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54)
신의 천적, 회귀하다 154화
101. 용암 호수(1)
[스물한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 5분.]다음 재앙까지 남은 시간 5분.
시현이 남양주의 빈터를 둘러봤다.
“장난 아니네요.”
“그…… 제가 원해서 그런 건 아니에요.”
시현의 뒤에서 천유리가 얼굴을 붉히며 걸어왔다.
“알죠.”
9일 전.
천유리를 한계까지 몰아넣은 덕분에 시현은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용(龍), 혹은 드래곤(Dragon).
천사나 악마에 버금가는 이 초월체들의 힘들 중 ‘극히 일부’를 천유리가 이어받은 것이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명백한 증거와 근거가 있었기에, 시현과 천유리 둘 다 그 원인은 알 수 있었다.
“설마 화룡의 역린이 용의 힘까지 줄 줄이야…….”
“그러게요. 시현 씨도 모르셨잖아요. 어쩔 수 없죠.”
“네. 그러게요.”
시현이 천유리를 치료하기 위해 ‘화룡의 역린(SS)’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시현이 아는 아이템들 중 그 아이템이 가장 많은 열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었다.
‘회귀 전, 화룡의 역린을 사용했을 땐 이런 부작용이 존재하지 않았어. 그런데 왜 이제 와서……. 회귀 전에 천유리가 치료를 목적으로 한 마법과 관련이 있는 건가?’
여러 가지 가설이 있었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두 가지 사실 뿐이었다.
‘첫 번째. 천유리가 가진 용의 힘은 아무 때나 나오지 않아. 지금은 일단 한계치까지 다다랐을 때만 튀어나오지.’
지난 10일 동안 잠과 식사를 아끼면서까지 천유리와 수많은 훈련을 했지만.
천유리는 결국 용의 힘을 자력으로 이끌어내지 못했다.
‘하긴. 10일은 너무 짧은 시간이지. 용의 힘이 엄청나다는 걸 감안하면 말이야.’
시현이 천유리를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두 번째. 천유리의 힘은 상상 이상이야.’
시현이 다시 앞을 보며 중얼거렸다.
시현이 새로 얻은 스킬, ‘천뢰(EX)’가 휩쓸고 간 이곳에.
몇 개의 거대한 크레이터가 남겨져 있는 상태였는데.
범위는 몰라도 한 곳에 집중되는 ‘파괴력’만큼은 천뢰에 결코 뒤지지 않는 흔적이었다.
‘용족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브레스의 힘이니…… 마음 같아선 옆에 붙어 더 알려주고 싶지만.’
이제 1일 후면 재앙이 벌어지는 상황.
이제 더 이상의 연구나 수련은 의미가 없었다.
“그래도 마음은 놓이네요.”
“왜요? 저 두드려 패서요?”
천유리가 입술을 삐죽였다.
“아…… 그, 그건…… 어쩔 수 없었다고요. 아시잖아요.”
“뭐. 알죠.”
천유리가 장난이었다는 듯 시현의 어깨를 툭 치며 웃었다.
“시현 씨 마음이 어떤지.”
‘음…… 당한 건가?’
“덕분에 이제 시현 씨를 두고 망설이지 않는다고요. 각오해요. 도플갱어 오면 싹 다 쓸어버릴 테니까.”
이제 천유리는 시현을 공격하지 못하는 나약한 마음을 완전히 버린 상태.
시현의 목소리로 말하고, 외모로 홀리는 도플갱어가 나와도 망설이지 않고 녀석들을 죽여 버릴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이 여리다고 생각했는데 뒤끝은 없어서 다행이네.’
그렇게 피식 웃은 시현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가 없는 동안 다른 일행이 이곳을 잘 맡아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안심하고 이계로 갈 수 있었다.
“준비되셨죠?”
“그럼요.”
그렇게 천유리와 시현이 두 눈을 마주친 순간.
[스물한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 0초.]메시지가 울려 퍼졌다.
***
[경고! 21~25번째 재앙이 통합됩니다!] [대재앙이 시작됩니다.] [대재앙은 ‘아이언 메이즈’입니다.] [메인 퀘스트, [아이언 메이즈>를 획득하였습니다.] [메인 퀘스트: 아이언 메이즈>▶목표: 아이언 메이즈 돌파.
▶보상: ???
▶실패 시: 페널티 없음.
[다섯 번째 대재앙 종료까지 남은 시간: –] [원하는 플레이어에 한해, 아이언 메이즈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 [▶입장료: 50,000포인트.]메인 퀘스트, 아이언 메이즈.
이곳에 적혀 있는 대로 희망자에 한해서만 아이언 메이즈로 입장할 수 있다.
아이언 메이즈에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페널티가 없었기에.
안전을 원한다면 그냥 지구에 머무르는 것도 방법이었다.
어차피 서로 죽이거나 강원도처럼 재앙을 클리어하지 못한 지역을 사냥하면 경험치와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으니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이번 아이언 메이즈의 테마라고도 볼 수 있었다.
‘입장료도 꽤 비싼 편이지만…… 못 투자할 것도 아니지.’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모르겠지만.
아이언 메이즈는 말 그대로 드워프들이 만든 미로이자, 소굴.
그런 만큼 그들이 만들어놓은 각종 아이템과 보물, 아티팩트들이 넘쳐났다.
[50,000포인트를 지불하였습니다.] [아이언 메이즈에 입장합니다.]“그럼 만날 수 있으면 만나요.”
“네.”
넓디넓고, 말 그대로 길을 찾기 힘든 ‘미로’인 아이언 메이즈에서 그녀를 마주칠 수 있을진 의문이었지만.
그렇게 마지막 인사까지 나눈 뒤, 천유리를 먼저 보내고.
시현이 앞에 생겨난 균열, 게이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자.”
“꾸릉! 꾸릉!(가자! 가자!)”
위이이이잉!
-후후후. 드워프들의 미로인가? 나쁘지 않아. 직접 가 보는 건 처음이군.
시현의 오른쪽 어깨엔 가살이.
태양원반에서 튀어나온 왼쪽 어깨인 메헨이 있었다.
그리고.
-저도 준비 완료예요. 주인님.
그림자 속엔 시현이 ‘몰래’ 숨겨놓은 네 번째 권속, 다콘이 있었다.
원래라면 그녀를 데리고 올 수 없었겠지만.
새롭게 얻은 스킬, ‘그림자 잠영(S)’의 특수 효과로 인해 주인의 그림자 속에 있으면 ‘어디든지’ 함께 갈 수 있었다.
‘다콘 정도 되는 전력을 데리고 가는 건 확실한 플러스 요소니까.’
다른 플레이어들과는 같이 들어갈 수도 없을뿐더러, 각자 랜덤한 위치에 떨어지기 때문에 의미가 없었지만.
시현의 그림자 속에 숨어 있는 다콘은 예외였다.
파앗!
그렇게 시현의 몸이 하얀빛에 휘감기더니, 어디론가 이동했다.
***
[드워프들의 미로, 1층 ‘아이언 메이즈’에 입장하였습니다.] [경고! 이곳에선 그 어떤 ‘공간 이동’ 스킬, 아이템, 칭호 효과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아이언 메이즈 시작과 동시에 시스템이 제공하는 ‘통역’ 기능이 사라집니다.] [대재앙, 아이언 메이즈에선 신의 개입이 불가합니다.] [시작 위치는 랜덤입니다!] [무운을 빕니다!]파아아앗!
이윽고 시현이 모습을 드러낸 곳은 후끈한 열기가 느껴지는 어느 곳이었다.
[현재 위치: 용암 호수]시현이 디디고 있는 곳은 화강암으로 이뤄진 섬이었는데.
한눈에 그 크기가 전부 들어올 정도로 작았다.
주변은 용암만으로 가득했고, 배와 같이 탈것도 없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나갈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었다.
후우우웅…….
열기에 이어 느껴지는 건 차가운 바람이었다.
물론 시현은 타락한 영광이 가지고 있는 특수 효과, [적응>으로 인해 추위를 느끼지 않았지만.
“으으…….”
“미, 미로라더니…….”
“여긴 대체?”
그와 함께 떨어진 플레이어들은 사정이 달랐다.
드워프들이 있는 장소는 이계, 그린랜드에서 가장 춥다고 알려져 있는 북부 대륙.
아이언 메이즈는 그 지상에 있으니, 추위를 느끼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나마 용암 호수 한가운데에 있어 다행이지, 다른 곳에 떨어졌다면 어떻게든 추위를 해결할 방법부터 찾아야 했을 것이다.
‘천유리는 오히려 추위 속에서 강해지니 걱정은 없고.’
파앗!
속속들이 도착하는 다른 플레이어들을 보며.
시현이 천총운검을 어깨에 올렸다.
‘나만 잘하면 되겠네.’
“그나마 이게 있어서 다행이야…….”
“그러게 말이야.”
주변 용암에 다가가 몸을 녹이며, 플레이어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콰드득!
“크아아악!”
“이, 이거 뭐야!”
이내 용암 호수에서 몇 마리의 물고기들이 튀어 오르자.
몸을 녹이던 플레이어들이 기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마그마 피쉬.’
그 모습을 본 시현이 중얼거렸다.
마그마 피쉬(Magma Fish).
용암지대에 사는 마수로, 열기만 있다면 다른 영양분은 필요로 하지 않는 녀석들이었다.
몸집도 성인 남성 팔만한 크기를 가지고 있어 매우 거대했으며.
흉포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인간들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가, 가까이 가면 물리는구나…….”
“검으로 베려고 해도 비늘이 단단해서 내 손이 얼얼해.”
“추운데 힘 빼지 말고 물러나 있자.”
그래도 스물한 번째 재앙까지 살아남은 플레이어라 그럴까?
각국에서 모인 다양한 인종의 플레이어들은 알아서 잘 사리고 있었다.
물론 서로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지만.
대부분 영어를 사용했기에 별문제는 없어 보였다.
-이럴 때를 대비해 그 반지를 얻은 거냐?
‘뭐 그런 셈이지.’
메헨의 물음에 시현이 솔로몬의 반지를 내려다봤다.
녀석이 가진 특수 효과, [만물의 소리> 덕분에.
시현은 적어도 말을 못 알아들을 일은 없었다.
‘그나저나 시작부터 이곳이라니.’
마그마 레이크(Magma Lake).
일명, 용암 호수.
말 그대로 용암으로 이뤄진 호수로, 안에 있는 무엇이든 녹여 집어삼키는.
아이언 메이즈의 중심이며, ‘가장 위험한 장소’였다.
파파팟!
이내 플레이어의 수가 50여 명이 되자.
더 이상의 인원 보충은 없었다.
“다 모인…… 건가요?”
“그런 거 같네요.”
“통성명이나 하죠. 전 영국의…….”
“아, 저는 이탈리아에서 온…….”
그렇게 사람들이 하나둘 통성명을 하고 있을 때.
시현은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플레이어들을 살폈다.
-뭘 그렇게 보고 있는 거냐? 인간?
“꾸르르릉!(집사 하는 일엔 다 이유가 있는 거야!)”
-이 어린 신수 놈이…….
가살과 투덕대는 메헨을 놔둔 채.
시현은 전체적인 플레이어의 수준을 살피고 있었다.
‘수준은 나쁘지 않아. 특히 저 둘.’
영국에서 왔다는 한 쌍의 기사, 마법사 남녀를 바라보며.
시현이 속으로 미소 지었다.
‘저 둘은 도움이 되겠어.’
아이언 메이즈의 각 ‘구역’에서는 특별한 서브 퀘스트를 진행한다.
그중 용암 호수에선 ‘협동전’을 펼치기 때문에.
좋든 싫든 시현은 이들과 함께해야 했다.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원래는 50명을 억지로라도 모아 여길 클리어했어야 했는데.’
씨익.
‘이곳에 있는 서브 퀘스트 보상은 꼭 필요하니까. 시작이 좋네.’
그렇게 시현이 다른 플레이어들도 대충 보고 있을 때.
[아이언 메이즈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지구의 플레이어 여러분.] [50명이 전부 모였습니다.] [서브 퀘스트, [용암 호수>를 획득하였습니다.] [서브 퀘스트: 용암 호수>▶목표: 제한 시간 동안 용암 호수에서 나오는 마수로부터 살아남기.
▶보상: [분배 가능 스탯 +4]
*더 많은 플레이어가 살아남을수록 보상이 좋아집니다!
▶추가 보상: 공헌도에 따라 차등 지급.
▶실패 시: 현재 발을 디디고 있는 화강암 섬이 가라앉습니다.
[서브 퀘스트 종료까지 남은 시간: 5시간.]“퀘스트?”
“와, 보상 좋은데?”
“그러게. 분배 가능 스탯을 4개나 주고 말이야.”
플레이어들의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다.
분배 가능 스탯 4개면 레벨을 무려 4개나 올리는 효과.
슬슬 레벨 업이 어려워지고, 주 스탯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이때의 보상으로는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시현이 조용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보상이 큰 데엔 다 이유가 있지.’
[경고! 용암 호수의 마수들이 인간 플레이어의 냄새를 맡았습니다.]경고 메시지와 함께.
카르르륵!
주변에 있던 마그마 피쉬들이 용암 호수에서 튀어 오르더니.
그대로 인간 플레이어들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마, 막아!”
그렇게 장내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려는 찰나.
[아이템, ‘천총운검(C)’이 핏빛 폭풍을 일으킵니다.]후우우우웅!
시현의 검에서 일어난 혈풍과 함께 마그마 피쉬들이 반으로 갈라졌다.
“와…….”
“이 단단한 놈들이 한 방이라고?”
“냉기 마법으로도 움직임을 얼리는 게 고작이었는데…….”
“어디 출신이지?”
사람들의 시선과 말은 흘려들은 뒤.
시현이 자연스럽게 명령했다.
“기사, 전사들은 앞으로 오세요. 나머진 뒤로.”
시현의 말에 플레이어들은 서로를 쳐다본 뒤.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따르기 시작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