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56)
신의 천적, 회귀하다 156화
101. 용암 호수(3)
촤아아악!
시현의 천총운검이 거대한 마그마 드레이크의 앞발을 잘랐다.
“헉!”
“하, 한 방에?”
“대단해…….”
“키이이이이이익!”
마그마 드레이크의 앞발이 잘려 나가는 걸 보며.
뒤돌아 아서를 본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플레이어들 보호하는 데 집중해 주세요.”
“아, 알았어.”
파앗!
이내 시현의 허벅지에 힘이 모여들더니.
파앗!
그의 몸이 총알처럼 앞으로 튀어 나갔다.
‘아무리 이시현이라도 저 마그마 드레이크는 단번에 잡을 수 없을 텐데?’
아서가 마른침을 삼켰다.
‘마그마 드레이크가 약해진 것 같긴 하지만…… 저 정도면 영국 랭킹 1위의 그 괴물이 와도 불가능해. 혼자서 대체 뭘 어쩌겠다는 거지?’
아서가 겪은 녀석들의 맷집과 체력, 물리, 마법 저항이 워낙 높다 보니.
이런 걱정을 하는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이게 무슨…….”
정면을 본 아서의 동공이 끝을 모르고 확장되었다.
‘쉽다? 아니…… 저건 저렇게 쉽게 잡을 수 있는 게 아닌데?’
시현은 핏빛 폭풍에 몸을 맡긴 채.
자신에게 달려드는 마그마 드레이크들을 하나둘 썰어버리고 있었다.
혈풍.
말 그대로 핏빛 폭풍의 눈이 되어, 춤을 추고 있었고.
그 춤에 닿은 마그마 드레이크의 비늘과 용암은 속절없이 잘려 나가고 있었다.
‘이, 이게 가능한 건가?’
눈으로 보고서도 믿을 수 없었다.
***
천뢰로 부여한 강력한 디버프 덕분에 마그마 드레이크들의 육체 능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시현은 녀석들의 신체를 쉽게 잘라버릴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혈식검>이 마그마 드레이크의 피(용암)를 흡입합니다.] [아이템, ‘천총운검(C)’이 흡수된 피(용암)로 피해량을 12% 상승시킵니다.] [아이템, ‘천총운검(C)’이 흡수된 피(용암)로 물리, 마법 관통을 2% 상승시킵니다.]천총운검과 타락한 영광이 연계된 [혈식검> 효과로.
녀석들에게서 나오는 피를 먹어, 천총운검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발록을 잡고 나서 얻은 [마기 순환> 덕분에 그 회전이 빨라져, 수치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었다.
‘저 허공을 저렇게 움직인다고? 아니…… 저건 허공이 아니야. 마그마 드레이크의 피부 중 얼어붙은 부분을 디딤돌 삼아 이동하고 있어.’
천뢰로 인해 ‘상태 이상: 빙결’에 노출되어 얼어붙은 마그마 드레이크의 피부.
시현은 그 면을 정확히 밟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서걱.
[훌륭합니다! 마그마 드레이크를 처치하였습니다.] [21,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아서과 브리트니가 상대하던 마그마 드레이크 하나가 순식간에 심장을 베인 채 목숨을 잃었다.
[아이템, ‘밤의 장막(C)’이 드리웁니다.]보랏빛 밤이 찾아옴과 동시에.
모든 스탯이 증가한 시현의 몸이 더더욱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였다.
‘누가 어떤 일을 굉장히 쉽게 하는 것처럼 보이면 엄청난 숙련자라더니…….’
아서이 마른침을 삼켰다.
‘지금 이 상황이 딱 그런 건가?’
마치 기계처럼 딱딱 반응하는 시현을 보며.
아서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저렇게 민첩하게 움직일 수 없었다.
심지어 마법사인 브리트니의 도움이 있었어도 말이다.
그런데 그런 아서의 눈에.
저 멀리 한곳으로 모여드는 마그마 드레이크들의 모습이 보였다.
“타락왕! 조심해!”
하지만 시현은 아서의 경고가 아니더라도.
이미 저 멀리서 벌어지는 일을 알고 있었다.
화르르륵!
마그마 드레이크.
높은 지능을 가진 녀석들은 상처 입고, 몸이 썩어 들어가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힘을 합쳤던 것이다.
이내 무려 아홉의 마그마 드레이크가 서로의 주둥이를 가깝게 들이댔고.
콰아아앙!
한꺼번에 용암을 내뱉었다.
용족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브레스.
물론 진짜 드래곤이 사용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약했지만.
용의 피를 가지고 있는 이들에겐 필살기와도 같은 능력이었기 때문에.
그 힘이 장난 아니었다.
‘범위를 보니 피하긴 늦었고.’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정면 돌파 해버린다.’
까드득.
시현이 양손으로 천총운검을 움켜쥐었다.
현재 아이언 메이즈의 규칙 때문에 공간 이동 기술인 [밤걸음>을 사용할 수도 없는 상황.
그렇다고 [뇌신화>를 쓰자니 30초 이상 지속되는 저 용암의 폭포를 견딜 순 없었다.
‘그렇다고 발을 굴려 피하면 뒤에 있는 플레이어들이 죽을 수도 있어. 그렇게 되면 보상으로 얻는 스탯이 엄청 감소된다.’
씨익.
‘그럴 순 없지.’
[아이템, ‘드라우프니르(D)’의 지식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오딘의 7번째 룬 마법, ‘룬 마법: 화염 저항의 룬(??)’을 발동합니다.]시현의 왼손에 달린 드라우프니르가 빛나며.
그의 몸이 마그마 브레스를 향해 쏘아져 갔다.
원래라면 마그마 브레스가 시현의 온몸을 녹였겠지만.
[혈식검>에 휘감긴 폭풍, 그리고 ‘화염 저항의 룬’이 가진 저항력이 시현의 몸을 보호해 주었다. [스킬, ‘룬 강화(S)’를 발동합니다.] [오딘의 7번째 룬 마법, ‘룬 마법: 화염 저항의 룬(??)’이 강화됩니다.]시현이 남은 마기를 불어넣으니.
드라우프니르가 더욱 빛나며 화염 저항력이 미친 듯이 치솟았다.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타락한 영광이 가지고 있는 높은 마법 저항력.
그리고 네 번째 대재앙이 끝나고 얻은 ‘버프: 대천사의 은총(S)’까지 합하면.
안 그래도 높은 마법 저항력에 속성 저항까지 100이 상승했으니.
제아무리 마그마 드레이크의 브레스라도 시현의 화염 저항을 뚫을 순 없었다.
“흐아아아압!”
기합 한 번으로 기다란 마그마 브레스를 베고.
시현이 녀석들의 눈앞에 도착했다.
“키르르르?”
“카르르르!”
온 힘을 다해 브레스를 내뱉은 탓일까?
녀석들은 이전보다 훨씬 느려진 몸뚱이로 당황을 표했다.
녀석들 중 누구도 시현이 ‘살아남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딱 나를 위한 말이지.”
[아이템, ‘타락한 영광(C)’이 이빨을 드러냅니다.]이내 시현이 확장한 밤에서 하나둘 튀어나오는 촉수들이 마그마 드레이크들의 몸을 묶었다.
원래의 마그마 드레이크라면 이렇게 묶기 힘들었겠지만.
천뢰 덕분에 온몸이 디버프로 범벅인 상태로 ‘브레스’까지 내뿜은 녀석들이었기에.
얼마든지 묶어놓을 수 있었다.
“가라.”
서걱.
이내 목이 잘려 나가는 마그마 드레이크 하나를 시작으로.
“키에에엑!”
나머지 마그마 드레이크들이 의미 없는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
‘대, 대단해…….’
여러 신의 아이템을 조합하고, 연계하는 시현을 보며.
아서가 마른침을 삼켰다.
‘저렇게 강력한 마그마 드레이크들이 힘도 못 쓰고 썰려 나가다니…….’
직접 상대해 봤기에.
아서는 누구보다 저 녀석들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고 있었다.
“한 마리도 상대하기 버거웠는데 무려 9마리라니…….”
“미쳤다…….”
“차, 차원이 달라.”
“신의 힘을 쓰는 플레이어……. 그래. 들어본 적은 있어. 한국에 타락왕이라는 괴물이 있다고.”
“소문이 괜히 그렇게 난 게 아니네.”
사아아아아!
등줄기까지 소름 돋는 걸 간신히 참으며 플레이어들이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엄청난 활약을 하는 시현을 멀리서 바라볼 뿐인 플레이어들은 여러 감정에 휩싸였다.
‘언젠간 우리도…….’
‘너무 얹혀가는 거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네.’
‘흐음…….’
열등감, 환희, 안도, 흥분, 부러움, 시기, 질투.
하나같이 시현에겐 익숙한 것들이었다.
‘그래. 전부 다 살았으니.’
후우우우웅!
마지막으로 휘몰아치는 혈풍과 함께.
서걱.
마지막 드레이크의 목이 달아났다.
‘이걸로 됐어.’
[믿을 수 없습니다! 용암 호수의 지배자들을 전부 처치하였습니다!] [용암 호수 주변 모든 마수를 처치하였으므로, 서브 퀘스트가 조기 종료됩니다!] [서브 퀘스트 종료까지 남은 시간: 1시간 14분.] [서브 퀘스트, [용암 호수>를 클리어하였습니다.] [분배 가능 스탯 4개를 획득합니다.] [모든 플레이어들이 살아남았습니다!] [살아남은 플레이어 두 명당 분배 가능 스탯 1개를 더 부여합니다.] [분배 가능 스탯 25개를 획득합니다.]“이런 미친?”
“와…….”
“진짜 미쳤다.”
말도 안 되는 보상에.
플레이어들이 흥분해 소리쳤다.
“타락왕! 타락왕! 타락왕!”
“이시현! 이시현! 이시현!”
무려 분배 가능 스탯이 29개이다.
이게 레벨 29를 올려야 얻을 수 있는 보상임을 감안한다면.
단순히 ‘이곳에 모였다’라는 것만으로 이 보상을 얻은 플레이어들의 입장에선 이만한 행운이 없었다.
-크크크. 보기와 달리 이런 환호에 쑥스러워하네?
‘시끄러워.’
아닌 척하면서도 머쓱해하는 시현을 보며 메헨이 의외라는 듯 웃었다.
“꾸르르릉!(집사 괴롭히지 마라!)”
-캬악! 이 쬐만한 게…….
이내 머리 위에서 투덕거리는 불가살이와 뱀을 가볍게 내려놓은 뒤.
시현이 다음 보상을 살폈다.
‘이건 전부가 살아남았기에 얻을 수 있는 보상. 추가 보상은 따로 있지.’
[아이템, ‘미로 이동권(A)’을 획득하였습니다.] [미로 이동권(A)]#드워프들의 미로, 아이언 메이즈의 히든 보스를 잡고 나온 보상입니다.
▶재료 아이템
▶효과
모든 미로 위치 중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좋아. 원하는 게 나왔어.’
미로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는 미로 이동권.
시현이 원하는 히든 피스를 얻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필요한 보상이었기에.
시현은 기분 좋게 이 티켓 같은 아이템을 키비시스에 집어넣었다.
[아이템, ‘키비시스(A)’가 피어납니다.]보상을 얻은 후.
시현은 키비시스를 열어 야무지게 마그마 드레이크와 마그마 피쉬들의 사체와 아이템을 쓸어갔다.
‘그래…… 저럴 자격이 있으시지.’
‘하긴. 우린 이 녀석들의 사체를 가지고 미로를 이동할 수도 없을 테니.’
‘어차피 타락왕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시현이 없었다면 전부 다 죽은 목숨이었기에.
이에 딴지 거는 플레이어는 아무도 없었다.
[아이템, ‘마그마 드레이크의 정수(B)’x10를 획득하였습니다.] [마그마 드레이크의 정수(B)]#마그마 드레이크가 용암의 기운을 받아 가지고 있던 정수입니다. 미로를 탐험하는 데 쓸모가 있을 겁니다!
▶재료 아이템
▶효과
[화염 속성 +50]B등급 아이템치고는 굉장히 많은 화염 속성을 올려주는 ‘마그마 드레이크의 정수(B)’까지 야무지게 챙긴 뒤.
시현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회귀 전엔 고작 10명이 살아남아 스탯 9개를 얻었었는데. 운이 좋았어.’
1층, 아이언 메이즈에서 가장 살아남기 어려운 장소.
용암 호수.
보통의 플레이어는 이곳에 온 걸 ‘불운’으로 취급했다.
이곳에 와서 살아남는 게 불가능하다 생각했으니.
보통의 플레이어들뿐만이 아니었다.
영국 랭킹 5위 안에 드는 강력한 하이 랭커, 아서와 브리트니 정도 되는 플레이어도 이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시현은 달랐다.
그는 처음 시작 장소가 용암 호수로 된 것을 ‘행운’으로 생각했다.
“다들 몸은 괜찮습니까?”
“네.”
“덕분에요.”
“감사합니다.”
다친 플레이어들은 있어도 중상을 입거나 죽은 플레이어는 없었기에.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안심하고 한숨 돌리고 있을 때.
시현만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허공을 쳐다보고 있었다.
[서브 퀘스트 종료까지 남은 시간: 58분.]서브 퀘스트가 종료되었음에도.
아직 홀로그램 창은 없어지지 않았다.
‘왜지? 왜 이런…….’
회귀 전, 50명이 모였을 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그땐 제한 시간이 다 될 때까지 버티는 게 고작이었으니까.
‘그래. 그땐 고작 3마리의 마그마 드레이크를 잡는 것만으로도 미친 듯이 힘들었었지. 플레이어도 많이 죽었고. 잠깐!’
시현의 눈동자가 커졌다.
‘그러고 보니 서브 퀘스트가 끝남과 동시에 마수들이 물러나고 이 섬이 가라앉았지. 그러면 홀로그램 창에 있는 저 시간은…….’
꿀꺽.
생각을 마친 시현이 플레이어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모두 잘 들으세요.”
시현의 말에.
시끄럽게 떠들던 플레이어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저 시간이 끝나면. 이 섬은 가라앉을 겁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