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61)
신의 천적, 회귀하다 161화
104. 개인 퀘스트(1)
[믿을 수 없습니다! 모든 전철을 완벽히 청소하였습니다!] [서브 퀘스트, [전철을 청소해 줘!>를 클리어하였습니다.]-저 풋내기 신수를 이렇게 이용하다니…… 잔머리 하난 인정해 줘야겠어.
‘잔머리도 잘 쓰면 전략이라고.’
-쳇.
메헨의 질투 아닌 질투를 뒤로.
시현은 계속해 메시지를 확인했다.
[아이템, ‘스테이션 통행증(E)’이 D등급으로 승격됩니다.]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 [아이템, ‘스테이션 통행증(D)’이 C등급으로 승격됩니다.] [스테이션 통행증(C)]……
[D등급 특수 효과>이제 2개의 의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C등급 특수 효과>1) 이제 3개의 의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2) 지하 2층, 일루젼 메이즈로 출입할 수 있습니다.
“오……?”
‘스테이션 통행증(E)’의 이 단 승격.
이는 시현도 예상치 못했던 보상이었다.
‘원래 D등급에서 받는 서브 퀘스트를 깨려고 했지만……. 뭐, 빨리 승격되면 그만큼 좋은 퀘스트를 얻을 수 있으니 나쁠 건 없지.’
어느새 청동에서, 은, 다시 금으로 변한 통행증을 보며.
시현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하긴, 그 어떤 플레이어도 체인지 스테이션에 있는 모든 전철을 혼자서 완벽히 청소할 수 없었으니까.’
서브 퀘스트를 받기는커녕.
현재 다른 인간 플레이어들은 체인지 스테이션에 도달하지도 못한 상태였다.
이미 시현과 트레인 메이즈에 온 다른 인간 플레이어들 간의 격차는 좁힐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진 상황.
그렇다고 만족할 순 없었다.
앞서 나가 있는 현 상황을 굴리고 굴려 더욱 앞서 나가야만 했다.
‘그래야 보상도 독점할 수 있을 테니.’
무려 3개의 의뢰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으며.
원한다면 다음 미로인 일루젼 메이즈로까지 갈 수 있었다.
‘일루젼 메이즈로 가기엔 시기상조지. 거긴 단순히 먼저 간다고 좋은 곳도 아니고.’
그렇게 중얼거린 시현은 웃으며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
“이건 뭡니까?”
“제 성의입니다.”
시현이 머물고 있는 숙소.
말이 숙소지 어지간한 호텔보다 훨씬 거대하고 시설이 좋은 이곳은.
주로 드워프들이나 트레인 메이즈를 찾은 이종족들이 머무는 곳이었다.
이곳의 총지배인은 금 계급의 토석인이었지만.
이들을 이루고 있는 대다수의 종업원들은 청동 계급의 토석인들.
즉, 시현이 가장 많이 마주치는 토석인들은 청동 계급이었다.
“이런 건 필요 없다니까요.”
“제 성의입니다. 청소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숙소로 돌아온 시현의 거처엔 5개의 방이 있었다.
다만 청동 계급의 토석인들이 준 ‘선물’로 인해 방 하나가 가득 찰 정도였다.
“주인님. 이 무기는 진짜 좋아 보이는데요? 게다가 단검이에요.”
“너 써. 그럼.”
“히히. 감사해요.”
다콘이 토석인들에게 받은 선물을 확인하는 와중에도.
청동 계급의 토석인들의 선물은 멈출 줄 몰랐다.
결국 시현이 직접 나서 ‘숙소 좀 그만 찾아오라고’ 말한 후에야.
그들의 선물 공세가 멈췄다.
-토석인 유대가 이렇게 강한 건가?
‘그렇지. 뭐, 같은 계급에 한해서지만.’
-신기하군. 인간보다 더 끈끈한 거 같아.
시현이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
토석인들은 서로의 유대감이 뛰어난 만큼 한 개체가 죽으면 엄청난 슬픔에 빠졌다.
물론 시현이 청동 계급 토석인을 살려준 건 아니었지만.
지하철을 청소함으로써 아이언 스네이크를 죽인 건 사실.
청동 계급 토석인의 사망 원인 95%가 아이언 스네이크란 걸 감안해 보면.
시현은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의 목숨을 구해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래도 공짜 보상은 많을수록 좋지.”
“맞아요.”
다콘이 한 단검을 만지작거리며 웃었다.
흙과 광물을 쉽게 벨 수 있는 특수 효과를 가진 A급 단검이었다.
“그래, 고생했다.”
시현이 앉아 있는 다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그래도 네 덕분에 빠르게 찾을 수 있었어.”
“며, 명령 때문에 그런 거니까 신경 쓰지 마요!”
표정을 재빨리 숨기며 다콘이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렸다.
“에휴……. 무슨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그 모습을 본 시현이 고개를 저었다.
“권속이 저래도 되나 몰라?”
-그러게 말이다. 요즘 엘프들은 싸가지가 없어도 너무 없어.
그렇게 토석인들이 준 선물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키비시스 안으로 던져 넣는 사이.
[타락왕 이시현 님. 역장님 호출입니다.]시현의 숙소에 있는 시스템이 알람을 보내왔다.
***
“믿을 수 없군.”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체인지 스테이션, 100평에 달하는 역장실.
그 안에 있는 코시오가 순수한 의미에서 감탄을 터뜨렸다.
“그래. 기리수. 우리 자랑스러운 금강석 계급께선 고작 일주일 만에 모든 전철을 청소할 수 있나?”
“불가능합니다.”
코시오의 부관, 기리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제아무리 저라고 해도 일주일이란 시간은 무리입니다. 저 녀석들을 찾는 것부터가 일입니다.”
“그렇지. 난 여기 존재하는 다섯의 금강석 계급이 투입돼도 불가능하다고 봐. 우린 특히나 아이언 스네이크들에게 약하니까.”
그 말을 들은 기리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이건 능력보단 상성의 문제도 크니까요. 저희 다섯이 나서면 저 일을 간단히 할 순 있겠지만…….”
“일주일 만에 저렇게 모조리 청소할 순 없었겠지.”
“네. 아무리 짧게 잡아도 한 달은 걸렸을 겁니다.”
“그런데 그 일을 고작 E등급 통행증을 가진 인간이 해냈단 말이지.”
정확히는 그가 가진 신수가 해낸 일이었지만.
그 신수를 다루는 것 또한 인간이었으니, 그가 했다고 볼 수 있었다.
“인간들은 다 저런 건가? 아니야. 이곳에 있었던 인간들이 고작 프레데터에게 멸망당한 걸 생각해 보면 저 인간이 특출난 게 틀림없어. 그래. 보통 인간이 어떻게 신수를 다루겠어. 안 그래?”
“그렇습니다!”
“그래. 저 인간이라면…….”
코시오가 환하게 웃었다.
“드워프께서 우리에게 내려준 ‘특명’ 중 하나를 완수할 수 있겠어.”
똑똑.
“들어오게.”
대략 30분 후.
아이템을 전부 착용한 시현이 코시오의 집무실에 들어왔다.
“시설 좋네요.”
“그럼. 4위 안에 드는 크기를 가진 스테이션의 역장실인데.”
딱.
이내 코시오가 손가락을 튕기자.
방 전체를 뒤덮는 마력장이 생성되었다.
“인간 플레이어, 아니, 타락왕 이시현. 그대에게 ‘개인적인’ 의뢰를 하나 맡기고 싶은데 말이야.”
그 말을 들은 시현의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개인 의뢰(Private Quest).
단순히 스테이션 통행증만 가지고 있으면 수행할 수 있는 서브 퀘스트와는 보상의 질이 다른.
토석인들에게 많은 ‘신뢰’를 받아야만 진행할 수 있는 퀘스트였다.
물론 개인 퀘스트를 주는 ‘인물’에 따라 그 보상과 난이도가 천차만별이지만.
코시오는 현재 트레인 메이즈 전체를 뒤져봐도 가장 영향력 있고, 강한 존재.
그런 만큼 가장 높은 난이도와 보상을 가지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심지어 회귀 전에도 역장에게서 개인 퀘스트를 받은 플레이어는 없었지. 역시…… 첫인상이 중요하단 말이야.’
“일단 의뢰 내용을 들어볼까요?”
***
“개인 의뢰를 맡기기 전에. 우리 사정부터 설명해 줘야겠군. 아, 내가 하는 말은 밖으로 전달되지 않았으면 좋겠네.”
“물론이죠.”
서브 퀘스트를 너무나 훌륭하게 클리어해 낸 덕분에.
시현은 코시오의 신뢰를 꽤나 받고 있었다.
“우리 토석인들은 창조자, 드워프분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 그분들을 위해 일하고 전철을 운행하고 있지.”
여기까진 시현도 아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어지는 이야기는 시현도 잘 몰랐던 이야기였다.
“그래서일까? 드워프분들께선 우리에게 몇 가지 ‘과제’를 내주셨어.”
과제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토석인들의 입장에선 창조주가 내린 ‘말씀’이나 다름없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열심히 수행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드워프들이 토석인들에게 남겨준 ‘말씀’은 총 네 개.
그중 첫 번째는 드워프들이 미로 내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었다.
이 명령 때문에 토석인들은 이 트레인 메이즈라는 미로를 만들어 드워프들을 이동시켰다.
두 번째, 이곳을 오는 이종족들을 상대로 포인트를 벌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할 것.
이 명령 때문에 이들은 각종 편의 시설을 만들었다.
세 번째, 허락받지 않은 이종족이나 천사, 악마, 신, 특히 ‘용’과 같은 초월체는 무조건 죽여 버릴 것.
이 명령 때문에 토석인들은 각자 광물을 흡수해 강해졌다.
‘하긴, 드워프들은 용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으니까.’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명령.
그건 지하 1층 어딘가에 있는 자신들의 ‘실패작’을 제거하는 일이었다.
“드워프분들께서 말하는 ‘실패작’은 모든 아이언 스네이크의 모체, ‘메두사’네.”
“메두사.”
그 이름을 들은 시현의 눈이 커졌다.
‘그 이름을 여기서 듣게 될 줄이야.’
뱀 계열 마수 중 ‘신격’을 획득한 극소수의 존재들 중 하나로.
어지간한 하급 신 이하의 존재들은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돌로 변하는 ‘상태 이상: 석화(石化)’에 걸렸다.
‘물론 진짜 메두사는 아닐 거야. 그건 오래전에 페르세우스에게 목이 잘려 죽었으니까.’
시현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럼 왜 이 녀석 이름이 메두사인 거지. 단순히 이름만 따온 건가? 드워프들 성격상 유명한 신의 이름을 따오진 않을 텐데? 그렇다고 진짜 메두사일 리는 없고…….’
온갖 생각에 잠겨 있는 시현의 귓가로.
코시오의 목소리가 들어와 박혔다.
“만약 메두사를 잡는다면 자네가 원하는 것 중 1개…… 아니, 2개를 주겠네. 이곳 ‘체인지 스테이션’ 안에 있는 것들 중 하나로 말이지.”
원하는 아이템을 1개도 아닌 2개씩이나 준다니.
체인지 스테이션에 있는 수많은 아이템들을 생각해 보면.
벌써부터 입가에 침이 고일 정도였다.
‘물론 내가 비밀의 역까진 모른다 생각하고 말한 거겠지만.’
비밀의 역.
체인지 스테이션처럼 거대한 역에 숨겨진 곳으로.
이곳엔 무려 드워프가 ‘직접 만든’ 아이템들이 있었다.
“그나저나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뭔가?”
“금 계급까진 몰라도 금강석이나 백금 계급 토석인들을 보내면 저보다 효율적일 텐데요?”
그 말에 코시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렇지. 하지만 자네가 알아둬야 할 게 있어. 각 역들은 그렇게 평화로운 상태가 아니야.”
“아…… 설마?”
“그래. 냉전.”
코시오가 한숨을 내쉬었다.
“각 역들은 냉전 상태야. 특히 10위권 안에 드는 거대한 역들은 파벌까지 꾸리고 있지.”
그 말을 들은 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회귀 전에도 얼핏 들은 거 같아.’
그땐 인간 플레이어들에게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기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다면 이야기가 달랐다.
“역장님이 정말로 노리는 게 이거였군요.”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인간 플레이어를 이용해 메두사를 잡고, 그 공으로 드워프들에게 보상을 받으려는 겁니까?”
“그 과정에서 우리 쪽 병력의 출혈도 없애고 말이야. 자네가 잡아준다면 그렇겠지.”
“그럼 약간 과장을 보태면…….”
“그래. 난 이 트레인 스테이션의 총책임자이자 왕이 되겠지.”
코시오는 야욕을 숨기지 않았다.
어차피 상대는 모든 걸 짐작하고 있는 상태.
괜히 속내를 숨겼다 신뢰를 잃느니, 투명하게 공개한 뒤 협력을 얻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어떤가? 하겠나?”
“물론이죠.”
시현이 일어나 손을 내밀었다.
“전 아이템을 얻어서 좋고, 역장님은 야망에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윈윈 아니겠습니까?”
“후후후후. 정말 맘에 들어. 그 시원한 태도가 말이지.”
[개인 퀘스트, [메두사 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개인 퀘스트: 메두사 처치>▶목표: ‘트레인 메이즈’ 내 존재하는 메두사 처치.
▶보상: 체인지 스테이션 내 존재하는 아이템 중 2개 선택해 획득.
▶추가 보상: 스테이션 통행증 승격(현재 등급에 상관없이 승격합니다.).
▶실패 시: 페널티 없음.
믿음?
그런 건 중요치 않았다.
시현의 입장에선 어차피 ‘시스템’이 퀘스트 형태로 공인해 준 이상 코시오가 배신할 수 없다는 걸 알았고.
코시오의 입장에선 시현이 보상을 위해서라도 퀘스트를 진행할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참. 그리고 중요한 게 있습니다.”
“중요한 거?”
“네.”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메두사를 잡으러 갈 때 필요한 게 있어서요. 아무리 프리랜서라지만 이 정도 지원은 해주시겠죠?”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