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24)
신의 천적, 회귀하다 024화
23. 타락한 영광
꾸드득 꾸드득.
다소 그로테스크한 소리와 함께 신성한 영광의 빛이 점점 희미해졌다.
까드득. 까드득.
이내 타락한 샛별이 하얀 갑옷을 모두 집어삼키니.
이전보다 더 진한 검은색으로 되어 있는 갑옷 하나가 공중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아이템, ‘타락한 영광(E)’을 획득합니다.] [아이템, ‘타락한 영광(E)’을 장착합니다.] [아이템, ‘타락한 영광(E)’이 소유자의 신체에 알맞게 변형됩니다.]츠즈즉…… 탁!
이내 검은 갑옷이 얼굴을 제외한 모든 곳을 감쌌다.
검은 갑옷이라곤 하나 그 두께가 워낙 얇아 무게감이 아예 느껴지지도 않았다.
고체와 액체.
그 사이의 무언가 같은 느낌.
‘그래. 마치 또 한 겹의 피부 같아.’
신발과 장갑까지 감싸는 일체형 갑옷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손과 발을 움직이는 데 그 어떤 제약도 없었다.
심지어 옷을 아예 안 입은 느낌까지 들었다.
[타락한 영광(E)]#‘오만’의 죄가 승리하였습니다.
#모든 타락을 단죄하는 미카엘의 힘마저 타락시킨 루시퍼의 갑옷은, 이제 모든 신성을 타락시킬 것입니다.
▶한 벌 옷(갑옷)
▶현재 숙련도 LV.1
▶착용 효과
[마기 +40] [물리저항 +300] [마법저항 +300]▶찬란한 신의 무기고 특수 효과
아이템을 다루면 다룰수록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숙련도가 상승해 LV.10을 달성하면 다음 등급으로 올라갑니다.
▶E등급 특수 효과
[변환>이 갑옷은 소유자의 몸에 알맞게 변화됩니다.
[적응>이 갑옷을 입으면 무게감, 더위, 추위 등을 느끼지 않습니다.
[타락>모든 스킬, 아이템에 마기를 부여합니다.
스킬, ‘첫 번째 타락(A)’을 획득합니다.
▶D등급 특수 효과
???
타락한 영광(Corrupted Glory).
미친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물리저항과 마법저항은 무려 300으로 어지간한 SS급 종결 아이템보다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아직 E등급 아이템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마기는 무려 40이나 상승시켜 주었고.
모든 아이템과 스킬에 마기를 부여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었다.
‘마기라…….’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좋지.’
악마나 마족들이 사용하는 힘.
마기(魔氣).
신성력에 약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가장 파괴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같은 수치라면 마력이나 신성력은 마기의 파괴력을 따라올 수 없지.’
타락한 영광의 효과는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녀석은 무려 A등급의 스킬까지 준 상태였다.
[첫 번째 타락(A)]보유한 모든 신성력이 마기 스탯으로 변환됩니다.
사용 시, 신체에 닿는 신성력을 파괴합니다.
첫 번째 타락은 A등급 스킬답게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너 이 미친…….]눈앞에서 벌어진 타락의 현장에.
미카엘의 검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부르르 떨렸다.
[이…… 이…… 이…….]“왜 이래? 벙어리야?”
[너…… 너…….]“이야, 별일이네. 그 고귀하신 겸손의 대천사께서 말도 못 하고. 아, 검이라 말을 못 하는 건가?”
엄청난 당황과 분노가 머리를 휘몰아친 까닭에.
미카엘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너 이 미친놈……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냐?]옆에 있던 라미엘이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
[이 개새끼가! 감히! 에덴 전체를 적으로 돌리고 싶다는 거야!]“날 먼저 건드린 건 너네야.”
[뭐?]“특히 라미엘 너. 가만히 있는데 빅프로그 놈은 왜 부활시키고 지랄이야? 지랄은?”
[뭐? 지랄? 감히 대천사인 나…….]“대천사고 지랄이고.”
시현이 피식 웃었다.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너…… 너!]“미카엘 잘 기억해.”
시현이 비꼬며 말했다.
“네 갑옷, 옆에 있는 친구 때문에 타락한 거야. 그러게 친구 좀 잘 사귀지 그랬냐?”
[…….] […….]계속되는 시현의 도발에도.
두 대천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속이 다 시원하네.’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런데 그거 아냐?”
씨익.
“아직 한 발 남았다?”
[뭐?] [플레이어, 이시현 님께서 ‘타락’하였습니다.] [조건을 만족하였습니다.] [전직 퀘스트, [타락한 자>를 획득하였습니다.] [전직 퀘스트: 타락한 자>▶목표
제한 시간 내에 퀘스트 완료율을 최대한 높이기.
▶퀘스트 완료율 충족 조건
1) 제한 시간 내에 에덴 소속 성기사와 사제 살해.
2) 제한 시간 내에 에덴 소속 신전, 조각상, 아이템 등 부수기.
▶보상: [히든 클래스 획득] [레벨 +3]
▶추가 보상: 퀘스트 완료율에 따라 얻을 수 있는 히든 클래스가 달라집니다.
▶실패 시: 페널티 없음.
[현재 퀘스트 완료율: 0%.] [남은 시간: 24시간.]전직 퀘스트, [타락한 자>.
성기사나 사제 클래스를 획득한 플레이어가 특수한 아이템이나 계약 등으로 ‘마기’ 스탯을 얻을 때 발동되는 퀘스트였다.
중요한 건 이 퀘스트 자체가 아니었다.
히든 클래스(Hidden Class).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건 물론, 전직 퀘스트를 얻는 것조차 하늘의 별 따기였지만.
얻기만 한다면 그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클래스였다.
‘타락한 자 퀘스트는 꽤 유명한 루트였지.’
회귀 전엔 천사나 그들을 따르는 성기사, 사제들을 유혹해 꾀낸 악마들이 많았기에.
이는 꽤 유명한 퀘스트였다.
다만 단점이 있었는데.
퀘스트 완료율이 미친 듯이 안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회귀 전 최대 완료율을 달성한 플레이어가 고작 23%였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시현은 이 퀘스트 완료율을 미친 듯이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잘 가라. 또 보자.”
[뭐? 너 설마……?] [갑옷을 타락시킨 것도 모자라서…….] [아이템, ‘아스트라페(C)’가 합쳐집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C)’가 ‘성유물: 눈 잃은 천사의 검(B)’에 스며듭니다.]번쩍!
금빛 번개와 함께.
시현의 성유물이 미카엘의 검과 라미엘의 창을 갈랐다.
저 무기들이 진짜 대천사들의 무기라면 흠집조차 나지 않았겠지만.
지금 이곳은 회색 지대.
저 아이템들은 허상에 불과했다.
[겸손의 대천사 ‘미카엘’의 상징체를 파괴하였습니다!] [환상과 번개의 대천사 ‘라미엘’의 상징체를 파괴하였습니다!] [경고! 에덴의 모든 대천사들이 이시현 님을 적대합니다.]쩌저저적…….
경고 메시지와 함께.
두 대천사의 상징체에 균열이 가더니, 이내 하얀빛과 함께 소멸해 버렸다.
“경고는 무슨.”
시현이 피식 웃었다.
“어차피 날 죽이려고 안달 나 있을 텐데.”
미카엘과 라미엘을 도발하고, 신성한 성유물을 타락시켰기 때문에.
이미 에덴의 모든 천사들이 시현을 적대하고 있는 상황.
이제 와 겁먹을 것도 없었다.
[[타락한 자> 퀘스트 완료율이 대폭 상승합니다.] [현재 퀘스트 완료율: 50%.] [남은 시간: 23시간 55분.]‘좋아.’
미카엘에게 제대로 엿 한번 먹였을 뿐 아니라.
절대신급 천사인 미카엘과 악마인 루시퍼의 힘이 합쳐진 ‘타락한 영광’까지 손에 넣었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타락한 자> 퀘스트를 얻어 원하는 히든 클래스를 노릴 수 있게 되었고.에덴을 상징하는 두 대천사의 상징체를 부숴 버린 덕분에 퀘스트 완료율을 벌써 50%나 달성했다.
‘이걸로 만족할 순 없지.’
시현이 원하는 건 퀘스트 완료율 100%.
아직은 어림도 없었다.
“좋아. 나가자.”
시현의 말과 함께.
그의 뒤로 다시 기다란 마름모 형태의 게이트가 생성되었다.
성유물을 손에 쥐고, 검은 갑옷 ‘타락한 영광’을 몸에 장착한 채.
시현이 위풍당당하게 앞으로 걸어 나갔다.
[회색지대에서 퇴장합니다.]타락과 몰락은 시작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움직여 ‘동산’을 파괴해 버릴 차례였다.
“다들 나가세요. 이곳은 곧 무너질 겁니다.”
“하지만 구원자님…….”
“명령입니다. 당장 나가세요.”
대재앙이 끝났음에도, 서영우는 바빴다.
시현이 말했던 대로 동산에 있는 성기사와 사제, 병사 등의 플레이어들을 빠르게 대피시켰고.
부상자들은 동산이 아닌 암사역 대피소로 이동시켰다.
대재앙이 시작되기 전부터 모든 물 자를 이곳으로 옮겨놓은 상태였기에.
이제 와서 별달리 할 것도 없었다.
‘형님께선 정말로…… 우릴 구해주실 수 있을까?’
서영우가 한숨을 쉬었다.
물론 그는 시현을 믿었다.
하지만 벌이는 일의 스케일이 워낙 컸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누나랑 다른 플레이어들은 천유리 씨가 대피시켜 주셨으니…… 걱정할 건 없어.’
서영우가 중얼거렸다.
천유리의 실력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었기에.
애써 불안한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제 이곳 천호역, 동산에 남아 있는 플레이어는 서영우 하나뿐이었다.
쿵!
거대한 충격과 함께.
동산 전체가 흔들렸다.
‘오신 건가?’
소리를 들은 서영우가 입꼬리를 올렸다.
“그럼 마중을 나가야겠지.”
시현이 가장 먼저 온 곳은 중앙, 라미엘의 조각상이 있는 곳이었다.
콰아아앙!
이곳에 온 시현이 성유물을 휘둘러 신전 기둥을 박살 냈다.
쿠구구…….
건물 전체를 휘감는 진동을 느끼며.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번쩍!
이내 시현의 손에서 뻗어나간 금빛 벼락이 신전 곳곳을 강타했다.
그러곤.
서걱.
시현이 지체할 것 없이 라미엘의 조각상을 부숴 버렸다.
[훌륭합니다! 라미엘의 대신전을 상징하는 ‘라미엘의 조각상’을 파괴하였습니다.] [[타락한 자> 퀘스트 완료율이 10% 상승합니다.] [현재 퀘스트 완료율: 60%.]츠즈즈즉.
더 이상 시현의 만행을 볼 수 없다는 듯.
주변에 있던 조각상들이 몸을 일으켰다.
[경고! 하급 천사 ‘로포엘’을 마주하였습니다.] [경고! 하급 천사 ‘케토로엘’을 마주하였습니다.]대리석으로 된 몸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나 녀석들의 몸에는 ‘진짜 천사’가 빙의된 상태.
결코 만만히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조각상에 빙의해 봤자 하급 천사에…… 가진 힘의 10%도 사용 못 하지.”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퀘스트 완료율은 진짜 천사를 잡는 것만큼 주니까…… 설마 라미엘, 너. 날 도와주는 거냐? 너 배신자였어?”
라미엘이 지금 상황을 보고 듣는 게 확실했기 때문에.
시현이 계속해 이죽거렸다.
“고맙다. 잘 먹을게.”
번쩍!
금빛 번개와 함께.
시현이 들고 있던 첫 번째 성유물이 성기사 모양을 한 천사 조각상의 목을 베었다.
[경고! 하급 천사 ‘로포엘’을 처치하였습니다.] [경험치가 상승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타락한 자> 퀘스트 완료율이…….]…….
“가만히 있어. 그래야.”
씨익.
“덜 아프게 역소환될 테니까.”
서걱.
번쩍!
이내 시현의 칼춤이 시작되었다.
서영우와 이미 말을 맞춰 이곳의 모든 사람을 대피시킨 상태였기에.
시현은 마음 놓고 빈집을 파괴할 수 있었다.
물론, 이따금씩 나오는 하급 천사들이 조각상에 빙의해 시현에게 달려들었지만.
‘타락한 영광’ 효과로 인해 얻은 스킬, ‘첫 번째 타락(A)’으로 인해 시현에겐 신성력이 거의 통하지 않는 상태.
지금 녀석들은 퀘스트 완료율과 더불어 경험치를 상승시켜주는 재료에 불과했다.
콰아아앙!
[아이템, ‘아스트라페(C)’가 분열됩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C)’가 변형됩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C)’가 ‘타락한 영광(E)’에 부여됩니다.]번쩍!
시현의 왼쪽 손엔 금빛 창이 생성되었고.
오른손에 들려 있던 첫 번째 성유물엔 금빛 번개가 씌워졌다.
그 모습은 마치 기사나 전사들이 쓴다는 ‘오러 블레이드’와 흡사한 모습이었다.
아스트라페는 타락한 영광에도 스며들어 시현의 온몸은 금빛 번개로 번쩍이고 있었다.
파지지…… 파지지지…….
“형님.”
그렇게 미쳐 날뛰고 있는 시현의 앞에.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느새 시현과 많이 가까워진 그의 동생, 서영우였다.
“……죄송합니다.”
번쩍!
하얀 안개가 시현의 온몸을 감싸며 옥죄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