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3)
신의 천적, 회귀하다 003화
3. 계약
쩌저저적.
거대한 번개 구체가 된 아스트라페가 호수에 닿는 그 순간.
호수에 있던 모든 고블린들이 비명을 질렀다.
“크에에에엑!”
“캬아아아악!”
고블린들이 온몸을 뒤틀었다.
그 어떤 고블린도 아스트라페의 범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게다가 이곳은 호수.
물로 가득한 공간.
번개의 위력과 범위는 맨바닥보다 몇 배는 늘어난 상태였다.
[고블린을 처치하였습니다.] [고블린 백인장, ‘고카’를 처치하였습니다.]…….
[전 지역 최초로 1,000마리의 고블린을 처치하였습니다.] [추가로 1,000 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파지직.
한 차례 번개 폭풍이 지나간 뒤.
[아이템, ‘아스트라페(E)’가 변형됩니다.]아스트라페가 검 형태로 변해 시현의 손에 들렸다.
고블린을 제외한 플레이어들은 이미 저 멀찍이 떨어져 있었고.
시현은 ‘감전’에 완전 면역이었기 때문에.
피해를 본 건 고블린들이 전부였다.
‘가만히 있을 순 없지.’
콰직!
그렇게 시현은 남아 있는 고블린들의 목을 하나하나 베었다.
녀석들은 남아 있어봤자 이성을 잃고 인간에게 달려드는 마수들.
굳이 살려둘 필요가 없었다.
“끄으으…….”
모든 고블린을 처치한 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라근이 간신히 고개를 들었다.
“너…… 대체…… 누구냐…….”
“알 거 없어.”
시현이 아스트라페를 들어 올렸다.
“마수 놈아.”
“……악귀 놈.”
번쩍!
이윽고 라근의 머리가 그대로 꿰뚫렸다.
…….
눈앞을 가득 채운 홀로그램 창을 한 번에 꺼버린 뒤.
시현이 라근의 심장 쪽에서 딱딱한 돌을 꺼냈다.
[아이템, ‘마정석(E)’을 획득하였습니다.] [마정석(E)]#고블린 천인장이 가지고 있던 낮은 품질의 마정석입니다.
▶재료 아이템
▶효과
[마력 1]마정석.
강력한 힘을 가진 마수들이 품고 있는 돌로.
이 재료로 아이템이나 시설 등을 제작하면 추가 효과가 부여된다.
예를 들어, 지금 시현이 주운 E급 마정석으로 검이나 스태프 등을 만든다면.
그 아이템은 마력을 1 올려주는 효과를 지니게 된다.
‘아무리 E급이라도 마정석은 마정석이지.’
마정석을 주머니에 대충 쑤셔 넣은 후.
시현이 그대로 걸음을 옮겼다.
아직 첫 번째 재앙은 끝나지 않았다.
[첫 번째 재앙 종료까지 남은 시간: 9시간.]석촌호수 부근에서 나온 고블린들은 전부 죽었다 해도, 아직 수많은 개체들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마무리한 시현이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
나머지 천인장들과 고블린들.
녀석들을 하나라도 더 죽여야 했다.
‘순조롭네.’
[첫 번째 재앙 종료까지 남은 시간: 0초.] [메인 퀘스트, [고블린 침공>을 클리어하였습니다.] [분배 가능 스탯 4개를 획득합니다.] [첫 번째 재앙을 극복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보상 정산 중에 있습니다.]…….
쩌어어억.
“키에에엑!”
“카아아!”
허공에 균열이 일더니.
남은 고블린들을 모두 흡수하기 시작했다.
물론 고블린은 뒤이어 나올 수많은 마수들 중에서도 아주 약한 마수였다.
‘이전과는 다르다. 시작이 좋아.’
회귀 전, 시현은 특성을 개화하고도 무슨 아이템을 얻어야 할지 몰랐다.
신들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골랐던 무기는 아서왕의 ‘엑스칼리버’.
물론 훌륭한 검이었지만 올림포스라는 거대한 세계의 왕, 제우스의 벼락에 비하면 형편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었다.
‘내 힘 스탯 수준에선 엄청 무겁기도 했고 말이야.’
[플레이어들에게 보상이 주어집니다!] [MVP: 플레이어 이시현.] [MVP 보상으로 10,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첫 번째 재앙이 끝나 ‘계약’이 이루어집니다.] [메인 퀘스트, [계약>을 획득하였습니다.] [메인 퀘스트: 계약>▶목표: 접근한 신과 계약
*단, 이미 신과 계약한 상태라면 퀘스트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보상: 신과의 계약
▶실패 시: 페널티 없음.
계약.
한 번의 멸망이 끝날 때마다 이뤄지는 행사 비슷한 걸로.
플레이어는 자신에게 다가온 신들 중 하나를 선택해 계약할 수 있다.
[플레이어, 이시현 님과 계약을 원하는 신들의 목록입니다.] [전쟁의 신, ‘아레스’.]‘아레스. 이 빌어먹을 놈이…….’
신의 이름을 본 시현이 눈살을 찌푸렸다.
아레스.
제우스와 헤라의 아들로, 올림포스라는 거대한 세계 중 일부를 다스리는 주신이었다.
물론 시현과의 관계는 좋지 않았다.
인류를 학살하는 데 가장 선봉장에 섰던 녀석이었으니.
‘신이라…….’
하급, 중급, 상급.
신을 나누는 등급이다.
하급 신만 해도 상당한 업적을 쌓아야 될 수 있을 정도이며.
인간의 몸으로 엄청난 전설들을 이뤄야만 중급 신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상급 신은 알려진 게 없었다.
다만 중급 신 수천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고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시현에게 가장 먼저 접근한 신, 아레스는 하급도, 중급도, 상급도 아니었다.
주신(主神).
한 세계를 관장하고 지배하는 신으로 상급 신보다 상위 등급에 있는 존재였다.
주신급 신과 계약하면 적어도 5번째 멸망까진 모든 적들을 도륙할 수 있을 것이다.
[천둥의 신, ‘토르’.] [현생의 지배자, ‘소별왕’.] [죽음의 신, ‘아누비스’.]‘이 정도로 인기가 많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의외였다.
자신이 압도적인 스탯을 가지고 있고, 보여준 활약이 뛰어나다곤 하지만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
회귀 전, 같은 시점에선 어떠한 신의 선택도 받지 못한 걸 생각해 보니 감회가 더욱 새로웠다.
[파괴신, ‘시바’.]‘절대신?’
절대신.
주신의 정점에 서 있는 존재들로, 한 세계가 아닌 여러 세계를 동시에 지배하는 존재이다.
그중에서도 시바는 베다의 ‘파괴신’.
녀석의 힘은 마지막 멸망에서 마주했던 제우스나 오딘, 혹은 루시퍼에 버금간다.
녀석과 계약하는 것만으로 최소 10번째 멸망 이전에 나오는 녀석들은 반격하기도 전에 가루가 되어 사라질 것이다.
‘시바의 힘이 매혹적이긴 하지만…… 신과의 계약은 없다.’
시현은 신과 계약을 할 생각이 없었다.
‘재앙을 일으킨 원흉들. 인간과 계약해 보호하고 힘을 주는 것도 우릴 가지고 놀기 위함이었지.’
그러나 신들이 결국 인류를 가지고 놀았다는 사실에 기인한 반발심 때문만은 아니었다.
사실 신과 계약하는 건 플레이어들에게 나쁠 건 없었다.
신이 가지고 있는 각기 다른 ‘힘’이 스킬, 장비 등으로 플레이어들에게 반영되기 때문이었다.
신과 계약한 플레이어와 그렇지 않은 플레이어 간의 격차는 상상 이상이었으므로, 일편 신과 계약하지 않는 건 바보짓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지.’
신과 계약한 플레이어들은 신들이 요구하는 걸 거부할 수 없다.
즉, 힘을 얻는 대신 자유를 잃는 것이다.
‘뭐. 계약 해지라는 방법도 있지만……. 이건 페널티가 너무 크니까.’
당장 ‘살아남기’ 위해선 신과 계약하는 게 옳은 방향일 것이다.
하지만 시현은 훨씬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싹 다.”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꺼져.”
[모든 신들의 제안을 거절하였습니다.] [메인 퀘스트, [계약>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메인 퀘스트, [계약> 클리어에 실패하였습니다.]‘녀석들 자존심 좀 상했겠는데.’
신들의 자부심은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하급이나 중급 신이라면 몰라도 아레스나 토르 같은 주신들.
특히 시바 같은 절대신들은 자신의 제안이 거절당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때마침 첫 번째 재앙의 추가 보상을 알리는 메시지가 들려왔다.
[플레이어 이시현 님께선 총 4,059마리의 고블린을 처치하였습니다.] [플레이어 이시현 님께선 총 26마리의 고블린 백인장을 처치하였습니다.] [플레이어 이시현 님께선 총 3마리의 고블린 천인장을 처치하였습니다.] [플레이어 이시현 님께서 칭호 [고블린 슬레이어(S)>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 [고블린 슬레이어(S)>#첫 번째 재앙 MVP 보상입니다.
#플레이어 이시현, 그는 고블린들 사이에서 ‘악귀’라 불리고 있습니다.
▶장착 효과
고블린, 혹은 소형 마수를 상대할 시 30%의 추가 대미지를 부여합니다.
일정 레벨 이하의 고블린들을 ‘공포’상태에 빠뜨립니다.
‘공포’상태에 빠진 고블린들 중 일부는 ‘경직’ 상태에 빠져듭니다.
“고블린 슬레이어라.”
칭호를 확인한 시현은 만족스러운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슬레이어(Slayer).
기본이 S급 칭호로, 한 마수나 이종족을 죽여 얻을 수 있는 최상의 칭호였다.
‘이걸 위해서 MVP가 꼭 필요했지.’
각 재앙마다 뽑히는 MVP.
그 보상은 그때마다 달랐다.
그리고 첫 번째 재앙의 보상은 ‘고블린 슬레이어’.
고블린뿐만 아니라 소형 마수에게도 피해량을 증가시키는 사기 칭호였다.
무엇보다, ‘슬레이어’ 칭호를 일곱 개 모은 뒤 특정한 조건을 만족시키면 ‘갓 슬레이어’라는 EX등급 칭호를 얻을 수 있었기에.
이렇게 초반부터 하나하나 모으는 게 중요했다.
‘좋아 이건 됐고. 상태창 확인.’
[이시현>레벨: 11
클래스: X
칭호: 고블린 슬레이어(S)
[특성>찬란한 신의 무기고(EX)
[주 스탯> [힘 7] [체력 7] [민첩 6] [지능 6] [특수 스탯> [마력 15] [물리저항 0] [마법저항 0] [공격속도: +100%] [이동 속도+0%]시현의 레벨은 11.
회귀 전 이맘때쯤 레벨이 3이었던 걸 생각해 보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스탯은 중요하지.’
스탯은 플레이어의 뿌리나 다름없었다.
제아무리 몸놀림이 좋고, 아이템이 좋고. 스킬이 좋아도 결국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건 스탯이었으니.
‘힘’ 스탯을 올리면.
팔과 다리에 있는 근육들이 팽창하면서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며, 말 그대로 근력이 상승한다.
‘민첩’ 스탯을 올리면 전반적인 움직임이 빨라지며, 다른 것들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체력’ 스탯을 올리면 몸이 가벼워지고 숨이 덜 찬다.
‘지능’ 스탯을 올리면 두뇌 회전이 빨라지긴 하지만, 이는 아주 미비한 효과만을 가져다준다.
그럼에도 지능 스탯을 올려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스킬.
일반적인 스킬을 배우기 위해선 일정 수준의 지능 스탯이 필요했고.
지능 스탯이 높다면 스킬의 위력도 강해진다.
분배 가능 스탯으론 주 스탯을 올릴 수 있었는데, 이는 레벨을 한 번 올릴 때마다 1씩 주었다.
그리고 모든 플레이어들의 초기 스탯은 3으로 고정된다.
첫 번째 재앙의 메인 퀘스트, [고블린 처치>를 클리어해서 추가 스탯이 4.
그리고 레벨 10을 올렸기 때문에 추가로 10.
플레이어들이 스탯을 분배하는 방식은 제각기였지만, 시현은 모든 스탯을 골고루 분배하는 편이었다.
다양한 아이템을 다루기 위해선 전체적인 밸런스가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아스트라페 덕분에 마력도 15네.’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마력은 다른 스탯과 달리 5로 시작한다.
마력은 스킬의 위력을 높여주고 플레이어의 노화를 늦춰준다.
무엇보다 시현이 가지고 있는 벼락, 아스트라페로 주는 피해량이 마력 스탯에 의해 결정된다.
‘예상보다도 훨씬 레벨이 많이 올랐어.’
이렇게 되면 세워놨던 기존 계획보다 훨씬 더 빠르게 강해질 수 있을 것이었다.
[뒤이어 두 번째 재앙이 시작됩니다.] [두 번째 재앙은 ‘?? ????’입니다.] [두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 15일.]‘두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은 15일. 그때까지 먹을 걸 구해야 한다.’
잠실역 부근으로 온 시현이 씁쓸하게 웃었다.
거의 대부분의 건물이 박살 났다.
인터넷, 전화는 당연히 되지 않았다.
고블린 녀석들이 전 세계적으로 쏟아져 모든 시설들을 박살 내기도 했고.
이곳 플레이어들은 ‘잠실’이란 지역에 갇혀 있었으니까.
‘뭐. 먹을 거 구하기 전에.’
[특성, ‘찬란한 신의 무기고(EX)’를 발동합니다.] [*레벨 10을 달성하였습니다.] [원하는 아이템을 빼앗아 옵니다.]…….
‘아이템부터 먹을까?’
시현의 손에 붉은색 마력이 소용돌이치더니.
이내 꽃이 피듯 퍼져 나갔다.
사아아…….
그리고 그 안에서 고급스러운 주머니가 생성되었다.
[가정의 신, ‘헤라’의 아이템 ‘키비시스(E)’를 획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