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20)
신의 천적, 회귀하다 020화
20. 두 군단장(1)
[스킬, ‘아이스 애로우(E)’를 발동합니다.] [스킬, ‘아이스 스트라이크(C)’를 발동합니다.] [스킬, ‘워터 실드(D)’를 발동합니다.]촤아아아!
천유리 주변으로 얼음 화살이 생겨나 그린 스네이크와 프로그맨들에게 적중했고.
얼음 줄기가 생겨나 두 군단장들에게 적중했다.
동시에 물의 보호막이 생겨나 천유리를 비롯한 플레이어들을 지켜주었다.
츠즈즉.
천유리 주변으로도 수많은 공격 마법들이 생겨났다.
천유리는 마법사임과 동시에 정령사.
그녀가 소환한 물의 정령 운디네 주변에 있는 것만으로 캐스팅 속도가 빨라지고, 위력이 강해졌으며, 소모하는 마력의 양이 줄어들었다.
물론, 물 속성 마법에 한정한 것이었지만.
이 정도만 해도 감지덕지였다.
촤르르륵.
수많은 물 계열 마법들이 그린 스네이크와 프로그맨들에게 적중했다.
“밀어내!”
“잡을 생각은 하지 말고!”
마법사 플레이어들이 소리쳤다.
그리고 이곳엔 마법사만 있는 게 아니었다.
시현이 각자 파티를 이뤄준 상태였기 때문에, 이곳엔 수많은 성기사와 사제들이 있었다.
사제들은 마법사들 옆에서 버프를 걸어주었으며, 간간이 물 속성 신성마법을 사용했다.
성기사들은 일반 플레이어들과 더불어 방어 라인을 구축했다.
‘좋아.’
‘할 수 있다.’
“가요!”
“와아아아!”
천유리의 지휘와 함께.
서울 동부 제1 지역 플레이어들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이들 모두가 4번의 재앙을 견디고 메인 퀘스트를 클리어한 플레이어들.
이젠 어느 정도 손발을 맞출 수 있었기에.
얼핏 상대 마수로부터 이기는 듯싶었다.
그렇다.
얼핏 보면 그랬다.
“멍청한 인간들.”
육지에 도착한 후.
한동안 그 모습을 본 프로그맨 군단장, 빅프로그가 피식 웃었다.
오히려 다른 프로그맨보다 살짝 작은 덩치를 가진 그는 상황을 보다가 드디어 일어났는데.
그가 살짝 움직인 것만으로도 주변 그린 스네이크와 프로그맨들이 겁에 질려 우왕좌왕했다.
“내 눈치 보지 말고 저기로 가 인간들을 죽여라. 멍청한 놈들.”
십인장이고 백인장이고 천인장이고 예외는 없었다.
군단장 빅프로그가 명령하면 그대로 돌격할 뿐이었다.
“우리도 가보자고.”
“슬슬 그래야지.”
빅프로그와 함께 있던 거대한 뱀, 바실리스크 역시 피식 웃었다.
“역시 저 위험한 여자부터 죽여야겠어.”
빅프로그의 말에.
“키아아아아아!”
바실리스크가 포효했다.
[경고! 바실리스크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상태이상: 석화’에 걸렸습니다.]바실리스크와 눈이 마주친 플레이어들의 몸이 서서히 굳어갔고.
그 틈을 노린 빅프로그가 창을 휘둘러 플레이어들의 머리를 꿰뚫었다.
“커헉……!”
“으아아아!”
다른 개체들과는 차원이 다른 움직임과 속도에.
순식간에 플레이어들이 죽어 나갔다.
이내 바실리스크의 거대한 몸체가 플레이어들을 뚫고 천유리에게 다가왔다.
녀석의 움직임엔 거침이 없었다.
“크아아아!”
“모, 못 막는다!”
플레이어들이 방패를 들건, 몸으로 버티건.
그 무엇도 바실리스크의 움직임을 느려지게 할 수조차 없었다.
“냉기의 마법사님을 지켜!”
“유리 님이 무너지면 끝이야!”
천유리 주변으로 수많은 마법사들이 모여들었지만.
“꺼져라.”
퍼어억!
그들 모두 얼마 힘을 못 쓰고 빅프로그의 창에 꿰뚫릴 뿐이었다.
“으으으…….”
그 모습을 본 천유리가 몸을 돌려 마법을 전개했다.
순식간에 수많은 얼음 화살과 창이 쏘아져 갔지만.
무용지물.
빅 프로그는 그것들을 피하고 쳐낸 뒤, 심지어 손으로 잡고 천유리에게 던졌다.
-언니!
“……안 돼!”
천유리가 위험하단 걸 안 운디네가 몸을 던져 ‘아이스 스피어’를 막았다.
[물의 하급정령, ‘운디네’가 역소환됩니다.]쿨럭.
천유리의 입에서 살얼음 낀 피가 흘러내렸다.
운디네가 역소환됨과 동시에.
천유리의 마력이 더더욱 꼬이기 시작한 탓이었다.
몸 내부 장기들이 얼어붙었고.
마력은 제멋대로 날뛰기 시작했다.
‘운디네가 안 막아줬다면…….’
진작 저 얼음창에 꿰뚫려 죽었을 것이다.
“……얼음의 힘인가?”
“보기 드문 힘이지.”
그렇게 두 군단장이 천유리 앞으로 왔다.
“크흐흑…….”
아무리 지쳤다곤 해도 천유리는 네 번째 재앙의 MVP 2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그녀의 주변으로 서리가 끼기 시작하더니, 얼음 광선들이 쏘아져 내렸다.
타앗.
천유리 주변으로 얼음 병사들이 생겨나 빅프로그를 에워쌌고.
천유리의 냉기가 바실리스크의 몸을 옥죄었다.
하지만.
“약해.”
퍼어어억!
어느새 다가온 빅프로그의 주먹이 천유리의 복부를 때렸다.
“크흐흐흑…….”
천유리의 몸이 힘없는 연처럼 날아갔다.
적잖은 충격에도.
천유리는 다시 일어났다.
‘여기에 모인 플레이어만 수천…… 이들 모두가 고작 저 두 군단장을 상대로 버티지 못했어.’
계속해 살얼음 낀 피를 흘리면서도.
천유리는 마법을 전개했다.
‘여기서 내가 물러난다면…… 저 녀석들이 육지로 와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츠즈즈즉.
천유리의 뒤로 얼음 꽃봉오리 하나가 생겨났다.
천유리가 가진 특성의 숨겨진 효과.
빙화(氷花).
이 얼음꽃을 피우면 죽음에 이를 정도로 과한 힘을 쓰게 되지만.
그만큼 일시적으로 강력해질 수 있었다.
츠즈즈즉.
천유리의 뒤에 있는 꽃이 점점 개화(開花)함에 따라.
주변이 미친 듯이 차가워졌다.
공기 중의 수분이 얼어붙을 정도로, 순간 이곳이 극지방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추위.
“……!”
“몸이…….”
파충류인 바실리스크와 양서류인 프로그맨은 이 추위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역시…… 저년부터 죽여야 해.”
그때야 위험성을 깨달은 빅프로그가 창을 들고 튀어 올랐다.
다른 프로그맨들과는 차원이 다른 뒷다리 근육에.
녀석의 몸이 순식간에 천유리의 곁까지 도달해 버렸다.
츠즈즈즉.
그렇게 빅프로그의 창이 천유리의 목을 꿰뚫고, 천유리 꽃이 개화하며 눈동자까지 얼어붙으려는 그 순간.
번쩍!
금빛 벼락이 장내를 뒤덮었다.
“……!”
“피, 피해라!”
심상치 않은 기운에.
빅프로그의 눈이 커지고, 바실리스크가 당황해 소리쳤다.
파지지직!
콰아아아아아앙!
저 멀리서 거대한 창 하나가 쏘아져 왔다.
“개구리 새끼들 잡는 덴 이 스킬이 최고라니까.”
“너…….”
“꺼져.”
콰아아앙!
[아이템, ‘아스트라페(C)’가 변형됩니다.] [스킬, ‘투창(D)’을 발동합니다.]빅프로그가 미처 막을 틈도 없이.
금빛 번개로 이뤄진 창이 녀석을 다시 한강 쪽으로 밀어냈다.
“빅프로그!”
그 모습을 본 바실리스크가 서둘러 한강으로 기어 나갔다.
“……시현 씨?”
“늦어서 미안해요.”
[아이템, ‘아스트라페(C)’가 합쳐집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C)’가 스며듭니다.]온몸에 아스트라페를 두른 후.
시현이 천유리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미카엘의 하얀 불꽃을 이용해 그녀의 체온을 높여주었다.
‘이 방법이 가장 빠르다.’
그녀의 꽃이 다 피기 전에 열기로 몸을 녹여줘야 했기 때문에.
가장 빠른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진정하고 좀 쉬세요. 아직 꽃 피울 때가 아닙니다.”
시현은 알고 있었다.
지금 천유리의 특성, ‘빙화’가 완전히 개화하게 되면 천유리의 병은 영영 완치할 수 없다.
그때부터 몸이 급속도로 얼어붙기 때문이었다.
‘천유리가 이걸 몰랐을 리 없는데 …….’
“시현…….”
스르륵.
시현을 본 천유리가 피식 웃더니.
그대로 스르륵 눈을 감고 쓰러졌다.
그녀가 피워냈던 꽃이 다시 꽃봉오리로 변해 사라졌고.
체온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었다.
“부탁드립니다.”
“……네. 맡겨주세요.”
그렇게 쓰러진 천유리를 주변 마법사들에게 맡긴 후.
시현이 이를 으드득 갈며 두 군단장을 향해 걸어 나갔다.
“이 빌어먹을 새끼들이…….”
번쩍!
금빛 번개와 함께.
시현이 한강 쪽으로 뛰어나갔다.
[경고! 그린 스네이크 군단장, ‘바실리스크’를 마주하였습니다.] [경고! 프로그맨 군단장, ‘빅프로그’를 마주하였습니다.]시현의 손에 창이 생성되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C)’가 분열합니다.] [스킬, ‘투창(D)’을 발동합니다.]번쩍!
수십 개의 금빛 벼락이 두 군단장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키르르르!”
“크에에엑!”
그 사이에 있던 수많은 마수들은 아스트라페에 스치기만 해도 감전되어 죽었다.
“크흑……!”
“조심해라. 그놈이다.”
“그놈?”
“그래. 신의 무기를 사용한다는 ‘경계 대상’.”
무엇을 알고 있다는 듯.
두 군단장의 눈빛이 달라졌다.
스르륵.
빅프로그가 창을 휘둘러 아스트라페를 막았고.
바실리스크는 아스트라페를 무시한 채 시현 쪽으로 달려왔다.
촤아아악!
뱀이라곤 하지만 수영 또한 굉장히 잘하는 개체였기에.
바실리스크의 움직임엔 거침이 없었다.
“응? 뭐지?”
“오히려 온다고?”
둘은 당장에라도 시현을 물어뜯으려 육지로 향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수중전은 두 군단장에게 있어 가장 유리한 고지.
제대로 된 정신이 박힌 상대라면 이곳에선 싸워주지 않을 것이다.
그 증거로 지금 쓰러져 있는 저 마법사가 자신들이 육지에 못 오도록 그토록 애쓰지 않았던가?
“멍청한 건가?”
“간이 부었거나.”
두 군단장이 그러든지 말든지.
시현은 천유리가 만들어놓은 얼음을 밟고 상대에게 달려갔다.
‘천유리는 잘 버텨줬어.’
성유물을 빼어 든 채.
시현이 중얼거렸다.
‘솔직히 못 버틸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야.’
시현이 주문한 내용은 두 군단장이 육지로 오는 걸 최대한 늦춰달라는 것.
아예 오지 못하게 하라는 건 아니었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해냈어.’
천유리는 자신의 최선을 넘어서 일을 수행해 주었다.
이제 남은 건 시현 본인의 몫.
그는 홀로 저 군단장 둘을 상대해야만 했다.
번쩍!
어느새 부딪친 세 괴물들이 각자의 힘을 드러냈다.
바실리스크는 맹독이 담긴 이빨을 들이대며 눈을 번뜩였고.
빅프로그는 마력을 창에 둘러 강화시킨 채 휘둘렀다.
“그래.”
그리고 시현은 입꼬리를 올리며.
성유물을 들어 올렸다.
“와라.”
[아이템, ‘신성한 영광(E)’이 악을 정화합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C)’가 스며듭니다.]시현의 뒤로 태양과도 같은 하얀 불꽃이 생겨남과 동시에.
주변 모든 것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후드득.
덕분에 얼음도 녹아내렸지만, 상관없었다.
그린 스네이크 군단장, 바실리스크의 몸은 거대했고.
그 덕분에 시현은 녀석의 몸을 밟은 채 전투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취애애애액! 건방진!”
당사자인 바실리스크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지만.
시현은 침착하게 녀석의 위에서 검을 휘두를 뿐이었다.
시현의 후광엔 미카엘의 하얀 태양이 떠오른 상태.
지금 여기서 전투하는 것만으로도 녀석에게 타격을 줄 수 있었다.
“제법이구나.”
콰아앙!
빅프로그가 시현을 향해 창을 뻗으며 말했다.
검을 든 오른손으로 녀석의 찌르기를 막아낸 뒤.
시현이 검을 비틀어 창을 쳐냈다.
번쩍!
간단한 동작임에도 불구하고 아스트라페가 금빛으로 번쩍였다.
“크흑.”
그러는 바람에 빅프로그의 시야가 순간 빛났고.
시현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서걱.
시현의 성유물이 빅프로그의 팔뚝을 베어버렸고.
빅프로그의 팔뚝이 그대로 분리된 채 한강 아래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