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85)
신의 천적, 회귀하다 185화
114. 마그마 플라이트(4)
시현의 천뢰엔 생명력 5% 이하의 적을 그 즉시 죽여 버리는 효과까지 있었기에.
마그마 플라이트가 먹으려던 마그마 드레이크들은 픽픽 쓰러지고 있었다.
쿠구구궁…….
죽음을 맞이한 마그마 드레이크의 숫자 총 250여 마리.
‘이렇게 죽여도 레벨 하나가 안 올라가네.’
체인지 스테이션에서 서브 퀘스트를 독식하고, 메두사를 비롯한 고르곤 세 자매를 잡으며 달성한 시현의 레벨은 95.
이곳에서부터 만렙인 120까지는 ‘통곡의 레벨’이라 불릴 정도로 오르지 않았기에.
시현은 그러려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시현이 여유롭게 있는 동안.
쿠구구궁…….
마그마 플라이트는 추락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후우우우웅!
그렇게 추락하는 와중에도.
천뢰는 집요하게 마그마 플라이트의 등을 노렸다.
물론 그 위에 서 있던 프윔도 천뢰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콰지지직!
강력한 벼락이 몸에 꽂히고 온갖 디버프 때문에 고통스러웠지만.
프윔은 온 힘을 다해 마그마 플라이트의 비늘을 부여잡았다.
말 그대로 썩은 동아줄이었지만.
그 썩은 동아줄마저 잡지 않으면 벼락에도 맞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목숨마저 장담할 수 없었다.
“빌어먹을!”
이런 극한 상황에선 신에게 받은 서리 능력도, 검술도 소용없었다.
악력.
마그마 플라이트의 비늘 중 하나를 잡고 있는 손힘만이 믿을 것이었다.
“안녕?”
“크으으으…… 너!”
그렇게 떨어지는 와중에도.
시현은 마그마 플라이트의 비늘을 타고 프윔에게 달려들었다.
[아이템, ‘크라켄 포획자(S)’가 발사됩니다!] [특수 효과, [미스릴 발사!>가 발동됩니다.]촤르르르르르!
퉁!퉁!퉁!퉁!
허공에 튕기며 기이한 각도로 날아오는 크라켄 학살자를 보며.
안 그래도 당혹으로 물들었던 프윔의 표정이 빠르게 썩어갔다.
어떻게든 서리 능력으로 속도를 낮추고, 비늘을 잡고 있지 않은 손으로 검을 휘둘러 쳐내고 있다지만.
급격히 떨어지는 와중에 저런 게 날아들어 오니, 상황은 말할 것도 없이 최악이었다.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줄 알…….”
콰아아아아아아아앙!
프윔의 말이 끝나기도 전.
마그마 플라이트의 육체가 용암 호수 근처 땅에 떨어져 처박혔고.
동시에 엄청난 충격파가 몸에 가해졌다.
퉁.
반면 시현은 여유롭게 착지할 뿐이었다.
‘가벼운 발걸음(S)’의 특수 효과로, 마그마 플라이트가 추락하기 직전에 발을 내디뎠고.
그대로 허공을 딛고 여유롭게 땅에 착지했다.
‘허공을 한 번 디디는 특수 효과’를 발동할 땐 낙하 대미지가 전혀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쿠르르릉…….
마그마 플라이트는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착지하려 했지만.
시현이 미리 아킬레스건을 잘라놨기 때문에 땅에 발을 디딜 수 없었다.
[……쿨럭.]마그마 플라이트의 입에서 진득한 피가 흘러내림과 동시에.
프윔이 간신히 몸을 일으켜 빠져나왔다.
“오호. 그 충격에도 살아남다니. 제법이네?”
“나, 나는 대, 대주교다…….”
으드득…….
“너희 벌레 같은 인간이 감…….”
번쩍!
그 순간 천뢰의 검은 벼락 중 몇 개가 녀석의 머리에 작렬했다.
“젠장! 넌…… 넌 왜 멀쩡한 거냐!”
프윔이 억울하다는 듯 시현에게 소리쳤다.
“뭐, 자세히 알 건 없어.”
그 순간.
시현의 손등에 아주 작은 금빛 스파크가 튀었다.
아스트라페.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예상한 시현은.
아스트라페에서 뜯어낼 수 있는 ‘가장 작은 조각’을 분열시켜 가지고 있었다.
이 작은 조각을 가진 것만으로도 E등급 특수 효과, [감전 면역>이 적용되었기에.
시현은 무자비하게 내리치는 이 검은 벼락 사이에서 무사할 수 있었다.
“크흐흐…… 흐흐흐……. 내가, 이 내가 이렇게 허무하게…….”
점점 다가오는 시현을 보며.
프윔이 발악하듯 소리쳤다.
“신의 힘을 받은 내가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것 같……!”
서걱.
녀석의 말이 끝나기도 전.
시현이 정의수호자를 휘둘렀다.
“어. 그렇게 허무하게. 아무것도 못 하고.”
툭.
“죽어라.”
[믿을 수 없습니다! 서리호수의 대주교 ‘프윔’을 처치하였습니다!] [아이템, ‘서리혀(S)’를 획득하였습니다.] [흐흐흐…… 흐흐흐.]이제 거의 곤죽이 되어버린 프윔의 머리에서 서리 내단을 꺼내는 걸 보며 마그마 플라이트가 실소했다.
[처음부터 그걸 노린 것이냐? 우리가 신께 받은 보물을?]“뭐. 겸사겸사?”
완전히 썩어 들어가는 녀석의 몸을 보며.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회귀 전 이놈한테 죽었던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하면…….’
그야말로 치가 떨렸다.
하지만 회귀 후엔 녀석에 의해 단 한 명의 인간 플레이어도 죽지 않았다.
“네가 죽으면. 마그마 드레이크들은 알아서 용암 호수로 들어가 나오지 않겠지.”
[흐흐흐…… 내가 죽는다고 끝이 아니다. 우리 교엔 아직 대주교들과 교주, 최근에 생긴 성녀까지 있지.]“알아.”
스윽.
“근데 곧 죽을 놈이 나까지 걱정해 주다니. 너무 친절한 거 아니야?”
[걱정은…… 크크크. 교주, 그 괴물이 널 죽일 것이다.]마그마 플라이트가 발악하듯 중얼거렸다.
프윔과 함께 먼저 뒤통수를 치려던 그가 할 말은 결코 아니었지만.
그나마 이 괴물 같은 놈에게 복수를 할 수 있는 건 교주뿐이었다.
“교주. 교주라…….”
회귀 전, 시현은 드워프 이교도가 섬기는 종교 ‘폭룡교’에 대한 것들을 자세히 알진 못했다.
수정궁의 드워프들은 마그마 플라이트와 프윔을 잡으면 지구로 돌려보내 줬으니까.
그렇다 해도 상관없었다.
폭룡교와 교주.
녀석들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방법은 있었으니까.
[오만한 것. 넌 이제…….]서걱.
마그마 플라이트의 말이 끝나기 전.
정의수호자가 녀석의 목을 찌르고 들어갔다.
[끄아아아아!]고통에 겨운 마그마 플라이트의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와이번.
원래 언어능력도, ‘파이어 스톰(A)’ 같은 스킬도, 이렇게 거대한 몸집도 없는 마수였지만.
마그마 플라이트는 신의 힘을 받아 굉장히 강력해진 개체.
하지만 그런 힘을 받고서도 시현에 의해 이렇게 천천히 요리될 뿐이었다.
[믿을 수 없습니다! 용암하늘의 대주교 ‘마그마 플라이트’를 처치하였습니다!] [아이템, ‘마그마 하트(S)’를 획득하였습니다.] [서리혀(S)]#이름 모를 드래곤이 자신의 수하이자 실험체, 프로스트 스윔에게 내려준 혓바닥입니다. 강력한 서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재료 아이템
▶효과
[냉기 속성 강화 +70]*스킬을 이용해 섭취하면 추가 효과가 드러납니다.
[마그마 하트(S)]#이름 모를 드래곤이 자신의 수하이자 실험체, 마그마 플라이트에게 내려준 심장입니다. 강력한 용암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재료 아이템
▶효과
[화염 속성 강화 +70]*스킬을 이용해 섭취하면 추가 효과가 드러납니다.
서리혀와 마그마 하트.
각각 S등급 아이템으로, 상당히 강력한 속성 강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진짜 효과는 드러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말이야.’
이것들 역시 강력한 마수들에게서 나온 재료 아이템.
지구로 귀환해 박나은에게 맡겨놓으면 좋은 내단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키비시스에 흡수시키긴 아쉬우니까.’
드워프제 가죽 주머니에 두 재료 아이템을 넣으며.
시현은 새삼 키비시스가 없으니 불편하단 걸 깨달았다.
‘그것만 있으면 이것들 싹 다 담아갈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사방에 널브러져 있는 마그마 드레이크들의 사체를 보며.
시현이 아쉽다는 듯 혀를 찼다.
“시현 님!”
위이이이잉!
천뢰가 내리기 시작한 후.
멀리 떨어져 있던 퀵 비를 탄 탄이 시현에게 재빨리 날아왔다.
“뭐, 무사하냐?”
“덕분에요. 우우욱……!”
긴장이 풀린 탓일까?
탄은 구석으로 가 속을 비워내기 시작했다.
“그래그래. 천천히 해라.”
그렇게 녀석이 안정된 후, 시현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거 언제 다 옮기냐?”
“이걸 옮긴다고요? 왜요?”
“그럼 이걸 다 버려? 드워프란 놈이 말이야.”
시현이 고개를 저었다.
“이게 얼마나 좋은 아이템 제작 재료들인데. 특히 이거 말이야.”
‘시야가 달라.’
자신은 달려오는 수십 마리의 마그마 드레이크들을 보며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런 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휩싸여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재앙.
수십 마리의 마그마 드레이크들은 말 그대로 재앙이었으니.
자신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었다.
다른 드워프나 토석인.
심지어 이곳엔 없는 엘프나 시현과 같은 종족인 인간이 왔더라도 똑같이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시현은 달랐다.
그는 수십 마리의 마그마 드레이크들이 만들어내는 불길 폭포를 마주하면서도.
저것들에게서 ‘살아남는다’는 고민은 하지 않았다.
그건 그에게 그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증명했지.’
거대 와이번에게 달려들어 녀석을 죽이고, 마그마 드레이크의 사체를 어떻게 옮겨다 사용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압도적이야. 내가 만난 그 어떤 전사도 저런 생각은 못 할 텐데 말이야.’
서 있는 곳이 달랐기에.
강함의 척도가 달랐기에.
보는 것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키비시스 잠깐만 들고 올 걸 그랬나?”
“……그래도 그렇게 막 먼 거리는 아니라서 토석인들 시키면 될 겁니다. 여차하면 트레인 메이즈에 있는 열차 몇 개 가져다가 쓰면 되니까요.”
마그마 드레이크들은 강력한 만큼 사체가 쓸 만했다.
녀석들의 짱짱한 근육은 활을 만드는 데, 단단한 비늘은 갑옷을, 이빨은 검을 만드는 데 쓰였다.
그뿐인가?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는 훌륭한 장식이었고, 철보다 단단한 발톱은 굴착 시설을 만드는 좋은 재료였다.
비록 천뢰의 저주로 인해 40% 정도는 못 쓴다 해도.
이 정도면 근 400년간 들어온 재료 중 가장 많고 질이 좋은 재료였다.
‘하긴 한 마리 잡는 것도 어려운 마그마 드레이크들이 무더기로 쏟아졌으니.’
“아, 그리고 다른 건 모르겠는데 ‘마그마 드레이크의 정수(B)’는 날 줘.”
“그 정도야 드릴 수 있죠. 어머니와 상의는 해봐야겠지만.”
탄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마그마 드레이크의 정수는 드워프들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이었지만.
시현은 수정궁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마그마 웨이브를 완전히 박살 내버리고 다른 모든 부산물들을 넘겨준 상황.
정수쯤이야 얼마든지 줄 수 있었다.
“자. 그럼 인력 부르자고.”
“인력이요? 아, 토석인들이요? 알겠어요.”
***
수정궁, 기도실.
이곳은 드워프 삼왕.
코웅, 호웅, 라웅이 엘프 집단 ‘세계수 수호자’와의 화해의 상징으로 만들어준 공간으로.
이곳에 출입할 수 있는 존재는 극소수였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단둘이었다.
해머가의 왕비 린, 그리고 그녀를 보좌하는 다크 엘프 암살자 로이.
즉, 엘프들뿐이었다.
“세계수 어머니, 오늘도 미천한 저를 굽어살펴 저 난쟁이들로부터…….”
세계수의 잎과 가지.
그것을 눈앞에 둔 린이 무릎을 꿇은 채 기도하고 있었다.
똑똑똑.
“……여왕님.”
스르륵.
그렇게 린이 기도에 열중하고 있는 사이.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이시현이 복귀했습니다.”
“탄은?”
“……살았습니다.”
“살았다라…….”
그 말을 들은 린이 눈살을 찌푸렸다.
‘세상일이 내 뜻대론 안 된다고 하지만…….’
아쉬움을 뒤로한 채, 린이 바깥에 대고 외쳤다.
“곧 갈 테니. 먼저 가 있도록.”
“예.”
그렇게 토석인 하나가 물러난 그 순간.
린이 자신의 손가락을 물어뜯은 뒤, 소환진을 그렸다.
이내 번개 속성의 정령석과 신성력이 담긴 십자가를 적절히 배치한 뒤.
린이 ‘무언가’를 소환했다.
파지지지직.
[경고! 환상과 번개의 대천사 ‘라미엘’을 소환합니다.] [강대한 힘을 가진 대천사의 본체가 소환되지 않습니다.] [대신, 상징체가 소환됩니다.]이내 세계수 주변에서 하얀 스파크가 튀어오르더니, 하얀 십자가가 생성되었다.
[……의외군. 크리스탈 메이즈의 엘프 여왕이 날 소환하다니.]“환상과 번개의 대천사, 에덴의 7대 대천사 라미엘. 안녕하십니까?”
[무슨 일로 날 소환한 거지?]“제안드릴 게 있습니다.”
[아버지도 믿지 않는 불경하고 더러운 이교도 엘프 따위가, 감히 바쁜 날 소환한 것도 모자라 거래를 하려 해?]“구미가 당기실 겁니다.”
마음만 먹으면 라미엘이 상징체만으로 자신을 죽여 버릴 수 있단 걸 알았지만.
린은 여유롭기 그지없었다.
자신의 제안이 통할 걸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뭐지?]“타락왕 이시현. 그와 관련된 겁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