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68)
신의 천적, 회귀하다 168화
107. 민첩한 고르곤, 에우뤼알레
[스킬, ‘아이스 필드(A)’를 발동합니다.] [스킬, ‘열기 흡수: 냉기 강화(S)’를 발동합니다.]종천이 스테노와 싸우고, 그녀를 마무리하고 있을 때.
조인 스테이션 한 곳이 극심한 냉기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파아아아앗!
그 냉기를 뚫고, 한 고르곤이 어떻게든 허공을 날아다녔다.
에우뤼알레.
그녀의 특기는 빠르기, 그리고 비행.
등에 난 4개의 날개로 인해.
그녀는 그 어떤 아이언 스네이크보다는 물론, 자매들보다도 빠른 속도로 비행해 상대의 숨통을 끊어놓았다.
다만, 지금 상황이 그렇게 여의치는 않았다.
[인간 주제에!]유일하게 두 쪽으로 갈라진 꼬리로 방향을 잡으며 이리저리 움직였지만.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젠장…… 젠장!]우선 이전에 있었던 레드-하이 엘프들과의 싸움과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용암으로 인해.
그녀의 피부뿐 아니라 날개 중 상당수도 녹아내린 상태.
그렇기에 제대로 된 속도를 낼 수 없었다.
거기에 저 뒤에 있는 하얀 로브의 인간 마법사가 시시각각 자신에게 냉기를 뿌려대고 있었다.
냉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에우뤼알레의 움직임을 느리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는데.
엎친 데 겹친 격으로 녹아내린 날개와 피부 사이사이를 파고들어 몸속부터 얼어붙고 있었다.
에우뤼알레의 겉뿐만 아니라 관절, 근육, 세포 등을 이루는 ‘기관’들이 하나둘 얼어붙고 있었던 것이다.
‘단순 냉기라면 어떻게든 뿌리쳤겠지만…….’
상황을 보아하니 상대의 냉기는 주변 열기를 흡수하고 있었다.
주변이 용암으로 둘러싸였고, 저 멀리 새로이 떠오르는 태양을 보니.
열기와 냉기는 더 심해지고 있는 상황.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벗어날 생각을 해? 내가? 인간을 상대로?’
으드득.
그런 생각이 아주 잠깐 든 것만으로도.
에우뤼알레의 자존심은 구겨지다 못해 박살 났다.
심심풀이로 죽였던 인간들이 무서워서 도망갈 생각을 하다니?
[내 특기인 속도를 봉인하다니…… 꼴에 함정이라는 것이냐!]에우뤼알레가 구멍이 숭숭 뚫린 날개를 펼쳤다.
[이까짓 냉기를 떨칠 수 없다면 너희를 죽이면 그만이다!]그렇게 소리친 에우뤼알레가 마력을 끌어 인간들에게 날아갔다.
“옵니다!”
하얀 갑옷을 입은 기사, 아서가 양손으로 거대한 검을 들고 정면으로 맞섰다.
콰아아아아앙!
주르르륵.
제아무리 지쳐 있었다 해도 에우뤼알레는 ‘한때’ 신격을 획득했던 마수.
그녀가 단순히 몸통 박치기를 한 것만으로도.
모든 플레이어들 중 손에 꼽히는 물리, 마법 저항과 체력을 가진 아서의 생명력이 썰물 빠지듯 빠져나갔다.
하지만 아서는 결코 밀리지 않았다.
[어, 어떻게 인간 따위가?]검을 비스듬하게 세워 충격을 최소화시킨 뒤.
아서가 엑스칼리버의 진정한 힘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이템, ‘엑스칼리버(S)’가 광휘를 내뿜습니다.]아서의 엑스칼리버에서 신성력이 뿜어져 나왔다.
그 위력은 주변에 둘러싸여 있는 보랏빛 밤 중 일부를 밝게 만들 정도.
[크흑……!]빛에 노출된 에우뤼알레의 시야가 순간 나가 버렸다.
“지금이야!”
아서의 신호와 함께.
브리트니의 마법이 에우뤼알레를 덮어버렸다.
브리트니가 사용하는 마법 스킬은 다양했다.
중력을 늘려 대상의 무게를 늘리는 ‘그래비티 프레스(A)’.
한 번 나간 시야를 한 번 더 마비시키는 ‘블라인드(D)’.
몸을 묶는 ‘바인드(E)’.
고통을 증가시키는 ‘페인(C)’.
미리 그려놓았던 마법진으로 증폭된 디버프에 가까운 마법들이 에우뤼알레를 뒤덮었다.
특히 그중, ‘그래비티 프레스(A)’로 인해.
지치고 얼어붙은 에우뤼알레의 몸이 무거워지기까지 했다.
[키야아아아아!]그렇게 거의 완전히 제압된 에우뤼알레에게.
스스승.
아서가 대검을 휘둘렀다.
[피, 피해야…….] [스킬, ‘얼음꽃(S)’을 발동합니다.]활짝.
에우뤼알레가 몸을 빼려고 할 때.
그녀의 가슴팍에 모인 냉기가 뭉치더니.
이내 장미꽃이 피어오르며 상반신을 산산조각 냈다.
‘지금이다!’
[모든 버프가 해제됩니다.] [해제된 버프만큼 ‘엑스칼리버(S)’에 신성력이 모여듭니다.]번쩍!
찬란한 광휘로 뒤덮인 아서의 대검이 에우뤼알레의 목을 베어버렸다.
[믿을 수 없습니다! 멀리 나는 고르곤 ‘에우뤼알레’를 처치하였습니다.] [레벨이…….]…….
“허억……허억…….”
퀘스트 완료를 위해 에우뤼알레의 머리를 집어 들며.
아서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이시현이 아니었다면 위험했겠어.’
엑스칼리버를 땅바닥에 꽂으며 아서가 주저앉았다.
방금 일격으로 체내에 있는 모든 신성력을 쓴 탓이었다.
“아서! 괜찮아?”
“난 괜찮아.”
사제만큼은 아니지만 회복 마법에도 일가견이 있는 브리트니의 ‘힐(E)’을 받으며.
아서가 거친 숨을 몰아냈다.
사아아아…….
천유리는 쉬지 않고 용암의 냉기를 흡수하고 그 길을 얼려 조인 스테이션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고 있었다.
“움직일 수 있겠어?”
“……가능해.”
이내 브리트니의 부축을 받으며.
아서가 물먹은 솜처럼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온몸의 근육이 파르르 떨리는 모습이 꼭 갓 태어난 송아지 같았다.
간신히 걸음을 옮기면서도.
아서의 온 신경은 탈출이 아닌 시현에게 쏠려 있었다.
‘정말로 가능했어.’
간신히 쥐고 있는 엑스칼리버를 보며 아서가 마른침을 삼켰다.
‘대체…… 어떻게 엑스칼리버에 대해 알고 있는 거지? 그것도 이렇게 강력한 기술을?’
대기 중이던 지난 시간 동안.
시현은 아서에게 엑스칼리버의 숨겨진 힘에 대해 알려주었다.
아서는 모르겠지만, 엑스칼리버는 회귀 전 시현이 사용했었던 ‘주 무기’였기 때문에.
그는 엑스칼리버의 다양한 특수 효과와 기능은 물론.
어떻게 응용하고 사용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엑스칼리버에 대해선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네 번째 재앙, 그렘린들에게서 살아남고 바위 안에 꽂혀 있던 이 엑스칼리버를 뽑아 든 건 영국의 플레이어 아서였지, 이시현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떻게…….’
마무리 일격으로 내뿜었던 특수 효과, [신성한 검>.
시현이 이 특수 효과를 알려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간단히 에우뤼알레를 제거할 순 없었을 것이다.
‘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건가? 아니면 아이템을?’
“아서.”
“……응. 미안.”
이내 브리트니의 말을 듣고서야.
아서가 정신을 퍼뜩 차렸다.
“그 몸으론 한참 가도 힘들 것이오. 아서 소협.”
“종천!”
코시오에게 달려가던 종천이 방향을 틀어 아서에게 왔다.
“둘은 마법을 이용해 빨리 가시오. 아서 소협은 제가 운반하겠습니다.”
“고마워요.”
“크헉! 거긴 아프…….”
근육통에 시달리는 아서를 무시하며, 종천이 아서를 들어 올렸다.
스테노와 에우뤼알레, 두 고르곤의 머리마저 든 채로 종천이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 시현의 키비시스에서 마력 포션이 더 이상 나오진 않았지만.
이 정도로도 조인 스테이션을 벗어나기엔 충분했다.
‘……용암 호수에서도 느꼈지만. 정말 세상은 넓구나. 한국이라는 그 작은 나라에서 저런 괴물이 탄생하다니.’
절레절레.
‘저 정도면 영국 랭킹 1위가 와도 안 되겠어.’
***
“어떻게 하냐? 네 언니들 다 죽었는데?”
[으으으…….]다른 고르곤들을 깔끔히 마무리한 일행을 보며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정정당당하게 맞붙자! 인간!]“싫어.”
일행이 다른 자매들을 해치우는 동안.
시현은 시간을 끌며 이리저리 도망칠 뿐이었다.
‘다들 가르쳐 준 대로 잘했네.’
종천과 천유리는 애초에 걱정도 하지 않았다.
종천은 검술 하나는 기가 막힌 녀석.
거기에 마력(내공)이 받쳐주는 한 녀석을 이길 수 있는 플레이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녀석이 뜻을 잇고 있는 ‘무당파’의 검술이 그랬으니까.
즉, 키비시스로 마력 포션을 계속해 주입하면 녀석은 무적이나 다름없었다.
‘스테노가 신화 속 모습 그대로면 몰라도…… 드워프들에게 난도질당하고 레드 엘프들과 싸워서 만신창이가 된 지금은 종천이 질 수가 없지.’
천유리는 애초에 시현의 말을 잘 듣는 데다가.
뒤에서 냉기 뿌리는 것에 집중하는 포지션이었기에 걱정되지 않았다.
아서도 시현이 가르쳐 준 대로 엑스칼리버를 잘 활용했으며.
브리트니도 영국 랭킹 3위답게 다양한 마법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그렇게 넷은 고르곤 두 자매의 머리를 챙긴 후.
계획대로 코시오를 비롯한 토석인들에게 가 휴식을 취했다.
‘이걸로 할 일은 다 해준 거지.’
어차피 저들은 메두사와의 전투에서 큰 도움이 안 된다.
메두사의 저주(석화)는 오로지 쿤달라를 장착한 시현만 감당할 수 있었으니까.
카아아앙!
[빌어먹을!]다시 욕설을 내뱉으며.
메두사가 시현에게 달려들었다.
[날파리 같은 놈!]기가 막힌 움직임으로 뱀들과 용암을 피하고, 아직 녹지 않은 건물과 천장 잔해에 발을 디디는 시현을 보며.
메두사가 온갖 욕설을 내뱉었다.
[쥐새끼 같은 새끼! 고양이 같은 새끼! 개 같은 새끼!]“가축 퍼레이드야?”
파앗!
저주에 가까운 메두사의 욕설에도.
시현은 차분하게 공격을 피할 뿐이었다.
‘시간은 내 편이니까.’
안 그래도 열기에 약한 메두사의 피부와 뱀들이 점점 녹아내리며, 약해지고 있었다.
반면 시현은 화염 저항의 룬, 대천사의 은총 등 여러 수단으로 열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상태.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화르르르륵.
‘태양원반’ 효과로 시현의 뒤에서 생겨난 태양.
[태양강림>.그 밝고 찬란한 빛이 주변 열기를 모조리 흡수해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아이템, ‘태양원반(C)’이 주변 열기와 에너지를 흡수합니다.] [일시적으로 모든 주 스탯이 1 상승합니다.] [아이템, ‘태양원반(C)’이 주변 열기와 에너지를 흡수합니다.] [일시적으로 마기가 3 상승합니다.]…….
태양은 아주 강력한 에너지의 원천.
주변 열기를 흡수해 계속 강해지며, 시현의 여러 스탯이 계속해 상승했다.
게다가 태양으로 인해 주변 열기가 강해진 덕분에.
메두사의 피부는 용암의 폭포를 맞을 때보다 더욱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었다.
[아이템, ‘타락한 영광(C)’이 이빨을 드러냅니다.]그것도 모자라 밤 곳곳에서 생긴 촉수가 메두사의 몸을 휘감고, 피를 뜯어 먹었다.
안 그래도 상대가 도망가서 초조하고 짜증 나는데.
허공에서 촉수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니 미쳐 버릴 지경이었다.
파앗!
시현의 몸은 점점 더 빨라지고, 메두사의 몸은 점점 더 느려졌다.
‘빈틈.’
서걱.
그렇게 시현이 다시 한번 메두사의 목을 노리고 천총운검을 휘둘렀다.
서걱.
메두사의 목 부근에 붉은 실선이 생겨났다.
[키야아악!]간신히 목을 비틀어 시현의 일격을 피해냈지만.
“취애애액!”
“취르르르…….”
그 대가로 머리칼에 있는 두 개의 뱀이 잘려 나갔다.
메두사를 가장 못살게 구는 점이 이것이었다.
상대는 단순히 도망만 치는 게 아니었다.
도망치면서 날리는 일격 하나하나가 위협적이었기에.
마냥 마음 놓고 뒤쫓을 수도 없었던 것이다.
‘언니들이…….’
꽈악.
나머지 고르곤들이 죽은 걸 확인한 메두사의 두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내렸다.
[가만…… 가만두지 않겠다!]이제 그녀의 머리 중 10개가 죽어버린 상황.
조건은 충족되었다.
[키야아아아아아!]메두사의 포효와 함께.
그녀의 몸 전체가 딱딱한 돌처럼 굳어버렸다.
‘스스로 석화를 건다고? 이게 무슨?’
메두사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시현이 뒤로 물러났다.
다른 마수들과 달리 시현은 회귀 전 고르곤 세 자매와 마주친 적이 없었다.
녀석들에 대한 정보라곤 레드 엘프들과 싸우며 얻어낸 게 전부.
물론 그것만으로 나머지 일행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고르곤을 처치할 수 있었지만.
메두사는 달랐다.
‘이런 패턴은 보인 적이 없어.’
지금 당장 저곳에 달라붙었다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
“안 되겠다. 메헨.”
-왜? 인간. 잘만 싸우더니.
“그걸 써야겠다.”
이윽고 시현이 천총운검을 들어 올렸다.
[[보랏빛 재앙>이 펼쳐집니다.] [아이템, ‘태양원반(C)’이 연계에 추가로 등록됩니다.]츠즈즈즈즉…….
[[백야>가 강림합니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