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196)
신의 천적, 회귀하다 196화
118. 철의 군단
[드래곤의 미로, 숨겨진 지하 4층 ‘미러 메이즈’에 입장하였습니다.] [경고! 이곳은 대재앙, 아이언 메이즈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구로 강제 송환됩니다.] [남은 시간: 14일 7시간.]지이이잉…….
미러 메이즈(Mirror Maze).
이곳에 온 시현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풍경’이었다.
수많은 거울이 산산조각이 난 채 널브러져 있는 모습이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동굴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으나, 그 크기로 보면 결코 동굴이라 생각할 수 없었다.
-거대하군.
“그러게 말이야.”
츠즈즈즉…….
깨진 거울들 틈으로 무언가가 몸을 일으켰다.
으드드득…….
시현이 네 번째 재앙 당시 마주했던 ‘그렘린’이었다.
가장 위협적으로 보이는 건 다른 개체들보다 거대한 크기를 가진 그렘린들이었다.
[경고! ‘그린 데블 아이언’을 마주하였습니다.] [경고! ‘그린 데블 아이언’을 마주하였습니다.]…….
츠즈즈즉.
그린 데블.
첫 번째 대재앙, 그린 스웜 당시 서영우의 힘에 의해 퇴치된 그 군단장 개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회귀 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역시…… 지하삼왕의 기억대로야.’
[군단지배자(SS)> 칭호가 경고를 울리는 걸 보아 군단장급의 개체는 분명했지만.회귀 후의 서영우나 회귀 전의 시현이 마주했던 녀석들은 아니었다.
녀석들의 눈은 깨져 버린 거울로 되어 있었으며, 온몸은 철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린 데블 아이언.
그리고 그렘린 아이언.
기계 사이에 숨어드는 습성이 있는 그렘린들을 정말로 기계로 만들어버린 드워프들의 기술 덕분에 새로이 생겨난 마수들이었다.
그렘린의 가장 무서운 점은 그 ‘숫자’에 있다.
녀석들은 조금만 놔둬도 미친 듯이 번식해 버리는 것이다.
그렘린 아이언이라고 그 특별함이 다르진 않았다.
게다가 온몸이 철로 되어 있어 어지간한 공격이 통하지 않고, 마기도 한층 더 강해 꽤나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하필 철이라니…….
“꾸꾸꾸꾸꾸…….(후후후후후…….)”
그래봤자 철로 강화된 녀석들이었고.
시현에겐 전설 속 신수, 불가살이가 있었다.
“가살아. 가자.”
시현이 가살을 데리고 온 가장 큰 이유.
미러 메이즈에서 나타나는 모든 적들은 ‘철’로 이뤄진, 고대 드워프제 마수들이었기 때문이었다.
***
“크워어어어! 크아아아!(마수들 더 나와! 철 덩어리들, 다운!)”
-살벌하네.
“그러게 말이야. 저런 말투는 대체 어디서 배워온 건지…….”
-……나 아냐.
“아니긴. 맨날 데리고 노는 거 봤는데.”
-크흠.
시현의 말에 메헨이 멋쩍은 듯 헛기침을 했다.
시현과 메헨은 말 그대로 할 게 없었다.
‘이 녀석들…… 나 혼자 왔으면 조금 힘들었겠어.’
그렘린들의 수는 상상 이상이었다.
한눈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지하 동굴, 미러 메이즈를 가득 채울 정도였으니까.
시시각각 몰려드는 녀석들을 보면.
그렘린 하나하나는 보이지도 않았다.
눈앞에 보이는 건 그저 철로 이뤄진 파도뿐.
눈에 달려 있는 거울로 빛을 반사했기에, 파도 안에서 별이 반짝이는 모습도 연출되었다.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과 반대로, 그렘린들은 정말로 끊임없이 다가왔다.
그렇다고 해서 걱정은 없었다.
그렘린 아이언들이 강력한 신체를 얻었다곤 하지만 철을 먹는 불가살이를 상대론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았다.
“꾸루루루룽!”
[신수, 불가살이가 포효합니다.] [모든 상태이상 효과가 사라집니다.]심지어 어느 정도 성장한 가살은 ‘피어’와 같은 정신 계열 공격뿐 아니라 ‘모든 상태이상 효과’를 제거해 주는 포효를 내뱉었기에.
그렘린 아이언들이 가진 신경독도 통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물량전이 통하는가?
그것도 아니었다.
가살은 그렘린 아이언들을 먹으면 먹을수록 몸집이 커졌는데.
그렇게 몸집이 커질수록 입과 코도 커져 더 많은 그렘린 아이언들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쿠구구구구!
말 그대로 가살은 블랙홀처럼 그렘린 아이언들을 흡입하고 있었다.
“키에에에에엑! 죽어라!”
“그분께는 갈 수 없다!”
그린 데블 아이언.
흉흉한 초록빛 거울 눈을 빛내며 달려오는 이 녀석들도 가살의 상대가 될 순 없었다.
콰직!
군단장 개체임에도 불구하고 가살이 발로 한 번 밟으니 그대로 압사할 뿐이었다.
쿠구궁…….
그렇게 가살 위에 올라타 아주 편하게 동굴을 지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바깥 풍경이 나왔고.
사아아아아!
밑바닥이 거울로 되어 있는 어느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훌륭합니다! 거울궁에 도착하였습니다.]거울궁.
지하삼왕의 기억에 따르면 바닥이 거울로 되어 있는 이곳부터가 거울궁이 시작되는 장소.
이때부터 지하삼왕도 모르는 어느 ‘초월적인 존재’가 다스리는 영역이었다.
“그러면 뭐 어쩔 건데?”
거울궁에 들어왔다는 메시지가 들리든지 말든지.
시현은 입꼬리를 올릴 뿐이었다.
“나한텐 가살이가 있는데.”
콰드드득!
카아아악!
계속해 달려오는 그렘린들에 이어.
철로 된 마수들이 달려왔다.
고블린, 오크, 골렘, 가고일, 슬라임, 트롤.
심지어는 하늘의 지배자라 알려져 있는 와이번과 숲의 폭군이라 알려져 있는 오우거까지.
재앙 몇 개는 합쳐놓은 듯한 압도적인 풍경이었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으드득…….
무거운 몸을 가진 가살이 밟아 깨진 거울들이 속속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등 뒤에 회색빛 철 날개를 달고 있는 기사 형태의 무언가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아이언 엔젤(Iron Angel).
고대 드워프들이 만든 철로 된 가디언들의 정점이자.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들.
용신대전에서 죽음을 맞이한 실제 천사들을 재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마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강함을 가지고 있었다.
[침……입자다.] [막아라……. 막아야 한다.]뇌를 긁는 듯한 목소리와 함께 허공에 떠오르는 아이언 엔젤들을 보며.
그때서야 시현이 몸을 일으켰다.
[칭호, [엔젤 슬레이어(SS)>를 장착합니다.] [[폭풍염뢰>를 발동합니다.]쿵.
[이……건?] [……?]순간, 아이언 엔젤들의 몸을 이루고 있는 철과 거울의 파편도, 신성력도, 날개도.
모든 게 ‘멈췄다’.
콰드드드드득!
그리고 시현과 가살을 중심으로, 거대한 폭풍이 휘몰아쳤다.
콰드드드드득!
시현의 중심으로 생겨난 벼락과 화염의 폭풍이 모든 적을 섬멸하다 못해 한 줌의 재로 만들어버렸다.
소멸.
형체도 남기지 못하고 죽어가는 아이언 가디언들이 말 그대로 소멸되었다.
새로운 연계기 [폭풍염뢰(暴風炎雷)>.
천총운검의 B등급 특수 효과로 얻은 [폭풍의 눈>에 아스트라페의 벼락, 태양원반의 화염을 부여한 연계기로.
강력한 재해(災害)를 형상화한 공격이자, 기술이었다.
오로지 ‘파괴’만을 위한 연계기였기 때문에.
그 위력은 평범한 플레이어가 일으킨다고는 믿을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아니, 그 어떤 왕이라도 이런 강함은 가지고 있을 수 없었다.
신의 천적, 이시현.
그만이 단순한 베기 한 번으로 이런 미친 듯한 파괴력을 낼 수 있었다.
“아이언 엔젤들을 상대로 이 정돈 해줘야지?”
퉁.
가살의 등을 박차 오르고, ‘가벼운 발걸음(S)’으로 허공을 한 번 더 뛰어오른 후.
시현이 천총운검을 휘둘렀다.
콰지지직!
아이언 엔젤 한 마리가 반응할 틈도 없이 그대로 몸이 양분되었다.
아이언 엔젤 하나하나가 최소 군단장급 가디언이었지만, 시현의 힘 앞에선 무참하게 녹아내릴 뿐이었다.
‘가살이가 이 녀석들까지 상대하긴 조금 무리야.’
다른 녀석들은 몰라도 아이언 엔젤들은 강력한 힘을 가진 마수들.
녀석들의 몸이 완전히 형성되기 전에 이렇게 죽여놔야만 했다.
-크으…… 옆에 있는 놈들까지 완전 통구이가 되어버리는군.
메헨의 말처럼, 시현의 [폭풍염뢰>는 깔끔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옆에 있는 아이언 엔젤들도 공격권에 휘말려 날개가 다 타버린 상황이었다.
“미리미리 제거해야지.”
시현이 쉬지 않고 천총운검을 휘둘렀다.
콰드드득!
아이언 엔젤들이 검과 방패를 들어 공격을 막아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드워프들로 인해 강화된 신의 아이템들은 감히 녀석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키비시스의 [분출> 효과로 포션을 무한정 회복할 수 있다지만, 그렇다고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풀리진 않는다.
시현이 [마기 순환>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마기나 마력은 오랫동안 사용할수록 지치는 법.
마치 근육과 마찬가지였다.
여기까지 오면서 엄청난 숫자의 그렘린 아이언과 그린 데블 아이언들을 ‘직접’ 뚫고 왔다면 제아무리 시현이라도 지쳤겠지만.
시현은 그저 가살의 등 위에 탄 채 구경만 했을 뿐.
이제 전투를 시작했기에,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까드드득!
그렇게 12마리의 아이언 엔젤들 중 3마리가 완전히 소멸해 버렸을 때.
[그만.] [경고! 초월적인 존재가 드러납니다.] [경고! 용언에 노출되었습니다.]용언(龍言).
단순히 ‘말’만 해도 드래곤의 마법이 상대의 뇌를 파고들어 정신을 조종하는.
아주 무섭고 강력한 ‘드래곤’만의 권능이었다.
원래라면 고작 인간 따위는 저 용언에 노출되어 온몸이 굳겠지만.
[아이템, ‘쿤달라(C)’가 왕의 격을 드러냅니다.]상대가 좋지 않았다.
쿤달라를 가지고 있는 한 시현에게는 어떤 정신 계열 공격도 통하지 않았다.
콰드드득.
분명히 ‘드래곤의 말’을 들었음에도, 시현은 기어코 천총운검을 한 번 더 휘둘러 아이언 엔젤 하나를 죽여 버렸다.
[훌륭합니다! ‘아이언 엔젤’을 처치하였습니다.] [경험치가…….]…….
[그마아안!]이내 거대한 몸체를 드러내는 무언가의 개입이 있고 나서야 시현이 천총운검을 어깨 위에 올렸다.
“크워어어어!(크네에에에!)”
-등장인가?
쿠웅!
부드러운 충격파가 사방을 뒤덮으며.
거대한 몸체를 가진 ‘초월체’가 등장했다.
“……!”
순간 녀석에게서 느껴지는 기운과 모습에, 시현이 눈살을 찌푸렸다.
온몸에 솟아나 빛을 반사하는 거울 같은 비늘.
다른 마수들은 물론, 그렇게 거대했던 거대 와이번, 마그마 플라이트조차 한낱 장난감으로 보일 정도의 거대한 몸체.
양쪽으로 솟아난 뿔, 강력한 마력이 담겨 세로로 쭉 찢어진 눈동자.
펄럭이는 것만으로 폭풍을 일으키는 날개, 마법진이 새겨진 앞발, 단단하고 탄탄한 근육으로 이뤄진 뒷다리.
[경고! 미러 드래곤 ‘플립’을 마주하였습니다.] [경고! 현재 재앙 수준으로 맞지 않는 존재를 마주하였습니다!] [경고!…….]…….
드래곤(Dragon).
여타의 종족에 비해 너무 강력해 그 힘이 ‘신’에 닿을 정도라 ‘초월체’라 불리는 종족 중 하나.
시현의 눈앞에 나타난 상대는 그중에서도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는 거울의 드래곤.
경룡(鏡龍), ‘플립’이었다.
***
고차원의 마법, 용언이라는 권능.
마력이 담긴 무기나 마법이 아니면 뚫리지도 않는 비늘, 거대한 크기, 가장 강력한 권능이라 알려진 ‘브레스’까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드래곤은 아주 강력한 힘의 상징이었다.
이런 힘의 상징과 압도적인 크기를 보면, 인간뿐 아니라 그 어떤 이종족이나 마수도 순간 얼어붙게 마련이었다.
심지어는 하위 계급의 천사나 악마, 신조차도 제대로 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시현은 달랐다.
거대한 드래곤을 본 그 순간 [폭풍염뢰>를 일으키며 달려나갔던 것이다.
[크흑! 이게 무슨!]까드드드득!
회귀해 인간의 힘은 진작 뛰어넘은 시현이라도 이 간단한 공격만으로는 드래곤의 몸에 상처 입힐 수 없었다.
애초에 시현의 몸부림은 코끼리 앞에 선 개미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가살아!”
“꾸르릉!(맡기라고!)”
쿵! 쿵! 쿵!
가살은 달랐다.
여태까지 엄청난 양의 철을 집어삼킨 가살의 몸집은 그 존재감을 드러낼 정도로 거대해진 상태.
이내 지축을 울리며, 가살이 플립에게 돌격했다.
[막……아라.]“크르르르!”
“크아아아앙!”
철로 된 온갖 가디언들이 가살을 막으려 몸을 던졌지만, 그대로 튕겨 나가질 뿐이었다.
플립을 코끼리에 비유하자면, 현재 가살은 코뿔소 정도는 되었으니.
이깟 마수들로 멈춰 세우는 건 무리였다.
그걸 진작 눈치챈 플립이 다시 하늘로 날아오르려 했지만.
“어딜 가?”
[벌레 같은 인간 주제에!]번쩍!
가살에 올라타 [폭풍염뢰>를 쏘고, 휘둘러 대는 시현에 의해 방해를 받아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꾸우우우!”
가살이 포효와 함께 플립의 몸을 들이받았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