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28)
신의 천적, 회귀하다 028화
26. 트롤 아레나(1)
“다음 재앙은 트롤입니다. 뛰어난 재생력과 힘, 멍청한 머리가 특징이죠.”
시현의 말에.
모두가 집중했다.
이미 시현은 몇 번의 ‘예언’으로 인해 수많은 도움을 준 전적이 있었기에.
그의 말을 의심하는 플레이어는 아무도 없었다.
“저랑 서영우, 천유리 씨는 각각 회복력에 대항할 수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아니죠.”
“……그럼 저흰 어떻게 합니까?”
“그 방법을 알려드리러 왔습니다. 트롤을 상대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일단 상처를 내는 겁니다.”
시현이 옆에 있던 프로그맨 사체 하나를 가져와 말했다.
서걱.
이내 시현이 날카로운 천총운검으로 프로그맨을 베자, 녀석의 몸에 상처가 생겨났다.
“이렇게 상처가 났죠? 하지만 여기 생명력 포션을 부으면 회복됩니다.”
시현이 C등급 생명력 포션을 부으니.
사체임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맨의 살점이 다시 붙었다.
“트롤의 회복력은 B등급, 질 안 좋은 A등급 생명력 포션하고 비등합니다. 하지만 그건 외부 피부에 한정되어 있죠.”
“피부요?”
“잠깐, 그렇다면…….”
“맞아요.”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이놈들은 몸 내부까지 회복시키진 못합니다. 그래서 우선 상처를 내는 게 중요하다 말씀드린 거고요.”
아무것도 없는 플레이어들이 트롤을 상대하는 법은 간단했다.
우선 상처를 낸 다음 그 피부 안을 공략하면 된다.
물론 트롤의 피부 자체가 너무 질겨 상처가 잘 안 나고, 나더라도 금방 아물어 내부를 공략하기란 어려운 일이었지만.
지금으로선 이게 유일한 방법이었다.
“일단 상처만 내면…… 어떻게든 가능하다는 거잖아.”
“그렇지. 그럼 검 쓰는 사람들이 앞으로 가야겠네.”
“그래. 망치 같은 둔기 쓰는 플레이어들은 별로…….”
“궁수들의 화살촉에 독을 바른 다음에 날리는 게 훨씬 낫겠어. 뒤에서 사제나 마법사들은 견제해 주고.”
이제 대재앙이 끝나 대부분 플레이어들은 레벨 30을 넘긴 상태.
이들 모두 클래스를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총 다섯 번의 죽을 위기에서 살아난 덕분일까?
이들은 시현이 물꼬만 틀어줘도 삼삼오오 모여 공략법을 도출해 내고 있었다.
‘물론 내가 미리 알려줘서 가능한 일이겠지만.’
하지만 이 정도만 해도 충분했다.
여섯 번째 재앙은 다른 재앙들과는 달리 플레이어들이 직접 트롤을 찾아가 대결하는 방식이었으니.
‘좋아. 이곳 플레이어들은 이곳에 맡겨두고.’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나도 준비할 것 좀 준비해 볼까?’
여섯 번째 재앙에서만 얻을 수 있는 특수한 히든 피스.
시현은 기억을 더듬어 그것들을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여섯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 0초.] [여섯 번째 재앙이 시작됩니다.] [여섯 번째 재앙은 ‘트롤’입니다.] [메인 퀘스트, [컴뱃! 아레나!>을 획득하였습니다.] [메인 퀘스트: 컴뱃! 아레나!>▶목표: 컴뱃 아레나 도전 후 클리어 (1개 이상)
▶보상: 참가한 아레나에서 별도 지급.
▶실패 시: 페널티 없음.
*단, 제한 시간 안에 클리어되지 않은 컴뱃 아레나가 있다면 ‘범람’이 진행됩니다.
*범람: 컴뱃 아레나가 땅으로 착륙하며, 그 안에 남은 트롤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옵니다.
[여섯 번째 재앙 종료까지 남은 시간: 2일 12시간.]쿠구구구구구.
하늘 곳곳에 균열이 일더니 공중에 거대한 경기장이 생겨났다.
컴뱃 아레나(Combat Arena).
녀석들은 오래전 영화에서 봤던 우주선처럼 압도적인 크기와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뭐, 하늘에 떠 있는 섬에 가깝겠지만.’
[원하는 플레이어에 한해, 컴뱃 아레나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 [▶컴뱃 아레나에 입장을 희망하는 플레이어는 반드시 ‘파티’를 이뤄야만 합니다.] [▶파티 결성 시, 공헌도는 균등하게 분배됩니다.]“천유리 씨. 준비됐죠?”
“그럼요.”
“저도 준비됐습니다! 형님!”
“그래. 인마.”
[파티를 결성하였습니다.] [현재 파티원: 이시현, 천유리, 서영우.] [파티 유지 동안 얻는 모든 경험치와 포인트가 균등하게 분배됩니다.] [파티를 결성해 컴뱃 아레나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시현이 홀로그램 창에 시선을 옮겼다.
[컴뱃 아레나에 오신 지구의 플레이어 여러분! 환영합니다!] [원하는 아레나를 골라주십시오.] [브론즈 아레나]…….
[실버 아레나]…….
[골드 아레나] [입장 가능 아레나 수: 1] [입장료: 10,000포인트.]보통의 플레이어들은 브론즈 아레나에 입장한다.
가장 수가 많기도 하고, 값도 싸기 때문이었다.
물론 실버나 골드에 입장하기 전에 대충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탐색하는 목적도 있었다.
하지만 브론즈나 실버는 골드에 비하면 형편없는 보상을 가지고 있을 뿐.
‘시간 낭비지.’
그렇게 중얼거린 시현이 골드 아레나를 골랐다.
[경고! 골드 아레나는 현재 가장 높은 난이도의 아레나입니다.] [정말로 입장하시겠습니까?]시현과 천유리, 그리고 서영우가 동의의 뜻으로 10,000포인트를 지불했다.
[플레이어 이시현, 천유리, 서영우 님께서 골드 아레나에 입장합니다!] [주의! 아레나에 입장해 싸우는 모든 과정은 ‘어떤 존재들’에게 생중계됩니다.] [Tip: 화려한 퍼포먼스를 통해 팬층을 확보해 보세요!]파앗.
그렇게 일행의 몸을 하얀 빛무리가 감쌌다.
상당히 넓은 이곳 아레나엔 비어 있는 관중석까지 있었다.
그리고 가운데에 있는 원형 경기장은 온통 거대한 금으로 이뤄져 있었다.
파앗!
시현과 천유리가 입장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몇몇 플레이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런 선택을 한 플레이어들은 둘 중 하나였다.
자신감이 있을 정도로 충분한 실력을 지녔거나.
주제를 모르거나.
[라운드 시작에 앞서, 예선전이 진행됩니다!] [1차 예선전 시작까지 남은 시간: 5분]‘시작이다.’
아직 본 라운드도 아닌 예선전에 불과했지만.
시현은 분주히 움직였다.
아레나 바닥에 있는 뾰족한 모양의 타일.
이 타일을 자세히 보면 역방향으로 나 있는 게 있었는데.
1차 예선전이 시작되기 전 뾰족한 타일 10개를 부수면 특수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히든 피스가 있었다.
콰직!
시현이 미리 말했던 대로, 서영우와 천유리도 타일을 10개씩 부셨다.
“아으. 힘들어.”
서영우는 앞을 볼 수 없기에 시현이 지시한 곳을 파괴하고 있었다.
[훌륭합니다! 역뱡향 타일 10개를 파괴하였습니다.] [아이템, ‘축복받은 트롤의 피(C)’를 획득합니다.] [축복받은 트롤의 피(C)]#골드 아레나 히든 보상입니다.
#오크 주술사의 축복을 받아 만들어진 트롤의 피입니다.
▶재료 아이템
▶효과
포션의 재료로 사용됩니다.
시현 일행이 축복받은 트롤의 피를 키비시스에 넣었다.
보통 트롤의 피보다 진한 이 아이템은 설명창에 나와있는 대로 포션을 만들 때에도 많이 사용되었지만.
특별한 마법진이나 주술진을 발동할 때 더 유용하게 쓰였다.
‘이건 쓸데가 있으니까. 일단 저장.’
천유리와 서영우가 얻은 축복받은 피까지 전부 키비시스에 넣은 그 순간.
“야! 아이템 주는 거 같은데?”
“일단 타일 부숴.”
“공짜 아이템이다.”
옆에 있던 플레이어들이 재빨리 시현 일행을 따라 역방향 타일을 찾기 시작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역방향 타일은 이곳에 총 40개밖에 없기도 했고.
[1차 예선전이 시작됩니다!]방심한 틈에 1차 예선전을 치를 시간이 되었던 것이다.
파앗.
안내와 동시에.
모든 플레이어들이 경기장으로 강제로 이동되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젠장!”
지금 이곳 골드 아레나에 온 파티는 총 15개.
각각의 플레이어들 사이에는 투명한 막이 생성되어 서로 다가갈 수 없었다.
“크르르르르…….”
플레이어들 각각이 서 있는 경기장에 균열이 생기더니 거대한 마수가 튀어나왔다.
거무죽죽한 녹빛 피부와 4M는 훌쩍 넘는 거대한 몸집.
정체 모를 동물의 가죽으로 대충 가린 바지와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나무 몽둥이까지.
트롤(Troll).
아레나의 주적이자 다섯 번째 재앙이었다.
[예선전 상대는 ‘부상당한 트롤’입니다.]골드 아레나.
이곳에선 파티당 세 마리의 트롤을 마주했다.
브론즈에서는 세 파티당 한 마리.
실버에서는 한 파티당 한 마리라는 걸 감안하면 격이 달랐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다면.
상대로 나타난 트롤들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부상당한’ 트롤이라는 것이었다.
지금의 트롤들은 팔다리 하나씩 없는 건 기본이고.
심한 경우 머리가 반 정도 날아간 녀석들도 있었다.
“뭐야?”
“밥들이네.”
“제일 높은 난이도 아레나 맞아? 예선전은 쉽게 통과하겠는데?”
“크크크. 그러게 말이야.”
그 때문에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방심하고 있었다.
반면 시현 일행은 어느 정도 긴장감을 가지고 각자의 무기를 들어 올렸다.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가장 대비를 많이 하고 실력이 좋은 시현 일행이 긴장하고, 그렇지 않은 플레이어들은 방심을 한다는 것이.
[예선전을 시작합니다.]“크워어어어!”
콰아아앙!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와 동시에.
경기장 곳곳에 트롤들의 몽둥이가 휘둘러졌다.
“크, 크아아아!”
“이런 미친!”
“태, 탱커들! 뭐 해!”
“이, 일단 도망쳐!”
예선전이 시작되고 20초.
그사이 15개의 파티 중 7개가 전멸했다.
콰아아아앙!
트롤이 거대한 발로 전방의 탱커들을 밟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우, 우리 파티는 평균 레벨이 30 초중반인데?’
‘대, 대재앙을 클리어하고 클래스를 전부 획득했다고.’
‘그런데도 이 정도라고?’
평균 레벨 34.
이 정도면 확실히 서울 지역 상위 5% 안엔 드는 플레이어들이었다.
게다가 이들이 모은 인원수는 최대치인 8명.
이들이 처음부터 골드 아레나를 선택한 데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트롤이란 마수가 얼마나 강한지.
얼핏 보면 지방으로 뒤덮인 것 같아도 그 안엔 강철만큼 단단한 근육이 있었다.
클래스를 획득하고 새로운 스킬을 얻고.
이젠 E등급이 아닌 D등급, 운이 좋다면 C등급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들이었지만.
이들의 수준으로는 강력한 트롤의 힘을 버티지 못했다.
그것도 방심한 상태에선 더더욱.
“크아아아!”
“버텨!”
트롤들은 거침이 없었다.
탱커와 함께 전방을 맡고 있는 검사들의 검은 소용없었다.
트롤은 특유의 재생력으로 바로 상처를 회복했으니까.
화살이 꽂혀도 상처가 아물며 튕겨 나오고 있었다.
화르륵.
사아아!
그나마 마법사들의 마법은 조금 통했지만.
마법사들이 제대로 된 마법을 사용하기도 전에 트롤들은 몽둥이를 휘둘러 뒤에 있는 이들을 짓이겨 버렸다.
콰직.
‘트, 트롤이 하나였다면.’
‘젠장……. 셋이나 되니까 답이 없잖아.’
하다못해 트롤이 하나만 있었다면 괜찮았을 것이다.
어떻게든 달라붙어 마법을 사용할 시간을 벌어주었을 테니까.
하지만 상대 트롤은 무려 셋.
지금의 플레이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크워어어어어!”
그렇게 모든 플레이어들을 죽인 트롤들이 포효했다.
투명한 막을 향해 미친 듯이 몽둥이를 휘두르고.
아직 죽지 않은 플레이어들을 향해 눈을 번뜩였다.
“크흐흑…….”
“커헉……!”
그래도 몇몇 파티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상대는 아직 예선전 상대에 불과한 트롤들.
멀쩡해 보여도 체력이 없거나 다친 상태의 트롤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쿵.
그렇게 트롤들이 쓰러지는 순간.
플레이어들은 깨달았다.
‘트롤…… 차원이 다르다.’
‘예선전도 이 정도면 본선은…….’
이내 모든 파티들의 예선전이 끝났다.
[축하합니다! 1차 예선전에 통과하였습니다.] [곧바로 2차 예선전을 진행합니다.] [남은 트롤들을 모두 처치하십시오.]“……뭐?”
“한꺼번에?”
플레이어들이 상황을 전부 파악하기도 전.
“크워어어어어!”
“크아아아아아아!”
거대한 포효 소리가 들려왔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