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natural enemy returns RAW novel - Chapter (53)
신의 천적, 회귀하다 053화
44. 대회의(1)
[오우거의 옅은 피(A)]#아홉 번째 재앙 MVP 보상입니다.
#정제된 오우거의 옅은 피입니다.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재료 아이템
▶효과
[혈기 +20]첫 번째 보상은 A등급 아이템, 오우거의 옅은 피였다.
옅은 피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오우거가 가진 피.
뛰어난 재생력을 가진 트롤의 피보다도 뛰어난 재생력을 가졌으며.
피를 기화시켜 몸을 강화시키는 기운, 혈기를 사용할 수 있는 힘까지 가지고 있었다.
정복자의 피를 가진 녀석들은 오크의 신, 최초의 오크 선조이자 오즈라의 피를 이은 존재들.
오즈라는 오크와 오우거의 피를 정확히 반씩 가졌으며, 양 종족의 장점만 발현된 존재였기 때문에.
이런 보상을 준 듯싶었다.
‘뭐. 나쁘진 않지. 이건 쓸 곳이 상당히 많으니까. 그런데 이룬 업적에 비해선 조금 아쉬운데.’
[아홉 번째 MVP 보상으로 세 가지 버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 두 번째 대재앙이 진행되는 동안 모든 아이템, 스킬 숙련도 300% 추가로 상승.] [▶ 두 번째 대재앙이 진행되는 동안 경험치 300% 추가로 상승.] [▶ 두 번째 대재앙이 진행되는 동안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모든 버프의 성능이 300% 추가로 상승.]아홉 번째 재앙 MVP 보상은 오우거의 피로 끝나지 않았다.
‘역시.’
재앙이 진행되면서 시스템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시스템이 어기지 않는 게 하나 있었다.
보상.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활약한 그만큼 정직한 보상을 주었다.
‘버프라…….’
두 번째 대재앙이 진행되는 동안 주어지는 세 개의 버프.
하나하나가 강력한 것이었다.
첫 번째 버프를 고른다면 현재 가지고 있는 아이템들의 등급을 빠르게 올릴 수 있고.
세 번째 버프를 고른다면 두 번째 재앙이 진행되는 동안 상당히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시현은 두 번째 버프를 골랐다.
‘레벨이 깡패다.’
확실히 레벨이 깡패였다.
1만 달라져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주 스탯을 올릴 수 있기도 했고.
시현의 경우엔 신성지기 효과로 마기가 2씩 오르기도 했다.
그뿐인가?
레벨이 10씩 오를 때마다 히든 클래스 ‘타락을 부르는 자’가 주는 새로운 스킬이나 아이템.
혹은 신의 아이템도 얻을 수 있었다.
‘첫 번째 버프도 굉장히 쓸 만하지만…… 신의 아이템을 빠르게 모으는 게 우선이야.’
[두 번째 버프를 선택하였습니다.] [두 번째 대재앙이 진행되는 동안 경험치 300% 추가로 상승합니다.] [뒤이어 열 번째 재앙이 시작됩니다.] [경고! 열 번째 재앙은 대재앙입니다!] [열 번째 재앙은 ‘프레데터’입니다.] [열 번째 재앙까지 남은 시간: 30일.]‘좋아.’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프레데터. 포식 군단 놈들을 사냥할 시간이야.”
북한산 정상.
아홉 번째 재앙 이후 랭킹 10위로 승격된 플레이어.
워 비스트(War Beast) 백인환이 전경을 내려다보았다.
“많이 나아졌어.”
여덟 번째 재앙이 끝난 뒤.
백인환은 이곳, 북한산의 자연을 회복하는 데 엄청난 힘을 쏟았다.
덕분에 경험치도 오르고, 레벨도 올릴 수 있었다.
동물들도 많아졌으며 새로운 스킬도 획득했다.
‘다 형님 덕분이지.’
백인환은 자신이 말하는 형님, 타락악귀 ‘이시현’을 떠올렸다.
‘훌륭하신 분이지.’
그는 오우거가 이곳 북한산을 파괴하는 걸 온몸을 던져 막아주었고.
혹여나 자신의 힘이 자연을 파괴할까 아홉 번째 재앙 땐 이곳을 떠났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각종 마수들의 사체나 아이템을 주며 진심으로 이곳 자연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
‘형님께서야말로…… 진정한 다크나이트가 아닐까?’
시현의 압도적인 강함.
신과 계약한 플레이어들을 권속으로 부리는 능력.
모든 걸 알고 움직이는 듯한 치밀함.
인류와 자연을 위한다는 정의감까지.
백인환은 이미 시현에게 빠져든 지 오래였다.
특히, 그와 함께 오우거를 사냥했을 당시를 떠올리니 쾌감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시현이 허락한 적도 없는데 형님, 형님이라 부르는 것부터 그가 얼마나 빠져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후우우웅.
바람이 불었다.
백인환이 입고 있는 호랑이 가죽 망토가 휘날리며 그의 다부진 근육을 드러냈다.
“어머!”
그런 백인환의 뒤로.
누군가 눈을 가리며 비명을 질렀다.
[스킬, ‘투창(D)’을 발동합니다.]백인환이 망설임 없이 창을 던졌다.
녹빛 기운이 서린 장창이 소리가 난 쪽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너무 공격적인 거 아니에요?”
“누구냐?”
“전 그냥 초대하러 왔을 뿐이에요.”
이윽고 백인환의 뒤에서 나타난 건 몸에 달라붙는 야행복을 입은 여자였다.
푸른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그녀는 양손을 들어 올린 채 항복 의사를 밝혔다.
그러곤 마스크를 벗어 얼굴을 드러냈다.
“……설마?”
쏟아져 나오는 금발을 본 후.
백인환의 머릿속에 떠다니던 정보의 조각들이 퍼즐 맞춰지듯 맞춰졌다.
늘 입고 다니는 검은 야행복.
이국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는 혼혈.
자신의 기감을 완전히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은신술.
“안녕하세요. ‘케이시 류’라고 해요.”
잠깐의 고민 후.
백인환은 조심스럽게 케이시의 손을 잡아 악수했다.
“백인환입니다. 공격한 건 죄송합니다.”
“뭐. 아니에요. 그럴 줄 알고 제가 온 거니까.”
랭킹 9위.
그림자 사신(Shadow Reaper).
케이시 류.
마수 척살보단 같은 인간 플레이어 암살에 특화되어 있는 그림자 암살자(Shadow Assassin)들을 이끄는 대장으로.
가장 알려진 게 없는 10위권 랭커 세 명 중 한 명이었다.
‘그림자를 통해 움직일 수 있다는 것만 알았는데.’
백인환이 마른침을 삼켰다.
단순 랭킹만 봐도 그녀는 자신보다 한 단계 위며.
‘대인 암살’을 주특기로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
현재 그녀의 부하들이 와 있는지 아닌지도 알 수 없는 상태였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여기요.”
케이시가 백인환에게 편지를 던졌다.
신기하게도 편지는 암기처럼 정확히 백인환의 손가락 사이에 꽂혔다.
“전해달란 사람이 있어서요. 전 그 부탁으로 온 거고.”
“이건…….”
“또 봐요.”
이내 눈 한쪽을 깜빡여 윙크를 날린 후.
다시 복면을 쓴 케이시가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
잠시 그 모습을 멍하니 보던 백인환이 손에 들린 초대장을 쳐다봤다.
‘이건?’
랭킹 3위.
흡연군주(吸煙君主), 고영수.
“랭킹 100위권 이내는 무조건 모여서…… 다가올 대재앙에 대비해야 한다라.”
초대장을 본 백인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재앙 땐 나왔던 놈들이 다 나왔었지 그럼…… 트롤, 자이언트 맨티스, 오우거, 오크인가?’
마수 하나하나만을 놓고 봐도 첫 번째 대재앙, ‘그린 스웜’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위험한 놈들이었다.
이번 대재앙까지 남은 기간은 29일.
확실히 대비가 필요한 시기였다.
“다 왔나?”
개인 집무실.
별이 여섯 개 달린 군복을 입은 중년 사내가 부관에게 물었다.
“네. 어느 정도 모였습니다.”
“어느 정도?”
“10위권 이내는 세 명이 불참했습니다.”
“세 명이라…….”
중년 사내가 푸른 시가 연기를 내뱉었다.
흡연군주 고영수.
재앙이 터질 당시 수방사에서 근무하던 그는.
상관들 중 상당수가 죽어버리는 바람에.
그리고 그 틈을 타 나머지 상관을 모두 죽여 버린 덕분에.
권력을 쥘 수 있었던 플레이어.
서울 여의도에서 남현동 일대를 장악하고 관리하며, 스스로를 ‘대통령’이라 부르는 플레이어였다.
‘여태까지 나온 마수들을 보면…… 첫 번째 대재왕과는 차원이 다른 위협이 몰려올 거야.’
미친 재생력을 가지고 있는 트롤.
강력한 앞발과 외피의 자이언트 맨티스.
전투에 미친 전사, 오크들까지.
고영수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번 대재앙에선 다 같이 힘을 합치지 않으면 전부 다 죽을 거라고.
“그럼 안 온 사람들은 나중에 불러보도록 할까.”
그렇게 중얼거린 후.
고영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
원래 국회의원들이 앉아야 할 이 자리엔 100여 명의 플레이어들이 앉아 있었다.
랭킹 100위 이내 플레이어.
이들 중엔 세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각자의 세력대로 앉아 있었다.
물론 세력이 없는 이들은 삼삼오오 모이거나 혼자 앉아 있었지만.
“안 온 건 세 명뿐인가.”
고영수가 중얼거렸다.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화려하고 붉은 곤룡포(袞龍袍)를 입고.
머리엔 검은 익선관(翼善冠) 쓴 남성이었다.
고영수와 동년배로 보이는 그의 주변엔 조선, 혹은 고려의 것으로 보이는 갑옷을 입은 플레이어들이 몰려 있었다.
‘이원정…….’
랭킹 5위.
조선왕검(朝鮮王劍) 이원정.
조선을 다스렸던 과거의 왕과 계약한 그는 자신이야말로 서울을 비롯한 한반도를 군주제로 통치해야 한다 주장하는 플레이어였다.
현대식 군대와 플레이어, 그리고 대통령제를 표방하는 고영수와 가장 많이 부딪치는 인물이기도 했다.
녀석의 본거지가 경복궁 근처라 한강만 건너면 마주칠 수 있었을뿐더러.
가치관이 가장 정면으로 충돌되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여태까진 재앙을 막아내느라 심하게 싸우진 않았지만…….’
재앙이 없는 동안 일어난 크고 작은 갈등을 생각하니 다시 머리가 아파왔다.
이원정이 모인 플레이어들 중 가장 강하다곤 볼 수 없었지만.
자신을 적대하니, 다루기 가장 피곤한 존재였다.
‘저건 그렇다 치고.’
자리 한 구석엔 랭킹 10위, 워 비스트, 백인환이 있었으며.
바로 옆엔 랭킹 9위, 그림자 사신, 케이시 류가 있었다.
‘편지 하나만 전해달라 한 건데 그새 친해졌나?’
케이시의 주변에 앉은 야행복 플레이어들을 보며.
고영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천태수까지 왔군.’
10위권 이내 가장 알려지지 않은 플레이어는 셋 중 하나.
강남에 있는 재앙숲에 틀어박힌 채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는 플레이어.
천태수.
그의 실물을 처음 본 고영수가 미소 지었다.
‘랭킹 4위니까 꽤 강하겠지. 재앙숲도 상당히 강력했고.’
재앙숲에 들어가려다 호되게 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고영수는 천태수를 결코 만만히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가장 신경 쓰이는 건 역시…….’
가장 가운데, 그리고 가장 위에 앉아 있는 한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하얀 피부와 커다란 눈, 붉은 입술.
그녀는 더없이 화려했다.
예쁘다라는 칭찬보단 아름답다는 감탄이 훨씬 어울리는 외모.
스스로 왕이라 칭하는 이원정도 비교가 안 될 만큼 화려한 의복.
다이아, 루비, 사파이어, 금은 물론이고.
재앙 이후 얻을 수 있는 미스릴, 아다만티움 등으로 이뤄진 화려한 장신구.
100위권 안에 들어 있는 플레이어들 중 무려 30명이나 노예로 부리는 여제(女帝)이자 교주(敎主).
서울 모든 플레이어들이 가진 것보다 훨씬 많은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인물.
랭킹 2위, 탐욕교주 ‘이시은’이었다.
“회의를 시작하지.”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시은이 명령했다.
잠시 그녀를 쳐다본 고영수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어린 년이 건방지게…….’
그렇다고 해도 그녀를 결코 만만히 볼 순 없었다.
이곳에 모인 세력들 중 가장 강력했음은 물론.
그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MVP를 한 번 획득한 플레이어였기에.
“나 빼고 하게? 섭섭하네.”
한 사내의 목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국회의사당 내부를 보랏빛 어둠이 감싸기 시작했다.
분명 조명이 있었음에도, 빛은 어둠을 뚫지 못했다.
“이게 무슨?”
“누구냐!”
사아아아.
이내 보랏빛 같은 어둠이 한곳으로 모이더니.
그곳에 코트를 입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넌?”
본회의장 중앙.
그곳에 나타난 사내를 본 이시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찰랑.
장신구가 이리저리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본회의장이 침묵에 잠겼다.
그리고 두 남녀는 다른 플레이어들의 시선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복잡한 감정이 담긴 눈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오랜만이네.”
시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누나.”
*참고
현재 서울 랭킹(10위권)
[1위: 타락악귀 ‘이시현’.] [2위: 탐욕교주 ‘이시은’.] [3위: 흡연군주 ‘고영수’.] [4위: 꽃감관 ‘천태수’.] [5위: 조선왕검 ‘이원정’.] [6위: 마녀 ‘박나은’.] [7위: 타락구원자 ‘서영우’.] [8위: 흑창 ‘김현’] [9위: 그림자 사신, ‘케이시 류’.] [10위: 워 비스트 ‘백인환’.]오