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51)
신의 천적, 회귀하다 051화
43. 정복자(1)
“그래! 이놈이다!”
“이놈이야!”
“이놈이 타락악귀 이시현이야!”
타락악귀(墮落惡鬼) 이시현.
트롤, 자이언트 맨티스, 오우거, 오크 등으로 이뤄진 거대한 군단 프레데터의 일원이라면 녀석에 대해 모를 수가 없었다.
이들이 침공하는 ‘서울’ 지역에서 가장 위협이 되는 인물이었으니.
녀석은 지구에서 유일하게 트롤 사단장을 해치운 놈이고.
맨티스 프레이어가 부정한 방법을 사용했어도 정면 돌파 했으며.
무려 오우거를 역으로 사냥한 플레이어였다.
이 녀석은 전사(Warrior)였으며, 강자였다.
그리고 이렇게 강하고 싸움에 미친 녀석이야말로.
오크들이 가장 좋아하는 상대였다.
“천인장까지 죽였어!”
“오론 할멈이?”
“그럼 천인장보다도 더 강자라는 거잖아?”
파앗.
“달려들어!”
온갖 무기를 든 오크들이 뛰어들었다.
무쇠같이 단단한 하체 근육이 폭발하듯 터져 나갔고.
오크들의 몸이 바람을 가르며 쏘아져 나갔다.
타고난 전사인 오크 플레이어들 수십, 수백.
녀석들이 단 ‘하나’의 인간 플레이어를 죽이기 위해 달려든 것이다.
수적 우위로 밀어붙이는 형국이었지만.
오크들은 이를 비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들이 다대일로 싸우는 건 상대가 그만큼 강하다고 인정해 주는 것이었으니.
“역시.”
씨익.
“불나방들이 사냥하긴 편해.”
[아이템, ‘천총운검(D)’이 폭풍을 일으킵니다.]후우우웅!
수많은 칼날 바람과 함께.
시현의 주변으로 폭풍이 일어났다.
보통의 폭풍이나 바람은 상대방을 밀어버리는 역할을 하지만.
시현의 것은 달랐다.
검은 마기를 띠고 있는 흑풍.
아무런 형태도 가지고 있지 않은 무형풍.
그 둘이 적절히 어우러져 오크들을 밀어내지 않고, 베어내고 있었다.
서걱.
무기로 막아봐도 소용없었다.
천총운검이 일으킨 폭풍은 오크들을 무기째로 잘라 버렸으니까.
피하려 해도 소용없었다.
천총운검이 일으킨 폭풍은 뭉쳐 있는 오크들을 집요하게 따라붙었으니까.
바람을 뚫고 시현에게 접근하려 해도 소용없었다.
천총운검이 일으킨 폭풍은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었기에.
이를 뚫는다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으으으…….”
“치료를…….”
오크들은 슬퍼했다.
죽어서 슬픈 게 아니었다.
어디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강자, 타락악귀와의 대결이 너무 허무하게 끝나 버렸기 때문에 슬퍼했다.
그래서 살아 있는 녀석들은 포션을 들이부어 몸을 회복했다.
천총운검 때문에 치료 효과가 반감되었지만.
그럼에도 다시 달려들었다.
다치면 다친 채로.
팔이 없다면 없는 채로.
다리가 없다면 기어서라도.
그렇게 계속해 달려들었다.
“징글징글한 새끼들.”
그 모습을 본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누가 이기나 해보자.”
[아이템, ‘아스트라페(B)’가 스며듭니다.] [아이템, ‘타락한 영광(D)’이 이빨을 드러냅니다.] [스킬, ‘라이트닝 티어(S)’를 발동합니다.]콰드드득!
번쩍!
시현 주변으로 검붉은 촉수가 솟아나 오크들을 물어뜯고.
검게 변한 아스트라페가 ‘라이트닝 티어’의 효과를 받아 이곳저곳으로 퍼져 나갔다.
[아이템, ‘키비시스(C)’가 ‘형형색색 섬광탄(E)’을 터뜨립니다.]그 와중에도 키비시스는 형형색색 섬광탄을 터뜨리며 꾸준히 어그로를 끌어주고 있었다.
꾸드드득…….
‘여긴가?’
이전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촉수들을 보며.
시현이 시선을 옮겼다.
시현이 이 난리를 피워도 기어코 살아남은 녀석들.
기어코 시현의 바람과 번개를 뚫고 접근에 성공했으며.
타락한 영광이 반응을 보이는 개체.
녀석들은 ‘정복자’의 피를 이은 오크 천인장들이었다.
‘좋아.’
녀석들을 본 시현이 달려들었다.
파앗.
“크흐흑!”
“타락악귀!”
까드득.
시현이 천총운검을 휘둘렀다.
동시에 주변 오크들의 팔다리, 몸 등이 잘려 나갔지만.
천인장들은 어떻게든 버티고 있었다.
“으으으……!”
그중에서도 정복자의 피를 이어 혈기를 발산할 수 있는 녀석들은.
두 눈을 붉게 충혈시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녀석들의 몸 주변으로 피처럼 새빨간 기운이 솟아나기 시작했는데.
마치 이전에 오우거를 상대했을 때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역시.’
그 모습을 본 시현이 확신했다.
“찾았다.”
[스킬, ‘부정한 심판(A)’을 발동합니다.]번쩍!
하늘에서 수많은 벼락이 내리쳤다.
그리고 이 벼락에 맞은 천인장들이 디버프로 인해 비틀거렸다.
안 그래도 시현에게 오기까지 수많은 바람과 번개를 뚫고 왔는데.
이젠 시현의 공격이 집중되니 더더욱 견디기 힘들었던 것이다.
물론, 포기는 없었다.
“타락악귀!”
“나와라!”
녀석들의 성원에 힘입어 시현도 앞으로 튀어 나갔다.
“크아아아아!”
“흐아아아아아아!”
두 천인장의 무기가 각각 시현의 머리와 가슴을 노리고 들어왔다.
[아이템, ‘아스트라페(B)’가 변형됩니다.]한 손엔 천총운검.
한 손엔 검 형태로 변한 아스트라페를 든 뒤.
시현이 천인장들의 무기를 각각 쳐냈다.
간단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동작이었다.
그러곤.
서걱.
그대로 두 천인장의 목을 베었다.
“아직 끝나지 않…….”
“으으윽…….”
목이 반쯤 잘렸음에도 천인장들은 좀비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정복자의 피를 이은 녀석들이었기에.
오우거처럼 생명력이 1% 미만일 때 ‘광폭화’ 상태에 빠져들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스킬, ‘라이트닝 티어(S)’를 발동합니다.]번쩍!
검게 내리친 아스트라페에 의해 즉시 죽을 뿐이었다.
A등급 스킬, ‘처형’과 조합된 덕분에 라이트닝 티어는 생명력이 3% 이하인 적을 그 즉시 죽일 수 있었다.
[오크 천인장, ‘오칼’을 처치하였습니다.] [오크 천인장, ‘오루이’ 처치에…….]…….
수많은 오크들이 시체로 변했다.
십인장은 물론 백인장도 명함을 못 내밀 정도였으며.
벌써 여섯 마리의 천인장이 시체로 변했다.
주술, 대검, 쌍도끼, 철퇴.
어떤 공격 수단을 써도 시현을 막을 수 없었다.
일반적인 플레이어들이 십인장만 만나도 도망치는 걸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압도적인 강함이었다.
‘난 회귀 전보다 강해졌다.’
이 말은 사실이었다.
회귀 전, 이맘때의 시현은 랭킹 24위.
신의 아이템은 고작 3개였으며, 이제 막 전사 클래스를 획득한 상태였다.
지금의 자신은 회귀 전 자신이 수백 명 달려들어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멀었어.’
천총운검을 휘두르며 시현이 눈을 빛냈다.
신(God).
그들의 압도적인 강함을 떠올리면 지금 속도로 만족할 수 없었다.
‘더…… 더 강해져야 한다.’
그래서 시현은 수단 방법 가리지 않았다.
회귀 전엔 에덴에 한반도를 팔아먹고, 자신의 뒤통수를 세게 쳤던 서영우를 죽이지 않고 타락시켰으며.
회귀 전 한반도를 배신하고 헤라, 아프로디테, 아테나를 비롯한 올림포스 여신이라는 외세(外勢)를 끌어들인 박나은도 타락시켰다.
회귀 전 한반도의 사람들에게 했던 짓을 생각하면 죽여 마땅한 악인들이었지만.
신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었다.
유용했고, 아직은 갱생의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타락시킨 덕분에 갱생의 여지가 생기다니…… 아이러니하네.’
그렇게 무아지경에 빠져들며.
시현이 쉼 없이 천총운검을 휘둘렀다.
번쩍!
검게 타락한 아스트라페가 빛남과 동시에.
일곱 번째 천인장이 죽었다.
“흐흐흐…… 악귀 놈…….”
나름 만족스러운 전투였는지, 오크 천인장 한 마리가 웃으며 떠났다.
사방이 오크 시체로 가득했다.
그럼에도 시현은 전혀 더러워지지 않았다.
촉수와 이빨을 드러낸 검은 정장, ‘타락한 영광’이 모든 걸 집어삼켰으니까.
‘다음.’
시현이 검을 휘두르며 이동했다.
‘다음…….’
[스킬, ‘라이트닝 티어(S)’를 발동합니다.]‘다음!’
시현의 눈에 일렁이던 검은 번개가 사방을 뒤덮었다.
“역시. 타락악귀라는 이명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렇게 수많은 오크들이 썰리든 말든.
시현의 앞으로 누군가가 걸어 나왔다.
거대한 2개의 도끼, 비정상적으로 우락부락한 몸.
붉은 눈동자와 네 개의 어금니가 나와 있는 오크.
녀석을 본 타락한 영광이 강한 반응을 보였다.
‘정복자인가?’
[아이템, ‘타락한 영광(D)’이 ‘정복자의 피’를 진하게 가진 오크를 마주하였습니다.] [경고! 오크 만인장, ‘오크악’을 마주하였습니다.]‘만인장!’
녀석을 본 시현의 눈이 빛났다.
각 지역에 3마리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오크 만인장.
그중 한 마리가 친히 시현에게 다가온 것이다.
“정복자의 피를 진하게 이었다라…….”
“그래. 알고 있구나. 우리 오크들은 번식력이 뛰어나 단순히 정복자의 피를 이은 머저리들은 많지만.”
오크악이 양손에 든 거대한 도끼 2개를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나나 다른 만인장들처럼 피를 진하게 이은 데다가…… 이런 걸 할 수 있는 개체는 없지.”
쿠구구궁!
말을 마친 오크악이 그대로 도끼를 던졌다.
콰아아앙!
이전 오크들에게선 볼 수 없는 강력하고 묵직한 공격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강한 공격이라 해도 피하면 그만.
[아이템, ‘천총운검(D)’이 폭풍을 일으킵니다.]천총운검으로 폭풍을 일으켜 도끼의 궤적을 틀어버린 다음.
몸을 비틀어 도끼를 피했다.
도끼에 담긴 붉은 기운과 힘이 워낙 강력해 천총운검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피할 수 없을 정도였다.
“과연 내 부하들을 학살한 솜씨구나. 하지만.”
오크악이 도끼 하나를 더 던졌다.
휘이익!
동시에 뒤에 있던 도끼가 오크악의 손으로 돌아오면서 시현을 노렸다.
앞뒤로 쏟아져 오는 공격.
“이것도 피할 수 있을까?”
“그럼 안 피하지 뭐.”
“뭐라?”
피식 웃은 시현이 오히려 앞으로 튀어 나갔다.
이렇게 묵직하고 강력한 공격을 퍼붓는 상대를 상대로 공격을 피하기만 하는 건 알아서 수세에 몰리겠다는 것과 마찬가지.
시현은 스스로 불리한 상황에 놓여줄 생각이 없었다.
[스킬, ‘부정한 심판(A)’을 발동합니다.]하늘에서 검은 벼락이 쏟아졌다.
수많은 디버프와 번개가 오크악의 몸을 뒤덮었고.
시현의 몸은 녀석의 앞으로 달려나가고 있었다.
콰아아앙!
오크악이 등에 차고 있던 대검과 시현의 천총운검이 부딪쳤다.
“크아아아!”
“젠장!”
“휘말리지 마! 저 싸움이 끝나면 우리 차례다!”
그 충격파에 주변 오크들이 두려워하면서도 기뻐했다.
“템빨은!”
“왜? 네 무기도 만만치 않은데.”
시현의 말은 사실이었다.
오크악이 던져대는 두 개의 도끼와 대검은 최소 A등급.
단순 등급으로만 따지면 시현이 가진 신의 아이템들보다 월등히 높았다.
B등급과 A등급, 그리고 이어지는 S, SS등급까지.
이렇게 이어지는 구간의 아이템들은 한 등급 올라갈 때마다 성능과 효과 등에 있어서 하늘과 땅 차이를 보였으니까.
후우우웅!
오크악의 거대한 도끼가 시현의 뒤를 노리고 들어왔다.
“도망갈 수 없다!”
오크악의 외침과 함께.
도끼들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졌다.
콰드드득.
도끼들이 타락한 영광의 촉수를 베어내며 시현에게 날아왔고.
오크악은 대검을 휘두르며 시현이 몸을 빼지 못하게 견제했다.
“애 좀 썼네.”
하지만 이런 오크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현이 여유롭게 녀석의 검을 밀쳐낸 뒤 도끼들에게 시선을 옮길 뿐이었다.
“만인장은 만인장이라 이거냐?”
[아이템, ‘밤의 장막(E)’이 드리웁니다.]사아아아아.
도끼가 날아오기 직전.
시현이 입고 있던 보랏빛 코트, 밤의 장막에서부터 보랏빛 어둠이 퍼져 나갔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