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91)
신의 천적, 회귀하다 191화
116. 지하삼왕, 그리고 여왕(2)
“이게…….”
“신의 힘인가?”
“크흑…….”
예상과는 다른 강력한 기운에.
지하삼왕이 잠시 주춤거렸다.
그러는 사이에도 시현은 토석인들을 베고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괴물 같은 놈.”
그 모습을 본 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대주교 마그마 플라이트와 프윔을 죽이고 마그마 웨이브를 막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건 자신이 준 드워프제 무기를 활용한 것과 ‘운’이 크게 작용되어 가능한 이야기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도 더…….’
시현의 실력은 압도적이었다.
혹시 몰라 드워프제 아이템으로 몸을 칭칭 두른 토석인 호위기사들이 썰려 나가고, 금빛 번개에 닿자마자 잿더미로 변해 사라졌으니까.
반면 지하삼왕은 아이템에 적응하느라 애를 쓰고 있는 상태.
라미엘의 힘이 개입했음에도 쩔쩔매는 모습을 보니, 자연스레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한심하긴…….’
드워프들을 본 린이 눈살을 찌푸렸다.
‘여기에 팔려오듯 시집오지만 않았어도…… 빌어먹을! 아버지 때문에 연애결혼인 척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어 죽겠는데.’
코웅을 한 번 노려본 린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손을 들어 올렸다.
사아아아아!
엔다이론.
용의 모습을 한 물의 상급 정령이 모습을 드러내며 시현에게 물줄기를 쏘아댔다.
[아쿠아 애로우(E)] [아쿠아 스트라이크(C)]린의 클래스는 정령사.
하지만 그녀가 착용한 장신구의 힘을 빌려 물에 관련된 이 두 가지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다.
‘어떻게든 내가 시간을 벌어줘야 해.’
쿠구구구…….
“저걸 죽이려면 말이야!”
사아아아!
린 주변으로 물의 기운이 요동쳤다.
‘용암이 가득한 이곳에서…….’
‘이 정도의 물 마법을?’
‘역시 핏줄이 다르다 이건가?’
위즈덤비어드가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팔아넘겼다곤 하나, 그녀는 하이 엘프들 중에서도 특히 재능이 있었던 편.
세계수, 리에나트리의 힘을 조금만 더 받으면 장로의 위치까진 그냥 들어갈 수 있었을 정도였다.
즉, 그녀의 힘은 어지간한 엘프 장로 수준.
거기에 드워프들의 아이템까지 착용하고 있으니, 결코 만만하게 볼 순 없었다.
“가라.”
파아아앗!
린이 허리춤에서 스태프를 꺼내 들었다.
스태프 가운데 박혀 있던 보석에서 푸른빛이 쏟아져 나왔다.
사르르르륵!
동시에 엔다이론의 몸집이 커지더니, 녀석이 내뿜는 물줄기가 다섯 배가량 커졌다.
***
-오호…… 상급 정령이 저 정도 힘이라니. 꽤 제법이잖아?
“만만치 않은 건 알고 있었는데 말이야.”
누군가는 템빨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시현은 알고 있었다.
제아무리 드워프제 아이템이라도 사용자 본인이 강하지 않으면 저런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걸.
‘현재 내가 가진 힘은 벼락 아스트라페와 태양의 힘.’
자신의 뒤에 이글거리고 있는 주홍빛 태양을 보며.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서 일부러 물을 가져온 건가?”
흔히 알려진 대로 불 속성과 물 속성은 상성이 좋지 않다.
같은 위력에 같은 양이라면 불이 물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같은 위력’일 때뿐.
“이왕 이렇게 된 거 정면 돌파 하겠어.”
-엔다이론의 힘이 만만치 않을 텐데, 물 속성 마법도 심심치 않게 들어오고 말이야.
“지금은 방법이 없어.”
꾸드득.
시현의 허벅지가 부풀어 오르더니.
파앗!
이내 앞쪽으로 빠르게 튀어 나갔다.
[[벼락과 화염>을 발동합니다.]연계기, [벼락과 화염>.
가장 빠르고 강력한 속성인 ‘번개’ 속성과 범위가 넓고 파괴적인 속성인 ‘화염’.
그 둘이 뭉쳐 사방을 초토화시켜 버리는, 말 그대로 공격에만 집중된 기술이었다.
화르르르륵…….
츠즈즈즈즉…….
엔다이론이 쏘아낸 물줄기와 시현의 후광에 타오르는 검은 불이 서로를 집어삼킬 듯 다가가더니.
콰아앙!
이내 굉음을 내며 부딪쳤다.
“크흑……!”
예상과는 달리 주홍빛 불길은 꺼지지 않았다.
아니, 꺼지긴커녕 저 이글거리는 불길은 린이 일으킨 물을 증발시키고 있었고.
파지지직!
아직 증발하지 않은 물을 타고 금빛 벼락이 쏘아져 왔다.
‘젠장!’
대부분의 물이 불을 이기듯, 대부분의 번개는 물을 이긴다.
물이 젖은 순간, 번개 속성으로 받는 피해가 커지기 때문이었다.
-크아아아아아!
아스트라페에 직격당한 엔다이론이 비명을 질렀다.
녀석의 몸체를 이루고 있던 물이 증발할 뿐만 아니라, 제우스의 벼락에 노출까지 되니.
그 충격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엔다이론이 고통에 겨운 몸부림을 치고 있을 때.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시현이 눈을 빛냈다.
퉁.
한 번의 도약.
그리고 허공을 밟아 이어진 두 번째 도약.
두 번에 걸쳐 가속도가 붙은 시현이 양쪽 팔에 있는 힘, 없는 힘을 전부 불어넣은 뒤.
서걱.
그대로 정의수호자를 휘둘렀다.
-아, 안 돼!
뒤에 있던 린이 어떻게든 물 속성 마법으로 시현을 견제했지만.
고작 아이템 하나에 의지한 마법으로는 검은 태양을 뚫을 수 없었다.
-린!
이내 엔다이론의 머리가 그대로 양분되며, 역소환되었다.
연계기, [벼락과 화염>.
그 강력한 힘이 정의수호자에 전부 담긴 덕분이었다.
“……쿨럭.”
무려 상급 정령이 강제로 역소환되자, 린의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사, 상급 정령이 한 방에 죽는다고?’
안 그래도 엔다이론과 아이템의 힘을 끌어다 쓰느라 무리했는데 역소환까지 당해 버리니.
마력 회로가 꼬이다 못해 얽히고, 끊어져 버렸다.
후우우웅!
그러는 와중에도 엔다이론을 벤 시현은 린 바로 앞으로 떨어져 내리는 상황.
그것도 섬뜩한 마기를 가득 담은 검은 태양과 함께였다.
‘주, 죽는다!’
린의 눈동자에 죽음의 공포가 드리운 그 순간.
“고생했소. 부인.”
후우우우웅!
폭풍과 함께 누군가 시현의 앞을 가로막았다.
“잠깐 물러나 계시오.”
츠즈즈즉.
코웅.
작은 드워프인 녀석의 머리 위로 주홍빛 눈동자가 세로로 떠지더니.
강력한 폭풍이 손에 들려 있는 천총운검에 모여들었다.
콰지지지직!
[벼락과 화염>으로 둘러싸인 정의수호자.핏빛 폭풍에 둘러싸인 천총운검.
두 강력한 기운이 부딪친 결과, 시현은 명백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크흑!”
“그 정도로 되겠어?”
콰아앙! 쾅! 쾅!
전투용이 아닌 제작용이긴 했지만, 신화 속에 등장하는 SS급 무기인 만큼 정의수호자는 천총운검의 예기를 능히 견뎠다.
게다가 아스트라페와 태양원반은 천총운검의 폭풍을 밀어내다 못해 코웅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었다.
“크흑…….”
서걱!
두 아이템이 천총운검보다 강한 것도 사실이었지만.
더 큰 이유는 코웅이 천총운검을 잘 다루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젠……장 마력이!’
그나마 미친 듯이 높은 힘 스탯으로 공격을 버텨내고 있지만.
코웅의 살갗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경고! ‘상태이상: 감전’에 걸렸습니다.] [경고! ‘상태이상: 화상’에 걸렸습니다.]이어지는 감전, 화상 콤보에 코웅의 몸이 굳고, 생명력이 미친 듯이 깎여 나갔다.
“크아아아아!”
“그거 그렇게 쓰는 거 아닌데 말이야. 연구 맡겨놨는데도 몰랐어?”
“닥쳐라!”
코웅이 휘두른 천총운검이 정의수호자에 가로막히고.
퍼어억!
시현의 발이 상대의 인중을 걷어찼다.
그야말로 속수무책.
가장 빨리 키비시스와 천총운검에 적응하고, 아내가 위험해 뛰어들긴 했지만.
명백한 무리였다.
‘젠장 마력이…… 마력이!’
그나마 키비시스가 흡수한 물리, 마법 저항 50%를 감소하는 효과가 아니었다면.
코웅은 진작 죽어 시체가 되어 있을 것이었다.
카아아아앙!
하지만 그걸로도 버티지 못한 코웅은 결국 천총운검을 놓치고 말았다.
“아, 안 돼!”
“코웅!”
바로 그때, 적응을 마친 호웅과 라웅이 뛰어들었다.
하지만.
“늦어.”
서걱.
시현의 정의수호자는 가차 없이 상대의 목을 잘라 버렸다.
[믿을 수 없습니다! 해머왕 ‘코웅’을 처치하였습니다.] [경험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놀란 린의 눈동자가 다 커지기도 전.
시현이 재빨리 천총운검과 키비시스를 들어 올린 뒤, 장착했다.
곧바로 정의수호자를 키비시스 안으로 바로 집어넣으며.
시현이 오랜만에 천총운검을 쥐었다.
후우우웅!
“그래. 나도 반갑다.”
[아이템, ‘키비시스(A)’가 눈을 뜹니다.] [아이템, ‘키비시스(A)’가 총 60개의 눈을 떴습니다.] [마기가 300 상승합니다.] [아이템, ‘키비시스(A)’의 특수 효과를 발동합니다.]……
[60개의 눈: [마력 지배>가 시작됩니다.]파즈즈즈즈즈즉!
시현의 머리 위에 생겨나는 주홍빛 눈을 시작으로.
이글거리는 검은 태양 곁으로 총 60개의 눈이 떠졌다.
그 특수 효과는 [마력 지배>.
이제 남은 지하삼왕, 호웅과 라웅은 마력도 제대로 쓰지 못할 것이다.
“크흐흑…….”
“코, 코웅!”
아니나 다를까, 남은 둘이 비틀거렸다.
“차원이 다를 거야. 무슨 이상한 놈이 쓰는 것과는 말이야.”
시현이 이전에 [간파의 룬>으로 확인한 둘의 마력은 많아봤자 70을 넘기지 않았다.
당연한 이야기였다.
대장장이 입장에선 마력이 필요 없었으니까.
‘다만 힘 스탯은 무려 1,500에 달하니. 그걸 조심해야겠지.’
후우우우웅!
아니나 다를까.
녀석들은 한꺼번에 시현을 향해 달려왔다.
[경고! 밤의 장막이 드리웁니다.] [경고! 불길한 촉수가 이빨을 들이댑니다.]둘 중 먼저 온 건 라웅.
본인이 평생 사용해 왔던 망치와 함께 시현에게 달려들었다.
녀석이 걸치고 있는 게 방어구인 만큼 더 잘 버틸 수 있으리란 계산에서였다.
그리고 그 계산은 정확했다.
카아아앙!
확실히 시현을 상대로 어느 정도 버티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도 잠시.
후우우우우웅!
시현의 손에서 울부짖는 천총운검과 함께.
호웅의 몸 곳곳에 상처가 생기고,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아이템, ‘천총운검(B)’이 핏빛 폭풍을 일으킵니다.]‘B등급이라…… 잘 키워놨네.’
어느새 승격한 천총운검을 바라보며.
시현이 라웅을 계속해 밀어붙였다.
이제 시현은 바람, 번개, 화염 세 속성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상황.
라웅의 몸에서 솟아난 타락한 영광의 촉수가 두부 썰리듯 잘려 나갔다.
심지어 밤의 장막이 드리운 보랏빛 밤은 태양원반에 의해 완전히 밝아져 곳곳이 찢어지고 있는 상황.
라웅으로서도 얼마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젠장! 호웅!”
“기다리라고!”
호웅이 선택한 방법은 보조.
녀석이 가진 드라우프니르와 솔로몬의 반지가 빛나기 시작했다.
[경고! 강력한 룬이 발동됩니다.] [경고! 육망성이 마기를 제어합니다.]드라우프니르가 빛나며 화염저항의 룬을 발동시켜 라웅에게 전해지고.
솔로몬의 반지에서 나오는 육망성이 시현의 마기를 억제시키기 시작했다.
솔로몬의 반지에 있는 [악마 지배>의 효과 덕분이었다.
하지만 시현은 호웅이 이 두 아이템에 있는 특수 효과를 제대로 사용할 틈을 주지 않았다.
[아이템, ‘아스트라페(A)’가 [뇌신화>를 발동합니다.] [30초간 몸과 아이템이 번개로 변화합니다.]…….
번쩍!
이내 시현의 모든 것들이 금빛으로 물들었고.
눈에 보이지도 않을 속도로 움직이며, 천총운검이 휘둘러졌다.
“어?”
시현의 앞에 있던 라웅이 상황 파악 못 하고 멍하니 중얼거리는 사이.
어느덧 그를 지나쳐 뒤로 간 시현의 천총운검이 허공을 갈랐고.
서걱.
그대로 뒤에 있던 호웅의 머리가 하늘로 떠올랐다.
“호…….”
라웅이 동료 왕을 부르려는 그 순간.
주르르륵…….
그의 가슴팍이 벌어지더니, 수많은 피가 흘러나왔다.
파지지지직!
고개를 내려 가슴팍을 쳐다본 라웅은 자신이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벼……락?”
다소 짧은 유언과 함께.
라웅이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
[믿을 수 없습니다! 액세서리왕 ‘호웅’을 처치하였습니다.] [믿을 수 없습니다! 클로스왕 ‘코웅’을 처치하였습니다.]“마, 말도 안 돼…….”
신의 아이템들이 시현에게로 다가왔다.
그 모든 아이템들을 일단 키비시스 안에 넣은 뒤.
시현이 마지막 남은 적, 린에게 걸어갔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은?”
“내, 내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그래. 말해봐.”
“사실 제가 꾸민 일이 아닙…….”
서걱.
“뭘 아니야.”
린의 말이 끝나기도 전.
시현의 천총운검이 그녀의 목을 갈랐다.
[믿을 수 없습니다! 해머 여왕 ‘린’을 처치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