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204)
신의 천적, 회귀하다 204화
120. 특별 교관(4)
[[Stage: 26>까지 남은 시간: 14일.]이제 [Stage: 26>까지 남은 시간은 2주.
그동안 시현은 꽤나 바쁜 나날을 보냈다.
메헨과 같이 아이템을 더 잘 다루기 위한 훈련을 하고.
오영일, 오인수와 함께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건축에도 신경을 쓰기도 하고.
박나은의 벌레들이 물어온 정보를 토대로 직접 이곳저곳을 다니기도 했다.
다른 일행들이 모두 플립을 상대로 고군분투하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직접 발로 움직여야 했다.
츠즈즈즉.
[명상을 통해 온몸의 마기를 순환시켰습니다.] [마기 스탯이 1 상승합니다.]‘단순히 눈을 감고 마기를 한 바퀴 돌리는 것만으로도 마기가 상승하다니…….’
단순 호흡만으로도 이런데, 드래곤들은 평소 얼마나 마력을 집어삼키는 건지 가늠도 가지 않았다.
‘진짜 사기 생물이라니까. 이런 걸 보면…….’
[그래도 아직 멀었다.]시현은 마력이 아닌 마기를 사용했지만, 그 성질은 마력과 어느 정도 비슷했다.
그렇기에 플립은 플레이어들과의 대련이 끝난 뒤, 이렇게 시현을 봐줄 수 있었다.
[유리 짱은 이미 다 졸업하고 갔는데, 너 같은 둔재는…….]“그…… 유리 짱이라 하지 말라니까.”
[크흠……!]다시 한번 주변에 아무도 없단 걸 확인한 후.
플립은 주변에 마력장을 퍼뜨렸다.
둘의 대화를 남들이 못 듣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 하지만…… 유리 짱이 내 최애인걸.]“……대체 그런 건 어디서 배워온 거야?”
시현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상한 드래곤이군.
[뱀은 조용히 해. 니 같은 파충류 대가리가 뭘 알아?]-저, 저 멍청한 도마뱀 대가리가! 내가 상급 신인데 너보단 잘 알지.
[흥! 귀엽지도 않은 게.]상급 신 메헨, 그리고 미러 드래곤 플립.
둘이 유치하기 그지없는 싸움을 시작했다.
‘애초에 인간을 덕질하는 드래곤이라니…….’
시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떻게 된 게 내 주변엔 제대로 된 것들이 없냐…….’
플립이 가진 거울 관련 여러 권능들은 확실히 쓸모 있었다.
그런데 저놈이 자신의 권속을 포함한 인간들을 ‘덕질’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름다운 외모에 드래곤의 힘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 천재적인 마법 재능과 아팠던 과거를 딛고 일어난 서사까지…… 유리 짱만 한 인물이 없어.]그중에서도 녀석의 최애는 천유리.
예상하건대, 같은 드래곤의 피가 일부나마 흐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뭐…… 좋은 건가?’
플립은 시현 일행들하고 싸우며 그들 하나하나의 팬이 되어버렸다.
“……너 정말 802살 먹도록 레어 밖으로 안 나간 거냐?”
[그렇다니까!]1,000살이 되어 ‘헤츨링’에서 ‘웜’급으로 진화되기 전까지.
플립은 원래 바깥으로 나갈 수 없었다.
녀석의 어머니인 ‘플레어 둠’의 제약 때문이었다.
‘이 녀석이 그 폭룡의 자식일 줄은 몰랐지. 하긴 그러니 폭룡을 믿는 드워프들의 지하에 있었던 건가?’
플레어 둠.
인류를 멸망 직전까지 몰고 갔던 흉포한 모습과는 다르게.
녀석은 자식들을 꽤나 꽁꽁 싸매며 키우는 편이었다.
어쨌든 그런 이유로 플립은 802년 동안 바깥으로 한 번도 나오지 못했는데.
시현이 타락시켜 권속으로 삼는 바람에 이번에 ‘강제로’ 나오게 된 것이었다.
802년이란 그 긴 시간 동안 철로 된 칙칙한 아이언 가디언들만 보다가 살아 움직이는 다양한 종족을 마주했으니.
저렇게 난리 피우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보통 헤츨링들은 유희를 많이 다닌다고 하던데 말이야.”
하지만 플립의 이런 ‘팬심’은 오히려 일행에게 도움이 되었다.
플립은 시현의 명령에 따라 적극적으로 훈련을 도와줬기 때문이었다.
강제로 명령을 내리거나 설득할 필요도 없었다.
‘네가 고생해야 쟤들이 살아남는다’라고만 말해도 열의를 불태우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시현의 드라우프니르를 같이 보면서 상태창까지 확인하고.
일행을 어떻게 성장시켜야 할지, 어떤 아이템을 줘야 할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아무리 헤츨링이라지만 드래곤은 드래곤.
녀석의 도움은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물론 저렇게 ‘유리 짱’이니 ‘영우 왕자’, ‘나은 여왕님’ 같은 소릴 듣는 건 ‘상당히’ 거북했지만.
‘그나마 둘이 있을 때만 저렇게 말하니 다행이지…….’
“됐고!”
아직도 싸우는 메헨과 플립을 강제로 떼어내 말리며.
시현이 녀석들의 머리를 한 대씩 쳤다.
“서영우랑 박나은도 매애앤날 싸우는데 너네까지 이럴 거냐?”
-…….
[…….]무려 상급 신과 드래곤이 인간에게 꿀밤 맞고 잔소리 듣는 상황이었지만.
둘도 창피한지 딴청을 피울 뿐이었다.
“플립.”
[……으응.]“주접 그만 부리고 다시 진지하게 있어. 이제 애들 하나하나 개인 면담 해야 하니까.”
[그, 그럼 한 명씩 만날 수 있는 건……가?]“에휴. 잠깐.”
[……?]“너 설마 나 없을 때 내 덕질까지 하는 건 아니겠지?”
[흥. 너 같이 매력 없는 놈은 덕질 안 해.]그 말에 시현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했다.
***
[[Stage: 26>까지 남은 시간: 7일 12시간.]남양주, 시현이 천뢰를 발동해 만든 넓은 공터.
일명 ‘훈련장’.
시현은 이곳으로 각 권속들부터 시작해 플레이어들을 한 명씩 불렀다.
‘이젠 개인 교습이 필요할 때야.’
이제 이들은 시현 없이도 드래곤이라는 마수로부터 어느 정도 버티고 공략할 수 있을 정도로 합이 맞았다.
여기에 시현의 힘과 지휘가 더해지면 어지간한 대재앙을 극복할 수 있고, 시현이 없더라도 최소한 버틸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남은 일주일 동안은 합을 맞추기보단, 그들 각자에게 필요한 아이템과 성장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게 효율적이었다.
[헉! 처, 첫 만남은 영우 왕자…….]“조용히 해. 제발 좀…….”
난리 난리를 피우는 플립을 보며, 시현이 한숨을 내쉬었다.
“형님?”
저 멀리.
추악한 깃털을 두른 채 한 하이 엘프가 걸어왔다.
그 모습에 인간 형태로 변한 플립이 애써 정색하며 서영우를 맞이했다.
[크흠…….]가면을 쓴 녀석의 표정에 서영우는 그러려니 넘겼지만.
-에휴. 중증이다. 중증.
‘그러니까.’
플립하고 가장 붙어 있는 시현과 메헨은 녀석이 초롱초롱한 눈빛을 숨기지 못하고 있단 사실을 단번에 눈치채 버렸다.
‘그나마 영우가 몰라서 다행이야.’
“왔냐?”
“네. 형님.”
츠즈즈즉.
[[진실의 눈>을 발동합니다.] [타락구원자 ‘서영우’의 정보를 가져옵니다.]드라우프니르와 솔로몬의 반지가 빛남과 동시에.
서영우의 상태창이 눈앞에 나타났다.
[서영우>레벨: 69
클래스: 사제
칭호: 에덴의 수치(S)
[특성>타락구원자(A)
[스탯> [힘 45] [체력 32] [민첩 33] [지능 197] [마기 612] ……(중략) [스킬> [타락하라!(SS)] [나이트메어 포그(S)] [타락한 사기(S)] [포그 필드(A)] [성장 가속!(B)] [악마의 눈(B)] [윈드 스프레드(C)]…….#한때 신실한 사제였던 이 플레이어는 타락 후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깨닫고 더욱 강해졌습니다.
[마기 스탯은 높지만 전체적인 육체 능력이 조금 떨어지는구나.]플립의 말에 서영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추악한 깃털(A)’이라는 아이템이 있다지만 아직 승격도 안 한 상태. 그 아이템에만 의존해 공격을 피하는 건 좋지 않다. 그러니까…….]서영우와 싸우면서 그를 계속 지켜봐 온 플립이었기에.
성심성의껏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법과 단점을 줄이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다.
“새겨듣겠습니다.”
서영우도 플립에게 고개 숙이며 인사했다.
얼핏 봐도 시현의 ‘친구’에 가까웠을뿐더러, 직접 맞아보니 그가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영우야. 넌 이 아이템을 받아가라.”
“형님? 이, 이건…….”
서영우에게 건네준 건 반투명한 십자가와 성경 하나였다.
시현이 아이언~미러 메이즈 전체를 클리어한 후 보상으로 받은 것들.
‘신성한 환영의 십자가(SS)’와 ‘신성한 고서(S)’였다.
“이걸로 더욱더 정진하도록.”
시현이 장난스러운 말투로 말한다고는 하나.
이 아이템들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모를 서영우가 아니었다.
“크흑…… 형님.”
이내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서영우가 시현에게 달려가 안겼다.
“감사합니다! 저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발…… 좀! 떨어져!”
시현이 서영우를 피해 옆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서영우는 얼떨결에 플립에게 가 안기게 되었다.
-헉!
‘조졌다!’
“흑흑.”
아니나 다를까.
서영우의 기습 포옹을 받은 플립은 전기에 감전된 듯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뒤로 픽 하고 넘어가 버렸다.
“오버가 심해.”
-동의한다.
“프, 플립 님? 형님! 이분 어떻게…….”
“냅둬.”
-보는 내가 창피하다. 그냥.
***
[하아…… 하아…….]“에휴.”
[여, 영우 왕자님께서…….]후유증이 사라지지 않는지.
서영우가 간 이후에도 플립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방방 뛰어다녔다.
“그리고 넌 남잔데 왜 자꾸 왕자님이라 부르는 거야?”
[나 남자 아닌데?]“뭐?”
그 말에 시현이 눈을 가늘게 떴다.
“이게 어디서 거짓말을…….”
-진짜야. 드래곤들은 1,000살이 되고 헤츨링에서 벗어날 때 성별을 정할 수 있어.
[뭘 좀 아네.]“그, 그래?”
이는 시현도 몰랐던 드래곤의 특성이었다.
‘……보니까 여자로 변하겠네.’
플립의 미래 성 정체성이 어쨌든 간에.
지금은 해야 할 일을 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시현과 플립은 플레이어들을 코치해 줬다.
[헉! 나은 여왕님, 역시 카리스마…….] [오크쟌 근육은 갈수록 멋있어지는 거 같지 않아?] [이야…… 다콘 같은 은신술이 있다면 내가 못 할 게 없을 텐데.] [장도현, 김현지 부부는 너무 보기 좋고 그 딸인 희수는 어찌나 귀여운지…….] [탄도 은근히 귀여운 미소년 매력이 있단 말이야?]그렇게 호들갑을 떨면서도.
플립은 아주 지극 정성으로 플레이어들에게 조언해 주었다.
박나은에겐 더 우월한 벌레 유전자를 찾아 스파르토이에게도 이식하라는 조언과 함께.
자신의 이빨 중 하나를 ‘직접’ 발치해 최강의 스파르토이를 만들 수 있는 재료로 주었다.
“저, 정말 이빨을 주시는 거예요?”
그 박나은이 당황할 정도의 애정이었다.
[어차피 다시 나니 꺼지거라. 호들갑 떨지 말고.]“네? 네…… 감사합니다.”
스파르토이는 용아병, 즉 용의 이빨로 만들어진 존재.
드래곤의 힘이 직접 담긴 플립의 이빨이면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오크쟌에게는 고대 오크들이 지니고 있었던 전투술과 증폭 마법을 가르쳐 줬고.
다콘에겐 무려 바람의 상급 정령, ‘진’과 계약할 수 있는 다리를 놔주기도 했다.
장도현에게는 소환물들을 다루는 데 더 적은 마력을 사용할 수 있는 ‘소환석(A)’을.
김현지에게는 거북선의 재료로 쓸 ‘미스릴’을 주었다.
“야! 그렇게 호들갑 떨 거면 평소에 줘 패지나 말거나.”
[난 네 명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싸우는 거지. 이 악마야!]“아, 악마?”
[그래! 마기 쓰고, 나에게 이런 몹쓸 짓을 하는 게 악마지 뭐야? 다짜고짜 우리 집 찾아와서 날 패더니. 에덴에 테러나 하고, 내 최애들하고 싸우게 하고!]저렇게 말하니 시현으로선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장희수.]장희수의 차례가 찾아왔다.
[답이 없어. 이 아이는 강해질 수 없어. 아니, 한계가 명확하다는 게 더 정확하겠지.]그 말에 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장희수는 이제 7살.
나이가 나이인 만큼 강해지는 데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장희수가 홀로 면담하러 왔을 때.
와락.
별안간 달려간 플립이 장희수를 꼭 끌어안았다.
“프, 플립 님?”
[미안하구나. 강하게 만들어주지 못해서…….]장희수가 어려서 그런 걸까?
유독 그녀에게만은 근엄한 척을 못 하는 플립이었다.
“…….”
플립의 말에 장희수가 시무룩해졌다.
“저도…… 저도 어리단 이유만으로 짐이 되긴 싫었는데…….”
[방법은 있단다.]“네? 무슨 방법이…….”
“잠깐.”
플립의 말을 눈치챈 시현이 끼어들었다.
“그건 아니야.”
[그래서 물어보려는 거야. 우리 희수에게.]“그런…….”
‘그 방법’을 사용한다면 장희수는 확실히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대가가 너무나 컸다.
[희수야. 회색 지대에 들어갈 생각 있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