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75)
신의 천적, 회귀하다 175화
112. 크리스탈 메이즈(1)
-드, 드래곤 하트라고?
시현이 얻은 보상을 본 메헨의 눈이 커졌다.
-말도 안 돼!
마침 딱 필요한 보상인 드래곤 하트가 나오다니.
마치 위대하신 태양이 시현을 돕는 것만 같았다.
물론 메헨도 시현을 응원하고 그가 잘되길 바라고.
그가 평범한 플레이어는 물론, 여타 ‘신’들과 비교해서도 독종이며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거대한 보상이, 필요할 때 툭 튀어나온 건 단순한 운으로 치부할 순 없었다.
“……!”
사실 놀란 건 시현도 마찬가지였다.
회귀 전, 다른 플레이어들의 말을 들어봤을 땐.
가장 빨랐던 기록이 30분 정도.
물론 기록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플레이어들도 있다곤 하나.
그걸 감안하더라도 45초라는 기록은 빠르다 못해 있을 수 없는 기록이었다.
물론 정신 계열 공격에 면역이 된 시현에게 있어선 단순 직선 달리기에 불과한 덕분이었다.
‘하긴, 원래 일루젼 메이즈의 환영은 플레이어들이 목표에 다다르지 못하게 위험한 환영을 보여주니까.’
그렇게 중얼거린 시현이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드래곤 하트(A)]#일루젼 메이즈 최고 기록 경신 보상입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대가입니다.
▶?? 아이템
*주변 기운을 흡수합니다.
*흡수한 기운의 종류와 양에 따라 등급이 재조정됩니다(E~SS).
두근! 두근!
드래곤 ‘하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현이 손에 쥔 물질은 쉴 새 없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드래곤.
천사, 악마, 신에 버금가는 초월체.
크기로 보나 등급으로 보나 어릴 때 죽었던 헤츨링의 드래곤 하트로 보였으나.
‘흡수한 기운의 종류와 양에 따라 등급이 재조정됩니다’라는 효과가 있기에 걱정은 없었다.
물론 그 등급 조정은 E부터 SS.
관리를 잘 못 한다면 오히려 A등급에서 하락할 위험이 컸지만.
시현과 같이 있는 한 그럴 일은 없었다.
[아이템, ‘키비시스(A)’가 피어납니다.]드래곤 하트를 키비시스 안에 집어넣은 뒤.
시현이 그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벌써 가는 거냐?
“그래. 볼일은 다 봤으니까.”
츠즈즈즉.
[고생하셨습니다! 일루젼 메이즈의 게이트에 도달하였습니다.] [특수한 조건을 갖춘 플레이어만이 게이트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루젼 메이즈 클리어.]……
[조건을 만족하였습니다!] [네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1층 ‘아이언 메이즈’로 이동.] [▶지하 1층 ‘트레인 메이즈’로 이동.] [▶지하 3층 ‘크리스탈 메이즈’로 이동.] [▶지구로 귀환.] [*단, 지구로 귀환 시 다시 일루젼 메이즈로 돌아올 수 없습니다.]게이트에 가니 이제 선택지가 4개로 늘었다.
하지만 시현의 선택지는 하나였다.
아이언, 트레인 메이즈에선 더 이상 뜯어낼 게 없었고.
지구로 가자니 이곳까지 온 보람이 없었다.
“가자고.”
-좋지.
[지하 3층 ‘크리스탈 메이즈’로 이동합니다.]***
[드워프들의 미로, 지하 3층 ‘크리스탈 메이즈’에 입장하였습니다.] [대재앙, 아이언 메이즈에선 신의 개입이 불가합니다.] [시작 위치는 랜덤입니다!] [무운을 빕니다!]화르르륵…… 파앗!
하얀 빛무리와 함께 시현이 도착한 곳은 ‘뜨겁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장소였다.
불로 된 지옥이 있다면 이곳이라고 느껴질 만한 풍경.
땅 곳곳은 갈라진 상태로 용암을 내뿜고 있었고.
아이언 메이즈에서 최종 보스 격으로 나온 마그마 드레이크들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취르르륵!”
“취르르르…….”
메두사의 머리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 걸까?
이전엔 호전적인 모습을 보이던 마그마 드레이크들은 시현을 보자마자 꽁무니 빠지게 도망치고 있었다.
물론 거대한 용암의 강에서 나오는 마그마 피쉬들은 멋모르고 시현의 살점을 물어뜯으려 튀어 올랐지만.
[아이템, ‘천총운검(C)’이 핏빛 폭풍을 일으킵니다.]천총운검이 일으킨 폭풍에 의해 몸이 찢긴 이후엔 그 누구도 달려들지 않았다.
“크리스탈 메이즈.”
그 모습을 본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오랜만이네.”
크리스탈 메이즈(Cristal Maze).
땅속 깊은 곳에 있는 마그마 위에 지어진 미로로.
지금은 그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드워프들의 ‘성’이 주를 이루는 미로였다.
보아하니 시현이 떨어진 곳은 드워프들이 거주하는 곳에선 조금 떨어진 곳.
그렇기에 용암으로 된 거대한 강과 호수, 마수들밖에 보이지 않았다.
“취르르르!”
용암으로 된 뱀, 마그마 스네이크들이 재빨리 도망치는 걸 뒤로.
시현이 천총운검을 들어 올린 채 걸음을 옮겼다.
-왜 걸음을 옮기는 거냐? 여기가 어딘지 알고?
“크리스탈 메이즈 내에선 가만히 있는 건 금물이야.”
-왜?
“이교도 새끼들 오면 피곤하거든.”
-이교도?
“그런 게 있어. 어디에 있든 나타날 수 있는 놈들이지.”
-그렇군. 그런데 여긴 미로 같지는 않단 말이야.
“미로지.”
크리스탈 메이즈는 드워프들이 그린 랜드 가장 깊숙한 곳을 전부 이용하는 만큼.
다른 미로들에 비해 압도적인 크기를 가지고 있었다.
대륙과 대륙을 이을 정도로 거대했기 때문에.
이곳에서 자칫 잘못하다간 길을 잃기 십상이었다.
다른 세 개의 대륙을 이을 정도의.
그야말로 거대한 땅과 그 안에 매장된 수많은 광물.
이곳을 돌아다니는 수많은 마수들.
이 땅 자체가 ‘미로’였다.
-호오…… 단순히 넓어서 미로라.
“라 옆에 붙어서 모든 세상을 내려다본 너한텐 실감이 안 날 수도 있겠지만.”
시현이 고개를 저었다.
“우리같이 작은 인간이나 이종족들에겐 치명적이라고.”
-길을 찾을 방법은 있나?
“말해 뭐 해.”
피식 웃은 시현이 칭호를 장착했다.
[칭호, [군단 지배자(SS)>를 장착합니다.] [가장 가까운 군단장의 위치를 파악합니다.]시현이 군단 지배자 칭호를 장착함과 동시에.
몇몇 존재들의 위치가 파악되었다.
드워프.
이들은 자신의 피조물인 토석인들처럼 철저한 계급제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중 왕가(王家)의 피를 이은 드워프들은 아무리 어리거나 실력이 없어도 ‘군단장’급 위엄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드워프 왕가들은 그들의 성인 크리스탈 캐슬에 머물러 바깥으로 나오지 않았는데.
시현이 노리는 게 이것이었다.
‘드워프 왕가가 있는 곳으로 가면 녀석들의 본거지로 갈 수 있어.’
이내 위성지도, 안내와 함께.
시현이 방향을 잡았다.
[아이템, ‘키비시스(A)’가 피어납니다.] [아이템, ‘키비시스(A)’가 ‘상냥한 냉기(C)’를 분출합니다.]위이이잉!
키비시스를 열고 나온 퀵 비.
가장 빠른 이동수단인 녀석 등에 올라탄 뒤.
시현이 땅을 박찼다.
물론 마음만 먹을 수 있다면 시현은 퀵 비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그러기엔 소모되는 마기가 너무나 많았다.
‘뛰는 것보단 나는 게 더 빠르기도 하고 말이야.’
후우우우우웅!
이곳이 뜨겁고, 많은 마수들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지만.
시현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퀵 비가 나는 빠른 속도라면 어지간한 마수들은 따라잡을 수도 없고.
따라잡는다 해도 시현이 제거하면 되었으니까.
‘상냥한 냉기(C)’ 아이템 덕분에 마그마의 열기까지 해결했으니.
이제 거리낄 건 없었다.
“가자.”
위이이잉!
그렇게 시현은 퀵 비를 타고, 가장 가까운 드워프 왕족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
‘젠장…….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 거지?’
크리스탈 메이즈, 어딘가.
어린 모습을 한 드워프 ‘탄’이 팔다리가 묶인 채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다.
그의 몸에서 흐르는 끈적한 피, 보통 드워프보다 단단한 근육.
무엇보다 또렷하게 빛나는 주홍빛 눈동자까지.
이 모든 점이 그가 드워프 왕가 중 하나인 ‘해머가(Hammer家)’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어린놈이지만 방심하면 안 돼.”
“맞아. 우리의 신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놈 중 하나라고.”
수많은 드워프들이 그의 주변을 둘러싼 채 킬킬대고 있었다.
“어린놈이라 다행이네.”
“그래. 이놈이 피를 흘리면 신과 교주께서도 기뻐하실 거야.”
“맞아. 크크크.”
“최근에 오신 성녀님께서도…….”
‘어른들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이교도.
드워프 고유의 제작 능력을 포기한 대신 악신(惡神)의 힘을 받아들여 거대한 신체를 가지고 있는 녀석들.
대부분의 드워프들은 그들을 ‘악마’라고 부를 만큼 증오했기에.
탄은 동료들과 녀석들을 죽이려는 마음을 먹었다.
이교도 사냥.
이 과정을 마치면 장인으로서는 아니어도, 전사로서는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이 생각은 사실이었다.
물론 상대를 ‘잡는다’는 사실이 성공하는 한 그러했다.
처음 이교도를 발견했을 때.
탄은 어른들 없이도 이 녀석들을 단번에 제압하거나 죽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교도들은 그 어떤 무기도, 아이템도 만들 수 없는 타락한 존재들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약할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오만이었다.
뛰어난 장인 기술로 만들어진 드워프제 아이템을 갖추고 있고.
왕가의 피를 이어 다른 드워프들보다 강력한 신체를 가지고 있어도.
탄은 어린 드워프일 뿐.
그의 힘으로 이교도들을 물리치는 건 무리였다.
‘내가 왜…… 내가…… 내가…….’
같이 왔던 친구들이 얼음 조각에 찢겨 나가고, 독에 중독되고, 이교도들의 손에 의해 뼈가 부러지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녀석들은 왕족인 탄을 조롱이라도 하듯 살아남은 다른 친구들은 잔인하게 고문했고.
웃으며 탄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었다.
“맛이 어떠냐?”
“빌어먹을 순혈 새끼들.”
“평소에 우릴 사냥하고, 몰살시키려 작정하고 있었지?”
“어린애라 해도 안 봐줘. 순혈 새끼들은 말이야.”
그렇게 친구들이 하나둘 죽은 뒤.
이교도들은 탄의 머리와 다리를 발로 툭툭 차며 도발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이 완벽히 제압당한 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흐흐흐. 좋네, 왕족의 아이템도 손에 넣고 말이야.”
“교주님께 바치면 좋아하시겠어.”
“지위가 상승할지도 모르지.”
왕인 아버지가 직접 만들어준 아이템까지 능욕당하고 있었기에.
탄은 이를 꽉 깨물 뿐이었다.
“슬슬 준비해라.”
“네.”
“네.”
누군가의 명령과 함께.
악신의 힘을 받은 이교도들이 이동을 준비했다.
한곳에 머무르는 순혈 드워프들과는 달리, 악신의 피가 섞인 이 이교도들은 유목민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한곳에 머무르는 건 길어야 5일 정도였다.
“히이이잉!”
용암으로 된 말과 소를 탄 뒤.
이교도들이 이동을 시작했다.
‘난 이대로 끌려가 죽는 건가?’
그나마 왕의 피를 이었기 때문에, 탄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저들이 말하는 ‘교주’ 혹은 ‘성녀’에게 간다면.
왕의 피를 모조리 흡수당한 채 죽을 것이다.
‘제발…….’
탄이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간절히 속삭였다.
‘누구라도 좋으니 제발…….’
위이이잉!
그리고 그때.
무언가 진동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뭐야?”
“벌레 소리?”
“여긴 포식충이 없는 지역인데?”
벌레 소리에 이교도들이 긴장해 무기를 들어 올렸다.
포식충, 정식 명칭 ‘마그로포’.
곤충의 몸으로 이곳의 열기를 이겨낸 녀석들인 만큼.
지하 3층, 크리스탈 메이즈에 있는 독충들은 보통 독한 게 아니었다.
녀석들은 톱니 같은 이빨로 생명체의 살점을 물어뜯었는데.
그 치악력이 어찌나 센지, 악신의 힘으로 강화된 이교도들의 몸도 솜사탕처럼 뜯겨 나갈 뿐이었다.
물론 순혈 드워프들은 장비의 힘으로 녀석들의 접근을 완벽히 차단할 수 있었지만.
이교도들은 아니었다.
녀석들에겐 아이템을 만들 능력이 없었던 것이다.
위이이이이잉!
이윽고 날갯짓 소리가 더더욱 커지고 벌레의 정체가 드러났을 때.
이교도들의 눈이 커졌다.
“포식충이 아니잖아?”
“뭔 벌레지 저건?”
“거대한데?”
휘이잉…….
“잠깐!”
이교도 중 하나가 거대한 벌레 위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기 누군가 있다!”
“누구?”
“하얀 피부?”
“……아이템이다.”
이내 벌레 위에 있는 ‘누군가’를 본 이교도들이 소리쳤다.
“아이템을 장착한 놈이다!”
“드워프 순혈이 분명해!”
“잘 보이진 않지만…….”
“공격해! 공격!”
이교도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벌 위에 있는 누군가를 향해 달려들었다.
각자의 손에 들린 무기와 손등에 새겨진 마법진이 빛나기 시작했다.
“이래서…….”
동시에.
퀵 비 위에 타고 있던 시현이 녀석을 위로 올려보낸 뒤.
그 위에서 뛰어내렸다.
“이교도 새끼들이 안 된다니까.”
[[혈식검>을 발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