이야.’
천유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시현이었기에.
그녀의 행동을 어느 정도는 예측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올 때까지 그냥 기다렸다.
그녀라면 먼저 올 줄 알았으니까.
“……협력을 원하는 주제에 얼굴을 가리는 것도 예의가 아니겠죠.”
그렇게 중얼거린 천유리가 로브를 벗었다.
창백해 보일 정도로 새하얀 피부와 커다란 눈동자, 맑은 눈망울, 기다란 은발.
사용하는 힘에 어울리는, 한없이 차가울 것 같은 냉미녀였다.
“정식으로 인사드리죠. 냉기의 마법사 천유리입니다.”
“네. 반가워요.”
시현이 손을 내밀었다.
잠시 고민하던 천유리가 손을 내밀어 시현의 손을 잡았다.
‘……역시 차갑네.’
천유리의 손에서 느껴져 오는 냉기에.
시현이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저 고질병 때문에 그렇게 고생하다 죽었었는데.’
회귀 전, 천유리는 시현 일행에 가장 먼저 합류한 동료임과 동시에.
제일 먼저 죽었던 동료이기도 했다.
마수나 신의 공격이 아닌 고질병 때문이었다.
이왕 회귀했으니 동료였던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 둘 순 없는 노릇.
‘다행히 난 병을 치료할 방법을 알고 있지.’
시현과 함께했던 4명의 동료.
이번 삶에선 시현은 그들 중 그 누구도 죽지 않게 할 생각이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말이다.
“……손 좀 놓아주시겠어요?”
“아. 죄송합니다.”
재빨리 손을 뺀 후.
시현이 헛기침을 하며 물었다.
“그래서 저희는 왜 찾아오신 겁니까?”
“대재앙. 거기에 함께 맞서기 위해서입니다.”
“그건 동의합니다. 대재앙은 모든 플레이어들이 힘을 합쳐도 이길 수 있을까 말까 한 재앙이거든요.”
“대재앙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알죠.”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제 특성이 예언자 특성이거든요.”
“그렇군요. 말로만 듣던 예언자라.”
잠시 시현을 뚫어져라 쳐다본 후.
천유리는 옆에 있던 서영우와도 악수를 했다.
“뭐. 시간 끌 거 없으니 가장 궁금한 거부터 알려 드리죠. 대재앙에 대해서요.”
“……대재앙이 도대체 뭐죠?”
“대재앙이란. 말 그대로 거대한 재앙입니다. 다섯 번째 배수마다 나오는 특수한 이벤트인데…… 큰 역경이 두 가지 있습니다.”
“두 가지나요?”
대재앙에 대해서는 서영우도 처음 듣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도 시현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첫 번째 역경은 마수들. 첫 번째 재앙에서 나온 고블린부터 그린 스네이크, 프로그맨, 그리고 그렘린까지 이 녀석들이 전부 다 튀어나온단 겁니다.”
“네?”
“전부 다요?”
놀란 둘의 모습에 쐐기라도 박듯.
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부 다. 심지어 각 마수들을 대표하는 ‘군단장’ 개체들까지 나오니 그야말로 대재앙이지.”
군단장.
각 마수 군단을 이끄는 장으로, 평범한 마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강함을 가진 마수들이었다.
녀석들은 현재 시현의 힘으로도 홀로 상대하긴 힘든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
“그럼 두 번째 역경은 뭐죠?”
“두 번째 역경은 신의 개입입니다.”
“신의 개입이요?”
“네. 5의 배수가 되는 대재앙에서는 신들이 개입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간접적인 방법에 그치지 않지만…… 그 영향력이 생각보다 강력해서요.”
“‘개입’이라 하면 신들이 저희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시현은 알고 있었다.
신들이 그럴 리 없다는 것을.
신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플레이어들을 가지고 놀면서 재미를 느끼는 것.
애초에 ‘신의 개입’이란 시스템은 플레이어들이 너무 마수들을 몰아붙이면 재미없을까 봐 만든 것.
신들은 마수를 도우면 도왔지 인간을 도울 리는 거의 없었다.
‘그리고…… 내가 아이템을 뺏어와 화난 양반들도 있을 테고.’
제우스의 아스트라페.
헤라의 키비시스.
미카엘의 성스러운 영광.
이 세 아이템이 있는 한.
신들은 이걸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기를 쓰고 시현을 죽이려 할 것이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신들이 개입하면 할수록 녀석들에게 가해지는 페널티도 커지고.
신들이 개입하면 할수록 이를 극복했을 때 보상이 커지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좋지. 빠르게 강해질 수 있으니까.’
생각과는 달리 대재앙이 강력하단 걸 알아서일까?
천유리와 서영우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걱정 마세요. 우리 다 겪어봤잖아요. 이제 녀석들의 약점을 알고 대비하면 됩니다.”
시현이 둘의 어깨를 동시에 두드렸다.
“나만 믿어요. 둘 다. 우린 할 수 있습니다.”
씨익.
“힘을 합치면 대재앙 따위야 이겨낼 수 있어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