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27)
신의 천적, 회귀하다 027화
25. 천총운검
다시 천호역.
이젠 완전히 무너져 버린 동산.
이곳엔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모여 있었다.
“저희도 따라가겠습니다.”
“저흴 버리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시현은 아주 의외의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서영우를 따르던 성기사와 사제들 중 대부분이 그를 따라 타락의 길을 걷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전 악마의 힘을 받아들인 타락한 사제일 뿐입니다. 그런데 왜?”
“저희는 천사니 신성력이니 에덴이니 아무것도 모릅니다.”
“저희가 믿고 따른 건 환상구원자, 서영우님 한 분입니다.”
“위기에 빠져 있었던 저희를 아무런 대가 없이 도와준 유일한 분이었으니까요.”
“…….”
상당히 감동받은 듯.
서영우가 순간 아무런 말도 잇지 못했다.
“모두들…….”
결국 서영우는 이들을 다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는 시현조차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순식간에 식구가 늘었네.’
물론 나쁜 소식은 결코 아니었다.
이들은 대재앙을 견뎌낸 플레이어.
타락해 마기를 받아들인다면 신과 맞서는 데 상당한 전력이 될 게 틀림없었다.
시현이 서영우와 같이 다닐 때 누나인 서지혜를 지켜줄 수도 있고 말이다.
츠즈즈즉.
그렇게 서영우는 새로이 바뀐 ‘타락구원자’ 특성으로 자신을 따르던 플레이어들을 하나둘 타락시켰다.
타락한 저들은 이제 서영우의 권속이 되기 때문에.
시현의 명령 또한 거부할 수 없었다.
‘뭐. 같이하는 게 좋으면 좋은 거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시현이 천유리를 쳐다봤다.
“천유리 씨 음식을 참 잘하시네요.”
“그럼요. 자취 경력 7년 찬데. 시현 씨는 자취 경력 없으신가 봐요?”
“있긴 했는데, 약간 뭐랄까? 배달음식으로 승부 보는 타입?”
가벼운 대화를 나눴지만, 시현의 표정은 상당히 굳어 있었다.
몸 상태가 나아졌다고는 하나 그녀는 여전히 냉기로 힘들어하는 상황.
더 늦기 전에 고쳐줘야만 했다.
‘어차피 지금은 불가능하니까…….’
시현이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여섯 번째 재앙이 끝나고 그 아저씨한테 데려가야 치료를 시작할 수 있어.’
그렇게 서영우가 사람들을 타락시키고.
천유리가 서지혜와 수다를 떨고 있는 동안.
시현이 오랜만에 상태창을 열었다.
[이시현>레벨: 43
클래스: 타락을 부르는 자(Hidden)
칭호: 고블린 슬레이어(S)
[특성>찬란한 신의 무기고(EX)
[주 스탯> [힘 17] [체력 17] [민첩 17] [지능 50] [특수 스탯> [마기 370] [공격력 20] [물리저항 340] [마법저항 340] [공격속도 +120%] [이동속도 +100%]군단장을 다섯 번이나 잡은 덕분에.
레벨이 상당히 올라 40을 돌파했다.
주 스탯도 상당히 오른 상태였지만, 신성지기 효과로 인해 특히 지능이 엄청나게 상승해 있었다.
‘앞으로 레벨 업 하면서 얻는 분배 가능 스탯은 지능에 투자하지 않아도 되겠어.’
‘신성지기’와 ‘신격 말살’ 스킬의 연계 덕분에, 마기 스탯이 엄청나게 올라 370.
이 정도면 현시점 어떤 플레이어도 시현의 발끝조차 따라올 수 없었다.
물리, 마법 저항도 340으로 미친 듯이 높아 어지간한 공격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현의 레벨 40을 돌파했으니 새로운 신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아이템이라.’
신들의 아이템을 떠올린 시현이 씨익 웃었다.
“슬슬 주 무기를 고를 때가 됐지.”
‘다음 재앙 때 나올 녀석들에게 좋은 아이템이기도 하고.’
[특성, ‘찬란한 신의 무기고(EX)’를 발동합니다.] [*레벨 40을 달성하였습니다.] [원하는 아이템을 빼앗아 옵니다.]…….
순간, 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강풍이 되고, 강풍은 돌풍이 되고, 돌풍은 폭풍이 되었다.
“이건?”
“천유리 씨. 뒤로 오세요.”
간신히 버티고 있던 천유리의 몸에서도 물의 기운이 빠져나갔다.
쿠르르릉…….
이윽고 시현의 손에 있는 아스트라페의 반응과 함께.
슈우우우우우웅.
폭풍이 시현의 손에 모여 하나의 검을 만들어내었다.
[폭풍의 신, ‘스사노오’의 아이템 ‘천총운검(E)’를 획득합니다.]일본을 지배하는 신들 중 가장 강력한 세 절대신.
삼귀자(三貴子).
그중 막내이자, 가장 흉포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가장 뛰어난 무력 또한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자.
스사노오(スサノオ).
시현이 선택한 천총운검은 그가 신조차 집어삼키는 마수, 야마타노 오로치(ヤマタノオロチ)를 잡고 획득한 검이었다.
[천총운검(E)]# 폭풍의 신, 스사노오가 사용하는 불길한 검입니다.
▶주 무기(한 손 검)
▶현재 숙련도 LV.1
▶착용 효과
[공격속도 +150%] [공격력 +100] [물리저항 관통 +20%] [마법저항 관통 +20%] [바람 속성 +30]▶찬란한 신의 무기고 특수 효과
아이템을 다루면 다룰수록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숙련도가 상승해 LV.10을 달성하면 다음 등급으로 올라갑니다.
▶E등급 특수 효과
[바람 칼날>천총운검이 주변 바람을 이용해 수많은 칼날을 생성해냅니다.
[치유 감소>적에게 상처를 입힐 시 치유 효과를 50% 하락시킵니다.
▶D등급 특수 효과
???
눈처럼 새하얀 검신.
닿는 공기도 베어버릴 것 같은 날카로움.
과함도, 모자람도 없는 장식, 적당한 길이.
손이 착 달라붙는 그립감까지.
전체적으로 일본도 형태를 가진 천총운검은 시현의 마음에 쏙 들었다.
‘생긴 것도 깔끔하지만.’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성능이 죽여준단 말이야.’
‘검’은 시현이 가장 잘 다루며 익숙해하는 무기.
그만큼 후보가 많았다.
회귀 전에도 사용했던 아서 왕의 엑스칼리버.
강력한 신성력을 가지고 있는 지크프리트의 성검, 그람(발뭉).
2개가 한 쌍인 충무공의 쌍용검까지.
하지만 시현의 선택은 결국 지금 손에 들려 있는 하얀 검, 천총운검이었다.
천총운검(天叢雲剣).
아마노무라쿠모노츠루기(あまのむらくものつるぎ).
초치검(草薙剣).
쿠사나기의 검(くさなぎのつるぎ).
등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무기의 가장 큰 장점은 물리저항과 마법저항의 ‘관통’이었다.
상대의 물리 저항을 관통한다는 건, 그만큼 상대의 물리 저항을 무시한다는 것.
이 말인즉, 천총운검은 물리저항과 마법저항의 20%를 무시하고 더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단 의미였다.
이는 어떤 무기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특수한 성능이었다.
‘폭풍을 다루고 베는 검이라 그런지 공격 속도도 150%나 상승하고, 아스트라페엔 없는 공격력 옵션까지 붙어 있어.’
아스트라페의 위력을 높여주는 요소는 마력.
녀석의 공격은 마법 피해로 환산이된다.
반면 천총운검의 피해는 고스란히 물리 피해로 환산이 된다.
‘난 이제 물리, 마법 피해 둘 다 줄 수 있다는 말이지.’
시현이 가지고 있던 성유물이 공격력 20을 올려준단 걸 생각하면.
천총운검은 무려 그 5배를 올려주는 셈이었다.
게다가 상대의 회복을 방해하는 [치유 감소> 효과도 상당히 좋았다.
다음 재앙에 나올 상대가 뛰어난 회복력으로 상대를 까다롭게 만든다는 걸 생각해 보면.
이만큼 효율적인 무기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츠즈즈즉.
호재는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아이템, ‘키비시스(D)’의 숙련도가 LV.10에 도달하였습니다.] [아이템, ‘키비시스(D)’가 C등급으로 승격됩니다.] [특성, ‘찬란한 신의 무기고(EX)’ 특수 효과가 발동됩니다.]어느덧 재료 아이템을 미친 듯이 흡수했던 키비시스가 승격한 것이다.
[키비시스(C)]…….
▶C등급 특수 효과
[분출>키비시스가 포션 및 소모 아이템을 저절로 분출해 지정된 상대에게 날아간 후, 섭취 및 적용시킵니다.
*소유자에겐 ‘즉시’ 적용됩니다.
키비시스가 C등급을 달성하면.
무한하게 포션을 섭취할 수 있는 미친 기능이 생겨난다.
‘포션값이 비싸긴 하지만.’
시현은 몇 번의 재앙을 이겨내며 포션을 쓸어 담은 상태.
아직은 상당히 여유가 있었다.
[[분출> 특수 효과로 인해 즉시 ‘생명력 포션(C)’을 섭취합니다.] [즉시 생명력이 회복됩니다.]이런 식으로 체력을 회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정한 대상에게 포션이나 소모 아이템을 날려 버릴 수도 있다.
멀리 있는 아군에게 이로운 포션을 주거나.
멀리 있는 적에게 상태 이상을 일으키는 포션을 주어 공격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검 멋지게 생겼네요?”
“그럼요. 누구 무긴데.”
어느새 다가온 천유리가 이런저런 아이템을 구경했다.
-……언니 저건?
“응?”
그런데 딱 하나.
시현이 장착하고 있는 검은 갑옷이 마음에 걸렸다.
그녀와 계약한 물의 하급 정령, 운디네가 저 갑옷을 본 것만으로 겁먹었던 것이다.
‘저 아이템은 대체…….’
천유리의 시선은 어찌저찌 넘겨 버리며.
시현은 천총운검과 키비시스를 살폈다.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였지만.
그는 느긋하게 쉬고 있을 순 없었다.
‘다음 재앙 상대는 트롤. 녀석들의 신전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시현의 머릿속엔 어떻게 하면 여섯 번째 재앙을 더 쉽게 극복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며,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고 있을 때.
[모든 지역의 ‘대재앙’이 종료되었습니다.] [모든 지역의 플레이어들에게 보상이 주어졌습니다.] [다섯 번째 재앙이 종료되었으므로, 플레이어들이 속한 지역이 통합됩니다.] [현재 이시현 님께서 속한 지역은 ‘서울 동부 제1 지역’입니다.] [서울 지역 전체가 통합됩니다.] [이제 통합된 지역을 이동할 수 있습니다.]메시지가 울려 퍼졌다.
[뒤이어 여섯 번째 재앙이 시작됩니다.] [여섯 번째 재앙은 ‘??’입니다.] [여섯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 15일.]‘좋아.’
메시지를 본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럼 준비 좀 해볼까.’
여섯 번째 재앙에선 ‘파티’를 결성해야만 마수를 상대할 수 있다.
‘파티는 혼자 이룰 수 없다는 게 문제지.’
파티 결성에 필요한 최소 인원은 셋.
원래 계획대로라면 시현은 서영우를 제거한 뒤, 천유리를 혼자 내버려 둔 채, 적당한 플레이어 둘을 골라 혼자 여섯 번째 재앙을 클리어했겠지만.
지금은 타락구원자와 냉기의 마법사라는 강력한 두 패가 있는 상태.
시현을 제외하면 근처 주변 내에선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들이었기 때문에.
그냥 놀게 하기에도 아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둘의 힘은 트롤을 상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트롤의 가장 무서운 점은 녀석들이 가진 질긴 가죽도, 녀석들이 가진 힘도 아니다.
재생력.
어떤 상처도 금방 복구해 버릴 정도로 징글징글한 재생력이야말로 녀석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무섭고 까다로운 점이었다.
그런 점에서 시현의 천총운검은 엄청난 효율을 보여주었다.
어떤 조건도 무시한 채 모든 치유 효과를 50%나 줄여 버리는 [치유 감소>라는 특수 효과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서영우도 쓸 만했다.
환상구원자에서 타락구원자로 변해 버린 탓에 일행에게 이전처럼 강력한 버프는 줄 수 없겠지만.
그 대신 상대에게 강력한 디버프를 걸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많은 디버프 중엔 상대의 치유 효과를 감소시키는 것도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천유리였다.
그녀가 사용하는 냉기의 힘은 상처를 얼려 버려 회복 자체를 막아버릴 수 있었다.
시현과 서영우가 트롤을 베고, 치유 효과를 감소시키는 사이 천유리가 상처를 아예 얼려 버린다면.
다음 재앙은 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건 세 강력한 플레이어들이 할 수 있는 방법.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트롤들에게 대항할 방법이 딱히 없었다.
‘이대로 놔두면 트롤의 재생력 때문에 몰살당하겠지.’
서영우의 힘으로 타락한 이들도 이제 시현의 권속 중 일부이자 시현의 사람들.
그렇게 허무하게 죽게 놔둘 순 없었다.
“영우야. 사람들 모아라. 다음 재앙에 대해 좀 알려줘야겠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