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70)
신의 천적, 회귀하다 170화
109. 메두사의 머리
[믿을 수 없습니다! 고르곤 여왕 메두사를 처치하였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개인 퀘스트, [메두사 처치>를 클리어하였습니다.] [아이템, ‘스테이션 통행증(A)’이 S등급으로 승격됩니다.] [스테이션 통행증(S)]…….
[S등급 특수 효과>1) 이제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의리 개수 제한이 사라집니다.
2) 스테이션 전용 상점의 모든 품목이 20% 할인됩니다.
3) 이제 VIP 상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좋아.’
시현이 만족해 고개를 끄덕였다.
스테이션 통행증이 S등급으로 상승한 상황.
아직 VIP 상점이 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 다이아몬드에서 미스릴로 변하는 통행증부터 간지가 철철 흘러넘쳤다.
-크…… 그 메두사를 잡다니. 인간. 생각보다 제법이구나.
“이제 알았냐?”
-빨리 돌아가서 밥이나 먹자구나.
“마무린 해야지.”
시현은 재촉하는 메헨을 보고 피식 웃으며 모든 아이템들의 힘을 거두고는, 메두사의 시체로 걸어가 깔끔하게 잘려 나간 머리를 들어 올렸다.
[아이템, ‘메두사의 머리(SS)’를 획득합니다.] [메두사의 머리(SS)]#한때 ‘신’에 버금가는 마수라 불렸던 메두사의 머리입니다. 그 흉측한 모습은 죽어서도 그대로입니다.
▶재료 아이템
▶효과
[마력 +100] [석화>메두사의 눈을 마주치면 강력한 ‘상태 이상: 석화’에 걸립니다.
[지배의 여왕>자신보다 ‘격’이 낮은 뱀들에 대한 강력한 지배력을 발휘합니다.
‘격이 낮은 뱀들이라…….’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현재 시현은 왕격을 얻은 상태.
그리고 트레인 메이즈 내 아이언 스네이크들은 전부 왕격이 없는 상태였다.
한때 신격이 있었으며, 현재는 왕격이 있었던 고르곤 세 자매는 이미 죽은 상황.
이 말인즉, 트레인 메이즈 내 있는 모든 아이언 스네이크들이 이제 시현의 명령을 듣는다는 것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메두사의 머리가 올려주는 마력이 무려 100에.
생전에 가지고 있었던 석화 능력까지 가지고 있었다.
온몸이 광물로 되어 있는 토석인들은 석화에 걸리지 않았지만.
평범한 눈을 가진 인간이나 이종족들은 죽은 메두사의 머리를 마주치는 것으로도 석화에 걸릴 수 있었다.
‘눈을 마주친 것만으로 석화에 걸린다라.’
키비시스 안으로 메두사의 머리를 던져 넣으며.
시현이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메두사의 석화 능력은 힘이 약한 다수를 동시에 상대할 때 더욱 좋아 보였다.
“취애애애액!”
“차애애애액!”
이내 시현이 주변을 둘러보니.
자신들의 여왕이자 지배자인 메두사의 시체를 본 아이언 스네이크들이 뒤늦게 달려오고 있었다.
그러곤 시현을 보더니 자연스럽게 머리를 조아렸다.
상황을 보아하니 녀석들은 이미 시현이 가진 지배력에 영향을 받는 모양이었다.
“좋아. 뱀 놈들아. 일단 날 따라와라.”
‘메두사의 머리(SS)’가 가진 지배력에 이어 ‘스테이션 통행증(S)’까지.
이 정도면 플레이어들은 물론, 어지간한 금강석 계급 토석인들보다 ‘트레인 메이즈’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이다.
***
“비상! 비상입니다!”
“전방에 다수의 아이언 스네이크들 출몰!”
“방어! 방어해라!”
체인지 스테이션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했다.
이때까진 기껏해야 전철에 몰래 숨어들었던 아이언 스네이크들이 대대적인 침공을 가했던 것이다.
‘젠장, 이게 무슨…….’
그 모습을 본 코시오가 다급히 뛰쳐나왔다.
‘설마 이시현이 진 건가? 메두사에게?’
마지막에 봤던 그의 힘은 분명 압도적이었지만.
상대도 뱀들의 여왕이자 지배자.
혹시라도 시현이 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었다.
‘그렇게 된다면…… 상황이 좋진 않아.’
고르곤 두 자매가 죽었다곤 하지만.
아이언 스네이크들에게 취약한 토석인들의 특성상 저들을 막긴 어려웠다.
더군다나 고르곤을 상대했던 네 인간 플레이어들은 지쳐 쓰러져 쉬고 있는 상태.
이 병력만으로 메두사를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는 미지수였다.
“야! 아이언 스네이크다.”
“저거 다 퀘스트 보상 아니냐?”
“잡자! 잡아!”
코시오의 속이 타들어가는 것도 모르는 채.
체인지 스테이션에 모여 있는 인간 플레이어들은 각자 무기를 들 뿐이었다.
안 그래도 요즘 아이언 스네이크의 씨가 말라 퀘스트를 진행하지 못했는데.
녀석들이 먼저 와준다면 이들의 입장에선 감사할 따름이었다.
[서브 퀘스트, [아이언 스네이크 사냥>이 취소됩니다.] [서브 퀘스트, [엘프 사냥>이 취소됩니다.]“뭐, 뭐야?”
“갑자기 취소되는 게 어딨어!”
울리는 메시지에 플레이어들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투덜댔지만.
코시오는 달랐다.
서브 퀘스트를 취소할 수 있는 건 그걸 올린 사람뿐.
즉, 지금 시현은 살아 있다는 뜻이었다.
“과연…….”
저벅저벅.
저 멀리.
아이언 스네이크들 사이로 걸어 나오는 시현을 보며.
코시오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저게 의미하는 바는 하나.
시현이 메두사를 죽인 후, 그녀의 머리를 ‘소유’했다는 것이었다.
***
체인지 스테이션에 도착한 시현이 가장 먼저 한 건 아이언 스네이크들의 통제권을 코시오에게 넘겨준 것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시현이 아이언 스네이크의 ‘통제권’만 넘겨준다면.
코시오가 체인지 스테이션에 존재하는 아이템 중 2개를 선택하는 것에서 3개로 늘려줬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아이언 스네이크들은 트레인 메이즈를 벗어나면 쓸모도 없었기에.
시현의 입장에선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
‘히드라나 바실리스크같이 강력한 마수를 모델로 삼은 아이언 스네이크는 이미 키비시스 안에 넣어놓기도 했고 말이야.’
즉, 코시오가 통제할 수 있는 아이언 스네이크는 수만 많지 그리 질이 좋지는 않았다.
물론 코시오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
그렇게 숙소로 향하는 시현의 뇌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생각으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곳에서의 퀘스트를 마무리하고 아이템 3개를 얻은 다음에…… 바로 내려가면 되겠어.’
***
“시현 씨!”
“꾸르르릉(주인 왔나?)”
“주……인님, 오셨어요?”
시현이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본 건 아이언 스네이크의 사체를 행복하게 먹고 있는 가살이었다.
녀석은 아무리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철의 ‘맛’만 느낄 수 있었다.
미식에 관해선 굉장히 축복받은 존재였다.
천유리는 다콘과 같이 있었는데.
레드 엘프들을 유인하는 임무만 맡은 다콘은 별로 다치지 않았기에.
천유리를 치료해 주고 있었다.
다양한 약초를 알고 있는 덕분이었다.
“뭐야? 한국말?”
다콘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언어를 알아챈 시현이 놀라 물었다.
“다콘이가 많이 똑똑하더라고요.”
“그으 럼요.”
아직 살짝 어색했지만.
다콘은 한국말을 잘 사용하고 있었다.
그녀는 수백 년을 첩자와 암살자로 살아온 존재.
사실 새로운 언어를 익히는 것쯤이야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몸은 좀 괜찮으세요?”
“네. 시현 씨는요?”
“저야 늘 튼튼하죠.”
그렇게 서로를 바라본 둘이 피식 웃었다.
“고마워요. 유리 씨. 부탁 들어줘서.”
“누구 부탁인데, 당연히 들어드려야죠.”
하지만 둘은 몰랐다.
그렇게 장난치고 있을 때, 다콘의 눈빛이 묘하게 변했다는 사실을.
“다콘.”
“네? 네. 말씀하세요.”
“뭘 그렇게 놀라? 애들 불러. 회식이라도 하게.”
“회식이요?”
“그래. 고생했는데 먹을 거라도 실컷 먹게 해줘야지.”
모든 일행이 모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종천이야 늘 그랬듯이 운동 중이었고.
아서와 브리트니는 근처에서 쇼핑을 하고 있었던 덕이었다.
“하하하! 세기의 용사들이야! 좋아! 아주 좋아!”
코시오는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시현의 등을 두드렸다.
“그 메두사를 잡다니! 자네는 정말…….”
코시오의 입장에선 더없이 기뻤다.
시현 덕분에 메두사를 잡았을 뿐 아니라.
용암 호수로 조인 스테이션을 완전히 초토화시켜 그곳을 점거할 수 있었다.
덕분에 모든 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을 가지게 되었으니.
이렇게 기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여기 있는 토석인들에게 말만 하게! 모든 음식을 마련해 줄 테니!”
“공짭니까?”
“당연히 공짜지!”
그렇게 거하게 한턱 쏜 코시오는 급하게 ‘바쁘다’라는 핑계로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하긴, 조인 스테이션을 빨리 점거하기 위해선 바쁘게 움직여야겠지.’
질은 좋지 않지만, 그래도 수는 많은 아이언 스네이크들을 다루고 있으니.
조인 스테이션을 점거하고 건물을 세우는 데 무리는 없을 것이다.
-흐하하하! 이거지!
어느새 메헨은 태양원반에서 나와 디저트 종류를 마시듯 삼키고 있었다.
“너 상급 신 맞냐? 뭐 이리 단 것만 밝혀?”
-위대하신 태양 곁에 있으면 먹을 걸 못 먹는단 말이다! 아, 물론 그분은 굉장히 훌륭하시고 인자하신…….
“헛소리하네.”
하지만 메헨도 시현이 가진 아이템을 연계시키고, 키비시스의 눈동자들을 이끄느라 고생한 건 사실.
그렇기에 툴툴거리면서도 시현은 녀석을 위해 많은 음식을 시켜줬다.
어차피 공짜니 거리낄 것도 없었다.
“천 소저. 그대의 냉기와 함께 검을 섞어볼…….”
“……나중에요.”
“아으. 그만 좀 해라! 싸움에 미친 놈도 아니고!”
“아서 소협. 제가 싸움에 미친 사람은 아닙니다.”
고기를 뜯으며 항변하는 종천의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꾸르릉…….(피곤한 녀석일세…….)”
옆에서 아이언 스네이크 사체를 먹는 가살조차 고개를 저었다.
그 모습을 본 시현도 피식 웃으며 보쌈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종천 쟤는 회귀 전이나 후나 동료들에게 하루 종일 싸우자 하네.’
오히려 그 모습이 종천다웠기에.
시현은 웃으며 음식을 먹었다.
코시오는 시현이 좋아하는 고기 위주로 상을 차려줬는데.
대략적인 조리 방법과 레시피를 알려준 덕분에.
보쌈, 닭강정, 갈비, 꽃게탕 등을 먹을 수 있었다.
‘물론 이계에 사는 돼지나 꽃게, 닭이지만 말이야.’
“브리트니 언니…… 가수였어요?”
“유명하진 않았어! 그냥 작은 밴드…….”
“노래해! 노래해!”
“아서! 가만히 있어! 에휴, 누가 축구 선수 아니랄까 봐.”
그렇게 술도 한두 잔 들어가고.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애초에 종천과 친했던 시현은 스스럼없이 그에게 다가갔고.
종천도 그런 시현을 거부하지 않았다.
시현은 종천이 여태까지 본 플레이어들 중 가장 강한 플레이어였으니.
그만큼 그와 대련하면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벌컥벌컥.
“키야아……!”
-키야아……!
메헨과 동시에 술을 들이켜 감탄사를 내뱉은 종천이 시현에게 은근슬쩍 다가와 물었다.
천유리, 아서, 브리트니가 어울리고 있는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시현 대협.”
“호칭이 또 대협으로 바뀌었네?”
“……그렇소. 그건 그렇고. 저번에 해주신 말 있지 않소.”
종천의 말에 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십만대산…… 부끄럽지만 대륙이 워낙 넓은 탓에 지역이 통합되었음에도 그곳으로 가지 못했소.”
“그래?”
“그렇소. 실례가 안 된다면. 우리 무당파가 어째서 재앙 시작과 동시에 멸망한 건지. 알려줄 수 있겠소?”
종천의 말에 시현이 잠시 눈을 감았다.
시현은 종천의 과거에 대해 모두 알고 있었다.
그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무당파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미래에 그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까지도 전부 다.
“내가 마교를 찾아가라 했던 건 마교가 무당파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야.”
“그 무슨?”
쨍그랑.
어찌나 놀랐던 것인지.
종천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러는 바람에 책상이 뒤로 넘어가고, 그릇이 바닥에 떨어지며 와장창 깨졌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오!”
“하…… 이래서 진실을 안 알려주려고 한 건데.”
“아무리 시현 소협이라지만 거짓말을 하면 가만히 안 있겠소.”
갑자기 싸늘해진 분위기에.
다른 일행들이 둘을 쳐다봤다.
천유리는 안 그래도 커다란 눈을 더 크게 뜨고 있었으며.
브리트니는 마법을 이용해 깨진 접시들을 치워 버렸고.
아서는 ‘또 싸우려는 거냐?’라는 표정으로 종천을 쳐다볼 뿐이었다.
“따라 나와.”
그렇게 체인지 스테이션에서 가장 높은 곳, 스카이 라운지로 따라 나온 종천은.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듯 시현을 노려봤다.
“우선 하나만 묻겠소. 시현 소협이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오?”
내공을 이용해 술기운을 모조리 밖으로 배출한 뒤.
종천이 따지듯 물었다.
“그야.”
시현이 종천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무림 쪽에 아는 신이 있으니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