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66)
신의 천적, 회귀하다 166화
105. 고르곤(3)
“시작인가?”
무너지는 천장.
그리고 흘러내려 오는 용암과 잔해들을 보며.
종천이 왼손에 달린 팔찌를 만지작거렸다.
[아이템, ‘드라우프니르-복제품(D)’의 지식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오딘의 7번째 룬 마법, ‘룬 마법: 화염 저항의 룬(??)’을 발동합니다.]종천뿐만이 아니었다.
천유리, 아서, 브리트니.
시현에게 드라우프니르-복제품을 받은 네 플레이어들은 아주 높은 화염 저항력을 가질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스킬, ‘룬 강화(S)’를 발동합니다.] [오딘의 7번째 룬 마법, ‘룬 마법: 화염 저항의 룬(??)’이 강화됩니다.]많은 마기를 투자한 시현이 ‘화염 저항의 룬’을 강화시켜 주고, 아서가 모든 속성 저항을 높여주는 버프까지 걸어주니.
비처럼 내리는 용암은 살짝 뜨거운 물처럼 느껴지게 될 정도였다.
물론 이건 인간들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
고르곤, 아이언 스네이크, 토석인들은 갑작스레 쏟아지는 용암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후퇴해라! 후퇴해!”
물론 이 계획을 알고 있었던 코시오는 계속해 병력을 후퇴시켰다.
아이언 스네이크들이 미친 듯이 달려들어도 소용없었다.
녀석들 모두 용암에 녹아내릴 뿐이었으니.
“크흑…….”
그나마 코시오가 엄청 뒤에 있었기 때문에.
토석인들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럼 이제…….’
‘모이자.’
그렇게 눈을 마주친 인간 플레이어들이 어디론가 뛰쳐나갔다.
[인간!] [어딜 가는 것이냐!]종천이 상대하고 있던 스테노.
나머지 셋을 상대하고 있던 에우뤼알레가 상대를 쫓으려 했지만.
쏟아지는 용암과 파편 아래에선 힘을 제대로 쓸 수 없었다.
***
[이게 뭐야……. 이게 뭐냔 말이다!]흥분한 메두사가 시현에게 달려와 주먹을 뻗었다.
‘무슨 위력이?’
고르곤을 비롯한 뱀, 파충류 녀석들은 열기와 냉기에 약하다.
특히 온몸이 철 같은 광물로 되어 있는 이 녀석들은 이런 고온의 용암을 견딜 수 없었다.
[무슨 수를 쓴 거냐!]흥분한 메두사가 직접 몸을 부딪쳐 왔다.
그녀의 주먹에 실린 힘은 강화된 천총운검으로 마주하기에도 상당히 부담스러웠기에.
시현은 요리조리 뛰며 최대한 공격을 피하고 있었다.
“무슨 수는.”
피식.
“그냥 천장을 무너뜨린 거지.”
쿠구구구…….
그렇게 천장이 무너지는 와중.
익숙한 생명체가 하나둘 추가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레드 엘프?]“이게 무슨?”
“아, 아이언 스네이크다!”
“공격해!”
아이언 스네이크를 보고 당황한 레드 엘프들이 녀석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물론 인간이 먼저 보였다면 그들을 공격했겠지만.
이곳에 있는 인간은 고작 넷.
눈에 잘 띄지도 않았다.
“취애애애애액!”
아이언 스네이크들의 입장에서도 레드 엘프들은 좋은 손님이 아니었다.
우선 이렇게 용암을 끌어오고, 먼저 공격까지 하니.
누가 봐도 자신들을 죽이려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콰아아앙!
‘좋지 않아.’
레드 엘프의 합류로 마음이 다급해진 메두사가 시현을 재차 공격했다.
하지만 상대가 생각처럼 잘 잡히지 않았다.
‘내 정보에 따르면 인간들은 아직 30번째 재앙도 마주하지 못한 상태. 그런데 어떻게…… 저런 스탯을?’
상대의 움직임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육체를 지탱하는 근육.
백 마리나 되는 자신의 머리카락(뱀)을 피하는 반사신경, 반응속도.
이건 어지간한 수준의 스탯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아니. 스탯이 아무리 높아도 내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야. 이건…….’
꿀꺽.
‘보이지 않는 무언가. 이 녀석에겐 단순 스탯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숨겨져 있어.’
자꾸 한 끗 차이로 피하는 시현을 보며 메두사가 꼬리를 휘둘렀다.
콰드드드드득!
용암이고 뭐고 모든 걸 파괴할 정도로 강력한 일격이었지만.
시현은 여유롭게 위에서 떨어지는 잔해를 밟아 피할 뿐이었다.
[적응> 효과로 더위도 타지 않고, 버프 ‘대천사의 은총(S)’으로 화염 저항력도 올라간 상태였기 때문에.특히나 시현은 평소와 다름없이 움직일 수 있었다.
“메, 메두사다!”
“공격해!”
[키야아아아아!]이내 떨어지던 레드 엘프들 중 상당수가 메두사와 눈이 마주쳐 그대로 굳어버렸다.
콰드드득!
그렇게 자신의 뒤를 노리던 석화된 레드 엘프들을 열댓 명 죽인 후.
메두사가 뒤를 노려봤을 땐.
[으아아아아아! 인간!]이미 시현은 사라지고 없는 상태였다.
“감히…… 감히…….”
그리고.
화르륵.
쏟아지는 용암 한가운데에서.
열기를 흡수해 거대해진 불의 상급 정령, 이그니스를 탄 엘프 장로.
람미아가 충혈된 눈으로 고르곤들을 노려봤다.
“감히…… 감히! 동족을 죽여! 그것도 세계수 곁으로 갈 수 없게?”
메두사의 석화는 정신 계열 ‘저주’.
그 저주를 받은 자는 영혼까지 굳어버리고.
나중에 그 영혼은 메두사에게 막혀 한 끼 식사가 되어 소멸할 뿐.
죽어서도 결코 세계수 곁으로 가 안식을 취할 수 없었다.
그런 만큼 람미아가 분노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모두! 눈을 감고 감각을 치켜세워라! 메두사의 눈을 마주치면 죽는다! 공격은 주변 불과 정령을 이용해 피해!”
람미아가 소리쳤다.
“고르곤 세 자매를 공격해라! 저 녀석들만 없으면 우리가 유리하다!”
화르르르륵!
콰아아앙!
그렇게 람미아가 이끄는 레드 엘프들과 고르곤이 이끄는 아이언 스네이크들이 서로 부딪쳤다.
***
용암은 강력하고, 뜨거웠다.
고르곤 세 자매와 아이언 스네이크들은 순식간에 움직임이 느려졌고, 온몸이 녹아내렸다.
상성이 좋지 않았다.
가만히 있는 용암 호수에서라면 모를까, 해일처럼 쏟아지는 용암을 피할 방법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고르곤 세 자매가 가진 힘이라면 이 불리한 전황을 뒤집는 게 불가능하지 않았다.
콰지직!
스테노.
강력한 ‘힘’을 가진 그녀의 주먹이나 꼬리에 닿은 모든 것들이 파괴되고, 박살 났다.
압도적인 힘 앞에선 정령이든 엘프든 마법이든 상관없었다.
에우뤼알레.
그 누구도 그녀의 속도를 감당할 수 없었다.
유일하게 날개를 가지고 있는 그녀는 용암을 피하며 이곳저곳 날아다녔는데.
그럴 때마다 레드 엘프들의 목에서 피 분수가 뿜어져 나왔다.
메두사.
그녀의 힘은 다른 자매들에 비해서도 압도적이었다.
레드 엘프들이 혹시라도 눈을 마주친 순간 그대로 굳어 죽음을 맞이했으며.
그게 아니라도 그녀의 힘은 대단했다.
언니인 스테노에 버금가는 힘과 에우뤼알레에 버금가는 빠르기.
멋대로 늘어나는 머리카락의 뱀들까지.
평범한 레드 엘프들은 물론 어지간한 하이 엘프들도 이를 감당할 순 없었다.
신격을 갖춘 과거와는 달리 드워프들에게 온몸이 해체되고, 부품들로 대체되어 약해진 상태에서.
용암의 열기까지 맞아 더 약해졌지만.
이들은 여전히 강력했다.
불의 힘을 받아 강력해진 람미아와 레드 엘프들을 단 셋이서 압도할 정도로 말이다.
“아주 좋네.”
그리고 이 전장에서 빠져나온 시현과 다른 인간 플레이어들은.
여유롭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종천. 이이제이(以夷制夷)라고 아냐? 이게 바로 그런 거야.”
“알고 있소. 대협. 물론 저 마수들을 죽여야 하긴 하지만 정말 비인도적인 방법이긴 하오.”
“상대가 인간이 아닌데 왜 인도적인 방법으로 상대해?”
“……그건 그렇소만.”
스르륵.
그렇게 시현이 여유롭게 구경이나 하고 있을 때.
뒤에 있던 그림자가 일렁이더니 다크 엘프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생했다.”
“네. 주인님. 계획대로 이뤄졌어요.”
다콘도 마주 웃었다.
시현이 다콘에게 시킨 건 간단했다.
람미아가 용암 호수의 힘을 흡수하는 걸 방해하지는 말되, 화나게 할 것.
암살자이자 그림자 속에 스며들 수 있는 다콘은 그 임무를 굉장히 잘 수행했다.
람미아의 입장에서도 찢어 죽일 배신자인 다콘이 암기를 날려대며 도망가니.
어떻게든 죽이고 싶었고.
그렇게 모든 힘을 흡수하자마자 힘을 폭발시켰다.
‘이때부터가 시작이었지.’
지난 시간 동안 시현은 코시오의 협조를 받아 용암 호수 아래 지반을 굉장히 약하게 만들어놓았고.
그 결과 지하 1층 조인 스테이션의 천장이자, 1층 아이언 메이즈의 용암 호수의 바닥.
그 ‘지반’이 무너져 내리게 된 것이었다.
코시오의 입장에선 조인 스테이션과 메두사,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에.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어차피 코시오가 원하는 건 조인 스테이션의 시설 따위가 아니었다.
다른 역에서 이 역으로 이어지는 ‘철로’.
시설이야 토석인들을 굴리면 다시 만들 수 있기에.
코시오에겐 철로만 있으면 충분했다.
화르르륵.
번뜩!
콰드득!
“그래! 싸워라. 이기는 편이 우리 편이지, 뭐.”
‘악마…… 악마네.’
‘같은 인간이라 다행이다.’
‘역시 적한테는 자비가 없으시다니까.’
‘악귀 같은 놈.’
그렇게 시현이 박수까지 치며 감상하고 있는 사이.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몸과 마력을 회복하고.
시현이 건네준 드라우프니르-복제품의 추가 룬을 고르고 있었다.
시현의 키비시스엔 포션이 많기 때문에, 걱정될 건 없었다.
“슬슬 끝나가네. 아서.”
“응.”
“슬슬 버프 걸어.”
사아아아!
마기를 근원으로 하고 있는 시현은 버프를 받지 못했지만.
시현을 제외한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스탯과 속성, 물리, 마법 저항, 마력과 신성력 등이 늘어나고.
공격을 한 번 막아주는 버프까지 야무지게 받고 있었다.
“……이래서 서역의 성기사가 좋다고 했나 보오.”
하얀빛에 둘러싸인 종천이 감탄했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신체 능력이 이렇게 상승하다니.”
“잔말 말고 준비해.”
시현이 보랏빛 코트를 펄럭였다.
“곧이다.”
***
콰드득!
팽팽했던 레드 엘프와 고르곤 사이의 전투가 끝나가고 있었다.
각 세력의 우두머리, 메두사와 람미아.
그 승자가 메두사였기 때문이었다.
콰드드득.
“크…… 크헉!”
옆구리가 뚫리고, 목이 붙들린 채.
람미아가 발버둥 쳤다.
제아무리 엘프 장로인 그녀일지라도, 눈을 감은 상태로는 신화 속 마수 ‘메두사’를 감당할 순 없었다.
많이 유리한 상태에서도 말이다.
[멍청한 엘프 년! 그렇게 인간 편을 들고 싶더냐!]“무슨 개소……리야……. 우린 인간을 죽이기 위해…….”
[웃기는 소리!]메두사가 주먹에 힘을 주었다.
파스스스…….
세상 모든 걸 태워 버릴 것 같던 이그니스의 날개가 부러지며 소멸하고.
람미아의 입가와 감긴 두 눈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죽어!]그렇게 메두사의 손이 람미아의 목을 부러뜨리려던 그 순간.
[아이템, ‘밤의 장막(C)’이 드리웁니다.]촤르르르륵.
어디선가 어둠이 펼쳐지더니.
조인 스테이션과 뻥 뚫린 천장이 보랏빛 밤의 장막으로 뒤덮였다.
서걱.
[믿을 수 없습니다! 엘프 13장로 ‘람미아’를 처치하였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막타는 못 참지.”
[인간!]“그래. 네가 그토록 찾던 인간이다.”
천총운검으로 람미아의 목을 베어버린 시현이 메두사 앞에 섰다.
시현뿐만이 아니었다.
그와 함께 온 네 명의 플레이어들도 이전에 상대했던 대로 각자 고르곤을 마주했다.
용암은 이미 전부 다 흘러내리고, 고르곤들은 지친 상황.
이제 거리낄 건 없었다.
[감히…… 감히!]“왜, 이 위에 용암 호수가 있다는 사실은 몰랐나 봐?”
[으으으…….]캬아아아아!
눈을 부라리는 메두사와 머리에 있는 100마리의 뱀에 대항해.
시현의 천총운검에 혈풍이 휘몰아쳤다.
그리고.
[아이템, ‘태양원반(C)’이 태초의 광휘를 내뿜습니다.]시현의 머리 뒤에 있던 헤일로, 태양원반이 제 모습으로 돌아가며.
찬란하고 이글거리는 태양을 생성해내기 시작했다.
“2차전. 시작해 볼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