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220)
신의 천적, 회귀하다 220화
128. 혈천마(1)
[크워어어어어어어!]쩌어어어억!
“이 미친…….”
상대를 본 제갈세훈의 눈동자가 미친 듯이 커졌다.
[경고! 드래곤 피어에 노출되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20% 하락합니다.] [지능 150 이하의 플레이어들은 ‘상태이상: 공포’에 걸립니다.] [지능 150 이하의 플레이어들은 ‘상태이상: 탈진’에 걸립니다.]“뭐야 이거? 사기 아니야?”
사대호법의 머리를 맡고 있는 총군사, 제갈세훈.
그의 전략은 완벽했다.
한중일 연합에 심어놓은 ‘스파이’ 덕분에 연합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타락왕이 단독으로 이곳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렇기에 완벽한 함정을 준비했다.
혈천마, 천리태.
그리고 그를 지키는 사대호법과 정예 교도, 대주교들.
이들만 있다면 타락왕 일행 따위야 별것 아니었다.
원래부터 타락왕 일행이 ‘단독으로’ 움직인다는 점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크게 신경 쓰진 않았다.
녀석들이 무슨 수를 쓰더라도 뱀파이어들의 여왕, 키제느의 힘까지 흡수한 혈천마를 이길 순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런데.’
[퓨리 오브 더 헤븐(S)] [볼케이노(S)] [어스퀘이크(S)]쩌어어어억-
‘이게 뭐야…….’
상대가 압도적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재앙.
여태까지 나왔던 마수들은 장난이라도 된다는 듯, ‘진짜’ 재앙이 강림해 버렸으니까.
순식간에 하늘에서 벼락이 내리치고, 땅이 갈라졌으며, 용암이 솟아올랐다.
“천마재림…….”
“만마앙복…….”
마기로 둘러싸인 정예 교도들이 그대로 타 소멸해 버렸다.
한 합?
그런 게 있을 리 없었다.
그 어떤 인간이 쏟아지는 번개와 용암에 대항해 검을 휘두를 수 있단 말인가?
그 어떤 인간이 이 모든 재해를 뚫고 저 거대한 드래곤에게 검을 뻗을 수 있단 말인가?
‘이건…….’
상황을 본 제갈세훈이 이를 아득바득 갈았다.
‘함정이다!’
[아직 이 정도로 놀라면 부족한데 말이야.]번뜩.
세로로 쭉 찢어진 플립의 눈동자가 제갈세훈을 향했다.
‘어?’
녀석의 몸에 노출되니 제갈세훈의 몸이 그대로 굳어 움직이지 않았다.
‘안 돼…….’
[내 아이들을 건드리고도 무사할 줄 알았냐?] [엘리멘탈 퍼니쉬먼트(SS)]이내 각 속성으로 이뤄진 오색찬란한 빛줄기가 이곳을 휘감았다.
멸망.
이 마법을 마지막으로, 모든 마교 일당이 전멸해 버렸다.
***
“고생했다.”
[별것도 아닌 것들이 말이야.]플립이 콧김을 내뿜으며 웃었다.
“어…… 어…….”
“어어? 어……?”
드래곤이라는 압도적인 생명체를 본 장 웨이와 종천은 말을 잇지 못한 채 몸을 떨고만 있었고.
이시은조차 놀랍다는 듯 녀석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드래곤이라는 게 진짜 있었구나.”
[당연하지. 탐욕의 잔재여.]킁.
[다만 이걸로 끝은 아닐 거다.]“맞아.”
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당장이야 모든 마교도들을 제거했다 하지만, 녀석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흡혈성과 제물이 사라지지 않는 한 또다시 부활할 테니까.
‘그래서 흡혈성 제거를 최우선으로 둔 거기도 하고.’
시현이 플립을 부른 이유가 이것이었다.
녀석의 힘이면 손쉽게 마교 일당을 제거할 수 있었다.
시현이 ‘아무런’ 힘도 쓰지 않고 말이다.
“지금부터가 관건이야. 천리태와 정예들이 힘을 회복하는 틈을 타 흡혈성을 부숴 버리자.”
[나쁘지 않은 계획이야.]“흡혈성이 부서지면 부서질수록 천리태의 회복, 부활 속도가 느려질 거야.”
“녀석이 부활하기 전에 흡혈성을 싹 다 부숴 버리면요?”
박나은이 물었다.
“부활은 하겠지만 절대적인 힘이 줄어들겠지. 다만 그러려면 완전히 부숴야 해.”
말은 안 했지만 여기 모인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사이에 이 거대한 흡혈성을 전부 부술 순 없을 거라고.
“한 가지 희망적인 점은 여기 있는 우리 우주 최강 드래곤 플립 덕분에.”
[크흠…… 크흠!]“지금 천마신교의 정예들이 싹 다 부활 중인 상태라는 거야.”
“이 말인즉.”
장 웨이가 귀를 후벼 파더니, 그곳에서 작은 바늘 같은 거 하나를 허공에 던졌다.
휘리리릭…….
쿠우웅!
그 바늘 같은 게 이내 거대해지더니, 거대한 봉이 되어 떨어졌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빈집털이 시간이라는 거지.”
“맞아.”
씨익.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가자. 흡혈성 쳐부수러.”
***
콰아아아아앙!
그 뒤로 시현 일행은 찢어져 행동했다.
제1조는 서영우, 박나은, 다콘.
서영우가 나이트 메어 포그를 퍼뜨려 마교도 잔당들의 정신을 헤집으면서 성벽 외곽을 쳐부수고 있었다.
“빌어먹을 새끼들아…….”
“우리 아기 벌의 복수다!”
누가 보면 퀵 비가 정말 죽은 줄 알 정도로, 둘은 미친 듯이 성벽을 부숴 나갔다.
콰아아아앙!
플립의 이빨로 강화된 ‘알파병’까지 네 개의 손으로 거대한 도끼 네 개를 미친 듯이 휘두르고.
다콘이 소환한 두 마리의 클레이들이 발로 걷어차니.
제아무리 천마신교 교도들이라도 버틸 수가 없었다.
“저걸 어떻게든…….”
서걱.
이따금씩 서영우나 박나은의 빈틈을 노리는 녀석들은 나이트 메어 포그와 어둠 속에 숨어든 다콘이 제거해 버렸다.
제2조는 오크쟌 혼자.
“크하하하!”
이 미친 오크는 성유물을 휘두르며 흡혈성을 미친 듯이 부수고 있었다.
단순 파괴력으로 보자면 그 누구도 오크쟌을 따라갈 수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단순 신체적 능력치로 따지면 오크쟌은 플립 다음으로 강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지능을 제외한 현재 순수 주 스탯은 시현보다 한 발짝 앞선 상태였다.
거기에 녀석이 쥔 ‘성유물: 하얀 불꽃의 망치(S)’.
이 아이템 덕분에 오크쟌은 신성력이 담긴 불꽃을 마구 휘둘렀는데.
신성력과 불꽃.
이 두 속성 모두가 천마신교 교도들이 사용하는 마기를 잘 상대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3조.
그건 장 웨이와 종천이었다.
“커져라.”
두두두…….
“여의.”
투쾅!
마력만 주어진다면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여의금고봉(如意金箍棒).
자유자재로 허공을 날아다닐 수 있는 근두운.
양과 음, 음과 양 두 속성을 사용하는 종천의 검술까지.
천마신교 입장에선,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교주님.
흡혈성 가장 깊숙한 곳.
마법으로 인해 몸이 갈기갈기 찢어졌던 제갈세훈이 사과했다.
[신경 쓰지 말거라.]제갈세훈과 마찬가지로 피로 가득 찬 인큐베이터 안에서.
혈천마, 천리태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드래곤이 나타날 줄이야. 그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 아니더냐?]-한 방…… 먹었습니다.
[하하하하. 뭐, 그렇지. 저들도 내가 키제느를 흡수하고 흡혈성을 빠르게 소환한 걸 예상 못 했으니 한 번씩 주고받은 건가?]천리태.
그는 본인의 실수에는 엄격하고, 부하의 잘못에는 관대한 군주.
오로지 강함과 정복만을 추구한다지만, 그건 자신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함.
한번 자신의 울타리 안으로 들였다 하면 절대 먼저 저버리지는 않는.
대신 적에게는 더없이 무자비하고 잔혹한 그런 존재였다.
그래서일까?
천리태를 잘 알고 그를 따르는 신하들은 맹목적인 충성심을 보였다.
단순히 그를 신으로 추대해서가 아니었다.
다른 그 누가 보더라도, 천리태가 아주 훌륭한 군주였기에 그를 따르는 것이었다.
-말씀드리기 송구하오나.
천마신교 교도들의 시선을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제갈세훈은 빠르게 상황을 파악해 보고하고 있었다.
-상황이 좋진 않습니다. 타락왕이 데려온 일행을 제외하더라도 세 방향으로 오는 적들이 흡혈성을 부수고 있습니다.
[세 방향이면…… 일본, 사도맹. 바타르, 그리고 무림맹인가?]-맞습니다.
[이거 원…… 흡혈성벽이 워낙 크니 여기저기서 두드려 맞는군.]츠즈즈즉.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리태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크허허헉…….”
“제발…… 제발…….”
그와 그의 부하들이 제물을 흡수하는 속도가 기대 이상으로 빨랐기 때문이었다.
[타락왕의 움직임은?]-방금 전 아까 봤던 드래곤과 헤어진 다음 장 웨이에게 빌린 근두운을 탄 채 이곳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아까 봤던 탐욕왕과 함께 단둘입니다.
[그래. 날 치겠다 이거군. 건방져……. 아주 건방지단 말이지.]씨익.
-존명.
-존명.
-교주님. 그렇다면 드래곤은 어떻게 할까요?
[무시해라. 우리가 전부 뭉쳤어도 비늘에 흠집 하나 내지 못했던 괴물이다. 녀석이 흡혈성을 부수든지 말든지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두고, 최대한 마주치지 마라. 타락왕의 일행을 전부 죽여 버린 뒤 녀석에게 다시 한번 한꺼번에 달려들 것이다.]-네, 알겠습니다.
***
“저 드래곤이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
“당연하지.”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다름 아닌 드래곤인데. 우리랑 같이 가는 것보단 혼자 저렇게 날뛸 수 있게 하는 게 나아.”
“우리가 중심을 파괴하는 동안 다른 부분을 박살 내버리겠다는 거냐?”
“그렇지.”
‘용이 과하게 개입해 플레이어들이 많이 죽으면 시스템이 막기도 하고.’
시현이 플립을 이곳에 끌어들일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녀석은 신격을 가지고 있는 초월체.
평범한 스테이지라면 불가능했겠지만, 지금은 ‘대재앙’이라 개입이 가능했다.
대재앙 땐 원래 신들의 간접적인 개입만 가능하긴 했지만.
현재 천리태는 키제느의 힘을 전부 흡수해 ‘신격’을 얻은 상황.
즉, 먼저 개입한 건 저쪽이었다.
물론 저쪽이 플레이어들을 학살했기에 플립도 그만큼 개입할 수 있지만.
‘혹시라도’ 시스템이나 다른 신들이 견제할까 봐 시현은 녀석에게 성을 부수는 임무만 맡겨놓은 상태였다.
플립의 역할은 그걸로 충분했다.
휘우우우웅!
그렇게 근두운을 타고 천리태에게 다가가며.
시현이 눈을 빛냈다.
‘천리태가 신격을 얻었으니 왕이 아닌 자들은 녀석에게 피해를 줄 수도 없어.’
현재 시현 일행 중 왕격이 있는 인물은 시현, 이시은, 오크쟌 셋뿐.
그중 오크쟌은 성벽과 천마신교를 부수는 데 힘을 주고 있으니 논외였다.
‘뭐 부수면서 여기로 오라 했으니까.’
그렇게 근두운을 타고 천마신교 본궁으로 향하니.
츠즈즉…….
날개를 접은 채 바위처럼 굳어 있는 뱀파이어들이 보였다.
원래 구울로 변한 다른 천마신교 플레이어들을 조종하며, 지배해야 하는 녀석들이었지만.
천리태가 키제느의 힘을 흡수해 녀석들의 로드(Lord)가 되어버리는 탓에.
현재는 천리태와 그 부하들의 부활을 도와주는 양분으로 희생되고 있을 뿐이었다.
“왔다.”
주르르륵…….
본궁에 도착한 근두운이 둘을 내려준 뒤, 다시 어디론가 향했다.
주인인 장 웨이가 있는 곳이었다.
“은 씨. 준비됐지?”
“물론이지. 현 씨.”
잠시 우스갯소리를 주고받으며.
시현과 이시은이 각자 힘을 끌어올렸다.
츠즈즈즉.
천리태가 완전히 죽거나 소멸된 건 아니었기에 [마신서열전> 퀘스트를 끝내지 못한 이시은.
시작은 그녀가 가진 거대한 날개였다.
쿠구궁…….
황금빛 천사 날개가 양옆으로 펼쳐졌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크기.
이곳까지 오면서 북한에 있는 제물들에게서 전송된 마기를 흡수한 덕분이었다.
‘제물 대 제물 대전이라…….’
엄한 플레이어들을 희생시키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천리태를 막아야 할 때였다.
까드드득.
단순히 날개를 펼친 것만으로도 주변 뱀파이어들이 부서져 나갔다.
그리고 이시은이 황금 검을 들어 올렸을 때.
쩌어어억!
저 멀리, 본궁 한가운데에서 다시 한번 피처럼 붉은 달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쿠구구…….
이전보다 훨씬 큰 블러드 문과 그 주변을 구름처럼 감싸고 있는 검은 마기.
그 풍경을 본 시현도 천총운검을 들어 올렸다.
[[혈식검>을 발동합니다.] [[폭풍염뢰>를 발동합니다.]쿠구구구구…….
금빛 파도와 구름 같은 마기.
이글거리는 불꽃과 핏빛 달이 맞붙으며.
[왔느냐?]쿵!
온 세상이 깨져 버릴 듯한 충격파가 사방을 휩쓸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