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32)
신의 천적, 회귀하다 032화
29. 화룡의 역린
가챠의 제왕 칭호 효과로 얻을 수 있는 건 ‘가장 높은 등급’의 아이템 중 하나.
그런 만큼 엄청난 아이템들이 목록으로 있었다.
‘크라켄 포획자’는 작살과 사슬로 이뤄진 S등급 무기.
‘트롤 군단장의 어금니’는 재생력과 회복력, 마력 등을 상당히 많이 올려주는 재료 아이템이었지만.
이름이나 등급만 봐도 어떤 아이템을 선택해야 할 진 명확했다.
[아이템, ‘화룡의 역린(SS)’을 획득하였습니다.] [화룡의 역린(SS)]#축하합니다! 플레티넘 아레나 무작위 상자에서 나오는 가장 좋은 상품입니다!
▶소모 아이템
▶효과
[마력 +50] [불 속성 +100]특별한 마법이나 힘을 사용하면 더 큰 효과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간단하지만 엄청난 효과를 지닌 아이템이었다.
엄청 강한 화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만 사용한다면 천유리의 몸에 있는 냉기와 중화시켜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그냥 섭취하면 굉장히 위험했기에.
시현은 골드 아레나를 클리어하며 히든 피스를 얻었다.
오크 주술사들이 사용했던 도구와 재료 아이템이었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사용하면 천유리의 병을 치료할 수 있었다.
“우와…….”
“흐흐흐…….”
옆에서 천유리와 서영우는 각자 보상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자. 가자.”
시현이 입꼬리를 올린 채 말했다.
“아직 다섯 번째 재앙 안 끝났어.”
그렇다.
시현 일행은 이제 겨우 아레나 두 개를 클리어했을 뿐.
아직 클리어하지 않은 아레나가 꽤나 남아 있었다.
[여섯 번째 재앙 종료까지 남은 시간: 0초.] [지역 내의 아레나를 전부 클리어하지 못했습니다!] [여섯 번째 재앙을 극복하는 데 실패하였습니다.] [‘범람’이 진행됩니다.]쿵!
“크워어어어어!”
“크아아아!”
하늘에 떠 있던 아레나가 추락하듯 착륙하더니.
그 안에 있던 트롤들이 쏟아져 나왔다.
콰아앙!
퍼어억!
녀석들은 이성을 잃은 듯 주변 모든 것들을 파괴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플레이어들은 혼비백산 도망가고 있었다.
서울 지역.
이곳에 있는 플레이어들은 여섯 번째 재앙을 극복하지 못했다.
지레 겁을 먹은 플레이어들이 아레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렇게 되나. 회귀 전하고 똑같네.’
어쩔 수 없었다.
제아무리 시현이라도 서울 지역에 나타난 수백, 수천 개의 아레나를 홀로 전부 클리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가죠.”
“네.”
천유리와 서영우가 시현의 곁을 따랐다.
지금 해야 할 일은 명확하고, 간단했다.
서울에 내려앉은 아레나와 트롤들을 모조리 파괴하고, 말살하는 것.
그뿐이었다.
[여섯 번째 재앙 종료까지 남은 시간: 0초.] [지역 내의 아레나와 트롤이 전부 파괴되었습니다!] [‘범람’을 극복하였습니다.] [여섯 번째 재앙을 극복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여섯 번째 재앙이 끝나 ‘계약’이 이루어집니다.] [메인 퀘스트, [계약>을 획득하였습니다.]…….
시현은 이번에도 신들의 부름은 무시했다.
이미 계약한 천사가 있는 서영우는 [계약> 퀘스트 자체를 받지 못했고.
천유리에겐 아무도 다가오지 않았다.
천유리는 강하지만, 언제 죽을지 모르는 플레이어.
신들은 자신의 계약자가 죽으면 2년 동안 새 계약을 하지 못했기에, 천유리를 선택하려는 신은 없었던 것이다.
[MVP: 플레이어 이시현.] [MVP 보상으로 60,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개인 보상이 주어집니다.] [플레이어 이시현 님께선 골드 아레나를 클리어하였습니다.] [플레이어 이시현 님께선 플레티넘 아레나를 클리어하였습니다!]…….
시현이 MVP를 받은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지역 내 그 누구도 클리어하지 못한 골드 아레나를 클리어했고.
숨겨져 있던 플레티넘 아레나까지 발견해 클리어하고.
브론즈, 실버 아레나 몇 개를 클리어한 뒤.
범람까지 막았다.
이 과정에서 천유리와 서영우는 보조적인 역할이었을 뿐, 메인 플레이어는 엄연히 시현이었다.
[칭호, ‘트롤 슬레이어(S)’를 획득하였습니다.] [트롤 슬레이어(S)>#다섯 번째 재앙 MVP 보상입니다.
#이시현, 그는 특정 지역 마수 사이에서 ‘검은 번개의 악귀’라 불리고 있습니다.
▶장착 효과
중형 마수를 상대할 시 40%의 추가 대미지를 부여합니다.
이번 MVP 보상은 [고블린 슬레이어(S)>에 이은 두 번째 슬레이어 칭호, [트롤 슬레이어(S)>였다.
‘벌써 7개 중 2개.’
시현이 중얼거렸다.
‘나쁘지 않다. 속도가 빨라.’
[이시현>레벨: 47
클래스: 타락을 부르는 자(Hidden)
칭호: 가챠의 제왕(EX)
[특성>찬란한 신의 무기고(EX)
[주 스탯> [힘 24(+2)] [체력 24(+2)] [민첩 23(+2)] [지능 50(+2)] [특수 스탯> [마기 378] [공격력: 100] [물리저항 340] [마법저항 340] [물리저항 관통 +20%] [마법저항 관통 +20%] [공격속도 +250%] [이동속도 +100%] [찬란한 신의 무기고(EX)>…….
[현재 소유한 신의 아이템] [아스트라페(C)]: LV.8 [키비시스(C)]: LV.3 [타락한 영광(D)]: LV.2 [천총운검(E)]: LV.3어느덧 아스트라페의 레벨이 8.
서영우를 통해 라미엘의 번개를 계속 흡수했을뿐더러.
재앙에서 계속해 사용한 덕분이었다.
[아이템> [정체 모를 알(??)]현재 부화율: 98.32%
정령왕의 보옥과 성수를 열심히 흡수하고 있는 덕분일까?
정체 모를 알의 부화율도 미친 듯이 상승해 부화하기 직전이었다.
‘내가 현재 보유한 포인트는 대략 73만.’
시현이 잠시 눈살을 찌푸렸다.
‘상점에서 아직 뚜렷하게 필요한 아이템은 없어.’
트롤 사단장 료카가 계속 죽었다 살아나며 추가 경험치와 포인트를 준 덕분에.
시현의 포인트는 역대급으로 썩어나는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 당장 쓸 곳도 없었기에, 시현은 일단 포인트를 저축하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파밍이랑 아이템 숙련도 올리는 게 우선인가. 아스트라페도 곧 B등급이니까…… 투창 스킬도 완전히 진화할 거고.’
그렇게 중얼거린 후.
시현이 일행을 돌아보며 말했다.
“좋아. 일단 집으로 돌아갈까?”
“좋아요.”
“가시죠. 형님.”
[뒤이어 일곱 번째 재앙이 시작됩니다.] [일곱 번째 재앙은 ‘???? ???’입니다.] [일곱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 15일.]시현 일행이 ‘집’이라 부를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
천호역이었다.
이곳 백화점과 역 내부는 이미 완전히 무너졌지만.
이곳을 지키는 타락한 성기사와 사제, 그리고 병사들의 재건 작업 덕분에 구조물을 갖춰가고 있었다.
“뭐. 느리지만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러게 말이다.”
“이 정도면 감지덕지죠 뭐.”
사실 라미엘 정도 되는 신과 계약하면 이런 시설이나 구조물쯤이야 뚝딱 만들 수 있었다.
라미엘은 자신의 계약자에게 포인트를 지급할 뿐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덴의 구조물이나 조각상, 그림 등을 직접 내려주었으니까.
라미엘은 에덴이라는 거대한 세계의 대천사.
어지간한 세계의 ‘주신’급 천사이므로 그 정도 영향력은 있었다.
다만, 지금은 녀석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이유는 간단했다.
‘라미엘은 타락한 계약자를 도와줄 정도로 착한, 아니, 호구 천사는 아니야.’
오히려 인간을 이용하면 이용했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녀석은 아니었기에.
라미엘은 서영우에게 말 그대로 ‘최소한의’ 지원만 해주고 있었다.
그래도 이곳은 빠르게 재건되고 있었다.
보통 인간보다 뛰어난 체력과 힘을 가진 플레이어들이 직접 발로 뛰고 있는 덕분이었다.
“영우야! 시현 씨! 유리야! 다들 오셨네요.”
휠체어를 탄 한 여성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라미엘의 번개가 준 후유증으로 평생을 앉아 지내야만 하는 비운의 여성, 서지혜였다.
그녀는 셋이 없는 틈에 실질적으로 이곳을 이끌어주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능력이 출중해 시현도 그녀에게 많은 걸 맡기고 있었다.
“네. 왔어요. 누님.”
“후후. 기다리세요. 이번엔 제가 밥을 해봤으니까.”
“누님이요?”
“언니가요?”
“누나가?”
셋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서지혜는 여러모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간이자 플레이어였지만.
단 하나, ‘음식’에 대한 재능은 지독하게 없었다.
오죽했으면 서영우가 어렸을 적 밥을 못 먹고 맨날 사 먹었겠는가?
‘……제가 다시 할까요?’
‘그래도 성의가 있는데…….’
‘성의 챙기다가 쫄쫄 굶을걸요?’
빠르게 눈치를 주고받는 셋을 데리고.
서지혜가 신들린 컨트롤로 휠체어를 끌며 셋을 식당으로 밀어 넣었다.
“뭐 하고 있어? 빨리 밥 안 먹고.”
“으아악! 짜! 짜다고!”
“간을 어떻게 하는 거야?”
“언니 마음은 고맙지만…… 제가 다시 할게요.”
분명 겉보기엔 아무런 이상이 없는 요리였다.
하지만 서지혜가 만든 음식은 지나치게 짰기 때문에.
일행은 이를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치이이익.
이내 천유리가 냄비와 음식에 손을 대자.
음식이 거의 재창조되듯 바뀌었다.
“쳇.”
그 모습을 본 서지혜가 입술을 삐죽였지만.
천유리의 요리가 워낙 맛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인정했다.
운디네를 활용해 수분 조절을 기가 막히게 했기 때문에.
그 누구도 천유리의 요리 실력을 따라갈 순 없었다.
‘맛있긴 하단 말이야.’
그렇게 한바탕 소동과 함께 식사를 한 후.
시현이 건물 잔해 가장 높은 곳에 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홀짝였다.
대재앙이 끝나고, 다음 재앙인 여섯 번째 재앙까지 끝났다.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르게 강해졌고, 보상까지 싹 다 쓸어 먹고 있었다.
신들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회귀 전과 달리, 지금은 신들에 대한 정보가 넘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역시 직접 맞아봐야 잘 아는 건가.’
회귀 전, 시현은 신들의 무기를 몰랐기에 뭐가 좋은 무기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회귀하기 전에 신들과 계속해 싸워왔었고.
그 덕분에 그들의 무기와 아이템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최적의 타이밍에 가장 강력한 아이템들을 얻을 수 있게 되었지.’
호로로록.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바닥을 보일 때쯤.
터벅터벅.
누군가 건물 잔해 위로 올라왔다.
‘…….’
등 뒤가 다 서릴 정도의 냉기로 보아 천유리가 틀림없었다.
“여기서 뭐 하세요?”
시현과는 달리 따듯한 차를 든 채.
천유리가 옆으로 와 앉았다.
“그냥…… 이런저런 생각 하고 있었어요.”
“그래요?”
“…….”
“…….”
그렇게 한참 동안.
둘은 말이 없었다.
시현은 천유리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할 말이 없었고.
천유리는 시현에 대해 너무 아는 게 없어 할 말이 없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침묵이 이어진 끝에.
여러 번 고민하던 시현이 천유리에게 물었다.
“천유리 씨.”
“네.”
“천유리 씨의 아버지를 만나러 가야 합니다.”
“……!”
시현의 말에.
천유리의 표정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그 인간은 왜…….”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천유리의 가족사를 알고 있기 때문에.
시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습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