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48)
신의 천적, 회귀하다 048화
40. 밤의 장막
[권속 착취(S)]▶권속이 획득하는 경험치, 포인트 중 20%를 빼앗아옵니다.
▶권속이 가진 스킬 중 하나를 빼앗아옵니다.
“오호…….”
스킬을 본 시현의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권속이 획득하는 경험치와 포인트를 빼앗아 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좋은 효과였다.
포인트야 그렇다 쳐도, 시현에겐 경험치란 게 무엇보다 중요했으니까.
‘경험치를 빨리 올려야 많은 신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으니까.’
이것까진 그렇다 쳐도.
권속이 가진 ‘스킬’을 빼앗아 오는 효과는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특히나 서영우가 계약한 라미엘은 번개를 다루지. 메데이아에게도 좋은 스킬이 많고.’
앞으로 만들 권속들에게서 빼앗아 올 스킬을 생각해 보면.
이 스킬의 가치는 고작 S급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뭐 이 녀석들 스킬은 좀 나중에 빼앗아 오기로 하고…… 신의 아이템부터 얻어볼까.’
시현이 현재 가지고 있는 신의 아이템은 4개.
사실 그는 이 타이밍에 얻을 아이템으로 귀걸이나 반지, 팔찌 등을 고민했지만.
‘그래도 역시.’
씨익.
‘이것부터 얻어놓는 게 좋겠지.’
[특성, ‘찬란한 신의 무기고(EX)’를 발동합니다.] [*레벨 50을 달성하였습니다.] [원하는 아이템을 빼앗아 옵니다.]주변 빛이 모두 사라지고.
어둠이 뭉쳤다.
어둠이라곤 하지만 흔히 상상할 수 있는 검은 어둠은 아니었다.
보랏빛 어둠.
말이 되냐고 생각할 순 있지만, 지금 눈앞에 벌어지는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건 이 말 하나뿐이었다.
[밤의 여신 ‘닉스’의 아이템 ‘밤의 장막(E)’를 획득합니다.]고대신(Ancient God).
태초부터 존재해 온 신.
이들 중 대부분은 다음 세대 신들의 반란으로 인해 신격을 잃고 소멸하거나, 어딘가 갇혀 있게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도 간혹.
살아남아 신격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고대신이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건 둘 중 하나였다.
그 오랜 세월 동안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강한 힘을 유지했거나.
후대 신들과의 유대를 잘 쌓았거나.
그리고 시현이 아이템을 뺏어온 고대의 여신.
닉스(Νύξ).
거대한 세계 올림포스, 그리고 가장 깊숙한 망자들의 세계, 타르타로스.
닉스는 이 두 세계의 모든 밤과 어둠을 태초부터 지배해 온 여신으로.
아직도 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존재다.
올림포스를 지배하는 절대신 제우스조차 두려워하며, 존중한다는 점에서.
그녀가 얼마나 강력한 존재인지 알 수 있었다.
시현이 가져온 ‘밤의 장막’은 그녀가 늘 걸치고 다니는 망토였다.
[밤의 장막(E)]#밤의 여신, 닉스가 늘 두르고 다니는 장막이자 망토입니다.
▶장신구(망토)
▶현재 숙련도 LV.1
▶착용 효과
[주 스탯 +4]*주 스탯은 가지고 있는 칭호의 개수에 비례해 올라갑니다.
[마력 +10] [물리저항 +50] [마법저항 +50]▶찬란한 신의 무기고 특수 효과
아이템을 다루면 다룰수록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숙련도가 상승해 LV.10을 달성하면 다음 등급으로 올라갑니다.
▶E등급 특수 효과
[야행성>밤 혹은 어둠 속에서 밤의 장막이 올려주는 모든 능력치가 3배로 상승합니다.
[밤의 장막>마력을 부여할 시, 밤의 장막이 인위적인 ‘밤’을 생성합니다.
밤의 장막이 가지고 있는 효과는 간단했다.
밤이거나 어둠 속에선 강해지는 것이다.
게다가 E등급 특수 효과로 마력(마기)만 부여한다면 밤(Night)을 생성해 낼 수 있다.
‘뭐, 어두컴컴한 게 나랑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지.’
밤의 장막이 펼치는 밤은 기본적으로 마력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아스트라페가 스며들 수 있다.
어두운 밤에 내리는 검은 벼락.
그 연계는 꽤나 무서울 것이다.
[아이템, ‘밤의 장막(E)’을 장착합니다.]‘닉스가 상징하는 밤이 보랏빛이라 망토 색깔도 보라색인 건가.’
밤의 장막은 짙고 어두운 보라색이었는데, 망토 곳곳에 하얗게 빛나는 것들이 있었다.
밤하늘을 장식하는 이것들은 별.
‘별이 의미하는 건 업적. 그리고 업적은 칭호로 평가된다.’
네 개.
녀석들은 시현이 가진 칭호의 개수만큼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꾸르르르!”
망토를 따라 움직이는 별들을 본 가살이 신기한 듯 따라다녔다.
그 모습을 본 시현이 피식 웃었다.
“잠시 나와봐.”
“꾸르?”
“이 차림은 조금 불편해서 말이야.”
[아이템, ‘아스트라페(B)’가 아이템을 변형시킵니다.]잠시 가살을 떼어낸 후.
시현이 아스트라페로 옷차림을 변형시켰다.
길게 늘어진 망토였던 밤의 장막은 몸에 알맞은 코트로 변했다.
별 차이가 없긴 했지만, 역시 시현에겐 이 차림새가 가장 편했다.
‘이제 남은 건 아홉 번째 재앙인가.’
허공을 올려다본 시현이 중얼거렸다.
아홉 번째 재앙의 상대는.
오크(Orc).
오크 개개인은 트롤이나 오우거처럼 강하게 태어나진 않지만.
녀석들은 마수가 아닌 이종족(異種族).
인간처럼 ‘플레이어’의 자격을 갖춘 녀석들이었기에 빠르게 성장하고 강해졌으므로.
방심할 순 없었다.
‘개중에는 서울 10위권 이내 플레이어처럼 강한 녀석들도 있으니까.’
첫 번째 대재앙, 그린 스웜까지.
그리고 트롤과 자이언트 맨티스까진 별달리 준비할 게 없었다.
시현이 그동안 생각하고 얻어왔던 MVP 보상, 그리고 신의 아이템을 얻고 성장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하지만 여덟 번째 재앙인 오우거부턴 달랐다.
‘여기서부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지.’
물론 단순히 퀘스트만 깨기 위해선 저런 준비를 할 필요가 없었다.
시현은 오우거를 잡고 더 큰 보상을 얻길 원했기에.
이렇게 철저한 준비를 한 것이었다.
아홉 번째 재앙인 오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단순히 퀘스트를 깨는 것뿐이라면 승격한 아스트라페와 새로 얻은 밤의 장막 두 개로도 가능하겠지만.
시현이 원하는 건 단순히 클리어하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가자.”
“꾸르르릉!”
가살을 안아 든 시현이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향하는 곳은 천유리가 있는 곳.
병실이었다.
“꾸르르릉!”
“가살아!”
천유리를 발견한 가살이 그 즉시 달려들었다.
다행히 녀석의 몸무게가 가벼웠기에.
천유리는 별 무리 없이 가살을 안아줄 수 있었다.
“이 녀석.”
시현이 그런 가살의 뒷덜미를 잡고 들어 올렸다.
“환자한테 이러면 안 된다니까.”
“꾸르릉…….”
“전 괜찮아요.”
천유리가 부드럽게 가살을 안아 들며 말했다.
‘많이 나아졌네.’
이젠 천유리 주변에 와도 냉기가 잘 느껴지지 않았다.
-까르르.
“꾸르릉!”
어느새 소환된 운디네가 가살과 함께 노는 모습을 보며.
시현이 천유리를 빤히 쳐다봤다.
“왜, 왜요?”
“아. 별건 아니고요.”
시현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거 하나 다시 가져가야 할 것 같아서요.”
시현이 가리킨 건 이곳에 박혀 있는 A등급 아이템, 오크 주술사의 말뚝이었다.
“아. 이거 이제 없어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제 몸도 이제 거의 다 나아서…….”
“그거 다행이네요.”
시현이 웃었다.
그 모습에 천유리가 얼굴을 붉히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시현인 곳곳에 박혀 있는 말뚝을 하나하나 제거해 키비시스 안에 처박아놓았다.
“몸은 좀 괜찮으세요?”
“덕분에요.”
천유리의 몸을 치료하는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랬다.
천유리의 특성, ‘냉혈(A)’은 몸에 있는 마력이 냉기를 띠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특성.
이를 뜨거운 기운으로 중화시키면 그만이었다.
‘물론 더 깊게 들어가면 훨씬 복잡하지만…….’
화룡의 역린은 불을 다루는 ‘레드 드래곤’의 힘을 가진 비늘이었기 때문에.
천유리의 냉기를 중화시키기엔 충분했다.
“천유리 씨 빨리 나으세요. 그래야 밥도 얻어먹죠.”
“이 병 낫기만 하면 밥이야 얼마든지 해드릴 수 있어요.”
“크크. 그거 좀 기대되네요.”
“후후…….”
그렇게 가살과 운디네를 쳐다보던 천유리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고마워요.”
“…….”
“시현 씨 덕분에 아빠랑 화해할 수 있었어요.”
“대화 많이 하셨나 보네요.”
“네. 물론 아빠가 저에게 했던 짓은 상처였고 평생 기억하겠지만…….”
천유리가 한숨을 내쉬었다.
“아빠가 그만큼 저에게 해준 게 많은 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이잖아요.”
“가족…… 가족이라.”
잠시 눈을 감은 시현이 가족을 떠올렸다.
그에게 남은 가족이라곤 누나 하나뿐이었다.
‘서영우와 서지혜처럼 말이지.’
시현이 이전에 천유리에게 말한 가정사는 단순한 허세나 소설이 아니었다.
실제로 시현이 유치원에 다니고 있을 시절, 그의 누나는 아버지와 새엄마를 죽였다.
횟집을 운영하던 친어머니의 피를 이은 덕분이었을까?
칼질하는 건 타고난 그녀였다.
‘미안 시현아. 난 저 짐승 같은 새끼들을 용서할 수가 없어서 말이야.’
자신에게 튄 피를 정성스레 닦아주며 누나가 한 말이었다.
뻔하디뻔한 가정사였다.
‘그래. 엄마가 죽고 다른 여자를 데려온 건 이해할 수 있어. 뒷돈을 그렇게 받아 처먹었으니 돈도 많았겠지.’
‘누나…….’
‘하지만 정말로 못 참겠는 건 저 둘이 나뿐만 아니라 너에게까지 주먹을 휘둘렀다는 사실이야. 안 그래도 우리 인생이 비참한데 가정 폭력까지 당하면 너무한 거 아니겠어? 넌 어려서 모르겠지만…… 나중엔 이 누나를 이해할 날이 올 거야.’
그렇게 시현의 몸에 묻은 피를 전부 닦아준 뒤.
그의 누나는 아버지가 조폭들을 상대로 몰래 받았던 뇌물과 뒷돈을 챙겨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뒤론 성당 신세였지. 성인이 되고 나선 대학교 등록금이 없어서 알바나 다녔고.’
그렇게 자라면서도.
시현은 누나를 원망하지 않았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건 사실이었으나,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오히려 그가 원망했던 건 그의 아버지, 그리고 ‘신’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때부터 신을 증오했어. 신이 있다면 왜 어린 나와 보육원 애들을 이렇게 방치하는 거냐고. 내가 뭘 잘못해서 이런 꼴을 당하냐고…… 왜 신을 믿는다는 성당 수녀들이 어린아이들을 때리는 거냐고.’
그러지 않은 이들이 많을 거라 생각하지만, 적어도 시현이 겪은 현실은 그랬다.
피식.
‘이런 어린아이들조차 보살피지 못하는 신들이라면, 차라리 내가 그 힘을 뺏어서 사용하는 게 낫겠다고…… 그렇게 생각했었지.’
회귀 전과 후를 통틀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가정사였다.
“시현 씨?”
갑자기 멍해지더니 피식 웃는 시현을 보며.
천유리가 걱정된다는 듯 그를 쳐다봤다.
“괜찮으세요?”
“아. 죄송해요. 잠시 딴생각을 했네요.”
“…….”
“몸조리 잘하세요. 아홉 번째 재앙까진 푹 쉬시고.”
천유리의 어깨를 툭 쳐주며 격려한 뒤.
시현이 덧붙였다.
“대재앙 땐 열심히 일하셔야 하니까.”
“……안녕히 가세요.”
그렇게 가살과 함께 사라지는 시현을 보며.
천유리의 심정이 복잡해졌다.
‘그건 대체…… 무슨 표정이었을까.’
[아홉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 15일.]“좋아.”
아홉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15일.
그동안 ‘밤의 장막’의 사용에 익숙해진 시현이 손뼉을 탁 쳤다.
회귀 전엔 사용한 적도 없고, 소문으로만 들었던 아이템이었기에.
이 과정은 필수였다.
“가볼까?”
“꾸르르릉!”
현재 재앙숲에서 나와 무너져 내린 서울 한복판에 있는 그는.
지금이야말로 준비를 시작할 때임을 알았다.
“스킬부터 가져와 보자고. 가살아.”
최근에 얻은 S급 스킬, ‘권속 착취’.
이걸 활용해 시현이 가진 두 권속.
서영우와 박나은의 스킬을 뺏어올 차례였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