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21)
신의 천적, 회귀하다 021화
20. 두 군단장(2)
“제법이…….”
서걱.
빅프로그에게 틈을 주지 않은 채.
시현이 계속해 성유물을 휘둘렀다.
‘군단장 하나가 아닌 둘 상대로는 절대 방심할 수 없어.’
시현이 눈을 빛냈다.
‘상처가 생긴 틈을 노려야 한다.’
‘성유물: 눈 잃은 천사의 검’은 상대의 상처를 공격할 때 추가 대미지를 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기에.
시현은 빅프로그가 가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번쩍!
아스트라페가 순식간에 왼팔을 타고 올라갔고.
하얀 불꽃이 녀석의 몸을 옥죄듯 감쌌다.
“크흑…….”
갑자기 밀어붙이는 시현의 태도에.
빅프로그는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그 덕분에 녀석은 중심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잊었냐? 여기 평지 아니야.”
“……!”
시현의 말대로였다.
서로가 중심을 워낙 잘 잡고 있었기에 티가 나진 않았지만.
이곳은 바실리스크의 몸 위.
심지어 바실리스크는 계속해 움직이고 있는 상태였다.
“꺼져.”
[스킬, ‘투창(D)’을 발동합니다.]시현이 왼손에 생겨난 금빛 창을 이용해 녀석을 밀어버렸다.
“이런 썩을…….”
왼팔을 재생하면서.
빅프로그가 그대로 바실리스크의 몸 아래로 떨어졌다.
안 그래도 중심을 잃은 상태에서 투창과 아스트라페라는 강력한 조합이 오니,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콰아아앙!
천유리가 발동했던 ‘아이스 필드’ 덕분에 바다 위는 상당히 딱딱한 상태.
빅프로그의 몸은 얼음 대지를 뚫고 강에 처박히고 말았다.
그리고.
[스킬, ‘투창(D)’을 발동합니다.]번쩍!
그렇게 떨어진 곳으로 시현의 아스트라페가 계속해 떨어졌다.
“취애애액! 건방진 인간, 감히 내 동료를!”
시현의 태도에 화난 바실리스크가 어떻게든 시현을 떼어놓으려 했다.
하지만 시현은 이미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중심을 잡고 있는 상황.
제아무리 바실리스크라도 신의 아이템으로 무장하고 있는 시현을 쉽사리 떼어낼 순 없었다.
“멍청한 뱀 대가리가 발악하는 꼴이 좋아?”
“이놈……!”
바실리스크의 시선과 마주치지 않도록 노력하며.
시현이 녀석의 머리 쪽으로 달려나갔다.
모든 바실리스크가 그런 건 아니지만, 이 녀석은 그린 스네이크의 인자를 가진 개체.
녀석의 약점도 턱 아래 비늘이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C)’가 변형됩니다.]거대한 야구 배트로 변한 아스트라페가 바실리스크의 머리를 후려갈겼다.
동시에 시현이 성유물로 바실리크스의 턱 밑을 베려는 그 순간.
지이잉.
녀석의 눈이 시현을 향했다.
‘쳇.’
어쩔 수 없이 시현이 눈을 감았다.
바실리스크의 시선을 마주칠 때 발동되는 ‘상태이상: 석화’.
그 힘은 상당히 강력한 수준이라 제아무리 시현이라도 버틸 수가 없었다.
미카엘의 성스러운 영광은 물리, 마법 저항만 높을 뿐 상태이상에 대한 내성을 올려주진 않았으니까.
서걱.
어쩔 수 없이 눈을 감은 채 성유물을 휘둘렀지만.
눈 먼 일격이 제대로 먹힐 리는 없었고.
성유물은 턱 밑 비늘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가 바로 옆을 벨 뿐이었다.
‘크윽.’
본능적으로 상대를 처리하지 못했음을 안 시현이 실눈을 뜬 채 다시 중심을 잡으려는 찰나.
“잊었나? 우린 혼자가 아니라는 거?”
콰아아아앙!
어느새 물을 박차고 올라온 빅프로그의 주먹이 시현을 강타했다.
쿠우우웅!
이번엔 시현의 몸이 빅프로그의 주먹에 맞은 채 얼음 바닥을 뚫고 바다에 처박혔다.
“이 틈에 가지.”
“아니. 죽여야 해.”
빅프로그가 눈을 빛냈다.
“두 군단장을 상대로 홀로 압도하는 미친 괴물이다. 여기서 죽이지 않으면 나중엔 어떤 놈으로 변할지 몰라.”
“……동의한다.”
빅프로그의 말에.
거대한 바실리스크의 몸이 얼음을 뚫고 강 아래로 내려갔다.
“크흐으윽…….”
아스트라페와 투창에 당한 빅프로그도 이내 몸을 털더니.
시현을 찾기 위해 강으로 몸을 던졌다.
‘보기 좋게 당했네.’
강에서 헤엄치며.
시현이 중얼거렸다.
[아이템, ‘키비시스(D)’가 피어납니다.]다행히 이전에 상점에서 샀던 아가미 풀이 있었기에.
시현은 물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었다.
수영 실력도 살짝 늘어난 상태였지만, 이렇게 물 안에 있으면 시현이 불리한 상황.
어떻게든 빠르게 나가야 했다.
쿠우우웅.
‘온다.’
저 멀리.
거대한 몸집을 지닌 뱀이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젠장.’
물속이라고 바실리시크의 석화 능력이 없어지는 건 아니었기에.
시현은 실눈을 뜬 채 바실리스크를 쳐다봤다.
녀석도 시현을 발견한 것인지 이쪽으로 빠르게 헤엄쳐 오고 있었다.
쩌어어억.
이내 거대한 송곳니와 함께 바실리시크가 시현에게 부딪쳐 왔다.
시현을 통째로 집어삼켜 죽여 버리려는 듯.
바실리스크는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좋아.’
그 모습을 본 시현이 그대로 앞으로 헤엄쳤다.
그러곤.
풍덩.
그대로 바실리스크 입 안으로 들어갔다.
“후우…….”
바실리스크.
거대한 크기를 가진 녀석인 만큼.
녀석의 위장은 굉장히 거대했다.
이 안에는 수많은 마수들의 사체가 있었는데.
바실리스크는 이 위장에서 녀석들을 소화시켜 먹곤 했다.
‘여기도 오랜만이네.’
바실리스크는 뱀.
먹이를 삼킬 때 씹지 않고 그냥 삼켜 버린다.
그래서 바실리스크의 몸에 들어온 지금 이 순간만큼은.
시현은 어떤 피해도 입지 않고 이곳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물론, 바실리스크가 위액을 내뿜는다면 이대로 소화되어 위험할 수 있지만.
중요한 사실이 있었다.
‘바실리스크는 하루에 한 번만 위액을 내뿜는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바실리스크의 위액은 그 힘이 너무나 강력해 너무 자주 쏟아내면 자신의 위장까지 녹여 버리기 때문이었다.
‘그 시간이 대충 정오, 12시니까 아직 한참 남았지.’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거대 괴수의 몸 안으로 들어와 내부부터 파괴시키는 전략.
한 번쯤 생각만 해본 미친 짓이었지만, 막상 들어오니 못 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C)’가 합쳐집니다.]“좋아.”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가보자고.”
번쩍!
“취애애애애애애액!”
“……젠장! 아무거나 처먹지 말라니까.”
“이건 내가 먹은 게 아니라 이 미친놈이 알아서 들어온 거야!”
번쩍!
바실리스크 몸 내부는 엄청난 빛으로 번쩍이고 있었다.
금빛과 하얀빛.
제우스의 벼락과 미카엘의 하얀 태양이 내부를 시커멓게 태우고 있었던 것이다.
바실리스크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녀석이 몸 내부에 있는 한 뭘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크아아아아아!”
“……젠장!”
그 모습을 본 빅프로그가 이를 갈았다.
“어쩔 수 없다. 바실리스크.”
“……무슨 소리냐?”
“네놈이 희생해야겠다.”
“너 설마?”
“그래. 그 설마다.”
이내 바실리스크 목 아래로 온 빅프로그가 녀석의 턱밑을 잡았다.
“자, 잠깐……. 어떻게든 해결할 방법이…….”
“멍청한 놈. 네가 멍청하게 삼키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다.”
콰직!
섬뜩한 소리와 함께.
빅프로그가 바실리스크의 턱 밑 비늘을 뽑아버렸다.
“취애애애애애액!”
단말마의 비명 소리와 함께.
바실리스크의 거대한 몸이 그대로 떨어져 내렸다.
“…….”
동료를 자신의 손으로 죽였음에도.
빅프로그는 무미건조한 시선만을 보내며 뜯어낸 비늘을 삼켜 버렸다.
동정심은 들지 않았다.
이 녀석은 약한 데다가 멍청한 선택을 했으니 죽는 게 당연한 것.
이렇게 허무하게 죽느니 자신이 비늘을 삼켜 힘이라도 흡수하는 게 백 배, 천 배 나았다.
“걱정은 마라……. 원수는 확실하게 갚아줄 테니.”
비늘을 삼킨 빅프로그의 몸이 흉측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매끈했던 개구리 피부에 바실리스크의 비늘이 돋아났고.
잘린 왼팔에선 바실리스크의 뱀 꼬리가 생겨났으며.
두 눈은 바실리스크의 그것과 같게 변해가고 있었다.
[경고! 프로그맨 군단장 ‘빅프로그’가 ‘바실리스크’의 비늘을 섭취해 힘을 흡수하였습니다.] [특수한 힘을 가진 보스가 등장하였습니다.] [빅프로그 처치 시 추가 보상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그럴 줄 알았다. 이 새끼야.”
들려오는 메시지와 함께.
바실리스크의 몸 안에서 금빛 번개가 쏘아져 왔다.
‘이건?’
아스트라페와 투창 조합.
이전에 몇 번 맞아봤기에, 빅프로그는 그 위력을 알고 있었다.
“젠장…… 하필 이때.”
“하필 이때라니? 설계한 사람 섭섭하게.”
“……뭐?”
“개구리 대가리인 넌 파충류의 비늘을 먹으면 10분 동안 그 힘을 쓸 수 있잖아.”
“……그걸 어떻게 알았지?”
“잘.”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완전히 변하기 전인 5분 동안 원래 힘보다 약해진다는 것도 알아.”
“……이게 무슨…… 어떻게 그 사실을?”
“왜? 내가 5분 안에 나올 거란 생각은 못 했나 봐?”
화르르르륵.
하얀 태앙을 등진 채.
시현이 성유물을 미친 듯이 휘둘렀다.
“크아아악!”
바실리스크의 비늘이 돋아나기 위해 빅프로그의 피부는 한 번 뒤집어지고 있었는데.
그 위로 미카엘의 하얀 불꽃이 작열하고 있었다.
안 그래도 약해진 피부에 화상 대미지가 들어가니, 고통이 몇 배로 늘어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화상을 입은 온 피부에 금빛 번개가 내리꽂혔고.
이로 인해 더더욱 큰 고통이 들어왔다.
시현은 성유물을 들고 있는 상태였기에.
화상 피해를 입은 녀석의 피부 위로 내리꽂히는 아스트라페는 20%의 추가 대미지까지 주고 있었다.
“으으으으…… 이대로 죽을 줄 아느냐?”
빅프로그가 눈을 빛냈다.
“내가 바로 최강의 프로그맨! 빅프로그다! 거대한 개구리! 너까짓 하찮은 영장류가 상대하기엔 백 년도 이른…….”
서걱.
녀석의 말이 끝나기도 전.
시현의 성유물이 녀석의 목을 베었다.
“뭐래. 징그러운 양서류 새끼가.”
툭.
그렇게 빅프로그가 정신을 못 차리는 틈에.
시현이 깔끔하게 녀석을 처리해 버렸다.
[믿을 수 없습니다! 프로그맨 군단장 ‘빅프로그’를 처치하였습니다.] [믿을 수 없습니다! 그린 스네이크 군단장 ‘바실리스크’를 처치하였습니다.] [공헌도가 미친 듯이 상승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츠즈즈즉.
다시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빅프로그의 사체에 다가가며.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좋아. 계획대로 무난하게 처리했…….’
[환상과 번개의 대천사 ‘라미엘’이 개입합니다.] [프로그맨 군단장 ‘빅프로그’가 부활합니다.]“뭐?”
메시지를 본 시현이 놀라 소리쳤다.
‘부활까지 시킨다고? 그것도 라미엘이?’
다른 버프는 몰라도 죽었던 마수를, 그것도 두 명분의 군단장을 부활시키는 건 엄청난 페널티를 감수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라미엘이 그 페널티를 감수하고라서도 이 녀석을 부활시킨다고? 도대체 왜?’
라미엘은 현재 서영우의 계약자.
그런 녀석이 페널티를 감수하면서까지 빅프로그를 부활시키는 게 이해가 가질 않았다.
[겸손의 대천사, ‘미카엘’이 개입합니다.] [프로그맨 군단장 ‘빅프로그’의 신성력 저항이 100 상승합니다.] [가정의 여신, ‘헤라’가 개입합니다.] [프로그맨 군단장 ‘빅프로그’의 마력이 50 증가합니다.]‘너무 쉽게 끝나서 그런건가?’
고블린 군단장 플리쿠를 돕지 않은 이유는 명확했다.
녀석에겐 아무리 투자해도 시현을 이길 순 없었다.
시현이 스피커를 활용하는 바람에 플리쿠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 데다가.
시현은 녀석이 사용하는 번개의 힘에 완전 면역이었다.
즉, 신들이 아무리 개입해 플리쿠를 강하게 만든다고 해도.
시현에겐 상성상 우위를 점할 수 없었다.
군단장 정도 되는 ‘괴물’들에게 상성이 있다는 것 자체가 웃긴 소리였지만.
“그래. 계속해 봐.”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럴수록 보상만 커지는 거니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