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45)
신의 천적, 회귀하다 045화
38. 숲의 폭군(2)
“크워어어어!”
오우거의 포효가 다시 한번 달팽이관을 때렸지만.
시현은 아랑곳 않고 앞으로 튀어 나갔다.
타앗!
여유롭게 걷던 것도 잠시.
이내 땅을 박차고 오르며 시현이 천총운검을 휘둘렀다.
스스스슥.
천총운검이 휘둘러짐과 동시에 흑풍(黑風)과 무형풍(無形風)이 휘몰아쳤다.
검은 바람이 오우거의 눈을 어지럽혔고.
그 사이로 보이지 않는 바람이 살갗을 베었다.
천총운검에서 나오는 날카로움은 약하지만 천천히 오우거의 피부를 헤집어놓았다.
번쩍!
바람과 천총운검 검신에 부여된 아스트라페가 그 사이를 파고들었다.
하지만.
“크워어어어!”
오우거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 시현에게 그대로 주먹을 휘두를 뿐이었다.
콰아아아앙!
오우거가 휘두른 주먹이 시현의 몸에 적중했다.
“주인님!”
“문제없어.”
단순한 충격파로 주변 나무들이 전부 날아가 버릴 정도였지만.
시현은 뒤로 살짝 밀려났을 뿐이었다.
타락한 영광이 몸을 막아줬음에도 상당한 충격이 몸에 전해져 올 정도니, 그 힘이 상당한 건 사실이었다.
“재밌네.”
천총운검으로 피부를 베고.
그 사이로 아스트라페를 흘려 넣어 몸을 내부에서부터 파괴하는 방법.
트롤을 상대할 때 사용했던 방법이었다.
하지만 같은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오우거는 트롤과 차원이 달랐다.
천총운검으로도 녀석의 질긴 피부엔 약간의 생채기만 낼 수 있을 뿐이었고.
그 생채기마저 너무 빨리 회복되어 아스트라페가 파고들 틈이 없었다.
“크워어어어!”
게다가 계속되는 녀석의 마력이 담긴 포효, 오우거 피어 때문에 디버프가 쏟아졌다.
“가살아.”
“꾸르르!”
[신수, ‘불가살이’가 포효합니다.] [신수, ‘불가살이’가 나쁜 기운을 물리치기 시작합니다.]꾸우우우웅!
가살이 시현 일행을 감싼 디버프를 빨아들이고, 오우거에 맞서 포효했다.
그 결과 오우거의 포효와 가살의 포효가 상쇄되었다.
“잘하고 있어.”
“꾸르!”
부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가살은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었다.
무려 혼자서 오우거의 포효를 완전히 무력화시킬 정도.
‘정령왕의 보옥 덕분이지.’
가살은 신수임과 동시에 정령.
이전에 녀석이 먹었던 SS급 아이템, ‘정령왕의 보옥’이 가진 효과가 녀석의 몸에 전부 적용되고 있었다.
“크워어어!”
이제 가살이 덕분에 오우거의 포효는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슬슬 진짜 작전을 시작하자고.”
시현의 말과 동시에.
일행이 각자 포션을 섭취했다.
[아이템, ‘물리 저항 포션(A)’을 섭취합니다.] [1시간 동안 물리 저항이 70 상승합니다.]츠즈즈즉.
하얀 기운과 함께.
일행의 물리 저항이 상승했다.
어느 정도 탱킹력도 갖췄겠다.
시현이 곧바로 오우거에게 달려들었다.
지금 그의 포지션은 브루저( Bruiser).
극도의 하이브리드 포지션으로, 쉽게 말해 딜과 탱을 다 해야 하는 위치였다.
[아이템, ‘키비시스(C)’가 오우거에게 ‘감각 증폭 포션(A)’을 분출합니다.]파앗!
시현이 오우거 가까이 달라붙은 그때.
허리춤에 있던 키비시스가 작게 피어나더니, 안에 있던 감각 증폭 포션을 오우거에게 강제로 섭취시켰다.
“크라락?”
갑자기 증폭된 감각에 오우거가 혼란스러워했다.
“선물 더 있는데.”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이런 걸로 놀라면 쓰나.”
[아이템, ‘키비시스(C)’가 오우거에게 ‘취두부(E)’를 섭취시킵니다.]취두부.
악취로 유명한 중국의 요리.
시현은 북한산으로 오며 서울 곳곳을 뒤진 상태였는데.
다행히 그중엔 악취를 풍기는 취두부도 있었다.
그냥 취두부도 아니었다.
재앙 상황이 발생하며 누구의 손도 닿지 않아 숙성되고.
숙성되다 못해 완전히 썩어 문드러진 취두부였다.
녀석은 거의 액체 상태였기에 키비시스가 ‘포션’으로 인식했고.
그대로 오우거의 얼굴에 적중했다.
철퍼덕.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안 그래도 민감한 후각이 증폭된 상태에서.
썩어 문드러진 취두부 냄새가 나자 오우거가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
녀석의 뇌가 미친 듯이 울리고 있었고.
코 안쪽은 칼에 베인 것처럼 시큰거리고 있었다.
“크아아아!”
결국 화가 날 대로 난 오우거가 사방을 때려 부수기 시작했다.
[아이템, ‘타락한 영광(D)’이 이빨을 드러냅니다.]‘크흑!’
타락한 영광에 물리 저항 포션까지 섭취했고.
타락한 영광에서 나온 촉수들이 오우거의 몸을 묶고 공격을 막아주었지만.
시현은 점점 밀리고 있었다.
그만큼 오우거의 힘이 강력했던 탓이다.
하지만 버텼다.
아스트라페가 검게 번쩍이고, 천총운검으로 폭풍을 일으키며.
시현은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않았다.
뒤에 있는 동료들이 제 역할을 해줄 거란 확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흐으으음……!”
그렇게 시현이 전방에서 약화된 오우거를 상대하고 있을 때.
서영우가 심호흡을 하더니 기도하듯 손을 모았다.
[스킬, ‘블랙 포그(S)’를 발동합니다.]어느새 S등급으로 승격된 블랙 포그, 검은 안개가 오우거 머리 위에 동그란 헤일로 모양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블랙 포그(Black Fog).
서영우가 가진 모든 디버프를 집약한 스킬로, 이제는 한 단계 더 진화되어 오우거를 고통에 몰아넣고 있었다.
“크워어어!”
오우거의 한쪽 눈엔 그가 고통받았던 과거의 악몽이.
한쪽 눈엔 현재가 보이기 시작했다.
제아무리 숲의 폭군이라 할지라도 이런 혼란 속에선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 없는 법이었다.
‘증폭된 감각 덕분에 악몽을 더 잘 받아들이는군.’
이번 오우거 레이드에서 서영우가 맡은 역할은 하나.
오우거를 계속해 혼란 상태에 빠뜨리고 디버프를 주며,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흥! 고작 그 정도로.”
옆에서 박나은의 어깨 위에 있던 황금 양털이 푸른빛을 내뿜었다.
[강력한 마력이 스며듭니다!] [일시적으로 마력 스탯이 30 상승합니다.] [마력이 마기로 변환됩니다!]황금 양털.
메데이아가 시험을 통해 획득했던 그것이 힘을 발휘했다.
박나은 본인의 마력은 무려 70.
다른 일행의 마력은 30씩이나 올려주면서 상당한 버프 효과를 주었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스스스슥.
종이비행기 모양으로 접힌 박나은의 노란 부적들이 오우거의 몸 군데군데에 붙었고.
화르르르륵!
이내 엄청난 열기와 함께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크워어어어어어!”
오우거의 피부가 녹아내렸다, 회복했다를 반복했다.
그 덕분에 회복하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 건 사실이었다.
원래 화상을 회복하기가 가장 어렵기도 했고, 서영우의 블랙 포그가 준 디버프도 있었으며, 시현이 가진 천총운검 자체에 [치유 감소> 효과까지 있었으니까.
“몰아붙여!”
콰아앙!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빠른 오우거와 정면으로 마주하며.
천총운검으로 녀석의 몽둥이를 흘리고, 피했다.
서걱.
시현의 천총운검이 회복이 더딘 오우거의 상처를 한 번 더 베었다.
[아이템, ‘아스트라페(C)’가 변형됩니다.]그 안으로 작은 바늘 형태로 변한 아스트라페가 파고들었다.
파파파팟!
“크아아아아!”
몸 내부를 번개로 지지는 건 제아무리 오우거라 해도 고통스러웠다.
마치 작은 바늘 수천 개가 내부 장기와 근육을 강하게 찌르는 느낌이었으니.
그러나 이런 고통에도 불구하고.
오우거의 움직임은 전혀 느려지지 않았다.
두 눈은 오히려 더 시뻘게졌고.
입에선 침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화 좀 많이 났나 보네.”
일명 광폭화 상태.
일정 대미지가 축적되고 화가 나면 발동되는 것으로.
물리저항과 재생력이 소폭 하락하는 대신, 공격력과 속도가 배로 늘어난다.
콰아아앙!
이전보다 배로 빨라진 오우거의 두 주먹에.
시현이 뒤로 물러났다.
“난 오우거! 숲의 폭군! 너네 같은 열등 종자들이 어찌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까드드득.
이내 한 손으로 옆에 있던 나무를 뽑아 든 뒤.
오우거가 그걸 무기처럼 휘둘렀다.
“이제 내 차례네.”
그 모습을 본 백인환이 그제야 움직였다.
백인환의 특성, 웨폰 브레이커.
상대방의 ‘무기’라고 판단되는 것에 대해 추가로 500% 대미지를 부여하는 A등급 특성.
그가 획득한 클래스, ‘드루이드’와 더불어 랭킹 14위라는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한 효자 특성이었다.
무기가 있고 없고는 천지 차이였으니.
카아아앙!
백인환의 장창과 단창이 오우거의 나무를 갈랐다.
오우거의 손에 들린 그 순간부터 저 나무는 ‘무기’ 판정이었기에.
파스스스슥.
그대로 힘없이 박살 나고 있었다.
“잔재주를!”
오우거가 몇 개의 나무를 더 뽑아 휘둘렀지만.
백인환은 그럴 때마다 효과적으로 몸을 굴려가며 나무를 파괴했다.
그는 무리하게 오우거에게 상처 입을 생각이 없었다.
백인환의 목표는 오로지 무기 파괴.
이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며, 이걸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1인분이었다.
“좋아.”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나무 몽둥이에 불과하다곤 하지만, 무기를 든 오우거와 그렇지 않은 오우거는 차원이 달랐다.
다행히 이놈은 제대로 된 무기를 받지 못한 어린 오우거.
기껏해야 주변 나무를 뽑아 쓰는 게 전부였기에, 이런 방법이 통했다.
‘이제 한 5살쯤 됐으려나.’
백인환이 시선을 끌어주는 사이.
콰지지지직!
서영우의 블랙 포그가 점점 더 작은 헤일로로 뭉쳐 오우거의 머리를 옥죄었다.
그리고 박나은의 불길도 거세졌다.
이번 전투에선 스파르토이를 쓰지 않을 계획이었기에.
그녀는 열심히 노란 부적을 던져대고 있었다.
그렇게 일행이 시간을 벌어주는 사이.
시현이 오우거의 뒤를 점했다.
서걱.
천총운검이 오우거를 베고, 그 틈을 아스트라페가 파고들었다.
“크아아아!”
하지만 이것도 잠시.
녀석의 움직임이 더더욱 빨라지고 있었다.
‘이대론 안 돼.’
시현이 이를 악물었다.
이대론 부족했다.
‘슬슬 타이밍이…….’
그러면 그럴수록 시현은 천총운검을 더 강하게 휘둘렀다.
아스트라페를 다른 아이템은 뒷전으로 미루고 천총운검만 계속해 휘둘렀다.
그리고 그 결과.
[아이템, ‘천총운검(E)’의 숙련도가 LV.10에 도달하였습니다.] [아이템, ‘천총운검(E)’이 D등급으로 승격됩니다.] [특성, ‘찬란한 신의 무기고(EX)’ 특수 효과가 발동됩니다.]드디어 천총운검이 승격했다.
[천총운검(D)]…….
▶D등급 특수 효과
[공격력 +100] [물리저항 관통 +20%] [마법저항 관통 +20%] [바람 속성 +20] [폭풍검>천총운검이 폭풍을 일으킵니다.
시현이 오우거를 잡기 위해 준비한 퍼즐 조각 중 하나.
D등급 천총운검이었다.
“좋아.”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각오해.”
[아이템, ‘천총운검(D)’이 폭풍을 일으킵니다.]D등급 특수 효과, [폭풍검>.
설명만 들으면 어떤 효과인지 잘 모를 수 있지만.
쉽게 말하자면 ‘바람의 힘이 미친 듯이 강해진다’였다.
후우우우우우웅!
이전에 일으켰던 돌풍과는 비교도 안 되는 강력한 바람, ‘폭풍’.
일본의 절대신이자 삼귀자 중 하나인 폭풍신, 스사노오의 힘이 그대로 들어 있는 일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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