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51)
신의 천적, 회귀하다 151화
99. 태양원반(2)
[스물한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 38일.]대재앙, ‘세계수 수호자’가 끝난 뒤 정확히 일주일.
무려 3일간이나 이어진 축제 기간을 뒤로하고.
소내섬을 중심으로 한 경기도 외곽지역은 바쁘게 돌아갔다.
대장장이 오영일은 재앙으로 인해 파손된 플레이어들의 장비를 수리해 주거나.
키비시스로 얻은 새 아이템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템들을 만들어주었고.
오인수는 박나은의 스파르토이들을 이끌고 무너진 건물을 재건하거나 유지, 보수 작업을 시작했다.
역시 전쟁 중이 아닌 병사들은 건축에 쓰는 게 효율적이었다.
그 병사들이 로봇처럼 어떤 감정도, 욕구도 없는 존재들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세 번째 대재앙, ‘퀸즈 스웜’의 지배자이자 그들을 이끌어 엘프들을 도우려 참전한 여왕 ‘와스넷’.
그녀를 처치해 왕홀을 획득하고, 그 안에 있던 넥타르를 무려 한 컵이나 추출 중인 박나은은 기세등등하게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오크쟌과 서영우, 다콘은 돌아가면서 대련해 실력을 키웠고.
그중 특히 서영우와 다콘은 세계수를 돌보기까지 했다.
장도현, 김현지, 장희수 세 가족은 시현이 준 ‘특별 가족 휴가’로 어디론가 놀러 간 상황.
서천꽃밭으로 간 천유리는 오랜만에 간 본가에서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모두가 바쁘면서도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와중.
시현은…….
-키에에엑!
새로 얻은 아이템, 태양원반에 기생하고 있는 뱀의 신, 메헨을 다그치고 있었다.
“어서 안 불어?”
-크흐흑……. 인간 내가 그까짓 걸로…….
은빛깔 뱀은 엄연한 신.
그것도 절대신이자 고대신인 ‘라’를 오랜 시간 보좌해 온 상급 신이었다.
비록 지금은 시현의 힘에 맞게 약해진 상태라고는 하나.
그 정신력은 순순히 굴복시킬 수 없는 종류였다.
-키야아아아아! 감히 상급 신에게 꿀밤을 먹이다니! 인간 주제에! 인간 주제에!
“뭐래, 기생 뱀이.”
꿀밤 몇 대, 그리고 꼬리를 잡고 빙글빙글 돌려도 녀석이 E등급 특수 효과 [메헨>에 대한 설명을 해주지 않고,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협조를 안 하니.
시현으로선 답답할 노릇이었다.
“흐음…… 그렇단 말이지?”
안 되겠다고 느낀 것인지.
시현이 키비시스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헉! 저, 저건…….
젤리와 액체 중간, 그 어딘가의 모습으로 찰랑이는 금빛 물질을 본 메헨의 눈동자가 세로로 길게 늘어졌다.
“이래도 안 불어?”
꿀꺽.
넥타르.
그곳에서 느껴지는 향에 메헨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그, 그런다고 불 것 같아?
“싫으면 말고. 그냥 내가 다 먹어야겠다. 이 맛이 너무 뛰어나 올림포스 신들도 함부로 먹진 못한다지?”
-자, 자, 잠깐!
다급한 메헨의 말에.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어설프긴.’
회귀 전.
이집트를 관장하는 세계, 벤벤의 주신 ‘오시리스’를 구해 그와 친하게 지냈던 시현은.
그에게서 각종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세트, 호루스, 네프티스, 이시스, 토트, 역대 파라오들.
그중엔 지금 눈 앞에 있는 ‘메헨’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나도 메헨에 대해선 잘 몰라. 하지만 이거 하난 알고 있지.’
오시리스의 말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그놈은 식탐이 엄청 강해. 위대하신 태양의 곁에 있으면서 에너지만 흡수해도 살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평생 뭘 먹어본 적이 없거든. 그 외의 사실은 잘 모르겠네.’
회귀 전, 혹시 몰라 틈날 때마다 여러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 다행이었다 생각하며.
시현이 넥타르가 든 병을 흔들었다.
[넥타르(EX)]#올림포스 신들이 연회 때마다 마시는, 향기로운 꿀과 같이 달콤한 물질입니다.
▶재료 아이템
▶효과
???? ? ? ????.
물론 아직 박나은이 추출한 넥타르는 한 컵이 아닌 한 모금에 불과했지만.
평생 먹을 걸 먹지 못한 메헨에게 있어선 저만한 유혹이 없었다.
꿀꺽.
‘효과가 적혀 있진 않지만. 뭐 이래 보여도 상급신이니까 먹고 죽진 않겠지.’
혀를 날름거리며 입가의 침을 닦는 녀석을 보며.
시현이 넥타르를 입가로 가져다 대었다.
-아, 알았어! 알려줄게.
“먼저 알려줘.”
-아니? 먼저 줘.
“널 못 믿겠는데.”
-어허! 난 가장 밝고 찬란하며 위대하신 태양을 보좌하는 신, 메헨. 내 지위와 이름이 있는데 먹고 입을 싹 닫을 것 같으냐?
“어.”
-……?
“네 하는 짓을 봐. 우리 희수보다 더 어린 거 같아.”
-크, 크흑…… 날 그런 어린 인간과 비교하다니……. 수치로다. 수치야!
“정 안 되겠으면 맹세라도 하든가.”
신의 맹세.
신의 지위와 이름을 걸고 하는 맹세로.
이를 어기면 신격을 잃는, 엄청난 페널티가 있었다.
-무슨 넥타르 한 모금 마시는데 맹세까지 한단 말이냐?
“싫으면 이건 내가 깔끔히 먹…….”
-아, 알았다! 알았다고. 이…… 이 악마 같은 놈!
“신들에게 있어서 악마 같다는 거지? 극찬 고맙다?”
신의 맹세엔 여러 종류가 있다.
시현은 그중 가장 유명하며, 효과가 강력한 ‘스틱스 강의 맹세’까지 받아낸 후에야 메헨에게 넥타르를 먹였다.
-우움…… 캬하아…….
아저씨가 오랜만에 만 소맥을 먹는 듯한 효과음을 내더니.
메헨은 얼굴을 상기시킨 채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맛이지…… 이 맛이야.
그리고 그 순간.
[아이템, ‘태양원반(D)’이 ‘넥타르(EX)’를 섭취하였습니다.] [아이템, ‘태양원반(D)’의 숙련도가 미친 듯이 상승합니다!] [아이템, ‘태양원반(D)’의 숙련도가 LV.10에 도달하였습니다.] [아이템, ‘태양원반(D)’가 C등급으로 승격됩니다.] [특성, ‘초월의 무기고(EX)’ 특수 효과가 발동됩니다.]‘뭐야?’
시현은 어울리지 않게 당황까지 하며 아이템을 살폈다.
‘뭐…… 버근가?’
[태양원반(C)]……
▶C등급 특수 효과
[태양강림>마력에 비례한 강력한 태양을 소환합니다.
확인 결과, 버그 따위가 아니었다.
메헨과 태양원반은 한 몸이었고.
메헨이 EX등급 아이템인 넥타르를 섭취함과 동시에 그 숙련도가 미친 듯이 상승해 버린 것이었다.
‘…….’
-크흠…… 근데 더 없나?
살짝 아쉬운 듯 쩝쩝거리는 메헨을 보며.
시현이 눈을 빛냈다.
‘좋아.’
씨익.
‘이 녀석을 살찌우면 숙련도가 덤으로 올라간단 소리지?’
그렇다고 식고문을 해 이 녀석을 만족시켜 줄 생각은 없었다.
적당한 음식으로 달래며 협력을 이끌어내고, 보상으로 먹을 걸 주면서 숙련도까지 올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었다.
***
-크흠……. 맹세는 맹세니 알려줘야겠지.
“징하다 징해. 30분 동안이나 더 달라고 찡찡대다가 이제야 알려준다니.”
-크흐으으음…….
민망한 듯 헛기침을 한 뒤.
메헨이 자신의 특수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내가 가진 힘은 ‘연계’를 기억하는 거다. 뭐, 예를 들면 네가 맨날 하는 거 있지 않느냐?
“맨날 하는 거?”
-그래. 아스트라페를 천총운검에 덧씌운다든지. 천총운검의 핏빛 폭풍과 타락한 영광을 연계해 공격력과 관통력을 높이는 것 말이다.
“그래. 말 그대로 연계지…….”
-내 힘이 있으면 그걸 따로따로 써 조합할 필요가 없다. 내가 미리 기억하고 그대로 발동시키는 거니까.
“그런…….”
그 말을 들은 시현의 눈이 커졌다.
‘생각보다 훨씬 대박이잖아?’
일종의 ‘연계기’를 아무런 조건 없이 발동하는 효과인 것 같았다.
‘그 동안 다른 아이템들을 연계시키려면 순차적으로, 일정한 힘을 넣어서 발동시켜야 했는데.’
메헨이 기억해 발동한다면.
힘들게 이런 과정 없이 ‘자동으로’ 아이템 간의 연계를 발동시킬 수 있는 모양이었다.
‘무슨 인공 AI 같은 건가? 라 정도 되는 신이 왜 옆에 두고 부려먹었는지 알 만하네. 조금 뺀질대긴 하지만.’
하지만 이렇게 말로만 들어선 실감도 안 나고, 실전에선 써먹을 수 없는 법.
소내섬을 벗어나, 남양주 위쪽으로 온 시현은 메헨의 말대로 몇 가지 것들을 실험해 보았다.
[아이템, ‘태양원반(C)’에 연계기를 등록합니다.] [▶타락한 영광(C): [식탐>] [▶타락한 영광(C): [마기 순환>] [▶천총운검(C): [혈검>] [메헨이 연계기, [혈식검>을 기억합니다.]“근데 이럴거면 D등급 특수 효과인 [태양 용광로>와 별 다를 것도 없는 거 아닌가?”
-다르지. 멍청한 인간.
드디어 아는 게 나왔다는 듯.
메헨이 짐짓 아는 체를 했다.
-[태양 용광로>는 정해진 결과값을 정해두고 아이템이나 스킬 등을 조합하는 효과지. 그리고 결과값이 도출되면 그 과정은 전부 다 삭제되고.
“그래. 그럼 네가 기억하는 연계기는 단순히 내가 발동시키는 거니까…… 굳이 연계를 하지 않고 따로 발동시킬 수도 있다는 거네. ‘미리 정해진’ 대로 쓰지 않아도 되고 말이야.”
-위력은 조금 약할지 몰라도 자유롭다는 게 특징이랄까?
그 말을 들은 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계되는 스킬이나 아이템에 제한은 없는 건가?”
-없어. 후후후. 위대하신 태양의 보좌관인 이 몸께서 한계가 있을리 없…….
본인 자랑은 깔끔히 무시한 뒤.
시현은 계속해 연계기를 등록했다.
[아이템, ‘태양원반(C)’에 연계기를 등록합니다.] [▶키비시스(A): [백 개의 눈>] [▶타락한 영광(C): [식탐>] [▶밤의 장막(C): [밤의 장막>,[밤의 손아귀>] [▶솔로몬의 반지(D): [정령 지배>, [악마 지배>] [메헨이 연계기, [보랏빛 재앙>을 기억합니다.] [아이템, ‘태양원반(C)’에 연계기를 등록합니다.] [▶아스트라페(A): [뇌신화>] [▶타락한 영광(C): [분노>] [메헨이 연계기, [뇌신>을 기억합니다.]그렇게 한참 후에야 연계를 조합시키는 걸 끝낸 뒤.
시현이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사용했을 때 확실히 빨라. 캐스팅 속도로 따지면 몇 배나 가속된 느낌이야.’
전투를 할 때 1, 2초 차이로 승부가 결정된다는 걸 생각해 보면.
메헨의 연계기 기억은 확실히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필살기와 다름없는 [뇌신화>와 [분노>의 조합이 가장 마음에 드네.’
그렇게 중얼거린 시현인 키비시스에서 사탕 하나를 꺼내 메헨에게 던졌다.
-뭐냐? 이건?
본능적으로 그걸 낚아챈 메헨이 입에 넣고 먹었다.
-오오오! 이 달콤한 음식은 대체…….
“포상이야. 앞으로 도와주면 많이 줄 테니 분발하라고.”
-내가 이런 것에 넘어갈 줄 아느냐!
말과는 달리.
메헨은 이미 혀를 이용해 사탕을 미친 듯이 햝고 있었다.
‘생각보다 단순한 놈이네.’
그렇게 중얼거린 시현이 몇 개의 연계기를 추가로 발동시켰다.
***
[스물한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 30일.]그렇게 연계기에 빠져 산 지 며칠.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시현은 어느덧 다음 재앙까지 30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후회는 없었다.
그동안 연계기를 펼치는 데 익숙해졌고, 메헨을 다루는 법에도 많이 익숙해졌으니.
‘그냥…… 사탕 몇 개 주면 알아서 하는구나.’
녀석에게 몇 개의 간식을 줘본 결과.
특히나 달달한 음식을 좋아한단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암…… 지겹지도 않나, 인간?
“익숙해지는 게 우선이니까. 뭐, 슬슬 몸에 익었기도 하고. 네가 지루해하는 것 같으니 다른 걸 해볼까?”
-다른 거라니?
‘어차피 해야 할 게 있거든.’
뒷말은 삼킨 채.
시현이 상태창을 열고, 그곳에 있는 클래스 ‘타락을 부르는 자’를 터치했다.
[레벨 90을 달성하였습니다.] [히든 클래스, ‘타락을 부르는 자’의 새로운 스킬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히든 클래스, ‘타락을 부르는 자’의 새로운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단, 스킬이나 아이템 중 하나만 얻을 수 있습니다.]이번에 얻어야 하는 건 아이템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여태까지 시현이 얻은 여러 스킬.
이것들과 ‘합성’해야 할 재료로 사용하기 위함이었다.
“그럼 [태양 용광로>를 이용해 조합해 보자고.”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